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22> 키위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22> 키위

입력 2014-12-12 00:00
수정 2014-12-12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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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달콤함+바나나 고소함+파인애플 새콤함 과일의 제왕

키위(참다래)는 딸기의 달콤함과 바나나의 고소함, 파인애플의 새콤함이 어우러져 있다. 변비 해소와 암이나 당뇨 예방, 노화 방지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장기의 어린이나 치유기의 환자, 젖을 먹이는 산모, 소화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다고 한다. 키위를 하루에 3개 먹으면 변비 해소와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키위는 덩굴성 나무로 그린키위와 골드 키위 레드 키위, 다래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4개의 종을 통상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다. 키위나무의 자생지는 중국 양쯔강과 시장강 사이의 남부 아열대지역으로, 중국에서는 원숭이가 먹는 과실이라는 의미로 ‘미후도’라고 불린다. 우리나라 자생종은 식용과 약으로 쓰이는 다래가 대표적이다. 창덕궁에 가면 천연기념물 251호인 600살이 된 다래나무를 볼 수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키위의 상품화 역사는 100여년밖에 안 됐다. 뉴질랜드가 중국에서 들여온 종자를 개량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1920년대 뉴질랜드 종묘업자인 헤이워드가 열매가 큰 품종을 개발해 상업적인 재배가 시작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뉴질랜드에 주둔하던 미군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키위는 1952년부터 미국에 수출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품명인 ‘키위 푸르트’라는 이름은 오늘날에도 일반적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977년 뉴질랜드산 헤이워드 품종이 도입됐다. 국내 키위 재배 면적은 1990년 813㏊에서 지난해 1331㏊로 164% 증가했다. 연간 1인당 소비량은 1.0㎏ 수준이다. 키위는 아열대성 과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재배할 수 있는 곳이 제주를 포함한 남부 일부지역으로 한정되어 있다. 전체 소비량의 6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육종 역사가 짧지만 2007년부터 ‘제시골드’와 ‘해금’, ‘한라골드’와 같은 품종들이 속속 개발돼 외국산 키위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키위는 맛과 모양이 특별하지만 영양소가 많은 과일의 제왕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 필수 영양소 기준으로 다른 과실보다 칼로리당 영양분이 뛰어나다. 100g당 열량이 57㎉로 낮지만 인체에 필요한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다. 비타민C는 오렌지의 2배, 사과의 17배로 높아 질병 예방과 다이어트에도 좋다. 또 단백질 분해효소인 ‘액티니딘’은 육고기를 부드럽게 해서 갈비 등을 잴 때 사용하고 소화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이외에 베타카로틴과 항산화제, 지방, 단백질 등 20대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면서도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키위를 주로 생과일로 먹거나 갈아서 음료로 많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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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키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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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키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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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니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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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키위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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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키위로 만든 면역 개선 치료제
미니키위로 만든 면역 개선 치료제  
동의보감에서는 다래가 심한 갈증과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나는 것을 멎게 하고, 결석 치료와 장을 튼튼하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예로부터 다래가 치료약제로 사용됐다는 점을 말해준다. 최근에는 당뇨 치료와 면역기능 강화, 항암 효과, 혈압 강하, 비만 치료에 대한 키위 효과가 과학적인 증거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2004년 제주대와 농촌진흥청이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동물실험에서는 키위가 변비 해소에 효과적인 것을 입증했다. 2008년에는 국산품종 한라골드가 간 손상을 보호하는 데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검증됐다. 해외에서는 호흡기관의 면역 기능을 강화시켜 감기 등의 질병을 예방하고, 관절염 염증 완화와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위는 크기와 색깔 등에 따라 그린과 골드, 레드와 미니 등으로 나뉜다. 가장 일반적인 키위는 뉴질랜드에서 육성한 그린 키위인 ‘헤이워드’ 품종이다. 세계 그린 키위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 육성된 품종으로는 ‘헤이워드’보다 조금 크고 당도와 식미가 좋은 ‘제시스위트’와 ‘대흥’ 등이 있다. 골드 키위와 레드 키위는 그린 키위보다 단맛이 강해 소비자와 재배자 모두에게 인기가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것은 ‘제스프리 골드’로 잘 알려진 ‘Hort 16A’라는 품종이다. 국내산인 제시골드와 한라골드, 해금 등의 골드 키위도 제스프리 골드에 못지않은 품질과 빠른 수확으로 점차 재배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개발된 과육이 붉은색인 레드 키위는 꽃피는 시기와 수확기가 가장 빠르고 당도도 높다. 미니 키위는 야생 다래를 이용해 만든 종으로 껍질째 먹을 수 있으며 크기가 작고 귀여워 ‘방울 키위’라고 불린다. 국내에서는 강원 원주와 전북 무주 등에서 15㏊ 정도 재배되고 있다. 앞으로 소비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품종이다.

고로쇠 수액처럼 다래 수액도 칼슘 등의 무기물과 각종 아미노산, 기능성 물질이 함유돼 예로부터 건강을 위해 애용됐다. 일부에서는 다래 수액을 채취해 거래도 활발하게 한다. 수액에는 포도당과 과당의 함량이 고로쇠나무 대비 각각 9배, 23배가 많다. 열매뿐 아니라 잎과 줄기도 기능성 덩어리다. 비누와 화장품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키위 잎은 피부 트러블이 없으면서 멜라닌 색소 제거 효과도 뛰어나 화장품 소재로서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줄기 파쇄물로 키운 버섯은 수확 시기가 빠르고 영양 성분도 올리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키위는 과일을 뛰어넘어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최고의 기능성 식품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김성철 농촌진흥청 남해출장소 박사

■ 문의 golders@seoul.co.kr
2014-12-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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