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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꿀벌도 숫자 5까지 알고 있다…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운 0개념도 이해

    꿀벌도 숫자 5까지 알고 있다…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운 0개념도 이해

    개미와 함께 대표적인 사회적 동물로 꼽히는 꿀벌이 인간의 10만분의 1 수준 밖에 안 되는 적은 숫자의 신경세포만으로도 숫자 개념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계산도 가능하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영국 퀸메리런던대 생물화학부, 독일 고등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벌들이 적은 수의 뇌신경세포를 이용해 4~5개의 물체를 구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0’의 개념도 이해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비교적 가볍고 간단하게 작동시킬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앞서 지난 6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연구진도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꿀벌도 ‘없음’이나 ‘결핍’을 의미하는 ‘0’ 개념을 알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우선 1방울부터 5방울까지 각기 다른 숫자의 설탕물을 떨어뜨린 5개의 유리판을 마련했다. 설탕물 방울을 맛보도록 한 다음 그 숫자와 똑같은 노란색 동그라미가 그려진 유리판을 선택하도록 하도록 했다. 올바른 선택을 하면 단물을 마실 수 있고 실패하면 쓴 물을 맛보게 훈련시킨 것이다. 그 결과 꿀벌들은 자신이 맛본 설탕물의 숫자와 똑같은 노란색 동그라미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에는 꿀벌들이 사람들이 숫자를 세는 방식처럼 수를 이해한다고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꿀벌들이 시신경을 이용한 시각적 기억 방식으로 숫자를 이해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사람처럼 복잡한 방식으로 숫자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신경세포를 비롯해 수의 이해 작업이 단순화되고 최소한의 신경세포만을 작동시켜도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꿀벌 생태학자 베라 바사스 퀸메리런던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숫자를 인식하고 계산하는 것 같은 지적인 행동을 하는데 반드시 큰 뇌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꿀벌의 행동을 정밀 분석한다면 좀 더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美 연구팀,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뇌스캔 신기술 개발

    美 연구팀,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뇌스캔 신기술 개발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신경퇴행성 뇌질환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진단하는 뇌스캔 기술을 미국 과학자들이 개발해냈다. 미국핵의학회 공식학술지 ‘핵의학저널’(Journal of Nuclear Medicine) 12월호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존스홉킨스의대 연구진이 개발한 이 기술은 PET(양전자방출촬영) 기술로, 이른바 ‘추적자’(tracer)로 불리는 방사성 진단약을 뇌에 주입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중 하나인 타우 단백질과 결합해 조기진단이 가능하다. 특히 이번 진단약은 기존 진단약보다 타우 단백질에만 결합해 잠재적 타우 단백질의 정량화를 더욱 명확하게 해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기술은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진단해 진행을 늦추고 더 나아가 치료하는 길을 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알츠하이머병은 타우 단백질 외에도 아밀로이드 베타로 불리는 단백질도 관계가 있다. 이런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면 뉴런(신경세포)에 산소 공급을 막아 사멸하게 함으로써 기억 손실과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결국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인지기능과 행동기능, 그리고 신체기능의 능력이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에 주저자로 참여한 존스홉킨스의대 방사선학자 딘 웡 박사는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할 때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점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단백질이 실시간으로 늘어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잠재적 방사성 진단약 약 550개를 시험한 뒤 3개로 축소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연구에서 이들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12명을 비롯해 젊은 대조군(만 25~38세) 7명과 나이 든 대조군(만 50세 이상) 5명을 대상으로 방사성 진단약의 성능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첫 번째 실험에서 각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단약 후보 3개 중 2개를 임의로 주입하고 나서 PET 스캔을 통해 성능을 평가했다. 이를 통해 18F-RO-948로 명명된 진단약 후보의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이 최적의 진단약 성능을 더욱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 11명과 대조군 10명을 대상으로 16개월 뒤 추가 PET 스캔을 시행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 진단약 후보가 현재 쓰이고 있는 18F-AV1451보다 다른 조직에 무분별하게 달라붙지 않아 정량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이번 진단약이 뇌에 얼마나 많은 타우 단백질이 쌓이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웡 박사는 “이제 우리는 신경과학자들이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앞으로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뇌 속 타우 단백질을 영상화하는 데 적어도 두 가지 방법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존스홉킨스 의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가만 있어도 손 덜덜… 혹시 파킨슨병?

    [메디컬 인사이드] 가만 있어도 손 덜덜… 혹시 파킨슨병?

    활동하지 않을 때 손 떨림 큰 특징 수면 중 근육 긴장으로 잠꼬대 많아 예방 불가능해 빠른 병원 치료 최선 도파민 약물·뇌심부 자극술 등 효과 걷기 등 유산소·근력 운동 매우 중요‘파킨슨병’ 환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사라지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점점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병입니다. 인구 고령화가 가장 큰 이유지만 환자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문제입니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환자 수가 8만명이었는데 지난해까지 4년 만에 환자가 2만명 넘게 늘었습니다. 덩달아 중·노년층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수저를 들거나 술잔을 부딪칠 때 심한 손떨림이 나타나면 파킨슨병을 의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전문가에게 일반적인 수전증과 파킨슨병의 차이를 물어봤습니다. ●‘안정 때 떨림’이 파킨슨병 특징 권겸일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의 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권 교수는 “파킨슨병의 손떨림은 편안히 쉬고 있을 때나 활동하지 않는 손이 떨리는 ‘안정 때 떨림’이 특징”이라며 “수저 사용하기, 글씨 쓰기,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나타나는 ‘활동 때 떨림’은 일반적인 수전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특징은 오히려 병원 방문을 늦추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권 교수는 “활동 때 떨림은 실제 생활하는 데 불편을 느껴 환자가 알아서 병원을 찾게 된다”며 “하지만 파킨슨병의 손떨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떨리기 때문에 불편을 덜 느낀다. 그래서 병원에 더 늦게 올 때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현대 과학으로도 아직 파킨슨병이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가족력이나 유전자 이상과 관련이 없는 환자가 대부분이고 환경 영향도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예방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을 이해하고 병원을 빨리 방문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파킨슨병 증상은 안정 때 떨림 외에도 보행 장애, 자세 불안정, 경직이 있습니다. 얼굴 표정이 없어지거나 글씨가 점점 작아지고 걸을 때 한쪽 팔을 덜 흔들거나 한쪽 발을 끄는 모습도 보입니다. 운동과 관련이 없는 증상도 있어 환자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정선주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치매, 환시, 망상, 우울, 불안, 충동조절장애, 성격변화, 소변장애, 변비, 통증, 수면장애로 고통받는 환자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잠꼬대’입니다. 정상인은 꿈을 꾸는 단계인 ‘렘 수면’ 동안 근육 긴장도가 사라져 몸의 행동 변화가 없는데 파킨슨병 환자는 근육 긴장도가 유지돼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정 교수는 “렘 수면장애로 꿈을 실제 행동으로 표현하는 잠꼬대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나타난다”며 “중년에 밤에 잠꼬대가 많은 사람은 잠꼬대가 없는 사람과 비교할 때 파킨슨병 발병 확률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약물 치료하면 일상 생활 가능 많은 분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지만 파킨슨병은 불치병이 아닙니다. 또 ‘약 복용을 최대한 미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몸이 점점 굳어지는 ‘루게릭병’과 달리 파킨슨병은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습니다. 약효가 낮으면 ‘뇌심부 자극술’ 같은 수술로 약효를 높일 수 있습니다. 권 교수는 “뇌 속에 부족한 도파민을 약으로 먹어 잘 공급해 주면 굳어지던 몸이 다시 풀려 움직임이 빨라지게 된다”며 “내가 진료하는 환자 중에는 1~5기로 나뉘는 병기 중 2기에서 증상이 멈춰 30년째 잘 생활하는 분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레보도파’라는 약물이 대표적인데, 단백질과 함께 먹으면 약효가 줄어들기 때문에 반드시 식사시간 1시간 전에 약을 먹어야 합니다. 파킨슨병 치료에는 운동이 매우 중요합니다. 힘들더라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환자가 치료 경과가 좋다고 합니다. 정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는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체조, 스트레칭을 골고루 꾸준하게 매일 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영양관리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정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는 피곤하고, 힘이 빠지고, 기운이 없는 증상이 특징이기 때문에 영양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뇌에 좋은 사과, 딸기, 귤, 오렌지, 키위 같은 과일과 양배추, 브로콜리, 녹색 채소, 기름을 제거한 닭고기, 소고기를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세계서 가장 희소한 혈액형 가진 2세 암환아, 기증자 찾았다

    세계서 가장 희소한 혈액형 가진 2세 암환아, 기증자 찾았다

    혈액형이 세계에서 가장 희소한 것 중 하나에 속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한 소아암 환아에게 기증자가 나타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 혈액센터 원블러드의 발표를 인용해 희소 소아암을 앓고 있는 두살 배기 인도계 여자아이 자나이브 무갈에게 한 줄기 희망이 생겼다고 전했다.아이는 신경아세포종을 앓고 있어 화학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파괴된 혈액세포를 회복하기 위해 수혈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이는 인도계 사람 대부분이 혈액 속에 가지고 있는 공통 항원 ‘인디언 B’(InB·Indian B)가 없었다. 때문에 부모들과 몇몇 친척이 아이에게 수혈해주기 위해 적합성 검사를 받았지만 누구도 일치하지 않았다.이에 따라 원블러드는 최근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증자 찾기에 나섰다. 이 기관은 조건으로 기증 희망자는 인도계나 파키스탄계 또는 이란계여야 하며 부모 모두 이들 민족에 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중에서도 혈액혈은 A형이거나 O형이어야 하며 인디언 B 항원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이와 같이 이런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 4% 미만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언론의 관심 덕분인지 1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고 영국에 사는 한 여성이 아이에게 수혈하기 적합한 피를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노팅엄에 살며 두 아이를 둔 이 50세 여성은 익명으로 남길 원한다고 밝히면서도 아이를 도울 수 있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아픈 누군가가 회복하는 것을 돕는 데 내가 작은 역할을 할 수 있어 기쁘다. 언론의 관심으로 더 많은 사람들, 특히 아시아인들에게서 기증이 장려되길 바란다”면서 “단 한 번의 헌혈도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블러드에 따르면, 미국에서 두 명의 기증자가 더 발견됐지만, 의료진은 아이를 치료하는 과정 내내 7명에서 10명의 기증자가 필요하리라 추정한다.아이의 종양은 두 달 전 위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의료진은 이 종양이 약 10개월 동안 발견되지 않은 채 성장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아이 아버지 라힐은 “우리 모두는 울고 있었다. 우리가 우려한 것 중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신경아세포종은 신경세포의 초기 형태에서 생기는 암의 일종이다. 5세 미만의 유아와 아동에게 가장 흔히 나타나며 그 이상인 어린이에게는 드물게 발생한다. 신경아세포종은 좌우 신장 위에 있는 한 쌍의 내분비 기관인 부신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된다. 이는 신진대사와 면역체계, 그리고 다른 필수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는 신경세포 군집이 존재하는 복부와 가슴, 그리고 척수를 포함한 다른 부위에서 발생하거나 이곳으로 전이될 수도 있다. 세인트주드소아연구병원에 따르면, 신경아세포종은 소아암의 7~10%를 차지한다. 미국에서는 매년 800여 건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다. 원블러드는 화학요법 덕분에 아이의 종양 크기는 줄어들고 있지만, 아이는 결국 골수 이식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아버지 라힐은 “우리는 더 많은 기증자가 필요하다. 내 딸의 목숨이 당신의 피에 달렸다. 그러니 제발 헌혈해야 달라”고 말했다. 사진=원블러드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IT 신트렌드] 인공지능을 품은 슈퍼컴퓨터/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IT 신트렌드] 인공지능을 품은 슈퍼컴퓨터/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지난 11월 영국 맨체스터 대학은 실시간으로 뇌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슈퍼컴퓨터 ‘스피네이커’(SpiNNaker)를 공개했다. 스피네이커는 일반적인 슈퍼컴퓨터와 달리 연산처리장치에 인간의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칩이 탑재된다. 뉴로모픽칩은 동물의 신경망 구조를 하드웨어로 구현한 것으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CPU와 구조적으로 전혀 다르며 전력소모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스피네이커는 최초의 뉴로모픽 슈퍼컴퓨터로 약 10억 개의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는 쥐의 뇌를 실시간으로 모사하는 것이 목표다. 과거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에서 진행했던 블루 브레인 프로젝트가 전통적인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뇌를 시뮬레이션하는 접근이었다면 스피네이커는 컴퓨터 자체를 뇌 신경계와 유사하게 구축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알파고 쇼크 이후 IT 분야에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I의 핵심인 심층학습은 복잡한 데이터에서 성공적으로 패턴을 인식하는 기술로 자리잡았지만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심층학습의 가장 큰 한계는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이 간극을 메워 주기 위한 긴급 처방은 다양한 데이터 확보로 볼 수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 AI 자체의 성능 향상, 즉 스스로 학습하는 기계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인간의 뇌에 집중하고 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딥마인드 역시 심층학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뇌 구조에서 영감을 얻고 있다. 이처럼 미래의 AI는 결국 인간의 뇌 신경계를 모방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연합(EU)은 인간의 뇌 신경계를 분석하기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스피네이커 역시 2013년부터 진행된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AI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양강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구글, 바이두와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선도함에 따라 EU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EU는 전통적인 기초과학 강국으로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를 발족해 AI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한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스피네이커 역시 지난 20여년간의 지속적인 칩 설계와 10년간의 구축을 통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꾸준한 연구와 기다림의 산물인 스피네이커가 펼쳐낼 미래 AI 세상이 궁금해진다.
  • [김태의 뇌과학] 하지불안증후군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하지불안증후군의 뇌과학

    몇 년 전 60대 중반의 남성이 필자의 외래진료실을 찾아왔다. 놀랍게도 30대 중반부터 30년간 한 번도 누워서 잔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자려고 누우면 다리에 형언하기 힘든 이상한 느낌과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들어 밤새 다리를 주무르며 졸았다가 깨기를 반복했다.하지만 낮에는 아무 이상 없이 지냈고 다시 밤이 돼 자려고 누우면 증상이 시작됐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이었다. 필자는 뇌에서 ‘도파민’을 증가시키는 약물을 처방했고, 그다음부터 환자는 편안히 잘 수 있었다고 했다. 이후 아들도 같은 증상이 있다며 함께 내원해 치료를 받고 증상이 개선됐다. 너무도 극적으로 증상이 완화된 환자여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뇌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일까. 하지불안증훈군이 의학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44년 스웨덴의 신경학자 칼 에크봄 박사가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하면서다. 또 토머스 윌리스라는 영국 의사는 1685년 첫 번째 증례 보고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래서 하지불안증후군을 ‘윌리스-에크봄 병’으로도 부른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정확한 병태생리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철분 저하와 도파민 계통의 기능 이상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철분이 도파민 생산 경로에서 조효소로 작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두 원인은 연관성도 있다. 따라서 철결핍성 빈혈, 임신, 만성 콩팥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서 하지불안증후군이 잘 나타날 수 있다. 철분을 보충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없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치료 초기 ‘저장철’(페리틴) 검사는 필수다. 하지만 철분 이상이 없는 환자 사례가 더 많기 때문에 철분 부족만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우리나라 유병률은 0.9%이고 환자의 60% 이상에서 가족력이 있다. 유전자 연구에서는 유전적 소인과 조기 발병의 강한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특히 철분의 이동, 도파민 합성, 운동신경 발달, 도파민 뉴런의 보호, 척수 감각 경로 발달 등과 관련된 유전자의 연관성이 높다. 뇌영상 연구에서는 운동 조절과 관계되는 ‘흑질’과 ‘조가비핵’에서 철분량이 낮아져 있었다. 최근 조용원 계명대 의대 교수팀의 보고에 따르면 신경세포로 철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으면 1차적으로는 흑질과 시상에서 도파민 기능 이상이 나타나지만, 이어 도파민 관련 네트워크와 감각운동 네트워크로 기능 이상이 확대된다고 한다. 1년 전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는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불면증의 유전체 연관성 연구 결과가 실렸다. 흥미롭게도 하지불안증후군과 연관성이 높은 ‘MEIS1 유전자’가 불면증 연구에서도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비교적 새롭게 발견된 질환으로, 환자와 의사 모두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진단만 하면 비교적 치료 반응이 좋아 꼭 수면의학 전문가를 찾아 조기진단과 치료를 하도록 권하고 싶다.
  • ㈜지엔티파마, 중국 파트너와 반려동물 치매신약 조기 상업화 시동

    ㈜지엔티파마, 중국 파트너와 반려동물 치매신약 조기 상업화 시동

    한국과 중국의 신약개발업체가 반려견 치매치료제 임상및 해외 반려견 시장 선점을 위해 손을 잡았다. 또 경기 용인시 남사면 일대에 동물의약품 생산기지를 조성한다. 경기도 용인시 소재 (주)지엔티파마는 최근 중국 항주의 ‘레둔 테크놀로지’와 반려견에 대한 치매 치료 효과가 입증된 신약후보물질 ‘AAD-2004’의 임상및 생산 판매를 위한 ‘MOA(합의각서)’를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AAD-2004는 치매의 원인인 뇌신경세포 사멸및 아밀로이드 플라그의 생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활성산소와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표적약물이다.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경기도,아주대 등의 지원을 받아 개발했으며 동물은 물론 사람의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검증됐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중국과 일본에서 치매에 걸린 반려동물을 대상으로한 AAD-2004의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반려동물 치매 신약의 조기 상업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AAD-2004의 약효는 최근 실시된 국내 예비임상시험에서 확인됐다. 예비 임상은 임상 2~3상에 들어가기전에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탐색하는 연구로, 치매에 걸린 14살 이상의 반려견 6마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반려견이 치매에 걸리면 주인을 몰라볼뿐 아니라 방향감각이 없어지고 활동성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겪게되는데 AAD-2004를 8주 투여한 결과 인지기능과 활동성이 정상수준으로 확연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견 치매에 대한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레둔 테크놀로지의 조이펑 대표는 “중국과 일본의 반려동물은 대략 1 억마리로,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치매에 걸린 반려동물 수도 증가하고 있으나 치료제가 전무하다”며, “AAD-2004의 안정성과 약효가 탁월하기 때문에 한국의 지엔티파마와 손잡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신약 개발업체인 레둔 테크놀로지는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하이테크비즈니스센터의 대표기업으로 최첨단 시설을 기반으로 사람과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엔티파마의 신약개발사업 총괄 책임자인 안춘산 개발이사는 “레둔 테크놀로지는 지역의 유수 동물병원과의 교류 및 협업을 통해 AAD-2004에 대한 체계적인 임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이 회사가 중국과 일본에 구축해온 네트워크가 탄탄해 반려동물 치매 의약품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엔티파마의 곽병주 대표이사는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매우 유사하다고 밝혀진 반려견 치매에서 AAD-2004의 치료효과가 입증된 것은 매우 놀랍고 고무적이다. 혁신적인 반려동물 치매 치료제로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조속히 출시하는 한편 내년 하반기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한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엔티파마는 치매치료제 ‘AAD-2004’와 함께 뇌졸중 치료제 ‘Neu 2000’도 개발해 지난해부터 중국 제약업체와 공동으로 임상 2상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한편 지엔티파마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진출을 위해 용인시 남사면 일대에 연면적 4만 5000㎡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기준 (GMP)” 시설을 갖춘 의약품 생산기지 조성에 들어갔다. 회사는 우선 AAD-2004의 경구용 동물의약품 생산시설을 유럽기준(EU GMP)에 따라 구축할 예정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먹통’된 일상… IT 코리아의 통신 재난

    ‘먹통’된 일상… IT 코리아의 통신 재난

    전화·인터넷·112 통신·카드결제 타격 통신 밀집지역인데 백업 계획도 전무 “자동소화 시설 의무화 등 대책 시급해”지난 24일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인 KT 지사 건물의 지하 ‘통신구’(케이블 부설용 지하도)에서 발생한 화재로 서울의 북서부 지역 일대가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이번 화재는 시민들의 유·무선 통신 장애를 넘어 국가 재난 상황에 준하는 수준으로까지 번졌다.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면서 시민들의 삶이 엉클어진 것은 물론 금융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다. 피해 지역을 관할하는 경찰서들의 112 신고 시스템과 병원 응급실도 타격을 입었다. 유·무선 통신망으로 촘촘하게 연결된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이 작은 불씨에 일거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이번 화재는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1주일 앞두고 벌어져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의 위중함에 비해 화재 대비책은 전무했고, 대체할 백업 시스템도 없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고 발생 직후 정보통신재난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에 따라 ‘주의’ 단계를 발령하고 25일에도 관계 기관과 대책 회의를 열었으나, 이번에도 땜질 처방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2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13분쯤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통신 핵심 장비인 광케이블과 전화선이 불에 탔다. 이 화재로 서대문구, 마포구, 용산구, 중구, 은평구 등 서울의 5분의1 지역에 해당되는 곳에서 이날도 통신 장애가 이어졌다. KT 아현지사는 통신 시설이 밀집된 곳임에도 지하 통신구에는 수동식 소화기만 비치돼 있을 뿐 스프링클러나 자동 분사식 소화기는 없었다. 통신구에서 불이 나면 직원이 지하에 내려가 소화기를 뿌려야 하는 구조였다. 통신망이 끊겼을 때 우회망을 사용하는 백업망도 갖춰지지 않아 연쇄 피해를 냈다. 정부는 통신망을 관리하는 ‘통신국사(지사)’를 전국망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따라 A~D등급으로 나누고, A~C등급만 백업망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아현지사는 서대문구와 마포구 등 서울의 인구 밀집지역을 관할하는 데도 D등급으로 분류돼 KT는 이곳에 백업 체계를 마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부 KT망을 쓰는 경찰 통신망도 먹통이 됐다. 용산·서대문경찰서 등에서는 전날부터 25일까지 일반전화, 112통신시스템 등이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았다. 경찰의 신경세포인 112가 마비되면서 112 신고 지령을 과거처럼 무전으로 내리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인터넷 연결이 끊겨 건강보험 가입 확인이 지연돼 응급 환자 진료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병원 측은 “병원 홈페이지 접속이 안 되고 유선전화도 연결이 안 돼 환자들의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KT망과 연결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카드 결제기도 작동을 멈추면서 ‘금융 대란’도 발생했다. 정작 화재 상황을 가장 먼저 알아야 하는 피해 지역의 KT 가입자들은 통신 장애로 재난 문자를 제때 받지 못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불이 나면 국가급 대란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법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소화 설비를 갖추지 않았다”면서 “모든 통신구에 자동소화시설 등 안전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방화 구역을 설정했는지 등 화재 관리 체계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일본, 척수 손상 줄기세포 치료 의약품 세계 최초로 상용화

    일본, 척수 손상 줄기세포 치료 의약품 세계 최초로 상용화

    척수가 손상돼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한 줄기세포 치료용 제품의 제조·판매가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허용된다.22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이 임명한 전문가 그룹은 척수손상 환자를 위한 재생의료 제품의 제조 및 판매를 조건부로 허용할 것을 후생노동성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후생노동성은 이르면 연내에 정식 승인을 할 방침이다. 해당 제품은 일본의 의료기기 회사 니프로가 지난 6월 신청한 ‘스테미라크’로 환자의 몸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배양한 뒤 다시 환자에게 되돌리는 과정에서 필요한 주사액이다. 최대 50㎖의 골수액을 채취한 뒤 스테미라크를 이용해 그 안에 포함된 줄기세포를 2~3주에 걸쳐 5000만~2억개 배양,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환자에게 되돌아간 줄기세포는 신경 주변에 모여있는 염증을 억제하고 신경세포의 재생을 촉진하게 된다. 척수가 손상된 후 약 2주일까지 운동이나 지각 능력이 전혀 없거나 일부만 남아있는 환자들이 대상이다. 임상시험에서 환자 13명에게 투여한 결과 12명으로부터 전체 5개의 장애단계 중 1단계 이상씩의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매년 5000명 정도가 척수손상을 당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임신 중에 아연 부족하면 아이에게 자폐증 위험 커” (연구)

    “임신 중에 아연 부족하면 아이에게 자폐증 위험 커” (연구)

    임신 중에 아연이 부족하면 태어난 아이에게 자폐증이 생길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독일의 공동 연구진은 뇌 신경세포(뉴런)에 있는 아연의 수치가 자폐증 발병에 영향을 주는 환경적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자폐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대다수의 연구는 유전적 결함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번 결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하려면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가능성 있는 메커니즘적 관계를 확인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인 섕크2와 섕크3을 아연이 연결해주는 사실을 밝혀냈다. 두 유전자는 차례로 시냅스후 뉴런에 있는 AMPA 수용체의 구성과 기능(만성)에 변화를 일으켰다. 실험에서는 시냅스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아연과 섕크 유전자에 매개한 AMPA 수용체가 성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 책임저자로 참여한 스탠퍼드 의학대학원의 샐리 킴 박사는 “자폐증은 초기 발달 동안 시냅스의 형성과 성숙, 그리고 안정화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와 관계가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자폐 관련 유전자에 의해 암호화 된 시냅스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뉴런 속 아연 수치를 자폐증 발달과 연관짓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임신부가 자폐증 예방을 위해 아연 보충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평소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있고 의사의 조언이 없다면 하루에 25㎎ 이상의 아연 보충제를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공동저자로 참여한 독일 퇴행성신경질환센터의 크레이그 가너 교수는 “현재 임신부나 아기에게 아연 보충제를 투여해 자폐증 관계를 확인한 통제 연구는 없으므로, 이런 관계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로써 우리는 아연 보충에 관한 어떤 결론이나 권고도 내릴 수는 없다”면서 “그런데도 이 결과는 아연 결핍 즉 뉴런 속 아연의 처리가 어떻게 자폐증에 관여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스탠퍼드대학의 존 후구너드 교수는 “이번 결과는 초기 발달 중에 아연이 부족하면 시냅스의 성숙과 신경회로의 형성이 손상돼 자폐증이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아연과 섕크 유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면 자폐증을 진단하고 치료하며 예방하는 데 필요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아연은 새로운 새포와 효소를 만들고 식품 속 탄수화물과 지방, 그리고 단백질을 처리하고 상처 치유를 돕는다. 아연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소고기 등 육류와 굴 등 조개류, 치즈 등 유제품 등이 있다. 하지만 아연은 너무 많이 섭취하면 구리 흡수를 방해해 빈혈이 생기거나 뼈가 약해질 수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몰레큘러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Molecular Neuroscience) 최신호(9일자)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매일 아침 진한 커피 1잔, 치매 예방에 도움”(연구)

    “매일 아침 진한 커피 1잔, 치매 예방에 도움”(연구)

    매일 아침 진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습관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과학자들이 주장하고 나섰다. 캐나다 크렘빌 뇌연구소 연구진은 커피콩을 볶는 과정에서 치매 발병에 영향을 주는 단백질의 응집을 막는 화합물 ‘페닐인단’의 방출이 유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Neuroscience) 최신호(12일자)에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 커피와 치매 예방의 관계가 커피 속 성분이라기 보다는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 나오는 성분 때문이라는 것.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같은 단백질이 뉴런(뇌 신경세포) 사이에서 응집돼 생긴다. 즉 이런 단백질의 응집을 막으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연구에 참여한 연구소의 공동책임자 도널드 위버 박사는 “커피 소비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면서 “그렇지만 우리는 왜 그런지, 어떤 화합물이 관계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노화 관련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알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커피콩을 살짝 볶은 라이트 로스팅, 오래 볶은 다크 로스팅, 그리고 오래 볶았지만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이라는 세 종류의 커피로 나눠 페닐인단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커피콩이 더 많이 볶아질수록 페닐인단 수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위버 박사는 “페닐인단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단백질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연구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다음은 이런 화합물이 얼마나 이로운지 그리고 이런 물질이 혈류로 들어갈 수 있는지 또는 혈뇌장벽을 넘을 능력이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커피가 어떤 식으로든 치매를 치료하거나 분명히 예방하는 것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아침에 진한 커피 한 잔을 하는 것이 건강에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역사상 가장 큰 새 ‘코끼리새’, 야행성에 시력 나빴다

    [와우! 과학] 역사상 가장 큰 새 ‘코끼리새’, 야행성에 시력 나빴다

    지구 역사상 가장 몸집이 큰 새인 ‘코끼리 새’(Elephant birds)의 뇌구조를 분석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고 CNN 등 해외 언론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화석으로만 발견되는 코끼리새는 동물분류학상 ‘에피오르니티대(Aepyornithidae)’과(科)에 속하는 날지 못하는 거대한 몸집의 새로 2속(屬) 15종(種)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코끼리새는 마다가스카르에서 500~1000년 전까지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후 멸종을 맞이했다. 코끼리새가 멸종되기 전까지 어떤 서식 습관을 가지고 있었는지 정확히 파악된 바가 없다. 이에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진은 2종의 코끼리새 구개골 화석을 CT촬영하고, 두개골 화석의 내표면(엔도캐스트)을 분석했다. 학계에서는 지금까지 코끼리새가 에뮤나 타조처럼 몸집은 크지만 날 수 없고, 낮에 주로 활동하며 시력이 발달한 새일 것이라고 예상해왔지만, 뇌 구조를 분석한 결과 기존 예측과 다른 사실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코끼리새 2종의 시엽(중뇌에서 안구운동과 동공 조절 등을 담당하는 신경중추)이 다른 새에 비해 매우 작았으며, 오히려 야생성 조류이자 날지 못하는 조류인 키위(Kiwi) 새가 더욱 닮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대신 코끼리의 새의 후각신경구(후각과 관련한 2차 감각신경세포가 존재하는 부위)가 발달해 서식지에서 생존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즉 지구 역사상 가장 큰 새인 코끼리새는 기존 예측과 달리 야행성이고 눈이 퇴화한 편에 속해 시력이 좋지 않았지만 후각이 발달했던 새라는 것.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토레스 박사는 “누구도 코끼리새가 야생성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지금까지 코끼리새를 다룬 몇몇 연구들은 대부분 코끼리새가 낮에 더욱 활동적이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우리가 지금까지 코끼리새를 포함한 조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면서 “특히 몸집이 이렇게 큰 새가 매우 작은 크기의 시각적 기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발견”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 B’(journa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10월 31일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ADHD, 충동범죄 원인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ADHD, 충동범죄 원인 알고 보니

    최근 들어 주의력결핍 및 과잉 행동장애(ADHD), 분노조절장애 등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 충동성으로 인한 각종 분노 범죄나 약물 중독 같은 일도 적지 않다. 많은 학자들은 이런 일의 근원을 찾는 데 몰두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런 충동성 행동을 조절하는 신경회로를 처음으로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고려대 생명과학과 백자현 교수팀은 동기, 학습, 감정에 관여하는 뇌의 편도체에서 도파민 관련 신경세포를 특이적으로 활성화시켜 충동성이 조절되는 것을 관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PNAS’ 최신호(22일자)에 실렸다. 충동성은 심사숙고라는 과정 없이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채 기분에 따라 즉각적으로 행동하려는 것으로 정의된다. 충동성이 심해질 경우 중독관련 질환, 인격장애, 충동조절장애 같은 여러 종류의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의 경우 ADHD는 2010~2013년 3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고 미국에서도 최근 15년 동안 3배가량 증가했다. 또 국내에서는 분노조절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5년 5390명, 2016년 5920명, 2017년 598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생쥐와 빛을 이용해 특정 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광유전학 방법을 이용해 뇌의 어떤 부위에서 충동적 행동을 조절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D2 도파민 수용체가 충동성 조절에 핵심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도파민은 뇌신경세포의 흥분 전달물질로 운동, 인지, 동기 부여에 영향을 줘 D1~D5까지 다섯 종류가 있다. 실제로 생쥐실험을 통해 D2형 도파민 수용체가 부족한 생쥐는 충동적 행동이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도파민 관련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면 D2형 도파민 수용체가 활발해져 충동적 행동이 70% 정도 감소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백자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충동성 조절 신경회로를 규명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자기통제능력의 결여로 인한 중독, 인격장애, 분노조절 장애 같은 현대 사회에서 특이하게 나타나는 각종 정신질환의 치료 타겟을 정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학생들은 좋은 선생님을 본능적으로 알아낸다

    [달콤한 사이언스] 학생들은 좋은 선생님을 본능적으로 알아낸다

    美-中 연구팀 “학생-교사간 교감이 학습동기 유발과 학습성취도에 영향” “캡틴, 오 마이 캡틴”이라는 대사로 유명한 1989년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는 로빈 윌리암스가 괴짜 국어선생님 키팅으로 등장한다. 키팅 선생님은 어른들의 눈으로 볼 때는 괴짜 같지만 학생들에게는 시의 아름다움과 자유로운 사고를 일깨우는 수업으로 진정한 ‘캡틴’으로 자리잡게 된다. 많은 학생들은 키팅 같은 좋은 선생님을 찾아 가르침을 받으려 하고, 교사들은 ‘키팅’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면 좋은 선생님의 기준은 뭘까.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자신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는 좋은 선생님은 학생들이 감각적으로 구분해낼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 신경생물학과, 일본 도호쿠대 생명과학부, 중국 베이징대 생명과학부, 베이징대-IDG맥거번 뇌연구소, 베이징-칭화 생명과학센터 공동연구팀은 어린 금화조(Zebra finch)가 노래를 제대로 가르치는 성인 새를 감각적으로 찾아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7일자에 실렸다. 금화조는 노래하는 새인 명금(鳴禽)의 일종으로 사회성이 발달해 있고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학습이나 기억 관련 실험을 할 때 자주 사용되는 동물이다. 특히 수컷의 노래는 종족 보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을 비롯해 많은 동물들은 생존과 관련되거나 집단의 문화를 배울 때 어른의 행동을 모방하는 방식을 따른다. 동물들에게 있어서 모방이 가장 좋은 학습 방법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정확한 음색과 음정으로 노래하는 수컷 어른 금화조의 노래를 녹음해 스피커로 들려주거나 금화조의 노래와 비슷한 다른 종류의 새의 소리를 들려주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실제 성인 금화조의 노래가 아니면 새끼 금화조들은 노래를 따라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연구팀은 어린 새들이 노래를 배우는 과정에서 뇌의 어떤 부위가 활성화되는지에 특히 주목했다. 그 결과 사람의 언어중추라고 부르는 브로카영역과 비슷한 대뇌피질 부분과 수도관주변 회백질(PAG·Periaqueductal gray)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수도관주변 회백질은 도파민을 방출하는 신경세포군이 포함돼 있는 곳으로 다른 개체와 정서적 교감이 이뤄질 때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전에 성인 금화조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어린 금화조들은 노래하는 성인 수컷 금화조의 노래를 들을 때 언어중추는 물론 PAG 부위가 활발히 움직였는데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수컷이나 암컷 금화조를 만났을 경우는 PAG 부위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 수컷 금화조가 노래를 부르지 않고 있어도 새끼 금화조의 뇌에서는 PAG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은 뇌신경세포가 소리가 아닌 다른 사회적 신호에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수컷 성인 금화조가 노래를 부를 때 새끼 금화조의 PAG 회로를 차단하면 학습에 참여하지 않고 딴청을 피는 것이 관찰됐다. 반대로 PAG를 활성화시키면서 수컷 성인 금화조의 노래를 녹음해 틀어주면 진짜 새가 없어도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따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팀 관계자는 “도파민은 돈이나 사탕 같은 외부 보상에 의해 강화되고 발현되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교사를 만날 경우에도 보상중추가 활발히 작동해 학습에 대한 동기가 발현될 수 있다”며 “사람의 경우에도 학습에 참여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의 정서적 교감이 학습동기는 물론 학습능률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차드 무니 미국 듀크대 교수는 “금화조는 유전자로 전달받는 특성들 이외에 한 세대에서 다음세대로 학습을 통해 전달받는 것은 노래하는 것으로 마치 사람이 말을 배우는 것과 똑같은 행동”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올바른 교사를 만나는 것이 좋은 학습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알고보니 미토콘드리아 이상 때문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알고보니 미토콘드리아 이상 때문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치매나 파킨슨병처럼 퇴행성 신경질환 발병 공통원인이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 때문인 것을 밝혀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위해요소감지BTN연구단,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미국 스탠포드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퇴행성 신경질환이 세포 소기관인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만들어 낸 이상반응 때문이라는 것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최신호에 실렸다. 미토콘드리아는 영양분으로 흡수된 포도당에서 세포의 주요 에너지원인 ATP를 만들어 내는 ‘세포내 발전소’이다. 또 세포내 칼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상성에 관여함으로써 세포 에너지 대사 활성과 세포 사멸을 조절하기도 한다. 신경세포의 경우 복잡한 신경망 내에서 기능 유지를 위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노화로 인한 미토콘드리아 기능저하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증가하면서 신경세포가 죽고 뇌손상이 촉진되면서 기억력 감퇴, 운동기능 조절 이상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연구팀은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를 유발시킨 초파리의 신경세포를 관찰한 결과 소포체와 미토콘드리아의 접촉면이 늘어나 있고 이로 인해 미토콘드리아 내에 과도한 칼슘이 흡수돼 신경세포가 사멸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파킨슨병 원인 유전자로 알려진 PINK1 돌연변이 유발 초파리에게서는 미토콘드리아 내 칼슘 농도가 증가하면서 도파민 신경세포 숫자가 현저하게 감소되고 미토콘드리아 칼슘채널을 억제할 경우 신경세포 사멸이 지연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 역시 칼슘채널을 차단할 경우 증상이 개선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규선 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퇴행성 신경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미토콘드리아의 칼슘 항상성 조절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칼슘 항상성 조절은 퇴행성 신경질환 뿐만 아니라 암, 염증성 질환, 대사질환, 각종 노인성 질환 등 치료제 개발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금화조에게서 찾아낸 외국어 잘하는 방법

    [달콤한 사이언스] 금화조에게서 찾아낸 외국어 잘하는 방법

    사교육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영어조기교육론자들은 외국어는 특정 시기가 지나면 언어 뇌가 굳기 때문에 영유아기 때부터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최근 뇌과학자들은 성인들도 현지인들처럼 외국어를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외국어 배우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노래 부르는 새(명금) 연구를 통해 언어 학습의 원리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성인이 된 뒤에도 외국어를 완벽하게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부설 한국뇌연구원 뇌신경망연구부 인지행동랩 고지마 사토시 박사가 명금류인 금화조(Zebra finch)를 분석해 아기 새가 ?를 배울 때 비브라토를 조절하는 방법을 체득하면서 실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 10월호에 실렸다. 카나리아, 꾀꼬리 같이 명금류의 수컷 아기 새는 아빠 새의 노래소리를 듣고 따라하면서 정확히 노래하는 법을 배우고 관련된 뇌 영역을 발달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명금류의 소리학습 메커니즘을 통해 인간의 언어와 외국어 학습 비밀을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토시 박사는 금화조 노래를 분석해 어린 금화조가 노래를 배울 때 음성의 떨림, 흔히 바이브레이션이라고 잘못 알려진 비브라토를 상황에 따라 변화시키며 정확한 음정의 노래를 배워가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기 금화조는 비브라토의 시행착오와 연습을 통해 최적, 최상의 음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명금류의 뇌에 노래를 배우는 핵심부위인 ‘X영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지 못했다. 사토시 박사팀은 운동, 학습, 인식과 관련된 대뇌기저핵에 X영역이 포함돼 있으며 이 부위의 신경세포를 이용해 비브라토를 조절하는 등 노래학습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사람도 영유아기 때 비브라토 같은 흔들림을 사용해 음성패턴을 발달시키고 외국어 구조와 발음을 습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토시 박사는 “궁극적으로는 새의 노래학습을 통해 인간 언어습득의 비밀을 풀고 성인이 돼서도 외국어를 완벽하게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을 발견하는 것이 목표”라며 “아기새가 성장하면서 발성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약물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DGIST, 고협압·뇌질환 치료를 앞당기는 칼슘채널 작용원리 규명

    DGIST 뇌·인지과학전공 서병창 교수팀이 신경세포와 심장세포에 존재하는 칼슘채널 복합체의 작용원리를 세포내에서 실시간으로 관찰?규명했다 DGIST는 칼슘채널 복합체는 알파1(α1), 베타(β), 알파2감마(α2δ) 소단위체로 구성돼 있으며 이러한 소단위체들은 칼슘채널이 세포내 칼슘이온 유입 조절을 통해 다양한 생리현상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15일 밝혔다. 많은 과학자들이 복합체의 작용원리 규명과 분석에 집중했지만 이를 실시간으로 검증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현재까지는 눈에 띄는 연구 성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서병창 교수팀은 먼저 ‘라파마이신 유도 FKBP-FRB 이합체화 기법’을 변형·적용함으로써 칼슘채널 β소단위체를 세포소기관 세포소기관 : 원형질막, 소포체 및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세포 안에 들어 있는 작은 기관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해 눈으로 실시간 관찰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했다. 그 후 패치클램프 기법을 사용해 그동안 연구가 불가능했던 칼슘채널 내 여러 소단위체의 작용원리뿐만 아니라 소단위체간의 상호작용을 규명할 수 있었다. 패치클램프 기법은 세포막에 첨단 직경이 1~수μm의 유리관 미세전극(조각 피펫)을 밀착시켜 피펫 내 영역을 외영역으로부터 전기적으로 격절시킴에 따라 전극첨단의 세포막 또는 세포전체를 전위 고정시키는 방법이다. 칼슘채널 내에서 β소단위체가 혼자 발현될 경우에는 α1소단위체와 안정적으로 결합하지만 다른 유형의 β소단위체가 같은 칼슘채널 내 2개 이상 존재할 경우 β소단위체들간의 상호 경쟁으로 기존의 α1·β결합 소단위체의 β소단위체가 다른 단일 β소단위체로 대체되며 안정성이 저하되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는 소단위체간의 경쟁적 작용으로 인해 살아있는 세포 속 칼슘채널에서 α1·β결합 소단위체의 역동적인 결합을 실시간을 관찰함으로써 관련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소단위체간의 이러한 상호작용은 세포 내의 칼슘이온 유입을 보다 정밀하게 조절하는 것을 의미해 소단위체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 외에도 서병창 교수팀은 칼슘채널 α1·β결합 소단위체가 분리하며 발생하는 채널내 칼슘유입 감소, 채널 차단속도 저하, 세포막 인지질에 의한 칼슘채널 활성도 감소 등 소단위체 작용에 의한 새로운 현상도 함께 발견했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경세포와 심장세포에서 이루어진 만큼 향후 고혈압 및 다양한 뇌 질환의 새로운 치료방법 개발에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연구 기법은 단백질 간 상호 작용이 발생하는 세포 속 다양한 단백질의 연구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서 교수와 미국 워싱턴주립대 버틸 힐 교수, 제1저자로 DGIST 연준희 학생(뇌·인지과학전공 박사과정)이 참여했으며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 최신호에 실렸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빅데이터가 되기를 거부하는 글쓰기

    [황규관의 고동소리] 빅데이터가 되기를 거부하는 글쓰기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라고들 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인간 고유의 활동으로 여겨져 왔던 지적 노동의 대부분을 인공지능이 대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창의적인 일을 해야만 그나마 인간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여러 사람이 꼽는 분야가 바로 예술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예술 작품도 인공지능이 창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차원의 창의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즉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존에 없는 새로운 데이터이며 새로운 데이터를 창조하는 능력만이 인간의 존재 역량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컴퓨터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뇌과학의 성과가 결합해 만들어졌다. 뇌과학이 인간의 학습은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고리, 즉 시냅스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밝혀내자 컴퓨터 기술은 인공신경망이라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인공신경망을 최대한 복잡하게 만든 다음 거기에 빅데이터를 들이부어 인공신경망 스스로가 학습을 하게 만든 것이다.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알파고는 이것의 결과물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인공지능에 대한 지극히 초보적인 상식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우리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할지 자신 있게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 및 바람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따져 볼 이유는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존재론적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것은 구체적인 삶을 위협하면서 등장할 것이다. 윤재철 시인은 ‘창의성’이란 시에서 창의성은 “허리 꺾어지도록 끝없는 반복에서/풀리지 않는 그 고통에서”, “불꽃 튀듯 생겨나는 것”이라고 비유한 적이 있다. 시인에 의하면 창의성이란 반복되는 몸의 활동이 어떤 불가해한 장애 앞에서 섬광처럼 찾아오는 것이다. 인간은 단지 뇌가 아니라 몸 전체를 통한 온갖 감각의 파동으로 이루어진 존재이기에 여기서 시인의 통찰은 자못 깊다. 또 뇌에 저장된 정보로 희화화되고 있는 기억도 데이터가 아니라 현실의 사건을 통해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서사 또는 은유나 이미지에 가깝다. 그러니까 인공지능에게 육체적·지적 노동을 빼앗긴 현실 조건에서 창의성을 요구하는 것은 무지이거나 속임수에 가까운 것이다. 마르크스는 ‘자본론 1권’에서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과학이 독립적인 힘으로 노동 과정에 도입되는 정도에 비례해 노동 과정의 지적 잠재력을 노동자로부터 소외시킨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지적 잠재력’은 창의성이라 바꿔 읽어도 무방하다. 따라서 인간이 생산해 내는 언어나 또는 시청각적 창작물을 데이터로 환원한 후 다시 빅데이터로 삼으려는 기술공학적 발상은 존재 자체를 비트(bit)로 환원시키려는 퇴폐적인 모험일 뿐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퇴폐적인 모험은 그치지 않고 시도되는 것일까. 인공지능 시대에는 빅데이터가 무형의 자본이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인공지능 시대를 피할 수 없는 사태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는 우리의 현재가 자본‘주의’ 세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이데올로기 효과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승리의 환호성을 함께 지를 수 있는 다수자가 되고 싶어 하지 변두리의 고독한 소수자가 되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글쓰기에도 드러난다. 가급적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는, 즉 지극히 일반화된 논리와 어휘를 무비판적으로 구사하려는 욕망들은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데, 나는 그것들을 ‘빅데이터가 되고 싶어 하는 글쓰기’라고 부르려 한다. 그런 글들은 사안에 대한 깊은 사유를 생략한 채 ‘좋아요’를 구걸하는 글을 쓴다. 독자에게 아부하는 것이다. 자신이 쓴 글이 빅데이터가 되는 게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 같지만, 그것은 인공지능 시대의 자본이 되려는 욕망에 가깝다. 진정 창의적인 글은 빅데이터 되기를 거부하는 글이다. 이런 글쓰기를 ‘소수자 글쓰기’라고 부른다.
  • 치매로 인한 뇌혈관장벽 손상 막는 기술 나왔다

    치매로 인한 뇌혈관장벽 손상 막는 기술 나왔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장 걱정스러운 질병 중에는 암과 함께 치매가 있다. 서서히 기억을 잃어 자신의 존재가 잊혀지는 뇌질환인 치매는 다양한 원인 때문에 발생하며 아직까지도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치매 때문에 뇌혈관 장벽이 손상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경북대 의대 배재성, 진희경 교수팀은 치매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증가된 효소 때문에 뇌혈관이 손상되면서 신경세포가 줄어들어 결국 기억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 최신호에 실렸다. 뇌혈관장벽은 뇌신경세포 기능을 유지하고 뇌조직 내 미세환경을 조절하기 위해 혈액에서 필요한 영양분은 통과시키고 위험물질은 막는 일종의 거름종이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최근 뇌혈관장벽이 손상되면 치매를 비롯한 각종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져 뇌혈관장벽 손상을 차단해 치매를 치료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연구팀은 65세 이상의 노년층 혈액에서 분리한 혈장과 노화 동물모델의 혈장 및 뇌조직에서 ‘산성 스핑고마이엘리네이즈’라는 활성 물질이 비정상적으로 증가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특히 노화 실험동물을 분석한 결과 산성 스핑고마이엘리네이즈는 뇌혈관 내피세포 사멸을 이끌어 뇌혈관장벽의 투과성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혈관장벽의 투과성이 높아지면 신경세포나 신경조직이 쉽게 손상돼 기억력 감퇴를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산성 스핑고마이엘리네이즈를 억제시킨 노화 동물에게서는 뇌혈관장벽의 투과성이 감소되고 신경세포 손상도 줄어들어 감퇴된 기억력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배재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치매에서 산성 스핑고마이엘리네이즈를 조절함으로써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며 “뇌혈관장벽에 영향을 미치는 산성 스핑고마이엘리네이즈를 조절하면 퇴행성 뇌질환도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와우! 과학] 알츠하이머 쥐의 기억력 되살리는데 성공 (연구)

    [와우! 과학] 알츠하이머 쥐의 기억력 되살리는데 성공 (연구)

    현존하는 가장 무서운 질병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의 기억이 모두 사라진다는 것에 큰 두려움을 느낀다. 전 세계에서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미국의 연구진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쥐의 인지능력을 정상에 가깝게 되돌리는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은 쥐의 뇌에서 완전히 죽지도 않고, 동시에 정상 세포로도 기능하지 못하는 일명 ‘좀비 세포’가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신경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에 걸리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실험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정식명칭이 ‘노쇠화 세포’(senescent cells)인 좀비 세포가 인지능력과 연관이 있는 해마 등 특정 뇌 부위에 축적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연구진이 역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 노쇠화 세포를 제거하자,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타우 단백질 응집과 기억력 손실 등의 증상이 모두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노쇠화 세포가 축적되지 않은 쥐는 축적된 쥐보다 해마 및 대뇌피질 신경세포의 퇴화가 더 느렸고, 기억력 손실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실험쥐의 뇌조직을 정밀 관찰한 결과, 노화가 진행되면서 일반 세포가 노쇠화 세포로 변하는 것은 성상세포(astrocytes)와 소교세포(microglia)의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성상세포와 소교세포는 뉴런의 신호 전달 등 기억력과 인지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이 나타나기 전 미리 노쇠화 세포를 제거하는 것이 질병의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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