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판막이식수술 41건 성공/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용진교수팀

사망자 판막이식수술 41건 성공/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용진교수팀

입력 1996-05-30 00:00
업데이트 199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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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 환자에 “새 희망”/뇌사자 등에서 적출… 영하 196℃서 냉동보존/인공판막과 달리 거부반응 없어 효과 완벽

복잡한 선천성 심장기형과 판막질환 등의 심혈관질환에 인공 판막이 아닌 사망자의 판막을 이식하는 수술이 성과가 좋아 심장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용진 교수팀은 지난 93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초저온 냉동보존법으로 처리된 판막을 이식하는 수술을 41건 시행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수술은 뇌사자나 24시간이전에 사망한 시체 심장에서 나온 판막을 이용한 것으로 이식전 B형간염을 비롯,AIDS,결핵 등 질병이 없음을 확인한후 이뤄졌다.

적출된 판막을 이식하기까지 중요한 것은 냉동보존법.판막은 적출후 이식에 맞는 수혜자를 찾아야하기 때문에 이를 보관하는 기술이 시술의 성공여부를 좌우한다.적출한 판막은 플라스틱튜브에 이중으로 포장하고 액체질소로 영하 40도까지 1분에 1도씩 냉동시킨후 마지막으로 영하 1백96도의 액체질소 용기에 보관한다.

이렇게 보관된 판막은수혜자가 나타나면 다시 어려운 해동 과정을 거치게 된다.우선 40∼42도의 생리식염수로 3∼4분씩 두번 녹인 뒤 네가지로 희석된 용액에 1분씩 세척한다.이때 균배양검사를 다시한번 하면 이식준비는 끝난다.

딴 사람의 판막이지만 자신의 판막에 버금가는 형태와 기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식수술의 효과는 1백%로 보고있다.시술 대상 질환은 선천적으로 복잡한 심장기형,후천적인 판막질환 그리고 심한 판막부전을 보이는 심내막염이다.시술 사례 41건중 39건이 선천성 심장기형,2건은 후천성판막질환이었다.

주로 어린아이들이 이식수술을 받았다.평균연령 40개월인 이 어린이들은 판막의 동종이식(인체장기이식)이 불가능한 시기에 인공판막이식수술을 받았으나 이번 동종이식을 받음에 따라 인공판막이식의 단점을 없앨 수 있게 됐다.

동종이식의 장점은 이상적인 혈역학의 유지와 혈전형성 최소화로 다른 이식방법과 달리 항응고제가 필요없다.또 거부반응이 거의 없기때문에 면역억제제가 필요없으며 특히 심내막염 수술에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뇌사가 사망으로 인정되지 않고 장기기증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데서 오는 판막 공급의 제약,수술의 어려움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교수는 『뇌사가 법적으로 인정되고 장기공여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점점 높아지면 동종이식으로 많은 심혈관질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조직은행이나 병원단위의 동종이식차원을 벗어나 이러한 판막을 다루는 회사가 생겨나 시체확보나 공여자와의 체계적인 연계가 이뤄지고 있으며 지난 93년 기준으로 2백군데 병원 5백명의 이식의사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추고 있다.
1996-05-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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