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톨릭, 성직자 아동 성폭행 내용 담은 문건 공개

美가톨릭, 성직자 아동 성폭행 내용 담은 문건 공개

입력 2013-08-01 00:00
업데이트 2013-08-0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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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톨릭 성직자 10여명이 수십년에 걸쳐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내용을 담은 교회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미국내 최대 가톨릭 대교구인 로스앤젤레스(LA) 대교구는 31일(현지시간) 교구 내 신부와 수사, 수녀들 10여명이 저질러온 아동 성폭행과 관련한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수백장 분량의 이 문서는 2007년 불거진 가톨릭 성직자 성추행 사건의 합의조건에 따라 공개됐다. 당시 LA 대교구는 1940년대 이후 관할내 성직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500명 이상의 피해자들에게 총 6억6천만 달러(약 7천415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했다.

이 문서에는 신부와 수사 등 남성 성직자 10명과 수녀 2명이 성당이나 가톨릭계 학교에서 저지른 성폭력 사건에 대해 소속 수도회가 일차적으로 파악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들은 모두 성직자로 일할 당시 아동 성추행으로 민사소송을 당했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 대부분은 그동안 언론 등 외부에는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 가운데 ‘루벤 마르티네스’(72)라는 이름의 신부에게 당한 피해자만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회가 작성한 문건에 따르면 마르티네스 신부는 1970년대 캘리포니아 남부의 고향 교구에 부임한 직후부터 소년들을 성추행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남학생들의 몸을 더듬은 일 때문에 학부모들로부터 잇따라 항의를 받았다.

소속 수도회가 마르티네스 신부의 소아성애 성향을 고쳐보려고 수십년간 심리 상담과 입원치료 비용을 부담한 사실과 상담 내용도 문건에 포함돼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피해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TV에 나오는 프로레슬러 흉내를 내는 놀이를 할 때면 마르티네스 신부가 남학생들의 속옷 안을 더듬고 사진을 찍곤 했다”고 증언했다.

마르티네스 신부는 1993년 교구 담당에서 물러났지만 2005년에는 미주리주에 있는 피정시설에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해에는 외설 사진을 보다 적발돼 또다시 심리상담을 받았다.

그는 저지른 성추행 행각과 관련해서 형사소송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2007년 8건의 민사소송을 겪었다.

내부 문건에는 이밖에도 1950∼1980년대 21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은 성직자의 사례 등이 자세히 담겨 있었다.

AP통신은 마르티네스 신부 등 가해 성직자들과 이들의 소속 수도회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거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LA 대교구 대변인 카롤리나 게바라는 이번에 공개된 문건 내용을 직접 언급 하지는 않았지만 “각 수도회는 소속 성직자들이 성적 학대를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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