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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억명 위협한다는 ‘이곳’ 충격 근황…“23년 만에 최저 수준”

    20억명 위협한다는 ‘이곳’ 충격 근황…“23년 만에 최저 수준”

    남극과 북극을 제외한 어떤 지역보다 많은 얼음과 눈을 저장해 ‘제3극’이라 불리는 히말라야산맥 적설량이 2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이 같은 적설량 감소가 3년 연속 계속돼 약 20억명의 ‘물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는 전날 펴낸 보고서에서 힌두쿠시·히말라야산맥 지역 적설량이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올해 겨울 강설량이 적었고, 눈이 내린 뒤 지상에 남아 있는 시간이 평년보다 23.6% 줄었다고 설명했다. ICIMOD는 적설량 감소가 3년 연속 계속돼 약 20억명의 ‘물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이 하천 유량 감소, 지하수 의존도 상승, 가뭄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얀마까지 이어지는 힌두쿠시산맥과 히말라야산맥은 북극과 남극을 제외하고 지구상에서 빙하가 가장 넓게 분포한 지역이다. 남·북극 다음으로 얼음과 눈이 많은 히말라야 고산지대는 약 20억 인구에게 중요한 담수 공급원이다. 폭염이 점점 자주 발생하는 가운데 주변 일부 국가는 이미 가뭄 주의보를 발령했다. ICIMOD는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부탄, 중국, 인도, 미얀마, 네팔, 파키스탄 등 인근 국가에 수자원 관리 개선, 가뭄 대비 강화, 조기 경보 체계 개선, 지역 협력 확대 등을 촉구했다. ICIMOD는 “탄소 배출이 이미 힌두쿠시·히말라야산맥에 돌이킬 수 없는 이상 현상을 가져왔다”며 낮은 적설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년 유엔 세계물개발보고서’ 공개“산의 빙하 어느 때보다 빠르게 녹아”유네스코 사무총장 “국경 초월한 협력 필요”기후 변화에 따른 빙하 유실은 세계적인 문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지구 기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기록된 2023년 전 세계 강 유량이 33년 만에 가장 적어지고 빙하 유실량도 최대 규모였다고 밝혔다. 유엔 유네스코가 공개한 ‘2025년 유엔 세계물개발보고서’에 따르면 산의 빙하는 기록상 어느 때보다 빠르게 녹고 있다. 아마존강으로 유입되는 물의 50%를 공급하는 라틴아메리카의 안데스산맥은 1980년대 이후 30~50%에 해당하는 빙하가 사라졌다. 이 속도라면 2040년까지 이 지역 모든 빙하가 사라질 예정이다. 동아프리카 산악지대에서는 1990년과 2015년 사이 빙하의 80%가 유실된 것으로 관찰됐다.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케냐산에서는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빙하가 44% 감소했다. 킬리만자로산의 빙하면적은 1984년에 비해 2011년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8개국은 물론 다뉴브강, 라인강 등에 물을 공급하는 알프스산맥도 녹고 있다. 2100년까지 얼음으로 덮인 부분의 45%가 사라지고, 강의 유량도 3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에서 전 세계 담수의 60%가 흘러나온다. 보고서는 “산악 지역의 물은 상류 산지 주변뿐 아니라 하류 지역에 거주하는 수십억명의 사람들의 식량 및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숲, 습지, 토양, 강은 물론 30억명 이상이 위험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빙하가 녹고 적설량이 감소하면서 산악지대에서 관개농업을 하는 주민들은 농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산간 농민 중 절반가량은 식량 불안에 놓여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물 부족은 이미 현실이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산은 저지대의 문제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산과 빙하가 공급하는 수자원이 분쟁의 원인이 될 위험이 있어 국경을 초월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공직자의 창] 기술이 아닌 감각으로 그려지는 도시

    [공직자의 창] 기술이 아닌 감각으로 그려지는 도시

    핀란드 헬싱키의 어느 뒷골목.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영화 ‘과거가 없는 남자’의 주인공은 기억을 잃은 채 낡은 컨테이너에 몸을 의지한다. 그의 도시에 눈부신 건축이나 정교한 기술은 없다. 매일 말을 건네는 이웃, 전기를 연결해 준 수선공처럼 작고 무심한 친절이 공간을 채운다. 영화는 도시를 정의하는 다른 방식을 보여 준다. 기술이 아닌, 관계와 기억으로 완성되는 공간. 중요한 건 누가 설계하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그려내느냐다. 미래의 도시는 그 마음에서 시작된다. 1997년 스페인 빌바오에 들어선 구겐하임 미술관은 쇠락하던 도시 운명을 바꿨다. ‘빌바오 효과’로 불리는 이 사례는 하나의 건축물이 도시 정체성까지 바꿀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일본 나오시마는 예술가들의 개입으로 폐허 같던 섬이 예술의 섬으로 재탄생했다. 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 5G, 확장현실(XR) 등 도시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은 도구일 뿐 방향은 사람의 상상력과 의도에 달려 있다. 이제 도시를 설계하는 주체는 건축가만이 아니다. 나오시마의 변화는 시선의 전환에서 비롯됐다. ‘이 거리에서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도시를 다르게 보게 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설계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체험하느냐다. 도시 설계는 더이상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도 앱의 알고리즘, 상권 추천, 해시태그 하나가 도시의 흐름을 바꾼다. 데이터 디자이너, 플랫폼 기획자, 인플루언서 등이 새로운 서사를 덧입히고 있다. 도시의 미래는 눈에 보이는 구조보다 그것을 구성하는 방식에 달려 있다. 한국에서도 변화가 확산하고 있다. 서울 성수동은 로컬 감각과 소셜미디어(SNS) 소비 문화로, 재개발 없이도 브랜드를 만든 사례다. 경기 수원 행궁동은 공공건축가와 시민이 동선을 함께 설계하고 사용자 경험이 반영된 공간이다. 행복도시 세종은 공공건축가 제도를 도입해 사용자 중심 공공건축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기술보다 의도, 구조보다 감각이 도시를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려면 제도적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도시설계 거버넌스는 전문가 중심에서 시민 감각을 반영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공간을 기록하는 ‘도시 감각 플랫폼’을 통해 시민도 설계에 참여할 수 있다. 둘째, 스마트시티 정책은 기술 중심에서 벗어나 기억과 정체성을 담는 경험 설계형 도시로 확장돼야 한다. 공공 공간은 기능을 넘어 공감 지도나 도시 일기처럼 감정을 반영하는 실험이 필요하다. 셋째, 로컬 설계자는 공간 관리자에서 감각 해석자, 서사 기획자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감각 기반 실험과 지원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어느 날 이런 도시가 펼쳐질지도 모른다. 낡은 골목 위로 기억이 덧입혀지고, 건물 외벽엔 오래된 이야기와 사진이 흐른다. 벤치엔 아이들 손 글씨와 그림이, 골목 입구엔 이웃이 만든 마을 지도가 놓인다. “이곳은 할머니가 장 보러 다니시던 길이에요”라는 음성이 흐르고 도시 곳곳엔 기술보다 사람의 감각이 배어 있다.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기억과 감각으로 빚어낸 도시다. 공간은 상상과 기억의 그릇이라는 프랑스 철학자 바슐라르의 철학처럼, 기술이 도시를 설계할 수는 있어도 도시에 숨을 불어넣는 건 사람의 감각과 이야기다. 우리가 설계해야 할 도시는 효율이라는 기능을 넘어 함께 살아낸 기억이 스며든 무대다. 도시의 미래는 어디에 있느냐보다 그 도시에 어떤 마음을 담아 그려 내느냐에 달려 있다. 김형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 “전 세계의 등불로 기억… 그의 희망 영원히 지속될 것”

    “전 세계의 등불로 기억… 그의 희망 영원히 지속될 것”

    트럼프 “교황 평화로운 안식 기원”푸틴 “인본주의·정의 수호자 존경”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전 세계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엑스(X)에 “교황은 교회가 인간과 인간, 그리고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묶어 주길 바랐다. 그의 희망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역시 “그의 가르침과 유산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슬픔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 교황과 작별을 고하지만 그는 주님의 평화 안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애도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중동 평화와 인질들의 무사 귀환을 위한 교황의 기도가 응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교황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에게 연민과 겸손, 영적 용기의 등불로 항상 기억될 것”이라며 “어린 시절부터 그리스도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헌신했고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부지런히 섬겼다.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을 지폈다”고 추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현명한 종교인이자 정치인, 인본주의와 정의의 뛰어난 가치를 견고하게 지키는 수호자로서 국제적으로 큰 존경을 받았다.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황의 ‘마지막 손님’이었던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X에서 “그를 사랑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그리스도 교인들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그는 매우 편찮았지만 어제 그를 만나서 행복했다. 코로나 시기 초기에 그가 전한 강론을 항상 기억하겠다. 하느님이 그의 영혼을 쉬게 하길”이라고 애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X에 “교황의 평화로운 안식을 빈다! 그와 그를 사랑한 모든 이들을 신이 축복하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 한국주교회의, 교황 일대기 발표…“세상 끝에서 온 목자, 하느님 품으로”

    한국주교회의, 교황 일대기 발표…“세상 끝에서 온 목자, 하느님 품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21일 교황의 일생을 일대기 형식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세상 끝에서 온 목자,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다…1936.12.17. - 2025.4.21.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애로마 시각 2013년 3월 13일 저녁(로마 현지 시각)에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아메리카 대륙의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됐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이었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 바로 우리가 추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는 1936년 12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17세 되던 해 성 마태오 복음사가 축일에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받던 중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체험했고, 동시에 사제성소를 느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목 표어인 ‘자비로이 부르시니(Miserando atque eligendo)’는 예수님께서 세리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신 복음서 기록에 관한 베다 성인의 강론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베르골료는 1958년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에 입회하여 1969년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 수련장과 관구장, 산미겔 철학·신학 대학 학장 겸 산미겔 교구 파트리아르카 산호세 본당 주임 신부 등을 역임했다. 1992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보좌주교로 주교품을 받았고, 1998년 교구장 대주교로 임명됐으며, 2001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추기경으로 서임했다. 2005년부터 6년간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의장을 지내며 교황청 라틴아메리카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밖으로 나가는 교회, 세상을 향한 발걸음2013년 3월 13일, 베르골료 추기경은 로마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린 콘클라베(교황 선출 비밀 투표)를 통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저의 형제 추기경님들께서 [로마의] 주교를 찾으러 지구의 끝까지 가신 것 같습니다”(선출 직후 첫 강복 메시지)라는 소감처럼, 그레고리오 3세 교황(시리아) 이후 1282년 만의 비유럽 출신 교황 탄생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콘클라베를 위해 소집된 추기경 회의에서 그는 ‘밖으로 나가는 교회’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고 한다. 쿠바 출신 동료 추기경이 전한 그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신약성경 요한] 묵시록에서 예수님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신다고 전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 시대에 예수님은 안에 계시면서 밖으로 나가게 해달라고 문을 두드리신다고 생각한다. 자기중심적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 안에 가두고 그분이 밖으로 나가시지 못하게 한다.”(zenit.org, 2013.3.26.) 이는 그가 첫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2013년)에서 말한 “거리로 나와 다치고 상처받고 더럽혀진 교회”라는 표현과 맥을 같이 한다. 그가 선택한 교황명은 ‘프란치스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평화의 사도이자,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평생을 함께했다. 성인의 삶을 닮고자 했던 프란치스코는 즉위 직후부터 행동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즉위 후 9일 뒤 로마의 한 교도소에서 첫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를 봉헌하며 재소자들의 발을 씻겼다. 2013년 7월 람페두사에서 난민들의 죽음을 환기하며 “무관심의 세계화”를 질타하던 목소리, 2014년 한국 방문에서 보여준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연민, 2020년 3월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두려워 떠는 세상을 위해 기도하던 뒷모습은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교황은 또 현대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관심을 제도화하여 ‘세계 가난한 이의 날(11월, 전례력 연중 제33주일)’과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7월 마지막 주일)’을 제정했다. ●복음의 기쁨 전하며 공의회 정신 계승프란치스코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 이하 ‘공의회’) 이후 사제품을 받은 첫 교황으로서, 가톨릭의 현대화(아조르나멘토)를 이뤘다고 평가받는 공의회 정신의 계승에 심혈을 기울였다. 교황은 2015년 공의회 폐막 50주년 기념으로 거행된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 미사에서 교회와 우리 시대 모든 이의 만남, 복음의 기쁨과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는 선교 열정, 민족과 계층을 초월한 착한 사마리아인의 자비를 실천하자고 권고했다. 2022년에는 9년간 준비한 교황청 기구 개혁을 단행했다. 개혁안을 담은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2022.3.19. 반포, 6.5. 발효)는 개혁의 지향을 공의회의 쇄신 정신, 착한 사마리아인의 영성, 친교 안에서의 공동 책임, 주교들의 사명에 대한 봉사, 보편성의 표현, 부(富)의 축소 등으로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유럽인 성직자 중심으로 여겨지던 교황청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재위 기간에 걸쳐 미얀마,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동티모르, 라오스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주교들을 추기경으로 발탁했으며,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복음화부 장관 직무 대행, 필리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성직자성 장관, 대한민국) 등 아시아 성직자, 시모나 브람빌라 수녀(수도회부 장관), 파올로 루피니 박사(홍보부 장관), 막시마노 카바예로 레도 박사(재무원장) 등을 교황청 관료로 등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4편, 교황 권고 7편을 비롯해 자신이 반포한 공식 문헌들에서 기쁨, 자비, 생태적 회개, 형제애를 실천을 강조했다. 아울러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현대의 위험인 고립과 자아도취를 물리치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기쁨을 모두와 나누며(「복음의 기쁨」), 철저히 현실적이면서도 희망에 가득 찬 영으로 다른 이들을 비추자고 요청했다(「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2015년 자비의 특별 희년에 조명한 착한 사마리아인 정신은 「모든 형제들」(2020년)에서 구체화됐다. 교황은 「찬미받으소서」(2015년)를 통해 지구에 대한 인류의 관점을 쓰고 버리는 자원 창고가 아닌 ‘공동의 집’으로 전환시켰고, 창조 질서 수호를 위한 국제적 연대의 사명을 일깨웠다. 그는 정교회가 1989년부터 지내 온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2015년부터 가톨릭 교회 기념일로 지정해, 모든 그리스도인이 함께 기도하고 행동하는 날로 만들었다. 시노달리타스, 곧 모든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걷는 여정에 대한 꿈은 그가 교회에 남긴 귀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시노달리타스의 어근인 ‘시노드’는 의미상 ‘함께+길’의 합성어이면서 교회 회의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마무리하며 제정한 세계주교시노드가 지역 교회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하도록 힘을 실었다. 그가 소집한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는 가정(2015년 제14차), 청년(2018년 제15차) 등 현대 교회와 사회의 관심사를 짚으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를 주제로 한 제16차 정기총회는 2021년부터 햇수로 4년간 이어졌다. 교회 자체를 성찰과 쇄신의 대상으로 삼은 이 정기총회 여정은 풀뿌리 교회 조직인 본당에서부터 교구, 주교회의, 대륙을 거쳐 두 차례 로마 총회(제1회기 2023년 10월, 제2회기 2024년 10월)로 수렴되었고, 폐막 후에도 전 세계에서 ‘이행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희망과 평화의 사도한국인에게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잊지 못할 존재다. 2014년 8월, 재위 2년차 교황은 첫 아시아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제6회 아시아 청년 대회(AYD) 폐막 미사에서 “잠자고 있는 사람은 춤출 수 없다”는 말로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복 미사를 주례하면서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들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를 시복했으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위로하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국가 단위의 주교단이 교황에게 지역교회 현황을 직접 알리고 논의하는 ‘사도좌 정기 방문’(Visita ad limina)에서도 교황은 한국을 향한 사랑을 전했다. 2015년 방문 중에는 한국 주교들에게 한국 사회의 현안을 묻는 한편, 현지에서 봉헌된 124위 시복 감사 미사에 부쳐 “평신도에 의해 시작됐고 순교자들의 피와 땀으로 건설된 한국 교회가 안락한 신앙을 버리고 아시아 교회의 빛이 되”기를 당부했다. 2024년에는 “분단된 한국, 고통의 상황이 속히 개선되고 종결되도록 기도”할 것을 약속하며, “젊은이들에게 신뢰를 주는 교회, 열린 분위기의 교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독려했다. 교황은 재임 기간 내내 세계 평화를 위한 실천을 멈추지 않았다. 2013년 7월 브라질부터 2024년 12월 프랑스까지 70여 개국을 사목 방문했고, 전쟁 지역인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교황 특사를 파견했으며,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와 단식의 날’을 여러 번 선포했다. 교황은 2013년 9월 7일 시리아의 평화를 위해, 2018년에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수단, 2020년에는 레바논, 2021년에는 아프가니스탄을 위해, 2022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2023년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식을 위해 전 세계 그리스도인의 기도와 연대를 청했다. 평화를 위한 교황의 기도는 병상에서도 계속되었다. 교황은 서면으로 발표한 2025년 2월 23일 주일 삼종기도 연설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3년을 언급하며,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중동, 미얀마, 수단 등 분쟁 지역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청했다. 병세가 완화된 24일에는 가자 지구의 본당신부에게 전화로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2025년 3월 23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서 퇴원한 뒤에도, 교황은 생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님의 양 떼인 신자들과 함께했다. 비록 휠체어에 의지한 모습이었지만, 교황은 퇴원하던 날에도, 4월 6일 병자와 의료 종사자를 위한 희년 행사 현장에도, 성주간의 첫날인 4월 13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도, 17일부터 이어진 파스카 성삼일과 20일 주님 부활 대축일에도, 그를 위해 기도하는 신자들에게 직접 찾아가 인사를 건넸다. 즉위 직후 2013년 3월 28일(성주간 목요일) 성유 축성 미사 때 사제들에게 권고한 대로, 교황은 끝까지 주님의 양(羊=신자)들 가운데에 있었던 “양 냄새 나는 목자”였다. 2025년 가톨릭 교회의 정기 희년(25년 주기)을 선포하며 ‘희망’이라는 키워드를 세계인의 가슴에 새기고, 희년의 부활 대축일을 지낸 후 하느님 품으로 돌아간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은 최근에 발행된 자서전 「희망」(Spera)에서 그가 사목 방문 때마다 찾아가 기도했던 로마 성모 대성전(Basilica Papale di Santa Maria Maggiore)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 “저희 가게 ‘별’ 빼주세요”…미쉐린 식당 ‘자진 반납’ 나선 이유는

    “저희 가게 ‘별’ 빼주세요”…미쉐린 식당 ‘자진 반납’ 나선 이유는

    세계적 미식 평가 안내서인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식당이 ‘별점’을 자진 반납하는 등 유럽 식당가에서 미쉐린 가이드 등재를 꺼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루카에 있는 레스토랑 ‘질리오’는 지난해 10월 미쉐린 측에 자신들이 받은 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이 레스토랑의 공동 소유주인 베네데토 룰로는 미쉐린 별점이 부담됐다고 한다. 기교를 부린 음식과 격식 있는 분위기의 식당일 것이라고 짐작하는 손님이 많아지면서 레스토랑을 찾는 발길이 줄었다는 것이다. 그는 “티셔츠와 슬리퍼, 반바지 차림으로도 고급 레스토랑에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셰프 마르크 베라는 최근 프랑스 메제브 스키 리조트에 새로 연 레스토랑에 미쉐린 비평가들의 출입을 금지했다. 셰프들이 미쉐린 가이드에 반감을 갖는 이유는 ‘미쉐린 식당’이라는 영예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극심한 압박감 때문이라고 가디언은 짚었다. 매체에 따르면 미쉐린 가이드에 대한 이러한 비판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영국 런던의 미쉐린 선정 레스토랑 ‘피터샴 너서리’의 셰프였던 스카이 긴겔은 2012년 미쉐린의 별점이 저주가 됐다면서 다시는 별을 받지 않기를 기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해당 레스토랑을 떠나면서 미쉐린 가이드 등재 이후 레스토랑이 너무 붐비고 자신의 캐주얼한 스타일과는 상반되는 고급 레스토랑 경험을 기대하는 고객들의 불만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미쉐린 측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새로운 세대의 고객과 인플루언서에 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또 미쉐린은 ‘지속 가능한 미식’을 실천하는지를 따지는 ‘그린 스타’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실험을 선보여왔다. 가이드북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각국 관광 당국으로부터 돈을 받기 시작한 것도 최근이다. 음식 비평가 앤디 헤일러는 “2016년부터 2018년 사이에 미쉐린은 사업 모델을 바꿔야 했다”며 “더 이상 인쇄된 가이드북을 사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 미국, 중국 등의 관광청으로부터 돈을 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미쉐린 가이드 평가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헤일러는 “미쉐린이 관광청으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고 ‘미안하지만 식당들이 모두 형편없으니 별을 줄 수 없다’고 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쉐린 측은 레스토랑을 선정하고 별을 주는 과정에는 문제가 없으며, 후원과 등급을 담당하는 팀은 별개라는 입장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 부산국제단편영화제 24일 개막

    부산국제단편영화제 24일 개막

    제42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24일부터 29일까지 영화의전당과 BNK 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국내최대 규모 국제단편영화제인 이 영화제는 1980년에 시작해 올해 42회째로 부산시가 후원하고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주최·주관한다. 올해 영화제는 ‘시네마 앤 사운드(Cinema & Sound)’를 주제로 사운드의 예술을 깊게 들여다본다. 영화 인물의 대사, 효과음, 영화음악 등 영화예술에서 ‘사운드의 미학’을 단편영화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121개국 5,530편의 출품작 중 국제 경쟁 40편, 한국경쟁 20편을 포함 총 41개국 157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주빈국 콜롬비아 작품 ‘악어 할아버지’, 프랑스 작품 ‘물을 넘어서’, 멕시코 작품 ‘카를로스의 철모’ 등 3편이다. 개막작은 24일 오후 7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 공개된다. 특히, 올해는 영화제 최초로 콜롬비아를 주빈국으로 선정해, 콜롬비아의 현실을 담아낸 콜롬비아 프로그램 등 다양한 특별상영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폐막식은 4월 29일 오후 7시에 열리며, 부문별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한 4개 부문 12편의 수상작을 발표한다. 영화제 티켓은 영화의전당(www.dureraum.org)과 현장에서 예매하며 자세한 내용은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공식 누리집(bisff.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알뜰 여행 ‘경기투어패스’, 5월 황금연휴 맞춰 한 달 앞당겨 출시

    알뜰 여행 ‘경기투어패스’, 5월 황금연휴 맞춰 한 달 앞당겨 출시

    하나의 티켓으로 경기도 관광지 100곳 이용, 200곳 확대 예정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5월 황금연휴 및 가정의 달 등 여행수요가 많은 시기에 맞춰 지난해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오늘(21일)부터 ‘경기투어패스’ 판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경기관광통합이용권인 ‘경기투어패스’는 ▲24시간권(19,900원) ▲48시간권(25,900원) ▲72시간권(35,900원)이 있으며, 하나의 티켓으로 도내 관광지, 체험시설, 카페 등 경기도 전역의 주요 관광시설 100개소를 자유롭게 무료 이용할 수 있다. 주요 관광시설로는 가평 쁘띠프랑스, 안성팜랜드, 포천 허브아일랜드, 파주 임진각평화곤돌라 등 도내 인기 관광지가 포함돼 있다. 올해는 파주 퍼스트가든,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내 임진강 독개다리, 광주 경기도자박물관 등이 신규 가맹 관광지로 추가됐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화성행궁, 가평 자라섬 꽃 페스타, 시흥 웨이브파크 등 다양한 테마의 신규 관광자원을 추가해, 연내 가맹점을 200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관광공사 조원용 사장은 “경기투어패스는 도내에 있는 다양한 관광지를 최고의 가성비로 즐길 수 있는 가장 스마트한 여행 수단”이라며 “5월 황금연휴를 맞아 가족, 친구, 연인 등과 합리적 가격의 투어패스로 경기도의 매력적인 여행지에서 즐겁고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쌓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경기투어패스는 네이버, 쿠팡, 여기어때, 야놀자 등 주요 플랫폼에 차례대로 오픈할 예정이다.
  • 임신 중인 여동생도…가족들과 숨진 예비 신부 “시끄러운 죽음이길” 무슨 사연

    임신 중인 여동생도…가족들과 숨진 예비 신부 “시끄러운 죽음이길” 무슨 사연

    가자지구의 참상을 기록해 세상에 알려온 팔레스타인 사진기자이자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파티마 하수나(25)가 자신의 결혼식을 앞두고 가족들과 함께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지는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다. 20일(현지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하수나는 지난 16일 가자지구 북부 자택에서 이스라엘군의 로켓 공격으로 사망했다. 하수나는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부였으며, 임신 중이던 여동생 등 그의 가족들이 공습으로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하수나는 지난해 8월 소셜미디어(SNS)에 “내가 죽는다면 세상에 울림이 있는 죽음이 되길 바란다. 그저 한 줄 속보에 실리거나 희생자 숫자로만 남고 싶지는 않다”고 썼다. 이어 “나는 세상이 듣는 죽음, 세월이 흘러도 영원히 묻히지 않을 불멸의 이미지로 남고 싶다”고 적었다. 팔레스타인언론인보호센터(PJPC)는 이스라엘군이 언론인을 표적 살해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공격이 “하마스 테러리스트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웃들은 하수나와 그 가족이 하마스와 무관하다고 증언했다. 하수나가 죽기 하루 전,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가 칸영화제 ‘아시드(ACID) 칸’ 공식 선정작으로 발표됐다. 올해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된 장편영화 9편 가운데 이란의 유명 여성 영화감독 시피데 파르시의 ‘너의 손에 영혼을 얹고 걸어라’가 가자지구에서 하수나의 삶과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그의 삶과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다음 달 열리는 칸국제영화제 독립영화 병행 부문인 ‘아시드(ACID) 칸’에 초청되면서 그 역시 영화제 참석을 꿈꿨지만, 결국 ‘지상 최대의 지붕 없는 감옥’이라 불리는 가자지구 바깥을 나서지 못한 채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로 망명해 활동하고 있는 파르시 감독은 하수나가 죽기 불과 몇시간 전 ACID 초청이라는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그와 통화했고 영화제 참석을 위해 프랑스에 가는 방법을 얘기했다며 “사망 소식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수나는 매우 밝은 사람이며 천성적으로 낙관적인 사람”이라면서 “그녀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거짓말이길 빌었다. 하수나의 다큐멘터리가 가자지구에서의 삶을 조명하고 그를 기리는 추모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애도했다. 하수나가 페이스북에 마지막으로 올린 게시물은 죽기 나흘 전 가자지구의 어부들을 찍은 사진이었다. 그는 바다와 이스라엘의 분리장벽으로 봉쇄된 가자지구 상황을 말하는 듯 “당신이 이곳에 들어올 수는 있어도 나가진 못할 것이다. 떠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일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모든 인도적 구호품의 반입을 봉쇄했다. 이후 같은달 18일에는 두 달 동안의 정전 협정이 종결되자마자 가자지구 전체에 대한 죽음의 폭격과 지상 공격을 재개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이때 시작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한 달여 동안에 가자 주민 1827명이 살해당했고 4828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 2023년 10월 개전 당시부터 지금까지의 누적 사망자 수는 5만 1201명, 부상자는 11만 6869명에 달한다.
  • “안 입는 중고 옷 21%…파티에서 ‘힙하게’ 다시 입어요”

    “안 입는 중고 옷 21%…파티에서 ‘힙하게’ 다시 입어요”

    매일 수많은 옷들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팔리고, 또 버려진다. 이런 ‘패스트 패션’은 매립, 소각 등 처리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한다. 정주연(50) 다시입다연구소 대표는 이렇게 필요 이상으로 생산하고 버리는 패션업계의 관행을 바꿔 나가기 위해 매년 파티를 연다. ‘멀쩡하지만 입지 않는 옷이 21%나 된다’는 자체 조사 결과에서 착안한 ‘21%파티’로 누구든지 안 입는 옷을 가져와 교환하는 행사다. 정 대표는 20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중고 의류를 입는 행동에 대해 ‘힙하다’(멋지다)는 인식이 퍼지도록 파티처럼 기획한다”며 “서울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서울·대전·광주·부산·제주·강원 등에서 28개 팀이 주최해 지역에 따라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옷에는 가격표 대신 기부자가 남긴 ‘옷에 얽힌 이야기’가 적혀 있고 디제잉과 댄스 공연도 즐길 수 있다. 매년 참가자가 늘어 지난해에는 총 1136명이 방문해 2710벌을 바꿔 갔고 교환율도 2023년 77%, 지난해 79.6%로 상승세다. 행사를 기획한 다시입다연구소는 정 대표를 주축으로 2020년 설립된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대사관 등에서 일했던 정 대표는 유럽의 정책이 환경을 우선 고려해 수립되는 과정을 가까이서 접했다. 예컨대 프랑스의 경우 패스트 패션 광고를 금지하고 기업에 환경 부담금을 부과한다. 정 대표는 “환경을 가장 오염시키는 산업 2위가 패션”이라며 “프랑스는 의류 수선비를 국가에서 지원해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과잉 생산과 소비는 사회적인 문제도 초래한다. 저렴한 옷을 빠르게 생산, 유통하려면 노동력이 과도하게 사용될 수밖에 없어서다.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 1134명의 목숨을 앗아간 ‘라나플라자 붕괴 사고’가 대표적이다. ‘21%파티’는 이 사고를 기억하기 위해 매년 4월 24일 주간에 열린다. “참사 이후에도 패션업계는 그대로입니다. 기업은 생산량과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노동자가 임금을 얼마나 받는지도 알 수 없어요. 한국 기업도 생산부터 재고 처리까지 구체적인 과정이 불투명합니다.” 정 대표는 “의류 재고 소각·매립을 금지하는 ‘재고 폐기 금지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선사문화 성지 ‘반구천 암각화’… 7월 세계유산 꿈 이뤄진다

    선사문화 성지 ‘반구천 암각화’… 7월 세계유산 꿈 이뤄진다

    신석기·청동기 시대 생활상 그림신라시대 금속 도구로 새긴 문자한반도 선사문화 정수 자료 평가 반구대·천전리 두 곳 묶어서 추진 7월 등재 땐 한국 17번째 세계유산 2035년 중장기 목표로 종합 정비 관광자원 활성화용 콘텐츠 개발 암각화 일원 보존 위한 사업 추진 신석기 시대의 생활상을 새긴 암각화와 청동기 시대의 기하학적 그림을 간직한 울산 울주 ‘반구천의 암각화’. 오는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울산시는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심사를 3개월 앞두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7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서 등재 결정 울산시는 오는 7월 6일부터 16일까지 파리에서 열리는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고 20일 밝혔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국보 147호)를 포함한 반구대 일대를 의미한다. 반구대 암각화는 높이 4m, 너비 10m의 ‘ㄱ’자 모양으로 꺾인 절벽 암반에 새겨진 바위그림이다. 바위에 선과 점을 이용해 호랑이, 멧돼지, 사슴, 귀신고래 등 300여 마리의 동물과 사냥 장면을 생동감 있게 표현해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반구대 상류의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진 암석이다. 신석기 시대 그림과 청동기 시대 기하학적 그림, 신라 시대의 금속 도구를 이용한 그림과 문자가 남아 있다.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년) 시기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글자는 6세기 무렵 신라 사회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실사 토대로 등재·보류·반려·불가 결론 울산시는 한반도 선사문화의 정수로 평가받는 두 유산을 반구천의 암각화로 묶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2010년 유네스코 잠정 목록에 등재된 이후 2021년 세계문화유산 우선 목록에 선정됐다.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공식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지난해 5월 27일부터 31일까지 반구천의 암각화 일대를 실사했다. 실사는 이코모스에서 지명한 서호주대 벤저민 스미스 교수가 맡아 언양읍 대곡리의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등을 둘러보며 유산 현황을 점검했다. 스미스 교수는 암각화 보존 관리와 활용 현황을 살피고 관련 기관도 방문했다. 이코모스는 현장 실사 결과와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심사를 바탕으로 ‘등재’, ‘보류’, ‘반려’, ‘등재불가’ 등 4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다음달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한다. 결과는 7월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나온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반구천의 암각화는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린다. ●역사 탐방로 조성·세계암각화센터 추진 울산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최종 심사를 앞두고 반구천의 암각화 역사문화 탐방로를 조성한다. 탐방로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사업비 175억원을 들여 반구천 일대의 문화유산과 경관 명소를 걸으면서 돌아볼 수 있도록 조성된다. 길이 11.6㎞의 탐방로는 천전리암각화길, 반구대암각화길, 반구옛길 등 3개 코스다. 시는 또 47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27년까지 반구천의 암각화 일원에 반구대세계암각화센터도 건립한다. 이 센터는 암각화의 문화유산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암각화 보존과 관광 상품 개발 등의 역할을 한다. 반구천의 암각화와 연계한 궁도도 육성한다. 암각화에는 한반도 최초의 활쏘기 그림이 새겨져 있다. 선사인들이 짧은 활로 사냥하는 장면이 묘사돼 있어 한반도 활쏘기의 기원이 7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는 오는 10월 38개국 800여명이 참여하는 ‘세계궁도대회’를 개최해 울산을 세계 궁도 거점도시로 알릴 계획이다. ●반구천 보전·활용 종합정비계획 수립 이와 함께 시는 반구천의 암각화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종합정비계획도 수립한다. 이번 용역은 2035년까지의 중장기 계획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자연 및 인문 환경 기초조사 ▲자연유산구역 정비 및 복원 ▲건축물 및 시설물 정비 ▲관람 환경 개선 및 탐방 동선 계획 ▲국가유산 활용 및 관광 활성화 방안 등이다. 무엇보다 반구천의 암각화의 역사성과 경관을 보호하면서 지속 가능한 활용을 할 수 있도록 기존의 연구자료 분석과 국내외 유사 사례 비교 등을 통해 실질적이고 종합적인 보존·관리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는 반구천의 암각화 일원을 보존하는 동시에 탐방객 증가를 대비한 접근성 개선 사업도 추진한다. 또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홍보와 관련 콘텐츠 개발에도 나선다. 시는 미디어아트, 세계유산 축전 등 문화사업과 연계한 활용 방안을 비롯해 자연환경 보호를 위한 수목 정비, 동식물 서식지 보호, 주요 조망점 발굴 등도 병행할 예정이다. 반구천의 암각화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해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과 교육·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도 추진된다. 방문객이 자연유산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인터랙티브 전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 도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 “세계문화유산 등재 위한 16년간의 노력… 국제사회도 그 가치 인정할 것”

    “세계문화유산 등재 위한 16년간의 노력… 국제사회도 그 가치 인정할 것”

    “울산시는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지난 16년간 공을 들여 왔습니다. 반구천의 암각화가 오는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까지 한 치의 빈틈없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 -세계문화유산 등재 결정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 “유네스코 자문·심사 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지난해 5월 실시한 현장 실사와 각종 자료, 서면질의서 등을 토대로 오는 5월 최종 평가서를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한다. 사실상 마지막 평가 단계로 접어든 만큼 국가유산청과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최종 결정될 때까지 외교부, 국가유산청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울산시의 전략은.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은 2010년 시작됐고 최종 결정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전체 과정에 소요된 시간이 무려 16년이다. 오랜 기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완할 점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특히 반구천의 암각화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증명하는 데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에 걸쳐 제작된 다양한 그림과 문자가 담겨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 지난 16년간 이런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한 만큼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은. 이코모스가 오는 5월 제출할 최종 보고서에는 지난 1년 동안 반구천의 암각화를 평가한 의견과 등재·보류·반려·등재불가 중 하나의 권고안이 포함돼 있다. 울산시는 국가유산청과 함께 세계유산센터의 다양한 평가와 심사에 최선을 다한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의미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대한민국의 유산에서 세계의 유산으로 그 가치가 높아진다. 따라서 국내외 많은 방문객이 반구천의 암각화를 보기 위해 울산을 찾을 것이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큰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이 울산에 있다는 것은 시민의 큰 자긍심이 될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 관리 방안은. “세계유산이 되면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유산 보호관리 계획을 수립·이행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보고서도 제출해야 한다. 유산 보호를 위한 국제협력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울산시는 세계유산 등재 이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울주 반구천 일원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 송파 새 명물 ‘더 스피어’… 외국인 인플루언서 팸투어

    송파 새 명물 ‘더 스피어’… 외국인 인플루언서 팸투어

    서울 송파구가 21일 외국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더 스피어’ 팸투어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송파구 관계자는 “새로운 랜드마크인 더 스피어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글로벌 홍보”라고 설명했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16개국 출신의 외국인 인플루언서 2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평균 2만 5000여명, 최대 29만명의 소셜미디어(SNS)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더 스피어는 석촌호수 서호에 조성된 지름 7m 규모의 구 형태 미디어아트 조형물이다. 4K 해상도·22컬러 비트 고화질 영상 구현이 가능한 특수 곡면형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로 제작됐다. 총 3096개의 LED 패널로 구성돼 야외에서도 선명한 색감을 자랑한다. 참가자들은 석촌호수의 사계 등 27종의 미디어아트 콘텐츠와 함께 참여형 콘텐츠도 체험해 볼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캐리커처는 키오스크를 통해 사진을 촬영한 후 수채화·애니메이션·드로잉 세 가지 스타일로 변환된 얼굴 이미지가 실시간으로 표현된다. 전국 최초로 도심 수변공원에 조성한 상설 미디어아트 시설물인 더 스피어는 관광객의 동선을 송파대로 일대까지 넓힐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이번 팸투어는 다양한 국적과 연령대의 인플루언서들이 송파의 새 명물 더 스피어를 경험하고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제도시 송파의 문화적 역량과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 美 경고에 러 “30시간 휴전” 우크라는 “30일로 늘리자”

    美 경고에 러 “30시간 휴전” 우크라는 “30일로 늘리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전 중재에서 손을 떼겠다는 미국의 경고 하루 만인 19일(현지시간) ‘30시간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국의 휴전 중재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30일간의 휴전을 역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에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면담하던 중 “러시아는 (모스크바 현지시간으로) 19일 오후 6시부터 21일 0시까지 ‘부활절 휴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도 우리의 본보기를 따를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우리 군은 휴전 위반이나 적의 도발 등 어떤 공격에도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조치는 종전 논의에서 발을 뺄 수 있다고 경고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달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의 문답 중 교착상태에 빠진 휴전 문제와 관련해 “두 당사국 중 한쪽이 상황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면 우리는 ‘당신은 바보다. 우리는 (더이상의 중재 노력을) 사양하겠다’고 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같은 날 프랑스 파리에서 “평화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이 중재 역할에서 손을 뗄 수 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동시 압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의 이번 휴전 선언은 미국이 발을 빼는 것을 막고 자신을 평화를 가장 절실히 원하는 리더로 포장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은 “이제 문명 세계는 러시아도 정말로 진지한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선언한 휴전이 아닌 미국의 중재안인 ‘30일 휴전’에 합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0시간은 언론 보도를 위한 것이지 신뢰를 구축하기엔 부족한 시간”이라며 “30일이면 평화를 위해 노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옷장 속 잠자는 옷, 5벌 중 1벌…“안 사고 나눠 입는 게 힙한거죠”

    옷장 속 잠자는 옷, 5벌 중 1벌…“안 사고 나눠 입는 게 힙한거죠”

    매일 수많은 옷들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팔리고, 또 버려진다. 이런 ‘패스트 패션’은 생산부터 매립, 소각 등 처리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한다. 정주연(50) 다시입다연구소 대표는 이렇게 필요 이상으로 생산하고 버리는 패션업계 관행을 바꿔나가기 위해 매년 ‘파티’를 연다. ‘멀쩡하지만 입지 않는 옷이 21%나 된다’는 자체 조사결과에 착안한 ‘21%파티’로 누구든지 안 입는 옷을 가져와 교환하는 행사다. 정 대표는 20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중고 의류를 입는 행동에 대해 ‘힙하다’(멋지다)는 인식이 퍼지도록 파티처럼 기획한다”며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1%파티 위크’는 서울·대전·광주·부산·제주·강원 등에서 28개 팀이 주최해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옷에는 가격표 대신 기부자가 남긴 ‘옷에 얽힌 이야기’가 적혀있고, 디제잉과 댄스 공연도 즐길 수 있다. 매년 참가자가 늘어 지난해 총 1136명이 방문해 2710벌을 바꿔갔다. 교환율은 2023년 77%, 지난해 79.6%로 상승세다. 다시 입고 바꿔 입는 것 외에 고쳐입는 문화까지 확산하기 위해 수선 워크숍과 전시회도 연다. 정 대표는 “옷을 구매하지 않은지 2년 됐다, 중고 의류를 입는 게 멋진 거라고 말해주는 분들이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행사를 기획한 다시입다연구소는 정 대표를 주축으로 2020년 설립된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대사관 등에서 일했던 정 대표는 유럽의 정책이 환경을 우선 고려해 수립되는 과정을 가까이서 접했다. 예컨대 프랑스의 경우 패스트 패션 광고를 금지하고 기업에 환경 부담금을 부과한다. 정 대표는 “환경을 가장 오염시키는 산업 2위가 패션”이라며 “프랑스는 의류 수선비를 국가에서 지원해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과잉 생산과 소비는 사회적인 문제도 초래한다. 저렴한 옷을 빠르게 생산, 유통하려면 노동력이 과도하게 사용될 수밖에 없어서다.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 1134명의 목숨을 앗아간 ‘라나플라자 붕괴 사고’가 대표적이다. ‘21%파티’는 이 사고를 기억하기 위해 매년 4월 24일 주간에 열린다. “참사 이후에도 패션업계는 그대로입니다. 기업은 생산량과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노동자가 임금을 얼마나 받는지도 알 수 없어요. 한국 기업도 생산부터 재고 처리까지 구체적인 과정이 불투명합니다.” 정 대표는 “의류 재고 소각·매립을 금지하는 ‘재고 폐기 금지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경규, ‘이것’ 공개하자마자 ‘인급동’…유튜브 구독자 40만 돌파

    이경규, ‘이것’ 공개하자마자 ‘인급동’…유튜브 구독자 40만 돌파

    코미디언 이경규(64)가 개인 유튜브 채널 담당 제작사를 교체한 후 첫 영상에서 자택을 공개했다. 17일 이경규는 자신의 채널 ‘갓경규’에 ‘80평 집에서 단 4평만 사용하는 대부 이경규 집 최초공개 (+충격앨범)’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지난 1월 24일 쇼츠(Shorts) 영상을 올린 후 약 3개월 만이다. 채널 이름도 ‘르크크 이경규’에서 ‘갓경규’로 변경했다. 최근 영상 제작사를 교체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영상에서 이경규는 영상 제작사 대표 이석로 PD 등 제작진을 서울 논현동 자택에 초대했다. 채널 운영을 담당할 신임 PD를 선임하기 위해서다. 이석로 PD는 모델 홍진경의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을 구독자 170만여명 규모의 채널로 성장시킨 제작자다. 이경규는 집이 80여평 규모라면서도 자신이 쓰는 공간은 얼마 안 된다며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르 코르뷔지에는 집이 작더라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며 4평짜리 오두막에서 여생을 보냈던 바 있다. 이경규는 약 1년 6개월간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면서 “조회수가 사람 목을 졸라 죽이더만”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원래는 1600만 구독자를 목표로 했다”면서도 “부산시민 300만명과 (전국에 있는) 불자들 등을 합치면 1600만여명인데 지금은 (구독자가) 40만명도 안 된다”고 한탄해 웃음을 안겼다. 이경규는 부산에서 나고 자라 상경해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다. 이경규는 “유튜브를 두 달 쉬었는데도 아무도 유튜브를 안 하는 이유를 묻지 않는다”며 채널 새 단장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경규는 향후 채널 운영의 방향성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경규는 “개입하지 않아야 내가 욕할 데가 생기는 것”이라며 제작진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담당 PD가 누가 되든 (콘텐츠 기획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오로지 질타, 채찍질, 타박(하겠다)”라고 해 폭소를 일으켰다. 해당 영상은 20일 오전 11시 기준 조회수 약 77만회를 기록하며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6위에 자리했다. 최근 2개월간 39만명 선에 묶였던 구독자 수는 이 영상 업로드 후 단숨에 40만명을 넘어섰다. 이경규는 채널 새 단장 이전과 이후의 영상을 재생목록으로 묶어 각각 기독교 성서에서 따온 ‘구약’, ‘신약’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도 거뜬, 복귀전에서 다재다능 뽐낸 이강인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도 거뜬, 복귀전에서 다재다능 뽐낸 이강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리그 복귀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PSG는 2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4~25 프랑스 리그1 30라운드 르아브르 안방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시즌 개막 이후 29경기 무패(24승 5무) 행진 기록도 이어갔다. 지난달 17일 마르세유와 리그 경기 이후 1개월 만에 출전한 이강인은 후반 28분 교체될 때까지 73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강인은 지난달 20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7차전 오만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 복귀전에서 이강인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탈압박과 전진패스 능력을 과시했다. 키패스 3개, 패스성공률 97%, 크로스 7개 등을 기록했다. 소파 스코어는 이강인에게 수비수 루카스 베랄두와 함께 팀 내 세 번째로 높은 평점 7.6을 줬다. PSG는 2-1로 앞서던 후반 28분 이강인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주앙 네베스를 투입하며 뒷문 단속에 들어갔고, 결국 1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 트럼프 경고 먹혔나…푸틴 ‘부활절 휴전’ 선언, 젤렌스키는 “30일간 하자” [핫이슈]

    트럼프 경고 먹혔나…푸틴 ‘부활절 휴전’ 선언, 젤렌스키는 “30일간 하자” [핫이슈]

    러시아가 부활절을 맞아 ‘30시간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하자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더 연장하자고 역제안했다고 AP·AFP·로이터 통신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 텔레그램에 올라온 성명에서 “러시아는 (모스크바 현지시간으로) 오늘 오후 6시부터 21일 0시까지 부활절 휴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도 우리의 본보기를 따르리라 예상한다”며 “동시에 우리 군은 휴전 위반이나 적의 도발, 어떤 형태의 공격적인 행동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휴전 명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경고’ 하루 만에 나왔다. 지난달 미국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부분 휴전’에 원칙적으로 동의했으나 러시아가 잇달아 선결 조건을 요구하며 사실상 부분 휴전 이행을 하지 않고 있다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문답 중 “두 당사국(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 한쪽이 상황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면 우리는 ‘당신은 바보다. 우리는 (더 이상의 중재 노력을) 사양한다’고 말하겠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전쟁의) 끝을 보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같은 날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우크라이나와 회동한 뒤 평화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이 중재 역할에서 손을 뗄 수 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동시 압박했다.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당시 파리 회동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모든 당사국이 합의에 도달하기로 약속한다면 평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 문명 세계는 러시아도 정말로 진지한지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여러 차례 휴전 이행 의사를 밝힌 점을 고려하면, 결국 휴전 이행을 꺼리던 러시아가 미국 측의 잇따른 경고성 발언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이 변심한다면 종전 협상을 계기로 서방 제재를 해제하려던 러시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 발표에 회의적 반응을 내놓으면서 휴전을 더 연장하자고 맞받아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발표한 휴전 개시 이후인 이날 오후 엑스(옛 트위터)에 “완전한 휴전이 유지된다면,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부활절인 20일 이후로 연장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30시간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기엔 충분하겠지만, 진정한 신뢰 구축 조치를 위해서는 부족하다”면서 “30일이 평화를 시도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중재안을 이행할 것을 거듭 촉구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총사령관 보고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격 작전은 일부 전선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포격도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는 완전하고 조건 없는 30일 휴전 제안에 39일째 호응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이 제안을 했으며, 우크라이나는 긍정적으로 대답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무시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제 와서 갑자기 완전하고 조건 없는 휴전에 진정으로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다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행동에 따라 그대로 행동하겠다”며 “침묵에는 침묵으로, 공격에는 방어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중재로 전쟁포로 246명씩을 교환했다고 각각 발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중상으로 응급 치료가 필요한 포로 31명도 추가로 돌려받아 총 277명이 귀환했다. 러시아군 중상 포로 15명도 추가로 송환돼 이날 양측이 교환한 전쟁포로는 총 538명으로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 말벡 우아함에 흠뻑 아르헨 따뜻함에 잔뜩 취했다

    말벡 우아함에 흠뻑 아르헨 따뜻함에 잔뜩 취했다

    아르헨티나 말벡으로 빚은 와인이 그저 단순하고 강렬하기만 할 거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말벡도 이토록 깊고 복잡하고 우아하다. ‘세계 말벡의 날’이었던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아르헨티나 와인과 전통 음식을 맛봤다.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관이 마련한 ‘아르헨티나 말벡 월드 데이 디너 이벤트’였다. 익숙한 말벡부터 낯선 토론테스까지 여러 품종으로 빚은 와인을 마셨고, 아르헨티나의 여러 음식을 먹었다. 백포도주 ‘엘 에네미고 그랑 에네미고 토론테스’를 먼저 마셨다. 2021년 빈티지였다. 처음 보는 품종이었다. 수입사 신동와인 관계자는 “아르헨티나 토착종이다. 와이너리 엘 에네미고가 토론테스의 잠재력을 극대화했다. 오크통에서 18개월 숙성시켜 토론테스의 새로운 풍미를 찾아냈다”고 했다. 술을 머금고 우물거렸다. 라벤더와 복숭아, 서양배, 오렌지가 아른거렸다. 바디감은 보통이었다. 꽃과 시트러스가 뒤섞인 쌉싸름한 피니시가 길었다. 차가울 때도 좋았는데, 약간 온도가 오르니 더 좋았다. 다음으로 백포도주 ‘테라자스 데 로스 안데스 리제르바 샤도네이’였다. 빈티지는 2024년. 청량하고 준수했다. 자몽, 배 향이 났다. 가벼운 과일, 희미한 브리오슈를 느꼈다. 산미의 균형이 좋았다. 오크 터치는 있었지만, 선명하지 않았다. 구글링해보니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8개월 숙성’했다고 나왔다. 감동적이지는 않았지만, 나쁘지 않았다. 가게에서 눈에 띄면 한 번쯤 사 먹을 것 같았다. 드디어 적포도주가 나왔다. ‘보데가스 살렌테인 누미나 말벡’이었다. 마시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맛있었다. 2020년 빈티지였다. 소믈리에는 “말벡에서 느낄 수 없는 구조감이 있다. 메를로를 많이 쓴 생떼밀리옹을 연상하게 한다”고 했다. 내 의견도 같았다. 눈을 가리고 마시면 말벡인 줄 몰랐을 것이다. 블랙 베리를 비롯한 검붉은 베리류의 농축미가 훌륭했다. 허브, 향신료도 꽤 뚜렸했다. 바디가 무겁고 피니시가 길었다. 즐겁게 잔을 비웠다. 마지막은 유명한 적포도주 ‘까테나 자파타 말벡 아르헨티노’였다. 빈티지는 2022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웠다. 좋아하기로 손꼽는 와인이기 때문이다. 이 술은 풍부하고 복합적인 향, 풍부한 과실과 초콜릿·검붉은 베리·바닐라·제비꽃의 조화로운 맛, 기나긴 피시시로 유명하다. 다만 이날 마신 까테나 자파타 말벡 아르헨티노는 조금 아쉬웠다. 시음 6시간 전에 와인을 열었다고 했는데 그게 문제였을까. 약간 꺾인 느낌이 들었다. 기억 속 퍼포먼스에 미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대사관은 현지 전통 음식을 함께 준비했다. ‘레부엘토 그라마호’, ‘아르헨티나 파이나와 후미타’, ‘카르보나다 크리올라’, ‘엠파나다’, ‘프로볼레타’, ‘치킨 쉬메인’ 등 모두 처음 맛보는 요리들이었다. 음식들은 자극적이거나 공격적이지 않았다. 담백하고 자연스러웠다. 각각 그대로 훌륭했다. 와인과 마리아주 또한 더할 나위 없었다. 다리오 델라샤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는 “말벡은 아르헨티나를 상징하는 와인이다. 말벡을 즐겨주시기를 바란다. 말벡과 한국의 김치를 함께 맛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 100년간 스페인 식민지” “국민은 시골 농민” 교과서…대사관은 알고도 방치

    “한국, 100년간 스페인 식민지” “국민은 시골 농민” 교과서…대사관은 알고도 방치

    “한국은 옛 중국땅, 스페인 식민지였다”, “한국은 러시아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한국 국민 절반 이상은 시골농민이다” 한국에 관한 중대한 서술 오류가 여러 외국 교과서에서 발견됐으나, 재외공관들은 이를 통보받고도 시정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감사원이 15일 지적했다. 감사원이 발표한 재외공관 운영 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국과 라오스, 헝가리, 아르헨티나 등을 담당하는 11개 재외공관은 객관적 사실과 다른 주재국 교과서의 중대한 서술 오류를 알고도 방치했다. 외교부는 교육부 산하 한국학중앙연구원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81개국 교과서를 조사해 발견한 오류를 공유받고, 다시 74개 관할 재외공관에 시정을 지시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영국 일부 교과서는 “한국은 동남아에 속한 국가”, “한국은 마약(암페타민) 제조국”이라고 서술했다. 현존 세계 최고(最古) 목판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설명하면서 일본 다라니경 사진을 싣거나, 4세기경 일본군이 한국 남부에 식민지를 건설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사실처럼 언급하기도 했다. 라오스 교과서는 “남한 인구의 63%는 시골에 거주하는 농민”, “러시아 제국은 1864년부터 1875년까지 한국을 점령” 등의 서술로 사실을 왜곡했다. 헝가리 교과서는 청나라 아편전쟁, 칭기즈칸 시대 몽골 제국, 한(漢)나라 시대 한반도를 모두 중국의 지배 지역으로 표시했다. 심지어 한반도가 1750년부터 약 100년간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일부 교과서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며, 영아 사망률은 40.1~60%에 이른다고 서술했다. 스페인 교과서는 한국 인구의 10~49%가 무슬림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밖에 튀르키예와 우크라이나 교과서는 한국을 동남아시아로 분류했다. 감사원은 “주영국대사관은 서술 오류와 관련해 해당 국가 교육부, 출판사 측과 접촉해 오류 시정을 요구하는 등 활동을 하지 않았고, 영국 교과서에는 현재까지도 해당 내용이 포함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주라오스, 주헝가리, 주니제르, 주볼리비아 대사관도 마찬가지로 시정 오류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튀르키예와 가봉,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아르헨티나, 프랑스 등 6개국 교과서에서는 오류가 일부만 시정되는 등 재외공관의 활동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 보고서가 공개되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1개 재외공관은 오류 사실을 통보받고도 해당 국가 교육부나 출판사 등에 시정 요구를 하지 않았다”라며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외국 교과서 오류 시정 성과를 재외공관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 “性면회 보장” 교도소 죄수 성관계용 ‘사랑방’…대신 문은 열고

    “性면회 보장” 교도소 죄수 성관계용 ‘사랑방’…대신 문은 열고

    수감자의 성생활을 보장하는 ‘사랑방’이 이탈리아 교도소 최초로 중부 움브리아주의 테르니 교도소에 문을 열었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교도소는 최근 수감자들이 배우자 또는 연인과 ‘은밀한 면회’를 나눌 수 있는 특실을 마련했다. 면회실에는 침대와 TV, 욕실이 완비돼 있다. 수감자들은 이 방에서 최대 2시간 동안 사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만 안전 문제나 긴급 상황 발생 시 교도관이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방문은 열어둬야 한다. 사랑방에서의 첫 은밀한 면회는 캄파니아 출신의 60대 수감자와 그의 연인 사이에 이뤄졌다. 이들은 법적 부부는 아니지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라는 점에서 면회가 허가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월 헌법재판소가 수감자들이 외부에서 면회를 온 배우자 또는 오랜 연인과 사생활이 보장된 만남을 가질 권리를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테르니 교도소는 이 지침을 전국 교도소 가운데 가장 먼저 이행했다. 현재는 하루 1건의 만남만 진행되고 있지만 하루 최대 3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움브리아주 수감자 인권보호관은 테르니 교도소가 공간 확보부터 규정 수립, 감시 시스템 정비까지 짧은 시간 안에 해낸 것에 대해 “작은 기적”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그는 “수감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최대한 비밀 유지가 필요하다”며 “수감자들의 요청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동등한 권리 보장을 위해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교도관 노조(SAPPE)는 “교도관이 수감자의 사생활까지 지켜야 하느냐”며 “직업적 자긍심을 짓밟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에서 이러한 형태의 ‘특별한 면회’는 보편적이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알바니아 등 여러 유럽 국가가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1999년부터 수감자가 교도소 인근의 펜션처럼 꾸며진 집에서 가족과 함께 1박 2일을 보낼 수 있는 ‘가족 만남의 집’ 제도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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