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오페라 두편 사상 첫 동시공연

대형 오페라 두편 사상 첫 동시공연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1993-02-16 00:00
수정 1993-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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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카리가…」 「리골레토」,3월4∼8일 서울오페라극장·세종회관서/청중수 모자라 지금까진 “불가능” 판단/기업협찬 큰 비중… 한쪽 외면당할 위험/“경쟁통해 발전” “실패땐 전체영향” 찬반 엇갈려

우리나라 음악 사상 처음으로 두 편의 대형 오페라가 동시에 무대에 올려지게 되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페라상설무대의 「포스카리가의 두사람」이 서울오페라극장 개관기념으로 3월4일부터 8일까지 공연되는가 하면 한국오페라단의 「리골레토」도 4일부터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려지게 되는 것.바이런의 시에 피아베가 대본을 쓴 「포스카리가의 두사람」과 빅토르 위고의 희곡「환락의 왕」을 바탕으로 배경만을 바꾼 「리골레토」는 모두 주세페 베르디의 작품이다.

그동안 국내 오페라계는 청중의 절대 부족으로 동시 공연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었다.오페라 청중은 한정되어 있는데 같은 때에 공연을 하면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비싼 입장료때문에 두 군데를 모두 찾을수 있겠냐는 것이다.또 현실적으로 입장수입보다 기업의 협찬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해온 상황에서 동시공연을 할경우 자칫 대중적이지 못한 한쪽은 광고효과 저하를 의식한 기업들로부터 외면당할 위험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이 경우 초연이나 근·현대작품 등 의미있는 공연일수록 실패할 가능성이 컸다.

이에따라 이번 두 오페라단의 동시공연은 현재 우리나라 오페라계의 역량이 과연 서울오페라극장의 완공같은 「하드웨어」의 발전 수준만큼 따라왔는지를 판단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에 공연될 두 작품은 지난해 서울오페라극장의 개관을 기념할 공연작품을 선정할 당시부터 이상한 인연을 맺어왔다.예술의전당은 당초 「리골레토」를 선정했으나 주역급 성악가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포스카리가의 두사람」으로 변경해 24일부터 28일까지 공연키로 했었다.이에따라 한국오페라단은 『작품의 우열을 관객에게 심판받겠다』며 오페라상설무대와 같은 기간에 공연키로 했다가 뒤에 현재의 일정으로 바꾸었던 것.그러나 이번에는 예술의전당측이 공연 날짜를 얼마 남겨놓지않고 『새로운대통령이 취임하는 날 공연하는 작품은 외국 것 보다는 국내 창작품이 좋겠다』는 이유로 「포스카리가의 두사람」과 뮤지컬「임을 찾는 하늘소리」의 일정을 맞바꾸어 버려 결국 두 공연의 일정이 겹치게 됐다.

이 두 오페라의 동시공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고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우선 긍정적인 쪽은 두 오페라단이 선의의 경쟁을 벌여 서울오페라극장 개관과 함께 「소프트웨어」의 발전도 앞당길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두 오페라단은 어느때보다 과감한 투자와 함께 맹렬히 연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쪽은 이같은 경쟁에 따른 작품의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여건 때문에 공연이 실패했을 경우 두 단체가 재기불능의 상태에 빠짐은 물론 우리 오페라계 전체가 침체에 빠지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결국 두 오페라단이 모두 성공을 거두었을때 그 영예는 두 오페라단에 돌아가지만 한쪽이라도 실패했을 때의 책임은 뒤늦게 약삭빠른 아부성 날짜 조정을 한 예술의전당측이 질수밖에 없다는 것이 음악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서동철기자>
1993-02-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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