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내 마음을 남겨 두고…』로 시작되는 발라드풍의 감미로운 노래가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애정을」이란 제목의 이 노래는 1969년,이 시가 공식 채택한 시가다. 이 노래가 너무 애조를 띠었다고 해서 84년에는 새로 시가를 정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갑작스런 한소 정상회담의 장소로 선택되는 바람에,미소 정상회담 마무리를 제쳐두고 세계의 이목이 이 도시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3일 상오(현지시간)에는 샌프란시스코시청에 한ㆍ소ㆍ미의 국기가 게양됐다고 한다. 이때 「은은히 울려 퍼진」노래가 「샌프란시스코에 애정을」이었다는 것을 보면 아직도 이 노래는 시가인 모양이다. 이 시는 또 이날을 「노태우의 날」로 선포하고 그 증서를 정상회담차 도착한 우리 노대통령에게 전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제 정녕 「샌프란시스코에 애정을」 갖지 아니치 못하게 된 것 같다. 이 도시가 우리에게 품게 해준 한을 생각하면 뭔가가 해원의 의식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이 도시에는 1907년에 문을 연 아름다운 호텔 페어몬트가 있다. 문연 이듬해인 1908년에 한인 애국지사들이 이 호텔에서 시위를 벌인 일이 있다. 이른바 을사보호조약을 편들어준 미국인 스티븐슨씨가 이 호텔에 묵고 있었으므로 항의면담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결국 스티븐슨씨는 그 호텔을 나와 우리의 열사 장인환씨에 의해 저격 응징당했다. ◆바로 그 호텔서 당당히 태극기를 게양하고 소련과 「맞상대 외교」를 위해 판을 벌이게 되었는데 시는 이날을 「노태우의 날」로 이름 붙이고 환영분위기를 성숙시켜준 것이다. ◆20여년전인 1969년에는 한국대통령으로 미국을 방문한 박정희씨가 워싱턴 입성을 허락받지 못하고 이 도시에서 겨우 정상회담을 나눴을 뿐인 곳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한국인의 마음을 많이 남겨둔」 이 도시에 우리도 애정을 갖게 될 것같다.
1990-06-05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