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美에 밝힌 비핵화 의지 식언하는 일 없어야

[사설] 北, 美에 밝힌 비핵화 의지 식언하는 일 없어야

입력 2018-04-09 22:44
수정 2018-04-0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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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표류 우려 일거에 해소돼…미답의 길, 긴장의 끈 늦춰선 안 돼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어제 기자들과 만나 5월로 예상되는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과 관련한 양측 접촉에 대해 “잘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북·미의 실무 접촉과 관련한 미국 언론의 보도는 있었으나 청와대 관계자가 확인해 준 것은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들은 “미국 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기꺼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CNN은 국무부 장관에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CIA 내부 전담팀을 이끌고 비밀리에 실무적 성격의 북·미 접촉을 그것도 몇 차례나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북·미 정상회담까지 순항을 예고하는 청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미국은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한 남측 특사단으로부터 북한의 비핵화 의향과 대화 용의를 전달받았으나 북한 당국으로부터 직접 이런 뜻을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었다. 북·미 정상회담이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됐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현재 북·미는 정상회담 개최 장소와 시기를 놓고 집중적인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평양에서, 미국은 워싱턴에서 개최하자는 입장이 맞선다는 보도도 있고 제3국인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개최설도 나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이 두 차례 정도 더 열린다. 경호·의전·보도 회담과 정상 간 핫라인 구축을 위한 회담이다. 핫라인은 이르면 이번주 중에 설치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이 남측 특사에게 정상회담 전 핫라인을 연결해 연락을 하자고 한 만큼 역사적인 남북 정상의 통화도 곧 이뤄질 것이다. 통화 시기는 18일쯤 열리는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결정할 예정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 평양과 워싱턴이 아닌 판문점이나 제주를 김 위원장에게 제안해도 좋을 것이다.

비핵화 방법론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한·미의 단계적 조치 후 비핵화 문제 해결’ 언급 이후 아직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협상하지 않는 한 어떤 답이 나올지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청와대가 “합의는 포괄적으로 하고 이행은 단계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정리한 것처럼 어떤 예단도 현재로선 의미가 없다. 어쩌면 한 차례 정상회담으로는 모자라 몇 차례건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관건은 톱다운 방식의 속전속결이다.

북·미 정상이 비핵화의 문을 함께 여는 게 중요하다. 한반도 분단 이후 누구도 가보지 못한 미답의 길이다. 17일 남은 4·27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첫 걸음이다. 역사적인 두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2018-04-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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