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족연 김봉우소장 「친일파 99인」 3권 완간(인터뷰)

반민족연 김봉우소장 「친일파 99인」 3권 완간(인터뷰)

입력 1993-05-04 00:00
업데이트 1993-05-04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친일인사에 대한 종합 심판서죠”/총독부·경찰서 자료 토대… 정확도 자신

『역사상 식민지 치하에서 벗어난뒤 반역자를 처단하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이처럼 사회 전반에 기강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이 책은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친일파에 대한 심판서라고 할수 있습니다』

일제하 분야별 주요 친일인사에 대한 친일이력서라고 할수 있는 「친일파 99인」 전3권(돌베게간)을 최근 완간한 반민족문제연구소 김봉우소장(46)은 『친일 인사에 대한 최초의 심판서가 이제서야 처음 나온데 대해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책은 분명 민족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연구 결과입니다.그러나 자기 부정성에 대한 연구는 자기 사랑과 자기 긍정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당연한 욕구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친일파 99인」은 제목 그대로 일제하의 각계 인사 99명에 대한 친일 기록이다.정치와 경제,사회·문화 등 3권으로 묶여진 이 책에는 이완용과 송병준,박영효에서 부터 이능화,김활란,황신덕,모윤숙,현제명에 이르기까지 각계인사들의 친일기록이 담겨있다.이 책은 또 박흥식과 김기창 등 아직 생존하고 있는 인사들의 친일기록까지 싣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 연구소의 목표는 사실 「친일 인명사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그러나 2만5천명에 달하는 친일인사의 기록을 사전으로 남긴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지요.그래서 사전을 만들기 위한 예비작업을 겸해 사전을 만드는데 대한 국민적 동의를 구한다는 목적에서 이 책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반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파 연구에 평생을 바친 임종국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지난 19 91년2월 발족됐다.「친일 인명사전」역시 임선생이 당초 소규모로 구상했던 것을 연구소가 발족된뒤 의욕적으로 범위를 크게 넓힌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을 위해 처음에는 친일인사 2천명을 추렸지요.다시 2백명을 고른뒤 다시 종합적인 점검을 거쳐 마지막으로 각 분야를 대표하는 친일인사 99명을 골라냈습니다.99명을 골랐다는데 대해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미완의 작업을 뜻한다고나 할까요.1백명을 골랐다면 친일인사선별작업이 어느 정도 완료됐다는 느낌을 줄수 있으니까요』

이 책이 발간된뒤 책에 실린사람들의 후손으로 부터 어느 정도의 반발이 있었다고 한다.그러나 연구소측이 책의 내용의 정확도에 자부심을 갖는 것은 생존하고 있는 인사들로 부터는 아무런 반발이 없었다는데 있다고 했다.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의 내용은 개인적인 진술이나 소문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조선총독부나 경찰서 등 관청에서 발간한 자료를 기초로 했기 때문이다.

반민족문제연구소는 이 책의 완간에 이어 이미 「친일 인명사전」과 「친일파 총서」를 펴내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이 작업은 과거에 있었던 친일인사 규명작업에 대한 공포와 가능성에 대한 회의,시간적으로 너무 늦지않았느냐는 역사인식에 대한 무지를 극복해 나가기 위한 것입니다.그래야 민족의 자주성이 회복되고 주체성도 비로소 세워지지 않겠습니까』

김소장은 「친일파 99인」이 많이 팔려 앞으로의 작업에 국민적 격려가 되고 경제적으로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웃었다.<서동철기자>
1993-05-04 12면
많이 본 뉴스
핵무장 논쟁,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에서 ‘독자 핵무장’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평화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독자 핵무장 찬성
독자 핵무장 반대
사회적 논의 필요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