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실 기대되는 한·쿠바 해빙 외교

[사설] 결실 기대되는 한·쿠바 해빙 외교

입력 2016-06-05 22:50
수정 2016-06-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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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어제 한국 외교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1959년 쿠바혁명으로 국교가 단절된 한·쿠바 간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장관의 쿠바 방문은 수도 아바나에서 열리는 제7차 카리브국가연합(ACS) 정상회의에 윤 장관이 ACS 옵서버 국가 자격으로 참석하는 형식이다. 윤 장관은 어제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회의 참석 자체가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접촉면을 넓히면서 신뢰를 쌓아 가는 방식으로 양국의 관계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희망도 피력했다.

한국과 쿠바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부터 관계가 끊긴 상태다. 199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관계 진전에 대한 움직임이 보였지만 여전히 쿠바와 한국은 미수교 상태다. 한국 외교 수장의 이번 쿠바 방문은 양국 간 관계 정상화로 가는 중대한 발걸음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쿠바는 지난해 53년 만에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했고 지난 3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역사적 쿠바 방문 이후 영국과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서방 국가들과의 외교관계 회복을 겨냥한 교류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동안 미국의 경제봉쇄 등으로 경제난에 시달렸던 쿠바 역시 다양한 경로로 자본주의 국가들과의 경제 교류에 나서는 등 이른바 쿠바식 개혁개방 정책을 펴고 있다.

한국과 쿠바의 관계 진전은 국제적 흐름을 타고 있지만 쿠바와 북한 관계의 특수 관계 때문에 난관도 적지 않다. 양국은 피델 카스트로와 김일성 시대부터 반미 사회주의 전선의 동지 국가로서 뿌리 깊은 우호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달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쿠바를 방문해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와 회담을 갖고 ‘역사적으로 검증된 형제적 관계’를 재차 확인할 정도로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윤 장관의 쿠바 방문은 양국 관계 정상화의 중요한 디딤돌이다. 북한과 형제국인 쿠바와의 관계 개선 자체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이 되고 북핵 문제 해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한을 의식하고 있는 쿠바는 급격한 관계 증진을 바라지 않고 있지만, 쿠바가 대외적으로 비핵화를 표방하고 있어 우리와의 협력 여지도 적지 않다.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이후 실용적 기류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쿠바 진출 등 다양한 경제, 문화 교류가 확대되길 기대한다.
2016-06-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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