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들의 「신물산장려운동」/손남원 생활부기자(저울대)

재일동포들의 「신물산장려운동」/손남원 생활부기자(저울대)

손남원 기자 기자
입력 1992-06-27 00:00
수정 1992-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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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람 조선것,내살림 내것으로」.국권상실후 1920년대 일제의 경제침략에 대항,우리민족이 거족적으로 전개한 「물산장려운동」의 슬로건이었다. 그이전인 1907년에는 「대한매일신보」 주창으로 일제차관 국채를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이일기도 했다.

그로부터 암흑의 세월을 보내다 광복을 맞은지 어언 47년,일본의 경제침략에 우리는 다시 벌거숭이가 됐다.우리가 아는새 모르는새 대일 무역역조는 지난해 88억달러(통관기준)를 기록했다.올해는 자국의 경기침체를 이유로 일본이 수입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적자규모가 1백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있다.1백억달러란 막대한 적자도 문제려니와 그보다는 우리 경제가 일본에 예속화된 것이 아닌가하는 섬뜩한 마음마저 든다.

일본상품은 가전 의류 자동차는 물론문구류등의 생필품분야에까지 국내시장 깊숙히 파고 들어와 있다.세계최대 규모라는 D문고의 문구코너를 가보면 형형색색의 일본제 문구류에 가려 국산품은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수출시장 개척에 전력해야할 대기업들이수출은 뒷전이고 당장 수익이 큰 사치품수입에 앞장을 서고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바로 이런때에 현해탄 건너 재일동포들이 모국상품애용운동을 벌인다는 소식은 우리 가슴을 뭉클하게했다.재일민단계 한국인신용조합협회가 일본내 한국인단체와 동포기업들을 규합하여 펼치고 있는 「바이 코리안운동」이 그것이다.첫사업으로 재일동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오사카에서 금주들어 「한국제품상설전시매장」을 개장,우선 국산잡화류250만달러상당을 구입 판매중인 것으로보도됐다.

이 기회에 일부 교포기업들은 「품질이 좀 떨어지더라도 별 상관이 없는 문구류는 모두 한국제로 교체하자」는 움직임까지 보였다.앞으로 한국상품의 일본시장개척에 도움을 주기위한 이 운동의 모토는 「조국에 용기」를 주자는것이다.철없이 일본상품만 찾는 우리국내 소비행태를 돌아보면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래서 이번 재일동포들의 「바이 코리안운동」과 결부하여 일제하 선대들의「물산장려운동」과 「국채보상운동」을 떠올려 본다. 그것은 위기의식을 모르는 국내 일부계층 소비자들에게 교훈이될수 있는 일이기도 해서이다.
1992-06-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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