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달 내한공연 오페라 ‘라보엠’ 미미 역 안젤라 게오르규
“처음 음악가 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좌우명이 ‘내일이 오늘과도 같다면 나는 행복하다. 100% 만족한다’예요. 그리고 자신에게 계속 노력하라고 말하죠. 더 많은 것을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계속 앞을 보고 갈 뿐입니다.”오는 8~9월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리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에서 미미 역을 맡은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47)를 25일 전화로 먼저 만났다.
안젤라 게오르규
EM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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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감독과 같이 공연하는 것은 처음”
게오르규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과의 첫 공동작업, 프랑스 오랑주 야외오페라축제 프로덕션의 국내 첫 소개, 루돌포 역에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 캐스팅 등으로 오페라팬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페라의 여신 게오르규는 그동안 3차례 한국 공연을 했지만 오페라는 처음이다.
게오르규는 “한국에서는 콘서트만 했는데 오페라로 찾아뵙게 돼 너무 기쁘다. 게다가 올해는 ‘라보엠’ 데뷔 20주년을 맞는 터라 더 뜻 깊다.”고 말했다. 이어 “정명훈 감독은 데뷔할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같이 공연하는 것은 처음이라 많은 분에게 깜짝 뉴스였던 것 같다.”면서 “내가 너무 호텔에만 머무르는 편이라 어쩌면 정 감독께서 서울 시내를 좀 둘러보고 가라고 할지도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푸치니가 나를 위해 작곡해주는 꿈 꿔”
‘라보엠’은 1830년대 파리 뒷골목의 옥탑방을 배경으로 가난한 시인 루돌포와 미미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특히, 폐병에 걸려 숨지는 미미를 사람들은 여리고 순수한 캐릭터의 대명사로 떠올린다. 하지만 오래도록 이 역할을 연구한 게오르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대부분 미미가 순수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미미가 (19세기 사교계에서 부유층 남성의 애인 역할을 하는 코르티잔이자 자유분방한) 무제타와 똑같은 성격이란 걸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원작 ‘보헤미안의 삶’을 자세히 읽어본다면 약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여년째 세계 최고의 디바로 군림하는 그에게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까 궁금했다. 그는 “현실에선 불가능하지만, 푸치니가 나를 위해 새로운 곡이나 오페라를 작곡해줘 노래하는 꿈을 꾼다. 또 바로크 음악도 시도해 보고 싶다.”며 깔깔깔 웃었다.
한편 ‘라보엠’은 새달 28일과 30일, 9월 1, 2일 열린다. 이 중 28일과 1일은 게오르규와 그리골로가, 30일과 2일은 피오렌자 체돌린스와 마르첼로 조르다니가 각각 미미와 루돌포를 연기한다. 3만~57만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2-07-2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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