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쉽게 풀려 순항/내실다지는 APEC각료회의

쟁점 쉽게 풀려 순항/내실다지는 APEC각료회의

입력 1993-11-20 00:00
수정 1993-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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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F」 실무회의 원안대로 채택/신규가입국 처리방향도 극적 합의

미 시애틀에서 개막된 아·태경제협의체 제5차 각료회의가 18일 제1차 회의를 거치면서 쟁점들이 하나 둘씩 해결되는 순항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른바 쟁점으로 알려진 ▲신규가입국 처리 ▲저명인사그룹(EPG)의 보고서 채택 ▲「무역 투자 기본틀에 관한 선언(TIF)」 ▲우르과이라운드(UR)에 관한 APEC선언 ▲각료들의 공동성명등의 난제가 비교적 잡음없이 타결되거나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이들 의제는 4차례의 고위실무회의에서도 결정하지 못하고 각료회의에 넘겼던 미묘한 사안들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물론 일부 의제는 「개방적 지역주의」에 입각한 아·태공동체 형성이라는 입장에서 볼때 썩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더라도 가능성의 지평을 연 「작품」으로는 평가할수 있다.

먼저 미·일등 일부 국가와 아세안국가들이 첨예하게 맞섰던 신규가입국 처리문제가 묘한 접점을 찾아 예상보다 쉽게 처리됐다는 점이다.각료회의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 91년서울회의때 부터 가입의사를 밝혀온 멕시코와 파퓨아뉴기니를 올 회의부터,아세안국가들이 밀었던 칠레는 내년에 가입시키기로 합의했다.그래서 올부터 회원국이 17개국으로 늘어난 것이다.물론 회원국간 「적당한」 타협으로 볼수도 있지만 아세안이 끝까지 밀어붙였다면 어려운 국면에 봉착했을 수도 있다.그런데 각료들은 나아가 『지금은 APEC가 내실을 기할 때』라며 오는 96년까지는 일체의 신규가입국을 받지 않기로 하는 유예선언까지 곁들였다.아직도 9개국의 가입희망국이 줄을 서 있는데도,아무도 이의를 달지않고 「APEC의 발전과 내실」이라는 대명제에 따른 것이다.

또 역내 무역자유및 장애제거,그리고 무역투자위원회(TIC)의 신설을 골자로 한 TIF는 거의 자구 수정없이 고위실무회의가 채택한 원안대로 채택됐다.『창설 불과 4년의 APEC가 능력에 비해 너무 빠른 속도로 가고있다』『아직은 의사결정체가 아닌 대화체여야 한다』며 경계의 빛을 감추지못한 회원국들이 많았는 데도 불구,느슨하지만 아·태지역의 경제틀이 국제사회에 첫선을 보이게된 것이다.처음부터 이 선언은 말이 많았다.「협정」이어야 한다는 미국과 그럴 경우 통상압력의 수단이 되므로 「선언」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중국,아세안이 팽팽히 맞서왔다.결국 미국이 후퇴,「합의」를 제시했으나 역내 후진국들의 계속된 반발로 한때 무산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결국 중간 입장인 우리가 거중조정에 나서 「선언」으로 하되 「틀」로써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담기로 절충점을 찾았고 그 안이 이날 그대로 통과된 셈이다.표준화,규격화등 자유무역의 기초가 될 내년도 사업과 이를 주관할 TIC까지 생겼다는 건 경제협력면에서 APEC가 서서히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좀처럼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APEC의 UR선언도 우여곡절 끝에 조화점을 찾았다.「UR의 조속한 타결을 지지하고 각국이 할일은 해나가자」는 원칙적 입장을 천명하는 선에서 매듭짓는 방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이 문제는 쌀시장개방 문제의 포함여부로 한때 우리를 위기상황으로 몰고갔지만 회원국간 대타협을 이룬 것이다.우리는 철강,건설등 일부 품목의비관세화등 부분에서 상당한 성의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시 최대의 쟁점은 EPG보고서 채택문제.모두 15항의 건의서에는 「공동체」「자유무역지대」등 미래지향적 지표들이 다분한 만큼 일부 회원국의 우려가 제기됐고 결국 기술개발,인적교류등 즉각 실현이 가능한 건의만을 채택하고 나머지 미래지향적 과제는 다시 검토,보고토록 고위실무회의와 EPG에 넘긴 것이다.APEC의 지향성에 대한 이견 조정이 여전히 숙제로 남게된 셈이다.

설사 그렇더라도 회원국간 이견의 폭이 서서히 좁아지고 있음을 각료회의가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뒤따라 정상회의가 열리고 거기에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리라는 전망에서 이번 각료회의는 「머릿돌」을 놓고 있다는 게 일치된 중간 평가다.<시애틀=특별취재반>
1993-11-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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