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APEC 순방마닐라 이모저모
◎한미 정상 “현상황선 경수로 지원 어렵다”/한미 공동발표문 회담직전까지 내용 조율/첨예한 현안없는 한일 정상 시종 화기애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하고 있는 김영삼대통령은 일요일인 24일 강택민 중국 국가주석,하시모토 류타로 일본 총리,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졌다.김대통령은 이어 APEC경제자문위원회(ABAC)대회와 라모스 필리핀 대통령 주최 만찬,각국 정상과의 비공식 회의에 참석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한·미 정상회담◁
○…김대통령과 클린턴 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숙소로부터 비슷한 거리에 있는 필리핀 중앙은행 5층 그린룸에서 진행.
김대통령이 먼저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선거 이전에 미리 알았다』고 말하자 클린턴 대통령은 웃으면서 『김대통령께서 선거 결과를 나보다 더 먼저 알았다』고 화답.
○클린턴 대통령도 공감
회담장에서 김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유종하 외무장관,박건우 주미대사,윤용남 합참의장,반기문 외교안보수석,윤여준 공보수석,유명환 외무부 미주국장 등 배석자들을 차례로 소개.클린턴대통령도 크리스토퍼 국무장관,레이니 주한미대사,틸럴리 주한미군사령관,버거 백악관 안보부보좌관,샌디 크리스토프 백악관 안보선임보좌관,로드 국무부차관보등 미국측 배석자들을 일일이 소개.
회담에서 김대통령은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해 북한이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등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기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기술진과 장비를 보내려고 해도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신변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국민감정도 격앙된 상태여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클린턴 대통령도 공감을 표시.
한편 한국과 미국의 관계자들은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시간 직전까지 조율을 계속한 끝에 3개항의 공동언론발표문을 내기로 합의.
▷한일 정상회담◁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낮12시30분부터 1시간동안 하시모토 일본총리와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
하시모토 총리의 숙소인 다이아몬드호텔 프랑스식당 르 벨뷔에서열린 회담은 지난 3월 방콕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이후 세번째인데다 첨예한 현안이 없는 탓인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진행.
○일 총리 “형님과 만난다”
하시모토 총리는 예정시간 4분전부터 오찬장 입구에 선채로 김대통령을 기다리면서 『형님과 만나는 것이라 어려움이 없다』고 기자들에게 인사.
오찬장에 들어선 김대통령은 『선거에서 이긴뒤 신수가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해 잠시 웃음.
김대통령이 이어 하시모토 총리에게 『이케다외상은 체중이 많이나가 일을 더 많이 시켜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네자 하시모토 총리는 『이케다외상의 위가 너무 튼튼해 알코올 소비량이 많아졌다』고 응수해 다시 폭소.
두 정상은 이어 훈제연어와 비프스테이크를 메뉴로 오찬을 나누며 남북관계 등 한반도문제와 양국현안을 논의.
▷한중 정상회담◁
○…상오10시 강택민 주석의 숙소인 마닐라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서늘해진 마닐라 날씨와 지난해 양국 정상회담을 화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시작.
○강 주석 10분 먼저 도착회담 시작 10분전 회담장인 파크 볼룸에 먼저 도착한 강주석은 1분전쯤 입구에 나와 김대통령을 영접.
김대통령이 『언제 오셨느냐』고 인사를 건네자 강주석은 『대통령각하를 뵈니까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던 인상이 떠오른다』면서 『그때 따뜻한 환대를 받았으며 오늘 참석각료들도 낯이 익다』고 거듭 반가움을 표시.
▷경제자문회의◁
○…연쇄정상회담을 마친 김대통령은 이날 저녁 18개 APEC 회원국 정상들과 각국 APEC경제자문위원(ABAC)들과의 대화행사에 참석.
이날 대화에는 우리나라에서는 현재현 동양그룹회장,배순훈 대우전자회장,이민화 메디슨사장이 위원으로 참석.
▷라모스대통령 초청 만찬·비공식 정상회의◁
○…김대통령은 이어 국제회의센터 2층에 마련된 칵테일장으로 이동,APEC 회원국 정상들과 환담.18개 APEC 회원국 정상은 이어 1층에 마련된 만찬장으로 자리를 옮겨 라모스 필리핀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
○18개국 정성 만찬 참석
만찬에 앞서 라모스 필리핀 대통령은 환영연설을 통해 APEC의 발전과 회원국간 협력강화를기원.
만찬을 끝낸 각국 정상은 라모스대통령의 안내로 만찬장 옆 회의실로 이동해 25일 수비크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상견례를 겸한 비공식정상회의를 갖고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