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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계층 대변자’ 자처했던 트럼프, 노조와 전쟁 모드

‘근로계층 대변자’ 자처했던 트럼프, 노조와 전쟁 모드

입력 2016-12-09 10:01
업데이트 2016-12-0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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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장관에 패스트푸드 CEO 임명, 전직 노조위원장 트위터 저격

“근로계층을 대변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트럼프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랜디 와인가튼 전미 교사협회 회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노동부 장관에 ‘CKE 레스토랑’의 최고경영자(CEO) 앤드류 푸즈더를 임명한 데 대해 “이번 인선은 근로계층을 분쇄하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200만 명의 회원을 둔 서비스종사자 국제연합의 메리 케이 헨리 회장은 “트럼프가 노동부를 반(反)노동자 부로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헨리 회장은 “일반 노동자가 1년 동안 벌어야 하는 돈을 푸즈더 같은 사람은 하루에 벌어들인다”면서 “이 절대적인 경제적 불평등에 맞서기 위해 노동부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푸즈더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이는 오히려 공장의 자동화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축소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중부지역 근로계층의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폴리티코는 “오하이오와 미시간주 같은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 노조원 가정의 도움으로 그가 당선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선거가 끝난 후 노조 지도자들 역시 중립적 태도를 취했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세력인 노조는 이번 선거에서도 수천만 달러를 반 트럼프 캠페인에 쏟아부었지만, 선거가 끝난 후에는 그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공약한 친노동자 정책을 믿어보자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러나 이런 미국 노조의 미묘한 기류는 트럼프가 지난 7일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한 캐리어 노조위원장을 트위터에 실명으로 비판하면서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리어의 모기업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가 자신과 합의한 끝에 멕시코로 공장을 옮기려던 계획을 포기하면서 일자리 1천100개를 인디애나폴리스에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캐리어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철강노조연합(USW) 인디애나폴리스 지부의 척 존스 위원장은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사실은 800개”라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공적을 부풀렸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이 7일 트위터에 “척 존스는 철강노조 회장으로 있으면서 끔찍한 일을 했다.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려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면서 “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말하는 것을 줄이라”고 격하게 반응했다.

CNN은 “가장 막강한 권한을 가진 차기 대통령이 트위터에 특정 개인을 겨냥해 이런 비난을 하는 것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라는 반응을 전했다.

미국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AFL-CIO(미국 노동총연맹 산업별 조합회의)의 리처드 트럼카 회장은 성명을 통해 “존스는 열정과 신념, 성실함을 가진 노조 지도자”라면서 “그에 대한 공격은 모든 근로자에 대한 공격”이라고 트럼프를 비난했다. 노조 지지자들은 ‘나는 척과 함께한다(#ImWithChuck)’는 해시태그를 달아 트위터에 그를 응원하고 트럼프를 비판하는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폴리티코는 “어제 하루 동안 벌어졌던 트럼프의 노동부 장관 인선과 노조 지도자에 대한 비난으로 그를 지지할지, 반대할지 망설이던 미국 노조의 선택은 훨씬 쉬워졌다”면서 “이는 트럼프와 노조 간 관계 설정뿐 아니라 미국 노동운동의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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