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뉴욕에 수소탄 쏠 수 있다”는 北의 속내 뭔가

[사설] “뉴욕에 수소탄 쏠 수 있다”는 北의 속내 뭔가

입력 2016-03-13 18:18
수정 2016-03-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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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위협이 점입가경이다. 어제 한 핵 과학자가 선전매체 기고에서 “우리 수소탄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 떨어지면 온 도시가 잿더미가 될 것”이라며 미국까지 겨냥했다. 부산·포항이 북의 단거리 미사일 타격권임을 알리는 ‘전략군 화력 타격계획’이란 지도를 공개한 연상선상의 협박이다.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육·해·공과 수중에서 핵을 쏠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북측이 위협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는 배경을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신경질적 반응으로만 보긴 어렵다. 결국엔 국제사회의 여하한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 보유를 하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어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가 부산에 입항했다.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독수리(FE) 연습 기간에 ‘떠다니는 군사기지’를 북한의 코앞에 들이민 격이다.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인 셈이다. 어찌 보면 한·미가 이처럼 확고한 방위 의지를 보이자 김정은 정권이 수사적 차원에서 막가파식 표현을 동원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우리와 국제사회의 유례없이 강력한 대북 제재가 먹혀들어 김정은 세습체제의 위기감과 불안정성이 커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위협에 대해 과민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북한의 비핵화 유도를 위해 제재의 길을 선택한 만큼 현시점에서는 빈틈없는 국제 공조가 관건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2270호가 발동 중인 터에 북한의 핵 공갈 수위가 높다고 해서 비핵화 의지가 약화돼선 안 될 말이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 이어 어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비핵화 우선’을 언급한 것은 그래서 다행스럽다. 중국이 주장한 비핵화 및 평화체제 병행 추진과 관련해 한·미 간 온도 차가 있다는 ‘오해’를 해소했다는 점에서다. 북측이 핵 공갈 대신 핵 포기를 선택해야 할 이유다.

다만 북핵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고 본다. 김정은의 ‘핵탄두 경량화’ 완성 및 실전 배치 선언이 당장엔 허장성세일지 모르나, 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는 사실까지 간과하지 말라는 뜻이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도 “북 노동신문에 실린 원형 물체를 실제 핵탄두로 볼 순 없지만 소형화를 위한 연구개발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했지 않은가. 안보 문제에 관한 한 최악을 상정해 대비하는 것이 최선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2016-03-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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