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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 ‘꿈돌이 택시’ 운행, 카카오 앱으로 호출도

    대전 ‘꿈돌이 택시’ 운행, 카카오 앱으로 호출도

    대전의 마스코트인 ‘꿈돌이’ 택시가 운행된다. 카카오 앱을 통한 호출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전시는 21일 카카오T 지역 가맹사업자인 애니콜모빌리티·대전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지역형 가맹 택시인 ‘꿈T’(꿈돌이 Taxi) 출범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카오T 지역형 가맹사업은 카카오 모빌리티(본사)와 지역이 상생하는 사업모델로, 지역 가맹점사업자가 독자적으로 가맹점을 모집·운영하는 방식이다. 사업 운영은 가맹 사업자가 맡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정보통신 기술 개발과 카카오T 앱 지원에 집중하는 구조로, 가맹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8%로 낮췄다. 애니콜모빌리티는 지난해 카카오T 대전 지역 가맹 사업자로 선정된 후 대전시에 여객 자동차 플랫폼 운송가맹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협약에 따라 애니콜모빌리티가 꿈돌이 표시등 설치 비용의 50%를 부담한다. 시는 올해 9000만 원의 예산으로 약 1500대의 택시에 꿈돌이 표시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해 9월 택시 2000대에 꿈돌이 표시등을 설치해 ‘꿈돌이 택시’를 출범한 바 있다. 꿈T는 카카오 앱을 통해 호출이 가능하다. 다만 현재는 블루파트너스에서만 이용할 수 있고, 꿈T·블루·네모를 포함해 가장 빠른 택시가 배차된다. 시는 카카오 본사와 꿈T 단독 선택 방식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꿈T가 대전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앱 호출 서비스로 시민뿐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친숙하고 편리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의원 끌어내라” 증언한 조성현…尹측이 ‘기억력’ 문제삼자 ‘이렇게’ 답했다

    “의원 끌어내라” 증언한 조성현…尹측이 ‘기억력’ 문제삼자 ‘이렇게’ 답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 2차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12·3 비상계엄 당시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한 조성현 국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에 대해 반대 신문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둘러싸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조 경비단장의 기억력을 언급하며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려 했으나 조 경비단장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기존의 증언을 유지했다. 2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공판기일에서는 1차 공판기일에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조 경비단장에 대한 윤 전 대통령 측의 반대 신문이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가 “국회에 와서 빈 몸으로 작전을 투입시켰는데 이례적인 것 아닌가”라고 묻자 조 경비단장은 “그 상황 자체는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답했다. 송 변호사는 “이 사건 핵심은 대통령이 군을 동원해 의원을 끌어내고 국회 기능을 영구적으로 불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라며 “이런 계획을 세웠다면 계엄 선포 2시간이 지나서야 병력을 국회로 출동시키진 않았을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부터 줄곧 고수해 온 ‘경고성 계엄’ 주장을 강조하기 위한 질문으로 해석된다. 송 변호사의 질문에 조 경비단장은 “평가할 수는 없지만 특이한 상황은 분명하다”라고만 말했다. 송 변호사는 “국회의원을 끌어낸다고 해도 어디에 구금할지, 감시하고 지켜볼지에 대한 것이 없다면 의원들이 다시 국회로 들어갈 텐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게 즉흥적으로 할 수 없는 작전 아니냐”고 다시 물었다. 조 경비단장은 “먼저 군사 작전에는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을 수 없다”면서 “왜 그렇게 지시했을까요, (그렇게) 잘 알고 계시는데”라고 꼬집었다. 조 경비단장의 답변에 방청석에서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해도 증인은 25년간 군 생활을 했는데 이게 가능해 보였다”라고 묻자 조 경비단장은 “불가능한 지시를 왜 내리는지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에 “정당하냐를 떠나서 당시 상황을 볼 때 군사적으로 가능해 보였나”라고 재차 질문했다. 조 경비단장은 “그게 군사 작전으로 할 지시인가”라고 반문하며 “‘네, 이상 없습니다’라고 가서 할 사람이 있을까”라고 윤 대통령 측 질문에 의문을 표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원래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는 것 아닌가”라고 증인의 기억력까지 문제 삼았다. 급박했던 당시 상황에 대한 증인의 기억과 진술이 틀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파고든 셈이다. 그러나 조 경비단장은 “특정 기억은 도드라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받아쳤다. 앞서 조 경비단장은 지난 14일 첫 공판의 검찰 주신문에서 계엄 당일 이진우 당시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에 진입해 의원들을 끌어내란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반대 신문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이 ‘이진우가 증인에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보기 힘들 것 같다’고 하자 조 경비단장은 “여기서 다뤄야 할 건 그런 지시를 저에게 줬다는 것이고 해석은 나중에 이진우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조 경비단장이 이진우 전 사령관의 지시를 임의로 해석해 부하에게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전달한 뒤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취지로 따져 묻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검찰과 헌법재판소, 이 법정 진술이 모두 다른데 진술 번복 이유가 자신의 지시가 문제가 있는 거란 판단에 유리한 쪽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하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고도 말했다. 조 경비단장은 윤 전 대통령 측의 거듭된 질문에 당일 부하에게 지시를 내린 것이 아니라, 부하가 어떤 상황인지 묻자 자신이 1경비단 전체 임무를 설명해준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국회 안 인원은 국회의원이라는 거냐. 증인이 그렇게 지시했다는 거냐’라고 재차 묻자 조 경비단장은 “제가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며 “(부하에게 설명할 때는) 인원인지 의원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전반적 상황에서 (끌어낼 대상이) 국회의원이 아닌 다른 인원이 있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이후에도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이어가자 조 경비단장은 “수 차례 진술했다”며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 경비단장은 끝내 재판부를 향해 “재판장님, 같은 것을 말씀드려도 (계속 질문한다)”고 항의하기에 이르렀다. 재판부는 “증인(조성현) 말씀이 일리가 있다. 일관된 얘기는 ‘(부하가) 물어보길래 ‘이런 거’라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설명해줬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계엄 당일 출동 당시 실탄 대신 공포탄을 챙겨 가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느냐’며 질서유지 차원의 병력 출동이란 취지로 질문하기도 했으나 조 경비단장은 “안전이 목적이라는 건 사후적이었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거듭 조 경비단장의 증언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위증하면 처벌받는다. 정확히 말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 오산시, 미혼남녀 만남 행사 첫 결실···‘SOLO(솔로)만 오산’ 1호 부부 탄생

    오산시, 미혼남녀 만남 행사 첫 결실···‘SOLO(솔로)만 오산’ 1호 부부 탄생

    ‘솔로만 오산’, 3차례 걸쳐 33쌍 매칭 성공 경기 오산시는 결혼 적령기 남녀들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자 추진한 행사인 ‘SOLO(솔로)만 오산’ 참가자 중 1호 부부가 탄생했다고 21일 밝혔다. 솔로만 오산 프로그램은 이권재 오산시장이 도시 평균연령이 41.1세의 젊은 청년 도시인 만큼, 결혼이 주요 관심사란 점에 착안해서 비롯된 사업이다. 오산시민 또는 오산에서 직장을 다니는 만 23~39세 미혼 남녀 12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3회에 걸쳐 연애코칭, 와인파티 등 청춘 만남과 연애 프로그램 등으로 만남을 마련했다. 3차례 행사에서 33쌍의 커플이 매칭에 성공하며 전체(1~3회) 매칭률 55%를 기록했다. 1호 부부는 지난해 9월 솔로만 오산 1기 행사를 통해 커플이 됐으며, 6개월여 연애 기간을 거쳐 지난 19일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에 참석한 이권재 시장은 “솔로만 오산 프로그램을 통해 소중한 인연이 마련된 것도 감사한 데 첫 1호 부부가 탄생한 것은 우리 시에 있어 경사”라며 “앞으로도 오산 청년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좋은 정책을 발굴해나가는 시장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오산시는 올 하반기에도 솔로만 오산을 추진할 예정이다.
  • ‘천안 투어’, 관광 안내책자 영문판 발간

    ‘천안 투어’, 관광 안내책자 영문판 발간

    충남 천안시는 영문판 관광 안내책 ‘자세히 보고 오래보아야 아름다운 천안’을 새롭게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영문판 관광 안내책자는 천안 8경·명소·축제·문화유산·힐링 코스 등 총 8개 테마로 구성됐다. 책자는 명소별 역사적 배경·여행 팁 등을 사진과 함께 담아 천안의 다양한 매력을 외국인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다. 시는 나태주 시인의 ‘그리운 고장, 천안’ 영문 번역본도 수록해 천안에 대한 정서적 공감과 깊이를 더했다. 책자는 시 관광안내소와 천안 K-컬처 박람회, 천안흥타령춤축제 등 주요 축제장에 배포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다국어 콘텐츠를 확대해 글로벌 관광도시로서 위상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 ‘블랙요원 30년’ 홍장원 “대통령의 그 말, 굉장히 충격적”

    ‘블랙요원 30년’ 홍장원 “대통령의 그 말, 굉장히 충격적”

    12월 3일, 비상계엄의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한 통의 전화는 국정원 고위 간부에게 오래도록 남을 기억이 됐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해 12월 3일 이른바 ‘계엄의 밤’으로 불린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왜 그러세요?’라고 묻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 30년 경력자로서 자신의 경험과 내부 개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홍장원 전 차장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날(12월 3일)로 돌아간다면 대통령에게 뭐라고 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분에게 ‘왜 그러세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감정 섞인 목소리로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라고 지시했던 게 생생히 기억난다”며 “‘그럼 누구를 잡으라는 말씀이십니까’ 정도는 물어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충격적인 단어였고, 복합적인 감정이 남아 있는 안타까운 기억”이라고 덧붙였다. 홍장원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직후 직접 전화를 걸어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을 줄 테니 방첩사령부를 우선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비상계엄 상황에 대통령의 직접 지시인 만큼 뭔가 큰 일이 있다는 생각에 곧장 방첩사령부에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첩사령부로부터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등 정치인 14명의 실명이 담긴 체포명단을 듣고 나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홍장원 전 차장의 메모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파면 판결에 주요 근거로 작용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홍 전 차장은 국정원에 대한 깊은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국정원은 국내정보 수집과 대공수사권이 폐지됐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오히려 더 특화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정보기관으로서의 국제적 위상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1만 명 이상 파병한 사실을 국정원이 작년 10월 세계 최초로 포착했고, 이 내용으로 직접 나토에 브리핑도 다녀왔다”며 “국정원은 이제 정보기관계의 프리미어리그 같은 위상을 갖게 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홍장원 전 차장은 자신이 블랙요원(비공식 요원)으로 시작해 국정원 1차장까지 오른 첫 사례라는 점도 언급했다. “30년 동안 너무 재미있게 일했다”며 “이제는 블랙이 아니라 그레이 요원이 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자신을 향한 일부 유튜버들과 정치권의 공격에 대해서는 “정권의 카르텔에 깔려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사람들,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가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끝으로 그는 “국정원이 지금처럼 투명성과 전문성을 유지해가길 바란다”며 “정보기관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정말 도전해볼 만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 창원시, 창원NC파크 사망사고 사고조사위 구성…“사고 수습 만전”

    창원시, 창원NC파크 사망사고 사고조사위 구성…“사고 수습 만전”

    지난달 경남 창원NC파크 구조물 추락 사고로 야구팬이 숨진 일과 관련해 창원시가 ‘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를 꾸리기로 했다. 시는 최근 내부 검토를 이어온 끝에 시가 사조위를 구성해 운영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냈다고 18일 밝혔다.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설물안전법)에 따른 사조위가 기초자치단체에서 출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설물안전법은 일정 규모 이상 피해를 낸 시설물 사고 조사를 위해 국토교통부 장관(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이 사조위를 구성·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국토부는 시설물안전법상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는 사망자 또는 실종자가 3명 이상이거나 사상자가 10명 이상인 인명피해가 난 경우에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된 점을 고려해 그동안 지자체가 조사위를 꾸리는 것이 맞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다만 경남도는 해당 시설물 관리·감독 기관이 창원시인 만큼 시에서 조사위를 꾸려야 한다며 도 차원의 사조위 설치에는 부정적이었다. 시는 최근 국토부 등과의 협의를 거친 끝에 지난 17일 최종 회의를 열고 시 차원에서 사조위를 구성하기로 결론 내렸다. 시는 이날부터 사조위 위원 구성 등 절차에 들어간다. 사조위에는 창원시·창원시설공단·NC 다이노스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합동대책반이 그동안 창원NC파크에서 시행해온 안전 점검 결과를 받아 검토하는 등 시설물 안전을 살펴보고 사고 조사와 관련된 전반적인 활동을 맡는다. 사고 이후 안전 점검이 진행 중인 창원NC파크 재개장 여부는 사조위 출범 이후 안전성 확보 판단이 내려져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기초단체에서 사조위가 꾸려진 사례가 없어서 위원 구성부터 활동까지 살펴볼 내용이 많다”며 “국토부 협조를 받아 사조위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원 구성을 마치고 이르면 다음 주 중 1차 회의를 열 예정”이라며 “시민분들과 야구팬들의 안전을 위해서 사조위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고를 수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NC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린 3월 29일 창원NC파크의 건물 외벽 구조물이 추락해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 3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 관람객이 머리를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사고 이틀 만인 지난달 31일 세상을 떠났다. 다른 한 명은 쇄골이 부러져 치료 중이며 나머지 한 명은 다리에 타박상을 입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떨어진 구조물은 약 길이 2.6m, 폭 40㎝로 무게는 60㎏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물이 설치된 곳은 매점 위 구단 사무실 창문 외벽 약 17.5m 높이다. 평소에는 고정된 상태였으나 사고 당일 알 수 없는 이유로 떨어졌고 매점 천장에 한 번 부딪힌 뒤 3~4m 아래로 추락했다. 경찰은 최근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으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 지난 11일에는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 창원NC파크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 [열린세상] 일상의 힘, 광화문글판 서른다섯 해

    [열린세상] 일상의 힘, 광화문글판 서른다섯 해

    마침내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지난겨울 계엄과 탄핵 정국 기간 동안 가장 절실하고 소중한 것은 일상성 회복이었다. 이 과정에서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이라는 시인과 촌장의 노랫말 ‘풍경’이 널리 공감받았다. 제자리를 찾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삶의 풍경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그리고 한번 어그러진 것이 본연의 자리를 되찾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시금 확인했다. 1986년 발표된 ‘풍경’은 2020년 가을 광화문글판에 실려 회자된 바 있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상황에서 30주년을 맞아 시민들에게 공모한 문안으로 채택된 이 광화문글판 글귀는 평화롭고 온전한 일상 회복을 바라는 마음이 모인 것이기도 했다. 광화문 사거리와 강남 한복판 가장 눈에 띄는 건물에 희망과 위로를 담은 글귀를 계절마다 전달해온 광화문글판이야말로 일상의 소중함을, 나아가 일상의 힘을 잘 일깨워준다. 개인적으로는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에 오랫동안 관여했기에 조금 아는 내면은 이렇다. 광화문글판에는 떨치기 힘든 욕망과 유혹을 이겨 낸 인본주의가 담겨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중심지의 랜드마크 건물에 자리한 가로 20m, 세로 8m 크기의 현판에 회사나 상품을 광고, 홍보하고 싶은 것은 자연스럽고 떨치기 어려운 욕망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억누르고 큰돈을 들여가며 따뜻하고 정감 어린 그리고 시의성 있는 글귀를 오랫동안 또박또박 전달해 왔다. 그럼으로써 개개의 일상을 보살피는 것이 공동체의 일상을 지키는 것이고, 기업과 시민사회를 더 아름답고 위대하게 만드는 것임을 보여 주고 있다. 광화문글판은 1991년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에 의해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활력 다시 찾자”라는 문구로 시작됐다. 이후 “개미처럼 모아라/ 여름은 길지 않다”와 같이 대산의 경험과 지혜를 전달하다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시민에게 위안을 주는 문안을 걸자는 그의 제안으로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고은 ‘낯선 곳’)를 올리며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시민과 온전한 소통을 위해 문인, 언론인, 학자 등으로 문안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 문안선정위원회는 이 현판이 공공재이고 주인은 시민이라는 취지에서 ‘광화문글판’이라고 이름 지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나태주 ‘풀꽃’),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정현종 ‘방문객’),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시민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은 광화문글판 문구들이다. 이 문구들은 공통적으로 일상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까지 논의됐지만 애석하게 광화문글판에 오르지 못한 기억에 남는 문구가 있다.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숟가락을 부딪치며 저녁을 먹자”(이상국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네가 켜는 촛불은 희미하나/ 네 마음은 하늘이구나/ 네가 이 세상의 풍경이 되거라”(김형영 ‘홀로 울게 하소서’) 등이다. 일찍 귀가해 아이들과 뒹굴며 함께 저녁을 먹는 일상의 소중함과 촛불을 켜고 귀가가 늦는 남편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이 시구들 또한 일상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잘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광화문글판의 힘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함께 공감하며 가꾸는 일상성과 그것을 지속하는 초심에 있다. 어느새 서른다섯 해를 맞은 광화문글판이 펼칠 서른 자의 마법과 이를 변함없이 운영하는 이의 마음을 헤아린다. 참 고마운 일이다. 곽효환 시인·전 한국문학번역원장
  • 9시만 되면 수상한 코인 급등?…‘경주마·가두리 펌핑’ 시세조종 딱 걸렸다

    9시만 되면 수상한 코인 급등?…‘경주마·가두리 펌핑’ 시세조종 딱 걸렸다

    특정 시간만 되면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이 폭등하는 이른바 ‘○시 경주마’, 입출금이 막힌 거래유의종목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가두리 펌핑’.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날 금융위 의결을 거쳐 이런 수법으로 가상자산 시세조종을 한 혐의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고발된 혐의자들은 가상자산 시장이 24시간 거래가 이뤄지고, 같은 가상자산이 복수의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는 특성을 악용해 가상자산의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주마 수법의 경우 거래소의 가격변동률이 초기화되는 시점을 활용해 해당 시간에 물량을 대량 선매집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다. 가상자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 경주마를 연상시킨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예컨대 국내 거래소 중 점유율이 가장 높은 업비트의 경우 다수의 글로벌 거래소에 맞춰 협정세계시(UTC)를 기준으로 일별 데이터를 계산하는데, UTC는 한국 시간보다 9시간이 느리다. UTC 0시가 한국 시간 오전 9시인 것인데, 이 시간에 가격 변동 폭이 커지는 경우가 많아 ‘약속의 9시’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가격 변동률 초기화 시점은 거래소마다 상이하다. 혐의자들은 경주마 수법으로 20~30분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초당 1~2회의 시세조종 주문을 집중, 반복해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것처럼 꾸몄다. 가두리 펌핑은 거래유의종목 지정으로 입출금이 막힌 종목에 대해 인위적으로 시세를 조종해 한 개의 거래소 안에서만 시세가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혐의자들은 유통량이 부족한 중소형 종목은 인위적인 시세조종이 쉽다는 점을 이용했다. 거래유의종목을 사전에 매집한 이후 수 시간 동안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해 가격을 띄워 매수세를 유인했다. 이들이 시세조종한 가상자산 가격은 한때 다른 거래소보다 최대 10배 이상 급등했고, 시세조종이 끝나면 급락해 이전 가격으로 돌아왔다. 금융당국은 “이용자들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시각에 가격이 급등하거나, 입출금 차단 등의 조치 기간 중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에는 예기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으니 추종 매매 등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국은 “특정 거래소에서만 특정 가상자산의 가격이 급등락하는 경우 해당 거래소에서 주의종목으로 지정·안내하고 있으니 이용자는 주의종목 지정 여부 등을 면밀히 확인해달라”고 덧붙였다.
  • 오산시 기업 4곳, 자매도시 안동 산불 피해 성금 2600만원 기부

    오산시 기업 4곳, 자매도시 안동 산불 피해 성금 2600만원 기부

    오산시는 17일 자매도시인 경북 안동시의 산불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해 관내 4개 기업이 총 2천600만 원의 성금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대림제지와 위즈텍 (각각 1천만 원), 제이씨앤엠(500만 원), 정진넥스텍(100만 원)은 이날 오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인 조찬 세미나 중 성금을 모아 이권재 오산시장에게 전달했다. 성금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전달돼, 안동 지역의 복구와 이재민 긴급구호 활동에 쓰일 예정이다. 앞서 오산시는 지난 3월 26일 마스크 1만여 장 등 긴급 구호 물품을 현지에 전달한 데 이어 지난 4월 4일 오산시 공직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고향사랑기부금 3천528만 원을 별도로 기탁했다. 또 오산시자원봉사센터는 시민들의 따뜻한 참여로 마련된 수건·속옷·양말 등 생필품 5박스를 안동시에 전달했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따뜻한 마음을 모아주신 기업인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산불 피해를 본 이웃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오산시도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 “문인 1000명 인장 어렵게 모았지만… 내 것이라고 생각 안 해요”[서동철의 노변정담]

    “문인 1000명 인장 어렵게 모았지만… 내 것이라고 생각 안 해요”[서동철의 노변정담]

    이재인 관장의 본업은 소설가베트남전 1년 참전 후 전쟁소설 구상1989년에 쓴 ‘악어새’ 10만부 히트연좌제 넘어 참전… 집필 약속 지켜서울신문·사상계 읽고 ‘문인의 꿈’오영수 권유로 경기대 국문과 입학장준하의 사상계社에서 알바 기회전국 대학생 백일장 詩부문서 당선서울·충북에서… ‘연설문의 달인’예산고 교사 부임… 어릴 때 꿈 이뤄충북교육위서 교육감 연설문 쓰고당시 문교부 장관 연설문까지 작성유치진·서정주… 인장 1200과 소장인장 찍힌 책 인지는 ‘정품 보증서’문인 인장 공간 생긴다면 기증하고향토문화 좀더 발전하도록 힘쓸 것 충남 예산의 한국문인인장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새삼스럽게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벗어나 새로 뚫린 평택~부여 고속도로를 타고 예산 땅에 접어드니 추사고택 나들목을 알리는 푯말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옛집을 가리키는 표현이 고속도로 나들목 이름이 될 줄을 추사 김정희 선생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박물관으로 가려면 예산예당호나들목으로 나가야 한다. 강태공들에게 꿈의 낚시터인 예당저수지 얕은 여울목에는 새로 나는 물풀을 헤치며 백로며 왜가리가 그야말로 떼를 지어 먹이를 찾고 있었으니 눈이 씻기는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멀지 않은 곳에 한때 멸종됐던 황새를 번식해 보존하는 예산황새공원이 있다. 자신들의 안전이 보장된 고장이라는 것을 새들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나 보다. 예당저수지가 있는 대흥면을 벗어나 광시면에 접어들면 한우마을이 나타난다. 작은 동네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고깃집이 자리잡을 수 있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마을을 찾는 손님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다. 이재인 관장은 광시파출소 앞으로 마중 나와 있었다. 보령·청양으로 가는 길을 따라 달리다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좁은 길이지만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그런데 이 관장을 따르지 않더라도 박물관은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한우마을부터 10개가 넘는 표지판이 갈림길마다 방향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장에게 “지역에서 대접을 잘 받으시는 것 같다”고 했더니 “박물관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작은 공간을 고향분들이 존중해 주시고 있는 것 같아 고마울 뿐”이라며 웃었다. 이 관장의 본업은 소설가다. 그는 1985년 ‘예술계’ 신인상에 단편소설 ‘금이빨과 금지구역’이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같은 해 교육신보사의 2000만원 현상 공모전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조금 나이가 있는 세대라면 그가 1989년 발표하고 10만부가 팔려 나간 장편소설 ‘악어새’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에게 “동네에서는 선생님을 어떻게 부르느냐”고 하니 “여기선 교수님”이란다. 그는 경기대 국어국문학과 1회 졸업생으로 모교에서 소설론을 가르치다 정년퇴임했다. “‘악어새’를 발표할 당시는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은 무엇이든 성공할 때였어요.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이원규의 ‘훈장과 굴레’, 이상문의 ‘황색인’,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안정효의 ‘하얀전쟁’이 그렇지요. 그런데 ‘악어새’가 다른 것은 한국인의 시각이 아닌 베트남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전쟁을 그린 겁니다.” 그는 대학 3학년 1학기를 마칠 무렵 군에 입대했다. 2학기 등록금 낼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논산에서 신병 훈련을 마치고 육군통신기지창에서 10개월 남짓 졸병 생활을 하던 중 베트남전 모병 소식이 들려왔다. 5개월 동안의 전투 훈련을 마치고 군수지원단에서 일하며 베트남의 이런저런 사정에 관심을 가졌다. 1년 동안의 베트남전 참전을 마치고 돌아와 제대할 때까지 전쟁 소설을 구상했다. 베트남에서 모아 고향에 보낸 ‘피 같은’ 전투수당은 그동안 농토와 송아지로 바뀌어 있었다. “베트남에 가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연좌제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큰아버지가 좌익 활동을 했는데 6·25 때는 장택상씨 집을 차지해 살았을 만큼 거물급이었다고 해요. 그러니 베트남전에 지원해도 보내 주지 않는 겁니다. 부대 방첩대장을 찾아가 “국문과를 다니다 입대한 소설가 지망생인데 베트남전에 참전해 꼭 작품으로 쓰고 싶다”고 간청했어요. 그랬더니 한참 듣고 있던 방첩대장이 부관에게 “저 자식 베트남에 보내 버려” 하는 것이었어요. ‘악어새’는 그 약속을 지킨 것이기도 합니다.” 그는 지금도 열심히 작품을 생산한다. 그동안 장편소설만 10권을 냈다. 하지만 소수의 작가만 팔리는 시대 ‘악어새’ 같은 반응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근작을 읽고 박물관으로 찾아오는 독자가 있다고 한다. 그때마다 작가는 ‘영원한 스타’라고 생각한다. 문학은 죽었다고들 하는데 작가와 독자가 이렇게 만나는 걸 보면 아직은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에게 “어떻게 문학을 하게 되셨냐”고 하니 “이야기가 긴데…” 하더니 보따리를 끌러 놓기 시작한다. “국민학교, 요즘 말로 초등학교에 열 살이 되어서야 들어갔어요. 이장댁에 배달된 서울신문이며 서울신문 어린이판을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읽었습니다. ‘학원’이나 ‘현대문학’도 닥치는 대로 찾아봤고 나이가 남들보다 많기는 했지만 초등학교 4학년짜리 아이가 ‘사상계’에 실린 문학작품도 탐독했어요. 그런데 집에서는 남의 집 머슴살이를 권했지요. 머슴을 살면 한 해 쌀이 두 가마이니 3년 여섯 가마면 논 세 마지기를 사서 초가삼간을 지을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머슴을 살기에는 꿈이 너무 자라나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예산군 경찰의 날 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했다. ‘먹방’의 대명사인 예산 출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할아버지가 당시 예산경찰서장이었다. 서울신문과 경향신문 독자란에 투고한 글이 실려 자신의 이름이 인쇄돼 나오던 시절이다. 그 언저리 이재인의 꿈은 문인이 돼 예산이나 홍성에서 중학교 교사로 자리잡는 것이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16세 문학청년은 결국 가출해 서울에 왔다. 종로6가 어문각 언저리에서 구두닦이를 했는데 활자로만 뵈던 ‘갯마을’의 작가 오영수를 만나게 된다. 어디에 가면 누구를 만날 수 있는지쯤은 짐작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는 오 선생의 구두를 닦으며 “작가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했다. 그는 “부탁을 하면서 구두 닦은 값은 그대로 받았으니 아직도 미안하다”며 웃었다. “청계천 헌책방에서 지나간 문예지를 헐값에 한 무더기 사서 고향으로 내려갔어요. 강의록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 검정고시도 공부했습니다. 이듬해 봄 오영수 선생으로부터 우편엽서를 받았어요. 공부하고 싶으면 올라오라는 겁니다. 경기실업초급대학이 경기대학교로 승격한 첫해 입학할 수 있었어요. 광시 양조장집 여주인이던 서창남 시인의 도움도 컸습니다. 서 시인은 오영수 선생에게 ‘시골서 공부를 열심히 시킬 테니 길을 좀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지요.” 대학에 들어간 그는 존경하던 ‘사상계’ 발행인 장준하 선생에게 편지를 보냈다. “언론인이 되고 싶은데 사상계에서 근무하게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장 선생은 엽서로 답장을 보내 왔는데 “공부를 열심히 해서 졸업하면 오라”는 것이었다. 사상계사로 인사차 찾아갔더니 정기 구독자에게 부칠 봉투에 주소를 쓰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주었다. 사상계 알바생이 된 이 관장은 경기대 학보사 기자로 특채됐다. 이 관장은 글 쓰는 일을 시작하며 인생이 비로소 흐르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했다. 경기대 시절 양주동, 박남수, 이형기, 홍기삼, 김광식, 이형기 선생 등 문단의 대표적 존재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다. 그는 이 무렵 영남대가 주최한 전국 대학생 백일장 시 부문에서 당선되면서 더욱 자신이 붙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잡지사 몇 군데를 거쳐 예산고 교사로 부임했다. 어린 시절 꿈이 이뤄진 것이다. 백종원 대표 집안에서 설립한 학교다. 부천 소명여고, 충북 영동중, 미원고, 충주상고에도 재직한다. 이 즈음 글쓰기 능력을 인정받아 충북도 교육위원회에서 교육감 연설문을 작성하게 된다. ‘연설문의 달인’이라는 소문이 서울까지 퍼지면서 당시 문교부 공보관실 교육연구사로 장관 연설문을 썼다. “청주 시절이었어요. 그때 고교 교사 보충수업 수당이 시간당 700원이었습니다. 집에서 개 한 마리를 키웠는데 어느 날 가방 하나를 물고 들어왔어요. 현금 500만원과 월급봉투가 들어 있었으니 놀랐지요. 봉투에 적힌 대로 도자기 회사에 전화를 걸어 주인을 찾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도자기 회사 임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만나자고 하는 겁니다. 그분 도움으로 중국·러시아·중앙아시아 동포를 현지 조사하며 석사 학위를 마칠 수 있었어요. 도자기 회사가 옌볜 지린대에 거액을 지원하면서 그곳에서 박사 학위도 할 수 있었고요. 돌이켜 보면 제 길은 거기서부터 열렸는가 봅니다.” 지금도 박물관 마당의 강아지를 끔찍하게 챙기는 이유일 것이다. 문인인장박물관은 고향으로 돌아온 2000년 개관했다. 인장박물관은 1000명 안팎 문인의 1200과(顆) 남짓한 인장을 소장하고 있다. 그에게 “문인의 도장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요즘 책은 대개 인지를 생략하지만 과거엔 반드시 작가의 인장이 찍힌 인지가 붙어 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인지는 저작권 증지라는 표현으로 대체할 수 있어요. 책의 말미에 붙인 인지는 작가와 출판사의 약속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인지는 낙관처럼 ‘정품 보증서’를 뜻한다는 설명이다. 박물관 소장품은 유치진, 박종화, 서정주,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오영수, 조연현, 백철 등 우리가 아는 20세기 문인의 인장을 망라한다. 대부분은 직접 건네받았고 작고한 문인은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았다. 박물관을 찾아오는 문인에게는 입장료 대신 인장을 달라고 했다. 박물관은 봄가을로 명사 초청 강연회를 가졌는데 “사례금 영수증에 인장이 필요하다”며 자연스럽게 ‘기증’을 유도하기도 했다. “어렵게 모았지만 내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문인의 인장을 빛나게 하는 공간이 생긴다면 흔쾌히 기증하려 마음먹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립한국문학관이 개관해 자리가 만들어진다면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지요.” 인장박물관에는 충남문학관이라는 간판도 걸려 있다. 지역 문학유산을 좀더 부각시키겠다는 취지다. ‘근대예산풍류선’과 ‘홍주 역사 인물기행’을 펴내며 향토문화 발굴사업에서 힘을 기울인다. 박물관은 항상 문을 열어 놓고 있지는 않지만 이 관장이 자리를 지키는 낮에는 안내판에 적힌 대로 전화를 걸면 관람할 수 있다. “우리 박물관이 자리잡고 주변에 모두 9개의 박물관이 들어섰어요. 고향에 돌아왔으니 지역문화가 좀더 발전할 수 있도록 부추기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읽고 싶은 책이 너무나 많아요. 아직은 건강에 자신이 있는 만큼 이렇게 허송세월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이재인 박물관장은 1945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났다. 경기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중·고교 국어교사와 문교부 공보관실 교육연구사로 일했다. 경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이 대학 한국문화연구소장을 지냈다. 월간문학상, 한국평론가협회상, 한국박물관인상, 백제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악어새’를 비롯한 10편의 장편소설과 ‘오영수 문학 연구’ 등 연구서를 펴냈다. 현재 한국문학관협회와 한국박물관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매 순간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노벨상 이후 첫 산문집 펴낸 한강

    “매 순간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노벨상 이후 첫 산문집 펴낸 한강

    “이 일이 나의 형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지난 삼 년 동안 서서히 감각해왔다. 이 작은 장소의 온화함이 침묵하며 나를 안아주는 동안. 매일,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북향 정원’ 부분) 지난해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5)의 신작 산문집이 오는 24일 출간되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노벨상 수상 이후 첫 작품으로, 제목은 ‘빛과 실’이다. 문학과지성사(문지)의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 아홉 번째 책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과 함께 미발표 시, 산문, 일기 등이 수록된다. 앞서 일부 인용한 ‘북향 정원’도 이번 산문집에 실리는 글이다. 문학·출판계에 따르면 한강은 지난해 노벨상 수상 이후 두문불출하며 신작 집필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눈에 띄는 행적으로는 지난 2월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영국판 출간을 계기로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한 것과 지난달 26일 동료 문인 414명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 것 정도다. 이번 산문집 다음으로는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신작 소설 출간이 예정됐다.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받았던 단편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과 2018년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한 단편 ‘작별’에 이어지는 작품이다. ‘빛과 실’은 한강이 지난해 12월 8일(현지시간) 노벨상 수상자 강연에서 낭독한 연설문 제목이기도 하다. 폭력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세계의 역설, 그리고 그것을 문학과 사랑의 힘으로 꿰뚫으려는 문인의 의지가 잘 드러난 산문이다. 연설문 원문은 지금도 노벨상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지는 한강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출판사다. 한강은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서 등단하기 직전인 1993년 문지에서 나오는 문예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등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데뷔했다. 한강은 노벨상을 받기 직전에 나온 문학과사회 가을호에도 시 ‘고통에 대한 명상’과 ‘북향 방’ 두 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당대 문단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이질적인 감각으로 세계의 고통을 환기했다고 평가되는 한강의 초기작 ‘여수의 사랑’(1995)을 비롯해 장편 ‘그대의 차가운 손’(2002), ‘바람이 분다, 가라’(2010), 중단편집 ‘노랑무늬 영원’(2012) 등도 문지에서 나왔다. 한강의 첫 번째이자 현재까지는 유일한 시집인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도 문지시인선 438호로 출간된 바 있다. 한강의 신작은 교보문고를 비롯한 대형서점에서는 24일부터, 일반 서점에서는 25일부터 구매할 수 있다.
  • 산단·교통 갖추니 인구 2.3배 쑥… 대구 미래 이끄는 ‘중심지’ 달성

    산단·교통 갖추니 인구 2.3배 쑥… 대구 미래 이끄는 ‘중심지’ 달성

    다사·화원읍 지나는 도시철도 개통8개 산업단지에 기업체 1100곳 입주주거~문화 인프라 들어선 도심 구축30년 새 군민 11.3만→26.6만명 급증평균 43.1세… 군 단위 출생아 수 1위예산 규모 722억서 9568억 ‘10배로’ 24시간제 어린이집·진학 컨설팅 등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만들기 집중 노인 일자리 확보에도 206억 투입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밭이 바다가 되는 것처럼 세상이 확 바뀐다는 뜻으로 올해 대구시 편입 30주년을 맞이한 달성군을 설명하는 적확한 사자성어이다. 편입 당시 외곽 지역이던 달성군은 인구가 2.3배 늘었고 예산 규모도 10배 이상 커지면서 대구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평균 연령 43.1세로 대구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달성군은 대구 미래를 이끌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훈 대구 달성군수는 지난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달성군이 첨단산업 중심지로 거듭난 기반에는 지역 곳곳에 자리한 산업단지 내 기업들의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며 “이제는 교육도시 달성을 조성해 인재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라는 미래 청사진을 그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산업·인프라 혁신, 인구 유입 톡톡 달성군은 1995년 3월 1일 대구시 편입 당시 11만 3000명이었던 인구가 올해 26만 6000여명으로 급증했다. 예산 규모 또한 722억원에서 9568억원으로 늘었다. 인구가 늘고 예산 규모가 커지면서 행정구역도 1읍 8면에서 6읍 3면으로 변화했다. 인구 유입은 도시철도 개통과 산업단지 조성으로 가속화됐다. 2005년 대구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하면서 달성군에 다사읍 문양역, 다사역, 대실역 3곳이 생겼다. 2016년에는 1호선 연장으로 화원읍에 화원역과 설화명곡역이 들어섰다. 향후 1호선은 옥포읍 제2국가산업단지까지 연장된다. 1995년 4곳뿐이던 산업단지는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 등 신규 산업단지를 포함해 8곳으로 늘어났다. 올해 기준 달성군 산업단지의 기업체는 1100여곳에 달한다. 이 중 근로자 100인 이상 업체는 74곳이다. 이들 기업 중에는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 업체 엘앤에프와 농기계 생산 업체 대동 등이 있다. 국내 최대 단일 물류센터인 쿠팡 대구3물류센터도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자리잡았다. 산업과 지역 인프라가 발전하며 유가·현풍읍 대구테크노폴리스를 비롯한 새로운 도심도 생겨났다. 테크노폴리스는 2006년부터 정부 연구개발 특구로 지정돼 주거·상업·교육·문화 인프라를 모두 갖춘 계획 도시로 조성됐다. 이곳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경권연구본부, HD현대로보틱스 등이 들어섰다. ●군 단위 지자체 중 가장 ‘젊은 도시’ 달성군은 주민 평균 연령이 43.1세로 대구시는 물론이고 전국 82개 군 단위 지자체 중 가장 젊은 도시로 성장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전국 군 단위 출생아 수 1위 자리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도 1.05명으로 전국 평균인 0.75명을 웃돌았다. ‘젊은 달성’의 배경에는 달성군의 정책적 지원이 뒤따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 환경’ 조성 사업이다. 군은 2023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어린이집 영어교사 전담 배치 사업, 대구시 구군 최초 365일 24시간제 어린이집 등을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부터는 모든 어린이집의 24개월 이상 원아 특별활동비 전액 지급을 시행한다. 2023년 출범한 달성교육재단은 지역 청소년들이 학군, 입시 등의 문제로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입시설명회나 진로·진학 컨설팅, 해외 영어 캠프 등의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청년층을 위해서는 구지농공단지 내 청년문화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달성군은 지난해 한국산업단지공단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국비 60억원을 확보했다. 달성청년혁신센터에서는 지역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는 원스톱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신산업 육성 박차… 국책 사업도 싹쓸이 달성군은 산업 분야 발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발전의 중심에는 산업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2023년 제2국가산업단지 유치가 확정되고,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등 주요 국책사업도 잇따라 따냈다. 북구 매천동에 있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은 2032년까지 하빈면으로 자리를 옮긴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사업은 올해 국토교통부 주관 지역전략사업에 선정되면서 하빈면 일대 그린벨트 해제도 속도를 내게 됐다. 이 밖에도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는 대구시 기회발전특구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입주기업들이 세제, 금융, 규제특례 등의 혜택을 받는다. 노인 일자리 확보에도 힘쓴다. 올해 노인 일자리 예산은 달성군 역대 최대 규모인 206억원을 편성했다. 이를 통해 지역 맞춤형 일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최 군수는 “대구의 미래 100년을 이끌어 갈 첨단산업과 함께 진정한 의미의 ‘군민이 빛나는 달성’을 만들 수 있도록 교육, 문화, 복지 등 전 분야의 발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 광주 중앙공원, 전국 첫 국가도시공원 지정되나

    광주 중앙공원, 전국 첫 국가도시공원 지정되나

    광주 최대 규모 ‘풍암호수’를 품에 안은 ‘중앙공원’이 전국 첫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받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광주시는 무등산국립공원과 무등산권국가지질공원에 이어 국가도시공원까지 지정받게 되면 전국에서 최초로 ‘3대 국가공원’을 모두 보유한 도시가 된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가도시공원 지정 면적을 종전의 300만㎡에서 100만㎡로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토교통부 주도로 상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앙공원도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앙공원은 부지 면적이 279만 6446㎡로 법령이 개정되면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 국가도시공원 지정의 또 다른 조건인 ‘공원 부지 소유권 지자체 100% 보유’와 관련해서도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내년 12월까지는 중앙공원 내 모든 부지가 지자체인 광주시 소유로 바뀌면서 국가도시공원 지정 기준을 충족할 수 있게 됐다. 광주시는 중앙공원이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되면 공원의 운영·관리 예산이 국가에서 지원됨으로써 ‘충분하고 지속가능한’ 공원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광주’라는 지역브랜드 가치가 향상되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 및 관광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광주시는 중앙공원이 민주·인권 도시인 광주만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등 타 지역과 차별화된 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공원에 있는 ‘광주 호수생태원’을 국가정원으로 신청·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주인석 광주시 도시공원과장은 “관련 법률이 개정되면 하반기 국토부에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중앙근린공원을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받아 광주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3대 국가공원을 보유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도시공원은 도시공원 중 국가가 지정하는 공원으로 자연공원의 한 종류인 국립공원과는 다르다. 지난 2016년 국가도시공원에 대한 법률이 통과돼 시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지정된 국가도시공원은 없다.
  • 천상병시문학상에 장무령 시인

    천상병시문학상에 장무령 시인

    제27회 천상병시문학상 수상자로 장무령 시인이 선정됐다고 천상병시인기념사업회가 14일 밝혔다. 수상작은 지난해 출간된 시집 ‘모르는 입술’(청색종이)이다. 심사위원회는 “절대적 순수의 통각(痛覺)이라는 시적 경지를 통해 참신한 시 읽기의 맛과 재미를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제7회 천상병동심문학상은 동시집 ‘괴물이 될 테야’(상상)로 홍일표 시인이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27일 천상병공원에서 열린다.
  • 작은 존재들의 꿈틀거림… 詩로 가꾸는 언어의 정원

    작은 존재들의 꿈틀거림… 詩로 가꾸는 언어의 정원

    세포·닭·지렁이, 자연 다큐 같은 시집인간 아닌 다른 존재 탐구하고 성찰폭발물 횡행하는 세상 詩 역할 집중 삼라만상이 물질이다. 열 번째 시집에 이르러 시인은 세계를 이루는 물질에 시선을 두기로 했다. 현미경을 든 자연과학자처럼, 카메라를 든 다큐멘터리 감독처럼.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린다. 물질이 요동친다. 물질이 아우성친다. 얼마 전 새 시집 ‘시와 물질’로 돌아온 시인 나희덕(59)을 14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직전 ‘가능주의자’까지 아홉 권의 시집에서 인간에 대해 썼으니까요. 한 권 정도는 인간이 아닌 존재를 탐구하며 기리는 시를 써 보고 싶었어요.” 세포, 거미불가사리, 닭, 지렁이, 진딧물, 멸치…. 작은 존재의 꿈틀거림이 시인의 눈에 들어온다. 나희덕은 “자연 다큐멘터리 같은 시집”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인간 아닌 존재가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며 인간은 무엇을 느끼고 성찰할 것인가. 뚜렷하고도 분명한 문제의식이 피어오른다. 질주하는 문명의 끝에서 시인은 이제 시간이 “한 줌밖에”(‘여섯번째 멸종’ 중) 남지 않았음을 알아챈다. “인간과 자연, 생명과 죽음 등의 이분법을 생각해요. 과연 그사이에 자명한 선이 그어질 수 있을까요. 완강한 근대적 사유의 관습을 최대한 비워 내고 싶었어요. 과학자나 이론가들이 이야기를 꽤 자주 인용하고 있는데요. 이번 시집은 그들의 진술을 시적인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기도 했어요.” ‘현장의 언어’도 돋보인다. 예컨대 ‘광장의 재발견’은 시 안에 있는 문장 그대로 “계엄과 탄핵의 나날 속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나희덕은 지난겨울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렸던 집회에 참가했다. 그곳에서 발을 헛디뎌 얼마간 깁스 신세를 지기도 했으나 그는 여의도와 광장의 새로운 힘을 발견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위험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극우 정치인이나 정당이 힘을 얻고 있으니까요. 시 하나 쓴다고 새로운 사회를 열어젖힐 순 없겠죠. 하지만 급속도로 나빠지는 세계의 폭주를 늦출 순 있으리라 봐요. 발터 베냐민의 말처럼 우리 시대 혁명의 힘은 역사를 달리게끔 하는 게 아니라 멈춰 세우는 힘에 있을 겁니다.” 이번 시집은 빼곡한 독서의 흔적이기도 하다. 애나 로웬하웁트 칭의 ‘세계 끝의 버섯’, 리베카 솔닛의 ‘오웰의 장미’ 등 시인이 그간 탐독한 책들의 영향이 역력하다. 표제작 ‘시와 물질’은 독일의 과학저널리스트 슈테판 클라인과 노벨화학상을 받은 폴란드 출신 미국 과학자 로알드 호프만의 인터뷰가 담긴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에서 영감을 받았다. 어느 과학자가 정립한 이론과 규칙으로 그동안 인간이 알지 못했던 물질이 발견됐다고 하자. 그러나 그 물질이 훗날 인간과 세계에 ‘위험한’ 독극물이나 폭발물일 때 과학자는 그 발견에 책임을 져야 하는가. 호프만은 “심지어 시도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말로 응수한다. 호프만은 화학자이면서 시인이기도 했다. “시와 물질,/또는 시라는 물질에 대해 생각한다//한 편의 시가/폭발물도 독극물도 되지 못하는 세상에서/수많은 시가 태어나도 달라지지 않는 이 세상에서”(‘시와 물질’ 중) 두 사람의 대화에 나희덕이 말을 덧댄다. 정말로 시가 사람을 해칠까.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언어는 순수하지 않으니까. 어쩌면 가장 쉽게 오염되는 것이니까. “호프만의 말에 반문하게 되더라고요. 시는 무용하지만 유용한 것입니다. 그 역설로 세상을 치유하고 어루만지며 때로는 굳은 걸 풀어내고 갈라진 것을 연결합니다. 폭발물과 독극물이 횡행하는 시스템 안에서 언어의 정원을 가꾸고 흙을 보살피는 게 시의 일입니다. 그걸 믿기에 36년이나 시인으로 살았던 것이겠지요.”
  • 홍상수, ♥김민희와 아들 낳고 또…‘겹경사’ 전했다

    홍상수, ♥김민희와 아들 낳고 또…‘겹경사’ 전했다

    홍상수 감독이 배우 김민희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은 데 이어,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의 국내 개봉일을 확정했다. 이 작품은 서른 살 시인 동화가 연인 준희의 집을 방문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홍 감독의 33번째 장편 영화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측은 “직관적이고 익살스러우며 통찰력 있는 작품”이라며 극찬했고, 해외 평단도 “형식적 실험성과 진정성이 돋보인다” “도덕적 코미디를 부드럽게 풀어낸다”며 호평했다. 그러나 홍상수 감독이 여전히 법적 혼인 관계를 유지 중인 상황에서 김민희와의 출산 소식은 논란을 불렀다. 김민희는 최근 경기도 하남의 산후조리원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 속에서도 작품 자체에 대한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오는 5월 14일 개봉한다.
  • 성동구, 국어책임관 업무 우수 기관 선정…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

    성동구, 국어책임관 업무 우수 기관 선정…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

    서울 성동구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24년 국어책임관 업무 실적 평가 결과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평가는 매년 전국 중앙행정기관,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지난 한 해 동안의 국어책임관 업무 실적을 평가하는 제도다. 구는 2015년 ‘서울특별시 성동구 국어 진흥 조례’를 제정해 국어책임관을 지정하는 등 직원들과 구민의 올바른 국어사용, 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대표적으로 행정 업무 시스템 ‘우리말터’ 개설로 맞춤법, 표준어 개선이 필요한 행정용어에 대한 학습 자료를 게재해 직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또한 조례와 규칙의 ‘알기 쉬운 법령 용어 정비’로 법령 입안 단계부터 한자어 등 어려운 용어가 쓰이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고, 현행 법령에 남아있는 어려운 한자어를 우리말로 정비해 오고 있다. 또한 구청사와 동 주민센터 등에 설치된 IPTV에 ‘우리말글 바로쓰기’를 연중 송출하고 있으며,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근로자 등 국어 취약계층을 위한 수준별 맞춤 국어 교육을 실시해 국어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응봉산 개나리 축제에 초·중·고등학생들 대상으로 백일장을 개최하고, 우호 교류 도시인 캄보디아 바탐방주에 한국어책 500권 기증, 성동한국어학당 개소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 확산에 기여하는 등 다양한 국어 진흥 사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쉽고 바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주민과의 소통은 물론 행정의 신뢰성을 높이는데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올바른 언어 사용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정은귀의 시선] 다시 찾은 평화

    [정은귀의 시선] 다시 찾은 평화

    날마다 찾아드는 황혼에 평화 있으라다리 위에 평화 있으라술에 평화 있으라내가 사용하는 언어에 평화 있으라(중략)나는 바라지 않는다. 다시 빵에 피가 묻는 것을강낭콩에 피가 빨갛게 물들고음악이 피를 쏟아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나의 소망은고아도 과부도 처녀도변호사도 어부도인형 만드는 사람도모두 나와 함께 가는 것이다.우리들은 모두 영화관으로 들어갈 것이다.그리고 영화가 끝나면붉은 포도주를 마시지 않으려는가.―파블로 네루다 ‘평화 있으라’ 평화 있으라, 평화 있으라, 평화 있으라. 자꾸 되뇐다. 출퇴근길에 지나다니는 광화문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땀 흘려 몰두하는 작업장을 생각하며, 학생들이 재잘대는 교실 앞에서, 봄꽃 피어난 거리의 연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곤한 잠을 자고 있는 어른의 침상을 떠올리며 말한다. 평화 있으라. 1971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칠레의 시인 네루다는 시인 이전에 정치가였고 혁명가였다. 칠레는 반복적인 쿠데타로 부침이 심한 국가였다. 1970년에 네루다와 연합전선을 꾸린 아옌데 정권이 들어섰지만 희망의 빛도 잠깐, 1973년에 다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다. 네루다는 병상에서 이를 격렬하게 항의하는 시를 쓰다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에 쓴 이 시에서 시인은 여전히 평화를 그린다. 덤덤한 언어지만 간절한 마음이다. 평생 파시즘과 싸운 시인은 죽음 직전까지 자신을 낳은 나라, 사람들, 땅과 물에 대한 사랑을 말한다. 시인의 바람은 절절한데, 그는 그 춥고 조그마한 나라를 ‘뿌리까지’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천 번을 죽는다면 그때마다 자기 나라에서 죽고 싶다고, 천 번을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자기 나라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다 한다. ‘시는 평화의 행위’라고 말한 시인은 빵을 만드는 데 밀가루가 들어가듯 시인을 만드는 데 평화가 깃든다고 하니, 시의 언어를 만드는 시인의 마음 자락에 큰 평화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내가 아는 어느 시인도 평화의 시인이다. 그는 자주 투사로 불린다. 노동하는 인간의 숭고함을 알기에 힘든 노동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싸워야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기 때문이다.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송경동 시인. 투사인 그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순한 시인이다. 올 3월, 사람들이 거리에서 큰 물결 이루어 대통령의 파면을 외칠 때 시인은 보름간 단식을 했다. 단식은 무언가를 위해 자기 목숨을 거는 일이다. 나날이 검게 야위어 가는 시인을 지켜보는 마음은 너나 할 것 없이 아슬아슬했다. 파면 선고가 늦어지면서 시인은 보름이나 곡기를 끊은 후 병원에 실려 갔다. 시인이 떠난 자리에서 다른 이들이 단식을 이어 갔다. 보식 기간이 끝난 후 다시 광장으로 돌아온 시인의 얼굴은 여전히 검고 해쓱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헌정 질서를 어긴 대통령에게 엄정하게 파면을 선고하는 목소리가 나온 후 그는 밝게 웃었다. 곡기를 끊는 시인의 마음은 어디서 나오나. 시인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그에 깃든 사람들을 너무 사랑하나 보다. 순한 시인을 단식이라는 결기로 몰고 가는 그 엄중한 시간이 다시는 오지 않기를 바란다. 이 아름다운 봄날의 일상 속에 시인이 깃들어 이야기할 때 저 햇살과 햇살 아래 걸어가는 사람들의 삶은 다시 평화다. 시인의 언어는 분노나 절규의 형식으로 드러날 때도 사랑을 말한다. 하여 피로한 날에 우리 기운을 다시 지피고 세속에 둔탁하게 흐려진 시선을 맑게 한다. 혼란 속에 길 잃은 마음을 다독여 명징한 눈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시선이다. 시인은 법관과도 같지만 햇살이 무력한 것들에 내려오듯이 심판하는 자라고 말한 이 또한 시인이다. 빛처럼 단단한 시의 언어로 말한다. 평화 있으라. 이 땅에.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사랑하는 것은 원하는 대로 존재하지 않더라

    사랑하는 것은 원하는 대로 존재하지 않더라

    쾌락·고통 모순적인 사랑의 본질 모든 인간은 역설 통해 균형 유지 시인의 손끝에서 학위논문이 아름다운 에세이로 되살아난다. 흔히 ‘사랑’으로 번역되는 그리스어 ‘에로스’는 어째서 늘 ‘달콤함’과 ‘씁쓸함’ 사이를 오가는가. 쾌락과 고통의 이율배반으로서 사랑의 본질을 시(詩)적으로 탐구한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캐나다의 시인 앤 카슨(75)의 에세이 ‘에로스, 달콤씁쓸한’(난다)이 최근 한국어로 옮겨졌다. 카슨은 고대 그리스를 비롯한 서양고전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자이기도 한데, 이 책은 그의 박사 학위논문 ‘나는 증오하고 사랑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개작한 것이다. 원래 논문이어서 그런지 치밀하고 논리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아름답다. “모든 인간적 욕망은 역설을 축으로 삼아 균형을 잡고 있다. 그것의 양극은 부재와 현존이고, 그것의 원동력은 사랑과 증오다.”(28쪽) 카슨은 에로스의 어원을 탐구하며 논리를 전개하기 시작한다. 그리스어 에로스는 ‘필요’, ‘결핍’ 그리고 ‘없어진 것에 대한 욕망’을 의미한다고 한다. 욕망은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을 향한다. 만약 소유됐다면 그것은 더는 욕망의 대상이 아니다. 카슨은 달콤함과 씁쓸함을 오가는 사랑의 역설이 여기서 시작된다고 본다. 카슨은 고대 그리스의 서정시인 아나크레온의 시를 인용한다. “나는 사랑에 빠졌다! 나는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나는 미쳤다! 나는 미치지 않았다!” 때때로 사랑은 모순이 아니면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다. “우리가 읽는 말과 우리가 쓰는 글은 우리가 의미하는 바를 절대로 정확히 말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우리가 욕망하는 모습 그대로의 그들이 아니다. … 에로스는 사이에 존재한다.”(187쪽) 욕망의 모순성을 간파한 시인은 그것에 쓰기와 읽기, 즉 문학이라는 행위의 비밀이 있음을 알아챈다. 말과 글은 의미와 의도를 담아내고자 애쓴다. 하지만 언제나 실패하고 미끄러진다. 작가가 완성한 글은 독자에게로 가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 그 생명력은 작가의 의도와는 무관하다. 문학은 어느 한 의미에 고착되지 않는다. ‘사이에 존재하는’ 에로스처럼 끊임없이 운동한다. 독창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세계문학을 발굴해 소개하겠다는 포부로 지난해 시작한 난다의 세계문학 브랜드 ‘모호’의 책이다. 시인 황유원이 한국어로 옮겼다. 모순은 위험하고 때에 따라서는 불온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우리는 기어코 무언가를 욕망한다. 카슨은 욕망을 긍정하며 책을 이렇게 끝맺는다.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의 차이를 향해 손을 뻗는 것은 큰 위험을 동반하는 일이다. 그(소크라테스)는 그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겼는데, 그 자신이 구애 자체와 사랑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287~288쪽)
  • 女환자들 은밀한 부위 찍다 아내한테 걸린 50대男… 태형 면한 이유는

    女환자들 은밀한 부위 찍다 아내한테 걸린 50대男… 태형 면한 이유는

    2년간 최소 9명 137장 불법촬영남편과 함께 있던 피해자 촬영도아내가 신고…징역 12개월 선고 싱가포르의 한 중의원에서 일하던 50대 남성이 환자들의 신체를 몰래 찍어오다가 아내에게 들켜 결국 옥살이를 하게 됐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스트레이츠타임스가 전했다. 리우 멍 패트라는 이름의 57세 남성은 2020년 8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약 2년간 중의원 두 군데에서 파트타임 근무를 해왔다. 현지 검찰에 따르면 그는 여성 환자들에게 침술 등 치료를 해준다며 침대에 눕게 하고 노출된 가슴이나 생식기 등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했다. 이 기간 그가 휴대전화로 찍는 불법 촬영물은 적어도 피해자 9명에 대한 137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그는 한 피해자의 남편이 같은 방에 있는 동안에도 이같은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는 불법 촬영을 한 뒤 자신의 차로 가 휴대전화에 있는 사진을 노트북으로 옮기고, 성적 만족을 위해 사진을 밝게 보정하는 등 작업을 했다고 법정에서 시인했다. 리우 멍 패트의 범행은 그의 아내가 집에 있던 전자기기에서 불법 촬영물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아내는 경찰에 신고한 후 스마트폰 2개, 하드디스크 2개, 노트북 등 증거를 제출했다. 남성은 지난 8일 유죄를 선고받고 징역 12개월에 처해졌다. 싱가포르는 강간 등 성범죄를 저지른 16~50세 남성에게는 신체에 채찍질을 하는 태형을 선고하는데 리우 멍 패트는 50세가 넘어 태형은 피했다. 한편 이 남성은 2016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싱가포르 한 중의대에서 이사로 재직한 바 있으며, 범행을 저지른 중의원에서는 자원봉사자를 자처하며 일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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