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대장부 콤플렉스는 가라”… 양성적 유연성 시대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대장부 콤플렉스는 가라”… 양성적 유연성 시대

입력 2014-06-30 00:00
수정 2014-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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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고도 부드러운 남성이 대세 상황에 따라 남·여 역할 적절히 수행 성의 고정관념 깨면 모두가 행복

전통적인 남성의 이미지는 강하며 활동적이고 공격적인 반면, 여성의 이미지는 약하며 수동적이고 순종적이다. 양극 개념이다. 때문에 남성은 만능 사내대장부 콤플렉스에 시달리기 쉽다. 남성은 마음껏 울고 싶고 감정을 털어놓고 싶어도 ‘못난 사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감정을 억제하게 된다. 감성을 공유하는 것은 남성 정체성에 대한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수명 단축으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우리나라 40대 남성의 사망률이 높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편 여성에게 강요된 정절 이데올로기가 남성에게는 상대적으로 너그러운 점도 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강한 동시에 부드러운 남자여야 하는 이중적 요구에 직면하게 됐다. 남성다움 일변도에서 탈피, 상황에 따라 남성과 여성적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는 양성적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힘들면 힘들다고 감정을 표현하고, 지나친 가족 부양 압박에서 벗어나며, 집안일을 하는 것이 남성답지 못하다는 생각도 버릴 필요가 있다. 퇴근 후 동료 등과 술자리를 자주 갖다 보면 귀가가 늦어지고 가족생활과 거리가 생기기 때문에 가급적 정시에 퇴근하고, 동료 모임 등 비공식 영역의 생활을 줄이는 게 좋다. 친구 모임도 가족 단위로 하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해야 한다.

남편이 어려서부터 훈련받지 못한 집안일을 할 때 처음에 다소 미숙하더라도 아내는 지적하고 비판하기보다 너그럽게 격려할 필요가 있다. 아버지의 자녀 양육 참여는 자녀 발달에도 중요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수입이 많은 여성조차도 남성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배우자는 자신보다 단 1원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태도도 사라져야 한다. 부모가 가정에서부터 모범을 보이며 집안일을 자녀들과 함께하고, 학교도 성 정체성만 강조하기보다 성(性)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도록 앞장서고, 언론과 종교기관도 함께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남녀 간의 벽이 사라지고 남녀 모두 행복한 사회를 맞게 된다.

happyhome@seoul.co.kr

2014-06-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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