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란 특수’ 치밀한 후속 조치로 결실 키워야

[사설] ‘이란 특수’ 치밀한 후속 조치로 결실 키워야

입력 2016-05-11 17:52
수정 2016-05-1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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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 5단체 초청 경제외교 성과 확산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달 초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동행했던 사상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이 거둔 성과를 토대로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간 정상 외교를 통한 해외시장 개척은 화려한 팡파르 속에 진행되다가 부실하게 끝맺음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구슬이 서 말이면 뭐하나. 이란을 방문한 기업들이 현지 기업과 맺은 양해각서(MOU) 체결 성과를 꿰어 내야만 보배가 되는 것이다. 기업 측은 이날 금융지원 확대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민관이 꼼꼼한 후속 조치로 어렵사리 맞은 ‘이란 특수’를 놓치지 말기를 당부한다.

물론 이번에 이란 방문 경제사절단이 기대 이상의 수주를 올렸다지만, 일각에선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를 제외하곤 강제성이 없는 MOU 단계인 데다 최대 52조∼53조원 규모로 알려진 이란 개발 참여 규모도 MOU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후 2차 공사까지 더한 금액이 아닌가. 그래서 정부가 마치 제2의 중동 붐이 눈앞에 다가온 양 기대치를 부풀려서는 곤란하다. 하지만 지금 한국 경제는 조선·철강·해운·건설 등 주력 산업이 침체되면서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10.9%로 4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조선·해운 분야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실직이 이어질 판이다. 냉소하거나 뒷짐을 지고 있기엔 사정이 너무나 절박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어제 이란과 경제협력을 확대하면 2025년까지 10년간 수출은 845억 달러 늘고 일자리는 68만개가 창출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의 신빙성은 좀더 따져 볼 일이지만, 이란이 우리 기업들에 황금의 땅 엘도라도는 아니라도 새로운 도전의 무대임은 분명하다. 인구 8000만명이 넘는 이란은 천연가스와 원유 매장량이 세계 1위와 4위인 자원 부국인 데다 한류에도 매우 우호적이다. 건설·에너지 산업 중심의 1차 중동 붐에 비해 정보통신기술(ICT)과 문화 콘텐츠를 포함한 다채로운 분야의 ‘이란 특수’를 기대하는 게 전혀 근거 없는 일은 아닌 셈이다.

이란 방문 외교로 희망의 싹을 틔웠다면 용두사미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물론 정치권도 후속 대책에 힘을 보태야 한다. 한·이란 경협 효과는 수출과 현지 진출이 병행될 때 극대화된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경청할 때다. 정부는 이란 진출 기업의 금융 조달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한·이란 금융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정치권은 이를 필요한 입법 조치로 뒷받침하기 바란다.
2016-05-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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