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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존 승무원 중환자실 입원…전신마비 우려해 집중관리”

    “생존 승무원 중환자실 입원…전신마비 우려해 집중관리”

    무안공항 여객기 추락사고 생존자 30대 남성 승무원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남성 승무원 이모(33)씨는 참사 과정에 대해 “깨어보니 구조돼있더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입원한 이대서울병원 주웅 병원장은 29일 오후 9시 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트라우마도 있고,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묻지는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장은 이씨가 기억상실 증상을 보이는 것인지에 대해 “의사소통은 충분히 가능한 상태”라며 “기억상실 등은 특별히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씨는 사고 직후 목포한국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오후 6시 15분 이곳으로 전원했으며, 검사 결과 흉추와 견갑골, 늑골 등 골절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다. 주 원장은 이씨가 전신마비 등 후유증 가능성이 있어 집중 관리 중이라며, 심리 치료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와의 협진도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 “제주항공 참사 사진·영상 공유하지 마세요”…의료계 당부

    “제주항공 참사 사진·영상 공유하지 마세요”…의료계 당부

    무안국제공항에서 29일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청은 이날 오후 7시 10분 기준 무안공항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 177명을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사고 여객기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향하던 중 추락했다. 구조된 승무원 2명은 현지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후 이대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으로 각각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탑승객 중 태국인 2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사고의 충격과 슬픔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의료계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심리적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재난 상황에서의 책임 있는 대처를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불의의 사고에 국민과 함께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구조작업에 헌신한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전라남도의사회와 광주시의사회도 유가족 및 생존자를 위한 의료지원책을 발표하며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유가족에게는 심리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신건강 전문의를 투입해 정신과적 상담과 심리 및 약물치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계는 또한 사고 장면을 목격했거나 관련 영상을 접한 사람들이 2차 외상(Secondary Trauma)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이어질 수 있는 이러한 정신적 충격은 재경험, 회피, 우울증 등 장기적인 심리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사고 영상과 사진의 공유 자제를 요청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을 지낸 백종우 교수(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재난보도준칙을 준수하며 사고 장면을 반복적으로 방송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언론에 당부했다. 그는 “가능한 빨리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심리적 응급처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계엄령 선포 ‘한밤의 공포’… 첫 노벨문학상 ‘한강의 기적’[2024 국내 10대 뉴스]

    계엄령 선포 ‘한밤의 공포’… 첫 노벨문학상 ‘한강의 기적’[2024 국내 10대 뉴스]

    1. 12·3 尹 비상계엄… 탄핵안 가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10시 23분쯤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45년 만의 비상계엄에 대한민국은 불안에 휩싸였다. 계엄사령부는 포고령에서 정치 활동 금지, 언론과 출판의 통제, 의료인 48시간 내 미복귀 시 처단 등을 내걸었다. 비상계엄은 국회 의결로 해제돼 2시간 37분 만에 끝났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한 차례 부결됐고, 윤 대통령은 12일 대국민담화에서 ‘비상계엄은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자 통치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틀 뒤 내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을 사유로 내건 탄핵소추안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2. 한강 새 역사 한국·亞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품에 안았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한강은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브 16세로부터 노벨상 증서와 메달을 받았다. 한강은 앞서 한림원에서 열린 노벨상 수상자 강연에서 ‘빛과 실’이라는 연설문을 낭독하며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인 동시에 아름다운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문학을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역대 문학상 수상자 121명 가운데 아시아 여성으로는 최초다. 3.의정갈등 의료개혁·의대증원 진통 계속정부는 지난 2월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의대 증원이 27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의사들의 반발은 거셌다. 전공의들은 병원을 떠났고,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탄핵 국면까지 맞물려 의료 공백은 해를 넘기게 됐다.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경증 환자까지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리는 기형적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의료 개혁 작업이 동시에 이뤄졌지만, 의정 갈등은 풀리지 않았고 피해는 환자들 몫이었다. 초유의 의료대란은 진행형이다. 정부는 2025학년도 증원 규모를 1509명으로 확정한 뒤 입시 일정을 진행했고, 의료계는 아직까지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4. 민주 압승 “정권심판” 22대 총선 175석4월 10일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175석, 국민의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등으로 야당이 압승했다. 야당의 ‘정권 심판’ 구호에 맞서 여당은 ‘거야 심판’을 내세웠지만 민심은 매서웠다.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해병대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 등 리스크가 불거졌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둘러싼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도 대두됐다. ‘대파 875원’ 논란이 민심에 불을 질렀고 4월 1일 열린 윤 대통령의 ‘의료개혁 대국민담화’는 여당 참패에 쐐기를 박았다. 민주화 이후 집권당이 참패한 건 처음이다. 5. 총알받이 北 러 전쟁 파병… 1100여명 사상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러 정상회담이 6월 19일 평양에서 열렸다. 두 정상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 조약)을 맺었다. 여기에는 한 나라가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결국 4개월 뒤인 10월 북한의 파병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지도자들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비판했지만, 북한은 “북러 조약에 충실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것으로 전해진 ‘폭풍군단’은 한국의 특전사와 같은 정예부대다. 정보당국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병력 1만 1000명 중 1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6. 환율 1460원 경제위기 수준 ‘강달러’ 지속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60원을 돌파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64.8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19일부터 5거래일 연속 1450원 이상의 고공행진을 이어 갔다. 이날 장중 최고가는 1465.9원이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웃돈 것은 2009년 3월 16일 장중 한때 1488.00원을 기록한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상승폭의) 절반 정도는 정치적 사건 때문이고 나머지 절반은 강달러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환율은 이달 초만 해도 1400원대에 머물렀으나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지난 4일 새벽 1440원대로 치솟은 뒤 1460원 ‘지붕’을 뚫었다. 7. 김여사 리스크 檢, 명품백·주가조작 무혐의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10월 2일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최재영 목사가 2022년 9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방문해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네는 과정을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한 인터넷매체가 영상을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같은 달 17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가 없다며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 결과에 반발하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탄핵소추했다. 김 여사는 지난 9월 여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새로 불거지며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에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8. 李 사법리스크 선거법 유죄·위증교사 무죄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가 받는 5개의 재판 중 첫 1심 결과다. 재판부는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이 공표될 경우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돼 민의가 왜곡된다”고 했다.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이 대표는 같은 달 25일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에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허위 증언 과정에 개입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허위 증언을 한 김진성씨에겐 유죄를 인정했다. 9. 파리의 금별 올림픽 金 13개 ‘최다 동률’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지난 8월 막을 내린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로 단일 대회 최다 동률 기록을 세우는 쾌거를 이뤘다. 단체 구기 종목의 줄탈락으로 48년 만에 최소 인원(이 출전하면서 금메달 5개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선수들의 투혼으로 악재를 이겨 냈다. 양궁 대표팀은 공정한 선발 시스템과 첨단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금빛 과녁을 5번 맞혔고 사격도 역대 최고 성적(금3·은3)을 거뒀다. 한국 최우수선수(MVP)는 양궁 3관왕 임시현이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은 대표팀 운영 등에 문제를 제기해 체육계 개혁 분위기에 불씨를 지폈다. 10. 역주행 날벼락 서울 시청역 사고로 9명 사망7월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에서 발생한 차량 역주행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예측 불허의 사고가 발생한 터라 우리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9명은 30~50대의 평범한 직장인들이라 안타까움은 더 컸다.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68)씨는 사고 직후부터 줄곧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딱딱했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차씨는 사고 당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최대 99%까지 밟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차씨는 지난 10월 열린 첫 재판에서도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대한민국 군은 한국인을 절망케 한다

    [김동률의 아포리즘] 대한민국 군은 한국인을 절망케 한다

    꼭 십년 전이다.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 군모에 군복을 입은 선수들이 등장했다. 메이저리그 2014 시즌 개막경기였다. 류현진이 등판했다. 경기는 미국은 물론 국내에도 생중계됐다. 이날 홈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들은 모두 얼룩무늬 미 해군 전투복을 입었다. 중계 도중 잠깐잠깐 샌디에이고항에 정박 중인 미 태평양함대의 항공모함, 구축함의 위용도 보였다. 많은 국내 팬들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경기 당일 진행자, 해설자도 영문을 몰라 제대로 설명도 못 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사정을 아는 나는 부러웠다. 이날 선수들의 군복차림에는 군을 대하는 미국인들의 마음이 상징적으로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개막 첫날 모든 팀들은 연고지 부대의 군복을 입고 등장한다. 군에 대한 지극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 위해서다. 카메라는 틈날 때마다 초대된 해군 수병들이 관중석에서 즐겁게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비춘다. 어린아이들이 모래장난을 하고 있는 외야석도 보여 준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신들이 있어 우리는 오늘 야구도 즐기고 아이들도 평화롭게 놀고 있다는 메시지다. 군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랑은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다. 유학 시절 나는 ‘veteran’ 즉 재향군인이라고 새겨진 모자를 쓴 많은 예비역들을 만났다. 쇼핑센터에서, 골프장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한때 군인이었다는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럴 만하다. 미국의 쇼핑몰이나 놀이동산, 커피점 등 웬만한 업소에서는 예비역들에게 할인해 준다. 레스토랑에서 군인 가족이 식사를 하면 일정 부분 할인해 주고 덤으로 디저트도 제공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옆 테이블 손님들이 눈을 찡긋하며 대신 계산을 해 주고 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공항에서도 마찬가지. 탑승시간이 다가오면 항공사 직원이 큰 소리로 외친다. 노약자, 임산부, 어린아이는 먼저 탑승하라는 안내가 일반적이다. 미국은 현역, 제대군인에게까지 우선 탑승 편의를 제공한다. 미국은 의무제가 아닌 지원병 제도다. 미국인들은 직업으로 군을 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위해 봉사하는 군인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눈을 돌려 우리를 보자. 우리는 군인을 무시하고 때로는 ‘군바리’라고 경멸한다. 왜 그럴까? 누구는 군부독재를 경험한 ‘트라우마’라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핑계 대기에는 시간이 많이도 흘렀다. 군에 대해 신뢰와 존경을 보내야 할 때가 왔다고들 한다. 간간이 휴가 나온 장병을 위해 누군가가 치킨 백 마리를 쐈다는 뉴스 등이 등장한다. 드디어. ‘군바리’의 시대는 가고 ‘존경받는 군인님’의 시대가 왔다고 했다. 착각이었다. 이번 불법 비상계엄을 둘러싼 고급 장성들의 저열하고 비겁한 행태는 한국인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 분노를 넘어 불쌍하다는 느낌까지 든다. 우리는 오랫동안 권력에 굴종하는 군을 ‘정치군인’이라며 경멸해 왔다. 그리고 민주화와 함께 그런 시대가 가고 존경받는 군인들의 시대가 온 것으로 짐작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의 군인들은 권력에 빌붙어 기생하는 집단으로 전락했음을 알게 된다. 군은 용기와 명예를 먹고 사는 조직이다. 그래야만 국민의 존경을 받는다. 대한민국의 장군들은 그저 X별에 불과하다. 6년 전 작고한 존 매케인 미 상원의원이 떠오른다. 미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나와 버락 오바마에게 패했다. 오바마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라는 참모들의 강권을 거부했다. 비열한 방법으로 이기기보다는 깨끗한 패배가 낫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패배 직후 오바마를 칭송하며 깨끗이 승복해 지켜보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매케인이 존경받는 것은 이 때문만은 아니다. 해군사관학교를 나온 매케인은 월남전에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전쟁 중 포로로 잡혀 6년 가까이 갇혀 지냈다. 당시 월맹군 수뇌부는 대를 이어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 출신인 매케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의식해 특별대우, 나아가 석방을 권했으나 그는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돼지우리 감옥에서 6년 가까이 갇혔다가 종전 후 풀려났다. 장군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알게 해 주는 예다. 대한민국 군이 한국인을 절망케 하고 있다. 김동률 서강대 교수(매체경영)
  • 8년 전 朴탄핵집회 주도, 사회인 된 총학생회장들 “목소리 멈추지 말아야”

    8년 전 朴탄핵집회 주도, 사회인 된 총학생회장들 “목소리 멈추지 말아야”

    김보미 “집회 진입장벽 낮아져”교사 안드레 “비극 반복에 황망”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까지 8년 만에 다시 겪는 대통령 탄핵과 그에 따른 혼란에 유독 비통함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거리 집회를 주도했던 대학 총학생회장들이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어느덧 30대 사회인으로 자리잡은 이들은 “우리가 목소리 내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에서 사회학 전공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보미(32)씨는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한동안 잊고 지냈던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떠올랐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던 김씨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누구보다 먼저 광장으로 나섰던 대학생 중 한 명이었다. 김씨는 “2016년 10월부터 3개월을 광장과 거리에서 보냈다”며 “국정농단 때보다 더 충격적인 일이라 비상계엄 소식을 한동안 믿지 못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는 2016년 10월 최순실 게이트가 보도된 이후 본격화했다. 그해 10월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첫 촛불집회가 열렸고, 29일부터는 매주 토요일 수많은 시민이 모였다. 당시 대학생들은 총학생회, 동아리를 중심으로 퇴진 촉구 집회에 참여했고 김씨도 그 한가운데 있었다. 미국에서 뉴스로 한국 상황을 접한 김씨는 시민들의 결집이 새삼 남다르게 느껴졌다고 했다. 김씨는 “8년 전과 차이가 있다면, 총학생회 등 단체 중심이 아니라 개개인이 지금의 상황에 분노해 거리로 나오는 것”이라며 “집회는 특정한 성향이나 목소리를 가진 이들만 참여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깨진 것 같아 의미가 더 크다”고 했다. 이어 김씨는 “2016년에는 시민 촛불의 동력이 대통령 선출 후 멈춰 섰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는 탄핵 이후 시민들이 원하는 정치·사회 변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년 전 동국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안드레(33)씨도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으로 향했던 대학생 중 하나였다. 안씨는 “선출된 권력이 국민을 배반하는 행위가 또 반복돼 황망하다”며 “이제 탄핵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이 국민을 존중하고 두려워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안씨는 “어른으로서 제자들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그때 우리가 더 크게 목소리를 냈다면 계엄 선포나 탄핵 같은 일을 제자들이 겪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 토로했다. 안씨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로 진입하는 군인을 시민들이 막아서고, 매일 밤 국회 앞이 응원봉으로 가득 메워지는 것을 보며 울컥했다”며 “국민들이 힘을 모아 외치면 더 나은 변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도 생겼다”고 했다.
  • ‘박근혜 탄핵’ 때도 거리 나선 총학생회장들…“목소리 내야 비극 멈춘다”

    ‘박근혜 탄핵’ 때도 거리 나선 총학생회장들…“목소리 내야 비극 멈춘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까지 8년 만에 다시 겪는 대통령 탄핵과 그에 따른 혼란에 유독 비통함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거리 집회를 주도했던 대학 총학생회장들이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어느덧 30대 사회인으로 자리잡은 이들은 “우리가 목소리 내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에서 사회학 전공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보미(32)씨는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한동안 잊고 지냈던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떠올랐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던 김씨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누구보다 먼저 광장으로 나섰던 대학생 중 한 명이었다. 김씨는 “2016년 10월부터 3개월을 광장과 거리에서 보냈다”며 “국정농단 때보다 더 충격적인 일이라 비상계엄 소식을 한동안 믿지 못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는 2016년 10월 최순실 게이트가 보도된 이후 본격화했다. 그해 10월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첫 촛불집회가 열렸고, 29일부터는 매주 토요일 수많은 시민이 모였다. 당시 대학생들은 총학생회, 동아리를 중심으로 퇴진 촉구 집회에 참여했고 김씨도 그 한가운데 있었다. 미국에서 뉴스로 한국 상황을 접한 김씨는 시민들의 결집이 새삼 남다르게 느껴졌다고 했다. 김씨는 “8년 전과 차이가 있다면, 총학생회 등 단체 중심이 아니라 개개인이 지금의 상황에 분노해 거리로 나오는 것”이라며 “집회는 특정한 성향이나 목소리를 가진 이들만 참여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깨진 것 같아 의미가 더 크다”고 했다. 이어 김씨는 “2016년에는 시민 촛불의 동력이 대통령 선출 후 멈춰 섰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는 탄핵 이후 시민들이 원하는 정치·사회 변화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년 전 동국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안드레(33)씨도 매주 토요일마다 광화문으로 향했던 대학생 중 하나였다. 안씨는 “선출된 권력이 국민을 배반하는 행위가 또 반복돼 황망하다”며 “이제 탄핵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이 국민을 존중하고 두려워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안씨는 “어른으로서 제자들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그때 우리가 더 크게 목소리를 냈다면 계엄 선포나 탄핵 같은 일을 제자들이 겪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 토로했다. 안씨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로 진입하는 군인을 시민들이 막아서고, 매일 밤 국회 앞이 응원봉으로 가득 메워지는 것을 보며 울컥했다”며 “국민들이 힘을 모아 외치면 더 나은 변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도 생겼다”고 했다.
  • [백종우의 마음 의학] 대통령과 마음 건강

    [백종우의 마음 의학] 대통령과 마음 건강

    정신과 진료실에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따라온다. 그중 뉴스에 나온 사건도 많다. 사회적 재난이나 유명인의 자살 사고가 대표적이다. 계엄은 지난 2주간 적지 않은 환자의 삶에 중요한 주제가 됐다. 12·3 계엄 당일 출동 대기를 했던 한 군인은 “왜 이 직업을 택했는지 평생 가장 후회되는 날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부당한 명령에도 순응해야 할지 고민하는 제복 근무자들에게 흔한 ‘도덕적 손상’이었다. 쿠데타가 가져온 비극을 직접 경험했던 사람이나 그 가족의 고통은 더 컸다. 1980년 광주에서 끝까지 도청을 지켰던 시민군과 지난해 옛 전남도청에 갔다. 43년이 지났지만 장소가 가까워질수록 그의 호흡이 가빠졌다. 누군가에게는 옛이야기이지만, 트라우마가 있는 분들은 당시 사건을 지금도 현재처럼 경험한다. 그분들에게 12월 3일 밤은 어땠을까. 많은 이가 잠 못 이루거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계속 뉴스만 보게 됐다고 했다. 지난 12일 대통령 담화가 발표된 뒤 더 많은 분이 물었다. ‘도대체 제정신인가요?’ 실제로 자리의 무게, 이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정신 건강은 일반 국민보다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 2006년 미국 듀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가 1776~1974년에 재임한 미국 대통령 37명의 전기와 기록을 분석한 논문을 보면 대통령 18명(49%)이 정신 질환 기준을 충족했고, 우울증(24%), 불안(8%), 양극성 장애(8%), 알코올 남용·의존(8%)이 가장 흔했다. 기록에 근거한 진단이라는 제한이 있지만, 대통령 10명(27%)은 임기 중 분명한 정신질환 증상을 보였다. 논문은 직무 수행에 장애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실제 로마 황제 중에는 편집증에 빠져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자신이 곧 국가라는 과도한 자기애에 빠져 공감 능력을 상실하고 확증편향으로 나라를 망친 사례가 수두룩하다. 그러나 정신질환이 있었다고 역사적 평가가 나쁜 것은 전혀 아니다. 우울증이 심했던 링컨은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다. 로널드 레이건은 69세에 대통령이 됐고 퇴임 5년 후인 1994년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받았다고 공개했다. 그의 대본 없는 기자회견문을 분석한 결과 핵심 단어 수가 감소하는 등 재임 중 치매 증상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레이건은 “나는 최근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수백만 미국인 중 한 명이 됐다”며 고생하는 환자와 가족에 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로 감동을 주었다. ‘링컨의 우울증’이란 책은 우울한 내면의 힘이 위대한 사업의 불을 지피는 ‘기름’ 역할을 했다고 평한다. 이번 주 진료실에 온 환자들은 계엄 사태로 고통을 겪고 나서 국민이 보여 준 광장의 힘, 참여의 힘을 경험하며 많은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수신(修身)과 제가(齊家)가 되지 않는 리더가 치국(治國)과 평천하(平天下)를 이룰 리 없다. 이 나라 위대한 국민이 그 수준에 맞는 리더를 갖기를 소망해 본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1년 동안 8000명 숨지게 한 ‘이것’…“가격 올려라” 전문가들의 경고

    1년 동안 8000명 숨지게 한 ‘이것’…“가격 올려라” 전문가들의 경고

    영국에서 최근 4년 사이 알코올로 인한 사망자가 4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8000여명이 숨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류 최저 가격제’를 전면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팬데믹 봉쇄에 집에서 과음 늘어”19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보건사회복지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영국 전역에서 알코올로 인한 사망자가 8274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9년(5819명) 대비 42.1% 급등한 수치이자 사상 최고치다. 알코올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 10여년간 5000명 선에 머물렀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 한 해 동안 20% 급증했다. 이어 팬데믹으로 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주류 소비가 늘자 알코올 관련 사망자도 매년 증가세를 이어왔다. 팬데믹 이전까지 매년 인구 10만명당 사망자는 10명 가량이었지만, 지난해 기준 10만명당 사망자는 15명에 달했다. 알코올 및 음주의 폐해를 경고하는 시민단체들의 모임인 ‘알코올 건강 동맹’은 이같은 알코올 관련 사망자 추이가 “사회와 경제,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부담을 높이고 있다”면서 “과음은 생명을 단축시키고 가족을 황폐화시키며, 아이들을 트라우마에 내던진다”고 경고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스코틀랜드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류 최저 가격제’를 영국 전역에서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앞서 스코틀랜드는 2018년 술을 일정 가격 밑으로 팔 수 없도록 하는 주류 최저 가격제를 실시했다. 맥주 200㎖가량인 술 1유닛 당 최저 가격을 50펜스(당시 환율 기준 730원)로 정하고, 알코올 도수와 양에 따라 가격을 차등 책정하도록 했다. 이후 물가상승을 반영해 술 1유닛 당 최저 가격을 65펜스로 인상했다. 현재는 라거 맥주 한 캔의 최저 가격은 1.3파운드(2380원), 와인 한 잔은 6.09파운드(1만 1150원)다. 스코틀랜드는 영국 구성국 가운데 알코올 관련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지난 2001년 기준 다른 구성국(잉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 대비 사망률이 최대 2.9배까지 높았다. 영국 주류업계의 소송에도 불구하고 시행된 해당 제도는 알코올 관련 사망자 수를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정부가 지원한 한 연구에 따르면 제도 시행 후 2년여간 알코올 관련 사망자 수는 13% 가량 줄면서 영국 내 다른 국가와의 격차를 좁혔다. “술 가격 높여야” vs “돈 아껴 술 마실 것”이같은 제도에 대한 찬반 입장은 여전히 팽팽하다. 보건당국과 시민단체는 상점 및 슈퍼마켓에서 저렴한 가격에 술을 사는 행태를 개선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반면 이같은 가격이 저소득층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음주가 아닌 다른 소비를 줄이게 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찮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류 가격을 인상하는 소극적인 정책을 넘어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취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시민단체 ‘알코올 포커스 스코틀랜드’는 “주류 판매업체에 알코올로 인한 폐해를 예방하기 위한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어쩌면 새드엔딩… 백설공주는 심장병, 야수에 푹 빠진 벨은 광견병? [달콤한 사이언스]

    어쩌면 새드엔딩… 백설공주는 심장병, 야수에 푹 빠진 벨은 광견병? [달콤한 사이언스]

    “그들은 그 후에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동화가 끝날 때 으레 등장하는 문장이다. 과연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을까. 네덜란드 트벤테대 보건기술관리연구센터, 트벤테 의대, 위트레흐트 국립종합암센터(IKNL) 공동 연구팀은 디즈니 만화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이 매우 심각한 건강상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1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BMJ’ 12월 17일자 크리스마스 특집호에 실렸다. 백설공주는 사악한 계모의 미움을 받아 사회적 교류가 극도로 제한되면서 심혈관 질환, 우울증, 불안증으로 조기 사망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후 일곱 난쟁이를 만나 고독감에서는 벗어나지만 독이 든 사과를 먹게 되고, 트라우마로 인해 “하루에 사과 한 개는 의사를 멀리하게 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사과를 비롯한 과일과 채소를 가까이하지 않으면서 비타민 부족 현상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알라딘’의 재스민 공주도 친구 없이 궁전 안에서만 자라면서 외로움으로 인한 건강상 위험이 있으며 애완 호랑이 라자는 동물 원성 감염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맹수라는 본능으로 인해 위험하고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미녀와 야수’ 속 벨은 야수와의 밀접 접촉으로 인해 브루셀라병이나 광견병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인수 공통 감염병에 걸리기 쉬운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가 하면 신데렐라는 재와 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직업성 폐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알루미늄 코팅 미세 플라스틱으로 보이는 마법의 반짝이를 요정 대모가 대량으로 뿌릴 때 반짝이가 신데렐라의 폐 조직에 침투해 폐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신데렐라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꾸준한 호흡기 치료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포카혼타스가 아메리카 원주민과 영국 정착민 사이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시도한 절벽 다이빙은 매우 위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포카혼타스의 낙하 시간은 9초 정도로 이를 근거로 절벽 높이를 계산하면 약 252m다. 이 정도 높이에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뛰어내릴 경우 심각한 복합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 속 오로라 공주의 깊은 잠은 심혈관 질환, 뇌졸중, 비만, 당뇨의 위험을 수반하며 오랜 시간 한 자세로 누워 있기 때문에 욕창이나 근육 위축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라푼젤의 경우는 머리카락이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잡아당겨지면서 두피 통증, 두통, 영구 탈모로 이어질 수 있는 견인성 탈모에 시달렸을 것으로 봤다. 연구를 이끈 에누크 에이켈붐 트벤테대 박사는 “디즈니 만화 속 공주들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마음 챙김, 심리 치료, 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훈련, 전염성 물질과 독성 입자에 대한 개인 보호 조치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 與의원 65%가 영남 텃밭… ‘친박’ 때와 다른 ‘친윤’의 건재함

    與의원 65%가 영남 텃밭… ‘친박’ 때와 다른 ‘친윤’의 건재함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내 친박(친박근혜)계가 ‘폐족’ 위기에 놓였던 것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국민의힘 내 친윤(친윤석열)계는 건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됐고 친윤계와 대립해 온 친한(친한동훈)계가 쪼개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17일 “2016년 탄핵 당시 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보수 전체가 쓸려 나갔다”며 “영남 지역 위주로 탄핵의 트라우마가 강하게 남아 있는데 (이번에는) 당내 대다수를 차지하는 영남 의원들이 친윤이기 때문에 친윤이 건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2대 국회에 입성한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90명 중 영남권 의원이 59명(65.6%)이다. 19·20대에선 절반을 넘지 않았던 영남권 비율이 21대(69.0%)부터 60%대로 높아졌다. 영남 지역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친한계 한 의원은 “영남권 의원들은 탄핵과 같은 위기가 오면 지지층이 더 결집하기 때문에 (수도권 의원들과는)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고 언급했다. 반면 비영남권 위주의 친한계는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이후 계파 결속력이 급속도로 약해지는 모습이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친한계 의원들과의 만찬을 주재했는데 ‘공개 친한’으로 분류된 22명의 의원 중 참석자는 절반에 그쳤다. 당직을 맡았던 박정하 전 비서실장, 서범수 전 사무총장과 장동혁 전 최고위원 등 ‘친한 핵심’도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구심점을 잃은 친한계는 당분간 당내 ‘소장파’ 역할을 자처하며 친윤계에 대한 비판을 이어 갈 전망이다. 친한계는 이날도 “당명이 내란의 힘이냐”(조경태 의원), “계엄의 바다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올 것”(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이라며 친윤계에 날을 세웠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던 2016년에는 당내 60여명에 달하는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중 29명이 집단 탈당한 뒤 신당을 창당했으나 친한계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당내 20명 안팎에 불과한 친한계 의원 중 8명이 초선 비례대표 의원으로, 이들은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한다. 또 비례대표를 제외한 의원들이 모두 탈당한다 해도 교섭단체 구성요건인 의원 20명을 채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창당)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한동훈 지도부’ 붕괴에 따른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은 18일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18일 의원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김태흠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 “비대위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당 간판을 내리고 재창당을 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국가 비전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환부작신’(썩은 것을 싱싱한 것으로 바꾼다는 뜻)하자”고 강조했다.
  • 與 의원 65%가 영남 텃밭…‘친박’ 때와 다른 ‘친윤’ 건재함

    與 의원 65%가 영남 텃밭…‘친박’ 때와 다른 ‘친윤’ 건재함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내 친박(친박근혜)계가 ‘폐족’ 위기에 놓였던 것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국민의힘 내 친윤(친윤석열)계는 건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됐고 친윤계와 대립해 온 친한(친한동훈)계가 쪼개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17일 “2016년 탄핵 당시 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보수 전체가 쓸려 나갔다”면서 “영남 지역 위주로 탄핵의 트라우마가 강하게 남아 있는데 (이번에는) 당내 대다수를 차지하는 영남 의원들이 친윤이기 때문에 친윤이 건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2대 국회에 입성한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90명 중 영남권 의원이 59명(65.6%)이다. 19·20대에선 절반을 넘지 않았던 영남권 비율이 21대(69.0%)부터 60%대로 높아졌다. 영남 지역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친한계 한 의원은 “영남권 의원들은 탄핵과 같은 위기가 오면 지지층이 더 결집하기 때문에 (수도권 의원들과는)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고 언급했다. 반면 비영남권 위주의 친한계는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이후 계파 결속력이 급속도로 약해지는 모습이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친한계 의원들과의 만찬을 주재했는데 ‘공개 친한’으로 분류된 22명 의원 중 참석자는 절반에 그쳤다. 당직을 맡았던 박정하 전 비서실장, 서범수 전 사무총장과 장동혁 전 최고위원 등 ‘친한 핵심’도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구심점을 잃은 친한계는 당분간 당내 ‘소장파’ 역할을 자처하며 친윤계에 대한 비판을 이어 갈 전망이다. 친한계는 이날도 “당명이 내란의 힘이냐”(조경태 의원), “계엄의 바다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올 것”(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이라며 친윤계에 날을 세웠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던 2016년에는 당내 60여명에 달하는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중 29명이 집단탈당한 뒤 신당을 창당했으나, 친한계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당내 20명 안팎에 불과한 친한계 의원들 중 8명이 초선 비례대표 의원으로, 이들은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한다. 또 비례대표를 제외한 의원들이 모두 탈당한다 해도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의원 20명을 채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창당)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한동훈 지도부’ 붕괴에 따른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은 18일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18일 의원총회에서 결정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김태흠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 “비대위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당 간판을 내리고 재창당을 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국가 비전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환부작신’(썩은 것을 싱싱한 것으로 바꾼다는 뜻)하자”고 강조했다.
  • 기독교계, “국민 통합” 성탄 메시지…시국 인식엔 미묘한 온도 차

    기독교계, “국민 통합” 성탄 메시지…시국 인식엔 미묘한 온도 차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이후, 기독교계가 잇달아 정치색 짙은 성탄 메시지를 내고 있다. 현 시국을 보는 인식에 미묘한 입장 차가 엿보여 주목된다. 국내 최대 개신교 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16일 대표회장인 김종혁 목사 명의의 성탄 메시지를 내고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신’(빌립보서 2장 7절) 예수님처럼 겸비한 자리에 내려가 기도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성탄절이 되기를 바란다”라고밝혔다. 김 목사는 “국난을 수습하는 권한을 가진 이들은 법과 절차에 따라 현재의 불안 상황을 속히 수습해 자유 대한민국의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되도록 속도와 절제의 지도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라며“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군인과 경찰관들을 격려하며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 주자”고 촉구했다. 그는 한국교회 교직자와 성도를 향해서도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니’(고린도전서 10장 23절)라고 하신 성경의 가르침 대로 국난의 시기에 좌고우면하여 흔들리지 말고 말과 행동의 절제를 통해 덕을 세우는 데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진보적 단체로 평가받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이날 진보와 보수가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깨어진 세상에서 ‘하늘의 영광’과 ‘땅의 평화’를 이루자는 요지의 성탄절 메시지를 냈다. NCCK 총무를 맡고 있는 김종생 목사는 메시지를 통해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이 정치적 혼란의 한복판에 개입하시어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켜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국민의 놀란 마음을 위로하시고, 아직도 국가폭력의 역사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을 치유하여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이영훈 목사는 ‘국가 안정과 국민대통합을 위한 총동원 새벽기도회’를 선포했다. 이 목사는 “우리 사회가 서로 편을 갈라 갈등하고 대립하기보다는 민족 대통합과 화합을 이뤄나가는 나라가 될 때 비로소 하나님의 복이 임하실 것”이라며 “16일부터 21일까지 한 주간 ‘국가 안정과 국민 대통합을 위한 총동원 특별 새벽기도회’로 전 성도들이 함께 모여 나라를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총동원 새벽기도회’가 마무리되는 오는 28일부터는 탄핵심판이 끝날 때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이 기도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 ‘불확실성 해소’ 바짝 몸 낮춘 재계… 내년 경영 계획 보수적으로 짠다

    ‘불확실성 해소’ 바짝 몸 낮춘 재계… 내년 경영 계획 보수적으로 짠다

    다음달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에선 탄핵 정국이 맞물리면서 기업들은 안팎의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6년 ‘탄핵 트라우마’가 있는 재계는 최대한 몸을 낮추고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동향을 살피는 모습이다. 경제단체들은 빠른 안정을 위해 경제계를 포함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현대차, SK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연말 대외 일정을 최소화하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극대화된 불확실성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대외 변수가 큰 만큼 기업들의 경영 방향은 비용을 줄이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관계자는 “탄핵으로 인한 직접적 영향은 거의 없지만 환율이나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기업 활동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정국을 예의주시하면서 과감한 투자보다 다소 보수적인 접근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2월 3일 예정된 이재용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재판을 준비하면서 내년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 반도체 부문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한 이 회장은 경영진과 함께 반도체를 중심으로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17~19일에는 국내외 임원들이 지역별 현안을 공유하는 글로벌 전략회의가 열린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사장단 협의회에서 신사업과 관련해 ‘빠른 실행력’을 주문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신년사와 경제계 신년인사회 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의 연례 업무는 그대로 수행하되 그룹 일정은 따로 정하지 않고 경영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단체들은 잇따라 정부와 국회에 경제 안정에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국정 혼란 최소화를 위해 정부는 비상 경제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국회는 초당적 차원에서 여야 간 협치의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국정 공백이 빠르게 해소돼 대외 신인도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하길 바란다”며 “지금은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한국경제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조속히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여야와 정부, 경제계가 함께하는 여·야·정·경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 여성 머리에 17차례 사커킥 날린 ‘축구 유망주’男…“선수 경력 과장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여성 머리에 17차례 사커킥 날린 ‘축구 유망주’男…“선수 경력 과장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처음 본 20대女와 동행 중 흉기 구입수차례 되돌아와 의식 잃은 여성 폭행겨울 골목 2시간 방치, 행인 발견 살아부산에 사는 40대 남성 권모씨는 지난 2월 5일 여자친구와 다퉜다. 6일 새벽까지 다툼이 이어져 ‘여친’에게 “다 죽인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중구의 한 식당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 이날 오전 4시 16분쯤 여성 A(29)씨를 만났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려고 갔던 A씨는 권씨와 일면식도 없었다. 40분 후 식당을 나온 권씨는 우연히 A씨와 동행해 걸어갔다. 그는 ‘강도질을 하자’고 맘먹었다. 권씨는 이날 오전 5시 16분쯤 서구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 흉기를 하나 샀다. 이를 옷에 숨긴 권씨는 3분 후 A씨의 목덜미를 붙잡고 100m쯤 끌고 간 뒤 뒷골목으로 밀어 넣었다. 이른 새벽이어서 인적은 없었다. 그는 흉기를 꺼내 A씨에게 겨눴다. A씨가 떨어진 안경을 찾으려고 숙이자 머리채를 잡고 벽으로 밀쳤다. 이에 A씨가 권씨의 모자를 벗기자 주먹으로 때려 쓰러뜨렸다. 그러고는 A씨 머리에 ‘사커킥’(축구공 차듯 걷어참)을 날렸다. A씨의 옷과 가방을 뒤지며 2분간 주먹질과 사커킥을 계속하다 자리를 떴다. 그렇지만 곧바로 골목으로 돌아와 A씨를 다시 발로 차고 훔칠 물건이 있나 뒤졌다. A씨는 1차 폭행으로 완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권씨는 또다시 골목을 떠나더니 1분 만에 돌아와 똑같은 짓을 저질렀다. 재차 자리를 떴다 다시 돌아와 같은 짓을 하고 5시 26분 골목을 완전 떠날 때까지 7분간 주먹으로 13차례, 농구화 신은 양발로 17차례 A씨를 마구 폭행했다. 빼앗은 A씨의 휴대전화는 도주 중 버렸다. A씨는 추운 겨울 골목길에 2시간 동안 방치됐다 행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턱뼈가 부러지고 얼굴 여러 뼈가 파열돼 전치 8주 이상 중상을 입었다. 이도 몇 개 부러졌다. 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 ‘여친’에 “내 신발에 피 너무 많이묻었어, 사람 죽인 거 같아…”‘우승·MVP’ 고교 자퇴, 범죄의 길범행 후 달아난 권씨는 이날 오후 2시쯤 부산역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폐쇄회로(CC)TV에는 가방을 움켜쥔 채 전속력으로 달아나다가 넘어진 그를 삼단봉을 쥔 경찰이 제압하는 모습이 담겼다. 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권씨는 재판에서 “상해의 고의만 있었고, 살인 고의는 없었다.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권씨는 흉기를 소지했고, A씨 손에 흉기 상흔도 있었다. 20대 여성이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야 해 인격체를 살해한 것과 맞먹는다”고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제7형사부(부장 신헌기)는 지난 8월 “권씨는 축구선수 출신으로 ‘사커킥’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의식을 잃은 A씨의 머리 등 급소 부분을 무차별 폭행했다”며 “골목을 빠져나갔다 다시 찾아와 화풀이하듯 폭행한 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으나 미수에 그쳤다”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은 ‘권씨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교까지 축구선수로 경북지역 대회에서 우승하고 MVP상을 받은 유망주였으나 고교 2학년 때 자퇴해 축구를 그만뒀다’고 적었다. 이후 2008년 6월 20대 여성을 상대로 강도·성폭행을 저지른 뒤 ‘집에 어머니만 있다’는 것을 알고 집까지 가서 추가로 금품을 빼앗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인 2016년 편의점 2곳에서 흉기로 종업원을 위협하고 돈을 빼앗아 징역 5년을 받는 등 범죄자의 길을 갔다. 전과가 14범에 이르렀으나 교화는커녕 또다시 이 사건을 저질렀다. 징역 25년, “살인 고의 없었다”“축구 유망주 아니었다” 항소재판은 그의 불량한 태도로 지연됐다. 권씨는 ‘공황장애’ 등을 이유로 세 차례 불출석했다 재판부가 “피고인 없이 진행하겠다”고 하자 지난 7월 처음 법정에 나왔다. 그러나 선고일을 잡으면 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계속된 재판 연기로 구속 기한 만료일에 쫓긴 재판부가 “교도관이 업어서 오든 피의자 권씨를 꼭 데려오라”고 주문하는 등 속을 썩인 끝에 범행 반년이 넘어 선고할 수 있었다. 형사소송법은 약식재판을 제외하고 형사 사건 선고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하고, 불출석하면 다시 기일을 정하도록 규정한다. 그런데도 선고 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 없이 선고할 수 있다. 범행 당일 오전 9시쯤 여자친구에게 전화해 “나, 사람 죽였어. 내 얼굴과 신발에 피가 너무 많이 묻어 사람을 죽인 것 같아. 내가 죽으려고 나쁜 짓 했어”라고 말했던 권씨는 중형을 선고받자 항소했다. 권씨 변호인은 항소심에서 “권씨의 축구 선수 경력이 과장됐다. 그는 초등학교 4~6학년 때만 축구선수였고, 경북 대회 우승이나 MVP상을 받은 적이 없다. 유망주가 아니었다”면서 “권씨는 소지품을 분실한 A씨에게 소주와 과자 등을 사주기도 했다. 애초에 A씨의 재물을 갈취할 마음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씨가 흉기를 적극 사용하지 않았고, 스스로 현장을 떠났다. A씨 상태도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고 또다시 살인의 고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 이재욱)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18일 변론을 열어 권씨 측 등의 얘기를 더 들은 뒤 선고기일을 정할 예정이다.
  • 한강 “韓 상황 끔찍하다고만 생각 안 해…시민 용기에 감동”

    한강 “韓 상황 끔찍하다고만 생각 안 해…시민 용기에 감동”

    소설가 한강이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가 이어지는 현재 한국 상황에 대해 “그렇게 끔찍하다고만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연극극장에서 열린 ‘노벨 낭독의 밤’ 행사에서 진행을 맡은 현지 번역가 유키코 듀크는 한강에게 ‘그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노벨상 수상을 위해) 출국해야 했으니 얼마나 끔찍했느냐’고 물었다. 한강은 비상계엄 사태 이틀 만인 지난 5일 출국한 이후 상황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이번 일로 시민들이 보여준 진심과 용기 때문에 감동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이 상황이 끔찍하다고만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밖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강은 이미 지난 6일 각국 언론을 대상으로 한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한강은 “광주의 기억을 트라우마로 가지고 있는 제 또래나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시위 현장에) 많이 가셨다”며 “그대로 두면 상황이 얼마나 나빠질 수 있는지 알기에 모두가 걱정과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들이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은 덕분에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의에 한강은 “젊은 세대에게 광주로 가는 진입로 역할을 조금은 해줬을 순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까지 말하는 건 과장”이라고 답했다. 다만 “시위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제 책을 읽고 있는 분들의 사진을 보긴 했다”면서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 검은 베레 꿈꿨는데 계엄군 낙인… ‘그날’에 갇힌 특전사 장병들

    검은 베레 꿈꿨는데 계엄군 낙인… ‘그날’에 갇힌 특전사 장병들

    상당수 대인 기피 등 ‘심리적 위축’“‘반란군 자식 꺼져라’ 비난받기도”‘민간인 제압’ 명령 트라우마로 남아내란 가담 혐의 처벌받을까 걱정도국회 “처벌 공포서 벗어나게 해줘야”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로 투입된 육군 특수전사령부 부대원의 상당수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영문도 모른 채 명령에 따라 출동했다가 졸지에 계엄군이 된 말단 지휘관과 부대원들이 대인 기피 등 심리적 위축 증상을 겪으면서 군 당국이 정신상담 지원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에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육군 소식통은 12일 “계엄 관련 부대원을 포함해 특전사 내부에서 이 사건에 대해 언급을 안 하고 있다”며 “관련 부대원들은 가까운 지인들조차 조심스러워 연락을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당시 상황에 대해 시원하게 말을 할 수도, 앞에 나설 수도 없어 매우 의기소침해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재규 특전사동지회 사무총장도 “후배들이 너무 많이 힘들어하고 있지만 일일이 전할 수 없고 외부 연락도 극도로 꺼리고 있다”며 “과거 계엄군의 역사적 오명을 불식시키기 위해 오래도록 예비역들도 사회 곳곳에서 재난·재해 복구 활동 등에 힘써 왔는데 부정적인 이미지가 지워질 즈음 또다시 이런 사건이 일어나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는 이상현(육군 준장) 특전사 1공수여단장이 눈물을 쏟으며 “어제 부하가 가족을 데리고 식사를 하러 가는데 주민이 딸에게 ‘반란군 자식들아 꺼져라’라고 욕을 해 그냥 집으로 들어갔다고 한다”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을 포함해 주요 지휘관들이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며 현장 부대원들은 내란에 가담한 ‘부화수행’ 혐의 등으로 처벌받을까 우려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관계자는 “내란죄는 군인들에게 특히 무겁고 무서운 죄명”이라며 “방조하는 것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북 작전인 줄 알고 출동했다가 국회의원과 보좌진, 시민 등을 제압 대상으로 마주했던 트라우마도 상당하다고 한다. 지난 3일 계엄 당시 한 특전사 소대장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네 목숨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고 민간인을 공격하거나 살상하면 절대 안 돼”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당부하거나, 한 어머니가 특전사 아들에게 ‘시민한테 총 겨누는 건 아니다. 무기도 없는 민간인에게’라며 신신당부한 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국방부는 최근 특전사를 중심으로 계엄 현장에 투입된 병력에 대한 상담 소요 등을 부대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해당 부대에 병영생활전문상담관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해당 부대에 민간 심리상담 지원프로그램(EAP)을 홍보해 장병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만큼 장병들의 정신적 고통이 크고 이로 인한 조직 내 사기 저하 등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도 개선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확보에 투입된 계엄군 대부분은 명백한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상부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내란범으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우리 군 최정예 특수부대원들이 이번 비상계엄의 트라우마로 임무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라는데 이들이 내란 범죄 혐의자라는 법적 처벌의 공포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불면의 밤… 새벽까지 뉴스 시청… 속보에 화들짝… 국민 66% ‘비상계엄 트라우마’

    불면의 밤… 새벽까지 뉴스 시청… 속보에 화들짝… 국민 66% ‘비상계엄 트라우마’

    “간밤에 무슨 일이 났을까 봐 아침에 뉴스부터 검색해요.” “그날 이후 4시간 이상 잠을 못 자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한 지 12일로 열흘이 됐지만 국민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날 18세 이상 성인 507명을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비상계엄 이후 스트레스 등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응답이 66.2%에 달했다. 이 중 40.0%는 지금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서울신문 통화에서 “불면과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가 실제로 늘었다. 일도 손에 안 잡히고 기분 변화가 심하다는 분이 많다”며 “과거 트라우마를 경험한 분들은 상태가 더 안 좋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MZ도 “구직·이직 더 어려워질까 봐 걱정” 불안은 1980년 계엄을 겪었던 중장년과 계엄을 영화로만 접한 MZ세대 가릴 것 없이 찾아오고 있다. 춘천에 사는 허순녀(69)씨는 “비상계엄 선언을 듣고 전쟁이 나는 게 아닌지 심장이 두근거렸다”면서 “무서워서 뉴스를 못 보다가 최근에서야 조금씩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직장인 김현숙(27)씨는 “비상계엄 이후 불안감이 심해 평소 안 보던 뉴스를 새벽까지 챙겨 본다”며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는 말에 잠도 안 온다. 구직·이직이 더 어려워질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멀쩡한 나라가 망할 뻔했는데 어떻게 트라우마가 없겠느냐’, ‘밖에서 좀 큰 소리가 나도 깜짝깜짝 놀란다’, ‘속보가 보이면 심장이 쿵쾅거린다’, ‘밤사이 무슨 상황이 벌어질까 봐 새벽 4시가 지나야 안심이 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정신의학과 의사 510명 시국 선언문 전국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510명은 이날 시국 선언문을 내고 “폭력 트라우마 피해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선 신속한 안전 확보와 가해자에 대한 응당한 처벌이 중요한데, 지금의 불안정한 상황은 트라우마를 강화하고 미래에 대한 공포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헌법에 근거한 단호한 해법만이 국민과 대한민국을 폭력의 트라우마에서 회복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수영 노원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트라우마가 심하다면 뉴스를 멀리하면서 자주 산책하고, 달력을 자주 보며 과거가 아닌 현재 시점에 있다는 걸 확인해 심리적 안정감을 느껴야 한다. 또한 부모는 불안이 아이들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과도한 걱정을 내비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부하 딸에게 ‘반란군 자식들아 꺼져’ 욕설”…계엄군 자녀에게 쏟아진 비난

    “부하 딸에게 ‘반란군 자식들아 꺼져’ 욕설”…계엄군 자녀에게 쏟아진 비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지난 3일 지휘관의 명령을 따르기만 했던 계엄군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에게도 선 넘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공수1여단장은 지난 10일 진행된 국회 국방위 긴급현안질의에서 계엄군 질타를 들으며 눈물을 쏟았다. 이 여단장은 “당시 부여받은 임무를 어떻게 수행했는지, 지금의 생각이 어떤지 말해달라”는 말에 “수개월 전 사령관으로부터 북한의 국지 도발이 증대되고 있다고 들었다. 사건이 발생하기 일주일 전부터 다음 주에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를 여러 차례 받았다”라며 “국지 도발 또는 내란 사태로 이해하고 출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말씀드리는 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뒤 “제 부하가 가족을 데리고 식사를 하러 가는데 주민이 그 딸한테 ‘반란군 자식들아 꺼져라’라고 하면서 욕을 해서 그 딸이 집으로 들어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특전사는 절대복종, 절대 충성의 마음으로 등에 화약을 메고 국가가 부여한 임무에 과감히 뛰어 들어가 순직하는 집단들이다. 누군가 불의 위치를 잘못 갖다 놓았을 뿐 그들은 뛰어들 준비가 돼 있는 전사들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여단장은 “그들에게 반란군 오명을 씌워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의 손을 잡아주시고 격려해 주신다면 기필코 국가가 부여한 현장에 가서 목숨을 다 바쳐 죽을 것이고 그의 자녀와 가족들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할 거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여야를 떠나서 많은 국회의원 그리고 국민 여러분, 현장에 투입된 우리 특전사 대원들을 무능한 지휘관을 만난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의 손을 잡고 격려해 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여야 의원들도 지휘관의 명령을 따른 일선 장병들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 장병들을 향해 “그대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위로했다. 이 대표는 “초급 간부들과 병사 대부분은 내란 수괴 윤석열과 김용현, 일부 지휘관들에 의해 철저히 이용 당했다”며 “어떤 작전인지도 모른 채 명령에 따라 움직였을 병사들을 이용해 헌법과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린 자들, 계엄군을 향한 화살은 명령을 내린 자들을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군인 여러분, 허리숙인 그들에게 오히려 허리숙여 말하고 싶다”며 “그대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 오히려 고맙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도 “특전사 장병을 비롯해 절대다수 장병들은 피해자”라며 “트라우마에 당분간 시달릴 가능성이 많다. 국방부 차원에서도 병영생활 전담 상담관을 최대한 가동하든지 다른 어떤 특단의 노력을 해주길 당부드린다”라고 밝혔다.
  • 정신의학과 전문의 510명 “尹 탄핵만이 국민 트라우마 치유”

    정신의학과 전문의 510명 “尹 탄핵만이 국민 트라우마 치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10명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냈다. 이들은 헌법이 정한 절차에 의한 퇴진만이 국민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신과 전문의 510명은 12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12·3 비상계엄’ 선포와 “협박에 가까운 포고문, 갑작스러운 군대 출동 등으로 큰 심리적 충격을 받았을 국민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면서 “헌법이 정한 절차에 의한 퇴진만이 국민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군부독재와 국가폭력 역사를 기억하는 많은 국민은 그 트라우마를 재경험하며 심각한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헌법 위반과 부당한 권력 행사로 대한민국에 큰 충격을 안긴 현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죄와 더불어 헌법에 명시된 절차에 의한 직무 정지 또는 사퇴가 이뤄질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또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제1호)이 “선량한 시민들에게 두려움과 모욕감을 줬으며 치료와 돌봄을 본업으로 삼는 의료진에 대한 살벌한 위협에서 그 절정을 이뤘다”고 비판했다. 앞서 포고령(제1호)은 5항에서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에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밝혔다. 정신과 전문의 510명은 “정신의학적으로 폭력 트라우마 피해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피해자의 신속한 안전 확보와 가해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불안정한 상황은 국민 트라우마를 강화하고 미래에 대한 공포를 증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국회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현 대통령과 정부가 초래한 의대 증원으로 인한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의료 전문가에 대한 처단과 같은 위협이 아닌 존중이 필요하다”면서 “정치권은 현재 국민이 느끼는 현실적 위기를 최대한 신속히 종식하기 위한 합리적인 결정과 조치를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7000여자 분량의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29분 내내 거대 야당을 비난하고 계엄이 대통령 고유의 통치 행위라는 논리를 폈다.
  • “계엄선포, 이해 안되고 납득도 안돼”… 국민의힘 제주도의원들 첫 공식사과

    “계엄선포, 이해 안되고 납득도 안돼”… 국민의힘 제주도의원들 첫 공식사과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묵으로 일관했던 국민의힘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공식석상에서 사과를 표명했다. 지난 11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434회 임시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박호형) 회의에서 국민의힘 이남근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빚어진 혼란 상황을 언급하며 “정부 여당 소속 도의원으로서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하는 게 도리가 아닐까 해서 귀중한 시간을 빌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당 도의원이 공식 석상에서 관련 입장을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원은 “지난 12월 3일부터 지금까지 한 1주일 넘게 어려웠다. 불과 2년 10개월 전 길거리에 나가 뽑아달라고 했던 대통령이 헌법에서 수호할 책무를 저버렸고, 이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걱정과 혼란을 야기한 데 대해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특별히 더 당혹하고 혼란스러웠다”며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조속한 국정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분위기를 경계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 계엄 사태를 기회로 국민의힘 모두를 싸잡아 비난하는 행태는 (옳지 않다)”며 “비판하고 독촉하기보다 여야, 지역사회 모두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혜안을 찾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강상수 도의원(정방동·중앙동·천지동·서홍동)도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요즘 시대에 저렇게 계엄을 선포할 수 있나. 5·18을 겪으며 계엄에 대해 국민들이 트라우마가 박혀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해되지 않고 납득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인데 대통령 최후의 권한인 계엄을 선포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굉장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제(10일) 본회의에서 윤석열 탄핵 촉구 결의안과 관련, 참여하지 말자는 의견에 따르지 않고 기권으로 간 이유가 있다”며 “(불참하면) 우리 중앙에 있는 국회의원들과 뭐가 다르냐, 우리는 그렇게 해선 안 된다 해서 표결에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 최남단 서귀포시에서도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11일 저녁 서귀포시 초원사거리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분노한 수백명의 시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퇴진 및 국민의힘 해산’을 촉구하는 서귀포시민행동 집회가 열렸다. 한 서귀포 시민은 “지난 10일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등 긴급 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전원 기권한 국민의힘 도의원들을 겨냥해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 이게 시민을 위하는 정치라 할수 있냐”며 분통을 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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