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 웨스트/형제간 갈등통해 가족애·인간소외 조명/텔레비전/영상매체 역기능을 꼬집은 사회 비판극
본격 연극시즌을 맞은 9월,국내 연극계에 사회성 짙은 번역극 두편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
극단 한양레퍼터리의 「트루 웨스트」(TRUE WEST)와 극단 반도의 「텔레비전」이 그것.특히 이들 연극은 우리의 얼이 담긴 창작극이 아니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마구잡이 번역극들이 판치는 우리 연극풍토에서 비교적 예술적 완결성을 갖춘 작품들이란 점에서 주목에 값한다.또한 벗기기연극 등 값싼 상혼만을 앞세운 정체불명의 오락성 공연으로 유난히 짜증나는 여름을 보내야했던 연극계로서는 이들 무대가 본연의 연극정신을 되찾을 수 있는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샘 쉐퍼드 원작·박중현 연출의 「트루 웨스트」는 대조적인 두 형제 리와 오스틴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잊혀져가는 가족간의 사랑과 인간소외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샘 쉐퍼드는 19 70년대 이후 현대 미국연극을 대표하는 가장 미국적인 극작가로 에드워드 올비를 잇는 부조리연극의 대부.내러티브적 기법의 전통연극형식을 거부,자신만의 독특한 무대언어로 시각적 이미지나 청각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강한 인상의 연극세계를 특징으로 한다.
남부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는 그가 즐겨 다루는 주제인 「아메리칸 드림의 상실」「가속화되는 현대 기계문명과 인간소외」「삶의 방식에 대한 뿌리찾기」「가족간의 애증과 고통」등이 모두 담겨져 있다.
주인공은 리와 오스틴 형제.형 리는 사막과 황야에서의 방랑생활 경험을 살려 「진짜 서부사나이」란 시나리오를 쓰고 그것을 영화제작자에게 판다.이로써 평생의 라이벌이자 동생인 시나리오 작가 오스틴과 치열한 생존경쟁에 돌입한다.오스틴은 형의 승리를 결코 용납치 않겠다며 자신의 작품을 영화화하는데 필사적이고 형제는 마치 서부활극을 방불케하는 최후의 결투로 치닫는다.리의 작품처럼 음모와 배신,폭력과 살인이 난무하는 「진짜 서부이야기」가 형제간에 펼쳐지게 되는 것.숨막히게 전개되는 「꿈을 향한 도전」이 고둥 껍데기속의 게처럼 웅크리기만 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소심성과 현실도피 심리를 한층 왜소하게 만든다.리와 오스틴 역은 연극과 방송계에서 각각 주목받는 신인으로 커가고 있는 오세준·권해효씨가 맡았다.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10월 9일까지 공연.
장 클로드 반 이탤리 작,황두진 연출의 「텔레비전」은 이 시대의 새로운 우상으로 자리한 영상매체의 역기능을 꼬집은 사회비판극.미오프 오프 브로드웨이의 실험연극을 대표하는 이탤리의 작품인만큼 배우들의 소리나 몸짓,침묵의 표정연기 등이 돋보이는 무대다. 극의 줄거리는 비교적 간단하다.텔레비전 방송모니터실에서 근무하는 조지,할,수잔 세 사람의 하루 일상을 다룬다.개인주의의 화신인 현대인들에게 공동체적 삶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한편 텔레비전에 가치판단을 위임한채 규격화된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에게 경종을 울린다는 것이 작품의도.TV프로에 등장하는 만화 뉴스 광고 서부극 토크쇼 등을 출연배우들이 역을 바꿔가며 재현,TV가 만들어내는 허구적 현실인식이 인간의 실생활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영상문화의해독을 신랄하게 비판해낸다.
최근 뉴욕시립대학원에서 연극연출및 공연 석사과정을 마친 황두진씨의 귀국 데뷔작으로 10월31일까지 서울 대학로 혜화동 1번지 극장에서 공연한다.박종상 서정규 이은숙씨 등이 나온다.<김종면기자>
본격 연극시즌을 맞은 9월,국내 연극계에 사회성 짙은 번역극 두편이 소개돼 눈길을 끈다.
극단 한양레퍼터리의 「트루 웨스트」(TRUE WEST)와 극단 반도의 「텔레비전」이 그것.특히 이들 연극은 우리의 얼이 담긴 창작극이 아니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마구잡이 번역극들이 판치는 우리 연극풍토에서 비교적 예술적 완결성을 갖춘 작품들이란 점에서 주목에 값한다.또한 벗기기연극 등 값싼 상혼만을 앞세운 정체불명의 오락성 공연으로 유난히 짜증나는 여름을 보내야했던 연극계로서는 이들 무대가 본연의 연극정신을 되찾을 수 있는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샘 쉐퍼드 원작·박중현 연출의 「트루 웨스트」는 대조적인 두 형제 리와 오스틴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잊혀져가는 가족간의 사랑과 인간소외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샘 쉐퍼드는 19 70년대 이후 현대 미국연극을 대표하는 가장 미국적인 극작가로 에드워드 올비를 잇는 부조리연극의 대부.내러티브적 기법의 전통연극형식을 거부,자신만의 독특한 무대언어로 시각적 이미지나 청각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강한 인상의 연극세계를 특징으로 한다.
남부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는 그가 즐겨 다루는 주제인 「아메리칸 드림의 상실」「가속화되는 현대 기계문명과 인간소외」「삶의 방식에 대한 뿌리찾기」「가족간의 애증과 고통」등이 모두 담겨져 있다.
주인공은 리와 오스틴 형제.형 리는 사막과 황야에서의 방랑생활 경험을 살려 「진짜 서부사나이」란 시나리오를 쓰고 그것을 영화제작자에게 판다.이로써 평생의 라이벌이자 동생인 시나리오 작가 오스틴과 치열한 생존경쟁에 돌입한다.오스틴은 형의 승리를 결코 용납치 않겠다며 자신의 작품을 영화화하는데 필사적이고 형제는 마치 서부활극을 방불케하는 최후의 결투로 치닫는다.리의 작품처럼 음모와 배신,폭력과 살인이 난무하는 「진짜 서부이야기」가 형제간에 펼쳐지게 되는 것.숨막히게 전개되는 「꿈을 향한 도전」이 고둥 껍데기속의 게처럼 웅크리기만 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소심성과 현실도피 심리를 한층 왜소하게 만든다.리와 오스틴 역은 연극과 방송계에서 각각 주목받는 신인으로 커가고 있는 오세준·권해효씨가 맡았다.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10월 9일까지 공연.
장 클로드 반 이탤리 작,황두진 연출의 「텔레비전」은 이 시대의 새로운 우상으로 자리한 영상매체의 역기능을 꼬집은 사회비판극.미오프 오프 브로드웨이의 실험연극을 대표하는 이탤리의 작품인만큼 배우들의 소리나 몸짓,침묵의 표정연기 등이 돋보이는 무대다. 극의 줄거리는 비교적 간단하다.텔레비전 방송모니터실에서 근무하는 조지,할,수잔 세 사람의 하루 일상을 다룬다.개인주의의 화신인 현대인들에게 공동체적 삶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한편 텔레비전에 가치판단을 위임한채 규격화된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에게 경종을 울린다는 것이 작품의도.TV프로에 등장하는 만화 뉴스 광고 서부극 토크쇼 등을 출연배우들이 역을 바꿔가며 재현,TV가 만들어내는 허구적 현실인식이 인간의 실생활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영상문화의해독을 신랄하게 비판해낸다.
최근 뉴욕시립대학원에서 연극연출및 공연 석사과정을 마친 황두진씨의 귀국 데뷔작으로 10월31일까지 서울 대학로 혜화동 1번지 극장에서 공연한다.박종상 서정규 이은숙씨 등이 나온다.<김종면기자>
1994-09-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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