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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 심리 위축에 교육비도 4년만↓…체크카드 1년새 158만장↑

    소비 심리 위축에 교육비도 4년만↓…체크카드 1년새 158만장↑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가계 소비의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교육비까지 4년 만에 감소했다. 과소비를 막으려는 소비자들의 체크카드 발급과 이용액도 늘고 있다.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도·소매업, 운수업,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 대부분의 주요 업종에서 카드 승인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매출 감소율이 가장 큰 운수업의 경우 작년 1월 1조 7800억원에서 올해 1월 1조 6500억원으로 7.6% 줄었다. 비상계엄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숙박·음식점업의 카드 매출도 올해 1월 12조 700억원으로 작년 동월 대비 1.8%(2200억원) 감소했다. 그밖에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6조 700억원→6조 100억원),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1조원→9800억원) 등의 매출도 줄었다. 특히 가계소비의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교육서비스업의 1월 카드 매출이 1조 7400억원으로, 전년 1월(1조 8500억원) 대비 5.5%나 감소했다. 교육서비스업 매출에는 유치원, 정규교육 기관, 사설학원, 기술 및 직업훈련학원 등이 포함된다. 교육서비스업의 카드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시기이던 2021년 1월(12.5% 감소) 이후 4년 만이다. 과소비를 방지하려는 소비자들의 체크카드 발급과 이용금액도 늘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에서 신규 발급된 체크카드는 6288만 1000장으로, 전년 동기(6129만 7000장) 대비 158만 4000장 늘었다. 같은 기간 8개 전업카드사의 체크카드 이용금액도 27조 5688억원에서 28조 33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신용카드 사용은 줄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용카드 일평균 사용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2조 4796억원으로 11월(2조 6584억원) 대비 1788억원 감소했다.
  • 미국 상공에 등장한 ‘종말의 날 비행기’ 정체

    미국 상공에 등장한 ‘종말의 날 비행기’ 정체

    미국 상공에서 일명 ‘종말의 날 비행기’로 불리는 군용기의 비행 모습이 확인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0일(현지 시간) “전날 오전 미 해군의 ‘종말의 날 비행기’가 미국 중서부 핵 사령부 기지를 선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종말의 날 비행기’는 보잉 707을 개조한 E-6B 머큐리로, 유사시 공중에서 장거리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지휘한다. 미군의 대표적인 핵전쟁용 공중 지휘통제기로, E-4B(나이트 워치)와 함께 ‘종말의 날 비행기’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10일 오전 항공기 궤적을 추적하는 사이트인 에어내브 레이더(Airnav Rader, 이하 에어내브)에는 E-6B 머큐리가 오클라호마주(州)에 있는 미 국방부 최대 시설인 팅커공군기지를 출발해 오퍼트공군기지가 있는 오마하 주변에서 약 7시간 비행한 뒤, 다시 오클라호마로 돌아갔다. 에어내브에 표시된 항공기 이동 경로 지도는 E-6B 머큐리가 같은 항로를 여러 차례 선회하다가 기지로 돌아간 모습을 담고 있다. 같은 날, 또 다른 E-6B 머큐리 세 대도 오클라호마 털사와 텍사스주의 댈러스, 메릴랜드주 등을 1시간가량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핵 공격 수행 능력을 갖춘 E-6B 머큐리는 궤도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추적 신호를 끄고 운행하지만, 추적 데이터를 고의로 노출하는 경우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해석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20년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E-6B 머큐리 두 대가 ‘공개적으로’ 북미 상공을 비행했다. 이는 대통령의 부재에도 여전히 미국은 건재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일종의 경고 비행이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시작한 지 나흘이 지난 2022년 2월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공격을 언급하자 미 서부 해안선에서 E-6B 머큐리의 비행이 확인됐다. 당시에도 E-6B 머큐리의 공개 비행은 핵전쟁을 운운하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경고로 해석됐다. 이번 비행의 목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종전을 압박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미국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추측된다. 한편, E-6B 머큐리가 한반도에서 대북·대중 정찰을 위해 비행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11월 한반도와 일본 혼슈 상공에서 E-6B 머큐리가 식별됐다. 제이크 설리번 당시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곧 7차 핵실험 및 ICBM 발사 등의 도발을 감행할 것을 우려했고, 이에 따라 E-6B 머큐리와 미 해군 전략핵잠수함이 한반도 주변에 배치됐었다. 1980년대 말 이후 미 해군은 E-6B 머큐리 16대를 보유하고 있다. E-6B 머큐리가 핵미사일 발사 명령을 전달하는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E-6B 머큐리 즉 ‘종말의 날 비행기’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관심이 쏠린다.
  • 노년층에 이어 10대 청소년에게도 ‘1인당 43만원’ 현금 준다는 ‘이 나라’ 왜

    노년층에 이어 10대 청소년에게도 ‘1인당 43만원’ 현금 준다는 ‘이 나라’ 왜

    경기 부양을 하기 위해 현금성 보조금 지급 정책을 펴고 있는 태국 정부가 노년층에게 1인당 약 43만원을 준 데 이어, 10대 청소년에게도 1인당 약 43만원을 준다. 1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태국 경제부양위원회는 16~20세 국민 270만명에게 1인당 1만밧(약 43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전날 승인했다. 피차이 춘하와치라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은 내각 승인을 거쳐 2분기에 ‘디지털 지갑’을 통해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지급하면 국민은 스마트폰 등을 통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피차이 부총리는 디지털 지갑 시스템을 활용하면 정부가 보조금 사용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향후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태국 정부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보조금 지급을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취약계층 약 1450만명, 올해 1월 노년층 약 300만명에게 1인당 1만밧을 현금으로 지원했다. 지급 대상은 연 소득과 은행 잔고가 각각 84만밧(약 3574만원), 50만밧(약 2128만원) 이하인 60세 이상이다. 1차 지급 당시 보조금을 받은 취약계층은 제외된다. 앞서 현 집권당인 프아타이당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 1인당 1만밧 보조금 지급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야권이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반발했고, 경제학계와 태국중앙은행(BOT) 등도 국가 재정 부담과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반대했다. 정부는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조금 지급을 강행하고 있다. 피아치 부총리는 “지급된 보조금이 전국으로 퍼져 가계부채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며 “정부는 이 정책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관광 산업 침체와 수출 부진으로 경제가 위축된 상태다. 지난해 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로 예상치에 못 미쳤다.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성장률 5.0%의 절반 수준이다. 태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태국은 지난해 354억 달러(약 51조원) 규모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전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태국 경제가 올해 3%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정부는 이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 ‘종말의 날 비행기’ 떴다…핵전쟁용 군용기가 ‘공개 비행’ 나선 이유는? [핫이슈]

    ‘종말의 날 비행기’ 떴다…핵전쟁용 군용기가 ‘공개 비행’ 나선 이유는? [핫이슈]

    미국 상공에서 일명 ‘종말의 날 비행기’로 불리는 군용기의 비행 모습이 확인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0일(현지 시간) “전날 오전 미 해군의 ‘종말의 날 비행기’가 미국 중서부 핵 사령부 기지를 선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종말의 날 비행기’는 보잉 707을 개조한 E-6B 머큐리로, 유사시 공중에서 장거리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지휘한다. 미군의 대표적인 핵전쟁용 공중 지휘통제기로, E-4B(나이트 워치)와 함께 ‘종말의 날 비행기’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10일 오전 항공기 궤적을 추적하는 사이트인 에어내브 레이더(Airnav Rader, 이하 에어내브)에는 E-6B 머큐리가 오클라호마주(州)에 있는 미 국방부 최대 시설인 팅커공군기지를 출발해 오퍼트공군기지가 있는 오마하 주변에서 약 7시간 비행한 뒤, 다시 오클라호마로 돌아갔다. 에어내브에 표시된 항공기 이동 경로 지도는 E-6B 머큐리가 같은 항로를 여러 차례 선회하다가 기지로 돌아간 모습을 담고 있다. 같은 날, 또 다른 E-6B 머큐리 세 대도 오클라호마 털사와 텍사스주의 댈러스, 메릴랜드주 등을 1시간가량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핵 공격 수행 능력을 갖춘 E-6B 머큐리는 궤도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추적 신호를 끄고 운행하지만, 추적 데이터를 고의로 노출하는 경우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해석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20년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E-6B 머큐리 두 대가 ‘공개적으로’ 북미 상공을 비행했다. 이는 대통령의 부재에도 여전히 미국은 건재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일종의 경고 비행이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시작한 지 나흘이 지난 2022년 2월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공격을 언급하자 미 서부 해안선에서 E-6B 머큐리의 비행이 확인됐다. 당시에도 E-6B 머큐리의 공개 비행은 핵전쟁을 운운하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경고로 해석됐다. 이번 비행의 목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종전을 압박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미국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추측된다. 한편, E-6B 머큐리가 한반도에서 대북·대중 정찰을 위해 비행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11월 한반도와 일본 혼슈 상공에서 E-6B 머큐리가 식별됐다. 제이크 설리번 당시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곧 7차 핵실험 및 ICBM 발사 등의 도발을 감행할 것을 우려했고, 이에 따라 E-6B 머큐리와 미 해군 전략핵잠수함이 한반도 주변에 배치됐었다. 1980년대 말 이후 미 해군은 E-6B 머큐리 16대를 보유하고 있다. E-6B 머큐리가 핵미사일 발사 명령을 전달하는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E-6B 머큐리 즉 ‘종말의 날 비행기’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관심이 쏠린다.
  • [사설] 자영업자 두 달 새 20만명 줄폐업… 내수 살릴 추경은 뒷전

    [사설] 자영업자 두 달 새 20만명 줄폐업… 내수 살릴 추경은 뒷전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최근 두 달 동안 무려 20만명의 자영업자가 사업을 접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으로 IMF 외환위기 때보다 줄었다. 2021년 이후 전년 대비 자영업자 수가 감소한 사례는 처음이다. 코로나19 파고 속에서도 어떻게든 버텼던 자영업자들이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생업을 접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현재 영업 중인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이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으며, 72%가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원자재비 상승, 인건비 증가, 임차료 부담, 대출 상환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자영업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석 달 연속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내수 진작을 위한 긴급 처방으로 정부와 정치권은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를 진작에 꺼내 들었다. 그래 놓고 정작 논의는 헛바퀴만 돌리고 있다. 국정협의회가 어제도 열렸지만 정작 경기를 진단하고 추경을 집행할 주체인 정부는 배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35조원 추경안 중 15조원을 지역사랑상품권에 안배하자고 제안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역화폐 추경이 자영업자에게 실효적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자영업자들이 직면한 현실의 위기는 일시적 경기 침체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소비 패턴, 비대면 경제로의 전환, 키오스크와 배달 로봇, 인구 고령화 등 급변한 환경은 자영업 생태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단순한 현금 살포, 일시적 소비 진작책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구조적 전환기에 놓인 것이다. 건설업 생산 감소, 내수 침체, 미국의 관세 인상 압박 등 다중적 경제 위기는 자영업자 지원에 쏟아야 할 정책 역량과 재정을 분산시키고 있다. 단기적 지원책을 넘어 자영업 생태계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응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 1월 서울 외국인 관광객 90만명… 코로나 이전 회복

    지난해 말 촉발한 비상계엄 사태 등에도 올해 초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올해 1월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이 90만명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월 88만명과 비교하면 2.3%, 지난해 1월 71만명과 대비하면 약 27% 증가한 수치다. 서울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으로 최대였던 해는 1390만명을 기록한 2019년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1월은 대표적인 관광 비수기인데, 월 관광객이 2019년을 넘어선 것은 올해 서울 관광 시장 전망이 밝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정국, 경기 악화로 올해 관광업 전망이 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던 점에 비춰보면 이같은 관광객 증가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서울 관광이 회복세를 보인 요인으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꾸준히 외신 등을 상대로 ‘서울은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 효과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 임금은 계급… 연봉 3000만원 ‘아싸’는 결코 못 넘볼 ‘1억 인싸’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임금은 계급… 연봉 3000만원 ‘아싸’는 결코 못 넘볼 ‘1억 인싸’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대기업 등 1차 노동시장의 ‘인싸’급여·복지 여건 좋고 근속 길어비정규직인 2차 노동시장 ‘아싸’대기업 임금 58%뿐… 격차 심각무너진 사다리에 삶도 저당잡혀대기업으로 이직 10명 중 1명뿐#1. 대기업 연구개발직 과장급인 이모(34)씨가 2017년 입사했을 때 연봉은 4200만원이었다. 성과급과 각종 수당을 더하면 실제 받는 돈은 본봉의 2배 규모인 8400만원을 훌쩍 넘겼다. 입사 4년이 지나자 세전 1억원을 돌파했다. 이씨는 “주 52시간도 철저히 지켜져 이직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2. 중소기업 계장급인 안모(34)씨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취업에 번번이 실패해 지방의 한 산업단지에 있는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안씨의 2020년 첫 연봉은 3000만원 정도였는데 4년이 지나고도 앞자리가 바뀌지 않았다. 회사에 노동조합이 없어 제대로 된 임단협도 없다. 안씨는 “대기업으로 경력직 이직을 꿈꾸고 있지만 바늘구멍을 뚫기가 쉽지 않다”며 한숨지었다. 동갑내기 두 사람의 현주소는 한국 노동시장에 뿌리내린 이중구조의 단면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노동시장은 ‘대기업·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된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이전까지는 고용 형태나 규모별로 비교적 임금 격차가 작고 높은 이동성을 보인 노동시장이었지만 노동자 대투쟁 시기를 거치면서 블루칼라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다. 또 구직자 대부분이 근로 조건이 좋은 대기업 취업을 원할수록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을 찾기 어렵다. 노동시장에 다른 의미의 계급화가 진행된 것이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대규모 정리해고와 맞물려 비정규직이 급증하면서 이중구조화는 더 빠르게 진행됐다. 급여와 복지 등 근로 조건이 좋고 근속 연수가 길며 연공서열제가 강하고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는 ‘인사이더’들의 1차 노동시장(대기업·정규직·공무원 등)과 ‘아웃사이더’들의 2차 노동시장(중소기업·비정규직 등)으로 나뉜 이중구조가 한국 사회에 절차적 민주화를 이식한 87년 체제에서 촉발된 것은 아이러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대표적 예는 임금 격차다. 지난 9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정규직의 70.9%에 불과하다.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는 더 크다. 300인 미만 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300인 이상 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57.6%에 그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한·일·유럽연합(EU) 기업 규모별 임금 수준 국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은 대기업의 57.7%에 불과했다. EU는 65.1%, 일본은 73.7%였다. 한국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2022년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8만 7130달러(약 1억 2700만원)로 분석 대상 22개국 중 상위 5위였다. 월평균 소득은 대기업 593만원, 중소기업 298만원으로 격차는 2배에 가까웠다. 나이별로는 더 심각하다. 20대 대기업 종사자의 소득은 월 342만원, 중소기업은 223만원으로 119만원 차이가 났다. 하지만 30대는 대기업 551만원, 중소기업 310만원으로 격차가 200만원 이상, 50대는 대기업 772만원, 중소기업 330만원으로 400만원 이상 벌어졌다. 사회생활의 첫발을 어디에서 내딛느냐에 따라 생활 수준과 삶의 궤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건너가는 ‘사다리’도 끊어지기 직전이다. 2022년 중소기업에서 일자리를 옮긴 등록취업자 중 대기업으로 옮긴 사람은 10명 중 1명(12.0%)에 그쳤다. 중소기업에서 아무리 숙련된 경험과 기술을 쌓아도 대기업에 발을 들이기는 쉽지 않다. ‘아웃사이더’로 출발해 ‘인사이더’가 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란 얘기다. 고용 안정성 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2023년 대기업의 평균 근속기간은 8.0년, 중소기업은 5.0년이었다.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2년 10개월에 불과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노동조합 조직률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노조 설립 비율이 커 노동권이 잘 보장된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사업체의 노동조합 설립 비율은 2021년 19.4%였다. 대기업은 33.7%지만 중소기업은 12.9%로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가 급증하면서 노동시장에 분절화 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노동자는 고용 사각지대에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이러한 이중구조는 ‘주인 없는’ 일자리를 양산해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1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구인 중이고 30일 내 채용할 수 있는 ‘빈 일자리’는 16만 1000개로 집계됐다. 조선·뿌리산업 등 제조업과 물류업·보건복지업·음식점업·농업 등 근로 조건이 대기업보다 못한 업종을 중심으로는 일자리가 남아돌고 있다. 생산성이 뛰어난 청년층 대다수가 대기업 취업만 바라보는 상황과 맞물려서다.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청년 세대 입장에선 안정적이고 소득이 높은 좋은 일자리와 그렇지 못한 일자리의 격차가 너무 커져 버렸다”면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IMF보다 가혹… 두 달 새 20만명 장사 접었다

    IMF보다 가혹… 두 달 새 20만명 장사 접었다

    #. 울산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34)씨는 최근 가게를 접을지 고민 중이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기점으로 매출액이 30% 급감했다. 보통 매출의 30% 정도가 남는데 임대료와 세금을 감안하면 하루하루 밑지는 장사다. 김씨는 “다른 일을 하고 싶지만 빚이 많아 폐업도 쉽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에서 배달음식 전문점을 하는 박모(41)씨도 “코로나 때도 버티던 주변 점주들이 두 손 들고 있다”며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이 커진 데다 물가가 많이 올라 원재료비 부담이 늘어났다”고 토로했다. 내수 부진 등 경기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자영업자가 붕괴하고 있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취업자 중 자영업자는 550만명이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앞둔 2023년 1월 549만 9000명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590만명), 1998년(561만명)과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600만명), 2009년(574만명)보다 적다.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으로 소비가 움츠러든 상황에서 물가와 금리가 오른 데다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는 등 자영업을 둘러싼 환경이 더욱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자영업자 수는 가파른 감소세다. 지난해 10월 577만명에서 11월 570만 6000명, 12월 557만 4000명으로 줄었다. 11월 이후 두 달 새 20만명 이상 증발했다. 통계청은 “농림어업 등 자영업자가 통계에 포함돼 겨울에는 계절적으로 자영업자 규모가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농림어업인을 제외해도 지난 1월 자영업자는 지난해 1월보다 2만 8000명 줄었다. 1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 여파로 국민들의 소비 여력이 줄면서 자영업이 무너지고 있다”며 “경기가 살아나도 가처분소득(실소득)이 늘지 않으면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을 닫는 자영업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시장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43.6%가 “3년 이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61.2%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큰 빚을 떠안고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다시 빚을 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 경제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며 “이들이 다른 임금근로자로 원활히 전환할 수 있도록 국가 주도의 적극적인 일자리 사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 상명대, 4년간 졸업작품 온라인으로…DiSAF 공개

    상명대, 4년간 졸업작품 온라인으로…DiSAF 공개

    예술·디자인 인재, 교류와 소통의 장4년간 졸업 작품 1500여점 ‘영감의 원천’ 상명대학교는 4년간 예술과 디자인 관련 졸업작품 15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는 디사프(DiSAF)를 온라인 공개를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DiSAF는 디지털상명아트페어(Digital Sangmyung Art Fair)란 의미다. 올해로 네 번째 문을 연 DiSAF는 코로나19 등장과 함께 거리두기를 반복하며 인간의 연결이 위험 요소가 되는 역설을 경험하던 2021학년도 예술 및 디자인 분야 졸업작품부터 전시된다. DiSAF는 상명의 예술과 디자인 분야 젊은 인재들이 펼치는 새로운 시도인 졸업작품 1500여점을 만나볼 수 있는 ‘영감의 원천’이며, 그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다. 예술 및 디자인 분야 변화와 흐름을 공유할 수 있도록 4년간 예술 및 디자인 분야 졸업작품을 디지털 아카이빙(Digital Archiving)하는 유일무이한 사례를 기록 중이다. 관련 분야 진로를 선택하는 학생들에게는 관심 전공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든다. 작품은 상명대 문화예술대학, 디자인대학, 예술대학 소속 19개 학과 졸업자의 디자인, 생활예술, 사진, 의류, 조형예술, 만화 등 다양한 분야 졸업작품이 전시된다. 각 작품은 설명과 함께 전공별 프로젝트를 해시태그로 설정해 관심 있는 해시태그를 클릭하면 검색분류가 같은 작품들을 모아 감상할 수 있다. 학과별 전시 작품과 연도별로 작품 감상도 가능하다. 홍성태 상명대 총장은 “서울과 천안캠퍼스 예술 및 디자인 분야 졸업 작품을 모두 모아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기획된 ‘DiSAF’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시도”라고 강조했다. DiSAF는 https://disaf.smu.ac.kr로 만나볼 수 있다.
  • 제니 “이렇게 사는 건 딱 이번 생만 하고 싶다”…무슨 일

    제니 “이렇게 사는 건 딱 이번 생만 하고 싶다”…무슨 일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가 스타로 사는 삶에 관한 생각을 털어놨다. 9일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 올라온 영상에는 제니가 출연했다. 영상에서 제니는 14살에 미국 유학을 포기하고 YG엔터테인먼트에서 6년간 연습생 생활을 거쳐 2016년 블랙핑크로 데뷔했다고 밝혔다. 제니는 “(연습생) 평가도 너무 잔인한데 평가할 때마다 친구들이 떠나니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며 “어릴 땐 사랑을 많이 주고받는 걸 배우는데 연습생 생활은 경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친한 친구들이 떠나는 것도 슬픈데 나는 눈물 닦고 바로 해내야 했다”며 “‘난 무조건 데뷔할 거야’라고 계속 생각했다. ‘내 길은 이거 하나’라는 생각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에 가수 정재형은 “불안감이 컸겠다. 이게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으니까”라고 공감했고, 제니는 “맞다. 한편으로는 그게 이유였을 것”이라고 답했다. 블랙핑크 활동에 대해서는 “몸이 못 버틴다. 진짜 말도 안 되게 바빴던 적이 많았다”고 했다. 제니는 “이번 생에만 이렇게 하고 싶다. 감수해야 할 게 많다”며 “다행히 소화는 하고 있지만 정말 쉽진 않다”고 했다. 제니는 “활동하면서 마음이 아픈 시기가 있었고, 자신을 돌보지 못하다 보니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며 “나 자신을 모르고 사회에 나가다 보니 뭐가 좋고 싫은지도 모르는 채 활동하는 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러다 코로나19가 왔고 건강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게 됐다”며 “휴식기를 가지면서 나라는 사람에 관해 연구하고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정재형은 “그래서 일찍 철이 든 것”이라고 감탄했다. 제니는 “저도 소리도 질러보고 했는데 결국 시간이라는 여유를 통해 배운 것 같다. 계속 일만 했으면 어느 순간 ‘나 안 해’, ‘나 끝’ 했을 것 같다”며 웃었다.
  • 최기찬 서울시의원 “외로움은 사망률 증가시키는 심각한 공중보건 위기, 서울시 대책 촉구”

    최기찬 서울시의원 “외로움은 사망률 증가시키는 심각한 공중보건 위기, 서울시 대책 촉구”

    서울시의회 최기찬 의원(더불어민주당, 금천2)은 지난 7일 제328회 서울시의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현대사회의 심각한 공중보건 위기로 ‘외로움’을 지목하며 서울시의 특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외로움은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보다 해롭고, 조기 사망률을 최대 29% 높이는 질병”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사회적 고립도’가 33%로 세 명 중 한 명꼴이며,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건수는 인구 10만명당 27.3명으로 1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금천구가 ‘서울시에서 자살률이 높은 지역 중 하나로, 외로움과 정신건강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지역’임을 언급하며, “이제 외로움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서울시 전체, 공동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대응책에 있어서는 예산과 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서울시가 ‘외로움 없는 서울’을 기조로 ‘돌봄고독정책관’ 조직을 신설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1인 가구 비중이 40%에 달하는 서울시에서 정작 ‘사회적고립예방센터’ 조직은 4개 팀, 30여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서울시 외로움·고립감 대응 및 극복을 위한 조례’ 발의할 것”이라며 “서울시가 외로움 문제를 코로나19와 같이 심각한 공공보건 위기로 인지하고, 적절한 예산을 투입해 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 “관람객 반토막” 침체한 영화 산업 살리기, 자치단체들이 앞장선다

    “관람객 반토막” 침체한 영화 산업 살리기, 자치단체들이 앞장선다

    국내 극장가가 극심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이 영화산업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경북도는 지난달부터 ‘직원 무비 데이’를 운영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도청 공무원들은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업무 시간이 끝나고 도청 신도시에 있는 메가박스에서 무료 관람을 즐길 수 있다. 도는 또 기관별로 지역 영화관과 이용 협약을 체결해 할인 확대, 가족 단위 관람을 유도할 계획이다. 도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영화관 관람객 수가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경북의 영화 관람객 점유율은 전국의 3.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지역 커뮤니티와 문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공간인 영화관이 극심한 침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영화관이 지역 문화 매개 역할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이달부터 다른 시도 관광객과 도민을 대상으로 3000원의 영화관람료를 지원하는 ‘작은 영화관 영화관람료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최근 대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산업과 작은 영화관을 활성화하고자 마련한 시범사업이다. 도민과 다른 시·도 관광객까지 확대한 사업으로 전국 최초다. 도내 작은 영화관 8곳(의령·함안·창녕·고성·남해·하동·산청·합천군)에서 2D영화 기준 관람료(성인 7000원) 3000원을 지원받아 최신 영화를 4000원에 볼 수 있다. 현장에서 경남도민 증명 서류 또는 신분증을 제출하면 된다. 타 지역 관광객은 영화관람일 전후 3일 기간에 지역 숙박 영수증을 제출하면 된다. 3D영화와 온라인 예매는 할인받을 수 없다. 지원은 1억원 예산이 투입되며, 예산 소진 때까지 지원한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J CGV는 최근 국내 극장가의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경 서울시의회 문체위원장 “서울시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 전략, 홍보 문제 아닌 규제완화 문제”

    김경 서울시의회 문체위원장 “서울시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 전략, 홍보 문제 아닌 규제완화 문제”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경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서1)은 지난 6일 ‘초고난도 의료기술을 통한 서울시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 방안 마련’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넥스트 플랜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의견을 나눴다. 이번 토론회는 뉴스위크가 선정한 ‘2025 세계 최고 병원 250곳’ 중 13곳과 ‘2025 세계 스마트병원 350곳’ 중 15곳을 보유한 서울의 강점을 바탕으로 선진국급 의료기술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초고난도, 중증질환 중심의 외국인 환자 유치를 확대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중요한 자리였다. 토론회는 발제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환자가 코로나-19 이전 수치는 넘어섰으며, 5대 중증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 희귀질환, 암, 심장질환 등의 외국인 환자는 매년 2배 이상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세계적인 의료기술을 보유한 서울시 의료기관들이 중증질환 외국인 환자 유치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법적·재정적 지원 방안과 실효성 있는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장으로 마련되었다. 특히 서울의 초고난도 의료기술 경쟁력을 활용한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들이 제시되며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서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기에 이를 적극적으로 필요로 하고 활용할 수 있는 초고난도, 중증질환 중심의 외국인 환자 유치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서울이 글로벌 의료관광의 중심지로 자리잡을 수 있는 중요한 정책적 방향을 논의할 수 있어 매우 뜻깊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외국인 환자 유치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발제문을 맡은 서울대학교병원 국제사업본부장 이동연(정형외과) 교수는 “서울시 의료기관들이 갖춘 초고난도 의료기술을 통해 서울이 세계적 의료관광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하며,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 뒷받침과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정부 주도의 의료관광 비자 발급 절차 개선, 의료광고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토론자인 서울의료원 김정희 기획실장은 서울시의 의료기관들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중증질환 치료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주장하며,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서는 의료광고 제한 완화와 서울시 차원의 의료관광 지원 인프라 강화를 통해, 서울이 의료관광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현정 서울시 시민건강국 보건의료정책과장이 서울시의 외국인 환자 유치 정책과 의료기관 등록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 및 관리 방안을 상세히 설명했고, 이재화 서울시 관광산업과장은 중증 질환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초고난도 의료기술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의료광고에 대한 제한 해소가 반드시 필요함을 언급했다. 또한, 함경준 서울관광재단 관광산업본부장은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외국인들이 숙박할 수 있는 숙박시설 확보와 관광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토론회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의료관광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중증질환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한 자리로, 향후 서울시 의료관광 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 “영화관 누가 가?” OTT만 보더니 결국… 위로금 주면서 희망퇴직 단행한 CGV

    “영화관 누가 가?” OTT만 보더니 결국… 위로금 주면서 희망퇴직 단행한 CGV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J CGV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GV는 지난달 근속 7년 이상 대리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이번 희망퇴직으로 약 80명이 회사를 떠났고, 퇴직자에겐 연차에 따라 월 기본급 100% 이상의 위로금이 지급됐다. CGV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4년 전 2021년 2월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희망퇴직으로 2020년 말 기준 2806명이었던 직원 수는 2021년 3월 말 2301명으로 500명 넘게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CGV 직원 수는 4046명으로 늘었다. CGV 관계자는 “국내 극장가가 어려워진 데 따라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GV는 지난해 하반기 흥행작 부재 등으로 국내 영화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국내 사업 부문이 부진했다. 지난해 국내 영화 시장에선 ‘파묘’, “범죄도시4‘ 외에 별다른 흥행작이 없었다. CJ CGV는 지난해 매출액 1조 9579억원, 영업이익 7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26.7% 늘었고, 흑자는 268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베트남 등 해외법인 실적(686억원)과 올리브네트웍스 편입 효과(4833억원)가 반영된 결과다. 국내 사업만 보면 매출액은 7588억원으로 전년보다 145억원(1.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6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국내 수익성 악화의 주요 배경으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대로 인한 극장 관객 감소가 꼽힌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4개 구독형 OTT의 국내 매출 합계는 2019년 3049억원에서 2023년 1조 4407억원으로 4년 새 4배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OTT 이용률도 52.0%에서 77%로 상승했다. 반면 극장 관객 수는 급감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관 관객 수는 1억2313만명으로 팬데믹 이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 “물뽕 먹여 성폭행·촬영…피해자 50명 이를 수도” 28세 中남성에 英 발칵

    “물뽕 먹여 성폭행·촬영…피해자 50명 이를 수도” 28세 中남성에 英 발칵

    런던의 中유학생, 여성 10명 성폭행 ‘유죄’6월에 형량 선고… 판사 “매우 긴 징역형” 영국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남성이 10명의 여성에게 약물을 먹인 후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오는 6월 형량 선고가 예정된 가운데 사건 담당 형사는 “역사상 최악의 성범죄자로 판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5일 이너런던 형사법원에서 열린 28세 남성 저우젠하오에 대한 재판에서 담당 판사는 10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유죄로 판결했다. 저우는 20세 때 북아일랜드로 건너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퀸즈대 벨파스트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고국인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이후 석·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 런던으로 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에 진학했다. 런던광역경찰청에 따르면 저우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이에 신원이 확인된 여성 2명과 아직 신원 파악이 안 된 여성 8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저우는 이 가운데 성폭행 9건을 기념으로 촬영했고, 피해자들의 보석과 의류 등 소지품을 모아 보관했다. 담당 형사는 “영상 증거에 따르면 피해자는 50명에 이를 수 있다”며 “범죄 수법이 워낙 교묘해서 많은 피해자들이 실제로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우는 온·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연락한 여성들을 자신의 아파트 등으로 불러 약물을 탄 술을 먹인 뒤 기절하면 성폭행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유죄 판결을 받은 10명의 여성에 대한 11건의 성폭행 중 3건은 런던에서, 나머지 7건은 팬데믹 기간 중 중국에서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중국계 여성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저우의 침실에서 숨겨진 카메라와 ‘데이트 강간’ 약물로 쓰이는 GHB(감마하이드록시낙산), 엑스터시 등을 발견했다. GHB는 한국에서는 이른바 ‘물뽕’으로 알려져 있다. 담당 판사는 저우에 대해 “위험하고 포식적인 범죄자”라면서 오는 6월 19일 형량 선고 때 “매우 긴 징역형을 선고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우는 중국에서 저지른 성폭행으로도 영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는 영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영국과 해외의 해당 국가에서 모두 불법인 범죄를 저지르면 영국에서 기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저우는 중국의 부유한 가정 출신으로 롤렉스 시계와 디자이너 브랜드 옷으로 가득 찬 옷장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모발 이식과 성형 수술을 감당할 만큼의 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는 아파트 임대료로 매달 4000파운드(약 750만원)을 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 강동길 서울시의원 “재난관리자원 통합 관리로 서울시 재난관리체계 업그레이드”

    강동길 서울시의원 “재난관리자원 통합 관리로 서울시 재난관리체계 업그레이드”

    앞으로 서울시는 재난관리자원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자원통합관리센터 및 비축창고를 설치·운영하는 등 재난관리자원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유사시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재난관리자원을 동원할 수 있도록 재난관리체계가 업그레이드된다. 이는 강동길 의원(성북3, 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서울시 재난관리자원의 통합 관리 등에 관한 조례’가 지난 7일에 서울특별시의회 제328회 임시회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 후 즉시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 조례는 각종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발생했을 때 필요한 재난관리자원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동원하기 위해 ‘재난관리자원의 관리에 관한 업무의 종합·조정’, ‘지역재난관리지원기업의 표시’, ‘전담 조직의 설치’, ‘재난관리자원 통합관리센터의 설치·운영’, ‘업무의 대행’, ‘비축시설 보관 재난관리물품’, ‘재난관리자원통합관리시스템의 이용’ 등 재난관리자원의 통합 관리에 필요한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 대표발의자인 강 의원은 “우리는 이미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마스크 품절대란 등을 겪으면서 재난 발생 시 그 대응에 필요한 재난관리자원의 원활한 공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체득한 바 있다”면서 “이 조례가 시행될 경우 재난관리자원의 통합 관리를 통해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동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순천시, 제59회 ‘납세자의 날’ 맞아 유공납세자 인증패 수여

    순천시, 제59회 ‘납세자의 날’ 맞아 유공납세자 인증패 수여

    순천시가 제59회 납세자의 날(3월 3일)을 맞아 성실히 세금을 납부한 법인 2개 업체와 개인 10명을 유공납세자로 선정했다. 노관규 시장은 7일 이들을 시장실로 초대해 직접 인증패를 수여했다. 시 유공 납세자는 ‘순천시 모범납세자 등의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법인 5000만원, 개인 1000만원 이상 납세자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납부액 등을 고려해 순천시 지방세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올해 유공납세자로 선정된 대상은 ㈜지씨순천·㈜달성 2개 기업이다. ㈜지씨순천은 순천시 주암면에 위치한 36홀 골프장인 골프존카운티순천 법인회사다. ㈜지씨순천은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순천시청과 주암면사무소에 불우이웃돕기 성금 1500여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2021년 코로나19 시국에는 4000만원의 생필품을 순천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개인은 이용승(61) 씨 등 10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유공납세자에게는 인증패 수여와 함께 3년간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시 금고은행 금리우대, 순천시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1년간 면제 혜택이 제공된다. 노 시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성실한 납세로 지역 발전에 기여해 주신 수상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성실납세자가 존경받는 성숙한 납세문화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인싸] 관리하는 공원에서 경영하는 공원으로

    [서울인싸] 관리하는 공원에서 경영하는 공원으로

    올해 서울시의 규제 철폐 의지는 강고하다.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사회·경제의 숨통을 틔우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규제는 ‘최소한이 최선’”이라고 표현했다. 정원도시국도 지난 1월 ‘규제철폐안 5호’를 발표하며 공원 내 상행위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그동안 전면 금지됐던 공원 내 상행위를 문화·예술 행사와 연계, 허용해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판로 개척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가 공원 내 상행위를 엄격히 제한해 온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공원은 자연경관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이 강했으며, 일부 노점상이 난립하면서 환경이 훼손되고, 방문객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사례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체계적 관리와 운영 시스템 도입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공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그러나 공원 내에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은 여전히 방문객들에게 큰 불편이다. 시민들은 자연 속에 머물면서 질 좋은 커피 한잔을 마시거나 간단한 식사를 즐기길 원한다. 이에 공원 내에서 일정한 기준을 정해 카페 및 푸드트럭 등 운영을 허용하는 유연한 방안이 절실해졌다. 공원 내 상행위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일본 사례도 의미가 있다. 일본은 2017년 도시공원법을 개정해 공원 내 상업 활동을 유도하고 그 이익금으로 운영관리비를 충당하는 공모설치관리제도를 도입했다. 민간이 공원 내에 상업시설을 설치하고 수익을 공원 관리에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도쿄도는 미야시타 입체공원과 후타고타마가와공원의 스타벅스, 시부야 기타야공원의 블루보틀커피 등 주요 공원마다 글로벌 브랜드 카페를 유치해 시민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시도 이러한 방식을 벤치마킹해 공원의 가치를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 공원은 더이상 단순 녹지 공간이 아니며, 도시의 활력소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복합공간이다. 공원에 설치된 무장애길은 어르신과 장애인이 불편 없이 숲을 즐길 수 있는 ‘지붕 없는 복지관’이다. 흙길과 야외 체육시설은 ‘지붕 없는 체육관’으로서의 공원을 잘 보여 준다. 공원 내 멋진 조각작품과 계절마다 벌어지는 문화공연은 공원을 ‘지붕 없는 미술관’, ‘지붕 없는 문화회관’으로 변모시킨다. 공원에서 함께 모여 이루는 사회적 교류는 지역의 ‘지붕 없는 커뮤니티센터’로 기능하고, 이러한 기능들은 신체적 건강 증진뿐 아니라 정신적 안정을 통해 공원이 ‘지붕 없는 병원’이 되는 요소다. 여기에다 공원 내 상행위 허용을 통해 올해부터 ‘지붕 없는 상권’으로도 기능할 계획이다. 4월 5일 뚝섬 서울숲을 시작으로 5월 말까지 남산공원, 북서울꿈의숲 등에서 ‘서울가든페스타’가 열린다. 정원으로 꾸며진 야외공간에 100여개 팝업스토어가 펼쳐지는 동시에 문화공연과 야외도서관, 가드닝 체험 등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오는 5월 22일 보라매공원에서 개막하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장에도 세련된 정원 속으로 푸드트럭 거리가 피어나고, 전국 지자체의 특산품, 임산물들이 함께 판매될 예정이다. 관리하는 공원에서 경영하는 공원으로 변모하는 공원의 진화는 ‘지붕 없는 상권’으로서 국내외 관광객에게 매력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
  • [세종로의 아침] 북한에 트럼프 호텔이 생긴다면

    [세종로의 아침] 북한에 트럼프 호텔이 생긴다면

    북한 해변에 호텔을 세우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면 그와 가장 잘 맞는 한국 지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닌가 싶다. 두 사람은 부동산 개발과 건설업이란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다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미사일 발사대가 있는 북한 원산에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며 콘도를 지어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이 전 대통령은 광화문 서울신문사 야외 주차장에 “뭐라도 지으라”고 했다. ‘불도저 시장’은 서울 한복판 금싸라기 땅에 고작 자동차 십여대가 서 있는 걸 지나치지 않았다. 현재는 주차장에 잔디를 깔고 시민 공유공간인 ‘서울마당’으로 쓰고 있다.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벌인 설전은 한국 국민에게 ‘노딜’로 끝났던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떠올리게 한다. 두 정상회담은 여러 공통점이 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의지가 없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진정한 비핵화 의지가 없었다. ‘노딜’로 끝난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요구는 비슷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재침공하지 않는 안보 보장을, 김 위원장은 제재 완화를 통한 정권 보장을 원했다.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는 희토류를,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내놓았지만 미국의 성에 차지 않았다. 약소국의 지도자들이 세계 최정상국의 요구를 거부한 것도 두 ‘노딜’ 회담의 비슷한 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장을 입고 오라는 백악관의 요청을 무시하고, 삼지창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전쟁 의지를 꺾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외에 모든 핵·화학·생물 무기는 물론 탄도미사일 신고 등 플러스알파를 요구한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백기를 들고 안보 보장 없는 광물 협정에 서명하겠다고 했다. “미국과의 경제 협력만큼 러시아의 침공을 막는 확실한 안보는 없다”는 강변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하노이 ‘노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넉 달 만인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났다. 두 정상은 약 한 시간 동안 회담을 가졌는데 코로나19로 전 세계에 봉쇄정책이 실시되면서 결실을 보지는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출 한국의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부재한 상황에서 그가 재편하는 세계 질서는 걱정스럽기만 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가 ‘문 대통령과 최상의 ‘케미’(궁합)다’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워싱턴의 한국통들 사이에서는 문 정부 때 한미 관계가 악화했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회복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양질의 관계가 아니었으며, 한미 관계가 되려 퇴보했다고 주장했다. 시드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은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1차 탄핵 사유에 외교 정책을 포함한 것은 불길한 시나리오”라며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문재인 외교가 이재명의 외교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일러는 민주당이 미국과의 협력에 반감이 있다는 외교적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2기 외교 정책에서 북한 비핵화는 우선순위가 아니다. 국방장관부터 대통령까지 북한 핵무기를 언급한 마당에 하노이에서 이미 실패를 맛본 ‘빅딜’만을 고집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단계별로 ‘스몰딜’을 하며 비핵화를 추구하는 방식에 그동안 미국과 우리는 반대했다. 단계별 협상을 거치는 10~20년 동안 북한 핵을 머리에 이고 살며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딜’과 ‘스몰딜’ 사이에서 ‘노딜’을 거치며 북한의 핵은 더욱 고도화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하루빨리 재개돼 오는 6월 개장한다는 원산 갈마지구에 트럼프 호텔이 번쩍이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윤창수 국제부 전문기자
  • 5대 시중은행 대출 신용점수 급증… 중·저신용자, 돈 빌리기 더 어렵다

    5대 시중은행 대출 신용점수 급증… 중·저신용자, 돈 빌리기 더 어렵다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이들의 신용점수 평균이 2년 사이 10점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당국 지침에 따라 ‘총량규제’로 가계대출을 조이는 시기에 대출 기준인 신용 점수 변별력이 약화하는 ‘신용 인플레이션’ 문제가 번지면서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지난 1월 신규 취급한 일반 신용대출의 코리아크레딧뷰로(KCB)상 신용점수 평균은 925점으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23년 1월 915.2점보다 9.8점 높아졌다. 취급된 신용대출의 신용점수 평균이 920점대(1000점 만점)라는 점 역시 사실상 대출자 대부분이 2021년 폐지된 은행 신용등급제 기준 1~2등급에 속하는 ‘고신용자’라는 말이다. NICE신용평가와 KCB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으로 신용 점수 900점 이상인 고신용자의 비중은 각각 46.12%, 43.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신용 인플레이션 현상에는 디지털 금융의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토스 등 핀테크(금융+테크)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차원에서 ‘신용 점수 관리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으면서, 개인 차원에서 손쉽게 신용 점수를 올릴 수 있게 됐다. 공과금이나 통신비 납부 내역 등을 버튼 한 번 누르는 방식으로 신용평가사에 제출하는 게 대표적이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른바 ‘신용 사면’으로 개인 대출자 266만 5000명의 신용 점수를 평균 31점 올려준 영향도 있다. 문제는 정작 대출이 시급한 중·저신용자 대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1금융권인 시중은행에서 원하는 조건의 신용대출을 거절당한 고신용자가 2금융권으로까지 쫓겨나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하기임에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맞물리면서 저신용자들은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위기라는 진단이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19개사는 신용점수 600점 이하의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시중은행들은 고신용자 ‘등급 쏠림’ 현상에 대출 변별력을 늘릴 대안을 찾아 나서고 있다. 외부 신용평가사에서 제공하는 신용 점수에 더해 내부 신용 평가 심사 기준을 꾸리는 것이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 점수 만으로 대출 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금융당국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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