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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부품결함 발견 공개 무상수리

    삼성전자는 “95년 8월부터 96년 12월까지 생산·판매된 일부 냉장고에 부품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공개 무상수리를 실시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문제가 있는 제품은 ‘문단속냉장고’ 500∼580ℓ급 11개 모델 12만대 가운데 1만1,000대이며 이 중 6,500대는 이미 수리를 마쳤고 4,500대가 무상수리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내구연한인 8년동안 해당제품을 전액 무상수리해주는 한편 이미 수리비를 낸 소비자들에게는 개별통보를 해 환불해줄 계획이다. 문제가 된 부품은 냉기를 관리하는 밸브로 1년6개월 이상 사용하면 심한 소음이 난다. 김태균기자 windsea@
  • ‘99 자랑스런 공무원-경기도 白忠鉉사무관

    경기도 의왕시와 화성군을 잇는 312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다보면 ‘야생동물이 지나가고 있어요’라는 포스터가 붙은 다리를 만나게 된다.이곳이 바로우리나라 최초의 에코브리지(야생동물 이동 통로)다. 지난 97년 이 도로 건설 당시 경기도 건설안전관리본부에서 일하던 백충현(白忠鉉·43·5급·국가전문행정연수원 사무관 과정 교육중)씨는 고민에 빠졌다.이 구간을 가로막고 있는 오봉산을 통과하는 방법은 터널을 뚫거나 산 가운데를 완전히 헐어내는 것 두가지였다.터널을 뚫으면 15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데다 공사에 들어가는 흙을 충분히 얻을 수 없어서 산을 헐어내는 방식이 채택됐다. 하지만 이 경우 산 가운데가 끊어져 인근 야생동물들의 이동로가 없어지는등 생태계가 훼손될 위험이 있었다.백씨는 에코브리지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3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주위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더욱 어려웠다.백씨는 “왜 쓸데없이 돈을 낭비하느냐는 질책이 많았다”면서 “50여 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겨우 설득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건설이 결정된 뒤에도 에코브리지 건설의 필수조건인 ‘항상 물이 흐르는 곳’을 찾아 온 산을 헤매기도 했다. 백씨는 또 경기도 신부곡 인터체인지 건설공사 때에는 교차로 부근의 땅을깎아내고 잔디밭을 만들려던 설계를 변경,자연 상태의 나무와 녹지를 그대로 보존하게 하여 환경보전과 더불어 비용절감의 효과도 가져왔다. 지난 81년 파주시 9급 토목직으로 공직을 시작한 지 18년동안 주로 건설 분야에서 일해온 백씨는 얼마전 사무관으로 승진하는 기쁨도 맛봤다.백씨의 소신은 확고하다.“어렵더라도 환경을 우선해야 합니다.환경친화적이지 않은건설은 후세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남게 되고 말지요.”장택동기자 taecks@
  • 인터뷰-‘저 배우해도‘ 출간 연출가 송미숙씨

    지난 84년 연극계에는 한 여성연출가의 등장이 큰 화제였다.‘화려한 출발’의 주인공은 당시 26세의 송미숙.25년의 전통을 쌓은 실험극장의 ‘보수의 문’을 활짝 연 첫 여성이기 때문이었다.그가 18년동안 누벼온 연출 현장의 경험을 ‘저,배우해도 되겠어요?’라는 책으로 펴냈다(중앙M&B). “대부분의 연극 관련 책이 전문서적이거나 번역서,아니면 난해한 연출노트였기에 대중에겐 문턱이 높았죠.이런 아쉬움을 메우려 1년6개월 전부터 연극지망생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내용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광대들만의 잔치’였던 연극을 일반인에게 펼쳐보이기로 작정했다. ‘현장 에세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생생한 경험들이 녹아있다.특히지난 97년 공연작 ‘아마데우스’제작 참가 과정을 다룬 2장(‘나는 너라는독을, 너는 나라는 독을’)은 현장의 향기를 물씬 풍긴다. “관객이 연극을 떠나는 것은 옆에 있다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2장은 이런 선입관을 깨려고 ‘현장의 소리’를 그대로 옮겼습니다.과장하면 저밖에 쓸 수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중 속으로’를 겨냥한 노력은 책의 곳곳에서 드러난다.배우 위주로 알려진 연극판을 연출 작가 기획 무대미술 의상 등 스태프로 넓혀,이들의 작업을 주변에서 중심으로 끌어냈다(3장).아울러 숱한 강의나 편지에서 받은 질문에 답하면서 ‘연극의 오묘함’을 전파한다(4장). 그의 이런 연극사랑은 “세번이나 연극을 배신했다”고 고백할만큼 오랜 방황 끝에 ‘단련’된 것이다. “‘연출은 마흔살부터’라는 선배의 말이 살갗에 다가옵니다.이제 시작이라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마음은 10대인 셈입니다.지난 해 국립극장 창작 공모를 통해 희곡작가로 등단한 것을 계기로 작품도 많이 쓰고 싶습니다”. 이종수기자 vielee@
  • 18년동안 언니 이름으로 생활…교원임용시험 합격 취소 부당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위원장 金弘大법제처장)는 31일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18년동안 언니의 이름으로 생활하고 교원임용시험에도 합격한 김모(25·전북 전주시)씨의 교사 자격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행정심판위는 “김씨가 언니의 이름으로 초등학교에 들어간 것은 부모에게책임이 있고,김씨는 대학 진학후 학적을 본명으로 정정하기 위해 법원에 호적정정 신청을 하는 등 노력한 사실이 있으며,언니 이름으로 교원임용시험에 응시한 것은 학적부를 정정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일이므로 합격취소는 위법·부당하다”고 밝혔다. 이도운기자 dawn@
  • 국민의 정부 2기내각 출범-새얼굴 14人 프로필

    ‘제2기 내각은 우리에게 맡겨라’.‘5·24’ 개각으로 김대중(金大中)정부제2기 내각의 진용(陣容)이 갖춰졌다.기존 국무위원 가운데 11명이 바뀌었다.신설된 기획예산처장관도 국무위원에 합류했다.장관급인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과 차관급인 국정홍보처장도 첫선을 보였다.신임 장관들은 저마다 맡은분야에서 전문성과 참신성·개혁성을 인정받아 내각에서의 역할이 주목되고있다.내각에 그대로 남은 6명의 국무위원들과는 신·구(新·舊) 조화를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새 내각의 면면을 소개한다. ■康奉均 재정경제 행정고시 6회로 옛 경제기획원에서 관리를 시작한 정통 기획원 출신 관료. 경제정책 기획과 조정에 탁월한 능력으로 초기 새 정부의 경제개혁정책을 청와대에서 뒷받침했다.기획원 핵심요직인 경제기획국장과 차관보를 각각 4년씩 장수하는 등 5차례나 경제개발 5개년계획 수립에 참여했다.예산담당 과장과 국장으로 10년 근무했다.총리실 행정조정실장 재직때는 사회·경제정책을 매끄럽게 조정했다.업무처리에서 적당주의를 인정치 않아 후배들이 어려워하는 편.미국 윌리엄스 칼리지 경제학석사,한양대 경제학박사 학위를 갖고있다.부인 서혜원(徐惠源·53)씨와 1남1녀. ■金泰政 법무 호방한 성격에 의협심이 강하고 뒤끝이 없는 보스형 인물.친화력이 뛰어나지인(知人)이 많고 부하들로부터 신망도 두텁다. 형광펜을 그어가며 보고서를 읽을 정도로 꼼꼼한 일면도 있다는 평. 문민정부 당시인 97년 검찰총장에 오른 뒤,‘DJ비자금 사건’ 수사를 유 보했다. 잔정이 많아 가끔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지난 2월 심재륜고검장 항명파동 당시 일선 검사들로부터 사퇴압력을 받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특유의 뚝심으로 극복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며 바둑을 즐긴다.부인 연정희(延貞姬·50)씨와 3녀. ■朴智元 문화관광 청와대대변인을 떠나는 고별사에서 “어디에 있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모신 영광을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충성심이 강하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정계복귀때는 전국구 의원직을 버리기도 했다. 야당 총재시절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일 김대통령과 아침을 함께한 ‘측근중 측근’으로 8년동안 ‘김대통령의 입’으로 활약했다. 오랜 대변인생활로 달인(達人)의 경지에 올랐다는 주위의 평이다.언론계에지인도 많다. 미국에서 사업가로 성공,뉴욕한인회장과 미주한인총연합회장을 지냈다.부인 이선자(李善子·56)씨와 2녀. ■孫 淑 환경 현 정부 출범 이후 입각이나 국회의원 후보로 거론돼온 DJ인맥의 대표적 문화예술인. 지난 2월 연극 ‘어머니’의 주연으로 20년간 출연키로 정동극장과 계약하는 등 100편 가까운 작품에 출연했다.MBC 라디오 ‘여성시대’도 9년째 진행중. 93년 환경운동연합 창립시 지도위원을 맡은 뒤 지난 2월 공동대표로 추대됐다. 다정다감한 성격에 눈물이 많아 별명이 ‘수도꼭지’.‘무엇이 이토록 나를’등 3편의 책도 냈다. 고려대 연극반 선배인 연극배우 겸 탤런트 김성옥(金聲玉·64)씨와 3녀. ■陳 稔 기획예산 업무 장악력과 조정능력이 뛰어난 정통 경제관료.리더십과 정치감각을 겸비했다는 평.누구를 만나도 자기편으로 만드는 인간적 매력이 있으며 논리가정연해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추진력은 있으나 결론을 정해놓고 오락가락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정희(朴正熙)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공무원 중에서 저렇게 똑똑한 사람은 처음’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두뇌회전이 빠르다. 단신이나 소주를 좋아하는 소탈한 성격.성신여대 음대학장인 서인정(徐仁貞·52)씨와 한국은행에 근무하는 장남 등 2남이 있다. ■趙成台 국방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는 꼼꼼한 업무 스타일이다. 정책통답게 영관장교 시절부터 전략기획 및 군사작전 분야에서 탁월한 군사적 식견을 갖췄으며 조직장악력과 업무추진력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94년 정책기획관으로 있으면서 3억달러 규모의 한·미 방위비 분담협상을총괄하면서 500만달러를 깎기 위해 협상결렬 위기까지 몰고 간 일화를 남겼다. 외아들은 육사를 거쳐 대위로 복무중이다. 틈날 때마다 독서와 낚시를 즐기며 부인 이영숙(李永淑·53)씨와의 사이에1남1녀. ■鄭德龜 산업자원 재무부 재산세제과장과 증권정책과장,주영 재무관,경제협력국장,국제금융국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친 금융·세제·외환분야 전문가. 부가가치세 도입시 실무를 맡아 정착시켰고 대러 경협차관 협상도 주도했다.특히 97년말 IMF와의 자금지원 협상과 98년초 218억달러의 단기외채 만기연장,40억달러의 외평채 발행에 성공하는 등 환란을 수습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추진력과 판단력,담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지만 한편으로는 부하직원들을지나치게 엄하게 대한다는 얘기도 있다.부인 이명덕(李明德·49)씨와 2남. ■李相龍 노동 9급 서기보로 공직을 시작,38년만에 장관까지 오른 입지전적 내무관료.강원도와 내무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노동부 관련업무를 직접 다룬 적은 없으나 일선 시·도에서 재정·세무업무를 담당했다.대통령비서실과 건설부 차관을 지내면서 실업문제에 나름대로식견을 갖췄다는 평가다.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회의에 입당한뒤,자민련 한호선(韓灝善)후보와의 후보단일화 논란 끝에 무소속으로 출마,낙선했다. 업무처리가 꼼꼼하면서도 부하들에게 자상하다는 평이다.부인 윤명규(尹明奎·60)씨와 2남1녀. ■金光雄 중앙인사위 방송을 통해 낯이 익은 행정학 교수.깔끔한 외모에 핵심을 찌르는 말솜씨가 일품이다.두뇌회전도 빠르고 합리적이지만 다소 깐깐한 성격이란 평가도 받는다. 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당시에 정부조직개편심의위원회 실행위원장을 맡아행정조직 축소를 주도했다. 제 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상임위원으로도 활동해 일찌감치 입각 대상자로 꼽혀왔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대 22대 총장후보로도 거론됐다.취미는 등산이며 술도즐기는 편이다. 부인 유정희(柳貞嬉·57)씨와 1남1녀. ■林東源 통일 통일·외교·안보분야의 ‘3박자’전문가.외교안보연구원장,통일원차관,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거치는 등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 90년 1차 남북고위급회담부터 대표를 맡은 이래 일관되게 대북 포용론을 옹호해왔다.지난 95년부터 아태평화재단에 관여하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북한 핵위협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 접근’구상을 기획,집행해왔다. 예비역 육군소장으로 5공 출범과 함께 외교관으로 변신했으나 군인체취가없고,부드러운 성품이라는 평. 부인 양창균(梁昌均·60)씨와 3남. ■金德中 교육 개혁적 성향에 추진력이 강하다.현 정부 들어 대통령자문기구인 새교육공동체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온데다 김영삼(金泳三)정부때도 교육개혁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아주대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학부제와 교수연봉제 등을 과감히 도입,대학개혁의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그같은 개혁성향이 발탁 배경이라는 후문이다. 대우그룹 김우중(金宇中)회장의 친형으로 서강대 교수(경제학)를 정년퇴직한 뒤,대우그룹 계열사 사장을 맡기도 했다.골프 실력도 수준급이며 부인 박용주(朴容珠·60)씨와 1남2녀. ■車興奉 보건복지 일에 적극적이고 토론문화에 익숙한데다 리더십까지 갖췄다.지난 2월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총체적 난맥상을 조기 수습,제 궤도를 찾도록 했다. 사회보험의 두 축인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을 가장 잘 아는 사회복지학계의대표적 개혁론자로 꼽힌다.지난해 지역의보조합과 공무원·교직원의보조합의 통합에 따른 단일보험료 부과체계를 개발했다.박정희(朴正熙)대통령 시절청와대비서실 행정관으로 관가와 첫 인연을 맺었으며,83년 보험제도과장 재직때 의보통합 파동으로 불명예 퇴진하는 아픔도 겪었다.부인 송외숙(宋外淑·50)씨와 1남1녀. ■李建春 건설교통 특유의 친화력과 리더십이 트레이드마크.정통세무관료로서의 전문성 못지않게 부하직원들에게는 손을 잡고 이끌어주는 자상한 선배의 덕성을 갖췄다.외부에도 지인들이 많다.이러한 성격 탓에 ‘정치적’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국세청장에 오른뒤 납세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세무서 조직을 세목중심에서 기능중심으로 재편하는 등 강도높은 세정개혁으로 청와대로부터 높은점수를 받았다. 별명은 호남형의 외모와는 동떨어진 ‘불곰’.지난 80년대 후반 부동산 투기 억제시책을 강력히 밀어붙이면서 얻었다.부인 문영인(文玲仁·56)씨와 2남. ■吳弘根 국정홍보 지난 88년 군을 비판한 칼럼을 썼다가 정보사 요원들에게 테러를 당한 ‘정보사 테러사건’으로 잘 알려진 30년 경력의 언론인.칼럼이나 사설 등으로개혁적인 성향을 뚜렷이 드러내는 논객으로 알려져 있다.시경 출입기자때 신세지기 싫다며 도시락을 싸들고 다닌 일화를 남겼으며 후배들을 잘 챙겼다. 원칙을 지나치게 고집하고 주관이 강해 주위사람들과 가끔 마찰을 빚기도 했다.평소 책을 많이 읽으며 자기관리에 엄격하다.취미는 바둑.부인 송명견(宋明·54)씨와 2남. [알 림]‘제2공화국과 張勉'연재물 26회는 기사 넘쳐 쉽니다.
  • 前 IOC위원장 킬러닌경 별세

    더블린 AFP 연합 마이클 킬러닌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6일(한국시간) 새벽 아일랜드 더블린의 자택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향년 84세. 72년 뮌헨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단에 대한 테러로 올림픽운동이 위기를맞았을때 애버리 브런디지에 이어 IOC 총수직을 맡은 킬러닌경은 80년 후안안토니오 사마란치 현 위원장에게 자리를 넘기기 전까지 8년동안 배타적 집단으로 인식돼온 IOC에 처음으로 변화와 개혁의 바람을 일으킨 인물. 특히 아마추어 규칙을 완화시키는데 역점을 두었으며 IOC 민주화와 함께 IOC 사상 처음으로 집행위원회에 여성참여 기회를 연 것 등이 주요업적으로 꼽힌다.76년 몬트리올올림픽과 80년 모스크바올림픽이 정치적 이유로 잇따라파행의 길을 걷자 미련없이 IOC 위원장직을 버리고 명예위원장으로 물러났다. 1914년 런던에서 태어나 이튼 학교와 소르본,케임브리지대학을 거쳐 데일리익스프레스지에서 기자생활을 시작,데일리 메일 중국 특파원을 지냈다. 파이프 담배와 술을 좋아해 말년에 의사로부터 ‘금주’ 충고를 듣기도 했으며 조정과 복싱 럭비 승마 등을 즐긴 스포츠 애호가였다.유족으로는 부인과4남매가 있다.
  • 시바스리갈 18년産…영국여왕 방한계기로 국내 첫 선

    위스키에 ‘18년’이 뜬다. 스카치 위스키의 주령(酒齡)은 술의 맛과 품위 그리고 값을 결정짓는 가장중요한 요소.‘박대통령(朴正熙)술’로 널리 알려진 시바스 리갈이 18년산을 내놓아 한국인의 입맛을 유혹한다. 두산씨그램은 19일 ‘시바스 리갈 12년’을 능가하는 슈퍼 프리미엄급 위스키 ‘시바스 리갈 18년’을 국내시장에 선보였다.3년전 출시돼 전 세계 면세점에서는 한정판매하고 있지만 일반판매하기는 일본에 이어 두번째다. 씨그램측은 한국에 상륙한 지 18년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작명(作名)’이라고 말했다.또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한국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18년산을 내놓았다는 해석도 곁들였다. 실제 한국사람들에게 낯익은 ‘로얄 살루트 21년’은 엘리자베스 2세여왕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제조된 위스키.공식행사에서 21발의 축포를 발사한 데서 얻은 이름. 정설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발렌타인 17년산’을꺾기 위해 한 살 많은 18년산을 내놓았다는 설도 있다. 또 골프의 18홀,노래의 18번 등유달리 ‘18’을 좋아하는 정서를 감안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소비자가는 12년산(700㎖)이 6만3,000원인데 반해 18년산(750㎖)은 13만원이다. 두산씨그램 이천공장 이종기(李鍾玘·45)공장장은 “위스키원액은 오크통속에서 1년에 2∼3%정도 증발,18년동안 묵힐 경우 40%정도 밖에 남지 않을 만큼 숙성의 극치를 이룬 술”이라고 평가했다.
  • 「지방행정 개혁 보고」金대통령 시·도 순시 이렇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5일 인천시를 시작으로 전국 16개 시·도에 대한‘지방행정개혁보고회의’에 참석한다. 중앙부처의 업무보고를 ‘국정개혁보고회의’로 명명했듯이,지방도 21세기와민생개혁과제 보고에 회의의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실제 김대통령은 먼저 지난해 업무보고때 약속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점검,지방행정의 실천여부를 살피는 계기로 삼을 생각이다.또 지방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에 대한 예산지원 건의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국정전반에필요한 사업으로서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가리겠다는 구상이다. 박지원(朴智元)청와대대변인은 “국정의 전체적인 틀 속에서 중앙의 예산지원이 필요하고 예산상 지원여력이 있는 경우에는 지방정부와의 재정분담을전제로 최대한 지원해준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앙부처와 마찬가지로 토론중심으로 바꿔 ‘생동감있는 회의’가 되도록 할 방침이다.시·도지사 구두 업무보고를 15분 이내로 줄이고 지방간부들과의 토론시간을 30분 정도 늘려,대통령과지방공무원들간 토론을 중심으로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시·도지사 구두보고 시간을 줄인 것은 중앙부처 회의가 장관들의 구두보고로 다소 지루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그 지역언론과의 회견 및 지역주민들과의 오·만찬을 통해 지역의생생한 여론과 정서를 파악,국정운영에 참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김대통령은 이날 인천 보고회의에서 최기선(崔箕善)시장을 비롯 교육감,지방경찰청장 등 지역간부들과 토론을 벌였다.특히 최시장에게는 지역 최대 현안인 인천국제공항과 송도미디어밸리 건설사업에 대한 인천시의 지원대책을 물었고,학생들의 적성교육 실태와 학교폭력 현황,심지어 ‘왕따’학생의 신고율까지 캐물었다.배석한 金杞載행자·李海瓚교육·李廷武건교장관에게도 인천시가 요구한 예산지원 및 용지확보 등에 대해 의견제시의 기회를줬다. 지방보고회의는 김대통령의 15분동안의 지시사항으로 마무리됐다.김대통령은 인천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주변국가와 서로 협조,광대한 시장에 진출하고 투자유치 등의 협조를 이끌어야 한다.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 인천이어서 맨 먼저 방문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시의 교육,치안,주요 사업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21세기 무한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요지였다.무엇보다도 큰 관심은 인천의 높은 실업률에 있었다. 김대통령은 우려를 표시한뒤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육성과 문화관광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시급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주문했다.그러면서 “미국이 경기변동론과 관계없이 7∼8년동안 호황을 맞고있는 것은 지식정보사업을 육성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이는 인천시가 중점을 둬 추진중인 송도미디어밸리에 대한 기대의 표시이기도 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국정개혁 보고-기획예산위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의 국정개혁보고회의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陳^^위원장은 현안인 정부조직개편과 추경 및 내년도 예산편성 방향,공공부문 개혁을 자세히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吳錫泓 경영진단조정위원회 위원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에게 솔직한 평가를 당부했다. 吳위원장은 “정부안이 경영진단조정위안과 마찰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것은 사실과 다르며,정부안은 조정위가 제시한 복수안중 하나로 조정위의 제시안이 상당폭 반영됐다”고 말했다.부처 통폐합 등 미흡한 점은 앞으로 계속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金대통령은 “공정하고 강직하기로 이름난 분이 그같이 평가해주시니국민들이 객관적으로 사실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金대통령은 벤처기업의 고용효과에 대해 玄在賢 기획예산위비상임위원(동양그룹회장)에게 질의를 했다. 玄위원은 “미국이 8년동안 호황을 누리는 것은 실리콘밸리의 사업발전이계기가 됐다”고 지적,“창업투자가들에게 자금뿐 아니라 경영 전반에 대한효율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정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건의했다. 李계경 행정개혁위원회 위원(여성신문사 사장)은 “기획예산위가 적은 인원으로 어려운 일을 많이 했다”고 격려했다.그러자 金대통령은 “지난해 정부조직 개편과 공기업 민영화 등 산적한 현안을 풀기 위해 직원들이 가정생활을 도외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박선화 기자
  • 민초의 사랑 받아온 ‘이발소 그림’ 정리

    고등학교 미술교사인 박석우씨가 펴낸 ‘일상속의 미술:이발소 그림’은 근·현대적인 의미로서의 이발소 그림을 대중미술학적인 관점에서 정리한 최초의 시도이다. ‘소녀의 기도’,‘만종’,물레방아 도는 초가집 풍경 등 이발소에서 흔히만났던 그림들은 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지만 제도권 미술로부터 천대를 받았다. 그러나 조선 민화의 연장인 이발소 그림은 진정한 소통력과 생명력으로 시대의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이발소 그림은 대중의 주변에서 풀뿌리처럼 모질게 자생했다.막걸리처럼 밀주처럼 민초 속에서 만들어져 민초들에게 사랑받았다.그것은 바로 생활 속의 미술,살아 숨쉬는 미술이다”고 저자는 말한다.이발소 그림을 주제로 석사논문을 발표했던 그는 1990년부터 8년동안 전국을 누비며 수집한 3,000여점의 그림중 155점을 선정,수록했다.동연 1만원.
  • 그린스펀 FRB의장-”美 올 성장지속… 증시과열 우려”

    ┑워싱턴 崔哲昊 특파원┑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23일 올해 미국 경제는 성장세가 계속되겠으나 증시과열로 인한 우려가 경제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린스펀의장은 6개월마다 열리는 상원 금융주택개발위원회 청문회에 나와“미경제는 지난 8년동안 기술적 진보로 인한 기업생산성과 이윤성이 모든재화와 자산,주식가격에 반영이 됐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의장은 아시아지역 경제현황에 대한 증언에서 “국제통화기금 안정프로그램 측면에서 한국은 태국과 함께 적절한 거시경제 정책과 심도있는 구조조정으로 금융제도와 기업자금여력을 강화시켰다”고 평가했다. FRB는 상원 금융위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의3.9%보다 낮은 2.5∼3%를 유지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6∼2.4%로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 전남 原電후보지 6곳 토지 용도변경 ‘지지부진’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크게 제약해온 전남도내 6개 원전 후보지 해제지역에 대한 국토이용계획 변경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12일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81·82년 여수시 화양면 이목리,고흥군 도양읍 장계리,보성군 득량면 비봉리,장흥군 대덕읍 신리,해남군 황산면 외립리,신안군 압해면 송공리 등 17.01㎢를 원전 건설 후보지로 지정,관리해오다 지난해 12월 30일 후보지에서 해제하고 다른 적정 용도지역으로 국토이용계획을 변경하도록 했다.전남도도 이들 6개 지역을 적정 용도지역으로 재지정하도록 지난 3일과 지난달 12일 지시했다. 이에 대해 해당 시·군들은 원전 후보지의 용도지역을 바꾸기 위한 예산을올 추경예산에서나 확보할 수 있다며 국토이용계획 변경을 미루고 있다.올상반기에 예산을 확보하더라도 적정 용도지역 지정은 연말쯤에야 마무리된다는 게 시·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도내 원전후보 해제지역 1,088가구 3,400여명의 주민들은 “지난 18년동안주민들이 겪은 피해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용역비를지원해 조기에 국토이용계획 변경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성큼 다가온 금강산­北 안내원 김연실양

    ◎“남조선 사람과 다를 게 있겠어요”/“동포로 느낌 똑같다”/8년동안 길라잡이 “저를 끔찍이 아껴주는 사람과 결혼할 거라요” 금강산 구룡폭포에 이르는 길목인 앙지대(仰止臺)에서 만난 북한의 여성관리원 김연실양(24).지난 47년과 73년 이곳을 찾은 金日成의 기념비를 돌본다.8년동안 길라잡이를 하며 금강산을 무려 1,660회나 오르내린 베테랑이다. 자주색 코트와 목도리를 두른 그녀는 갈색 눈동자가 퍽이나 고혹적이다.대나무 빗자루를 들고 있는 모습도 이채롭다.수줍은 듯하면서도 관광객의 물음에 답하는 자태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그녀는 한국 관광객을 처음 만난 소감을 묻자 “북조선 사람들과 다를 게 뭐 있겠느냐”며 “동포로서의 느낌은 똑같다”고 말했다. 김양은 금강산은 4계절이 주는 감흥이 색달라 가능하면 두루 둘러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개골산의 설경도 절경이지만 뭐니뭐니해도 금강산은 봄산이 최고”라고 자랑한다. 함께 사진을 찍자는 말에는 “사진을 주지 않을 바에야 안 찍는다”고 발뺌하다가 어느정도 정담이 오가자 “오늘 야단났네”라며 못이기는 척 응해준다.결혼했느냐고 묻자 “처녀인데 결혼이라니요”라며 펄쩍 뛰며 수줍음을 드러내던 그녀는 “내년 봄에 다시 오시라요”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 孤兒팀마저 울린 스포츠 비리(사설)

    스포츠의 아름다움은 경기규칙 준수를 통한 명쾌한 페어플레이와 공정성,타협을 모르는 승부정신에 있다. 그래서 스포츠맨십은 정의감과 투지, 협동정신과 인화를 앞세우는 젠틀맨십과도 통한다. 우리가 살고있는 세태가 부정과 부패로 오염된 구석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간다움의 마지막 보루로서 스포츠를 믿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경기 승부조작설과 돈에 얽힌 비리소문이 나돌더니 수억원대의 돈을 받고 체육특기생을 뽑은 대학,고교 축구감독과 승부를 조작한 심판이 줄줄이 적발되는 사태를 빚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대학에서의 체육특기생을 공개적으로 선발하고 거액의 금품을 주고받던 스카우트 제도를 철폐키로 하는 체육특기생 입시부정 방지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비리는 좀더 깊게 파헤쳐 스포츠정신이 다시 태어나는 기틀로 삼아야 한다. 이번 부산 소년의 집 ‘고아축구단’ 감독이 부산지검에 보내온 편지만 해도 그렇다. 학교체육계의 잘못된 관행은 비단 돈이 오가는 흥정을 지나쳐 고아의 처지를 약점으로잡아 ‘부모들이 뒷바라지하는 학생들의 대학진학을 위해 시합을 포기하라’면서 노골적으로 경기에 져줄 것을 요구했다니 여간 개탄스러운 노릇이 아니다. 더구나 이 축구팀은 지난 8년동안 전국대회에서 여러 차례 4강 안에 든 강팀이지만 지금까지 3명밖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는 사실만도 불공평을 뒷받침하는 예이다. ‘고아’로서 부모가 뒷바라지 해주지 않는 것도 서러운데 이를 차별하고 냉대했다면 스포츠맨의 자격이 없음은 물론 사회적 정의나 인간성도 실종됐다고 본다. 고아라는 사실을 비관하기보다 자신의 기량과 재능을 스포츠에서 찾고 싶어하는 강한 투지를 격려하고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고아기 때문에 훌륭한 선수로서 설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면 사회 자체가 단단히 잘못 가고 있다는 증거다. 소년의 집 감독은 병든 스포츠계의 수술을 기대하면서 편지로나마 답답한 심경을 전했을 것이다. 이런 폭로가 사장된다면 스포츠 비리사슬은 끊어지지 않는다. 고아팀 감독도 주변의 압력과 따돌림으로 더 힘들게 될수도 있다. 스포츠에 대한 국민의 열광과 함성은 올바른 선전(善戰)과 당당하고 정직한 스포츠정신에 있다. 이를 어기면 국민은 스포츠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 작은 소리에 큰 정의가 숨겨져 있음을 인식하고 체육계는 자정(自淨)과 반성의 대수술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 EBS­TV ‘하나뿐인 지구’ 30일로 방송 500회

    ◎곪아가는 山河 앵글 고발 8년/91년 5분짜리 캠페인으로 시작/열악한 제작 여건 딛고 오염환경 추적/취재했던곳 다시 찾아 그때 오늘 비교 EBS­TV의 환경프로그램 ‘하나 뿐인 지구’(월 밤9시45분)가 오는 30일 500회를 맞는다. 지난 91년 3월 5분짜리 캠페인 프로로 초라한 맨얼굴을 내밀었다가 93년 30분짜리 정규 편성으로 속살을 찌우면서 8년동안 이어온 대장정이었다.값진 노력은 96년 대통령상을 비롯하여 YWCA와 가톨릭환경상 등으로 보답받았다. 오는 10일엔 제1회 교보 환경문화상(환경보도분야)도 수상한다. 적은 인원과 편당 230만원의 열악한 제작여건을 딛고 외곬으로 추적해온 광산촌의 꿈,환경교육의 필요성,지하수의 운명,여름휴가의 뒤안길,시화호의 참상….개발의 악취를 들춰내며 환경보전의 슬기를 건져냈다.환경이라는 주제로는 국내 방송사상 최장 기록을 쌓아가는 여정의 한 장면을 찾아갔다. 지난 5일 오전 경남 통영시 산양읍 신남리 달아 앞바다.해상 국립공원 한려수도의 한자락에는 ‘안방극장 환경지킴이’들의 열기가 가득했다.잠수한지 20분뒤에 장창현씨(36·거제시 환경운동연합회원)와 김용 EBS카메라맨이 수면위로 얼굴을 내밀면서 뱉은 첫마디는 “앞이 안보입니다”.땅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수심 7m의 청정해역이 가두리 양식어장으로 오염돼가는 모습을 앵글에 담은 것이다.고등어나 멸치가루등 양식어 먹이가 가라앉아 밑바닥에 쌓이는 탓이다. ‘국립공원 구역재조정’을 499회의 주제로 잡은 제작팀은 지난달 31일부터 설악산 치악산 덕유산 등 산악형 공원을 훑은뒤 해상공원인 한려수도로 내려왔다. 류현위 PD는 이번 프로의 성격을 이렇게 설명했다.“탁상공론식 구획설정의 문제점과 허술한 관리로 멍들어 가는 국립 해상공원의 현황을 담을 계획입니다”.이어 “어민들은 우럭이나 광어 등을 양식하면서 치어 때부터 항생제를 먹이고 어장이 오염된 것도 알기 때문에 친척이나 아는 사람에게는 물고기를 주거나 팔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함께 나온 국립공원 관리공단의 서영교씨(38)는 “적조나 기름띠 등으로 일어나는 해양오염은 한곳에 그치지 않고 다른 곳으로퍼지는게 더 큰 문제”라면서 “통영은 수산업의 비중이 매우 높아 주변 환경이 잘 보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해금강의 화려한 겉모습만 볼뿐 말없는 항의엔 무관심하다.바다는 늘 곪아가는 생채기를 안으로만 삭여왔다.그러나 그 참을성이 언제까지 갈지 아무도 모른다.땅,물,공기 그리고 ‘하나뿐인 지구’의 인내도.그래서 EBS의 ‘하나 지구’팀은 항상 숨가쁘다. 500회 특집은 총 6부로 이뤄진다.지금까지 방영분들을 주제별로 종합구성하여 내보낸다.이어 취재했던 곳을 다시 찾아가 지금 얼굴과 비교하는 자리도 마련한다.문제던지기에 머물지 않고 환경정책 의지를 되짚으며 끝없이 감시하겠다는 의지가 뭍어난다. ◎‘하나뿐인 지구’ 산증인 양전욱 차장/환경은 삶의질과 건강에 직결/경각심 높이는 메시지 앵글에 ‘하나뿐인 지구’는 5명의 PD와 3명의 AD가 번갈아 맡고 있다.이중 좌장격인 양전욱 차장은 프로의 산 증인이다. “처음엔 문제의식만 있었지 구체적인 작업에는 애를 먹었지요.지금도서울대교수 등 학자와 환경운동연합에게 많이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80여회를 연출하느라 쌓인 곡절도 많다.구린 구석을 감추려는 취재원과의 몸싸움은 다반사.큰 덩치는 후배들이 뒤에서 작업할 시간을 벌어주는 좋은 무기(?)가 되었다.골프장 취재를 막으려고 전직원이 나와 험악한 장면이 연출될땐 “안찍겠다”며 속인뒤 산으로 올라가 찍었다. “더이상 환경을 정치 경제에 밀리는 천덕꾸러기로 푸대접할게 아니라 그린라운드 등 ‘미래의 부’개념으로 접근하여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합니다.나아가 삶의 질과 건강에 관련된 사안이기에 앞으로도 경각심을 높이려는 메시지를 앵글에 담을겁니다” “환경에 미쳐 만나는 누구에게나 2시간동안 혼자 얘기한다”는 주위의 농담엔 웃어 넘기지만 환경지키기에 관해선 단호하다.“아무리 IMF라지만 검정물 흘리면서 돈벌어야 합니까”라고 느릿하지만 뚝심어린 목소리로 잘라 말한다.
  • 박은선씨 ‘존재와 공간전’

    이탈리아에서 8년동안 수학하다가 돌아온 젊은 여성작가 박은선씨가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종로 인사동 가나아트 스페이스(02­734­1020)에서 귀국전을 갖는다.이번 전시회에서 박씨는 ‘존재와 공간’이라는 철학적 명제로 2차원적 평면에 공간을 담아낸 설치와 평면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거울을 이용한 설치작업에서 그는 평면에 나타나는 공간이 내부 구조나 내용에 상관없이 어떻게 비쳐지는가를 보여주고 있다.그는 이를 통해 평면에 비쳐진 공간이 허구이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감상자는 그림의 프레임안에 실제공간이 담겼다고 생각한다.그러나 화면 바깥까지 뻗쳐있는 그의 작품을 보면 그가 담아낸 화면이 실은 2차원적 평면에 허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
  • 80년대 ‘3低’ 경험과 교훈(新 3低를 활용하자:Ⅱ)

    ◎환율안정­경제개혁 없인 ‘그림의 떡’/원화가치 적정선 유지돼야 수출증대/산업 체질개선 미흡땐 외국자본 유출/엔화외채 상환부담 가중… 대책 필요 80년대 중반 우리 경제는 초고속 성장과 함께 물가안정과 국제수지 흑자라는 세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달러와 유가,해외 금리의 동반하락이라는 3저(低)가 안겨준 혜택이었다. 몇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지만 최근의 신3저도 우리 경제에 호재가 될 수 있다. ■과거 3저와 신3저 비교=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는 속락을 거듭해 88년 128엔까지 떨어졌다. 리보금리는 86년 6∼7%대를 오르내렸고,원유가도 배럴당 15∼19달러 선에서 안정됐다. 지금은 엔-달러 환율이 119엔대,금리 5%대,원유 값도 배럴당 14달러 선이다. 경제지표상 여건은 당시보다 못할 게 없다. 게다가 저금리­저임금­저지가 등 국내부문의 3저 기류도 형성된 상태다. 86∼88년동안 34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낸 과거의 달콤한 환영을 떠올릴 만도 하다. 그러나 엔고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LG경제연구원 吳文碩금융연구실장은 “일본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나아지지 않았는데도 달러화에 대한 불안감 확산이 엔고를 부른 측면이 짙다”며 “따라서 엔고의 효과를 속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엔고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우선 우리나라는 소재·부품 등 자본재 수입을 일본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어 엔고는 수입가격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수출원가도 덩달아 올라가게 된다. 물론 수출증대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 엔화표시 외채가 많은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은 상환부담이 커지게 된다. 지난 8월 말 현재 우리나라 금융기관 등이 진 엔화표시 외채는 70억달러 수준이다. ■환율안정이 뒤따라야 한다=무역협회 무역조사부 李仁鎬 과장은 “수출 증대를 위해선 엔고뿐 아니라 원화 환율의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엔화강세와 함께 원화가치가 덩달아 뛰면 수출증대 효과는 반감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복수통화 바스켓 제도를 사용한 80년대에는 원화환율을 의도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경제구조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80년대에는 3저의 ‘행운’을 누리는 데만 급급,산업구조의 고도화 등 체질개선의 기회를 놓쳤었다. 한국금융연구원 崔公弼 박사도 “지금처럼 경기조절책이 동시에 이뤄지는 상황에서 구조조정 노력을 배가하지 않을 경우 해외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수도권 4곳 택지 208만평 개발

    ◎용인 죽전·남양주 진접·기흥 신갈·안성 공도/건교부 목포용해 등 전국 5곳 112만평도 함께/아파트 등 7만8,000여가구 건립25만명 수용 경기도 용인 죽전,남양주 진접,기흥 신갈,안성 공도 등 9개 지구 320만평이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새로 지정됐다. 건설교통부는 7일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도권의 이들 4개지구 208만평과,지방의 △목포 용해 △목포 용해2 △경산 사동2 △김해 율하 △거창 상동 등 5개지구 112만평을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고시했다. 이들 지역에는 수도권 4만3,000가구와 지방 3만5,000가구 등 모두 7만8,000가구의 주택이 건립돼 인구 25만명을 수용하게 된다. 건교부는 특히 수도권의 용인시 수지읍 죽전리와 구성면 보정리 일원을 대상으로 하는 용인 죽전지구에 113만6,000평의 택지를 개발,2만2,0000가구를 수용하는 ‘미니신도시’로 조성할 예정이다. 또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와 연평리,금곡리 일원을 포함하는 남양주 진접지구에는 67만2,000평을 개발,1만2,000가구를 수용하게 된다. 개발 담당자인 토지공사나 주택공사,광역지자체는 지구별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을 수립하고 토지매수 등의 절차를 거쳐 앞으로 2∼3년동안 택지를 조성한 뒤 2001년부터 주택건설업체에 토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건교부는 이들 지역이 택지로 개발될 경우 앞으로 8년동안 2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아파나시예프 駐韓 러 대사 특별 회견

    ◎“北 미사일 동북아에 중요 사안”/北 위성은 초소형… 러도 추적 발표 안해/외교관 맞추방 양국관계 근본 변화 없어 예브게니 아파나시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15일 서울신문과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한러관계의 현주소 및 발전적 방향,남북관계,북한 미사일 개발과 한·러 양국간 외교관 맞추방 사건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비교적 진솔하게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제적 틀 중시해야 ­북한이 지하 핵시설을 건설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또 일본과 러시아 공해상에 미사일(인공위성)시험발사를 하기도 했다.이런 일련의 북한측 태도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어떤가. ▲북한이 쏘아올린 인공위성은 아주 작아서 추적에 어려움이 많다.러시아도 현재 이를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는 상태다.북한이 쏘아 올린 인공위성이 실패했느냐,성공했느냐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번 인공위성 발사에 새로운 미사일(추진체를 지칭)을 사용한 사실이 나왔다는 것이다.러시아는 이번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또 프로그램개발을 도와달라는 어떤 요청도 받은바 없음을 분명히 한다. ­이번 북한 위성 파문이 갖는 의미가 있다면. ▲이번 북한의 미사일 테스트는 러시아와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 사이에 논의돼야 할 중요한 문제가 많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우리는 한 국가의 미사일 프로그램이 국제적으로 정립된 틀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또 다른 국가에 위협을 줘서도 안된다고 본다.이런 사건이 다시 일어나면 동북아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따라서 동북아 지역안보의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해 한국과 러시아,북한 미국 중국 일본 등 6개국이 참여하는 ‘동북아 다자간 안보대화’를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이 과정에서 한국과 러시아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 7월 정보외교관 추방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이 문제를 바라보는 러시아의 시각은 무엇이고,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러시아는 지난번 ‘스파이 사건’이 양국관계의 근본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국이 서로 감정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양국은 서로에 대한 관계의 중요성,한반도 상황을 돌아보아야 한다.동양에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이번 ‘스파이 사건’도 그같은 기회를 담고 있다.이 사건으로 양국간의 불신과 분노가 축적되는 결과가 올 수도 있는 반면 양국이 서로에 대한 우선 순위와 전략을 재평가할 수도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러시아는 희망적인 쪽에 서있으며 우리 관계가 새로운 장을 열어줄 것으로 믿고 있다. ○한·러 협조때 득 많아 ­러시아가 남북한이 대립하고 있는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한국과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이웃이고,또 서로 협조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사이다.金大中 대통령이 최근 인터뷰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해 러시아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에 러시아는 주목한다.金대통령은 또 한반도의 평화체제 확립을 위해서도 러시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한반도의 상황은 정말 우리에게도 중요하다.아직 해결되지 않은 남북통일이란 관점에서 뿐 아니라 현재의 남북한 대립구도가 앞으로 러시아 국경 근처에서의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다른 한편으로 한반도는 러시아의 극동지역의 개발,국경안보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러시아가 남북한 분쟁 해결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단지 인도적 이유에서만 아니라 우리의 국가이익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북한과 새조약 협의 ­한반도 문제 해결은 당사자인 남북한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다.이에 대해 러시아는 어떻게 생각하나. ▲러시아는 남북한간 직접 대화가 한반도 문제 해결의 가장 좋은 방안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다른 국가들은 남북한간 합의 도출을 촉진시키기 위해 호의적인 여건을 조성해주고,필요하다면 그것을 보증해줌으로써 한반도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러시아가 남북한 모두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것은 남북대화에 동력을 주기 위한 것이다.­러시아는 최근 북한과 새로운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논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북한에 대해 힘의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대북(對北)관계에 있어서는 다양한 수준에서의 접촉과 경제협력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본다.우호조약의 정비 문제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가장 큰 현안이다. 러시아는 지난 61년 북한과 맺었던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을 대체하기 위해 지난 95년 새로운 조약 초안을 만들어 북한측에 전달했다.양측은 현재 달라진 국제정세를 반영하는 새로운 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논의를 계속중이다. ­한·러수교 8주년을 맞이한 지금,양국관계가 많이 발전했다고 보는가. ▲사실상 적대관계였던 양국은 수교 이후 8년동안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교류를 넓혀왔다.그리고 양국은 무역과 과학기술 분야에서 아직도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다.러시아는 이제 한국을 군사및 군사기술 분야의 협력 파트너로서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는 상태다.
  • 민주열사 열전:5/金景淑 YH무역 사원(정직한 역사 되찾기)

    ◎자본·독재 억압에 처절히 항거/빈농의 딸… YH무역 폐업 맞서 몸던져/노동자 권리 확보 ‘값진 희생’으로 빛나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던 79년 8월 11일 새벽 2시.세번의 자동차 경적소리가 새벽의 정적을 깼다. 순간 마포 신민당사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1,000여명의 경찰들이 4층 농성장으로 진입,곤히 잠들었다가 깨어 황망히 대피하려던 YH노조원들을 에워쌌다. 경찰은 여공들과 신민당 당직자들을 무차별 구타하며 한명씩 대기중인 ‘닭장차’에 쑤셔넣었다. 그러나 2시간여 전까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정상화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결의문을 읽던 金景淑 노조 상임집행위원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후 당사 뒤편 지하실 입구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을 거뒀다. 경찰은 그녀가 전경들이 진입하자 왼팔동맥을 끊고 투신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도시산업선교회를 사건 배후세력으로 지목하고 文東煥·印名鎭·徐京錫 목사,李文永 전 고대교수,시인 高銀씨 등을 구속했다. YH사건은 70년대 노동운동의 정점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金景淑 열사가 있었다. 70년대를 열며 全泰壹 열사가 노동운동의 암흑기를 깨고 그 싹을 틔웠다. 그 위에 70년대 노동운동의 기틀이 다져졌고 이를 지키려는 민주노조의 치열한 저항의 절정이 바로 YH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사건은 여야의 극한 대립을 불러와 당시 金泳三 신민당 총재의 의원직 제명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부산·마산사태,10·26사건이 터지며 유신독재는 막을 내렸다. YH노조 농성의 직접적 원인은 회사의 일방적인 폐업방침을 철회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YH무역은 66년 재미교포 張龍虎씨가 100만원의 자본금과 10명의 종업원으로 시작한 가발수출업체였다. 수출드라이브 정책에 힘입어 70년 4,000여명의 종업원을 둔 국내 최대 가발업체로 성장했다. 한 밑천 잡은 張씨는 동서 秦東輝씨에게 사장자리를 물려주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미국 지사를 통한 무역을 구실로 여공들이 피땀흘려 만든 가발 300만달러어치를 미국에서 처분,그 대금으로 현지에서 백화점과 목장,빌딩 등을 구입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秦씨도 YH무역에서 얻은 수익금으로 해운회사를 차려 회사를 떠났다. 거기에 가발수출업이 사양화하고 석유파동이 겹치면서 회사는 79년 4월 폐업공고를 내기에 이르렀다. 76년 결성된 YH노조는 청계피복노조,동일방직노조 등과 함께 몇 안되는 ‘민주노조’중 하나였다. 당시 사회운동의 큰 쟁점거리이기도 했던 ‘민주노조’는 대부분의 산별·단위노조가 어용화한데 비해 노동자 권리를 위해 독자적 활동을 하는 노조를 의미했다. 金景淑씨는 YH무역에 민주노조가 있는 것을 무척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景淑이처럼 똑부러지게 일하고 노조활동하는 사람도 없었어요. 어려운 생활중에도 항상 명랑했고 후배들이 무척 따랐지요” 당시 노조사무장이던 朴泰連씨(44·주부)의 회고다. 그녀는 전형적인 빈농의 딸이었다. 세마지기의 농사를 짓던 아버지는 빚보증을 잘못 서 그나마 날려버리고 광주시내에서 행상을 하다 그녀가 8세때 세상을 등졌다. 어머니가 날품을 팔아야 했기에 그녀는 세살 터울의 남동생 俊坤씨(38)를 돌보며 자랐다. 국민학교 5학년부터 방학때면 누에고치 공장에 다니며 돈을 벌다가 73년 15세가 되던 해 상경했다. 그녀는 일기에서 “내가 배우지 못한 공부를 가르쳐서 동생만은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기대했던 서울생활은 한낱 꿈에 불과했다. 지독한 저임과 그나마도 떼어먹는 악덕기업주들이 많았던 것. 그때부터 모순덩어리의 사회에 눈을 뜨기 시작한 그녀는 일기에 이렇게 적고 있다. “…젊고 싱싱한 나이에 우리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공장 안에서 여러 형태의 억압을 받으며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혼탁한 먼지 속에 윙윙거리는 기계소리를 들으며 어언 8년동안 남은 것은 병밖에 없다.…” 20여년이 지난 오늘 YH사건과 金景淑 열사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당시 석유파동으로 인한 극심한 불황과 오늘의 IMF사태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경제적 고통의 터널은 닮은 꼴이다. 그때 자본세력과 결탁한 독재정권은 폐업·해고 등으로 그 부담을 주로 노동자들에게 지우려 했다. 金景淑씨는 그것에 저항한 격렬한 투쟁 속에 희생된 ‘한떨기 꽃’이었다.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오늘의 자본세력도 임금을 낮추고 정리해고를 실시하고 있다. 고도성장을 위해 희생한 노동자들은 오늘의 IMF위기에서도 가장 큰 희생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YH사건과 金景淑 열사의 죽음은 결코 지나간 과거의 일일 수만은 없다. ◎유가족·동료들은 지금…/모친 최영자씨=아직도 딸 가슴에 묻고 ‘회한’/동료 최순영씨=법률상담소 내 권익보호 앞장 “아무것도 모르고 정부가 하라는 대로 해부렀지” 어머니 崔英子 여사의 회한의 넋두리다. 崔여사는 딸이 죽고 이틀후 강남시립병원에서 죄인마냥 ‘3분만’에 장례를 치러야 했다. 뼛가루마저도 무등산자락에 뿌렸다. ‘딸이 큰 죄를 지었다’고 하는 경찰이 시키는 대로 한 것. “너무 억울하고 불쌍하게 갔어요. 야무지고 착해 모두들 며느리 삼고 싶다고 했는데…” 崔여사는 지금도 돈많이 벌어 동생 학비 대려면 서울로 가야한다고 말하던 딸의똘망똘망한 눈망울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야 딸이 월급을 제대로 못받아 풀빵으로 끼니를 때우며 동생학비와 생활비를 보냈다는 것을 알고 통곡했다고. 누이가 보내준 돈으로 전남기계공고를 다녔던 俊坤씨는 “그때는 잘 몰라 누이가 불쌍하기만 했지만 지금은 자랑스럽다”고 했다. 결혼해 딸 셋을 두고 있으며 광주 금호타이어에 다니고 있다. 당시 구속됐던 노조지부장 崔淳永씨와 사무장 朴泰連씨는 부천지역 여성노동자회 회장을 차례로 맡는 등 노동운동가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崔씨는 또 부천시의회 의원을 지내고 현재 가정법률상담소를 내 여성노동자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강제 귀향조치됐던 230여명의 여공들은 대부분 가정주부가 됐고,87년부터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당시 배후 ‘불순세력’으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던 徐京錫·印名鎭·文東煥·高銀·李文永씨는 그 이후에도 활발하게 인권·통일·민주화 운동을 벌였으며 다시 감옥에 가기도 했다. ◎동료 崔淳永씨 인터뷰/“모순된 시대상황 고발”/독재정권에 우리 힘 과시… 민주노조 존재 확인/“폐업 철회 아니면 죽음을” 혈서 보고 모두 놀라 “景淑이의 죽음은 모순적 시대상황에 대한 고발이었고 민주노조의 존재 확인이었지요” 당시 노조지부장이었던 崔淳永씨(46)는 “독재정권이 그렇게도 깨뜨리려는 민주노조의 힘이 결코 약하지 않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YH사건에 의미를 부여했다. 崔씨는 당시 농성하는 노조원들도 이미 폐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면서,“그러나 민주노조를 깨뜨리기 위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金景淑 열사의 투혼은 무서웠다고 한다. 4월 농성을 처음 시작할 무렵 그녀는 ‘폐업철회 아니면 죽음을’이란 혈서를 써서 노조회의에 들고 나와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또 “어차피 깨지는 싸움이지만 우리를 주목하고 있는 다른 민주노조들을 위해 순순히 물러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농성장소를 신민당사로 옮긴 것도 사건을 최대한 공론화하여 정권에 큰 부담을 주려는 의도였다고 했다. 崔씨는 경찰이 배후세력으로 도시산업선교회를 지목하고 그들의 지시를 받아 자살조까지 만들었다는 등 터무니 없는 사실을 조작해 순수한 여공들을 욕보였다고 분개했다. 또 여공들을 각 도별로 버스에 태워 강제 귀향시키고 부모에게는 협박조로 ‘딸조심’을 시켰다고. 이로 인해 얼마간 대다수 여공들이 ‘가택연금’을 당했고,부모에 의해 ‘강제로’ 결혼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崔씨는 뒷얘기를 소개했다. □金景淑 열사 연보 ▲1958년 전남 광산군 비야면에서 출생 ▲1965년 아버지 김용귀씨 병으로 사망 ▲1972년 광주 남국민학교 졸업. 누에고치 공장에서 일함 ▲1973년 상경. 한풍섬유 태진산업 등 봉제공장에서 미싱사로 일함 ▲1976년 YH무역 입사 ▲1977년 노조가 세운 야학 ‘녹지중학’입학해 2년후 졸업. 검정고시 준비 ▲1978년 노조 소그룹 ‘차돌이’ 그룹장으로 활약 ▲1979년 8월11일 새벽 농성 진압중 신민당사 뒷편 지하실 입구에서 쓰러진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시30분 쯤 숨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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