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인맥 열전] (5) 행정자치부 (2)
공직 인맥은 ‘능력’ 못지않게 ‘관계’를 중시한다.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지방재정세제·균형발전지원본부 등은 출신 지역을 근거로 인맥이 형성돼 있다. 지방행정을 주도하는 ‘큰 손’이다. 특히 영·호남 출신이 ‘양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다.
●순환근무가 ‘성공방정식’
지방행정 분야는 지자체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뒤 행자부 본부 및 청와대 파견 근무 등를 통해 시야를 넓히고, 다시 부지사·부시장 등으로 지방에 내려갔다 행자부 고위직으로 돌아오는 ‘성공 방정식’이 통용된다.
강병규(행시 21회) 지방행정본부장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방행정본부장의 전신인 자치행정국장은 한 때 재무부 이재국장, 총무처 인사국장과 더불어 ‘정부부처 3대 국장’으로 불린 요직 중의 요직이다. 강 본부장은 서기관급 이상만 40명에 육박하는 행자부 대구·경북 출신의 ‘대부’격이다. 이 지역 출신들은 현재 행자부 팀장급 이상 직위에 가장 폭넓게 포진해 있다.
●대구·경북, 주류 형성
차기 경북부지사로 거론되는 서만근(행시 22회) 지방분권지원단장은 묵묵히 맡은 업무를 처리하는 ‘튀지 않는’ 스타일이다. 최근 경북도 기획조정본부장에서 복귀한 이삼걸(행시 24회) 지방세제관, 이주석(행시 27회) 정책기획위원회 기획운영국장, 주낙영(행시 28회) 균형발전기획관 등이 뒤를 잇는다.
이 지방세제관은 화려한 경력이 능력을 대변하며, 이 국장은 지역경제과장·교부세과장 등을 지낸 지방재정 분야 전문가이다. 이의근 전 경북지사의 ‘오른팔’로 통했던 주 기획관은 탄탄한 지역기반과 경험이 강점이다.
지방행정본부 주무팀장인 김승수 자치행정팀장, 김기수 지방조직발전팀장, 김현기 장관비서실장 등 행시 32회 동기들이 ‘중진 그룹’을 형성한다. 김승수 팀장은 차분하고 성실한 실무형, 김기수 팀장은 영남대 대표주자, 김현기 비서실장은 기획통이라는 평가다.
균형발전본부 주무팀장인 채홍호(행시 33회) 균형발전총괄팀장은 업무 수행에 안정감이 돋보이는 ‘관리형’이다. 이어 지방재정세제본부 주무팀장인 윤종진(행시 34회) 재정정책팀장, 강성조(행시 34회) 교부세팀장, 구본근(행시 38회) 지역경제팀장 등이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비고시 출신의 최종원 홍보관리팀장은 대구가 고향이지만, 경기 수원시 권선구·영통구청장을 지내는 등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고군분투
대구·경북세에 비해 부산·울산·경남은 수에서 열세이며, 중앙·지방간 인사교류도 미흡한 편이다. 굳이 중앙으로 진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역색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옛 총무처 출신인 조윤명 국가기록원장, 서필언 전자정부본부장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방행정 분야에서는 지난달 지방분권지원단장으로서 임기를 마치고 대기발령 중인 배임태(행시 22회, 대기발령 상태) 고위공무원이 수장격이다. 차분한 성격으로 친화력이 강점이다.
차기 경남부지사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오동호(행시 28회) 지방혁신인력개발원 인력개발부장은 적극성·신뢰성에서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같은해 공직에 입문한 한경호(기시 20회) 재정기획관은 열성적인 축구동호회 활동 등 친화력이 강점이다.
해외연수 중인 조욱형(행시 32회) 부이사관, 박성호(행시 36회) 생활여건개선팀장은 업무능력뿐만 아니라, 이색 경력으로도 유명하다. 조 부이사관은 KBS ‘대한민국 퀴즈왕’에서 퀴즈왕에 등극했으며, 박 팀장은 경찰대 출신이다.
●강원, 적잖은 세력 확보
강원은 권혁인 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이 ‘좌장’이었으나 지난 9월 자리를 옮겼다. 차기 강원부지사 ‘1순위’인 한봉기(행시 22회) 홍보관리관은 세밀하고 깔끔한 업무처리가 장점이다.
해외에 나가 있는 최두영(행시 27회)·박동훈(행시 28회)·정인환(9급 공채) 부이사관이 행자부와 해당 지역에서 인정 받고 있다.
최 부이사관은 친화력이, 박 부이사관은 순발력·판단력이, 정 부이사관은 통솔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청와대 혁신관리비서관실에 파견 중인 배진환(행시 31회) 행정관은 온화한 말투와 외모에서 풍기는 신뢰감으로 차세대 ‘강원 대표’로 꼽힌다. 최근 해외연수를 떠난 김민재(행시 38회) 전 지방분권지원단 기획총괄팀장도 주목을 받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