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국경 주민들 중국TV 시청(북한 이모저모)

한·중 국경 주민들 중국TV 시청(북한 이모저모)

입력 1992-06-01 00:00
수정 1992-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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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정 비교적 잘안다/스포츠중계 남한광고판 자주 등장 “친숙”/사회안전부,채널고정… 대책부심

○…한·만국경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주민들은 북한의 TV방송과 같은 PAL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중국TV방송 시청을 통해 한국 등 외부세계에 대한 실상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북·양강도·자강도 등 중국과 인접한 국경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주민들은 최근 TV보급이 늘어나면서 북한 TV방송이 재미없고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내용만 되풀이하는 반면 중국TV방송은 프로그램도 다양할 뿐아니라 이를 통해 외부세계의 소식도 접할 수 있어 중국TV방송을 즐겨 시청하고 있다는 것.

그런데 이들은 중국 TV방송을 통해 오락프로도 즐겨 보지만 국제경기 실황중계시 운동장 펜스에 한국기업체의 상품광고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한국의 발전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같이 중국TV방송 시청이 확산되고 이로 인해 주민들이 사상적 동요를 보이게 되자 북한의 사회안전부는 최근 이 지역 주민들이 자본주의·수정주의에 물들고 한국에 대한 동경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판단,검인용 테이프로 TV채널을 고정시키고 수시로 봉인상태를 확인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중국TV방송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눈뜨기 시작한 주민들은 표시나지 않게 테이프 양쪽을 뜯고 채널을 맞춰 시청하는가 하면 아예 테이프를 뜯어놓고 있다가 검열관이 나올 때 잽싸게 채널을 원래위치로 돌려 테이프를 붙이는 등 고도의 지능적 방법으로 중국TV방송을 계속해서 시청하고 있다.

북한당국은 최근들어선 일정 지역을 불시에 정전시킨 후 TV보유가정에 들어가 지키고 섰다가 송전시킨 다음 TV 채널위치를 점검하는 등의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것.<내외>
1992-06-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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