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시위대의 경찰관 집단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혜화경찰서는 9일 시위 현장에 있던 이 경찰서 정보과 박모(36) 경사를 마구 때린 뒤 지갑을 빼앗아 신용카드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53)씨를 검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 1월4일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연행되는 등 6차례 형사 입건된 적이 있다. 앞서 경찰은 불법 시위 참가자 8명 가운데 홍모(43)씨 등 4명에 대해 경찰관 폭행과 불법시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홍씨 등은 지난 7일 서울 종로와 영등포 일대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무전기를 빼앗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일선 경찰서장이 ‘전쟁상황’까지 들먹이며 시위진압과 관련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철성 영등포경찰서장은 이날 오전 시위대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해 영등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경비계 소속 김모(27) 순경을 위로 방문해 “1980년대엔 솔직히 백골단 등이 투입돼 심하게 시민을 진압하고, 폭력적인 방법도 동원하고 그랬지만 요즘은 누가 그러느냐.”고 말했다.이어 “차라리 전쟁 상황이라면 마음껏 진압했을 텐데 그럴 수 없으니 우리로서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서장은 논란이 일자 “(주말 시위는) 폭도 수준이었다. 군사작전이라면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경찰작전이라는 것이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 제한적이지 않느냐는 어려움을 토로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승훈 유대근기자 hunnam@seoul.co.kr
2009-03-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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