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제작거부 결정/조합원 찬반투표

KBS노조,제작거부 결정/조합원 찬반투표

입력 1990-07-14 00:00
수정 1990-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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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생방등 차질 예상/MBC 어제부터 파행방송/방송법 통과 항의/CBSㆍPBC도 동조

방송관계법개정안에 반대하며 문화방송(MBC)노조가 13일 전면제작거부에 들어간데 이어 한국방송공사(KBS)노조도 이날 제작거부여부를 묻는 노조원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가결됨으로써 14일 상오5시부터 무기한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

KBS노조측은 13일 상오8시부터 서울본사와 26개 지역국노조원 4천4백41명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투표에 참가한 노조원 3천9백62명의 74.3%인 2천9백49명이 제작거부에 찬성표를 던져 파업을 결정했다.

한편 기독교방송(CBS)ㆍ평화방송(PBC)노조도 이날 제작거부 찬반투표를 실시,투표자 가운데 각각 80% 및 74.2%의 찬성률도 제작거부를 결정,14일 상오5시부터 함께 제작거부에 돌입하기로 했다.

KBS 정초영노조위원장 직무대행(37ㆍ라디오국 프로듀서)은 투표가 끝난뒤 기자회견을 갖고 『현정권은 독소조항이 가득찬 방송관련 악법으로 KBS를 국영방송으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방송관계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즉각중단하고 학계ㆍ재야ㆍ방송계의 의견을 수렴해 줄 것을 촉구했다.

노조측은 『그러나 주조정실,송신ㆍ중계소근무 송출직노조원,해외방송과 대북방송을 전담하는 국제국,사회교육국노조원들은 제작거부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하오8시쯤 개표를 마친 노조원들은 대부분 돌아갔으며 노조간부 10여명만이 노조사무실에서 14일 파업 이후의 행동방향 등을 놓고 대책을 논의했다.

노조측의 제작거부결정으로 14일부터 정상방송이 어려워져 1TV의 경우 상오7시 「아침뉴스」 등 보도프로그램의 단축방송이 불가피해졌으며 2TV도 상오7시 「전국은 지금」과 상오9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등의 생방송이 단축되는 등 노조원이 참여하는 TV와 라디오의 방송이 차질을 빚게 됐다.

회사측은 이날 제작거부결정이 내려지자 본관 6층 회의실에서 본부장 및 실ㆍ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갖고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해 미리 마련해 놓은 「임시방송대책」에 따라 간부 및 비조합원 1천5백여명으로 제작ㆍ편성업무를 수행해 나가기로 하는 등 방송차질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또 노조측의 제작거부행위에 대해 강경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간부들에게 조합원들의 근무태만파악지시를 내리는 한편 근무지를 이탈하는 사원에 대해서는 사규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한편 MBC노조원들의 제작거부로 이날 하오9시 「뉴스데스크」가 평소보다 7분 단축돼 40분동안 방송됐고 하오7시 「저녁뉴스」프로의 진행자도 모두 비노조원들로 대체돼 방송됐다.
1990-07-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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