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핵 도발 보고도 사드 분열 계속할 텐가

[사설] 북핵 도발 보고도 사드 분열 계속할 텐가

입력 2016-09-09 22:50
수정 2016-09-0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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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북한이 역대 최대 강도의 핵실험을 감행하자 국제사회는 삽시간에 비난을 쏟아냈다. 국제사회가 갖은 제재를 다 동원하고 있는데도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발을 거듭하는 북한의 태도는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막다른 골목에서 이왕 맞을 매라면 끝까지 가 보겠다는 막무가내 광기로밖에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성적 타협을 기대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더 답답한 것은 우리 내부의 안보 불감증이다. 한반도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는 원론적인 비난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현실이 딱하다.

한 치 앞을 보기 어려운 엄혹한 정세에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우리는 한발짝도 떼지 못하고 드잡이를 하는 중이다. 사드 배치 제3후보지로 거론되는 성주 롯데골프장 인근 김천 지역의 반발은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야당은 주판알을 튕기는 모양새를 반복하고 있다. 국가안보는 뒷전으로 밀쳐 두고 사드 배치 후보 지역의 민심 살피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피할 수 없다. 더민주 추미애 대표만 해도 국민들의 답답증을 되레 부추긴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어제도 명확한 당론은 표명하지 않은 채 “미국도 중국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사드 대안을 내야 한다”는 언사를 되풀이했다. 사드 실타래를 더 애매하게 꼬아 놓는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을 들을 만하다.

북한은 올 들어서만 모두 13차례에 걸쳐 22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핵실험의 주기도 눈에 띄게 짧아져 국제사회가 속으로는 식은땀을 흘리는 눈치다. 이런 형편인데 사드를 둘러싸고 두 달째 국론이 쪼개져 요지부동이니 나라 밖에서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을 일이다.

북핵이 없으면 사드는 필요 없다. 지리멸렬한 사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한편으로 지역민들조차 한반도 사드 반대와 롯데골프장 배치 반대를 놓고 다시 이중 분열하는 상황이다.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까지 앞장서 주민 반발을 부추긴다면 비난 여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의 핵 대응 방안에는 입을 닫으면서 사드 배치 장소로 벌이는 진흙탕 싸움은 더이상 명분이 없다. 미적거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면 제3후보지들에 대한 국방부의 현장실사 작업도 속도를 내야 한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군사시설 주변 거주민들을 전방위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법제화하는 작업도 절실한 시점이다.
2016-09-1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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