코닥­후지 「필름전쟁」/코닥사 “일 시장 진출방해” 비난이 발단

코닥­후지 「필름전쟁」/코닥사 “일 시장 진출방해” 비난이 발단

김규환 기자 기자
입력 1996-07-29 00:00
수정 1996-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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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배급 커미션 뿌려 유통망 통제”/후지­“점유율 똑같이 70%대 10%” 반박/미 정부서 WTO에 판정 위임… 2년 걸릴듯

세계 최대의 라이벌 필름제조업체인 미국의 코닥과 일본 후지필름이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다.코닥이 『후지필름이 불공정한 유통구조를 이용,코닥의 일본 진출을 교묘히 통제하고 있다』며 일본시장의 완전개방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코닥의 일본시장점유율은 10%인 데 비해 후지필름의 점유율은 70%다.반면 코닥의 미국시장점유율은 70%,후지필름의 점유율은 10%.따라서 두 회사는 세계최대의 필름시장인 미국과 일본을 똑같이 양분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미국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코닥이 후지필름에 대해 공격을 가하고 있는 것은 후지필름이 코닥의 미국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해오는 데 따른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코닥이 『후지필름이 일본의 필름배급망을 장악,외국업체의 진입을 원천봉쇄해도 일본정부가 아무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2백52쪽짜리 보고서를 미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하면서 이번 싸움은 촉발됐다.

후지필름이 매년말 필름배급업자에게 커미션을 주면서 일본시장의 배급망을 통제하는 불공정무역를 일삼고 있다는 게 코닥의 주장이다.코닥은 후지필름이 이같은 비관세장벽을 철폐하지 않는 한 미통상법 301조를 발동하겠다고 으름짱을 놓고 있다.

그러나 후지필름의 대응도 만만찮다.후지필름은 『자사의 미국시장점유율이 10%이고 코닥의 일본시장점유율도 10%인 만큼 불공정행위가 있을 수 없다』는 내용의 5백85쪽짜리 반박문을 내놓으며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또 지난달말에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명한 무네유키 마사유키회장을 사령탑으로 앉혔으며 세계유력지에 전면광고를 싣는등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후지필름이 일단 판정승한 상태.미국정부는 이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로 넘겨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WTO가 분쟁소위원회를 구성,이 문제를 판정하는 데는 적어도 2년정도가 소요되는 탓에 후지필름으로서는 2년이라는 기간을 벌 수 있다는 얘기다.〈김규환 기자〉
1996-07-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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