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팝나무
    2025-05-25
    검색기록 지우기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7
  • [커버스토리] 독특한 외관 놀랐다, 멀티문화공간 반했다

    [커버스토리] 독특한 외관 놀랐다, 멀티문화공간 반했다

    정부 세종청사에도 봄은 온다. 과장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많은 공무원은 봄을 애타게 기다린다. 변변한 병원 하나 없어 세종청사 내 건강관리센터에 독감 환자가 몰리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던 기억, 허허벌판에 불어오는 공사장 먼지 섞인 겨울바람, 서울보다 평균 2~3도 낮은 기온, 제설 안 된 도로에서 차가 미끄러진 경험 등을 감안하면 꽃 피는 봄은 특히 가족과 떨어져 있는 ‘기러기 공무원’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올해 봄은 지난해와 다르다. 세종청사 주변 아파트가 완공돼 사람들이 입주했고 유명 커피 체인점을 비롯한 가게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가 첫 봄을 맞았다. 이곳 옥상 식당에서 호수공원을 내려다보며 점심을 먹는 것은 아직까지 최고의 사치에 속한다.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양식이지만 춘곤증이 밀려오면 책만 한 수면제가 없고, 주말에는 아이에게 이만한 놀이터가 없다. 세종청사 곳곳에 넓은 주차장이 있음에도 주말이면 불법 주차의 유혹을 받게 되는 유일한 핫 플레이스, 국립세종도서관이다. 지난 2일 찾은 세종특별자치시 다솜3로 세종도서관의 외관은 책을 펼쳐놓은 듯했다. 4층 건물의 정면과 후면은 모두 유리로 이뤄져 있으며 실내 온도와 자연 채광을 위해 해의 방향에 따라 커튼을 친다. 언뜻 공간 효율성 측면에서 양 날개 부분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내부에 들어서면 의문을 풀 수 있는데 우선 바로 만나게 되는 로비는 4층까지 뚫려 있다. 열람실은 4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건축물의 가운데는 평평하고 양쪽 날개에는 층계가 있다. 계단마다 미술품 전시대와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책상은 계단 아래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찾지 않는 다락방에 숨어 앉아 책을 읽는 듯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세종도서관은 3대 디자인상(레드닷, iF, IDEA) 중 올해 레드닷 디자인상 본상을 확정한 상태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 상으로, 디자인의 혁신성과 기능성 등을 평가한다. 오는 7월 본상을 받은 작품끼리 대상을 두고 다시 한번 경쟁하게 된다. 세계적 디자인 정보 전문 웹진인 디자인붐(www.designboom.com)은 ‘올해의 세계 최고 도서관 10개’(TOP 10 libraries of 2013) 중 첫째로 세종도서관을 꼽았다. 미국 온라인 인테리어 잡지인 홈에디트(www.homedit.com)도 우수한 현대 건축 도서관 12개 중 하나로 세종도서관을 선정했다. 도서관의 총공사비는 1015억원으로 연면적은 2만 1077㎡다. 2011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공사를 했고 지난해 12월 12일 개관했다. 강동진 세종도서관 기획관리과 과장은 “책 모양의 건물 외관은 정보가 전송되는 이미지에서 착안한 것”이라면서 “주차장 등에 설치된 태양광발전기와 지열발전기를 이용해 전체 소모 전력의 약 30%를 충당하고 있으며 어린이 열람실과 성인 열람실을 열린 공간으로 이어 놓은 반면 어린이 열람실의 소음이 성인 열람실에는 잘 들리지 않도록 백색소음기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백색소음은 귀에 쉽게 익숙해지는 소리로 아이들의 말소리, 의자 끄는 소리 등 다른 소리에 대한 주의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건물은 지상 4층, 지하 2층 구조다. 1, 2층에 성인 열람실이 있고 3층에는 강의실과 도서관 업무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옥상이기도 한 4층 일부에는 2개의 식당이 있다. 3층에도 별도로 2개의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건물 정면에서 보면 지하 1층에 어린이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는데 건물의 후면에서 보면 1층이 된다. 어린이 도서관 앞에는 놀이터와 쉼터 등이 마련돼 있고 자연스레 호수공원과 연결된다. 도서관 앞 호수공원은 경기 일산 호수공원보다 약간 크고 8.8㎞의 산책로와 4.7㎞의 자전거 도로가 있다. 성인이 호수 둘레를 걸을 경우 1시간가량 걸린다. 봄에는 매화나무, 라일락, 이팝나무, 영산홍 등이 만들어내는 꽃길이 인상적이다. 오전 5시부터 밤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70m까지 물을 쏘아올리는 희망분수 등 4개의 분수와 5개의 인공섬이 있다. 인공섬에서는 문화 축제 등이 열린다. 어린이 도서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체험형 동화구연실’이다. 강사가 들려주는 동화에 따라 아이들이 몸 동작을 하면 다른 방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는 아이들이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연출된다. 독서통장을 통해 자신이 읽은 책을 기록할 수도 있다. 어린이 도서관은 책상을 놓은 일반 열람실과 별도로 신발을 벗고 방 안에 들어가 앉아서 책을 읽는 열람실이 있다. 이곳 방 안 벽에 마련된 나무 모양 의자는 아이들에게 인기다. 세종도서관은 주말에 특히 붐빈다. 주말의 하루 평균 방문 인원은 3700명으로 평일(2000명)의 거의 2배다. 가족과 함께 세종시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이 대부분 어린 자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고위 공무원 대다수는 혼자 생활한다. 세종시뿐 아니라 충남 전역에서 방문자가 온다. 세종도서관 측은 방문객들의 항의로 세종시 주민에게만 책을 대여해 줬던 제한을 없앴다. 세종청사에 있는 국립도서관이다 보니 정책도서관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개관일부터 100일 동안 가입한 회원 1만 5367명(방문객은 16만 5000명) 중 공무원은 30.4%(4679명)다. 퇴직 공무원 중에서 정책 멘토를 선정해 이들에게 공동연구실을 줄 계획이다. 공무원들이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공무원을 위한 독서토론이나 강연회 등도 운영한다. 박병주 도서관 서비스이용과장은 “세종청사의 중앙부처마다 있는 도서관과 연계해 정책에 필요한 자료를 공급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면서 “세종청사에도 무인도서반납기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국립도서관이 지방에 분관을 낸 것은 세종도서관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 12일 개관일까지 2달 동안 내부 공사를 했다. 목표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도서관’이었다. 자연 채광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서가의 아래쪽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달아 책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장서는 총 8만권이다. 이 중 1만권은 기증받았다. 지하 1, 2층에는 총 330만권의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서고를 갖췄다. 또 곳곳에 공중전화 부스와 닮은 휴대전화 부스를 설치해 도서관 열람실 안에서 전화를 받으며 떠드는 경우를 크게 줄였다. 영화를 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실은 1인석, 연인석, 가족석으로 나뉘어 있다. 가족석에는 대형 텔레비전과 소파가 준비돼 있다. 멀티미디어실과 어린이 도서관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한다. 일반 열람실은 아침 9시에 문을 열어 저녁 9시에 문을 닫는다. 도서 대출증은 국립세종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회원으로 등록한 후 도서관을 방문해 발급받을 수 있다.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세종도서관 개관 이후 가장 많이 대여된 책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다. 신의 물방울(아기 다다시), 토지(박경리), 한강(조정래), 고구려(김진명), 정글만리(조정래), 미생(윤태호), 아리랑(조정래), 태백산맥(조정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순이다. 글 사진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글 사진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보약같은 한방거리 걷다보면 힐링 저절로

    보약같은 한방거리 걷다보면 힐링 저절로

    강서구는 가양동 허준박물관 일대를 중심으로 허준의 스토리를 입힌 테마거리(조감도)를 만든다고 31일 밝혔다. 가양동은 허준이 태어나고 성장한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의 집필지로 널리 알려졌다. 따라서 구는 단순한 광장이나 공원조성을 넘어 허준과 동의보감을 특화한 힐링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먼저 폭 4.8m 연장 300m의 양천로 55길 일대(홈플러스~허준박물관)를 허준과 동의보감을 주제로 하는 테마거리로 조성한다. 3구간으로 나눠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 동의보감의 우수성을 상징하는 차별화된 명품공간으로 꾸민다. 테마거리가 시작되는 A존(홈플러스~공진초등학교)에는 높이 6m의 기둥 풀을 설치, 테마거리의 시작을 알린다. 테마거리의 의의와 구성을 소개할 안내판이 들어선다. B존(공진초~공진중 163m)은 테마거리의 하이라이트로 만든다. 허준의 일대기 중 내의원 시절, 광해군 천연두치료 등 중요사건을 이야기 형식으로 표현한 그림판 조형물과 허준의 애민사상을 표현한 허준 동상이 세워진다. 이어 동의보감의 집필과정과 의의를 삽화형식으로 연출한 상징물도 들어선다. 마지막 C존엔 동양의학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동시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의 우수성 및 가치를 표현한 조형물들을 들여놓는다. 더불어 인도와 자전거도로도 한의학 테마 콘셉트에 맞춰 전면 포장되며, 가로수 또한 한약재의 원료로 쓰이는 이팝나무와 복자기 나무로 심는다. 또 외국인도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모든 안내 설명을 4개국어(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로 표기할 방침이다. 구는 허준 테마거리가 완성되면 안내책자와 지도, 영상물 및 관광안내판, 문화 해설사를 적극 활용, 관광객들에게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역사문화 투어 등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이곳을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노현송 구청장은 “강서구만의 차별화된 역사·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허준 테마거리는 서울을 대표하는 한방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업은 주민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봄이 아름다운 저수지 3선

    봄이 아름다운 저수지 3선

    해마다 봄이면 절정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저수지들이 있다. 전남 화순의 세량제와 충남 서산 용유지, 그리고 경북 경산의 반곡지다. 세 곳 모두 반드시 이른 새벽에, 그게 어렵다면 저물녘에 찾아야 한다. 바람이 잦아드는 시간대라야 자연이 그린 데칼코마니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 산벚꽃·물안개 천지 ‘전남 화순 세량제’ 세량제는 1969년 축조됐다. 해마다 봄철이면 산벚꽃과 삼나무, 그리고 물안개가 어우러져 선경을 펼쳐낸다. 이름값으로는 경북 청송의 주산지에 뒤질지언정, 아름다움으로는 단 반 발짝도 뒤지지 않을 만큼 빼어나다. 산벚꽃 필 때면 마을 고샅길은 발걸음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북적댄다. 수백 명의 사진작가들이 제방 위에 늘어선 풍경 자체가 독특한 볼거리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차량 탓에 근처 파출소 경찰들도 새벽부터 교통정리를 하느라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사진작가들은 대부분 오전 9시를 전후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이때 호젓하게 저수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화순엔 돌아볼 여행지들이 많다. 첫손 꼽히는 곳은 운주사다. 천불천탑으로 이름난 절집이다. 봄날의 동복호도 느낌이 짠하다.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세량제에 가려면 호남고속도로 산월나들목을 나와 광주 제2순환도로를 타고 가다 효덕교차로에서 우회전 해 817번 지방도로로 갈아탄 뒤 칠구재 터널을 지나면 된다. 차는 세량리 마을, 혹은 주변에 주차한 뒤 걸어가야 한다. 화순엔 두부로 이름난 집들이 많다. 동면의 달맞이흑두부(372-8465, 이하 지역번호 061)는 검정콩으로 만든 두부가 맛있다. 도곡면의 색동두부(375-5066)도 두부보쌈 등으로 이름난 맛집. 남도 한정식을 차려내는 수림한정식(374-6560)도 빼놓을 수 없다. ■ 龍, 벚꽃과 희롱하다 ‘충남 서산 용유지’ 용유지는 흔히 용비지라 불린다. 표지석에 분명히 ‘용유지’(龍遊池)라고 음각돼 있지만 용비지란 이름이 더 흔하게 쓰인다. 축조 시기는 1960년대로 추정될 뿐 분명하지 않다. 저수지 주변엔 자작나무와 메타세쿼이아, 편백나무 등이 조화롭게 식재돼 있다. 이처럼 늘씬한 나무들이 해마다 봄철이면 희롱하듯 벚꽃과 어우러진다. 여기에 강원 횡계의 대관령 목장을 닮은 이국적인 구릉지대가 아름다움을 보탠다. 저수지 뒷산 중턱엔 권력자의 별장으로 추정되는 건물이 남아 있다. 용유지가 나라를 쥐락펴락하던 ‘용(龍)들이 노닐던(遊)’ 곳이란 우스갯소리가 나도는 것도 바로 이 건물 때문이다. 호수 주변에 한우개량사업소 등 방역상 출입을 제한해야 하는 시설물이 많다. 다만 출입문은 잠그되 문 옆 공간으로 사람이 들어가는 건 막지 않는다. 하지만 구제역이 돌 때면 목장은커녕 마을 입구에도 발을 디딜 수 없다. 서산마애삼존불상, 개심사 등 불교유적과 해미읍성 등이 죄다 용유지 인근에 몰려 있다. 수도권에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을 나와 647번 지방도로를 타고 개심사·해미 방향으로 가다 문수사 입구를 지나 첫 번째 마을에서 좌회전해 들어간다. 마을회관을 지나 11시 방향으로 난 농로를 따라 곧장 가면 용유지 제방이 보인다. 서산 초입의 향토(이하 지역번호 041, 668-0040)에선 우럭젓국과 꽃게장, 겟국지를 세트 메뉴로 즐길 수 있다. 서산시청 뒤 진국집(664-4994)은 토속 음식 겟국지로 소문났다. ■ 연분홍빛 무릉도원 ‘경북 경산 반곡지’ 반곡지는 ‘작은 주산지’로 불린다. 아름드리 왕버드나무와 저수지가 어우러진 풍경이 경북 청송의 주산지와 닮았다는 뜻에서다. 한데 봄 풍경은 반곡지가 확연히 앞선다. 분홍빛 복사꽃과 신록으로 물든 왕버드나무가 무릉도원 같은 풍경을 펼쳐낸다. 바람 없는 아침이면 그 자태가 물 위에 고스란히 반사된다. 자연이 그린 데칼코마니다. 마을이 속한 남산면 일대는 경산 최대의 복숭아 산지다. 봄이면 마을 초입의 밤별곡 고개 일대가 온통 연분홍 꽃구름으로 가득 찬다. 마을 뒤편 삼성산엔 트레킹 길도 조성돼 있다. 반곡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계정숲이 있다. 이팝나무와 느티나무 등이 우거진 숲 그늘에서 산책하기 좋다. 경산 남쪽이 복사꽃 무릉도원이라면, 북쪽은 ‘갓바위 부처’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좌상이 굽어보는 불국의 영토다. 갓바위까지는 대개 대구를 들머리 삼지만, 경산에서 오르는 게 더 수월하다. 대구~부산고속도로 수성나들목으로 나가 경산 시내에서 919번 도로를 타고 용성·자인·남산 방면으로 가다 석원석재 앞에서 925번 도로로 갈아탄 뒤 상대온천 앞 500m 지점에서 좌회전하면 별밤곡 고개다. 경산시장 입구에 돼지국밥 등을 맛볼 수 있는 ‘돼지골목’이 형성돼 있다. 인근에 개성 넘치는 벽화마을도 조성돼 있다. 경산시 새마을문화과 (053)810-5362~5365. 글 사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산림~하천~도심 잇는 쉼길 경관 즐기며 숨통 트는 길

    산림~하천~도심 잇는 쉼길 경관 즐기며 숨통 트는 길

    “탁 트인 경관을 느끼며 안양천 코스를 걷다 보면 마음이 평안해져요. 벤치와 쉼터도 생겨서 쉬어 가기 좋네요.” 지난 주말 구로올레길을 찾았던 임희영(34·여·서울 구로구 구로4동)씨는 15일 이같이 말하며 흡족해했다. 임씨는 “안양천 코스의 경우 봄엔 벚꽃, 가을엔 코스모스와 동행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도심 속 힐링 명소’로 불리는 구로올레길 하천형 3개 코스가 16일 전면 개통된다. 안양천과 도림천·목감천을 잇는 10.5㎞ 구간이다. 구로구는 지난해 6월 조성 사업을 시작해 연말 하천형 코스를 완공하고 시범운영을 거쳤다. 보다 나은 환경에서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산림과 하천, 도심을 연결한 총 28.5㎞의 산책로다. 산림형 1코스(계남근린공원), 2코스(매봉산~와룡산), 3코스(천왕산)는 지난해 개통됐다. 올해 상반기 도심형 2개 코스(중앙로, 디지털로)와 산림형 4코스(개웅산)가 완공되면 전 구간을 매듭짓는다. 도림천 코스는 영서초등학교 인근 구로1교부터 도림천역 인근 안양천 합수부까지 3.7㎞ 구간이다. 안양천 코스는 합수부부터 안양교와 광명교 사이 뱀쇠다리까지 4.3㎞, 목감천 코스는 뱀쇠다리~개명초등학교 인근 개명교까지 2.5㎞다. 안내시설과 편의시설도 늘렸다. 종합안내판 등 5종 72개 편의시설을 두루 갖췄다. 평의자와 등의자도 각각 32곳과 26곳에 설치했다. 운동시설 14곳을 비롯해 야외무대를 마련하고 이팝나무 18그루도 심었다. 곳곳에 들어선 안내판엔 올레길 설명, 스트레스 줄이는 호흡법 등을 적어 놓아 정보까지 쏠쏠하게 챙길 수 있다. 2011년 올레길 조성에 나선 구는 11억 6800만원을 들여 매봉산 등 5개 산지형 공원과 3개 하천에 산림형(10.5㎞), 하천형(10.5㎞), 도심형(7.5㎞) 등 3개 유형 9개 코스를 만들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이번에 개통하는 하천형 코스는 물길을 따라 걷는 평지 구간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광진구 겨울철 가로수 건강 책임진다

    서울 광진구가 오는 13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가로수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겨울철 가로수 가지치기 작업’에 나선다고 6일 밝혔다. 겨울철을 맞아 지역 도로변 가로수가 멋진 모습으로 자랄 수 있도록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광진구에는 아차산로 등 24개 노선 가로변에 버즘나무(플라타너스)가 43.8%(2845그루), 은행나무 23.3%(1515그루), 느티나무 14.7%(954그루), 벚나무 8.2%(532그루), 회화나무 3.24%(210그루), 이팝나무(쌀밥나무) 3.0%(195그루), 기타 3.7%(238그루) 등 모두 14종 6489그루가 심어졌다. 구는 13일부터 천호대로, 아차산로 등 12개 노선 가로변에 있는 가로수 모양과 고압선 접촉 방지를 위해 2억 2600여만원을 들여 총 2873그루를 정비한다. 이 가운데 한전 선로에 근접한 구간에 있는 가로수 1793그루는 한전으로부터 공사비 80%를 지원받아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는 나무 특성과 종류를 감안해 주변 특성에 맞게 가지치기 작업을 한다. 또 가지치기 작업 뒤 나무가 고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무리 작업을 철저히 하는 등 가로수로 인한 주민불편 해소에 노력할 방침이다. 또 기존 버즘나무의 경우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청소하기 힘들고 여름철 태풍으로 쓰러지는 등 불편 민원에 따라 하얀 쌀알을 연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이팝나무로 바꿔 심는 등 지역에 맞게 가로수도 교체할 계획이다. 김기동 구청장은 “친환경적 도시로 가꾸기 위해 가로수와 꽃 등의 관리를 더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시골마을, 벽화 입고 관광명소로

    시골마을, 벽화 입고 관광명소로

    시골 마을의 벽화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회색 콘크리트벽에 아름다운 벽화가 만들어지면서 한적한 마을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탈바꿈했다. 대구 달성군은 16일 화원읍 본리2리 마비정 마을에 지난해 5월부터 11억원을 들여 벽화 그리기 사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35가구 담벼락에 나무, 꽃, 동물, 농촌 풍경 등 모두 23개의 그림을 그려 넣었다. 또 높이 5m, 직경 50㎝의 대형 장승과 물레방아 등을 군데군데 설치했다. 여기에다 마을 방문객들이 농촌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장과 등산로가 개설됐다. 1.5㎞의 이팝나무 터널길도 이날 개통됐다. 이 같은 모습은 올해 초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행하는 정기 간행물 ’청사초롱‘에 소개되면서 부산, 경남 등 다른 지역의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30만명 정도가 마을을 방문했으며 주말에는 4000~5000명이 몰려 교통체증까지 빚고 있다. 마비정 마을 벽화가 인기를 끌자 달성군은 논공읍 하1리에도 벽화 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1억 1000만원을 투입해 약초 따는 아낙들 등 지역 특성을 잘 표현한 15점의 벽화를 제작할 계획이다. 벽화는 단순히 페인트로 그리는 게 아니라 철판, 아크릴우레탄, 조형토, 파타일, 컬러스톤 등의 오브제를 활용해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오브제를 활용한 작품은 내구성이 뛰어나다. 대구 서구도 도시 활력 증진을 위해 벽화 그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동 2, 3동 일대와 상중이동 퀸스로드 주변에 벽화골목을 조성할 예정이다. 대구 수성구는 만촌동 일대 7개 학교의 담장을 벽화로 꾸미는 7·7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경북 경산 삼색 유혹

    경북 경산 삼색 유혹

    경북 경산은 대구의 위성도시, 혹은 산업도시 정도로 인식되는 곳입니다. 그 탓에 수도권 사람들이 여행 삼아 발걸음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한데 복사꽃 필 때는 다릅니다. 도시 안팎이 죄다 분홍빛으로 현란해집니다. 반곡지 물 위로 아름드리 왕버들과 복사꽃이 담기고, 인근의 계정숲은 신록의 싱그러움으로 가득 차지요. 도시의 겉옷을 걷어내면 원효, 설총, 일연 등 삼성현(三聖賢)의 역사가 튀어나옵니다. 여기에 경산의 ‘아이콘’ 팔공산 갓바위 부처까지 돌아본다면 봄날의 여정으로 모자람이 없겠습니다. 반짝이는 회백색 가지 위에 연분홍 꽃술이 얹혔다. 빛깔은 화사하고 향기는 은은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깔도 향도 짙어진다. 귀밑머리 간질인 봄의 훈풍이 진분홍 복사꽃잎을 날릴 때면 처녀 가슴이 까닭 없이 달뜬다. 이러니 선인들이 여염집 마당에 복숭아나무를 심지 말라 했을 게다. 경북 영천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경산 방면 국도로 갈아탄다. 사방이 복사꽃 천지다. 아랫녘에서 시작된 ‘꽃전선’이 내륙까지 확대된 모양새다. 하얀 배꽃도 한창 벌과 희롱하는 중이다. 경산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경산은 복숭아 재배 면적이 1470㏊로 전국 3위다. 동북쪽으로 이웃한 영천시가 1위(이상 2012년 기준), 남쪽과 경계를 이룬 청도는 한때 2위에 올랐던 지역이다. 그 덕에 해마다 이맘때면 영천과 경산, 그리고 청도를 잇는 진분홍 ‘복사꽃 벨트’가 펼쳐진다. 하지만 경북 영덕의 지품면처럼 복사꽃을 관광상품화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엿보이지 않는다. 복숭아 농사가 말 그대로 농업의 영역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일 터다. 그나마 경산에서 복사꽃 명소로 알려진 곳이 남산면 반곡리다. 보다 정확히는 마을 안쪽에 있는 반곡지의 유명세 덕에 지역 전체가 복사꽃 마을로 알려지게 됐다. 해마다 이맘때면 온 마을이 전국에서 몰려온 사진작가들로 몸살을 앓는다. 이때를 놓치면 일년을 더 기다려야 복사꽃 핀 반곡지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 그리고 저녁 무렵이면 마을 주변이 차량들로 가득 찬다. 이쯤 되면 마을 주민들이 싫은 내색을 할 법도 한데, 아직 그런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주민과 방문객 간에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기 전에 자치단체에서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등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반곡지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다. 근동의 사진작가들 사이에선 진작부터 봄 풍경 빼어난 곳으로 입소문 났다. 복사꽃 필 무렵 찾으면 단박에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바람이 잦아들 때면 파란 하늘이, 그리고 진분홍 복사꽃과 신록의 새 옷으로 갈아입은 왕버들이 저수지에 풍덩 빠져 있다. 자연이 그린 데칼코마니다. 반곡지의 둑길로 들면 분위기는 또 달라진다. 100m 남짓한 둑길에 십여 그루의 아름드리 왕버들이 뿌리를 내리고 섰다. 수백 년을 살아왔을 왕버들은 둥치가 어른 두어 명이 양 팔을 벌려야 맞닿을 정도로 굵다. 회오리처럼 휘휘 돌아간 나뭇결도 이채롭다. 늙고 거무튀튀한 가지 끝엔 올봄 새로 나온 연둣빛 잎들이 매달려 있다. 말 그대로 신록(新綠)이다. 이런 곳에서라면 누가, 어떤 카메라로 찍은들 작품이 되지 않으랴. 뷰파인더가 싱그러운 신록으로 가득하다. 반곡지가 있는 남산면 일대는 경산 최대의 복숭아 산지다. 그 덕에 저수지의 주변이 온통 복사꽃 꽃구름에 잠겨 있는 듯하다. 출렁대던 꽃구름은 마을 초입의 별밤곡 고개에서 마침내 파란 하늘과 맞닿았다. 마을 뒤편 삼성산도 볼만하다. 산벚꽃이 솜뭉치처럼 몽실몽실 피어나 산허리를 에워싸고 있다. 반곡지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계정숲이 있다. 구릉지에 조성된 숲으로, 이팝나무와 말채나무,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등이 빼곡하다. 짙은 숲그늘에서 산책하기 맞춤하다. 계정숲 안에는 한 장군 묘와 사당, 자인현청 등이 보존돼 있다. 해마다 단오 때만 되면 계정숲에서는 자인단오제가 열린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된 단오 축제다. 한 장군은 이 자인단오제에 여원무(女圓舞)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한 장군이 왜구의 침략에 맞서 누이동생과 함께 여장(女裝)을 하고 적을 유인해 물리쳤다는 게 춤의 내용이다. 경산은 삼성현(三聖賢)의 고장으로 불린다. 신라 승려 원효와 그의 아들이자 학자였던 설총, 삼국유사를 쓴 고려시대 승려 일연 등 3성인이 경산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관련해 가볼 만한 곳은 많지 않다. 올 6월께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이 완공되고 나면 다소 체면이 설 것으로 보인다. 경산 남쪽이 복사꽃 무릉도원이라면, 북쪽은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제431호)이 굽어보는 불국의 영토다. 경산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관봉석조여래좌상은 흔히 ‘갓바위 부처’로 알려져 있다. 해발 850m에 달하는 팔공산 관봉(冠峰)의 암봉들 사이에 조성됐다. 축조 시기는 신라 선덕여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현 대사가 어머니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갓바위 부처를 조성하는 동안 밤마다 큰 학이 날아와 지켜 줬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갓바위 부처로 오르는 길은 연중 기도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 준다는 영험 많은 부처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방문객 숫자만 한 해 5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입시철에는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팔공산은 경산 와촌면에 속해 있다. 흔히 대구 쪽을 들머리 삼지만, 경산 쪽에서 오르는 게 더 가깝고 수월하다. 일반 산행에 견줘 오르기가 고된 편은 아니다. 다만 몇 군데 깔딱고개가 있어서 ‘거의 다 왔다’는 말을 몇 번쯤 들을 각오는 하는 게 좋다. 갓바위 주차장에서 걸어가면 왕복 세 시간 정도 걸린다. 시내버스를 타고 좀 더 위쪽의 선본사 주차장까지 오르면 왕복 두 시간 이내에 다녀올 수 있다. 애견가라면 ‘경산의 삽살개’를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삽살개는 귀신이나 액운(살)을 쫓는(삽)다는 뜻의 한국 토종견이다. 갓바위 가는 길의 대조농원, 삽사리테마파크 등에서 보호·육성되고 있다. 갓바위는 포항~대구고속도로 청통·와촌나들목, 반곡지는 대구~부산고속도로 수성나들목으로 빠지면 수월하다. 경부고속도로 경산나들목도 있다. 경산 시내에선 919번 도로를 타고 용성·자인·남산 방면으로 가다 석원석재 앞에서 925번 도로로 갈아탄 뒤 상대온천 앞 500m 지점에서 좌회전하면 별밤곡 고개다. 경산역에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가 선다. 동대구역까지 고속철(KTX)로 간 뒤, 20분 간격으로 경산역까지 운행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도 된다. 경산시장 입구에 돼지국밥 등을 맛볼 수 있는 ‘돼지골목’이 형성돼 있다. 인근에 개성 넘치는 벽화마을도 조성돼 있다. 숙소는 갓바위 들머리인 와촌면 일대에 몰려 있다. 여행의 피로를 풀려면 상대온천이 좋겠다. 반곡지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다. 경산시 새마을문화과 (053)810-5362~5365. 글 사진 경산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정보마당] 구청소식·대중음악·공연·전시·영화

    구청소식 ●강남구 28일 오전 11시 논현정보도서관에서 ‘인생에 용기가 되는 따듯한 한마디’라는 주제로 정호승 시인과의 만남을 개최해 책으로만 읽던 시를 작가의 음성으로 직접 들려준다. 문화체육과 (02)3423-5932. 다음 달 1일부터 5세 이상을 대상으로 탄천과 양재천 방문자센터와 학여울습지 등에서 ‘4월 탄천·양재천 하천 생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탄천·양재천 방문자센터 전화 예약 (02)3423-6277. ●강동구 다음 달 22일까지 2013 허브천문공원 프로그램 신청자를 모집한다. 공원 온실 학습장에서 다양한 허브의 종류 및 특성, 활용법을 배우거나 천문대에서 별자리를 관측한다. 초등학생 대상. 허브천문공원 (02)480-1395. ●강서구 치매지원센터는 28일 오후 2시 등촌동 센터에서 손상준 관동대 의대 교수를 초청해 치매 예방 공개 강좌 ‘강.心.장’을 개최한다. 강서구치매지원센터 (02)3663-0943. 2일부터 6월 4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강서지역아동복지센터 아동가족상담실에서 부모 교육 집단 상담인 ‘행복한 양육 날개 달기’가 진행된다. 강서아동복지센터 (02)2662-3485. ●강북구 30일 오후 2시 강북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해설이 있는 발레 갈라 콘서트 ‘발레야 놀자’를 개최한다. 강북구가 주최하고 서울와이즈발레단이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총 60분간 진행될 예정으로, 4세 이상이면 예매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문화체육과 (02)901-6232. ●관악구 ‘마음의 울림, 수화를 배우다’ 참가자를 모집한다. 구 수화통역센터에서 기초반, 중급반 등으로 나뉘어 총 20회에 걸쳐 수화 관련 이론, 생활 수화를 배운다. 수화통역센터 (02)865-4466. ●광진구 ‘우리 아이 글 잘 쓰게 하는 방법’ 강의를 27일 오전 10시 구의제3동도서관에서 진행한다. 수강을 신청한 학생 학부모를 비롯한 이용자 누구나 ‘글쓰기 중요성’ ‘생각이 살아 있는 글이란’ ‘논리적인 사고란’ 등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교육지원과 (02)454-6294. ●구로구 농촌 지역으로 이주하기를 원하거나 농업 분야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다음 달 3일부터 6월 19일까지 매주 오후 7~9시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8일까지 구 홈페이지(www.guro.g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선착순 45명을 모집하며 수강료는 5만원이다. 현장 학습은 궁동 도시농업 실습장에서 진행한다. 지역경제과 (02)860-2860. ●금천구 다음 달 20일까지 독산3동 만수천공원 나무 심기 운동을 진행한다. 등산로 변에는 여름철 흰색 꽃이 아름다운 이팝나무 100여 그루를 심고, 태풍으로 기울거나 쓰러진 나무를 제거한 자리에는 산벚나무, 산철쭉 등 산림 수종 1300여 그루를 심어 생태계를 보존한다. 공원녹지과 (02)2627-1663. ●노원구 집에서 직접 싱싱한 채소를 기를 수 있는 친환경 상자텃밭 가꾸기 참여자를 다음 달 5일까지 모집한다. 전산 추첨을 거쳐 주소가 노원구인 구민 450명에게 한 가구당 4개 이하의 상자텃밭을 나눠 줄 예정이다. 녹색환경과 (02)2116-3216. ●도봉구 29일부터 매월 넷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한방 약선 음식에 관심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한방 약선 음식 체험교실’을 보건소 7층 대강당에서 진행한다.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 소속 학예연구사가 한방 약선 음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의약과 (02)2091-4655. ●동대문구 발레로 듣는 나무 이야기 ‘나무’를 아동, 청소년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30일 오후 1시 30분 구청 2층 대강당에서 공연한다. 구에 거주하는 아동, 청소년과 가족이라면 누구나 사전 예약을 거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노인청소년과 (02)2127-4245. ●동작구 다음 달 15일부터 26일까지 마을기업 사업을 공모한다. 서울시 사회적경제 홈페이지(se.seoul.go.kr)에 관련 내용을 등록하고 서울시 마을기업 필수교육 및 팀 워크숍을 이수하면 된다. 참여자는 5명 이상이면 된다. 다만 지역 주민 비율이 70% 이상이어야 하며 총사업비의 10% 이상을 투자금으로 확보해야 한다. 5월 말 최종 선정한다. 선정 뒤 5000만원 한도로 사업비를 지원한다. 일자리경제과 (02)820-9591. ●마포구 다음 달 15일까지 ‘제3회 토정 백일장’ 참가자를 모집한다. 마포구의 대표적 역사 인물인 토정 이지함 선생을 기리는 행사다. 지난 수상자, 등단 문인을 제외한 구 소재 직장인, 주민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공보과 (02)3153-8250. ●서초구 다음 달 4일까지 지역 내 거주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 ‘멋따라 길따라’ 참가자를 모집한다. 경복궁, 청와대 사랑채, 효자동 일대 등을 방문한다. 총무과 (02)2155-6168. ●성동구 27일 오후 7시 30분 성동문화회관 3층 소월아트홀에서는 서울시합창단이 헨델의 오라토리오 ‘이집트의 이스라엘인’ 공연을 한다. 소월아트홀 (02)2204-6405. ●성북구 3기 성북구 주민인권학교 참가자를 다음 달 3일까지 모집한다. 인권에 관심 있는 주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강의는 4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7~9시 구청 3층 배움터에서 각계 인권 전문가들이 진행할 예정이다. 인권팀 (02)920-3424. ●송파구 다음 달 2일부터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 이동 수리 서비스’를 시행한다. 동별 지정 장소에서 브레이크, 기어, 펑크 등을 수리해 준다. 녹색교통과 (02)2147-3145. ●양천구 식목일을 맞아 30일까지 주민들이 좋은 수목을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인터넷 수목전시판매장’을 운영한다. 구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받아 신청한 뒤 다음 달 4~5일 오후 2~4시 안양천 신정교 아래에서 받으면 된다. 공원녹지과 (02) 2620-3592. 27일부터 ‘4월 자전거 교실’ 수강생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교육은 60세 이하 여성 40명을 대상으로 양천공원에서 15~26일 진행된다. 문화체육과 (02)2620-3418. ●영등포구 신길5동에 공영주차장 27면을 조성해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평일 주간은 관리인이 상주하는 유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평일 야간과 주말은 무인 주차 관리 시스템이 가동된다. 10분당 300원이며 월 정기권은 주간 10만원, 야간 4만원이다. 국가유공자는 80%, 경차는 50%, 승용차 요일제 참여 차량은 30%의 요금 할인 혜택이 있다. 주차문화과 (02)2670-3899. ●용산구 27일부터 선착순으로 ‘용산 종합 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한다. 매주 화·목요일 2시간씩 문학, 음악, 미술, 재테크, 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전문 강사들이 전한다. 교육지원과 (02)2199-6490. ●은평구 29일 오후 7시 30분 은평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주민을 위한 신춘음악회가 열린다. 도서를 기부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과 (02)351-6512. 2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구청 소나무광장에서 ‘아름다운 하루’ 바자회를 연다. 주민복지과 (02)356-8004. ●중구 28일 오전 10시부터 구청 지하 합동상황실에서 마을기업에 관심 있는 단체나 주민을 대상으로 마을기업 육성을 위한 필수 교육을 실시한다. 취업지원과 (02)3396-8236. ●종로구 7월 31일까지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 화백의 원서동 가옥에서 전시회 ‘세한삼우전’이 열린다. 위창 오세창의 글씨와 서양화가 및 학자들의 인장을 모아 엮은 ‘근역인수’, 육당 최남선이 발간한 잡지 ‘청춘’ 등 진품 자료들을 전시한다. 고희동 가옥은 지상 1층 연면적 250.8㎡로 고 화백이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해인 1918년 직접 설계한 목조 개량 한옥이다. 서양 주거문화와 일본 주거문화의 장점을 조화시켜 한옥에 적용한 근대 문화유산 중 하나다. 수~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화공보과 (02)2148-1800. ●중랑구 29일 오후 7시 구청 대강당에서 ‘해설이 있는 금요 음악회’를 개최한다. ‘청춘들의 공감 이야기-스쿨 오브 락’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면목중학교 오케스트라, 망우본동 송곡고 3년 이한서(18)군의 색소폰 연주, 인디밴드 ‘고고스타’의 무대가 이어진다. 행사 당일까지 참석자 예약을 받는다. 문화체육과 (02)2094-1833.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시자원봉사센터는 12월까지 활동할 이·미용, 전기, 수도, 보일러, 학습 지도, 예체능 지도 분야 재능 나눔 봉사단 봉사자를 수시 모집한다. 학습 지도의 경우 국어, 영어, 수학 과목 등을 1년 이상 주 1회 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획홍보팀 (031)828-2108. ●고양시 다음 달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2013년도 임대주택 140가구 입주자를 모집한다. 신청 자격은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가정이 1순위로, 각 동 주민센터에서 신청받는다. (031)8075-3252. 매월 둘째, 넷째 주 목요일 시청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내 고장 바로 알기 현장 학습’을 실시한다. 시 홈페이지 ‘시민소통란’에 학급별 또는 모둠별로 20~30명씩 예약하면 ‘시청 갤러리 600’과 각 부서를 견학할 수 있다. (031)8075-2094. ●포천시 다음 달 3일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반월아트홀 대공연장에서 지역 고등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2014학년도 대입 수시전형 설명회를 연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평가연구소장과 백승한 평가실장이 수시와 정시 모집 요강에 대해 설명한다. 평생학습과 (031)538-2032. 대중음악 ●들국화 콘서트 ‘다시, 행진’ 4월 4~1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인터파크 아트센터 아트홀. 지난해 14년 만에 복귀해 건재함을 과시한 록의 전설 들국화가 펼치는 10일간의 콘서트. ‘이 땅의 모든 들국화를 위하여,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행진하라’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번 공연에서 들국화는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의 히트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7만 7000~8만 8000원. (02) 334-7191. ●지드래곤 2013 월드투어 ‘원 오브 어 카인드’ 30~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4년 만에 여는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의 솔로 콘서트. 6월 말까지 8개국 13개 도시에서 열리는 월드 투어의 시작으로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투어 안무와 조연출을 담당했던 트래비스 페인과 당시 함께 안무를 맡은 스테이시 워커가 공동 연출을 한다. 8만 8000~9만 9000원. 1544-1555. 공연 ●음악극 ‘봄·봄‘ 31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 김유정의 소설 ‘봄봄’이 한국의 대표적인 연출가 오태석을 만나 전통 연희가 접목된 음악극으로 태어났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시골 남녀의 순박한 사랑에 익살, 해학, 장단을 담아 풀어냈다. 3만원. (02)745-3966~7. ●공명 콘서트 ‘위드 시’(With Sea) 29일부터 5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3관. 한국 전통음악 특유의 서정성에 흥겨운 리듬을 더한 월드뮤직그룹 공명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섬과 바다가 주는 여유를 노래한다. 파도의 기억, 연어 이야기, 심해, 은하수 등을 연주한다. 5만원. (070)8699-0132. ●이효주 피아노 리사이틀 ‘D메이저 앤드 D마이너’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스위스 제네바 콩쿠르 2위, 미국 신시내티 콩쿠르 우승 등의 화려한 이력을 쌓으며 한국을 대표할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이효주가 독주회를 한다. 바흐의 부조니 샤콘 D단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7번,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라흐마니노프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한다. 2만~3만원. (02)324-3814. ●빈센트 반 고흐 음악회 29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포니정홀.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를 그림과 해설, 음악으로 풀어내는 공연. 김근혜(첼로), 강준민(피아노)이 연주하고 김이곤이 해설을 덧붙인다. 3만원. (02)2051-0735. 전시 ●죽봉 황성현 서전 4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 죽봉 선생의 60년 서예 인생을 되돌아보는 전시다. 1970년 이후 40여년간 종로에서 학원를 운영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서예 월간지 창간, 서예 전문 출판사 운영, 서첩 출간 등 다양하게 활동했다. 4년간의 준비 끝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황성현은 60여년간 익혀 온 서법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02)720-1161. ●2013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에르메스코리아는 미술상 후보자로 나현, 노순택, 정은영 작가를 선정했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김애령 서울 예술의전당 전시프로그램 디렉터, 문영민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애머스트 교수, 박찬경 작가, 우테 메타 바우어 영국왕립예술대학 학장, 기욤 데상쥐 벨기에 라베리에 아티스틱 디렉터였다. 최종 후보 3명은 재단의 후원 아래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한다. 이 전시작에 대한 평가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구혜영 ‘김밥의 천국’전 31일까지 서울 신문로 복합문화공간 에무. 시간에 쫓겨 제때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없이 간편한 먹을거리인 김밥이 죽어 열린 장례식을 전시 공간화했다. 죽음의 의미를 되묻는다. (02)730-5604. 영화 ●지.아이.조 2 감독 존 추. 출연 이병헌, 브루스 윌리스, 드웨인 존슨. 테러 집단인 코브라 군단의 음모로 최대 위기를 맞은 ‘지.아이.조’가 자신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세계를 구하기 위해 반격에 나선다는 줄거리다. 전편에 비해 스톰 섀도 역을 맡은 이병헌의 비중이 대폭 강화됐고 히말라야 고공 액션 등의 볼거리도 풍부하다. 110분. 15세 관람가. 28일 개봉. ●피치 퍼펙트 감독 제이슨 무어. 출연 안나 켄드릭, 스카이라 애스틴, 레벨 윌슨. 대학가 아카펠라 동아리의 이야기를 담은 유쾌한 뮤지컬 코미디로 신나는 춤과 노래가 돋보인다. 마돈나의 ‘라이크 어 버진’, 보이즈투맨 ‘아일 메이크 러브 투 유’를 비롯해 팝 명곡부터 최신 팝까지 27곡의 노래로 꽉 채워졌다. 지난해 23개국에서 개봉해 제작비의 10배를 벌어들이는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112분. 15세 관람가. 28일 개봉. ●콰르텟 감독 더스틴 호프먼. 출연 매기 스미스, 마이클 갬본. 명배우 더스틴 호프먼의 감독 데뷔작으로 전설적인 음악가들의 집 비첨하우스에 모인 세계 최고의 오페라 가수 4인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영화. 황혼의 예술가들을 통해 나이 듦을 격조 있으면서도 유쾌하게 그린다. 98분. 12세 관람가. 28일 개봉.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에필로그 /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에필로그 /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

    ‘잘나가는’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누구라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큰 신문사다. 그러고는 숲에 숨어든다.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이다. 이후 그의 삶은 나무와 동행했다. 바람을 타고 전국의 나무들을 찾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들은 이야기들은 이메일 ‘나무편지’란 이름으로 12년 6개월 동안 사람들에게 배달됐고, 여전히 배달 중이다. 나무 칼럼니스트, 고규홍(52)씨 이야기다. 그가 지난 2010년 서울신문에 인연의 뿌리를 내렸다. 매주 목요일자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를 통해서다. 이후 신문 연재물로는 드물게 100회를 이어오며 나무를 닮은 우직한 글들을 쏟아냈다. 그 긴 시간 동안 그는 수많은 나무들과 독자들을 이어줬다. 그런데도 여전히 부족하단다. 그를 서울 태평로 인근의 음식점에서 만났다. 술잔에 술과 이야기가 함께 담겨 오가는 동안, 못다 한 이야기가 있는지, 전하고 싶은 단상들은 뭔지 들어봤다. →꼬박 100회를 채웠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외국, 특히 미국의 경우 학술적 업적이 된 논문이나 에세이를 보면 신문에 연재된 것들이었다. 한두 번이 아니라 수십, 수백 회가 연재됐다. 미국의 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경우 자신이 쓴 신문 연재물이 진화생물학의 주요 업적이 됐다. 그게 너무 부러웠다. 그쪽과 우리의 언론 풍토는 다르다. 우리는 50회 넘어 가는 기획물을 본 적이 없다. 미디어 학자는 아니지만 신문이 속보 경쟁으로 가는 건 옳지 않다. 학술 등으로 외연을 확장시켜야 한다고 본다. 종이매체의 미래도 거기에 달려 있다. 이데올로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업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건 신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신문이 살아남아야 할 이유와 그 길(방법)을 이번 100회 연재에서 보여줬다고 자부한다. →에피소드가 많겠다. -나무를 찾아 시골을 자주 가는데, 예전에 구수하게 나무 이야기를 들려주던 노인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북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97회)에서는 월로댁 할머니의 부음 이야기가 들어갔고, 경남 합천 화양리 소나무(99회)에서는 다락논을 일구던 배용수 노인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어야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은 가도 나무는 남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고, 나무 곁을 스쳐가는 사람살이의 운명도 새삼 느끼게 되더라. 특히 지난 여름 태풍으로 뿌리째 뽑힌 충북 괴산 삼송리 소나무(56회)는 서울신문에 소개된 게 마지막 송사(頌辭)가 됐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배운 게 있다면. -그저 평범한 농투산이들이기는 하지만, 나무 곁에서 살아가는 노인들의 어눌한 이야기들 속에서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때로는 절집 스님들과 차를 마시며 나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이때 불가의 수행법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다. 강원 정선 정암사 주목(96회)을 찾아가 만난 덕진 스님은 ‘아상소멸행’의 지혜를 가르쳐 줬고, 인천 영종도 용궁사 느티나무(93회)에서는 불가에서 이야기하는 ‘중도’의 지혜를 배웠다. →길에서 만난 인연도 있었나.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나무 곁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경남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79회)를 찾아갔을 때, 지역 시인들의 동인지 출판 기념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때 인사 나눈 시인들과 지금까지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 영종도 용궁사에서는 죽은 나무를 연구하는 사람, 죽은 나무로 조각을 하는 사람, 살아 있는 나무를 찾아다니는 사람 셋을 우연히 만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슴에 오래 남는 건 별다른 이야기 없이 나무 곁에서 뵈었던 시골 노인들이다. 강원 영월 법흥사 밤나무(43회) 앞에서 뇌졸중으로 투병 중인 남편을 이끌고 천천히 절집 구경을 시켜주던 늙은 아내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물리적인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한 회 (원고지)15장으로 완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게 가장 힘들었다. 각 회마다 완벽한 콘셉트와 화두를 끄집어 내 기승전결로 마무리하는 게 어렵더라. 취재 과정에서는 개 때문에 고생한 적이 많다. 사람 없는 시골에서 개가 덤비면 막을 길이 없잖나. 뱀, 벌 등도 무서웠다. →수많은 나무에 대한 취사선택은 어떻게 했나. -전체 리스트를 만들어 보니 350개 정도 되더라. 수종별, 지역별, 주제의 변별성 등에 주안점을 뒀다. 특히 지역 안배가 되도록 완벽하게 리스트를 꾸렸다. 앞으로도 7년은 더 끌고 갈 수 있는 양이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나무를 꼽는다면. -연재 시작할 때 첫 회와 마지막 회에 쓰자고 마음먹었던 나무 두 그루다. 경기 화성 물푸레나무와 경남 의령 백곡리 감나무다.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던 나무를 내가 끄집어 내 천연기념물로 만들었다. →나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감나무는 사람 똥, 개 똥 먹으며 자란다고 한다. 우리와 더불어 자란다는 얘기다. 자연에 일방적으로 베푸는 건 없다. 주고받으며 산다. 100회를 이어오며 나무가 우리에게 산소나 열매를 준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 그보다는 나무에서 받는 위안과 평화의 가치가 더 크지 않겠나. 1000년을 사는 나무 없이 나와 우리 마을이 어떻게 살겠느냐는 말을 취재과정에서 참 많이 들었다. 그게 나무의 의미이지 싶다. →나무와 소통하기 위한 우리의 자세는. -나무 나이 600살이 ‘환갑’이라 치자. 이는 나무의 곁을 스쳐가는 시간의 흐름이 우리보다 열 배 느리다는 뜻이다. 나무와 소통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나무가 가진 시간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는 거다. 10살 먹은 애완견을 두고 ‘환갑’이라 말하는 건 빨리 살아온 개의 시간에 (사람이) 맞춘 거다. 마찬가지로 600살을 환갑이라 말하려면 나무의 시간에 맞춰야 한다. 나무의 아름다움을 천천히 봐야 한다는 얘기다. 순식간에 버스 타고 지나가면서 단풍나무를 아름답다고 얘기하는 건 (단풍나무가 가진 아름다움의) 100분의1도 못 보는 거다. 우리의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걸 느끼고 시간을 10배 늦춰 다가가면 나무는 아주 천천히,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게 될 거다. →새 책 ‘고규홍의 한국의 나무 특강’이 나왔다. -나무이야기의 중간 결산이다. 23개 챕터에 50여 그루 나무가 나온다. 예를 들어 왕이 심은 나무, 마을의 수호목 등 유형을 정하고,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나무들만 뽑아냈다.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는 “서울신문이 내게 준 선물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100회 동안 계속됐던 긴장 상태를 이어가며 글을 쓸 것”이라 했다. 예전엔 출장 가서 나무만 보고 왔던 그였다. 이젠 다르다. 어디를 가서든 반드시 그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단다. 나무와 사람을 따로 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일 터다. 100회 연재됐던 내용은 첨삭 과정을 거친 뒤 조만간 책으로 나온다. 출판사 말로는 ‘굵직한’ 단행본 세 권이 넘을 거란다. 인하대와 한림대 등에서의 강의를 통해 후학들에게 나무 이야기를 전하는 작업도 변함없이 이어갈 계획이다. ‘나무이야기’ 취재 과정에서 만난 박봉남 독립 PD와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방송용 작품이란 귀띔인데,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기대된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쓰레기 ‘범벅’ 무단주차 ‘몸살’…치현산 꿩고개 아름다워진다

    쓰레기 ‘범벅’ 무단주차 ‘몸살’…치현산 꿩고개 아름다워진다

    강서구가 각종 쓰레기와 무단주차 등으로 훼손된 치현산 꿩고개 일대를 명품공원으로 새 단장한다. 구는 쾌적한 주거 환경 조성을 위해 방화동 산 98-1 일대 치현산 일부 자락(꿩고개)을 공원으로 조성한다고 30일 밝혔다. 구는 공원조성을 위해 서울시로부터 4억 3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으며, 지난 5월부터 주민설명회를 거쳐 충분한 의견을 수렴했다. 구는 먼저 2000㎡의 공원조성 부지를 가로지르는 길이 100m의 산책로를 황토경화로 포장해 주민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만들고, 산책로 주변에 소나무, 이팝나무, 느티나무, 산수유 등 18종 1만 3300여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 쉼터 주변은 돌단풍, 맥문동, 비비추 등 8종 1만 900그루의 초화류로 꾸민다. 또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팔각정자, 원형벤치와 테이블도 곳곳에 배치할 계획이다. 폭우에 대비해 하수관로, 집수정과 우수맨홀도 정비한다. 노현송 구청장은 “꿩고개 주변은 변변한 산책로가 없어 사실상 방치됐던 곳으로 다음달 말 공원조성이 끝나면 주민들이 즐겨찾는 쉼터로의 변신할 것”이라면서 “인근 강서둘레길과 치현터널까지 산책로를 연결해 걷기 편한 쉼터공원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9)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9)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

    사람의 사유를 키운 건 나무였다. 사람은 길 위에 직립한 나무 앞에서 걸음을 멈추어야 했고, 비로소 눈을 들어 하늘을 보았다. 하늘을 바라보며 사람은 사유의 힘을 키웠고, 사람의 마을엔 철학이 태어났다. 잇따라 초록의 언어로 지은 시(詩)가 나무 앞에 내려앉았으며, 그곳에 시인이 있었다. 긴 세월 내내 시인은 나무를 맴도는 침묵의 소용돌이에서 생명의 길을 물었고, 허공으로 흩어지는 사람들의 무심한 언어 사이에서 시어(詩語)를 건져 올렸다. 하늘을 향해 나무가 키를 키우는 만큼 시인은 나무를 따라 시심(詩心)을 키웠다. 나무가 있어 우리 사는 세상은 아름답고, 시인이 그곳에 함께 있기에 사람살이는 언제나 찬란한 빛으로 살아난다. ●이팝나무에서 시를 쓰는 이유를 찾아 “이팝나무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양식인 밥을 닮은 꽃을 풍성하게 피우죠. 우리도 이팝나무가 밥을 짓듯이 영혼의 양식인 아름다운 시를 짓는 마음으로 이팝나무를 찾습니다. 첫 시집 출간을 기념하는 잔치도 그래서 이팝나무 앞에서 하기로 했어요.” 경남 양산 상북면 신전리 조붓한 마을 공원에 이 지역의 젊은 시인들이 모였다. 다섯 명의 여자 시인으로 이뤄진 ‘이팝시 동인’의 첫 시집 ‘12시 5분에 돌아간다’의 출간을 축하하는 모임이다. 나무를 닮고자 한 시 동인의 이름은 아예 ‘이팝’이다. 회장인 김광도 시인은 이팝나무가 곧 자신들이 시를 쓰는 이유라고 이야기한다. 이팝시 동인들은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 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 날을 가슴 졸이며 기다렸다고 한다. 양산을 상징하는 이팝나무의 꽃이 절정을 이룬 때에 맞춰 출판 기념 모임을 하고 싶었던 때문이다. 이팝나무는 비교적 개화기간이 긴 편이지만, 서울을 비롯한 대개의 중부 지방에서는 이미 낙화를 마쳤다. 중부지방에서 이팝나무를 볼 수 있게 된 건 그리 오래지 않다. 따뜻한 날씨를 좋아하는 이팝나무가 견딜 수 있을 만큼 기후가 변화한 결과다. 게다가 토종 이팝나무의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지면서, 도시에서도 이팝나무를 가로수로 많이 심어 키우게 됐고, 이제 우리나라 전역에서 이팝나무의 꽃을 볼 수 있다. 대개의 이팝나무 꽃들은 낙화를 마친 뒤였지만,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는 지난 주말에 비로소 절정의 개화를 이뤘다. 어린 나무에 비해 개화에서부터 낙화와 낙엽 등 모든 생태 활동의 속도가 늦은 늙은 생명체인 까닭이다. 큰 나무 전체에 물을 골고루 끌어 올려 꽃 피울 에너지를 모으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다. 사람이나 나무나 늙은 생명의 속도가 느린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350년 된 국내서 가장 큰 이팝나무 천연기념물 제234호인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는 전남 순천 평중리 이팝나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이팝나무다. 350년 동안 마을 앞 논을 지키고 서서 풍년을 불러오는 신전리 이팝나무는 키 16m, 줄기둘레 4.5m의 큰 나무로, 여느 이팝나무의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양산시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양산시는 아예 시목(市木)을 이팝나무로 정했고, 시내 곳곳에도 가로수로 이팝나무를 많이 심어 키운다. 신전리 이팝나무는 특이하게도 비슷한 나이의 팽나무와 바짝 붙어 서있는 흔치 않은 풍경을 가졌다. 서로 다른 종류의 두 나무가 사이좋게 서서 마을을 지키는 풍경은 볼수록 살갑다. 주변으로 넓게 펼쳤던 마을 논은 최근 작은 공원으로 바뀌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나무에게는 느닷없는 일이었는지 모른다. 변함없이 수백 년을 지켜오던 풍경이 그리웠던지 나무는 그 뒤로 급격히 수세(樹勢)가 나빠졌다. 나무를 잘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이 지어낸 새 풍경이 낯설었던 것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나무가 스쳐온 세월의 풍진을 견디기 힘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이팝나무의 수세가 약해지면서, 팽나무와 이팝나무의 사이가 벌어졌다. 시름에 젖은 이팝나무에 아랑곳하지 않고 왕성한 수세로 잎을 피워 올린 팽나무 때문에 이팝나무는 더 애처로워 보인다. 높이 솟아오른 이팝나무의 줄기 곳곳에는 잘라 낸 가지의 흔적이 뚜렷하다. 더 심각한 건 뿌리와 연결된 줄기 부분이다. 오래전부터 부식이 진행된 듯, 썩은 줄기 안쪽에 깊은 허공이 들어찼다. 하릴없이 가늣이 나뉜 줄기가 자신의 거대한 몸뚱어리를 겨우 버티고 있는 안타까운 형상이다. 천연기념물 관리를 담당하는 문화재청 조운연씨는 “지난해 이미 나무의 상태를 확인했다.”며 “충전재로 동공을 메우는 외과수술만으로는 회생이 쉽지 않을 듯해서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보다 효과적인 조치를 찾는 중”이라고 한다. ●시인들의 관심으로 건강 회복 희망 “어릴 땐 무슨 나무인지도 모르고 하얗게 피는 꽃이 좋아 자주 찾아와 놀았어요. 팽나무와 이팝나무가 아주 사이좋은 부부처럼 다정하게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마치 토라진 부부가 등을 돌리고 서 있는 것처럼 보여서 안타깝네요.” 어린 시절을 이 마을에서 보냈다는 정일근(경남대 교수) 시인도 나무 곁에서 보낸 옛 이야기들을 떠올리면서 급격히 약해진 나무의 건강을 안타까워했다. 동인지 시인들의 스승으로 모임에 참석한 그는 “시인들의 관심과 아름다운 시(詩)에 의해 말라가는 나무가 다시 건강을 회복해서 푸르러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나무가 그런 것처럼 나무 앞에서 길어올린 한 편의 시는 더불어 살아가는 모두를 살리는 생명의 양식이다. 이팝나무 앞에서 이팝나무를 노래하는 시인들의 영롱한 시편들이 마침내 이팝나무의 시름을 거둬내리라 믿게 되는 이유다. 나무가 사람을 키우고, 사람이 다시 나무를 키우는 아름답고 고마운 풍경이다. 글 사진 양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남 양산시 상북면 신전리 95. 경부고속국도의 통도사 나들목에서 국도 35호선을 이용해 양산 방면으로 1.2㎞ 남하하면 통도사 입구 삼거리가 나온다. 직진하여 6.7㎞를 가면 오른쪽으로 양산휴게소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600m 남짓 더 가면 신전마을 입구 삼거리가 나온다. 우회전해 신전교를 건너면서 550m쯤 마을로 들어가서 좌회전한다. 250m쯤 가면 왼쪽으로 이팝나무 공원이 나온다. 나무 앞에 주차할 공간이 마련돼 있다.
  • [호남 지자체들 ‘숲’을 보다] 전북 ‘녹색도시’ 만든다

    [호남 지자체들 ‘숲’을 보다] 전북 ‘녹색도시’ 만든다

    전북도가 지역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생태축을 연결하기 위해 도심 녹지축 구축과 생태환경 복원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6일 도에 따르면 올해 142억 3200만원을 투입해 도시숲 31㏊, 가로숲 45㎞를 조성하고 학교숲 15곳과 전통마을숲 복원 사업 1곳을 추진한다. 도시숲은 주민들의 건강과 휴식을 위한 자연공간으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도시 속 녹색 숲’이다. 올해는 전북대 기숙사 옆 등 35곳의 국공유지에 이팝나무·소나무 등 우리 고유 수종을 심어 주민들에게 녹색 복지를 제공한다. 생활환경숲, 쌈지공원숲, 도심산림공원 형태로 관리한다. 도시의 관문인 기차역 주변에는 은행나무 등 지역을 상징하는 수종을 심어 역사숲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역사숲은 기차역 주변에 녹색공간과 쌈지숲을 조성해 쉼터를 제공하고 쾌적하고 특색 있는 도시 관문을 만드는 것이다. 도는 이를 위해 한국철도공사에 익산 함열역과 정읍 신태인역, 김제역, 임실역 등 4곳을 사업대상지로 선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가로숲은 느티나무·단풍나무 등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를 심어 도심 열섬현상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게 한다. 생활환경과 도심숲을 연결하고 야생동물의 이동통로 역할을 한다. 올해 30여곳에 조성된다. 이와 함께 도내 고속도로 1곳과 지방도 5곳 등 6곳을 생태축 복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생태축 복원은 훼손되고 단절된 보호동물 서식 지역의 생태적 가치를 되살리는 사업이다. 사업 대상지는 88고속도로인 장수 사치재, 지방도는 751호선 남원 복성이재, 861호선 남원 달궁, 49호선 정읍 추령재와 무주 적상면, 55호선 완주·임실 등이다. 마을숲 복원 사업 대상은 남원시 운봉읍 산덕리 삼산마을 재래종 소나무숲이 선정됐다. 도는 이곳 소나무숲이 본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노송을 옮겨 심고 공원으로 가꿀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도시숲은 여름철 한낮 평균 기온을 3~7도 낮춰 주고 평균 습도는 9~23% 높여 주는 등 행복한 삶의 필수 조건”이라면서 “도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광주천 수달 서식지 복원·버드나무 군락 조성

    광주시가 ‘국제환경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녹색도시 조성에 나선다. 12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도시환경협약 광주정상회의(UEA)를 뒷받침하는 ‘2012 녹색창조도시 광주비전 실현 8대 시책’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 시는 ‘자연과 인간, 경제가 조화된 녹색창조도시 조성’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녹색희망셈법’을 실천 전략으로 내세웠다. 녹색희망셈법은 ▲녹색희망은 높이고(더하기) ▲녹색위해는 줄이며(빼기) ▲녹색활력은 높이고(곱하기) ▲녹색행복은 나누자(나누기)는 것이 주요 골자다. 녹색희망 더하기로는 맑고 푸른 광주천 만들기(수달과 친구하기)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녹색뉴딜사업 전개(이팝나무 심기)다. 녹색위해 줄이기는 탄소 발생량 매년 2% 감축 실천(녹색경제)과 생활위해 환경요소 제로화(도시청정)다. 녹색세상 곱하기는 시민녹색거버넌스 실현(어깨동무)과 국제환경선도도시 도약이고, 녹색행복 나누기는 무등산 명산 가치 공유와 자연친화공원 조성 등이다. 시는 이를 위한 8대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광주천은 총인처리시설 설치와 주암댐 원수 공급, 합성세제 줄이기 운동 등을 통해 수질을 개선한다. 수달 서식지 복원과 버드나무 군락 조성 등으로 생태계 복원에 나선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가연성 폐기물연료화 사업과 자원순환특화단지 조성, 한국도시광산기술원 설립, 무등산 자락 남도 오감문화촌 조성, 도시녹색농업 활성화 등으로 매년 1000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녹색 뉴딜사업’을 펼친다. 탄소은행제 정착과 녹색창조마을 조성 등으로 탄소발생량을 매년 2% 감축한다. 악취취약지역과 환경사업장 관리 강화와 미세먼지 경보제, 저공해자동차 보급 등으로 위해환경을 없앤다. 시는 전국 처음으로 기후변화대응센터를 설립해 시민과 기업, 공공기관이 협력하는 어깨동무 시책도 펼친다. 도시환경평가지표도 만들어 온실가스 감축을 선도하는 국제환경도시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녹색행복을 나누기 위해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과 함께 무등산 정상의 계절별 개방과 무돌길·옛길을 활성화한다. 사직공원 일대에 ‘문화의 숲’을 조성하고 벽면·옥상 녹화 등을 통해 ‘150만 송이 꽃피는 광주만들기’에 나선다. 도심 전체를 공원으로 가꾸겠다는 구상이다. 신광조 시 환경생태국장은 “정부 지원과 기업·시민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녹색도시란 목표 실현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Weekend inside] ‘천덕꾸러기’ 혹은 ‘지역 자랑’ 지자체 상징목 신세 하늘과 땅 차이

    [Weekend inside] ‘천덕꾸러기’ 혹은 ‘지역 자랑’ 지자체 상징목 신세 하늘과 땅 차이

    ‘부산에 가면 동백나무가 즐비할까. 천안에는 능수버들이 늘 낭창낭창 늘어져 있을까.’ 지자체들의 주요 도로에는 시목(市木)·군목(郡木)이라는 이름의 상징나무들이 지천일 것 같지만 막상 보기란 쉽지 않다. 물론 ‘○○고을’이란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상징나무를 많이 심어 자치단체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는 데 성공한 곳도 더러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천덕꾸러기 신세다. 18일 충남 천안시에 따르면 능수버들 가로수는 11월 현재 648그루로 전체 가로수 4만 498그루의 2%에 그치고 있다. “천안삼거리 흥, 능수야 버들은 흥, 제 멋에 겨워서 휘늘어졌구나 흥”으로 시작하는 민요 ‘흥타령’이 오랜 기간 널리 불리며 ‘천안 하면 능수버들’이었다. 시는 이 나무를 시목으로 정해 지역적 상징성을 더욱 높였다. 그러나 현재 천안의 주요 가로수 수종은 은행나무 9939그루(25%), 이팝나무 7547그루(19%), 벚나무 6217그루(15%) 등이다. 다른 지역과 별 차이가 없다. 산림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의 가로수가 534만 9000여 그루이며, 벚나무가 가장 많고 은행나무, 느티나무, 양버즘나무 순이었다고 지난 4월 발표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봄이 오면 능수버들 꽃가루가 날려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들도 “진딧물이 많이 끼고, 늦가을 낙엽은 길바닥에 납작 달라붙어 청소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천안시는 직영 양묘장에서 꽃가루가 덜 날리는 능수버들 수백 그루를 재배하고 있지만 고민만 하고 있다. 부산시는 시목인 동백나무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도 못 하고 있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란 노래 덕에 ‘부산 하면 동백꽃’이었다. 그러나 정작 가로수는 왕벚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이 주종이다. 박상문 부산시 주무관은 “지구온난화로 동백나무 생육 환경이 더 좋아졌지만 나무 폭이 넓어 운전자 시야를 가린다는 민원 때문에 가로 화단 등에만 심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시는 온난화로 시목인 전나무를 가로수로 활용하는 게 어려워졌다. 대구는 기후가 더운 탓에 지금도 전나무 가로수는 거의 없고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이진충 시 주무관은 “강직, 영원, 기상을 표현하려고 1972년 전나무를 시목으로 정했을 뿐 굳이 실제 식재와 연관시킬 필요가 있느냐.”면서 “시민들도 시목이 어떤 나무인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백합나무가 시목이지만 전체 가로수 16만 9620그루 가운데 백합나무는 4433그루뿐이다. 대전시는 1999년 시목을 목백합에서 ‘선비정신’을 기린다는 소나무로 바꿨지만 전체 가로수 12만 7600그루 중 소나무는 991그루로 1%도 안 된다. 그나마 전임 시장 때는 교차로 등에 소나무를 많이 심었지만 시장이 바뀐 뒤에는 한 그루도 가로수로 식재되지 않았다. 광주시는 시목인 은행나무가 가로수의 33%에 이르지만 “가을에 열매 악취가 심하다.”며 지난해부터는 단 한 그루도 심지 않고 있다. 충북은 사정이 다르다. 충주시는 1997년 충주 초입인 달천동 인근 5㎞ 구간에 850그루의 사과나무를, 보은군은 2007년 탄부면 상장리~임한리 사이 국도 2.2㎞ 구간에 1700여 그루의 대추나무를 가로수로 각각 심었다. 영동군은 전체 가로수 2만 660그루 중 감나무가 1만 2403그루로 60%를 차지한다. 1970년대부터 주민들이 심기 시작한 뒤 군에서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섰다. 2000년 ‘전국 아름다운 거리숲’ 대상을 받기도 했다. 정구식 영동군 산림경영과 주무관은 “감나무 가로수가 감고을이란 인식을 높여 2007년 ‘감산업특구’로 지정되는 데 한몫했다.”면서 “지역색을 분명히 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자랑했다. 최정우 목원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역에 맞는 나무를 상징목으로 정해 지역 축제, 특산물 판매와 연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전국종합 sky@seoul.co.kr
  • [도심속 허파를 찾아서] 국내 어떤 가로수가 많은가

    우리나라 도로변에 심어진 가로수 중 가장 많은 수종은 ‘벚나무’로 나타났다. 산림청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가로(3만 4817㎞)에 심은 나무를 조사한 결과 534만 9000여 그루 중 벚나무가 22.1%인 118만 2000그루를 차지했다. 이어 은행나무 99만 9000여 그루(18.7%), 느티나무 31만 6000여 그루(5.9%), 양버즘나무 30만 6000여 그루(5.7%)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신규 조성된 가로(1008㎞)에 심은 25만여 그루 가운데서도 벚나무가 12.7%인 3만 1700여 그루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팝나무·무궁화·배롱나무 등 순이다. 꽃이 있는 화목류 수종으로 가로수가 변화하면서 플라타너스(양버즘)와 포플러·은행나무 같은 대표적인 가로수종은 감소했다. 벚나무가 가로수로 인기를 끄는 것은 봄에는 화려한 꽃이, 가을에는 단풍을 만들어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여름철 무성한 잎으로 햇빛 차단 등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그러나 벚나무는 병해충에 약하고 벌레들이 많이 꼬여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산림청 최수천 도시숲 경관과장은 “가로수는 도시 미관 및 가로 경관을 창출하는 녹색쉼터이자 거리문화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지자체마다 지역 랜드마크로 특색있는 가로수를 만들려는 노력이 활발한데 지역 및 장소의 특성을 고려한 수종 선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국내 가로수 중 가장 많은 나무는 벚꽃

    국내 가로수 중 가장 많은 나무는 벚꽃

    우리나라 도로변에 심어진 가로수 중 가장 많은 수종은 ‘벚나무’로 나타났다. 산림청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가로(3만 4817㎞)에 심은 나무를 조사한 결과 534만 9000여 그루 중 벚나무가 22.1%인 118만 2000그루를 차지했다. 이어 은행나무 99만 9000여 그루(18.7%), 느티나무 31만 6000여 그루(5.9%), 양버즘 나무 30만 6000여 그루(5.7%)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신규 조성된 가로(1008㎞)에 심은 25만여 그루 가운데서도 벚나무가 12.7%인 3만 1700여 그루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팝나무·무궁화·배롱나무 등 순이다. 꽃이 있는 화목류 수종으로 가로수가 변화하면서 플라타너스(양버즘)와 포플러·은행나무 같은 대표적인 가로수종은 감소했다. 벚나무가 가로수로 인기를 끄는 것은 봄에는 화려한 꽃이, 가을에는 단풍을 만들어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여름철 무성한 잎으로 햇빛 차단 등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그러나 벚나무는 병해충에 약하고 벌레들이 많이 꼬여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산림청 최수천 도시숲 경관과장은 “가로수는 도시 미관 및 가로 경관을 창출하는 녹색쉼터이자 거리문화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지자체마다 지역 랜드마크로 특색있는 가로수를 만들려는 노력이 활발한데 지역 및 장소의 특성을 고려한 수종 선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용산 전쟁기념관 앞 녹지공원 조성

    서울시는 ‘공공기관 담장 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26억원을 들여 용산동1가 전쟁기념관 앞에 녹지공원을 조성한다고 6일 밝혔다. 기념관 앞 이태원로를 따라 260m 가량 늘어서 있던 높이 1~1.2m의 화단 담장을 철거하고, 활용되지 못했던 앞마당 1만 1851㎡를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그동안 전쟁기념관 앞마당은 높은 화단 담장 때문에 폐쇄된 공간으로 남았다. 시는 화단의 높은 턱을 제거하고, 전쟁기념관 전면 중앙부에 바닥분수를 설치하는 한편 이팝나무 등 키 큰 나무 54그루, 사철나무 등 키 작은 나무 8780그루, 금낭화 등 야생화 1만 6140포기를 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쟁기념관 앞마당 공원은 중앙광장과 전투기 등이 전시된 에어파크 등을 합치면 약 5만㎡ 규모의 새 휴식처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와 함께 시는 연말까지 공공기관 4곳의 담장을 허물어 4102㎡의 녹지를 새롭게 확충할 계획이다. 은평구 응암동 꿈나무마을(옛 시립 소년의 집)과 주택가 도로를 따라 설치된 담장 110m를 허물어 1100㎡의 녹색 쉼터를 조성하고, 도봉구 방학동 도봉청소년독서실 담장 51m를 없애 102㎡의 녹지를 만들기로 했다. 마포구 당인동 당인빗물펌프장 담장 200m와 금천구 시흥동 서울시남부여성발전센터 담장 300m를 철거해 각각 2000㎡과 900㎡의 녹지를 새로 조성할 예정이다. 오해영 조경과장은 “앞으로 공공기관 담장 녹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시민들이 집앞 5분 거리에서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33) 전북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 이팝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33) 전북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 이팝나무

    축구 골키퍼가 되고 싶은 초등학교 5학년 나윤호. 손수 만든 물폭탄을 들고 이팝나무 꽃이 환하게 피어난 운동장 가장자리의 꼭짓점 부분에 섰다. 반대편 꼭짓점을 향해 날려보낼 채비를 하는 중이다. 바닥을 잘라낸 페트병 두 개를 마주 끼우고 공기가 새지 않도록 접착제와 테이프로 마감한 물폭탄에 물을 절반쯤 채우고 발사대에 세운다. 한쪽 주둥이에는 공기를 주입할 펌프를 연결한다. 같은 반 소녀 빈주영이 펌프질을 거들고 나선다. 물폭탄에 터질 듯 공기를 가득 채운 뒤 운동장 반대편에 서 있는 선생님의 신호에 따라 윤호가 기세 좋게 발사한다. ●흉년 들어 죽은 아기들의 무덤가에 심어 선생님의 머리 위쪽으로 날아가는 물폭탄을 바라보는 윤호와 주영이의 얼굴에 해맑은 웃음이 떠오른다. 바로 곁에서 무더기로 하얀 꽃을 피운 이팝나무의 꽃향기가 소년 소녀의 밝은 표정 위에 살랑 얹힌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팝나무 군락이 있는 전북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 마령초등학교의 늦은 봄날 풍경이다. “꽃이 쌀밥처럼 피어나서 이팝나무라고 하는 거예요. 이팝이 쌀밥이거든요. 저 이팝나무들이 우리 학교의 자랑이에요. 이게 우리 교지인데요. 뒤에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읽어보세요.” 나무 이야기를 물어보자 머뭇대던 주영이가 쪼르르 교실로 뛰어 들어가더니 곧바로 지난가을에 펴낸 교지 ‘마령글동산’을 들고 와 이야기를 풀어낸다. 학교 정문 좌우로 늘어선 이팝나무는 옛날에 아기 무덤 앞에 심었던 나무들이라고 교지 뒤표지에 쓰여 있다. 또 아기 무덤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꺼렸기 때문에 나무들이 잘 지켜졌다고 했다. 아이들은 이 자리에 왜 아기들의 무덤이 있어야 했는지 모른다. 아기들의 무덤을 따로 만들어야 할 정도로 아기들이 많이 죽었다는 것도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의 아이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한 맺힌 이 땅의 가난한 아비들의 꿈 “농사가 잘 안 되는 바람에 아이들이 굶어 죽었다나 봐요. 아이들이 죽으면 어른들은 죽어서라도 쌀밥을 먹으라고 쌀밥나무를 심은 거라고 선생님이 알려 줬어요.” 윤호에게 아기 무덤의 이팝나무 이야기는 믿을 수 없는 그저 ‘전설’일 뿐이다. 또래 아이들이 풍요롭게 살아가는 게 특별하게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배 고플 때나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당연한 일을 놓고 굳이 부모에게 고마워해야 할 이유가 뭐냐고 윤호는 당차게 반문한다. 그러나 300년 전만 해도 굶지 않는 일은 부모와 하늘에 감사해야 하는 일이었다. 흉년이 들면 아기들은 젖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어미의 빈 젖을 물고 죽어갔다. 아비들은 어미의 품 안에서 싸늘하게 식어가는 아이의 주검을 말 없이 바라보아야 했다. 아비는 아이의 시체를 가마니에 곱게 싸고 눈물의 끈으로 질끈 동여매서 지게에 짊어지고 뒷동산으로 올랐다. 양지 바른 자리를 찾아 구덩이를 파고, 지게 위의 아이 주검을 내려놓아야 했다. 아비는 차마 그냥 돌아서지 못하고 아기 무덤 앞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살아서 입으로 먹지 못한 쌀밥을 죽어서 눈으로라도 실컷 먹으라.’는 생각에 못난 아비는 쌀밥을 닮은 꽃을 피우는 이팝나무를 심고 겨우 발길을 돌렸다. 햇살 좋은 아기 무덤 앞에서 자라난 이팝나무의 사연을 아는 사람들도 죽은 아이들을 생각하며 나무를 심었다. 역시 이팝나무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평지리 아기 무덤은 마침내 이팝나무 동산을 이루었다. 봄이면 아기 무덤의 이팝나무들은 마을 사람들의 슬픔을 위로하려는 듯 환장할 만큼 아름답게 무더기로 꽃을 피웠다. 이팝나무 꽃 천지가 된 아기 무덤을 마을 사람들은 ‘아기사리’라는 지방말로 불렀다. 천연기념물 제214호인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 군(群)은 그렇게 봄마다 한 맺힌 이 땅의 슬픔으로 아름다운 꽃 대궐을 이루었다. 이 아름다운 이팝나무들은 결국 이 땅의 아이들을 더 풍요롭게 지키기 위한 뚜렷한 상징으로 남았다. ●이팝나무 꽃처럼 환하게 피어날 아이들을 위해 이팝나무 꽃동산이 아이들의 동산으로 바뀐 건 90년 전인 지난 1920년의 일이다. 사람들은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부모들의 한풀이라도 하듯 아기 무덤을 갈아 엎고, 그 자리에 초등학교를 세웠다. 바로 마령초등학교다. 사람들은 그토록 찬란했던 이팝나무들을 하나 둘 베어냈지만, 그 가운데 7그루는 남겼다. 높이 13m쯤 되는 가장 큰 이팝나무와 그에 못 미치는 작은 이팝나무들은 학교 정문 옆 울타리에 줄지어 서 있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아이들의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지키는 표상이다. 이팝나무를 바라보며 도담도담 꿈을 키워 가는 학교 아이들이 굳이 이 나무들에 얽힌 슬픈 사연을 알아야 할 이유는 없다. 또 피 맺힌 과거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려 애쓸 부모도, 선생님도 없다. 그저 지금의 환경에서 윤호와 주영이처럼 어린 시절을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꾸기를 바랄 뿐이다. 화려하게 꽃 피운 이팝나무를 바라보면,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이팝나무 꽃처럼 풍성하게 피어날 수 있도록 부모들이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짚어 보게 된다. 글 사진 진안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전북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 991 마령초등학교 내. 새로 난 익산~포항 간 고속도로의 진안 나들목으로 나가서 남원 임실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말의 귀를 닮아 마이산이라 불리는 진안의 명산을 바라보며 8㎞쯤 가면 나무가 있는 마령초등학교가 나온다. 진안 너른 벌에 펼쳐지는 농촌 풍경을 즐기려면 지방도로 49호선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의 상관 나들목으로 나가서 우회전하여 11㎞ 지점의 관촌면까지 가서 동북쪽으로 풍요로운 평야 지대를 14㎞쯤 가면 학교에 닿는다.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32) 순천 평중리 이팝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32) 순천 평중리 이팝나무

    봄볕 짙어지면 농부는 한 해 농사를 위해 논밭으로 나선다. 싹 틔운 볍씨를 가지런히 세운 모판을 경운기에 잔뜩 싣고 논으로 향하던 농부는 마을 어귀의 나무 앞에 잠시 멈춰 선다. 올해 농사가 잘될지를 가늠하기 위해 농부는 환하게 꽃 피운 이팝나무를 바라보며 은은한 미소를 띠운다. 나무에 꽃이 잘 피어나면 풍년이 든다는 오래된 믿음에 기댄 미소다. 쌀밥처럼 온 가지 위에 하얀 꽃을 수북이 피워 올린 이팝나무를 바라보다가 덜커덕거리는 경운기 엔진을 끄고 농부는 뒷주머니에서 전화번호가 적힌 꼬깃꼬깃한 종잇장을 꺼내든다. 농부는 흙 묻은 손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이팝나무의 오월 꽃 소식을 먼 도시로 전한다. ●농부가 전해주는 이팝나무 화신 전남 순천시 승주읍 평중리 평지마을 농부 이순옥(69)씨가 전화로 전해 준 이팝나무의 개화 소식을 받고는 부리나케 평중리 이팝나무를 찾아 나섰다. 바로 건너 마을인 낙안면에서 나고 자란 시인 최인서(36)씨가 고향길 나무 답사에 동행했다. 이팝나무는 오월에 보름 남짓 동안 넉넉하게 꽃을 피우는 느긋한 나무이거늘, 절정의 개화 순간을 맞추어 찾아보는 건 그리 수월한 일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농부의 화신(花信)은 언제나 고마울 수밖에 없다. 농부 이씨를 처음 만난 건 4년 전 늦은 봄이다. 답사 날짜가 예년의 개화 시기보다 조금 늦었다 싶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평지마을을 찾았다. 아직 여름이라 할 수 없는 봄날이었지만, 나무는 이미 낙화를 마친 뒤였다. 낙심한 표정으로 나무 앞에 서 있다가, 마침 논을 갈러 나온 이씨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꽃잎 떨어진 게 아쉽다.”고 하자, 그는 선뜻 “다음부터는 꽃 피어나면 소식 전해 줄 테니, 전화받고 오라.”며 내 전화번호를 물었다. 냉큼 전화번호를 적은 수첩 한 장을 찢어 농부의 주머니에 접어 넣어준 게 그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 뒤로 농부가 이끌어 주는 평지마을 이팝나무 답사는 늘 행복한 길이 될 수 있었다. 올해의 평중리 이팝나무도 농부의 꽃 소식 따라 한 해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농촌의 봄을 찬란하게 노래하고 있었다. 20m 넘게 자라는 큰 나무 가운데 이만큼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나무는 흔치 않다. 벚꽃이 아름답다지만 절정의 순간이 짧아 아슬아슬한 것과 달리, 이팝나무는 벚꽃만큼 화려한 꽃을 그보다 훨씬 오래 피우는 넉넉한 나무여서 좋다. 마침 나무 앞을 지나는 이홍수(75)노인에게 ‘올해는 꽃이 예쁘게 피었으니 풍년이 들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산들바람에 실려온 꽃 향기로 흥에 겨워진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팝나무에 꽃이 잘 피는 마을은 흉년도 피해간다고 대거리했다. ●보드랍고 환한 숨결을 가진 나무 “나무마다 제 빛깔에 맞는 숨결이 있는가 봐요. 이 이팝나무의 숨결은 유난히 보드랍고 환하지 않아요? 마을 노인도 이 나무의 부드럽고 넉넉한 숨결을 닮은 듯해요.” 노인이 지나가자 동행한 시인 최인서(36)씨가 나지막이 말을 건넸다. 최 시인은 노인이 남긴 이야기에 남도 농부 특유의 넉넉함이 담겼다고 했다. 이 마을이라고 해서 딱히 쪼들릴 때가 없었던 건 아니겠지만, 언제나 넉넉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게 이팝나무꽃의 풍요를 닮았다고 덧붙였다. 최 시인은 세상의 모든 나무를 대지에 우뚝 선 “햇빛과 비와 바람의 집 한 채”(‘나무와 나’에서)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시(詩)에서처럼 시인은 고향에 돌아와 오랫동안 쌓인 도시 생활의 객수를 달래려는 듯 평안한 몸짓으로 나무 줄기부터 나뭇가지와 나뭇잎, 그리고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잎 한 장까지 놓치지 않고 차곡차곡 마음 깊은 곳에 담아냈다. 400살 정도로 짐작되는 평중리 이팝나무는 키가 18m나 되는 큰 나무로, 땅에서 솟아오른 줄기가 둘로 나뉘어 자랐다. 두 개의 줄기 중 하나는 곧게 서고, 다른 하나는 중심에서 약간 벗어나는 듯 비스듬히 오르다 다시 곧게 섰다. 비스듬히 솟은 줄기가 중간 너머쯤에서 오래전에 부러진 것은 아쉽지만, 전체의 균형과 조화를 깨뜨리지는 않았다. 미추(美醜)에 대한 느낌과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평중리 이팝나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라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듯하다. 이팝나무 중에서 가장 먼저 1962년에 천연기념물(제36호)로 지정한 것도 그래서일 거다. 너른 들이 훤히 내다보이는 이팝나무 그늘에 정성껏 세운 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것도 평중리 이팝나무의 운치를 더해 준다. 농촌 마을에 어울리는 이팝나무와 정자의 풍경은 평화와 풍요를 갖춘 우리네 농촌의 전형적 풍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대풍(大豊)을 예감할 만큼 꽃이 활짝 피어났을 때의 광경이라니. 해마다 이 즈음이면 손가락 꼽아가며 농부가 보내 올 꽃소식을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 ●농촌의 풍경을 살갑게 하는 나무 오랜만에 고향 땅에 와서 햇빛과 바람의 집을 찾은 듯, 시인은 만개한 이팝나무꽃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오래도록 나무 앞을 떠나지 못했다. 다시 도시로 돌아가야 할 시인은 고향 이팝나무꽃의 은은한 향기를 마음 깊은 곳에 고이 담아 두려는 듯 마냥 경건한 눈길로 나무를 어루만졌다. 시인의 날숨과 나무의 들숨이 하나 되는 풍경을 행복한 마음으로 바라보는데, 마을 안쪽에서 털털거리는 경운기 엔진 소리가 들려 왔다. 순간 나무와 시인이 고요하게 나누던 낮은 숨결이 흐트러지고, 농촌의 정겨운 일상이 나무 곁에 스며들었다. 경운기를 이끌고 나오는 농부의 얼굴에는 이팝나무꽃 을 닮은 순백의 빛이 찬란하게 반짝였다. 바로 내게 봄마다 꽃 소식을 전해주는 농부 이순옥씨였다. 농부의 경운기가 살짝 멈춘 이팝나무 아래로 달려가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었다. 활짝 피어난 이팝나무꽃 아래에서 환하게 반기는 이씨의 밝은 표정에 이팝나무꽃 향기가 살포시 배어 나왔다. 글 사진 순천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전남 순천시 승주읍 평중리 634. 호남고속국도 승주 나들목으로 나가자마자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600m 가면 도로가 둘로 나뉜다. 왼쪽 길은 새로 낸 도로이고, 오른쪽은 평중마을로 이어지는 옛 도로다. 오른쪽 도로 270m 전방에 이팝나무와 작은 정자가 보인다. 나무 앞 길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안쪽에는 자동차를 세울 공간이 넉넉지 않으니 정류장 근처에 자동차를 세우고 나무에 다가가는 게 좋다. ‘평중리 35번지’라고 한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 자료는 틀렸으니 주의해야 한다.
  • 도심 속 시골정취 맛보세요

    도심 속 시골정취 맛보세요

    서울에 ‘생태 도시 만들기’가 대세다. 시골 정취를 자아내는 생태공원도 만들고 농사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하지만 주로 땅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외곽 지역에 국한될 뿐이었다. 고층 빌딩이 즐비한 용산구, 서울 자치구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송파구 도심 한가운데에서 펼쳐지는 ‘시골의 향연’들을 소개한다. ●한강로·반포로 등 360㎡ 규모 용산구 한강로, 한남로, 반포로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테마 화단과 특색 있는 가로화분, 걸이화분 등이 복잡한 도심을 수놓는다. 화사하고 쾌적한 가로환경 조성을 위해 구가 실시한 ‘사계절 꽃길 조성사업’ 덕분이다. 구는 이를 위해 다양한 원예소재를 도입했다. 지난달 수국, 애니시다, 만냥금 등 다양한 초화류를 활용, 360㎡에 이르는 테마화단과 20조의 특색 있는 화분을 설치했다. 이달 초에는 웨이브피튜니아, 한련화, 제라늄 등을 철제가로등에 부착했다. 주요 도로변에는 이팝나무, 수수꽃다리, 영산홍, 자산홍 등 봄꽃들로 이루어진 테마화단이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성장현 구청장은 “이런 경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급수작업 등 유지관리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면서 “계절에 적합한 초화류와 다양한 원예소재, 관상수목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석촌호수 부근 ‘솔이두렁길’ 조성 교통량이 많기로 유명한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석촌호수 부근에는 상자텃밭 거리가 생긴다. 바로 ‘솔이두렁길’이다. 석촌호수 사거리 측 보도 98m 구간이다. 솔이두렁길 상자텃밭에는 감자와 고구마, 옥수수, 기장 등 다양한 작물들을 심을 수 있다. 또 토종벼를 심고 그 속에 논우렁이를 자라도록 해 청소년들에게 농촌 간접체험과 자연생태 관찰의 기회도 준다. 특히 텃밭 제작에는 인근 가락시장에서 버려지는 팰릿 폐목재를 재활용하기로 해 더욱 눈길을 끈다. 박춘희 구청장은 “도시농업은 경제·환경·교육 등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미래 농업형태”라며 “솔이두렁길은 갈수록 여유를 잃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시농업의 장점을 알리면서, 지방을 고향으로 둔 시민들에게 향수도 느끼게 하는 친환경도시 구축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