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스코틀랜드
    2025-05-03
    검색기록 지우기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22
  • 영화 ‘쥬라기 공원’에 없었던 쥐라기 익룡 발견 [달콤한 사이언스]

    영화 ‘쥬라기 공원’에 없었던 쥐라기 익룡 발견 [달콤한 사이언스]

    공룡 하면 많은 사람이 영화 ‘쥬라기 공원’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영화 속에는 중생대 쥐라기뿐만 아니라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들까지 등장한다. 중생대 공룡이라고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다. 티라노사우루스는 백악기 시대 공룡이지만 실제로 공룡이 가장 번성했던 것은 쥐라기 시대로 알려져 있다. 영화 제목으로까지 쓰인 쥐라기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와 백악기 사이에 낀 두 번째 지질시대다. 최근 고생물학자들이 쥐라기 시대에 살았던 새로운 익룡(나는 공룡)을 또 하나 발견해 눈길을 끈다. 영국 브리스톨대 지구과학부, 레스터대 박물관학부, 리버풀대 인간 해부학 연구센터, 런던 자연사박물관, 버밍엄대 지리·지구·환경과학부 공동 연구팀은 스코틀랜드 스카이섬에서 쥐라기 시대에 살았던 새로운 종의 익룡을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고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척추 고생물학 저널’ 2월 5일 자에 실렸다. 쥐라기 초~중기에 살았던 익룡 화석은 거의 발견되지 않아, 현대 조류의 조상으로 알려진 익룡의 진화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스코틀랜드 스카이섬에서 어깨, 날개, 다리, 등뼈 등 공룡의 몸체 일부가 박혀 있는 암석을 발견해, 컴퓨터 단층 촬영(CT)했다. 대부분 익룡 화석은 중국에서 발굴됐는데 영국에서 발굴된 된 것은 처음이다. 그 결과, 익룡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백악기 시대 프테라노돈과 다른 종의 익룡이며 그보다 이전에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새로 발견된 익룡에 ‘케옵테라 에반새’(Ceoptera evansae)라는 학명을 붙였다. 케옵테라는 안개를 뜻하는 게일어 케오(Cheò)와 날개를 뜻하는 라틴어 어미 프테라(-ptera)에서 따왔다. 에반새는 스카이섬에 관해 고생물학 연구를 지속해온 수잔 에반스 교수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따왔다. 이번에 발견된 익룡은 다위노프테라(Darwinoptera) 중 하나로 분석됐다. 케옵테라 에반새는 쥐라기 초기부터 약 2500만 년 동안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쥐라기 시대 익룡 계통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인 쥐라기 초기부터 존재해 진화됐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엘리자베스 마틴 실버스톤 브리스톨대 박사는 “케옵테라의 시기는 익룡 진화에서 중요한 시기 중 하나이며, 표본이 가장 적은 시기였던 만큼 이번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 ‘용광로’ 남미… 40도 폭염에 산불로 잿더미

    ‘용광로’ 남미… 40도 폭염에 산불로 잿더미

    지구 북반구가 북극 한파로 몸살을 앓은 데 이어 남미권은 불볕더위에 허덕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남미 국가들 기상청 예보자료와 소셜미디어(SNS) 공지 등 정보를 종합하면 아르헨티나에서는 중북부를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이 며칠째 40도 안팎을 찍어 23개 주 가운데 20곳에 폭염 경보나 주의보가 발령됐다. 멘도사, 네우켄, 리오네그로, 라팜파, 산루이스, 산후안,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부에는 최고기온이 38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돼 최고 수준의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아르헨티나 기상청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햇볕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시민들에게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고했다. 아르헨티나와 이웃한 칠레와 우루과이도 국토 절반가량에 예비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우루과이 기상청은 “2월 1~4일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4~38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고온의 날씨 속에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북부 로스알레르세스 국립공원은 닷새째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국립공원은 다양한 고유종과 멸종위기종이 밀집한 지역으로 201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 중 산림 피해 면적이 나흘간 최소 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을 맞댄 칠레에서도 푸에르토몬트 산불이 엿새째 이어졌고 파라과이 산베르나르디노와 아레구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주변에서도 산불이 잡히지 않고 있다. 한편 네덜란드 등 북반구에선 지난해 말부터 북극 한파에 따른 무더기 정전·항공편 결항 등으로 고생하고 있다. 아일랜드와 잉글랜드 북부, 스코틀랜드 지역은 지난 23일 시속 117~144㎞에 달하는 겨울 폭풍 이샤가 몰고 온 강풍으로 피해를 당했다. 아일랜드에서는 주택과 농장, 회사 등 17만여곳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미국에서는 영하 20도 아래까지 떨어지는 북극 한파가 북부에 이어 남부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추위에 의한 사고로 최소 89명이 숨졌다.
  • 트랜스젠더 골퍼가 女대회 우승… “테스토스테론 추가 검사 요청”

    트랜스젠더 골퍼가 女대회 우승… “테스토스테론 추가 검사 요청”

    미국 여자 골프대회에서 성전환 선수가 우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최 측은 우승자에게 “추가 테스토스테론 검사를 받도록 요청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헤일리 데이비슨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하위 인 더 힐스에서 열린 NXXT 골프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인 그를 두고 “남자의 몸으로 여자 골프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남자로 태어난 데이비슨은 2015년 US오픈 남자 대회 지역 예선에도 출전한 바 있으나 2021년 성전환 수술을 받아 여자가 됐다. NXXT는 ‘여자 골프의 품격 향상’에 초점을 맞춘 프로 여자 골프 투어다. 이 대회는 미국 여자 프로 골프(LPGA) 투어 산하로 여기서 일정한 요건 하에 성적을 내면 LPGA 투어로 올라갈 수 있다. 남자의 체격과 힘을 그대로 유지한 덕분에 우승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은 데이비슨은 소셜미디어(SNS)에 “잘못된 정보로 절대 증오가 이기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성전환 여파로 헤드 스피드가 9마일 줄었으며 티샷 거리가 30야드 단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되자 NXXT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투명성과 철저함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투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성별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시작했다”고 해명했다.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을 한 선수의 공정성 시비는 종종 논란이 되곤 한다. 2020 도쿄하계올림픽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사상 처음으로 성전환 올림피언으로 화제가 된 역도 선수 로럴 허버드(뉴질랜드)도 출전 당시 논란이 컸다. 허버드는 남자로 태어나 ‘개빈’이라는 이름으로 105㎏급 남자 역도 선수로 활약했지만 2013년 성전환 수술을 했다. 2015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성전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과 관련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 기준을 정했고 허버드는 이 기준을 충족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힘이 가장 중요한 역도에서 다른 여성과 근본적으로 힘의 차이가 나는 그의 출전에 엄청난 논란이 따랐다. 당시에도 전 세계 취재진이 몰려 허버드의 출전 소식을 보도하는 등 관심이 뜨거웠다.
  • 아이브 신곡, ‘뭔가 익숙한데?’... 2010년대를 뒤흔들었던 ‘그 노래’ [아몰걍듣]

    아이브 신곡, ‘뭔가 익숙한데?’... 2010년대를 뒤흔들었던 ‘그 노래’ [아몰걍듣]

    <편집자 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이미 모든 걸 아는’전문가들이 내놓는 이야기들을 보고 듣고 있으면 자괴감에 휩싸인다. “음악, 좋아하는데… 내가 이 정도로 모른다고?” 그래서 준비했다. [아몰걍듣]은 ‘아 몰라 걍 들어’의 줄임말로, 음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이 아닌 ‘비전문가’입장에서 음악을 이야기하는 시리즈다. 자신만의 음악 취향을 탐구하고자 하는 MZ를 세대의 시각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원색의 톡톡 튀는 옷을 입은 여섯 명의 소녀들이 사무실을 난장판을 만드는 모습, 보기만 해도 신나는 내용을 담은 걸그룹 아이브(IVE)의 ‘올 나이트’(All Night) 뮤직비디오가 지난 19일 공개됐다. 그런데 이 노래는 시작부터 익숙한 멜로디가 귀를 사로잡는다. 2012년 유럽과 미국을 강타한 일렉트로닉 팝 듀오 아이코나 팝(Icona Pop)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친숙하게 느껴지는 노래다. 2010년대를 상징하는 곡 ‘아이 러브 잇’ 귀를 때리는 베이스에 ‘다리에 차를 박고서/불타는 걸 지켜봤어’(I crashed my car into the bridge/I watched, I let it burn)라는 직설적인 가사를 외치는 두 여성의 보컬은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스웨덴 출신의 아이노 자오(Aino Jawo), 캐롤라인 헬트(Caroline Hjelt)가 2009년 어느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클럽에서 만나 우연히 듀오를 결성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아이 러브 잇’(I Love It)을 포함한 2013년 데뷔 정규 앨범 ‘디스 이즈… 아이코나 팝’(THIS IS… ICONA POP)을 발표했다. 이 여성 듀오는 빌보드에서 ‘2013년 최고의 스타’ 리스트에 오를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특히 홍콩에서 열린 ‘2013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에서 가수 씨엘(CL)과 합동 무대를 선보이며 국내에서도 인지도를 얻었다. 아이브가 이번에 리메이크한 아이코나 팝의 ‘All Night’ 역시 해당 앨범에 수록되어 있으며, 아이코나 팝의 강력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트랙 중 하나다. 10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아이코나 팝 아이코나 팝은 싱글, 리믹스 등을 발표하며 공백기 없이 활동해왔다. 하지만 스튜디오 앨범은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러던 지난해 10년 만에 2집 앨범을 발표했다. 앨범 ‘클럽 로만텍’(Club Romantech)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로스앤젤레스에서 스웨덴으로 돌아와 만들어진 앨범이다. 멤버 아이노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14년 전 첫 번째 곡을 썼던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면서, 좀 더 ‘일렉트로닉’한 곡을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에서는 보다 실험적인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쿵쾅거리는 베이스라인과 신디사이저, 귀에 감기는 멜로디 라인 등을 통해 아이코나 팝 특유의 재기발랄함을 보여준다. ‘스톡홀름 앳 나잇’(Stockholm At Night)이라는 곡에서는 쓸쓸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아이코나 팝의 새로운 성숙함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주목해야 할 일렉트로닉 뮤직 아티스트 아이코나 팝 외에도 일렉트로닉 장르에서 주목해야 할 아티스들도 많다. 요즘 플레이리스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아티스트 네 명을 선정했다.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DJ 페기 구(Peggy Gou)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여성 뮤지션이다. ‘케이팝은 BTS, 일렉트로닉·테크노에서는 페기 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미 유명세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거물 음반사 ‘엑스엘 레코딩’(XL Recordings)과 계약을 맺으며 ‘(잇 고즈 라이크) 나나나’((It Goes Like) Nanana)를 발표했다.스코틀랜드 출신 신예인 탈리아(TAAHLIAH)는 장르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DJ이다. 지난해 글로벌 뮤직 플랫폼 보일러룸(Boiler Room) 공연으로 한국에 왔다. 내한 소식에 달려가 탈리아의 무대를 직접 관람했다. 탈리아는 강렬한 하이퍼 팝 믹싱으로 관객들의 새벽을 불태웠고, 그 열기가 아직도 생생하다.앳된 얼굴에 안경을 쓴 모습이 인상적인 예지(Yaeji)는 한국계 미국 DJ 겸 프로듀서다. 한국어를 음악에 접목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발표한 ‘위드 어 해머’(With A Hammer)는 피치포크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전자 음악’으로 선정됐다.인디 팝 밴드 디 엑스엑스(The xx)의 멤버인 로미(Romy)가 솔로 앨범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솔로 앨범 ‘미드 에어’(Mid Air)를 발표했다. 특히 프레드 어게인(Fred again..)과 함께한 ‘스트롱’(Strong)은 제66회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댄스/일렉트로닉 레코딩’ 부문 후보로 올랐다.
  • 빛의 속도로 드론 파괴…英 레이저 무기 시험발사 [핵잼 사이언스]

    빛의 속도로 드론 파괴…英 레이저 무기 시험발사 [핵잼 사이언스]

    영국이 고출력 레이저 무기를 개발해 공중 표적에 시험발사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현지시간) BBC 등 현지언론은 최근 스코틀랜드 헤브리디스 제도에서 영국이 최초로 고출력 레이저 무기를 공중 표적에 시험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드래곤파이어(DragonFire)라는 이름의 레이저 지향성 에너지 무기(LDEW)는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가 민간업체와 함께 개발한 것으로 시험발사 시기와 사거리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영국 국방부는 1㎞ 거리에서 동전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정확도가 매우 뛰어나다고 밝혔다. 특히 발사당 비용이 10파운드(약 1만7000원)로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 영국 국방부의 설명.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 기술은 값비싼 탄약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부수적 피해 위험도 낮출 수 있다”며 육해공 모두 미래 방공의 일부로 이 기술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비롯 미국과 중국 등 현재 치열한 개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레이저 무기는 고출력 에너지를 직접 표적에 집중시켜 파괴하는 기술이다. 마치 SF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기술이지만 빛의 속도로 목표물을 무력화시킬 수 있고 정밀 타격이 가능하며 연속적 교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레이저 무기는 차세대 무기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최근 전쟁에서 각광받고 있는 드론을 파괴하는데 있어 이같은 레이저가 최고의 효율적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번에 테스트된 레이저 무기 시스템이 수마일 떨어진 공중표적을 타격하는 테스트에 사용됐으며 5년 안에 해군 함정을 보호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한편 레이저 무기 개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은 이미 여러차례 테스트를 거치며 전력화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12월 미 해군은 레이저 무기체계 시연기(LWSD)를 시험 발사해 해상 목표물을 파괴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시험에서 미 해군은 상륙강습함 USS 포틀랜드호에 장착된 150kW급의 LWSD로 아덴만 해상의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무력화했다. 150kW급의 LWSD는 미 해군의 차세대 레이저 기술로 보트나 로켓 등을 무력화시킬 정도의 위력을 갖고있다.
  • “수천명의 남성처럼…” 英 찰스 3세, ‘전립선비대증’ 치료받는다

    “수천명의 남성처럼…” 英 찰스 3세, ‘전립선비대증’ 치료받는다

    영국 찰스 3세(75) 국왕이 다음 주 병원에서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받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왕실은 “매년 수천명의 남성이 그러는 것처럼 국왕도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받으려고 한다”며 “현재 상태는 양호하고 짧은 요양 기간 국왕의 공개 일정은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찰스 3세는 애초 18일 스코틀랜드에서 외국 고위 인사와 각료들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치료를 이유로 취소됐다. 텔레그래프지는 “국왕이 현재 스코틀랜드 밸모럴 영지에 머물고 있으며 이번 주 초 검진을 받은 뒤 이날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찰스 3세가 하루 정도 병원에 입원할 것으로 예상했다.전립선비대증은 50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발생이 많이 증가하는 질환이다. 비대해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해 소변보기가 불편해지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보통 전립선은 호두 정도 크기(20㏄)인데, 노화로 귤이나 야구공만큼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하는 것이다. 만약 하루 8회 이상 비정상적으로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소변이 갑자기 마렵거나 참을 수 없는 ‘절박뇨’, 아랫배에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오는 ‘복압배뇨’, 소변을 본 뒤에도 찜찜한 ‘잔뇨감’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크게 약물요법과 수술로 나뉜다. 1차 치료법은 약물치료로, 현재 주로 처방되는 치료제 중에는 수일 내 증상 개선이 시작되는 약이 있다. 또 수개월에 걸쳐 커진 전립선을 작게 만드는 약도 있다. 수술받는 경우 약물치료를 중단해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립선이 조금씩 다시 커지고 일부 증상은 수술 후에도 남아있기 때문에 약물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다.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하는 건 쉽지 않다. 고령화에 따른 호르몬 체계의 불안정으로 전립선 세포의 수와 크기가 증가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일·채소 섭취를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면 전립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대한비뇨의학회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비대증 유병률은 50대 이상 50%, 60대 이상 60%, 70대 이상 70%, 80대 이상 80% 정도로 추산된다.한편 영국 윌리엄 왕세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42) 왕세자빈은 이날 런던의 병원에서 복부 수술을 받았다. 왕실은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10~14일간 입원할 것”이라며 “현재 의학적 조언에 따르면 (3월 말) 부활절 이후까지 공식 임무에 복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왕세자빈이 마지막으로 참석한 대외 행사는 지난해 성탄절 왕실 가족 예배다.
  • 부자 나라의 비밀… ‘4개 불씨’ 있었다

    부자 나라의 비밀… ‘4개 불씨’ 있었다

    1820년까지 인류 GDP 0% 불과산업혁명 후 ‘차별적’ 폭발 성장네덜란드 간척지를 국토로 개발 재산권·자본·운송 등 4요인 갖춰번스타인 “성장 자질 갖춘 한국인적 자본 잠재력 극대화해야” 숫자는 때때로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스코틀랜드 경제학자 앵거스 매디슨이 산출한 인류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연간 성장률은 예수 탄생 이후 1820년까지 거의 0%에 머물렀다. 지금의 전례 없는 풍요는 산업혁명 이후 두 세기간 이어진 폭발적 성장의 산물이다. 역사 베스트셀러 ‘군중의 망상’을 쓴 경제사학자 윌리엄 번스타인은 “인류 전체 역사를 하루로 나타낸다면 현대의 번영은 10초도 되지 않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1820년 이후 전 세계 1인당 GDP는 8배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국은 10배, 미국은 20배 늘었다. 경제사를 관통해 온 오랜 의문도 이 대목에서 출발한다.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할까.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명저 ‘총, 균, 쇠’에는 “당신네 백인들은 어떻게 저 많은 ‘화물’(기술 제품)을 갖고 있느냐”는 뉴기니 부족민 얄리의 질문이 나온다.책은 인종주의적 관점으로 접근하지 않지만 18세기 산업혁명만으로도 설명하지 않는다. 저자는 번영의 불씨가 된 네 가지 핵심 요인을 제시한다. ‘재산권’,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과학적 합리주의’, ‘자본시장’, ‘운송과 통신의 발달’ 등 국가 제도의 완비가 부의 속도와 방향을 결정했다고 통찰한다. 산업혁명 이전 근대적 성장 모형의 발상지는 네덜란드다. 국토의 절반이 해수면보다 낮은 저지대 국가인 네덜란드는 유럽 봉건 국가들과 다른 길을 걷는다. 농민은 새로 개발한 간척지의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간척지에서 물을 빼기 위해 풍차와 제방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저리 조달할 수 있는 금융시장이 발달했다. 수로와 바다를 연결한 수상 운송으로 저렴한 물류 이동이 가능했다. 17세기 네덜란드는 전체 인구 3분의1이 도시에 거주하면서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의 도시화율을 앞섰다. 번스타인이 제시한 4개의 번영 공식에 딱 들어맞는 국가다.영국 산업혁명기의 기술 혁신도 저절로 이뤄진 게 아니다. 파산했던 제임스 와트는 정부의 발명 특허권 보장과 금융시장의 투자 지원으로 증기기관 개발에 성공했다. 저자는 헨리 포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같은 극소수 천재의 아이디어와 혁신이 오늘날에도 번영의 불씨가 된다고 강조한다. 일본은 20세기를 가난하게 시작했지만 빠르게 서구를 추격한 국가다. 19세기 후반까지 일본은 전체 인구의 6%를 차지하던 사무라이가 85%에 달하는 농민을 지배했다. 저자는 그런 일본을 ‘기생충의 나라’라고 불렀다. 메이지 유신의 국가 개혁을 통해 성장했지만 2차 세계대전 패배로 주저앉았다. 저자가 보기에 일본의 번영은 민주적·경제적 내부 개혁의 결과가 아닌 냉전의 덕이었다. 미국이 제공한 군사적 우산 속에서 막대한 국방비용을 줄이고 성장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 국가의 장기적 번영과 미래가 천연자원이나 군사력보다는 네 요소가 제대로 기능을 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결론짓는다. 이는 부패한 권력과 열악한 법치주의, 종교적 억압, 천연자원에 의존하는 지대추구적 유산이 강한 남미와 중동이 빈곤한 이유와 연결된다. 번스타인은 이번 개정판 출간 기념 서문을 통해 한국을 번영의 자질을 갖춘 국가로 평가하면서도 미래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계속 성장하려면 한국이 재산권, 개인의 자유, 법치주의를 지키는 동시에 취약계층 등 국민에 대한 교육 기회를 확대해 인적 자본의 잠재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왕관이 무겁다는 솔직함… 새로운 매력의 ‘맥베스’

    왕관이 무겁다는 솔직함… 새로운 매력의 ‘맥베스’

    셰익스피어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헨리 4세’ 중)라고 했지만 정작 왕관을 쓴 맥베스 부부는 “왕관은 왜 이리 무겁고 난리야 까딱 잘못하면 목 부러지겠다”고 불평한다. 망토도 장갑도 다 갑갑하고 휘장, 요대, 각반 등도 거추장스러울 뿐. 원작의 무게를 말 몇 마디로 순식간에 덜어내는 과정이 마치 마법의 다이어트약을 먹은 것 같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란 이유로 ‘맥베스’는 꽤 오랫동안 무거운 작품이었다. 인간이 야망 때문에 무너지는 이야기라 굉장히 비극적이어야만 할 것 같고 엄숙함도 같이 곁들여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있다. 실제로 수백 년간 수많은 연극이 그랬고 오페라도 그랬다. 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마지막 공연을 앞둔 서울시뮤지컬단의 ‘맥베스’는 결이 다르다. 21세기 한국에서 보면 한없이 머나멀게 느껴지는 11세기 스코틀랜드 왕족의 권력다툼을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마녀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곧 작품의 역사였지만 초자연적인 요소인 마녀를 과감하게 생략해버렸고, 맥베스의 아내 레이디 맥베스에게 맥버니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고 능동적인 여성으로 그려내는 등 곳곳에서 요즘 스타일이 드러난다. 연극이나 오페라에서 관계가 장황하게 얽히고 얽히는 이야기를 핵심만 압축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면서 관객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했다. 김은성 작가가 “2시간 이내의 짧은 대본으로 압축하기 위해 원작의 촘촘한 장면들과 아름다운 대사들을 거침없이 도려내고 과감하게 잘라내야 했다”고 말한 대로 맥베스가 맥버니와 함께 왕위를 빼앗고 그것을 지키려고 피의 복수가 반복돼 서서히 파멸해가는 서사가 군더더기 없이 전개된다.원작의 어둡고 무거운 정서를 덜어냈지만 피로 시작해 피로 끝나는 영원한 비극성은 유지했다. 초현실적인 마녀의 존재를 지운 덕에 작품의 핵심 감정인 인간의 야망이 더 극대화된 것도 돋보였다. 권력에 눈이 멀어 죽고 또 죽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움에 시달리는 이중적인 본성이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킨 덕에 캐릭터도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다만 원작 자체가 워낙 무게감 있는 이야기다 보니 작품을 조금이라도 아는 관객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원작을 변형할 때는 결국 흐름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끌고 갈지가 중요한데 멜로디를 붙여야 하는 뮤지컬의 특성상 분위기가 조금 들쭉날쭉할 때가 있었던 점은 여러 매체를 통해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조윤지 연출이 “셰익스피어 작품의 무게감을 덜고 지루하지 않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말한 대로 직관적이고 속도감 있는 전개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다가가게 했다. 무엇보다 싸움도 잘하고 남편보다 더 심성이 강인한 맥버니는 작품 제목을 ‘맥베스’가 아니라 ‘맥버니’로 해도 될 정도의 존재감을 뽐내며 새로운 여주인공의 탄생을 알렸다.
  • 26년 전 동생 사진에 오빠 보노보 행동 이 정도일 줄이야

    26년 전 동생 사진에 오빠 보노보 행동 이 정도일 줄이야

    잔혹한 범죄나 반사회적 행태를 접하면 사람들은 ‘짐승만도 못한’이라는 말을 내뱉는다. 이 말 속에는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며 모든 면에서 짐승보다 낫다’는 전제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동물행동학 연구는 사람이 동물보다 낫다는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런 맥락에서 동물도 사람만큼 장기기억력이 좋고 사람과 비슷한 사회적 관습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과학자를 중심으로 독일, 벨기에, 일본 4개국 공동연구팀은 침팬지와 보노보 같은 유인원도 사람만큼이나 사회적 기억을 오래 유지한다고 20일 밝혔다. 지금까지 사람을 제외한 동물 중에서 몇십 년 전 일까지 기억하는 동물은 돌고래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2월 19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스코틀랜드와 벨기에의 동물원과 일본 구마모토 보호구역에서 사는 침팬지·보노보 26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들과 함께 지내다가 최소 9개월, 길게는 26년 전에 다른 곳으로 이주하거나 사망한 유인원과 낯선 유인원의 사진을 보여 주며 초고속 카메라와 레이저 시선 추적 기기를 이용해 반응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침팬지나 보노보가 친구나 가족의 사진을 더 오래 들여다볼 것으로 가정했다. 그 결과 유인원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는지에 상관없이 과거 같이 있었던 동료나 가족을 담은 사진을 훨씬 더 오래 바라보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루이즈’라는 이름을 가진 보노보는 26년 전에 헤어진 여동생 ‘로레타’, 조카 ‘에린’의 사진을 봤을 때 큰 소리를 지르며 기뻐하고 뚫어져라 쳐다보는 모습을 보였다. 장기기억은 인간 문화 진화의 토대가 됐으며 오랜 기간 떨어져 있어도 관계가 유지되는 인간 고유의 상호 작용 출현을 가능하게 했다. 이번 연구는 유인원들도 인간처럼 사회적 기억을 오래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며 진화적으로 인간과 유인원 간 공통의 조상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스위스 로잔대, 프랑스 폴 사바티에 툴루즈 3 대학, 스트라스부르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콰줄루나탈대 공동연구팀은 원숭이들도 집단 간 독특한 사회적 관습을 갖고 있으며 다음 세대에 전수될 수 있도록 사회적 압력을 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아이 사이언스’ 12월 20일자에 실렸다. 인간의 경우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사회적 관습이나 규범을 따르며 이를 후손에게 전수한다. 규범을 벗어나려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방식의 사회적 압력을 가해 지키도록 강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회적 행동은 동물에게서는 잘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지역에 서식하는 버빗원숭이 3개 집단 250마리를 대상으로 9년 동안 8만 4000건 이상 사회적 상호작용을 관찰·분석했다. 그 결과 버빗원숭이들 사이에서도 집단 간에 각기 다른 사회적 규범을 갖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전수하려고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가령 집단 간 털 고르기 행위를 하는 횟수가 달랐다. 한 원숭이가 동료 원숭이의 털 고르기를 100번 해 줬으면 똑같이 100번을 해야 하고, 그보다 덜하게 되면 불공평하게 느끼고 집단 내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사회적 규범이 다른 집단으로 수컷 원숭이 6마리를 옮긴 뒤 생활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이전 집단과 다른 사회적 규범을 따르도록 사회적 압력이 있었으며 그에 적응하는 것이 확인됐다.
  • 황의조 공백 없다… 오현규 또 멀티골

    황의조 공백 없다… 오현규 또 멀티골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셀틱에서 뛰는 오현규가 시즌 두 번째 멀티골을 터트리며 골잡이 가능성을 보여 줬다. 그의 득점 행진은 국가대표팀에도 큰 위안이 되고 있다. 오현규는 7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23~24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16라운드 하이버니언과의 홈경기에서 두 골을 넣으며 팀의 4-1 완승을 이끌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오현규는 전반 5분 선제골에 이어 3-0으로 앞서던 후반 10분 추가골까지 책임지며 멀티골 기록을 작성했다. 지난 13라운드 애버딘을 상대로 2골을 넣었던 오현규는 약 한 달 만인 이날 또다시 멀티골을 터트렸다. 시즌 개인 통산 5골로, 오현규는 득점 공동 7위에 자리했다. 그는 경기 시작 5분 만에 행운의 골맛을 봤다.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캐머런 카터비커스의 슈팅이 골대 앞에 있던 오현규의 몸을 맞고 굴절되면서 공이 그물을 흔들었다. 셀틱은 전반 36분 맷 오라일리의 헤더 추가골이 터져 전반을 2-0으로 마쳤다. 후반 6분 루이스 팔마의 페널티킥 쐐기골로 3-0을 만든 셀틱의 마지막 득점은 오현규가 책임졌다. 오현규는 후반 10분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쇄도한 뒤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 내고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팀의 네 번째 골을 터트렸다. 오현규의 마무리가 돋보이는 득점이었다. 스트라이커의 책임을 완수한 오현규는 후반 18분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후루하시 교고와 교체됐다. 셀틱은 후반 27분 한 골을 내줬지만 추가 실점을 막고 3골 차 완승을 거뒀다. 셀틱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개막 이후 16경기 연속 무패(13승3무·승점 42)를 이어 가며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하츠(승점 34)와의 승점 차를 8로 벌리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63분을 소화한 오현규는 3차례 슈팅에 2골을 터트리는 결정력을 발휘했다. 소파스코어는 오현규에게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8.6을 줬다. 오현규의 경기력과 관련, 브렌던 로저스 셀틱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오현규는 경기에서 돋보였다. 골들을 잘 만들었다”며 “공격적으로 압박했고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한편 멀티골을 기록한 오현규가 사생활 문제로 수사를 받는 황의조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내년 1월 개막하는 아시안컵을 앞둔 대표팀에서도 득점 행진을 이어 가는 오현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 亞컵 황의조 공백 없다…오현규 또 멀티골 무력시위

    亞컵 황의조 공백 없다…오현규 또 멀티골 무력시위

    오현규(셀틱)가 또 멀티골을 뿜어내며 팀의 대승에 힘을 보탰다. 셀틱은 7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16라운드 홈 경기에서 하이버니언을 4-1로 제압했다. 개막 16경기 연속 무패(13승3무·승점 42점)를 달린 셀틱은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하츠(11승1무3패)와의 간격을 8점으로 벌리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격한 오현규는 전반 5분 선제골에 이어 팀이 3-0으로 앞서던 후반 10분 추가골을 넣은 뒤 후반 18분 후루하시 교고와 교체됐다. 지난달 12일 13라운드 애버딘을 상대로 시즌 처음 두 골을 터트렸던 오현규는 이날 또다시 멀티골을 작성하며 5골로 득점 공동 7위에 올랐다.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불법 촬영’ 논란으로 사실상 클린스만호에서 하차한 상황이라 오현규의 활약은 더욱 반갑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오현규의 선제골은 운이 따랐다. 루이스 팔머의 코너킥 상황에서 카메론 카터-비커스의 슈팅이 골대 앞에서 상대 수비와 자리다툼을 하던 오현규의 몸을 맞고 굴절되며 득점으로 연결됐다. 셀틱은 전반 36분 맷 오릴리의 헤더 추가골과 후반 6분 팔머의 페널티킥 쐐기골이 이어지며 일찌감치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오현규는 4분 뒤 셀틱의 마지막 득점을 책임졌다. 칼럼 맥그리거가 하프라인 뒤에서 상대 박스 왼쪽 공간을 향해 찔러준 공을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따낸 뒤 먼쪽 골대를 향해 오른발 슈팅, 골망을 흔들었다. 셀틱은 후반 27분 크리스탄 도이지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추가 실점을 막고 3골 차 완승을 거뒀다. 축구통계사이트 소파스코어는 오현규에게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8.6을 매겼다.
  • 이탈리아, 예선 이어 또 죽음의 조…스페인과 함께 본선 B조

    이탈리아, 예선 이어 또 죽음의 조…스페인과 함께 본선 B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가 또 가시밭길에 선다. 유로2024 예선에서도 죽음의 조에 속했다가 간신히 탈출했는데 내년 6월 개막하는 본선에서도 죽음의 조로 묶였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3일(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유로2024 본선 조 추첨을 실시한 결과 이탈리아는 스페인, 크로아티아, 알바니아와 함께 B조로 묶였다. 대회 예선에서 잉글랜드, 우크라이나, 북마케도니아 등과 함께 C조에 속했던 이탈리아는 승자승과 골득실에서 우크라이나에 앞서 아슬아슬하게 조 2위에 자리해 본선에 직행했으나 본선 토너먼트까지 다시 험난한 조별리그 여정을 앞두게 됐다. 이탈리아는 역대 두 차례(1968·2020년) 우승과 두 차례(2000·2012년) 준우승을 차지한 강호지만 이번 예선에선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예선 A조 1위를 차지한 스페인은 대회 통산 3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다. 1964·2008·2012년 정상에 섰고, 1984년 준우승했다. 스페인은 유로 2020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무릎을 꿇었는데 이를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예선 D조 2위였던 크로아티아는 유로 무대에서 꾸준히 16강 이상의 성적을 낸 저력의 팀이다. 월드컵에선 성적이 더 좋은데 2018년 준우승, 2022년 4강에 올랐다. 8년 만의 역대 두 번째 본선 진출에 성공한 알바니아도 예선 E조 선두로 본선 티켓을 따내는 등 ‘다크호스’다. 이날 본선에 직행한 21개국과 플레이오프 진출 3개국(미정)을 대상으로 치른 조 추첨에서 개최국 독일은 스코틀랜드, 헝가리, 스위스와 함께 A조에 속해 무난한 조 편성을 받았다. 유로2020 준우승팀이자 예선 C조에서 무패(6승2무) 선두를 질주한 잉글랜드는 슬로베니아, 덴마크, 세르비아와 C조에서 경쟁한다. 잉글랜드와 덴마크는 유로2020 준결승전에서 맞붙어 잉글랜드가 연장전 끝에 2-1로 승리한 바 있다. 1984, 2000년 통산 2회 우승의 프랑스는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플레이오프 승자와 D조에, 예선 무패 행진으로 본선에 오른 벨기에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플레이오프 승자와 E조에 편성됐다. 이밖에 포르투갈, 튀르키예, 체코, 플레이오프 승자가 F조로 묶였다.
  • 독일 뮌헨공항 마비 “한국인 수십명 발 동동”…유럽 전역에 폭설 피해

    독일 뮌헨공항 마비 “한국인 수십명 발 동동”…유럽 전역에 폭설 피해

    독일 남부와 스위스, 체코 등 유럽 중부 지역에 폭설이 내려 교통이 마비되고 정전이 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독일 뮌헨 공항에는 한국인 수십명을 포함해 승객 수백명이 고립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뮌헨 공항은 폭설로 전날 밤 폐쇄됐으며 일요일 오전 6시까지는 운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뮌헨 공항에는 이날 760편이 운항 예정이었지만 상당수가 취소됐다. 이날 새벽 뮌헨 공항에 도착했다는 황서미씨는 연합뉴스에 “단톡방에 약 60명이 모여 있다”며 “어르신들도 어제부터 공항에서 노숙하고 있고, 내일도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뮌헨행 루프트한자를 탔는데 어젯밤 늦게 뉘른베르크에 내려줬다”며 “비행기 안에서는 숙박·식사 바우처를 준다고 하고선 내린 이후에는 알아서 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380유로(약 54만원)를 내고 일단 뮌헨 공항까지 택시로 이동했는데 이곳에서도 안내를 못 받고 있다”며 “시내 호텔로 가려고 했지만, 교통편이 없어서 못 나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식당은 잠깐 여는데 줄이 몇백m 늘어섰고 화장실에 누워있는 사람들도 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측은 “뮌헨에 눈이 계속 내려 기차,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운행이 모두 중단된 상태”라며 “뮌헨 공항과 루프트한자 측에 연락해서 공항 운영이 재개되면 한국 직항편이 빨리 운항할 수 있도록 조치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독일 철도 DB는 뮌헨, 잘츠부르크, 취리히 등을 잇는 기차 편이 취소되는 등 주말 내내 운행에 심각한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눈 무게를 못 이긴 나무들이 쓰러지면서 전선을 건드려 바이에른 지역 수천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가 안전 우려로 폐쇄되면서 김민재가 속한 FC 바이에른 뮌헨과 우니온 베를린의 분데스리가 축구 경기도 취소됐다.스위스 취리히 공항에서도 눈 때문에 항공편 출발 22편, 도착 21편이 취소됐고, 오스트리아 서부 인스브루크 공항에서도 항공편 운항이 상당히 제한됐다. 체코에선 프라하를 아우르는 지역이 많은 눈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지금까지 내린 양만큼 앞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고속도로 등에 교통사고가 발생해 정체 구간이 20㎞에 달했고, 기차 등은 취소, 지연됐으며 1만 5000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오스트리아 서부 티롤 지역 등에선 밤새 눈이 50㎝ 내리자 산사태 경보를 두 번째 높은 단계로 발령했다. 영국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공항에 예상보다 많은 눈이 내려 이날 몇시간 문을 닫았다가 오전 10시에 다시 열었다. 영국 전역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갔고 일부 지역은 영하 10도까지 떨어졌다. 기상청은 잉글랜드 북서부 등에 눈과 얼음 관련 황색 기상 경보를 내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팀은 이날 항공편 취소로 인해 뉴캐슬까지 버스를 타고 갔다.
  • 인간 같은 로봇, 로봇 같은 인간…넷플릭스 ‘플루토’[리뷰]

    인간 같은 로봇, 로봇 같은 인간…넷플릭스 ‘플루토’[리뷰]

    “인간에게 묻고 싶습니다. 품었던 증오는 사라집니까?” 일본 만화계의 거장 우라사와 나오키의 SF 명작 ‘플루토’가 얼마 전 넷플릭스의 손길을 거쳐 되살아났다. 지면 속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섬세한 작화에 원작 팬들은 열광했다. 완결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작품의 질문은 오히려 지금 던지기에 더 적절하다. 로봇과 인간은 무엇인가. ‘공감’은 인간만의 능력인가. 그렇다면 지금 여기서 벌어지는 살육은 누구의 탓인가. 일본 만화계 전설 데즈카 오사무 ‘철완아톰’의 한 에피소드 ‘지상 최강의 로봇’을 재해석했다. 악당 ‘술탄’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로봇 ‘플루토’가 지상 최강의 일곱 로봇을 차례로 없애는 이야기. 골격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우라사와 특유의 추리소설 같은 전개로 몰입감을 더한다. 원작에서 허무하게 부서졌던 독일의 형사 로봇 ‘게지히트’가 극 전체를 이끄는 비중 있는 인물로 다뤄진다. 어느 날 스위스 산악 안내 로봇 ‘몽블랑’이 살해되고 전 세계는 슬픔에 빠진다. 그러나 몽블랑은 시작에 불과하다. 스코틀랜드 ‘노스 2호’, 튀르키예 ‘브란도’, 그리스 ‘헤라클레스’도 차례로 희생된다. 로봇끼리의 싸움이지만 액션을 부각하진 않는다.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로봇들의 서사에 집중해서다. 전쟁 병기로 만들어진 노스 2호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이끌린다. 레슬링 로봇 브란도는 경기에서 번 돈으로 고아들을 입양한다. 정점은 아톰의 동생 로봇 ‘우란’이다. 타인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우란은 과연 무엇이 인간이고 누가 로봇인지 반문케 한다.인조인간의 서사는 문학의 역사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반복됐다. 독일 낭만주의 작가 에른스트 호프만 ‘모래사나이’에는 목각인형 오필리아를 사랑한 나타나엘이 등장한다. 더 멀리 올라가면 조각상을 사랑한 그리스 신화 ‘피그말리온’도 있다. 외로운 목수 제페토의 ‘피노키오’와 아들을 잃고 상심한 천재 로봇공학자 텐마 박사의 ‘아톰’은 어딘지 닮은 구석이 있다. 기술은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 인간은 두려움과 동시에 기대감도 느낀다. 영생의 삶을 포기하고 인간으로 죽기를 택한 ‘바이센테니얼 맨’의 앤드류, 대화형 인공지능(AI)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 ‘그녀’(Her)의 테오도르도 플루토 속 인간들처럼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실존을 둘러싼 문제의식을 공유한다.이런 전통 위에 우라사와는 반전(反戰)의 이념을 덧댄다. 뒷부분에서 플루토가 로봇들을 노리는 이유가 ‘복수’ 때문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작중 ‘트라키아 합중국’은 ‘페르시아 왕국’이 거대 살상 병기 ‘보라’를 만들고 있다고 의심하며 ‘보라조사단’을 파견한다. 보라의 실체를 찾아내지 못했음에도 지상 최강의 일곱 로봇을 동원해 페르시아를 침공한다. “우린 정의를 위해 이곳에 왔잖아. 그런데 뭘 하고 있는 걸까.” 첫 번째로 살해된, 이 전쟁에서 무려 3000여대의 로봇을 파괴한 공로를 세운 몽블랑의 대사다.플루토의 연재가 시작된 건 2003년. 당시 중동에선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었다. 침공 대상이 ‘페르시아’라는 점을 감안해, 이 작품을 ‘이슬람 세계를 타자화하는 서방을 향한 비판’으로 읽기도 한다. 전쟁은 2011년 끝났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23년,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양보 없는 살상이 이어지고 있다. 하마스의 기습 이후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서면서 가자지구 내 어린이 사망자 수는 5000명을 넘어섰다. 양측이 잠시 싸움은 멈췄다지만, 어떨까. 우라사와의 질문이 지금까지도 유효한 이유다. 서두에 인용한 대사는 만화 속 게지히트의 말이다. 게지히트는 자신의 아들(도 로봇이다)을 살해한 인간을 증오하며 살인을 저지른다. 로봇 3원칙 중 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다’를 철저히 위반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자신이 품게 된 증오가 무엇인지, 그걸 없애려면 반드시 복수가 필요한지 끊임없이 질문한 게지히트도 결국 복수의 대상이 되어 목숨을 잃는다. 죽어가면서 그는 이렇게 독백한다. “증오는 아무것도 낳지 못한다.”
  • [열린세상] ‘문화의 분권화’ 시대로 가자/이종수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열린세상] ‘문화의 분권화’ 시대로 가자/이종수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국가를 기형적으로 중앙집권화시키는 주범은 누구일까? 분권화를 부르짖는 활동가들은 집권화 세력을 비판하지만, 누구라고 꼬집어 지칭하진 못하고 있다. 나는 오늘 용기를 내어 그 이름을 신문지상에 공개하고자 한다. 바로 시장(市場)이다. 경제활동의 집중화와 집적화에서 효율성을 얻는 시장은 집권화를 요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도시 인구가 735만명이 될 때까지 효율성이 계속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사람들은 ‘의도하지 않은 집권화’를 경험하며 시장의 압력을 따라 집권화의 대열에 몸을 맡긴다. 김포뿐이겠는가. 고양과 구리 그리고 광명은 어떠한가. 우리는 그래서 분권화 정책을 주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삶이 효율성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뿐만 아니라 자연환경과 문화도 있고, 효율성뿐만 아니라 민주성과 형평성 그리고 다양성도 있다. 역사와 정체성이라는 요소도 우리를 구성한다. 정부가 분권화를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거대 사업을 벌여 왔으나 결과는 낙제점에 가깝다. 수도 이전이 대표적이다. 정부 예산만 17조원, 민간자본까지 치면 100조원 이상을 퍼붓는 세종시는 현재 39만명의 도시가 됐는데, 인구의 대다수는 대전과 충남북에서 온 사람들이다. 세종시가 출범하던 2012년 대전과 충남북 그리고 세종시 자체의 구시가지에서 이동한 인구가 69%를 차지한 것을 비롯, 초기 인구 유입이 가장 많았던 2015년에도 이들 지역이 62%를 차지했다. 현재도 가장 많은 인구를 보낸 곳은 대전이다. 153개 공공기관을 이전했던 정책도 마찬가지다. 천문학적 돈이 들어갔지만 분권화는 차치하고, 시멘트와 아스팔트 공사를 한 것 외에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데 실패했다. 단순한 고용 확대만 보더라도 이전한 공기업 자체의 구성원 외에 고용 확대 효과는 질적으로 미미하다. 천문학적 돈을 투입하고 분권화 효과를 거두지 못한 우리는 이제 무엇을 지방으로 보낼 것인가? 다시 ‘공기업 이전 시즌2’를 총선 카드로 꺼낼 것인가. 문화의 분권화가 답이다. 세계적으로 문화경제(culturenomics)를 지방에 일으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지역을 살기 좋은 삶터로 탈바꿈시킨 사례가 많다. 그런 곳에 정주인구가 늘고, 방문객을 포함한 생활인구가 증가하며, 지역의 자존심이 하늘까지 치솟는다. 스페인 빌바오는 미술관, 일본 다케오는 산골 도서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는 공연 콘텐츠, 영국 게이트셰드는 천사의 동상 하나로 지역경제가 활력을 얻고 성지 순례하듯 세계에서 고급 관광객이 몰려온다. 상상해 보자. 우리가 만일 세종시와 공기업 이전에 쏟아부은 돈을 20년 동안 지역의 문화를 일으키는 데 지원했다면 지금의 지방과 같이 됐을까? 그리 했어도 분권화 효과가 없고 서울 편입에 아우성일까? 21세기에 20세기 사고를 가진 정책 결정자들이 정부와 공기업 건물을 이전하고 30층짜리 아파트를 수십만 채 짓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분권화와 지역 소생을 기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가끔 이건희 컬렉션 전시관 공사가 한창인 서울 종로의 송현동을 지난다. 그럴 때마다 생각에 잠긴다. 이 대단한 미술품들을 3개의 지방 도시로 나누어 보내고 기존의 예산에 비하면 ‘푼돈’밖에 안 되는 1조원짜리 갤러리를 지방에 아름답게 짓는다면, 그리고 문화 콘텐츠를 지원한다면 어땠을까. 아무리 보아도 송현동 부지는 서울 시민들이 산책하고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도록 숲을 만들어야 했을 터다. 이건희 컬렉션을 유치한 몇 개 지방 도시는 그것만으로도 먹고살고 자부심이 드높아지지 않을까. 송현동을 지날 때마다 나는 어떤 회한 같은 걸 느끼며 자책하게 된다. 잊었던 아픔인데, 이 가을 김포에서 온 기별로 뒤늦은 회한이 되살아나고 있다.
  • 반려견 이름 자수도…尹대통령 부부에 건넨 英국왕 부부의 ‘선물’

    반려견 이름 자수도…尹대통령 부부에 건넨 英국왕 부부의 ‘선물’

    영국 찰스 3세 국왕 부부가 국빈으로 맞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처칠 연설집, 위스키, 무궁화와 반려견 이름을 수 놓은 파시미나 등을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찰스 3세 등은 21일(현지시간) 버킹엄궁에서 소규모 오찬 이후 훈장과 선물을 주고받았다. 더 타임스는 “찰스 3세가 처칠의 책 ‘조류를 막으며’(Stemming the tide) 사본을 윤 대통령에게 건넸다”고 전했다. 이는 윈저성 왕실 제본소에서 손으로 묶은 1951~1952년 연설문 모음집으로, 맞춤형 헌정 라벨이 붙어 있다.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이 책을 포함해 처칠의 저서에는 한국이 언급돼 있는데, 처칠은 “나는 늘 최대한 신속하게 한국 전쟁을 끝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찰스 3세는 스코틀랜드 라프로익 위스키 한 병도 선물했다. 2008년 찰스 3세가 라프로익 증류소를 방문했을 때 서명한 통에서 나온 특별 한정판이다. 이 외에도 찰스 3세의 로열 사이퍼(국왕 이름 약자)와 국빈 방문 날짜 등이 새겨진 맞춤형 크리스털 위스키 디캔터와 텀블러 잔 세트를 줬다. 커밀라 왕비는 김건희 여사에게 무궁화와 김 여사가 키우는 반려견 이름들을 왕립자수협회 전문가들이 손으로 수 놓은 파시미나를 선물했다. 이에 더해 찰스 3세 부부의 서명이 들어간 사진을 은테 액자에 담아서 건넸다. 이들은 이후 버킹엄궁 픽처 갤러리에 전시된 한국 관련 소장품들을 함께 관람했다.윤 대통령은 앞선 공식 환영식에서도 찰스 3세의 환대를 받았는데, 하이라이트는 영국 왕실의 상징인 ‘황금마차’ 행진이었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와 함께 백마가 끄는 황금색 왕실 마차에 탑승했다. 윤 대통령이 탑승한 마차는 ‘아일랜드 마차’(Irish State Coach)로도 불리며 주로 국왕의 공식 행차에서 사용된다. 김 여사와 커밀라 왕비는 ‘호주 마차’(Australian State Coach)로 불리는 두 번째 마차를 타고 뒤따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윌리엄 왕세자,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 부부와 함께 세 번째 마차에 탑승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전날 한국과 영국의 관계가 기존 ‘포괄적·창조적 동반적 관계’에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 기간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를 채택할 예정이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달콤함부터 알싸함까지… 홍어의 치명적인 매력/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달콤함부터 알싸함까지… 홍어의 치명적인 매력/셰프 겸 칼럼니스트

    어릴 적 방학만 되면 할머니 댁에 자주 머물렀다. 경남 남해가 고향인 할머니가 차려 준 밥상엔 늘 평소에 접하기 힘든 반찬들이 올라왔다. 지금 생각하면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다신 맛볼 수 없게 된 추억의 음식들이지만 어린 입맛엔 썩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다. 여러 음식 중 유난히 기억나는 게 하나 있는데 바로 말린 가오리찜이다. 손질해 말려 반건조한 가오리를 찐 후 양념장을 얹어 먹는 음식이었는데 은은하게 나는 알싸한 암모니아 향에 놀라면서도 은근히 묘한 맛이 있어 싫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려졌다. 이런 향이 나는 생선 요리도 있다는 걸 꽤 이른 나이에 안 셈이다.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되기 직전 무렵 부모님의 지인이 홍어 한 상자를 선물해 주었는데 그때가 홍어와의 첫 만남이었다. 먹는 걸 좋아하는 경상도 가족이지만 홍어를 먹을 기회는 전혀 없었다. 새로운 음식에 거부감이 없어 호기롭게 한 점 베어 물었던 삭힌 홍어의 맛은 실로 충격적이었지만 어릴 적 맛보던 말린 가오리찜의 경험 때문일까, 입안에서 느껴지는 향과 맛의 야단법석이 크게 낯설지 않았다. 여태 먹어 온 맛의 세계 어딘가가 깨부수어지고 새로운 맛의 차원이 충돌해 들어온 듯한 경험을 한 이후부터 삭힌 홍어는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됐다.요즘에야 ‘세계 몇 대 악취 음식’ 등으로 이른바 ‘괴식’ 취급을 받고 있지만 홍어는 음식과 요리의 관점에서 보면 맛을 떠나 꽤 매력적인 식재료다. 삭힌 홍어는 일종의 발효음식이기 때문이다. 발효를 통해 만들어지는 세계의 모든 음식의 연원을 살펴보면 대개 보존과 관련이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아는 김치는 채소가 자라지 않는 겨우내 먹을 수 있는 보존식품으로 탄생했다. 유럽의 치즈 역시 보존 기간이 짧은 우유를 가공 발효시켜 오랫동안 저장해서 먹을 수 있는 발효식품이다. 발효라는 마법을 거치면 두 가지 결과가 생기는데 하나는 부패 세균이 살 수 없는 환경이 조성돼 식품의 보존 기간이 극적으로 길어진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바로 원재료와는 다른 독특한 풍미의 맛이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김장철에 먹는 겉절이김치와 같은 김치를 수개월 동안 잘 숙성시킨 김치는 전혀 다른 맛이 난다. 홍어도 마찬가지다. 홍어나 가오리, 상어와 같은 어류는 요소를 근육에 저장해 두었다가 피부로 배출하는 독특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요소가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서 암모니아 냄새를 풍기게 되는데 이 때문에 다른 유해균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독특한 발효취와 맛을 낸다.홍어로 유명한 전남 목포나 흑산도에 가면 오히려 삭힌 홍어보다 싱싱한 생홍어를 더 귀한 음식으로 치는데 생홍어와 삭힌 홍어는 겉절이와 신김치만큼이나 다른 맛의 간극을 보여 준다. 목포에 방문했을 때 잘 삭힌 현지의 홍어를 기대하고 주문했는데 생홍어가 나와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물론 생홍어도 찰지고 고유한 맛이 있다. 그렇지만 삭힌 홍어부터 접해 봤던 때문인지 삭힌 홍어 특유의 알싸함과 발효로 인해 만들어진 감칠맛에 비하면 무척이나 심심했던 기억이 난다. 삭힌 홍어도 발효음식이다 보니 삭히는 노하우나 환경에 따라 맛에 큰 차이가 난다. 홍어 마니아들은 잘 익은 김치와 쉬어 버린 김치가 맛이 다르듯 잘 ‘삭은’ 홍어와 ‘상한’ 홍어의 맛은 다르다고 주장한다. 전통적으로 삭힌 홍어를 만들 땐 볏짚으로 감싸 항아리에 넣어 상온 보관을 했는데 요즘엔 신문지와 같은 종이에 싸서 저온에서 삭히기도 한다. 삭히는 방식이나 시간에 따라 홍어의 맛은 발효를 거쳐 계속 변화하게 된다. 암모니아 향이 지배하기 직전까지 세심하게 발효시킨 홍어는 박하사탕 맛이 은은하게 나기도 한다.서구에서도 홍어를 먹는데 18세기 이후 영국과 프랑스에서 출간된 많은 요리책에 홍어를 이용한 레시피들이 수록돼 있다. 흥미로운 건 19세기 헤브리디스제도의 스코틀랜드인들은 홍어를 소금에 절여 삭힌 음식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오늘날까지 이와 관련된 음식이 남아 있진 않다. 오늘날 대표적인 서양의 홍어 요리는 홍어 날개를 버터에 구워 낸 프랑스식 홍어 뫼니에르다. 대중적인 생선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처럼 삭히지는 않고 신선한 홍어 날개를 사용하는데 고소한 브라운 버터와 케이퍼의 신맛으로 홍어 특유의 단맛을 잘 끌어낸 요리다. 최근 삭힌 홍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발견했다. 집에 남는 고수가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홍어 삼합과 곁들여 보았더니 제법 잘 어우러지는 게 아닌가. 삼합에서 왜인지 아쉬운 풍미가 있었는데 그 빈칸을 고수가 완벽히 채워 주는 듯했다. 고수와 홍어를 사랑한다면 꼭 한 번 시도해 보시길.
  • 尹, 한국대통령 첫 英의회 연설…“영국과 함께 인·태 정치·경제적 안보 튼튼히”

    尹, 한국대통령 첫 英의회 연설…“영국과 함께 인·태 정치·경제적 안보 튼튼히”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한국은 영국과 함께 인도 태평양 지역의 정치적 안보와 경제 안보를 튼튼히 하는 데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영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 의회 연설에서 “한국은 영국, 그리고 국제사회와 연대해 불법적인 침략과 도발에 맞서 싸우며 국제규범과 국제질서를 수호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설문 제목은 ‘도전을 기회로 바꿔줄 양국의 우정’으로 윤 대통령은 영국 의회 및 국민과 교감을 높이기 위해 영어로 연설했다. 윤 대통령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양국 관계가 새롭게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올해 봄 한미 연합훈련에 영국군이 처음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한영 간 정보 공유, 사이버 안보 협력 체계가 새롭게 구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 대처, 가상화폐 탈취, 기술 해킹 등 국제사회의 사이버 범죄에 대한 양국 공조 강화 의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북한 핵 위협, 공급망 불안정, 이상 기후, 디지털 분야의 격차 등을 현 세계의 위기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어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문명은 도전과 응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탄생하고 발전한다’고 했다”며 “역동적인 창조의 역사를 써 내려온 한국과 영국이 긴밀히 연대해 세상의 많은 도전에 함께 응전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제 분야 협력의 현황과 비전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의 교역과 투자는 금융, 유통, 서비스, 생명공학 등에 걸쳐 활발히 이루어져 왔으며, 2021년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더욱 활성화됐다”며 “이번에 한영 FTA 개선 협상을 개시해 공급망과 디지털 무역의 협력 기반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 계기에 체결하는 ‘한영 어코드’를 기반으로 양국은 진정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다시 태어난다”며 “양국의 협력 지평은 디지털·AI(인공지능), 사이버 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해양 분야 등으로 크게 확장돼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9월 자유, 공정, 안전, 혁신, 연대의 다섯 가지 원칙을 담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했다”며 “한국 정부는 영국이 제안한 AI 안전네트워크 및 유엔의 AI 고위급 자문기구와 긴밀히 협력해 AI 디지털 규범 정립을 위한 국제사회의 소통과 협력을 견인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연설 전반부에서는 영국이 세계 역사에서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에 미친 영향력을 평가하며 양국 관계를 조망했다. 윤 대통령은 “‘의회의 어머니’인 영국 의회에 서게 돼 매우 영광”이라며 “18세기 후반부터 영국이 주도한 산업혁명은 생산양식과 경제 패러다임의 혁신을 통해 종래 인류 역사에서 겪어보지 못한 초고속의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루어 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한국은 유럽 국가 중에서 영국과 최초로 1883년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했다”고 말한 뒤 과거 한국에 도움을 준 인물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 1887년 신약성서를 한국어로 최초 번역한 스코틀랜드 출신 존 로스, 1904년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해 한국의 독립에 앞장섰던 브리스틀 출신 어니스트 베델 기자, 1916년 세브란스 병원 수의학자로 한국에서 장학회를 설립했던 워릭셔 출신 프랭크 스코필드 선교사 등이다. 윤 대통령은 “1950년에도 영국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며 “공산 세력의 침공으로 대한민국의 명운이 벼랑 끝에 몰렸을 때 영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8만명의 군대를 파병해 이 중 천 명이 넘는 청년들이 알지도 못하는 먼 나라 국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영국을 비롯한 자유세계의 도움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기적과도 같은 성공 신화를 써내려 와 최빈국이었던 나라가 반도체, 디지털 기술, 문화 콘텐츠를 선도하는 경제강국, 문화강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윈스턴 처칠 수상은 ‘위대함의 대가는 책임감’이라고 했다”며 “양국이 창조적 동반자로서 인류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기여할 때로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함께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구절을 인용해 “우리의 우정이 행복을 불러오고, 우리가 마주한 도전을 기회로 바꿔주리라”라며 “위대한 영국과 영국인들에게 신의 가호가 깃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 거장의 실험, 신진의 추상… 13가지 세상의 ‘다르게 말하기’

    거장의 실험, 신진의 추상… 13가지 세상의 ‘다르게 말하기’

    미국 개념미술의 대가 멜 보크너(83)의 시각적 실험부터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들의 기민한 통찰력,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의 감각적인 추상까지…. 인간의 복잡다단한 내면과 행위, 풍경을 저마다의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며 ‘다르게 말하기’를 시도하는 작가들의 회화가 한자리에 모였다. 오는 12월 17일까지 서울 광화문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열리는 호반문화재단의 세 번째 소장품전 ‘액트3. 알레고리아-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그 무대다. 그리스어로 ‘다르게 말하기’를 뜻하는 전시명 알레고리아에서 엿볼 수 있듯, 이번 소장품전은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며 저마다의 사유와 메시지를 투영한 작가 13명의 개성이 15점의 작품으로 뚜렷이 각인된다.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들의 정체성에 대한 통찰과 인간 이중성에 대한 풍자,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바라보는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의식 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여럿 나와 눈길을 끈다. 데렉 포저(49)는 캔버스에 판지를 여덟 번 붙였다 떼고 그 위에 신문지를 붙이고 긁어내는 ‘노동집약적 행위’를 통해 다양한 층위의 울퉁불퉁한 화면을 만들어 내며 그 위에 다채로운 색채를 입혔다. 작가는 여기에 무용수, 스포츠 스타, 배우들의 즉흥적인 행위를 보여 주며 인간 내면의 감정을 깊숙이 통과해 보게 한다.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 라시드 존슨(47)은 기하학적으로 깨진 타일, 검정 비누, 시어버터 등 이채로운 재료를 활용해 우리 안의 불안과 혼란을 빚어냈다. 화창한 하늘과 철조망 뒤에 갇힌 듯한 사람과 반려견의 모습이 기묘한 대비를 이루는 제이슨 폭스(59)의 ‘백야드’는 눈이 없거나 입이 일그러진 왜곡된 형상의 자기투사적 초상화로 외피 너머의 이면을 풍자한다. 독일 작가 프리드리히 쿠나스(49)는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풍경 안에 친숙한 동물, 만화 캐릭터 등을 들여보내 작가 특유의 위트가 깃든 이질적인 풍경화를 만들어 냈다. 이에 더해 캔버스 위에 겹겹이 바른 물감층을 긁어내 특정한 메시지의 텍스트를 새겨 넣거나 화면 중앙에 작품 제목을 써넣는 등의 시도는 관람객들에게도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부유하게 한다.여성 작가들이 특유의 섬세한 시선으로 구축한 우뚝한 작품세계도 돋보인다. 스코틀랜드 작가 캐럴라인 워커(41)는 객관적 관찰자의 시점으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여성의 사회, 일상에서의 모습을 화폭 전면에 등장시켜 여성을 둘러싼 허상과 왜곡을 걷어 낸다. 밝고 따뜻한 색감과 형태가 평온함을 안겨 주는 힐러리 페시스(44)의 정물화를 비롯해 뒤엉킨 식물의 잎과 줄기, 꽃 등이 리듬감 있게 어우러져 생동하는 허보리(42) 작가의 회화도 감상할 수 있다. 의성어 등을 반복적으로 배열하는 등 언어를 회화에 활용하며 물감의 물성이나 재료와의 마찰을 통해 새로운 미학적 경험을 제시하는 멜 보크너의 작품, 동시대 중국 추상미술 작가 딩이(61)의 십자 기호 추상 등도 나와 시각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 호날두 올해 안에 A매치 130골? 두 골 남아

    호날두 올해 안에 A매치 130골? 두 골 남아

    포르투갈이 배출한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가 자신이 보유한 A매치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또 경신했다. 호날두는 17일(한국시간) 리히텐슈타인 파두츠의 라인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리히텐슈타인과의 유로 2024 예선 J조 9차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1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상대 박스 왼쪽을 파고들던 호날두는 디오구 조타의 뒷공간 패스를 받은 뒤 왼발로 공을 상대 골키퍼 머리를 넘겨 골대 오른쪽을 찔렀다. A매치 203경기 출전에 기록한 128번째 득점. 포르투갈은 오는 20일 안방에서 아이슬란드와 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올해가 가기 전에 호날두가 130골 고지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호날두는 2021년 9월 남자 축구 A매치 최다골 기록을 오랫동안 보유하던 이란의 알리 다에이(은퇴·108골)를 넘어섰고,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며 대표팀 하차 논란을 불렀던 호날두는 올해 1월 유럽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에 둥지를 튼 뒤 A매치에서 10골을 넣으며 발끝에 다시 기름칠을 했다. 포르투갈은 후반 12분 주앙 칸셀루의 골을 묶어 2-0으로 이겼다. 이미 유로 2024 본선 진출을 확정한 포르투갈은 예선 9전 전승(승점 27점) 행진을 달렸다. A조에서는 스페인이 사이프러스 원정에서 16세 신예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의 선제골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야말은 지난 9월 만 16세 57일의 나이에 조지아를 상대로 치른 A매치 데뷔전(스페인 7-1 승)에서 득점, 스페인 대표팀 역대 최연소 득점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역시 본선 진출을 미리 확정했던 스페인은 5연승을 달리며 6승1패(18점)를 기록, 2위 스코틀랜드(5승1무1패)에 승점 2점을 앞서 조 선두를 지켰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