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청와대」 살림 첫 검증/어제 「5백억 쓰임새」 감사 착수

「문민청와대」 살림 첫 검증/어제 「5백억 쓰임새」 감사 착수

김균미 기자 기자
입력 1994-04-26 00:00
수정 1994-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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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적발보다 「성역없는 감사」 상징/“지적사항 겸허히 수용,수범 보이겠다”

감사원이 25일 김영삼대통령의 「문민청와대」에 대해 첫 감사에 들어갔다.

감사원 2국요원 11명으로 구성된 청와대감사반은 이날 상오 9시 청와대로 출근,박관용비서실장등을 만나 감사일정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신관3층 회의실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감사를 시작했다.

6일동안 비서실과 경호실에 대해 실시되는 감사원의 청와대감사는 예산편성및 집행,물품·국유재산관리등에 대한 일반감사이지만 「문민청와대」의 살림살이에 대한 첫 검증이라는 점에서 매우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의 1년 예산은 비서실과 경호실을 합쳐 약 5백억원으로 자체사업이 없는 웬만한 중앙부처와 비슷한 수준.또 예산의 대부분이 인건비와 대통령외유및 식사비·기념품비등 경직성 경비로 회계감사의 베테랑들에게는 특별히 복잡할 것도 없다.하지만 권력의 핵심부에 대한 「성역없는 감사」라는 상징적 의미가 얹혀져 철저한 준비로 신중을 기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달초 청와대에 대한 감사일정을 확정지은 직후 2국 각과에서 인력을 차출,청와대감사반을 따로 구성했다.권용태 심의관을 반장으로 18년만에 실시됐던 지난해 「6공 청와대」에 대한 감사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올해 감사의 착안점을 구상했다.

청와대 감사에 쏠려있는 국민적 관심을 의식한듯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라고 해서 감사의 강도나 원칙이 달라질 수는 없다』고 밝히고 『다른 부처와 똑같이 지난 한햇동안의 예산집행실태를 회계중심으로 빈틈없이 공평하게 따져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감사를 받는 청와대 쪽에서는 평소 회계및 재물관리를 철저히 해왔기 때문에 「꺼릴 것이 없다」는 자신만만한 모습이다.지난 8일 감사일정이 알려지자 93년 예산집행명세서와 계약서등 회계관련 자료·물품·건물관리서류등을 정리해 놓았다.또 그동안 등기가 안된 일부 부속건물과 다른 부처나 기관에서 빌려온 그림등에 대한 서류정리도 완벽하게 마쳐놓고 감사에 대비해왔다.

수감책임자인 홍인길총무수석비서관은 『문민정부 출범후 청와대가 예산 10% 절감과 물자절약운동을 펼치는등 근검절약을 앞서 실천해왔기 때문에 지적받을 사항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면서도 『감사원의 감사결과 지적사항이 나온다면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수감기관으로서의 모범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청와대감사는 국무총리의 전격경질과 총리내정자에 대한 국회동의 난항등 청와대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높아진 때에 실시돼 자칫 「묻혀버릴」수도 있다.그러나 잠시 여론의 관심에서 비껴났다는 「안도감」에 안주하기 보다는 5월말쯤 나올 감사결과를 두고 「감사의 성패」를 냉정하게 가릴 여론을 잊어서도 안될 것이다.<김균미기자>
1994-04-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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