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일대 하루에만 373㎜ 쏟아부었다… 극한호우 이제 ‘뉴노멀’
짧은 시간 동안 특정 지역에 극단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전국 곳곳에 큰 피해를 남기고 있다. 올여름 장마가 시작된 뒤 전국에 400㎜ 넘는 비가 쏟아져 이미 평년 장마철 강수량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앞으로 이런 극한호우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까지 충청권, 전북, 경북 북부내륙에 최대 3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산사태 위기경보 ‘심각’이 발효 중인 만큼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터 전날인 15일까지 중부지방에 평균 489.1㎜, 남부지방에 473.4㎜, 제주에 307.7㎜의 비가 왔다. 중부지방은 평년(1991~2020년 평균) 장마철 강수량(378.3㎜)보다 29.3%, 남부지방(평년 341.1㎜)은 38.8% 많은 비가 내렸다.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주요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제주 한라산 삼각봉 1131.0㎜, 충남 청양군 정산면 913.5㎜, 경북 영주시 이산면 904.5㎜, 경북 문경시 동로면 864.5㎜,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862.0㎜, 전북 장수군 819.5㎜ 등이다. 특히 올여름은 지난 20일 동안 내린 비가 이미 평년 30일 이상인 장마 기간 내린 것보다 많았다.비가 집중됐던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사흘여간 누적 강수량은 충남 청양군 정산면 570.5㎜, 충남 공주 금흥동 511㎜, 전북 익산 함라면 499.5㎜, 세종 새롬동 486㎜를 기록했다. 게다가 기상청은 18일까지 충청권, 전북, 경북 북부내륙에 최대 3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장맛비는 이번주 내내 계속된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19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다 20~21일 제주를 제외하고는 소강상태에 들어간다. 하지만 22~24일 다시 전국에 비가 오고 25~26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고 일강수량을 갈아치울 정도로 짧은 시간 비가 집중적으로 퍼붓는 점은 호우 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북 군산시는 지난 14일 하루 동안 372.8㎜의 비가 내리면서 관측이 시작된 1968년 이후 최대 일강수량을 기록했다. 같은 날 전북 전주시(251.5㎜)와 부안군(194.5㎜), 충남 서산시(208.1㎜)와 금산군(195.1㎜)도 7월 일강수량 최고치를 경신하는 비가 내렸다. 1시간 누적 강수량 50㎜ 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 90㎜ 이상이 동시 관측되거나 1시간 강수량이 72㎜가 넘는 ‘극한호우’ 수준의 비가 올여름 종종 쏟아졌다는 얘기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지난 4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적응 및 감축 중장기 연구방향’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한 개발이 지속되면 2080년에는 우리나라 평균 일강수량이 현재보다 36.1%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금보다 더 심한 극한호우가 2~3년 안에 내릴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도시는 극한호우 수준인 시간당 60㎜ 정도의 비가 내리면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