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더스 앞세운 日반도체의 역습… 韓 실적 회복 걸림돌되나

라피더스 앞세운 日반도체의 역습… 韓 실적 회복 걸림돌되나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23-07-27 00:42
수정 2023-07-2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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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나노 경쟁’ 불가피
美中 갈등 속 日추격 따돌려야
보조금 등 국가 지원 요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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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 수출 규제를 앞세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들어간 틈을 타 일본 반도체가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불황 탓에 당장 눈앞의 실적 회복이 시급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중 갈등 해법 마련과 동시에 일본의 추격까지 따돌려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자 막대한 보조금을 푸는 미국과 일본처럼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인도 전자정보기술부와 반도체 개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양국은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장비 연구 및 인력 개발과 교류 등 반도체 전후방 산업 전반에 걸쳐 적극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MOU 체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인도는 반도체 설계와 같은 분야에서 우수한 인적 자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미국의 중국 규제에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는 일본이 탈중국의 유력 대안으로 부상하는 인도와 발빠르게 반도체 동맹을 맺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인도 역시 반도체를 핵심 전략 산업으로 지목하며 투자금의 최대 50% 보조금 지원을 앞세워 해외 기업 유치에 나섰다. 현지 노동력과 직결되는 국가 인구는 지난 4월 기준 14억 2577만명을 넘어서며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지난해 반도체 연합기업 라피더스 설립 과정부터 정부와 재계가 사실상 원팀으로 ‘잃어버린 30년’ 회복에 나섰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라피더스는 일본 반도체 산업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이다. 신생 기업임에도 파운드리(위탁생산)에서 독보적 1인위인 대만 TSMC(점유율 60.1%)와 2위 삼성전자(12.4%)에 ‘2나노 경쟁’ 출사표를 던졌다.

라피더스의 자신감은 참여 기업의 경쟁력과 정부의 지원에서 나온다. 도요타·소니·키옥시아·NTT·소프트뱅크·NEC·덴소·미쓰비시UFJ은행 등 8개 사가 각각 10억엔(당시 환율 기준 약 93억원)을 출자했고, 일본 정부는 출범 당시 700억엔을 지원한 데 이어 2나노 기술 개발을 돕기 위해 지난 4월 2600억엔의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일본 정부가 자국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 투자가 제한되는 미국과 달리 ‘규제 없는 보조금’을 풀면서 해외 기업들의 일본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TSMC와 마이크론이 일본 공장 신증설에 나섰다.
2023-07-2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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