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환희/생사의 스릴/서바이벌 게임 새 레포츠 부상

승리의 환희/생사의 스릴/서바이벌 게임 새 레포츠 부상

김재영 기자 기자
입력 1993-02-20 00:00
수정 1993-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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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개발된 성인 전쟁놀이/야산 등서 모의총기·착색탄 사용/최근 레저업체 통해 확산… 판단력·협동심 등 길러

남들보다 기민하고 능동적이어야 「살아남는」 서바이벌 게임이 인기있는 레포츠로 부상하고 있다.지난 80년대 중반 국내에 소개된 뒤 대학 동호인서클 범위를 넘어서지 못하던 서바이벌게임은 최근 레저업체 동화엔담(723­8811)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행사를 벌이면서 대중화의 길을 걷게됐다.일반인의 호기심을 끌자 코니언(723­7236),에어로스츠라인(549­9113)등 많은 레저업체들이 주말마다 참가자를 모집하기에 이르른 것.

서바이벌게임은 한마디로 레포츠화된 성인 전쟁놀이다.이 게임은 많은 일반시민들이 2차세계대전이나 베트남전 참전 경험을 갖고있는 미국에서 근접대치 전투의 긴박한 상황을 평화시 여가시간 활용의 효과적인 소재로 채용하면서 비롯됐다.호전적인 냄새 대신에 현재 유행하는 레포츠에서는 드물게 인간의 유희적 본능을 자발적으로 일깨우는 요소를 지니고있다.숲이 우거진 야산에서 모의총기를 이용해 모의전투를 하다보면 뛰고 오르고 포복하고 하는데서 운동효과도 상당하고 무엇보다 일상생활의 스트레스가 말끔히 가신다.또 소속 팀의 승리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판단력,추리력 및 협동심이 길러진다.

재현되는 전투장의 규모가 일반의 상상을 넘어서는 본격적인 「워 게임」이 성행하는 미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국내 서바이벌게임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있으나 규격화된 성인 전쟁놀이의 기본틀은 갖춰졌다.신체를 사용하는 백병전이 전적으로 금지된 가운데 오로지 모의총기와 모의총탄으로 생사를 가린다.군용총기를 실물크기로 본뜬 데 지나지 않는 에어나 가스용총기와 작은 콩알 크기(지름6㎜)의 플라스틱구슬인 탄알은 부상의 위험이 하나도 없지만 참가자는 게임 내내 안구보호용 고글을 착용해야 한다.

특히 명중 여부가 가려지도록 페인트용액이 든 착색탄을 사용해 「페인트볼 게임」이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다.착색탄을 맞으면 옷에 페인트가 칠해져 「전사」하지만 서바이벌게임은 생사를 다투면서도 참가자의 양심을 기본으로 한다.즉 모든 신체부위와장비에 탄알을 맞은 즉시 「맞았다」「죽었다」라고 소리친 후 팀 식별띠를 풀어 두손과 총을 머리에 높이 들고 「전사자」장소인 안전지대로 이동하는 것이다.경기중 고글을 벗으면 퇴장조치되며 3m 내에서는 사격이 금지돼 「손들어」라는 말로 사격을 대신한다.포로 규정이 없을 경우 상대방은 전사 처리된다.

게임의 종류에는 전멸전·깃발탈취전·전투도열방식·릴레이게임 등이 있다.팀을 짠 뒤 상대편을 먼저 전멸시키는 쪽이 승리하는 전멸전에서는 리더가 전투를 지휘하는 가운데 상대팀원을 제거한다.보통 30분으로 시간이 제한되며 전멸되지 않을 경우에는 생존자수로 판정한다.깃발탈취전은 상대편의 진지에 쳐들어가 깃발을 빼앗아 무사히 자기 진지까지 가지고가야 이긴다.깃발탈취 이전에 상대팀을 전멸시킬 수도 있다.전투 도열 방식은 최후의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계속되는 게임이다.자신을 제외한 전원이 적이며 마지막 일인만이 승자가 되는 문자그대로 서바이벌(생존)전투이다.전투를 하면서 필드 곳곳에 설치된 체크포인트를 먼저 돈 팀이 이기는 릴레이게임도 있다.<김재영기자>
1993-02-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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