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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아리아’ 대서사시 그린다

‘한민족의 아리아’ 대서사시 그린다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15-06-09 23:36
업데이트 2015-06-10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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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의 ‘아리랑’ 광복 70주년 맞아 뮤지컬로 재탄생

“‘아리랑’은 대한민국의 작가로서 이걸 쓰지 않고서야 어떻게 작가라고 할 수 있겠나 하는 절절한 각오로 썼습니다. 아리랑은 나라를 잃고 애국가도 없던 시절 애국가 역할을 한 노래입니다. 작품 내내 흐르는 아리랑 속에 우리의 영혼이 녹아 있죠.”(소설가 조정래)

“뮤지컬 ‘아이다’를 공연할 때, 핍박받던 누비아 백성들의 슬픔과 처절함을 그들이 부르던 아리아를 통해 구구절절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의 아리아라 할 수 있는 ‘아리랑’을 뮤지컬로 옮겨야겠다고 결심했죠.”(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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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석의 희곡 ‘산불’을 창작뮤지컬 ‘댄싱 섀도우’로 만들었던 신시컴퍼니가 야심 차게 제작하는 뮤지컬 ‘아리랑’은 12권 분량의 방대한 이야기를 감골댁 가족 중심으로 재편해 압축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신시컴퍼니 제공
차범석의 희곡 ‘산불’을 창작뮤지컬 ‘댄싱 섀도우’로 만들었던 신시컴퍼니가 야심 차게 제작하는 뮤지컬 ‘아리랑’은 12권 분량의 방대한 이야기를 감골댁 가족 중심으로 재편해 압축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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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정래가 9일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가 조정래가 9일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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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재욱이 9일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안재욱이 9일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백산맥’, ‘한강’ 등의 대하소설을 집필한 ‘민족 작가’ 조정래(72)와 한국 뮤지컬의 1세대 프로듀서인 박명성(52) 신시컴퍼니 대표가 손을 잡았다. 조정래의 ‘아리랑’을 박 대표가 뮤지컬로 옮기는 것이다. 한민족의 고난과 핍박의 역사가 담긴 대하소설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뮤지컬로 재탄생하는, 한국 뮤지컬계의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9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박 대표는 ‘아리랑’의 뮤지컬 작업을 두고 “사고 쳤다”고 표현했다. 2007년 차범석의 희곡 ‘산불’을 각색한 창작뮤지컬 ‘댄싱 섀도우’로 흥행에 쓴맛을 봤던 터였다. 박 대표는 “10년에 한 번씩은 사고를 쳐야겠다는 생각으로 ‘아리랑’과 신경숙 작가의 ‘리진’, 이중섭 화가의 일대기를 두고 고민하던 중 ‘아리랑’을 선택했다”면서 “조정래 선생님이 ‘정글만리’를 집필하던 시절에 찾아가 괴롭혔는데 흔쾌하게 허락해주셨다”고 말했다.

소설 ‘아리랑’은 ‘태백산맥’, ‘한강’과 함께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3부작으로 꼽히는 역작이다. 1990년 12월 일간지에 연재를 시작해 광복 50주년이던 1995년 8월 완간했다. 구한말부터 해방기까지, 한반도는 물론 만주, 미주로까지 뻗어간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을 그린다. 조정래 작가는 “나라를 잃어버린 굴욕과 치욕, 저항의 역사는 우리의 오늘과 내일의 방향을 잡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면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아리랑’이 뮤지컬로 만들어진다는 건 역사의 딱정이를 뜯어내 생채기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소설을 대본으로, 무대 언어로 옮기는 열쇠는 고선웅 작가 겸 연출가가 쥐었다. 극공작소 마방진의 대표인 그는 연극 ‘푸르른 날에’,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 장르를 넘나드는, 공연계에서 가장 바쁜 창작자다. 고 연출은 총 12권, 4부에 담긴 방대한 이야기를 뮤지컬에 맞게 압축했다. 시대적 배경은 1920년대 말까지로 줄이고 수백명에 달하는 등장인물은 감골댁 가족을 중심으로 재편했다. 고 연출은 “소설의 한 챕터가 뮤지컬 한 편이 될 만큼 멋진 미장센과 이야기, 인물이 팔딱팔딱 살아 숨쉰다”면서 “뮤지컬 ‘아리랑’은 애이불비(哀而不悲), 애통하지만 카타르시스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성 작곡가는 민요 ‘아리랑’을 국악과 클래식, 뮤지컬 등 다양한 어법으로 변주해 19인조 오케스트라로 들려준다. 박동우 무대미술가는 LED 스크린과 첨단 오토메이션 시스템을 활용한 역동적인 무대를 구현한다. 독립운동가 송수익은 배우 서범석과 안재욱이, 감골댁은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연기한다. 양치성 역할은 김우형과 카이, 방수국은 윤공주와 임혜영이 맡았다. 7월 16일~9월 5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6만~13만원. 1544-1555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5-06-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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