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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회 글로벌파워브랜드 대상] ㈜노보믹스

    [제5회 글로벌파워브랜드 대상] ㈜노보믹스

    국내 위암 발생률은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방암, 대장암과 달리 위암 분야에서 현재까지 수술 후 예후 예측이 가능한 분자진단 제품은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017년 ㈜노보믹스(대표 허용민)는 위암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위암 예후 예측 유전자 분자진단 의료기기(제품명 nProfiler 1 Stomach Cancer Assay·사진)’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본 의료기기는 수술 한 2기와 3기 진행성 위암 환자가 대상이며, 이들의 위암 조직에서 추출한 핵산에서 유전자의 발현량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예후를 예측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예후를 저위험군, 중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는 주치의가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주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정부는 본 의료기기의 기술력을 인정해 정부 1호 혁신 의료기술로 선정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주요 대형병원 16곳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실손의료보험 적용으로 환자의 접근성 또한 높아졌다. 노보믹스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중국 현지에 자회사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병원에 의료기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도 의료기기 허가를 받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노보믹스 관계자는 “전 세계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향후 연구개발에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침묵의 암’ 췌장암… 갑작스런 복통·황달 무시 마세요

    ‘침묵의 암’ 췌장암… 갑작스런 복통·황달 무시 마세요

    췌장암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중증으로 발전한 경우가 많아 ‘침묵의 암’이라고 부른다. 암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아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치료법이 개발돼 강한 의지를 가지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60~70대 많이 발생… 전체 암 중 2.3% 9위 췌장은 길이 약 15㎝, 무게 75~100g 정도의 가늘고 긴 장기다. 위와 십이지장 사이에 있고, 비장(지라)과 인접해 있다. 소화기관으론 유일하게 단백질·지방·탄수화물 3대 영양소에 대한 소화 효소를 모두 분비하는 장기로, 소화 기능과 함께 몸속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췌장은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췌액(췌장액)을 보내는 외분비 기능과 호르몬을 혈관으로 투입하는 내분비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다. 췌장암의 90% 이상은 췌관의 샘세포에 암이 생긴 선암(腺癌)이다. 췌장암은 소화기 암 중 위암, 대장암, 간암 다음으로 발생률 4위, 전체 암 가운데는 2.3%로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췌장암은 60~7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생활 등의 영향으로 매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췌장은 몸속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위·대장 내시경, 복부 초음파 같은 소화기 검사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렵다. 혈액 검사로도 알 수 없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도 없어 늦게 발견하다 보니 5년 생존율이 10% 정도에 불과하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만큼 예후도 다른 암에 비해 좋지 않다.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부 및 허리 통증, 급격한 체중 감소 등이다. 암 전이 정도에 따라 명치 부위와 허리, 등쪽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소화불량 및 식용부진, 한 달 이내에 10㎏ 이상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면 췌장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김재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의 머리 부위에 암이 있을 경우에는 명치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고, 꼬리 부위에 암이 생기면 왼쪽 윗부분 복부나 옆구리에 통증이 나타난다”며 “한번 시작되면 기분 나쁜 통증이 지속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췌장암 환자에게는 식욕이 저하되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체중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황달은 환자의 50%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증상 중 하나다. 소변 색깔이 콜라나 홍차처럼 검은색으로 변하거나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색되면서 간지러움이 동반되면 황달을 의심해 봐야 한다. 황달은 췌장암이 아니라도 중증 질환의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증세가 생기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밀 진단을 해야 한다. ●가족력 있으면 발병 위험 3~6배 증가 췌장암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은 흡연, 음주, 당뇨, 비만, 만성 췌장염, 가족성 췌장암 등이다. 췌장암 예방 수칙은 아직 없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위험 요인들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흡연은 췌장암을 일으키는 가장 주요한 요인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최대 5배 높다. 금연 이후에도 약 10년간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 발병 위험이 무려 75% 높아질 정도로 오랜 기간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위험 요인은 가족력이다. 췌장암 환자의 10% 정도가 유전적 소신을 가지고 있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3~6배 증가한다. 윤유석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직계 가족 중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거나 나이에 상관없이 두 명 이상 췌장암을 앓았다면 정기 검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주 자체는 췌장암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음주는 만성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고, 음주로 인한 만성 췌장염이 발생한 경우 췌장암 발병 위험이 10~16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당뇨가 췌장암을 일으킨다는 견해와 췌장암이 당뇨를 일으킨다는 견해가 있는데, 췌장암 수술 환자는 인슐린 분비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당뇨가 나타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췌장암 환자의 90%가 당뇨를 앓고 있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고지방·고칼로리 음식을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윤재훈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도한 육류·탄소화물 섭취는 췌장암 빈도를 올리고, 채소류·비타민 등은 췌장암 빈도를 낮춘다. 감귤류와 통곡밀, 강황, 엽산이 풍부한 채소, 튀기지 않은 생선 등이 췌장암 예방에 좋다. 가공육이나 너무 익힌 고기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흡연자 췌장암 확률 비흡연자의 최고 5배 췌장암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절제 수술인데,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 췌장암 환자의 20% 정도에 불과하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만큼 예후도 다른 암에 비해 좋지 않다. 수술 후 재발은 1~2년 사이 주로 일어나며, 간이나 복막으로 원격 전이되거나 수술 부위 부근에 암이 침투하는 양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췌장암 병기는 암의 크기나 림프절·혈관 침윤 여부, 전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췌장암을 늦게 발견할 경우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췌장암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진 당뇨나 만성 췌장염, 췌장낭종 진단을 받은 사람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소화장애는 소화기 질환 증상과 구분이 쉽지 않아 조기 발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암이 많이 진행된 후에 진단을 받는다. 이인석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화 장애인데 내시경·초음파 검사에도 이상이 없고 한 달 정도 약물 치료를 받아도 호전이 없다면 췌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내시경 이상 없는 소화 장애는 검사 필수 췌장암은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이 높고 완치율이 낮다. 하지만 최근 췌장암에 효과적인 항암제가 개발되고 개선 치료 방법으로 수술이 가능해지는 사례가 늘고 있어 수술 후 생존율을 30% 이상 기대하고 있다. 예전에는 전이가 없더라도 주변 혈관 침범으로 인해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국소 진행형 환자들도 이제는 수술이 가능해졌다. 윤유석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췌장암이 가져다주는 심리적 압박감과 치료 과정의 불안감 때문에 치료를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과도한 두려움과 부정적인 생각은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강한 의지와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적극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약잘알] “체했을 때 소화제 대신 탄산음료 마셔도 되나요?”

    [약잘알] “체했을 때 소화제 대신 탄산음료 마셔도 되나요?”

    음식이 얹혔거나 속이 더부룩할 때 우리는 ‘소화제’를 가장 먼저 찾습니다. 하지만 소화제를 영양제처럼 생각해 습관적으로 마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탄산음료가 속을 뻥 뚫어준다며 소화제 대신 마시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소화제를 자주 먹어도 괜찮을까요? 또 소화제 대신 탄산음료를 마셔도 되는 걸까요? 소화제에 대한 궁금한 것을 ‘약잘알’ 약사에게 물어봤습니다. Q. 왜 체하는 건가요? 궤양이나 미란성 위염, 위암 등의 내시경, 초음파 검사상의 문제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분류를 할 수 있습니다. 불규칙한 식사, 과식이나 급하게 식사를 하는 경우, 또 스트레스로 소화력이 떨어질 수 있고요. 커피나 카페인을 과하게 섭취하거나 술, 담배로 인해서도 소화불량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소화제란? 소화제는 여러 종류의 소화효소제와 소화불량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또 다른 약들과의 복합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장내 가스로 인해서 나타나는 복부팽만감을 없애주기 위해 가스제거제가 들어있기도 하고, 속쓰림이 나타나는 경우에 사용하는 제산제가 들어있기도 합니다. 또 우루사의 주성분인 UDCA가 들어있어 지방 소화를 도와주는 약도 있습니다. Q. 소화제는 어떤 원리로 음식물을 소화시키나요? 소화제에 들어 있는 소화효소가 음식물의 소화를 도와줍니다. 소화효소제는 굉장히 다양한데요, 돼지나 소의 췌장에서 추출한 소화효소도 있고, 식물이나 균, 또 파인애플에서 추출한 소화효소도 있습니다. 각각의 소화력이 다르고, 단백질이나 지방, 탄수화물의 소화를 도와주는 성분이 다릅니다.Q. 정제형 vs 드링크형, 어떤 걸 선택해야 할까요? 소화가 안되는 경우에는 둘 다 복용하는 것이 효과 면에서는 가장 좋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정제형 소화제의 경우에는 소화를 도와주는 다양한 종류의 소화효소가 가장 주된 성분으로 들어가 있으며, 종류에 따라 추가적으로 소화불량에 도움을 주는 성분들이 들어갑니다. 반면에 마시는 액상소화제는 여러 생약이나 한방제제들이 들어가는데, 위장을 따뜻하게 해 소화를 도와줍니다. Q. 소화제 한 병 마셨는데도 소화가 안 된 경우, 또 마셔도 되나요? 소화제를 마시고 약 효과가 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2병을 한 번에 마신다고 해서 소화제의 효과가 더 커지지는 않습니다. 4~5시간 이후에도 필요하면 그때 다시 드시면 됩니다. Q. 체했을 때 음식을 더 먹게 된다면? 음식을 음식으로 밀어낸다고 더 먹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입니다. 위나 소장에서 음식물이 지나가게 조절하는 유문괄약근이 있습니다. 체했을 때는 이 괄약근을 쪼아 음식물이 넘어가기 어렵게 해두는데, 음식을 더 먹으면 내려가는 게 아니라 더 더부룩해집니다. Q. 탄산음료를 먹으면 트림이 나오는데, 소화가 된 건가요? 탄산음료를 마신 후에 트림이 나오는 것은 단지 위에 탄산가스가 차기 때문일 뿐 소화에 도움을 주지는 않습니다. 시원한 느낌이 들 수는 있지만 오히려 너무 자주 탄산음료를 마시면 그것으로 인해서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서 확인하세요! 글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영상 김형우 김민지 기자 hwkim@seoul.co.kr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3기 암환자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3기 암환자

    선거는 늘 그렇지만 지난 재보궐선거에서도 열기가 고조되면서 막말과 비하 발언이 빠지지 않았다. 직업이 의사이다 보니 역시 환자와 관련된 비하 발언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자신이 출마한 도시를 ‘3기 암환자 신세’에 비유하며 자신은 이를 살리는 ‘유능한 의사’라는 어떤 후보의 말을 들었을 때 암을 진료하는 의사에게는 몇 가지 의문이 떠올랐고, 선거가 끝난 지금도 계속 마음속에 남아 있다. 첫 번째 의문. “어떤 암 3기지…?” 물론 그 후보는 “요즘은 치료를 잘하면 3기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도시도 암환자처럼 회복시키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그런데 암의 병기만큼 중요한 건 암의 종류다. 대장암 3기의 생존율은 80%, 췌장암 3기의 생존율은 20%다. 어떤 종류의 암인지 알려면 조직검사(암 조직을 떼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가 먼저 필요하다. 암인지 아닌지, 암이면 어떤 종류의 암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그 도시가 과연 어떤 병에 걸렸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신공항이 없는 것이 병이었을까? 여러 번 경제성평가를 하고도 신공항을 그 도시에 건설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결론이 나왔던 것을, 선거 결과에 몸이 단 국회의원들이 여야가 일치단결해 뒤엎을 정도로 진단이 확실했는지 잘 모르겠다. 재조직검사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새로 시장이 되신 분의 진단도 다르지 않은 것 같으니 더욱 걱정이다. 암같이 치명적일 수 있는 질병은 진단이 불확실할 때 몇 번이고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종종 있는 일이다. 환자들은 진단 과정이 길어질수록 답답해하고 화를 내기도 하지만 여기서 어긋나면 이후의 모든 치료 과정이 어그러지고 결국 손해를 입는 것은 환자라는 것을 의사는 알고 있다. 유능한 의사는 신중한 의사다. 두 번째 의문. “그런데 3기면 나 혼자 살리는 건 아닌데…?” 암마다 다르지만 폐암, 위암과 같이 비교적 흔한 암의 3기는 수술 이외의 다른 치료 방법이 필요하다. 수술로 눈에 보이는 암은 제거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흩뿌려진 암세포가 재발을 일으킬 위험이 높은 단계가 3기다. 재발을 막기 위해 수술 전후로 항암제가 대개 추가되고, 종종 방사선치료도 해야 한다. 진단을 제대로 해 줄 영상의학과, 병리과 의사가 필요하고 암환자 간호에 능숙한 전문간호팀도 필수적이다. 이런 여러 영역의 치료 방법을 동원해 최적의 결과를 내기 위한 접근 방식을 ‘다학제적 진료’라고 한다. 이럴 때 의사들은 “이 환자를 내가 살렸다”고 하지 않는다. “우리 팀이 살렸다”고 한다. 의사 한 명이 유능해도 그 팀이 변변치 못하면 암 치료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아마 그가 낙선한 것은 그 자신보다는 그의 팀을 믿지 못한 시민들의 선택이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세 번째 의문. “4기 환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종양내과 의사들은 대개 3기와 4기 암환자들을 진료한다. 3기는 치료 후유증으로 힘들어하지만, 4기는 암 자체로 힘들어한다. 고통의 차원이 다르다. 사실 요즘 효과적인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의 등장으로 4기 암환자들은 수년에서 십수년을 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4기 암환자가 겪는 신체적 불편 그리고 심리적인 위축과 슬픔은 어느 누구도 위로하거나 완화해 주기 어려운 종류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이 여전히 살아 있고 가치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아픔을 말하고 인정받으며 이것도 역시 삶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3기 암환자 신세’라는 말은 ‘그럼 4기는 과연 어떤 신세란 말이냐’는 의문을 떠올리게 한다. 죽음과 삶, 고통과 회복, 절망과 희망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의 틀 안에서 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설 곳이 없다.
  • [알아두면 쓸데 있는 건강 정보] 만성위염이 위암 발병 가능성 높여… ‘산정특례’ 이용시 본인부담금 경감

    Q.위염이 오래가면 위암이 되나요. A.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만성위염이 지속돼 위에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이 발생하면 위암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학계에 알려져 있습니다. 위염이 만성적인 경우 위점막이 몇 단계 변화를 거치면서 위암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Q.유독 한국인에게 위암이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예방책은 없을까요. A.위암은 발병률이 높은 만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국가암검진 사업에 따라 본인부담금 10%의 비용으로 위암 검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 40세 이상이면 2년에 1회 위내시경 검사를 기본 검진으로 받을 것을 권고합니다. 만약 위내시경 검사를 실시하기 어려운 경우 위장조영검사를 선택적으로 시행합니다. Q.위암 산정특례제도로 금전적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들었어요. A.위암 진단을 받았다면 중증질환 산정특례제도에 따라 본인부담금이 경감됩니다. 5년간 외래, 입원 진료 시 5%의 본인부담률만 부담하면 됩니다. 위암으로 확진받고 공단에 산정특례 대상자로 등록한 경우 적용 시기는 확진일로부터 30일 이내 신청할 경우 확진일부터, 30일 이후 신청했다면 신청일부터 적용됩니다.
  •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아내, 남편 잃고… 당신은 잘 헤어지고 있나요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아내, 남편 잃고… 당신은 잘 헤어지고 있나요

    나는 사별하였다/이정숙, 권오균, 임규홍, 김민경 지음/꽃자리/384쪽/1만 5000원 뉴질랜드 국회가 최근 유산이나 사산을 한 여성과 배우자에게 3일 유급휴가를 주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간 뉴질랜드의 ‘사별휴가’는 배우자, 부모, 자녀 등 가까운 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만 가능했다. 유산과 사산에 휴가를 도입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흔치 않다. ‘나는 사별하였다’는 배우자와의 사별을 경험한 4명이 함께 쓴 책이다. 배우자 사별은 결혼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몇몇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은 일이 바로 배우자 사별이다. 문제는 배우자 사별이 스트레스에서 좌절감으로, 다시 죄책감으로 몸집을 불려 간다는 점이다. 이정숙씨는 10살에 아버지를, 20살에는 어머니와 할머니를 한날 잃었다. 그리고 40대 중반에 남편과 사별했다. “벌어지는 모든 상황에 매일 화가 났”고, 신을 향해 “왜 또 나입니까?”라고 절규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한 사람과 많은 것을 공유하지 못한 아쉬움을 내려놓고 여러 사람과 삶을 공유하는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삶을 받아들였다. 몸과 마음의 건강, 나와 자녀를 돌볼 수 있는 경제적 능력 유지, 지혜를 ‘잘 사는 과부’의 조건으로 꼽는다. 사별 후 삶에 정답이 있을까만, 그의 글에 위로와 함께 지혜가 묻어난다. 임규홍씨는 32년 함께 삶을 나눴던 아내를 뇌종양으로 먼저 보냈다. 위암으로 부친을 잃은 트라우마로 고생한 그에게 암 병동의 하루하루는 지옥이었다. 그러나 아내는 의연했고, 석 달 후 세상을 떠났다. 국문학자로서 평소 반듯한 글을 쓰는 그였지만 “상실의 슬픔은 하루아침에 무디어지지 않”아서, 사별 카페에 “아내를 잃은 고통으로 횡설수설하는 원초적 슬픔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슬픔을 잊으려고 일에 몰두했고, 그 끝에서 당당함을 얻었다. 사별이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굳이 숨길 일도 아니다. 임씨는 처가와의 관계 설정 등 사별한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삶의 노하우도 함께 제언한다. 이렇듯 저자들은 모두 아내 혹은 남편과의 사별을, 하여 그것을 껴안고 저마다 삶을 살아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삶이 제각각이듯 죽음도 제각각이며,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을 견뎌내는 방식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책은 사별을 겪은 사람에게만 유용한 것은 아니다. 우리 곁에서 홀로 아픔을 삭이는 수많은 사람을 돕기 위해 우리가 모두 독자가 될 만한 책이다. 출판도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 300만명 국가 암데이터 구축… 신규환자 20% 낮춘다

    300만명 국가 암데이터 구축… 신규환자 20% 낮춘다

    정부가 2025년까지 300만명 규모의 국가암데이터를 구축하고, 위·대장암 등의 신규 암환자 규모를 20% 이상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보건복지부는 31일 2021년 제1차 국가암관리위원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의 제4차 암관리종합계획(2021~2025년)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1996년부터 종합적인 암관리정책을 3차에 걸쳐 추진해 왔고, 이번이 4차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올해부터 5년간 약 300만명 규모의 국가암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전담하는 국가암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가암데이터센터는 국립암센터 또는 시설·인력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기관 중 한 곳을 지정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대학병원 등 여러 기관에서 보유한 다양한 암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지역암센터 및 민간 대형병원 등이 보유한 암 임상데이터를 통합해 전체 암 환자의 70% 수준까지 데이터를 포괄하는 목표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75세 미만에서 ‘예방 가능한 암’ 발생을 현재 약 5만 6000명에서 4만 5000명까지 줄이기로 했다. 예방 가능한 암은 위, 대장, 간, 자궁경부암 등이다. 위암은 발생 원인으로 꼽히는 헬리코박터균의 검사 및 제균치료에 요양급여 기준 확대를 검토하는 등 조기 치료를 강화한다. 대장암은 현재 국가암검진에서 분변 검사 후 확진이 돼야 진행하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1차 검진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외에 간암과 자궁경부암의 예방을 위해 각각 C형 감염 조기 발견 사업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암 환자에 대한 의료비 부담도 완화한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대상을 선정할 때 최소 본인부담액을 인하할 예정이다. 재난적 의료비는 질병, 부상 등으로 가구 부담을 넘는 의료비 중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본인부담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내 머릿속의 모든 것 글로 남기고 떠날 것”

    “내 머릿속의 모든 것 글로 남기고 떠날 것”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불안한 것이죠. 하지만 ‘어제 내가 세상을 떠났으면 오늘 내가 하는 것을 못하게 됐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죽음을 앞둔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진실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겁니다. 인간은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몰랐던 것을 배우는 존재거든요.” ‘한국 지성사의 산증인’ 이어령(87) 전 문화부 장관은 끝자락까지 지성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듯 보였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본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라면서 “건강이 다할 때까지 머릿속에 들어간 모든 것을 마지막 한 자까지 글로 남기고 떠나려 한다”는 말엔 한국을 대표하는 석학으로서의 책임감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이 전 장관은 서울신문을 포함한 언론사 논설위원과 문학 평론가·대학교수 등을 두루 거쳤고 행정가로서도 활약했다. 2017년 암 선고를 받은 뒤 치료를 마다한 채 기력을 다해 집필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9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딸 이민아 목사를 추모하는 에세이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열림원) 개정판을 출간했다.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는 이 전 장관은 지난 2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엔 민아 생전에 서로 못다 한 말들이 남아 이 책을 썼다”면서 “민아의 10주기가 가까워지면서 그가 남긴 사랑의 자취를 돌아보며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과 슬픔을 참았던 것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의미에서 다시 책을 냈다”고 밝혔다. “내가 딸의 10주기인 내년까지 살 수 있을지 불투명해 출간 일정을 앞당겼다”고 덧붙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검사와 변호사로 일했던 이민아 목사는 첫아이를 먼저 하늘로 보낸 아픔을 겪은 뒤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위암 판정을 받고 영면에 든 때가 2012년 3월이다. 책은 이 과정을 따라가는 각각 단편 에세이와 편지를 엮어 동시대 부모 마음을 애틋하게 대변한다. 굿나잇 키스를 기대하며 서재 앞을 서성이던 딸을 안아 주지 못했던 아픈 기억이, 책 제목에 녹아들었다. 이 전 장관은 2015년 4월에 낸 책의 초판 서문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이에게 바친다”고 썼다. 이번 개정판 서문은 깊은 슬픔을 달래지 못한 그때에서 벗어나 감내하고 기꺼이 표출하는 느낌이랄까. “네가 돌아왔구나. 널 잃고 황량했던 내 가슴에 꽃으로 새로 돌아왔구나. 민아야 이제 눈치 볼 것 없이 엉엉 울어도 된다.” 그는 “슬픔보다 새로 발견한 죽음의 문제, 그리고 그동안 오랫동안 생각했던 딸과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초판에 실렸으나 이번 개정판에서 빠지게 된 시들은 저자가 새로 쓴 시들과 함께 내년에 시집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은 “딸이 ‘시험이 싫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어 시험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인터뷰한 것을 뒤늦게 알고 가슴이 아팠다”고 떠올렸다. “아이가 외로웠는데 물질적 환경이 나아지면 행복을 줄 것으로 생각했지. 죽음을 앞뒀을 때 죽음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겁니다.” 이 전 장관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 “개인을 비행기로 보면 가족은 사회로 나가고 들어오는 일종의 활주로와 같아요. 긴 활주로는 떠날 때도 돌아올 때도 속도를 늦춰 줄 때까지 받아 주는 너그러움이 있는 거죠.” 무신론자였던 이 전 장관은 독실한 신자 민아의 영향으로 기독교에 귀의했다. 그는 “종교를 믿는 순간 가정이 회복되고 사랑이 회복되고 용서하게 된다”면서 “기독교에선 사랑보다 용서가 더 큰데, 증오와 갈등으로 뒤덮인 지금은 온 사회가 용서할 만큼 마음이 너그럽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신이 실제로 존재하느냐, 우리가 어려울 때 신이 왔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신은 오는 게 아니라 맞이하는 것”이라며 “신이 있느냐를 묻기 전에 내가 남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느냐고 물어야 한다. 남을 용서할 수 있다면 신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한국 현대사에서 문화적으로 전환점이 됐던 순간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꼽았다. 그는 “AI 혁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알파고의 추억’이라는 책을 집필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인터뷰] 이어령 “내 모든 것 글로 남기고 떠날 것...죽음은 끝 아냐”

    [인터뷰] 이어령 “내 모든 것 글로 남기고 떠날 것...죽음은 끝 아냐”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불안한 것이죠. 하지만 ‘어제 내가 세상을 떠났으면 오늘 내가 하는 것을 못하게 됐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죽음을 앞둔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진실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겁니다. 인간은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몰랐던 것을 배우는 존재거든요.” ‘한국 지성사의 산증인’ 이어령(87) 전 문화부 장관은 끝자락까지 지성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듯 보였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본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라면서 “건강이 다할 때까지 머릿속에 들어간 모든 것을 마지막 한 자까지 글로 남기고 떠나려 한다”는 말엔 한국을 대표하는 석학으로서 책임감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이 전 장관은 서울신문을 포함한 언론사 논설위원과 문학 평론가, 대학 교수 등을 두루 거쳤고 행정가로서도 활약했다. 2017년 암 선고를 받은 뒤 치료를 마다한 채 마지막 기력까지 다해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9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딸 고 이민아 목사를 추모하는 에세이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열림원) 개정판을 출간했다.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는 이 전 장관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엔 민아 생전에 서로 못다 한 말들이 남아 이 책을 썼다”면서 “민아의 10주기가 가까워지면서 그가 남긴 사랑의 자취를 돌아보며 그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과 슬픔을 참았던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승화시키는 의미에서 책을 다시 냈다”고 밝혔다. 이어 “나 자신도 딸의 10주기인 내년까지 살 수 있을지 불투명해 출간 일정을 (9주기로) 앞당겼다”고 덧붙였다.이 전 장관의 딸 고 이민아 목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검사와 변호사로 일했다. 첫 아이를 먼저 세상에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은 뒤 기독교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위암 판정을 받고 영면에 든 때가 2012년 3월이다. 책은 이 과정을 따라가는 각각의 단편 에세이와 편지를 엮어 동시대 부모 마음을 애틋하게 대변한다. 굿나잇 키스를 기대하며 서재 앞을 서성이던 딸을 안아주지 못한 일은 고스란히 저자의 아픔으로 남았고, 저자는 “네가 태어난 순간 나도 아버지가 됐다”고 고백한다. 이 전 장관은 2015년 4월에 낸 책의 초판 서문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이에게 바친다”고 썼다. 이번 개정판 서문은 깊은 슬픔을 달래지 못한 그때에서 벗어나 감내하고 기꺼이 표출하는 느낌이랄까. “네가 돌아왔구나. 널 잃고 황량했던 내 가슴에 꽃으로 새로 돌아왔구나. 민아야 이제 눈치 볼 것 없이 엉엉 울어도 된다.” 그는 “슬픔보다 새로 발견한 죽음의 문제, 그리고 그동안 오랫동안 생각했던 딸과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자 했다”며 “단순히 딸을 잃은 사사로운 감정이 아닌, 개인의 체험이 집단의 보편적 체험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썼다”고 했다. 초판에 실렸으나 이번 개정판에서 빠지게 된 시들은 저자가 새로 쓴 시들과 함께 내년에 시집으로 출간할 예정이다.이 전 장관은 “딸이 ‘시험이 싫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어 시험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인터뷰한 것을 뒤늦게 알고 가슴이 아팠다”고 떠올렸다. “아이가 외로웠는데 물질적 환경이 나아지면 행복을 줄 것으로 생각했지. 죽음을 앞뒀을 때 죽음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겁니다.” 이 전 장관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 “개인을 비행기로 보면 가족은 사회로 나가고 들어오는 일종의 활주로와 같아요. 긴 활주로는 떠날 때도 돌아올 때도 속도를 늦춰줄 때까지 받아주는 너그러움이 있는 거죠.” 그러다 이 사회의 큰어른으로서 “최근 저출산 고령화로 가족이 붕괴하는 상황을 보고 있다”는 걱정도 덧댔다. 무신론자였던 이 전 장관은 독실한 신자 민아의 영향으로 기독교에 귀의했다. 그는 “종교를 믿는 순간 가정이 회복되고 사랑이 회복되고 용서하게 된다”면서 “기독교에선 사랑보다 용서가 더 큰데, 증오와 갈등으로 뒤덮인 지금은 온 사회가 용서할 만큼 마음이 너그럽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신이 실제로 존재하느냐, 우리가 어려울 때 신이 왔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신은 오는 게 아니라 맞이하는 것”이라며 “신이 있느냐를 묻기 전에 내가 남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느냐고 물어야 한다. 남을 용서할 수 있다면 신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한국 현대사에서 문화적으로 전환점이 됐던 순간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꼽았다. 그는 “AI 혁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알파고의 추억’이라는 책을 집필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위암 판정 못 듣고 사망”…인권위, 고 김병상 신부 인권침해 판단

    “위암 판정 못 듣고 사망”…인권위, 고 김병상 신부 인권침해 판단

    병원 주치의 인권교육 권고인천교구 “인권보호 이해 부족” 지난해 선종한 ‘민주화 운동의 대부’ 고 김병상 필립보 몬시뇰 신부가 위암 판정을 받고 이를 고지받지 못하고 수술 가능 여부 설명도 듣지 못한 것은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김 신부와 그의 가족을 피해자로 한 제3자 진정을 조사한 결과 “당사자에게 위암 사실, 수술 가능 여부에 관한 설명을 하지 않아 환자의 알 권리 등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며 해당 병원장에게 ‘주치의 인권교육’을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신부는 1969년 사제로 서품한 뒤 1977년 유신헌법 철폐 요구 기도회를 주도하고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와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을 지내는 등 반평생을 민주화·사회운동에 헌신한 인물이다. 그는 2018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천주교 인천교구가 설립·운영하는 요양시설에 입소해 인천교구 산하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020년 4월 25일 선종했다. 진정인은 지난해 병원 주치의와 요양원 원장이 위암 진단을 알리지 않고 수술도 받지 못 하게 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피진정인인 주치의는 “위암 사실을 알릴지 원장과 여러 번 논의했으나 이를 고지했을 때 피해자가 겪어야 하는 스트레스·불안·우울 등으로 상태가 악화할 것을 우려해 질병 정보 등을 고지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는 피해자를 더 잘 모시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그러나 인권위는 “피해자가 본인의 위암 사실을 알더라도 스스로 삶을 결정할 만한 판단 능력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볼 수 없고, 피해자의 평소 건강에 대한 염려 성향을 고려한다고 해도 위암 사실이 치명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진정인은 또 원장과 주치의가 연명치료 거부 사전의향서·DNR(심폐소생술 거부) 동의서가 없는데도 치료를 하지 않고, 가족 면회를 제한함으로써 고인의 인권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인권위는 이에 대해선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 아울러 요양원 원장이 고인의 통장·도장·주민등록증 등 자산을 보관했고 보호자를 자처하며 병원 입퇴원 결정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진정도 제기됐으나 해당 시설이 국가인권위원회법상 조사 대상인 노인복지시설에 해당하지 않아 각하됐다. 다만 인권위의 각하 결정과는 별개로 천주교 인천교구는 “노인 환자 인권보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시인했다. 인천교구는 결정문에서 “사제 독신제에 따라 사제가 되는 순간 가족으로부터 떠나 교구 소속으로 교구가 모든 것을 책임진다”면서도 “법률적 가족이나 본인의 동의를 서면으로 받지 않고 교구가 결정한 것에 잘못된 점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교구는 김 신부의 임종 과정에서 관행이라고 생각했던 잘못된 행위를 반성한다”며 사제들의 연명치료 거부 사전의향서 작성, 가족으로부터 보호자 위임 등의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구시장·부산시 권한대행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예정

    대구시장·부산시 권한대행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예정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병진 부산시장권한대행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에 나선다. 대구시는 권영진 시장이 오는 8일 오전 11시 중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다고 7일 밝혔다. 권 시장은 지역 재난안전·방역대책본부,119구급대,해외입국자 이송·검사 요원 등 2천여 명과 함께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으로 분류됐다. 대구에서는 이날 달서구보건소에서 구급대원 20여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으며 1차 대응요원들에 대한 접종을 개시했다. 권 시장은 “백신을 접종받아 모범을 보이고 백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시민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위암 조기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8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된다. 이병진 부산시권한대행도 이달 중순쯤 백신 접종을 할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파이시티 사건’ 이정배 전 대표, 교도소 복역 중 사망

    이명박 정권 실세들에게 인허가 로비를 벌이며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이정배 파이시티 전 대표가 사망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3일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 날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위암과 복막염, 패혈증 등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최근 복통을 호소해 교도소 내 치료와 외부 진료 등을 몇 차례 진행했지만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씨는 검찰에 형집행정지를 요청해 외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 사업 등을 추진하던 2004년∼2009년 지인의 사업체 등에 담보 없이 회삿돈 570여억원을 빌려준 혐의 등으로 2017년 대법원에서 징역 8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그는 파이시티 사업을 추진하면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인허가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전달했고, 이 사건으로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월드피플+] “나랑 결혼해줄래”…암투병 연인에게 눈물의 프러포즈

    [월드피플+] “나랑 결혼해줄래”…암투병 연인에게 눈물의 프러포즈

    암투병 중인 여자친구에게 장미 꽃다발로 청혼한 20대 남성의 사연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2일 중국 쓰촨성 소재 쓰촨대학교 화시제4병원 병동에서 특별한 프러포즈가 열렸다. 사연의 주인공 탄저우송 군은 10년 간 연인으로 지내는 허 양에게 이날 청혼을 하며 장미꽃 한 다발과 다이아몬드 반지를 건냈다. 탄 군이 계획한 감동의 프러포즈는 병실에 있던 의료진들이 촬영한 영상에 그대로 담겨 온라인에 공유됐다. 영상 속 탄 군은 연인 허 양을 향해 무릎을 꿇은 채 “나랑 결혼해줄래?”라고 반지를 건냈고, 허 양은 아무런 말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탄 군의 손을 잡았다. 이 모습을 지켜본 의료진과 병실 환자들은 “탄 군과 결혼해”, “그에게 시집가라”는 등의 응원의 메세지를 전했다.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올해 26세인 탄 군의 청혼을 받은 허징 양은 올해 27세로 연상연하 커플이다. 10대 청소년기를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했던 두 사람은 평범한 친구 사이로 지내왔다. 그러던 중 허 양과 탄 군은 고교 졸업 직후 청두이동대학에 함께 진학했다. 2018년 무렵 대학을 졸업한 뒤 연인 사이로 발전한 두 사람은 2019년부터 한 집에서 동거를 해왔다.그리고 허 양이 위암 판정을 받기 이전가지 탄 군은 청두시에 작은 아파트 한 채를 구매, 허 양과 결혼 뒤 아이를 낳고 평범하게 사는 꿈을 계획해왔다. 하지만 허 양이 지난해 10월 복통을 호소하면서 병원에 입원한 뒤 위암 판정을 받았다. 이후 줄곧 허 양이 암병동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두 사람의 결혼 일정은 모두 변경됐다. 탄 군은 이후 병동에서 함께 생활하며 허 양과 함께 했다. 하지만 최근 허 양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완치 후 프러포즈를 하려했던 탄 군은 그 일정을 앞당기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탄 군은 허 양이 완치에 대한 희망을 갖을 수 있도록 용기를 주기 위해 이번 프러포즈를 계획했다고 현지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는 프러포즈가 있던 지난 2일 오전, 허 양의 병실 곳곳에 건강했던 시절 함께 찍은 두 사람의 사진을 붙이는 등 청혼 준비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프러포즈 영상이 공유되면서 두 사람에게 쏠린 이목에 대해 그는 “결혼 일정은 원래부터 계획돼 있었기 때문에 시일만 조금 앞당겼을 뿐”이라면서 “하루 빨리 여자친구가 완치 판정을 받고 한 가족으로 함께 오랫동안 먼 길을 가는 것만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서로 알고 지낸 세월이 올해로 벌써 9년 째다. 그 모든 시간들이 몇 장의 사진들로 병실 벽면을 가득 채웠다. 평범한 친구에서 사랑하는 연인 사이가 되기까지 긴 세월이 흘렀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는) 영원히 사랑하는 연인의 곁을 지킬 것”이라면서 “병마와의 전투에서 이길 수 있을지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는 여자친구에게 응원의 마음을 간절하게 전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워낙에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워낙에

    “워낙에 디엠(당뇨) 하이퍼텐션(고혈압) 있는 분이고 이번에 스토막 캔서 블리딩(위암으로 인한 출혈)으로 오셨고요.” 간호사들이 다음 근무팀에게 인계하는 말들에 섞여 ‘워낙에’라는 단어가 왠지 귀에 들어온다. ‘본디부터’라는 뜻의 ‘워낙’이라는 부사에 조사 ‘에’가 붙은 말이다. ‘워낙에’ 다음에는 주로 위와 같이 순우리말 부사에 어울리지 않는 영문 진단명이 줄줄이 따라온다. 과거의 질병이나 지금 계속 앓고 있는 질병에 대해 말할 때 보통 앞에 붙는 말이다. ‘워낙에’가 붙는 이들은 주로 병원의 단골손님인 만성질환자들이다. 시작은 있으되 끝은 없는,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들, 언제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인생의 꼬리표 같은 병들이 ‘워낙에’ 다음에 등장한다. 막힌 심장 혈관을 카테터로 뚫어도 재발할 위험이 높다. 새 간을 이식해도 평생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하는 환자로 살아가야 한다. 암도 재발과 치료 후유증을 염두에 둬야 하기에 ‘워낙에’를 붙여 곱씹게 되는 병이다. 병원에 가는 것이 어쩌다 닥치는 불운이 아니라 삶의 일부가 되는 것, 때로는 병원이 집보다 더 익숙해지는 환자로서의 삶. 건강한 청장년에게 이런 삶을 상상해 보라고 하면 대개는 ‘어유, 그러느니 죽고 말지’라며 생각하기조차 꺼려한다. 평생 관리해야 하는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완치’시켜 준다는 비법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실제 병든 삶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워낙에’라는 말은 마치 만성질환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상징하는 언어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나는 언젠가부터 이 단어를 익숙하지만 낯선 말로 기억하게 됐다. 실제 ‘워낙에’ 아픈 이들이 다른 이들과 동등한 권리를 지닌 시민이 아니라 사회의 짐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증거는 일상의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집단감염이 일어난 요양병원에 대한 코호트 격리는 그 극단적인 예가 아닐까 한다. 거대한 바이러스 배지가 된 그곳에서 사망자가 줄줄이 나올 때 방역 업무를 담당하는 고위 공무원은 “아직은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선 병원의 중환자실, 응급실, 병동의 의료진 가운데에는 견딜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이가 아무도 없었음에도, 어떤 지표에 근거해 그런 판단을 하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말은 혹시 ‘워낙에 아픈 이들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건강했던 이들이 죽는 건 막을 수 있는 수준’이라는 뜻 아니었을까. K방역 역시 실제로는 건강인 중심의 정책이었고, ‘워낙에’ 아픈 이들을 위한 대책은 미흡했다. 지난해 3월 이후 모든 해외입국자에게 무료로 시행하던 코로나 검사가 환자들에게는 무료가 아니었다는 것이 그 한 단면이다. 지난해 9월까지 입원 전 선별검사는 증상이나 역학적 연관성이 없으면 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었다. 오는 2월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지금의 공중보건 위기 상황도 서서히 해결되겠지만 향후 방역대책에서는 코로나 유행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인 만성질환자들에 대한 고려가 좀더 우선순위였으면 한다. 요양병원 같은 고위험 시설의 확진자 이송 계획을 좀더 촘촘히 세워야 하고, 확진자 병상 확대로 도리어 치료 기회를 잃을 수 있는 만성질환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주치의 제도와 만성질환 관리체계를 확립해 취약한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고 요양병원과 같은 사각지대를 가급적 줄여야 신종감염병이 다시 닥쳐도 잘 대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워낙에’ 아픈 사람과 건강한 사람은 따로 있지 않다. 누구나 병들고 약자가 돼 사회의 보호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 환자 돌보기는 의료인과 병원의 의무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의무이기도 하다는 것. 그런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 “나폴레옹, 말년에 질병·통증으로 괴로워해” 주치의 진료기록 공개

    “나폴레옹, 말년에 질병·통증으로 괴로워해” 주치의 진료기록 공개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1748~1825)이 말년에 어떻게 질병과 통증으로 괴로워했는지가 주치의 진료기록부의 공개로 밝혀졌다고 미국 CNN 등 외신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폴레옹의 건강 상태를 나타낸 이 진료기록부는 1818년 6월 4일 아일랜드 의과의사 배리 에드워드 오마라가 작성한 것으로, 이 주치의는 당시 남대서양 외딴 섬 세인트 헬레나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나폴레옹의 치료를 맡고 있었다. 이 진료기록부는 나폴레옹이 어떻게 심각한 신체적 통증을 경험하고 있는지를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두통과 우측 반신 통증, 상당한 고열 그리고 빠르게 뛰는 맥박 등 증상이 쓰여 있고, 이밖에도 일반적인 불안감과 압박감에 시달린 것으로 나와 있다. 주치의는 또 이 진료기록부에서 나폴레옹이 괴혈병에 걸린 뒤 왼쪽 위 사랑니 1개를 뽑아야 했던 사실도 밝혀놨다. 이유는 나폴레옹이 극심한 치통을 호소했기 때문. 이 사랑니는 오마라가 갖고 있다가 나폴리 왕을 섬기는 프란시스 마체로니 장군에게 넘어갔고 마체로니 가문이 300여년 동안 보관해오다 2005년 영국에서 열리는 경매에 나와 1만1000파운드(약 1600만 원)에 팔렸다. 이 진료기록부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헤리티지 옥션이 주관한 한 경매에 나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한 영국인에게 2000달러(약 220만 원)에 낙찰됐다. 역사가들은 나폴레옹과 오마라 주치의가 친구 사이였다고 말한다. 이 주치의는 2015년 워털루 전투에서 패해 투항한 나폴레옹을 받아들인 영국 해군 군함 HMS 벨레로폰호의 군의관으로 타고 있었다. 나폴레옹은 유배 중에 주치의를 오마라로 보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1818년 7월 이 주치의에게 귀환 명령을 내렸다. 15년간 프랑스를 통치했던 나폴레옹은 그 후 1821년 세인트 헬레나 섬 안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위암으로 널리 알려졌다. 헤리티지 옥션 측은 “이 진료기록부는 희소할 뿐만 아니라 연대나 내력을 고려하면 보존 상태가 훌륭하다”고 설명했다. 사진=헤리티지 옥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암환자 200만명 넘었다 “절반 이상 5년 넘게 생존”

    암유병자가 200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우리나라 국민 25명 가운데 1명꼴이다. 종류별로는 남녀 통틀어 위암이 가장 많았고, 갑상선암, 폐암, 대장암 등의 순이었다. 암유병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5년 넘게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29일 발표한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1999년 이후 암을 진단받고 2018년 기준으로 치료를 받거나 완치된 ‘암유병자’는 약 201만명으로, 2017년(약 187만명)보다 증가했다. 이는 2018년 국민 25명당 1명(전체 인구 대비 3.9%)이 암유병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은 인구 29명당 1명(3.4%), 여성은 23명당 1명(4.4%)이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8명당 1명이 암유병자였다. 2018년 한 해 동안 새로 암진단을 받은 환자는 24만 3837명으로 전년 대비 8290명(3.5%) 증가했다. 남성이 12만 8757명, 여성은 11만 5080명이다. 신규 암 환자는 2015년 21만 8000명대에서 2016년 23만 2000명, 2017년 23만 6000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인구 10만명당 암발생률은 290.1명으로 전년 대비 3.2명 증가했다. 여성이 5.8명 늘어 남성(0.2명)보다 많았다. 기대수명인 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4%이며 남성은 5명 중 2명(39.8%), 여성은 3명 중 1명(34.2%)에게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연령별로 보면 10만명당 14세 이하는 14.6명, 15~34세는 71.7명, 35~64세는 485.4명, 65세 이상은 1563.4명으로 집계됐다. 복지부는 “남녀 전체에서 갑상선암은 4번째에서 2번째로 순위가 올랐고, 대장암은 2번째에서 4번째로 내려갔다”면서 “위암과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은 최근 10여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방암과 전립선암, 췌장암은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상재 국립암센터 연구소장은 이와 관련해 “대장암은 1990년 후반부터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는데 검진사업을 통해 용종을 많이 제거했기 때문에 암으로 진행하는 환자가 줄어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반인과 비교해 암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을 의미하는 5년 상대생존율은 70.3%였다. 여성(77.1%)이 남성(63.5%)보다 높았다.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위암 수술받고 돌아온 권영진 대구시장…“경제방역에 전념”

    위암 수술받고 돌아온 권영진 대구시장…“경제방역에 전념”

    권영진 대구시장이 7일 업무에 복귀했다. 지난 11월 20일 조기위암 증상으로 입원·수술을 받은 이후, 18일 만이다. 권 시장은 “그 동안 산적해 있는 현안에 자리를 비우고, 대구시민들께 염려를 끼쳐 드리게 돼 송구스럽다”며, “걱정해주신 시민들과 직원들께 감사드리며, 코로나19 3차 재유행에 대비하여 시정공백 없이 노력해준 양 부시장에게도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의 전국적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구에서 지금과 같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시민참여형 방역과 시민들이 방역의 주체로 참여하는 ‘마스크 쓰GO 운동’을 생활화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마스크 쓰GO 운동’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 참여를 독려하고, 우리시에서는 선제적인 진단검사로 감염원을 조기에 찾아내는 일과 서민경제를 최선을 다해 지키는 경제방역에 전념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남은 12월은 중요 정책결정 사항을 제외하고는 양 부시장을 중심으로 시정을 꼼꼼히 챙겨달라”며, “특히, 연말연시를 맞아 여러 행사가 계획돼있는 만큼,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플랜B(대체·보완계획)까지 마련하여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께서 행복한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도록 코로나19를 포함한 안전대책에 행정의 노력을 경주해달라”고 당부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국가건강검진 내년 6월까지 연장

    Q. 내년 6월까지 국가건강검진 기간을 연장하나요. A. 예. 코로나19 생활수칙을 준수해 검진기관 이용을 자제한 국민들의 건강검진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직 검진을 안 받은 일반건강검진 및 암검진 대상자(사무직)는 연장을 원할 경우 내년 1월 1일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나 해당 사업장에 검진 추가 등록을 해야 합니다. 다만 비사무직은 별도의 신청이 필요없습니다. Q. 다양한 국가건강검진이 있는 것 같던데. 어떤 게 있나요. A. 정부에서는 국민건강관리를 위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가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생후 4~71개월 영유아는 ‘영·유아검진’, 만 20세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건강검진’, 만 40세부터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발생 빈도가 높은 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폐암 같은 주요 ‘암검진’이 추가됩니다. Q. 검진을 안 받으면 의료서비스에 제한이 생기나요. A. 불이익은 없습니다. 하지만 국가 지원 제도 중 ‘암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같은 경우 공단에서 실시하는 국가 암검진을 통해 확인된 신규 암환자(건강보험료 하위 50% 이하)를 대상으로 지원합니다. 따라서 국가암검진을 받지 않고 추후 암진단을 받게 되면 암환자 의료비 지원에서 제외될 수 있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 “내가 남한에서 개발한 항암제, 이북 아버지 산소에 바칠 날 손꼽아”

    “내가 남한에서 개발한 항암제, 이북 아버지 산소에 바칠 날 손꼽아”

    북한에서 인정받았던 수재 의대생은 1990년대 졸업 직후 ‘고난의 행군’ 한복판에 서게 된다. 제대로 환자를 치료하고 마음껏 의학을 연구하겠다는 포부를 가졌던 그는 기근과 전염병이 창궐하는 북한의 열악한 현실에 좌절했다.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북한에서 힘들게 쌓아 올린 경력을 뒤로하고 남한으로 넘어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남한 정착 13년이 지난 현재 자신의 한의원을 운영하고, 봉사활동으로 의술을 펼치고, 대학원에선 우수 논문을 발표하며 북한에서 못다 이룬 포부를 실현하고 있다. 의료인이자 의학자로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자신이 개발한 항암제를 북한에 묻힌 아버지에게 바칠 꿈을 갖고 있다는 박지나(44) 친한의원 원장을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 한의원에서 만났다.박 원장은 인민학교(초등학교)부터 고등중학교(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고등중학교 3학년 때는 ‘7·15 최우등상’을 받았다. 전국의 우수 학생을 모아 아홉 차례 시험을 치르게 한 뒤 상위 216명에게 주는 상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산고급중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날인 7월 15일을 기념해 제정한 상이라고 한다. 이 상을 받으면 중앙당과 교육부, 중앙사로청이 발행하는 대학 추천서를 받게 된다. 수능에 해당하는 대입 시험은 면제받고 대학별 입학시험만 보면 된다. 박 원장은 김일성종합대학이나 평성이과대학을 꿈꾸기도 했지만 결국 의대에 진학했다. 집안 성분이 발목을 잡은 탓이었다. 박 원장의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이북 지역 부농이었는데, 해방 이후 북한 정권의 토지개혁 당시 타도 대상으로 몰렸다. 북한에서 성분이란 족쇄가 다소 느슨해진 것은 1980년 중반 들어서부터다. 성분을 너무 따지다 보니 국가적 인재를 쓸 수가 없어 김일성 주석이 ‘성분을 안 보고 인재를 쓰겠다’고 선언했고, 이후 대학도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버지와 형제들은 모두 뛰어났지만 성분 때문에 쥐 죽은 듯 살았습니다. 제 언니도 대학에 가지 못했죠. 저와 사촌 동생들이 졸업할 때 돼서야 겨우 의대에 들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도 김일성종합대학과 같은 최고 명문대는 꿈도 못 꿨죠.”박 원장은 의대에서 한의학을 전공했다. 타의로 진학했지만 대학에서도 1등은 이어 갔다. 당시 북한 의대는 우수 학생을 추려 학업과 연구를 병행시키고 대학 졸업과 함께 석사 학위를 주는 과정이 있었다. 한 해 400명 졸업생 중 박 원장을 포함해 석사까지 취득한 졸업생은 4명에 불과했다. 성분 제약 속에도 의대 엘리트 코스를 밟은 박 원장은 졸업 후 북한의 비참한 사회 현실과 열악한 의료 환경에 맞닥뜨리게 된다. 북한에서는 의대를 졸업하면 정부가 배정하는 병원에서 일해야 한다. 박 원장은 내과에 배치됐다. 당시는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으로 북한 경제가 최악이던 가운데 기근과 전염병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던 고난의 행군 시기였다. “제 첫 번째 환자는 쥐가 매개하는 전염병인 출혈열 환자였습니다. 발병 2~3일 내에 수액만 강력 투여하면 사망하지 않는 병이었죠. 제가 출혈열이라고 진단했는데 다른 의사들이 안 믿었습니다. 남한에선 흔한 수액을 투여하면 그만이지만 북한에선 구하기 어려운 것이라 신중을 기한 겁니다. 갓 졸업한 저를 우습게 본 것도 있을 거고요. 결국 환자는 숨졌습니다. 서른둘밖에 안 된 두 아이의 엄마였는데, 장례식에 가 보니 서너 살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이 엄마 죽은 줄도 모르고 길에 나와 놀고 있더라고요. 그때 충격을 받아 며칠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습니다.” 결국 박 원장은 탈북을 결심한다. “의대에서 죽도록 공부하며 어떤 환자가 와도 다 고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부풀어서 병원에 출근했는데 처방을 하면 약이 없습니다. 약이 없어 죽어 간 환자가 너무 많습니다. 성분이 안 좋아서 인정은 못 받고 이용만 당한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대학 때부터 하던 연구도 마저 하고 싶었습니다.” 2007년 남한에 도착한 박 원장은 생각지도 못한 벽에 부딪힌다. 북한에서 취득한 자격이 인정되지 않아 남한에서 다시 한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했던 것이다. 낮에는 파출부 등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힘들게 모은 자료로 공부하던 박 원장은 두 차례 낙방 끝에 2011년 남한 한의사 자격을 취득하고 한의원을 열었다. 탈북민 한의사로서 수차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대한한의사협회가 운영하는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서 주말 자원봉사를 하며 한의혜민대상 공로표창 대상도 받았다. 박 원장은 북한에서 한의학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 양방 내과에서 근무했다. 북한에서는 양의학과 한의학 전공생에게 양·한방을 모두 가르친다. “북한 양의사는 한의학의 기본을 이해하고 한의사도 양의사 못지않게 양의학 지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북한 의료 체계가 ‘양진한치’, 양방으로 병을 진단하고 한방으로 치료한다는 원칙에서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남한의 의학 교육과 의료 시스템은 양방과 한방을 이원화하고 있는데 동서 의학의 장점을 두루 취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양·한방을 모두 아는 전문가가 환자 상태에 따라 최선의 치료 방법을 판단해야 하는데 한국 사회에는 그런 전문가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환자들은 양의원과 한의원을 오가며 돈은 돈대로 쓰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며 정부도 보험 재정을 낭비하게 돼 안타깝습니다.” 북한에서 전염병이 극심했던 시기에 의사로 근무했던 박 원장은 북한이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의료 자원이 부족하기에 전염병이 발생하면 감염원과 감염 경로를 확실하게 차단한다”며 “독재 정권이기에 환자를 정확하게 고립시키고 완치될 때까지 감금하다시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선 내부에서 전염병이 발생하면 통제가 어렵겠지만 코로나19처럼 외부에서 유입되는 전염병은 국경 봉쇄만 하면 되니 차단하기 쉬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북한에 가장 시급히 지원해야 할 물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원장은 ‘쌀’이라고 답했다. “북한이 중국을 통해 식량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국경을 봉쇄하면서 식량난이 심해졌습니다. 쌀값이 10~20배는 뛰었다고 합니다. 코로나에 걸려서 죽는 게 아니라 굶어서 죽게 생겼다는 말도 나온다고 합니다.” 박 원장은 지난 2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의 공천관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래한국당 공관위가 내놓은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모당 미래통합당의 반발로 백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했다고 한다. “집안 성분보다는 능력에 따라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갈망해 남한에 왔는데 남한 사회도 점점 안 그렇게 되는 것 같다고 느껴 공관위에 참여했습니다. 공관위원들이 밤을 새우며 지원자 500명의 서류를 다 읽고 채점했습니다. 열심히 했는데 하루아침에 공관위가 해산되는 걸 보고 권력의 무자비함을 느꼈습니다. 공관위원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소신을 지켰기에 부끄러움은 없습니다.” 박 원장은 경희대 한의대 석사를 취득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 현재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 인삼에서 추출한 성분의 대장암 치료 효과를 연구한 석사 논문은 지난 4월 SCI급 학술지에 등재됐다. 박사 논문도 한약재 성분의 항암 효과를 주제로 할 계획이다. 박 원장의 아버지는 그가 대학 3학년 때 위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는 그때부터 암을 끝까지 연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제 인생은 의료인의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과 남한에서 죽도록 공부를 하며 이런저런 고난을 겪었지만 저의 희로애락은 언제나 의료와 의학에서 나왔습니다. 가장 기뻤던 일도, 가장 슬펐던 일도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생겼습니다. 탈북민이라고 신기해서 주목받는 게 아니라 실력 있고 환자에게 사랑받는 한의사로, 한의학을 연구하는 학자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위암 투병 어머니와 가족만을 위한 공연 뭉클…물리적·심리적 투트랙 방역이 코로나 극복 힘”

    “위암 투병 어머니와 가족만을 위한 공연 뭉클…물리적·심리적 투트랙 방역이 코로나 극복 힘”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서울시가 소매를 걷어붙였다. 그 중심에 있는 ‘문화로 토닥토닥’ 프로젝트를 기획 초기 단계부터 전담하고 있는 김경탁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지난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화는 사치재가 아니라 필수재”라고 힘줘 말했다. 김 과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심리적 체력이 고갈되는 시민들에게 문화가 주는 위안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싸워 나갈 힘의 원천”이라며 “물리적 방역과 심리적 방역이 투트랙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프로젝트 취지를 간략히 설명해 달라. “어깨를 토닥이는 가벼운 위로가 의외의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긴급한 생계 지원이나 감염병 확산 방지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일상이 단절된 지금 가벼운 토닥임으로 온기를 전달하고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게 문화예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마음방역’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도 그 때문이다.” -무대를 잃은 문화예술가들에게도 좋은 기회일 것 같은데. “실제로 매회 공연을 진행하면서 출연자들로부터 ‘10개월 만에 노래하는 게 처음’이라거나 ‘그동안 관객을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감사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시민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동시에 예술가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숨통을 틔워 주는 것이 목표다. 훗날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일상을 되찾은 후에도 시민들에게 더 다양한 문화예술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신청받은 사연이나 진행한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첫 번째 공연이다. 지난 9월 13일 위암 투병 중인 어머니에게 평소 좋아하시는 뮤지컬 공연을 보여 드리고 싶다는 가족의 사연을 받아 뮤지컬 배우 김소현, 손준호 부부가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에서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 7명만을 위한 공연을 선물했다. 공연 마지막에는 성악을 전공한 며느리까지 무대에 올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어머니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에 마음이 찡했다. 또 지난달 29일 은평소방서를 찾은 이동식 공연차량 ‘마음방역차’의 첫 운행도 기억에 남는다. 1t 규모의 트럭을 간이공연장으로 개조해 가수 백지영과 지원이가 발라드, 댄스, 트로트 등 다양한 공연을 선물했는데, 소방서 주차장에서 잠시나마 공연을 즐기다가도 긴급출동 벨이 울리면 곧바로 현장으로 뛰어가는 소방관들의 모습이 감명 깊었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문화복지를 위해 이 밖에도 어떤 사업을 계획하고 있나. “비대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비대면 공연 전용 상설 스튜디오를 조성할 계획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도 화상회의 전용 스튜디오를 설치한다. 또 시민들이 보다 쉽게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서울문화포털’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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