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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쓰레기집의 구조 신호 외면 말아야”

    전문가 “쓰레기집의 구조 신호 외면 말아야”

    곰팡이 핀 배달 음식과 생활쓰레기 속에 방치된 아동, 책과 소주병이 굴러다니는 고시원 청년의 고독사, 오래된 추억과 쓰레기를 끌어안은 채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 노인. 비극의 현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말했다. “그 집에서 산더미 같은 쓰레기가 나왔다”고. 쓰레기는 비극의 전조였다. 아동학대, 고독사, 가정불화 등 위기 가정에 쌓인 쓰레기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여기 고립된 사람들이 있다’는 구조 신호를 보냈다. 냉동실에서 생후 2개월 아이의 시신이 발견된 전남 여수 아동학대 가정과 사망한 지 한 달 넘은 부모의 시신 곁에서 생활했던 경기 시흥의 한 자매의 집, 노숙 생활을 정리하고 얻은 방에서 숨진 40대 남성의 집에서 어김없이 쓰레기 더미가 발견됐다. 쓰레기집은 외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고립된 사람들이 자신과 가족을 방치하고 삶의 의지마저 놔 버린 복지 사각지대다. 서울신문이 229개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에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한 ‘저장강박’ 의심 가구는 총 1350가구로 집계됐다. 지자체는 이 가운데 939개 가구를 관리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가 파악하고 있는 쓰레기집 가구를 전수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 안에 쓰레기를 쌓아 두는 현상을 가리키는 정확한 용어는 없다. 지자체와 사회복지사들은 물건을 쌓아 두는 습성을 저장강박으로 통칭하거나 오랫동안 정리되지 않은 집을 적치가구로 분류하고 있다.해당 기간 지자체가 청소를 지원한 가구는 1255가구로 파악됐다. 이들 가구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총 3654.4t으로 기록됐다. 한 집에서 평균 2.9t의 쓰레기가 치워진 셈이다. 전체 가구를 청소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약 6억 4500만원이었다. 자체 예산을 편성해 사용한 시군구도 있지만 청소 지원 가구의 46.2%(578가구)는 자원봉사자 등 민간의 도움에 의존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석 달간 물건을 버리지 않고 집 안에 저장하거나 제때 청소하지 않아 쓰레기산을 방치한 고립가구를 심층 취재했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부모로부터 방치된 어린아이부터 세상과 담쌓은 2030 청년들, 쓰레기를 친구 삼아 외로움을 달래는 노인까지 쓰레기성을 쌓은 사람들의 사연은 복잡다단했다. 전문가들은 쓰레기집의 구조 신호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쓰레기집은 개인의 성격, 강박증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요소 등 다양한 요인이 얽혀 나타난다”면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나타날 더 큰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가와 사회의 개입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단독] ‘쓰레기 3t’ 위기의 집엔 비극이 쌓였다

    [단독] ‘쓰레기 3t’ 위기의 집엔 비극이 쌓였다

    곰팡이 핀 배달 음식과 생활쓰레기 속에 방치된 아동, 책과 소주병이 굴러다니는 고시원 청년의 고독사, 오래된 추억과 쓰레기를 끌어안은 채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 노인. 비극의 현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말했다. “그 집에서 산더미 같은 쓰레기가 나왔다”고. 쓰레기는 비극의 전조였다. 아동학대, 고독사, 가정불화 등 위기 가정에 쌓인 쓰레기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여기 고립된 사람들이 있다’는 구조 신호를 보냈다. 냉동실에서 생후 2개월 아이의 시신이 발견된 전남 여수 아동학대 가정과 사망한 지 한 달 넘은 부모의 시신 곁에서 생활했던 경기 시흥의 한 자매의 집, 노숙 생활을 정리하고 얻은 방에서 숨진 40대 남성의 집에서 어김없이 쓰레기 더미가 발견됐다. 쓰레기집은 외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고립된 사람들이 자신과 가족을 방치하고 삶의 의지마저 놔 버린 복지 사각지대다.서울신문이 229개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에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한 ‘저장강박’ 의심 가구는 총 1350가구로 집계됐다. 지자체는 이 가운데 939개 가구를 관리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가 파악하고 있는 쓰레기집 가구를 전수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 안에 쓰레기를 쌓아 두는 현상을 가리키는 정확한 용어는 없다. 지자체와 사회복지사들은 물건을 쌓아 두는 습성을 저장강박으로 통칭하거나 오랫동안 정리되지 않은 집을 적치가구로 분류하고 있다. 해당 기간 지자체가 청소를 지원한 가구는 1255가구로 파악됐다. 이들 가구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총 3654.4t으로 기록됐다. 한 집에서 평균 2.9t의 쓰레기가 치워진 셈이다. 전체 가구를 청소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약 6억 4500만원이었다. 자체 예산을 편성해 사용한 시군구도 있지만 청소 지원 가구의 46.2%(578가구)는 자원봉사자 등 민간의 도움에 의존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석 달간 물건을 버리지 않고 집 안에 저장하거나 제때 청소하지 않아 쓰레기산을 방치한 고립가구를 심층 취재했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부모로부터 방치된 어린아이부터 세상과 담쌓은 2030 청년들, 쓰레기를 친구 삼아 외로움을 달래는 노인까지 쓰레기성을 쌓은 사람들의 사연은 복잡다단했다. 전문가들은 쓰레기집의 구조 신호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쓰레기집은 개인의 성격, 강박증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요소 등 다양한 요인이 얽혀 나타난다”면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나타날 더 큰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가와 사회의 개입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단독] 위기의 집에서 3t의 쓰레기가 나왔다

    [단독] 위기의 집에서 3t의 쓰레기가 나왔다

    3년간 저장강박 1350가구229개 지자체 전수분석 최초아동학대·고독사 등 ‘위기 신호’곰팡이 핀 배달 음식과 생활쓰레기 속에 방치된 아동, 책과 소주병이 굴러다니는 고시원 청년의 고독사, 오래된 추억과 쓰레기를 끌어안은 채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 노인. 비극의 현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말했다. “그 집에서 산더미 같은 쓰레기가 나왔다”고. 쓰레기는 비극의 전조였다. 아동학대, 고독사, 가정불화 등 위기 가정에 쌓인 쓰레기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여기 고립된 사람들이 있다’는 구조 신호를 보냈다. 냉동실에서 생후 2개월 아이의 시신이 발견된 전남 여수 아동학대 가정과 사망한 지 한 달 넘은 부모의 시신 곁에서 생활했던 경기 시흥의 한 자매의 집, 노숙 생활을 정리하고 얻은 방에서 숨진 40대 남성의 집에서 어김없이 쓰레기 더미가 발견됐다. 쓰레기집은 외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고립된 사람들이 자신과 가족을 방치하고 삶의 의지마저 놔 버린 복지 사각지대다. 서울신문이 229개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에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한 ‘저장강박’ 의심 가구는 총 1350가구로 집계됐다. 지자체는 이 가운데 939개 가구를 관리하고 있다. 집 안에 쓰레기를 쌓아 두는 현상을 가리키는 정확한 용어는 없다. 지자체와 사회복지사들은 물건을 쌓아 두는 습성을 저장강박으로 통칭하거나 오랫동안 정리되지 않은 집을 적치가구로 분류하고 있다. 해당 기간 지자체가 청소를 지원한 가구는 1255가구로 파악됐다. 이들 가구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총 3654.4t으로 기록됐다. 한 집에서 평균 2.9t의 쓰레기가 치워진 셈이다. 전체 가구를 청소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약 6억 4500만원이었다. 자체 예산을 편성해 사용한 시군구도 있지만 청소 지원 가구의 46.2%(578가구)는 자원봉사자 등 민간의 도움에 의존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석 달간 물건을 버리지 않고 집 안에 저장하거나 제때 청소하지 않아 쓰레기산을 방치한 고립가구를 심층 취재했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부모로부터 방치된 어린아이부터 세상과 담쌓은 2030 청년들, 쓰레기를 친구 삼아 외로움을 달래는 노인까지 쓰레기성을 쌓은 사람들의 사연은 복잡다단했다. 전문가들은 쓰레기집의 구조 신호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쓰레기집은 개인의 성격, 강박증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요소 등 다양한 요인이 얽혀 나타난다”면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나타날 더 큰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가와 사회의 개입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주스 좀…” 사경 헤맨 50대 집엔 슬픈 ‘삶의 무게’ 500㎏

    “주스 좀…” 사경 헤맨 50대 집엔 슬픈 ‘삶의 무게’ 500㎏

    바닥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수북이 쌓인 소주병과 맥주 캔, 비닐봉지, 엉망인 옷가지…. 이곳은 약 2주일 전 전화 수화기를 통해 “주스 좀…”이란 말을 간신히 내뱉은 뒤 앙상한 모습으로 구조된 50대 남성 A씨가 사는 약 43㎡ 규모의 서울 양천구 임대아파트다. A씨를 최초로 발견했던 신정3동 주민센터와 양천구청의 청소 협력 사회적기업, 신월종합사회복지관 직원 등 12명이 2일 A씨의 집을 말끔히 치웠다. 요양병원에서 치료받는 A씨가 퇴원했을 때 새 출발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오전 9시 30분 집 안에 가득 찬 쓰레기를 밖으로 빼내는 일부터 시작됐다. 집 내부로 들어서니 오래된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섞인 악취가 확 끼쳤다. 화장실은 곰팡이와 배설물이 뒤범벅돼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청소에 나선 직원들은 재활용품부터 분리했다. 설거지도 어려울 듯한 그릇, 냄비 등 주방기기들은 쓰레기 봉지로 직행했다. 냉장고 속에선 상한 반찬들이 발견됐다.1시간 정도 지나자 집 안에 널려 있던 쓰레기들은 얼추 정리됐다. 이후 4명의 청소업체 직원이 5시간에 걸쳐 쓸고, 닦기를 반복했고 오후 3시 30분쯤 코로나19 방역 소독까지 마쳤다. A씨의 집에서 나온 쓰레기 무게는 500㎏에 달했다. 100ℓ 재활용 봉지 13개, 50ℓ 종량제 봉투 17개, 유리 등 화학물질을 담는 포대 14자루 분량의 쓰레기가 나왔다. 쓰레기의 양과 집안 상태를 미뤄 보아 최소 6개월 이상 이런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돌봄 활동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혼자 사는 취약계층이 고독사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A씨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신정3동 주민센터 주윤홍 팀장의 끈질긴 전화 덕분이었다. 주 팀장은 지난달 17일 ‘취약계층 국민지원금’ 지급 대상임을 알리려 A씨에게 4통의 전화를 연거푸 걸었다. 열흘 넘게 굶어 스마트폰을 들 기력조차 없었던 A씨는 있는 힘을 모두 쥐어짜 내 수신 버튼을 눌렀고 “주스 좀…”이라는 한마디를 남겼다. 위급 상황임을 직감한 주 팀장은 돌봄매니저·방문간호사와 함께 A씨의 집으로 향했고, 쓰레기로 가득 찬 집에서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보라매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치료를 마치고 지난달 31일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주민센터는 오랜 기간 왕래가 없던 A씨의 가족을 찾아 연결했다. 20년간 알코올중독에 빠져 살아온 탓인지 A씨는 가족들과 점차 소원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임대아파트에 혼자 살기 시작한 것도 20여년 전쯤이다. 이날 A씨의 집 청소를 위해 강원에서 달려온 A씨의 형은 주 팀장에게 “팀장님이 아니었다면 동생은 이미 세상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A씨는 현재 혼자서는 걷기 어려운 상태다. 요양병원에서 한 달 정도 몸을 회복한 후 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주 팀장은 “알코올중독 환자는 그대로 두면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A씨가 예전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주민센터와 구청은 A씨가 퇴원 후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 [르포] “주스 좀…” 사경 헤맨 50대 남성 집, 쓰레기 500㎏ 청소 동행

    [르포] “주스 좀…” 사경 헤맨 50대 남성 집, 쓰레기 500㎏ 청소 동행

    바닥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수북이 쌓인 소주병과 맥주 캔, 비닐봉지, 엉망인 옷가지…. 이곳은 약 2주일 전 전화 수화기를 통해 “주스 좀….”이란 말을 간신히 내뱉은 뒤 앙상한 모습으로 구조된 50대 남성 A씨가 사는 약 43㎡ 규모의 서울 양천구 임대아파트다. A씨를 최초로 발견했던 신정3동 주민센터와 양천구청의 청소 협력 사회적 기업, 신월종합사회복지관 직원 등 12명이 2일 A씨의 집을 말끔히 치웠다. 요양병원에서 치료받는 A씨가 퇴원했을 때 새 출발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오전 9시 30분 집 안에 가득 찬 쓰레기를 밖으로 빼내는 일부터 시작됐다. 집 내부로 들어서니 오래된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섞인 악취가 확 끼쳤다. 화장실은 곰팡이와 배설물이 뒤범벅돼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청소에 나선 직원들은 재활용품부터 분리했다. 설거지도 어려울 듯한 그릇, 냄비 등 주방기기들은 쓰레기 봉지로 직행했다. 냉장속에선 상한 반찬들이 발견됐다.1시간 정도 지나자 집 안에 널려 있던 쓰레기들은 얼추 정리됐다. 이후 4명의 청소업체 직원이 5시간에 걸쳐 쓸고, 닦기를 반복했고 오후 3시 30분쯤 코로나19 방역 소독까지 마쳤다. A씨의 집에서 나온 쓰레기 무게는 500㎏에 달했다. 100ℓ 재활용 봉지 13개, 50ℓ 종량제 봉투 17개, 유리 등 화학물질을 담는 포대 14자루 분량의 쓰레기가 나왔다. 쓰레기의 양과 집안 상태를 미뤄보아 최소 6개월 이상 이런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돌봄 활동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혼자 사는 취약계층이 고독사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A씨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신정3동 주민센터 주윤홍 팀장의 끈질긴 전화 덕분이었다. 주 팀장은 지난 17일 ‘취약계층 국민지원금’ 지급 대상임을 알리려 A씨에게 4통의 전화를 연거푸 걸었다. 열흘 넘게 굶어 스마트폰을 들 기력조차 없었던 A씨는 있는 힘을 모두 쥐어 짜내 수신 버튼을 눌렀고 “주스 좀….”이라는 한 마디를 남겼다. 위급상황임을 직감한 주 팀장은 돌봄매니저·방문간호사와 함께 A씨의 집으로 향했고, 쓰레기로 가득 찬 집에서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보라매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치료를 마치고 지난 31일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주민센터는 오랜 기간 왕래가 없던 A씨의 가족을 찾아 연결했다. 20년간 알콜중독에 빠져 살아온 탓인지 A씨는 가족들과 점차 소원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임대아파트에 혼자 살기 시작한 것도 20여년 전쯤이다. 이날 A씨의 집 청소를 위해 강원에서 달려온 A씨의 형은 주 팀장에게 “팀장님이 아니었다면 동생은 이미 세상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A씨는 현재 혼자서는 걷기 어려운 상태다. 요양병원에서 한 달 정도 몸을 회복한 후 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주 팀장은 “알콜중독 환자는 그대로 두면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A씨가 예전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주민센터와 구청은 A씨가 퇴원 후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 [이의진의 교실 풍경] 학교는 없다/서울 누원고 교사

    [이의진의 교실 풍경] 학교는 없다/서울 누원고 교사

    예전 근무하던 학교에서 야간과 주말에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 강당을 인근 주민들에게 개방한 적이 있다. 시작은 주민들 민원 때문이었으나, 당시 구의원인지 시의원인지의 선거 공약과도 연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토요일에 일이 있어 출근하면 조기 축구회분들이 붉고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얼핏 그 광경은 ‘주민과 함께하는 학교’라는 기치에 어울렸고 사뭇 평화로웠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크고 작은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체육관 강당에서 야간에 배드민턴을 치던 분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 담배꽁초 등은 일찍 등교한 학생들 눈에 띄었다. 월요일 학교 운동장도 마찬가지였다. 한쪽 구석의 깨진 소주병과 담배꽁초는 불편한 장면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안전까지도 위협했다. 아마도 많은 이가 학교 공간은 세금으로 운영되니 야간이나 주말에 학교를 개방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런 주민들의 요구에 학교 공간 개방을 공약으로 내세운 의원님들 역시 자신들의 정치적인 판단이 옳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야간과 주말에만 개방한다고 해도 학교 안에서 낯선 사람들이 학생들과 함께 움직이면 언제든 사고의 위험이 있다. 결국 얼마 후 대낮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여자 어린이가 납치될 뻔한 사고가 일어났고, 그때서야 언론은 ‘빼앗긴 운동장’(2010년 MBC 뉴스데스크 보도)이라고 떠들었다. 하지만 학교 공간을 개방하라는 주민들의 요구는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사실 사회가 변하면서 점점 더 많은 역할이 학교에 주어지고 있다. 생활지도, 복지 영역이 확대되면서 학교 안으로 방과후수업과 돌봄이 들어왔다. 학교는 이미 학생 교육의 책임을 넘어 학부모 교육, 지역사회 교육까지 하고 있다. 나아가 학생들의 생활교육만이 아닌 학교폭력에 대한 준사법적 대처까지도 학교가 맡는 실정이다. 이렇게 많은 것이 학교로 넘어오는 동안 정작 교육 과정에 따라 학교에서 무엇을 교육해야 하는가, 혹은 교육활동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는 조용히 묻히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학교운영위원회를 비롯해 다양한 제도 역시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고, 이 때문에 생겨나는 업무 대부분은 교사들에게 떠넘겨진다. 정보화 추진으로 컴퓨터와 프린터, 와이파이 기기 등 새로운 기자재를 구입할 때 교사가 기안을 하고 이후 들어온 기자재를 또 교사들이 관리한다. CCTV를 설치하라고 하면 이번에도 교사들이 나서서 학교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기자재 선정 회의를 몇 차에 걸쳐 진행한다. 이런 행정업무들이 수업에 집중해야 할 교사들에게 누적되는 동안에 교사들이 업무를 맡지 않으려고 한다는 비난만 떠돈다. 제도 도입 시에도, 그저 ‘땜빵’하듯 새로운 일들을 밀어 넣을 때도 학교가 무엇인지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교육을 말하면서 정작 학교는 보지 않는 것이다. 말과 정책 안에 ‘학교’는 없다.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대선에 나오고자 하는 어느 분의 말은. 주택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는데, 도심지 학교를 고층 건물로 지어 5층까지는 학교로, 6층부터는 주택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어차피 학생수는 줄었고 교실은 남아돌 것이다. 그러니 학교 건물 위의 텅 빈 공간을 무용(無用)으로 남겨 둘 필요가 있는가’라는 발상은 쉬웠을 것이다. 십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쩌면 이렇게 변함없이 여야, 보수, 진보를 따지지 않고 같은 생각 같은 잣대로 학교를 바라보는지 놀라울 정도다. 바야흐로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기사마다 빠지지 않고 정치인들의 교육 정책에 대한 언급이 실린다. 여기저기서 나오는 말들의 향연이 어찌나 화려한지 현장에 있는 평범한 교사는 어지러울 뿐이다. 단지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그 속에 ‘진짜 학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 “초면에 왜 반말” 60대 머리 소주병으로 때린 50대 남성

    “초면에 왜 반말” 60대 머리 소주병으로 때린 50대 남성

    처음 본 남성이 자신에게 반말을 했다며 머리를 내리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50대 A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일 오후 8시45분쯤 서울 강북구의 한 호프집에서 다른 손님으로 온 60대 후반 B씨가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업주가 경찰에 신고하러 가자 B씨를 따라가 소주병으로 머리를 한 차례 더 내리쳤고, 깨진 병으로 머리를 찌른 것으로도 전해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정수리 부위 등이 찢어지는 상해를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 및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수술 도중 반려견 죽자 수의사에 흉기 휘둘러...50대 男 구속

    수술 도중 반려견 죽자 수의사에 흉기 휘둘러...50대 男 구속

    반려견이 수술을 받던 중 죽자 수의사와 병원장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50대 남성이 구속됐다. 29일 서울남부지법 임해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체포된 김모(53)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 27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 양천구 한 동물병원에서 중성화 수술을 받던 자신의 반려견이 수술 도중 죽자 격분해 수의사의 팔을 의료용 가위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난동을 부린 이후 병원을 떠난 김씨는 30분 정도 지나 술에 취한 상태로 병원으로 돌아와 소주병으로 병원장의 머리를 내리쳐 상해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팔과 머리 등에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은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김씨를 현행범 체포한 후 2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살려내” 중성화수술 중 반려견 죽자 수의사 등에 흉기 휘둘러

    “살려내” 중성화수술 중 반려견 죽자 수의사 등에 흉기 휘둘러

    자신의 반려견이 수술 중 죽자 격분해 수의사와 병원장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50대 남성 견주가 경찰에 검거됐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는 A(52)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5시 30분쯤 서울 양천구의 한 동물병원에서 자신의 반려견이 중성화 수술을 받던 중 죽자 격분, 수의사의 팔을 의료용 가위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병원을 떠난 A씨는 30분가량 지난 뒤 술에 취한 상태로 다시 병원을 찾아 소주병으로 병원 원장의 머리를 내려쳐 상해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팔과 머리 등에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은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술은 역시 됫병이다! 매그넘 사이즈 와인의 비밀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술은 역시 됫병이다! 매그넘 사이즈 와인의 비밀

    술꾼들 사이에 통하는 말로 “술은 역시 됫병이지…”라는 농담 섞인 진담이 있습니다. 이왕 마시는 술, 큰 병에 담긴 술을 큰 잔에 따라 벌컥벌컥 마시며 취하는 술자리가 더 화끈하고 즐겁고, 맛있다는 뜻일 겁니다. ‘됫병’은 한 되를 담을 수 있는 분량의 병을 뜻하는데요. ‘되’는 부피를 재는 단위로, 한 되는 약 1.8ℓ에 해당합니다. 과거 국내에서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흔하게 출시됐던 1.8ℓ 짜리 소주병을 ‘됫병 소주’라고 불렀는데 “술은 역시 됫병이지…”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한 것이 아닐까 추정됩니다. 소주뿐 아니라 와인도 ‘됫병’이 더 맛있습니다. 일반 와인 병은 보통 750mℓ인데요. 이보다 두 배 더 양이 많은 1.5ℓ 됫병을 ‘매그넘 사이즈’라고 부른답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이벤트 시음회나 캠핑장 등에서 나눠 마시기에 ‘딱’이죠. 와인 초보자이거나 평소 술을 조금씩만 마시는 습관을 가졌다면 웅장한 ‘매그넘 사이즈’를 보고, “어휴, 저걸 어떻게 사람이 다 마셔”라고 눈살을 찌푸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 매그넘 와인을 한번 맛본다면, 차라리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됫병을 순식간에 비우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희석식 ‘됫병 소주’가 느낌적인 느낌으로 더 맛있는 술이라면, ‘됫병 와인’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타당한 이유로 일반 사이즈의 와인보다 훨씬 더 맛있기 때문입니다.●1.5ℓ짜리 매그넘 와인, 산소양 적어 산화 속도 느려져 맛의 차이는 와인을 병입할 때 들어가는 ‘산소의 양’에서 비롯됩니다. 매그넘 사이즈의 병에는 일반 사이즈의 병보다 2배 더 많은 와인이 들어 있지만, 와인과 코르크 사이에 끼는 산소의 양은 두 사이즈의 병이 같습니다. 그러니까 매그넘 사이즈 와인을 병입할 때 들어가는 산소의 양이 더 적다는 뜻이죠. 보통 발효주는 산소와 접촉하는 순간 맛이 쉽게 변하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매그넘 사이즈의 산소가 적다는 것은 곧 와인의 산화 속도가 일반 병에 비해 2배 더 느리다는 의미입니다. 천천히 숙성돼 와인의 신선도, 산도, 과실향의 밸런스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저장하기에도 더 유리하죠. 실제로 병에서 2차 숙성을 하는 샴페인은 매그넘 사이즈가 와인의 풍미를 더 높여 주기 때문에 좋은 제품이라 판단되면 품질 유지를 위해 매그넘 사이즈로만 와인을 출시하는 생산자들도 있답니다. 와인 한 세트에 수천만원에 이르는 프랑스 럭셔리 샴페인의 대명사 ‘살롱 S’가 대표적입니다. ●칠레 ‘20배럴’ 매그넘 마셔 보니 폭발적인 과실향에 깜놀 자, 이론이 그러한데 매그넘 사이즈와 일반 사이즈 와인을 비교 시음 안 해 볼 수가 없겠죠. 칠레 코노수르 와이너리의 ‘20배럴’ 카베르네 소비뇽의 2017년 빈티지 와인을 각각 1병씩 놓고 동일한 조건에서 시음해 봤습니다. 먼저 일반 사이즈의 20배럴을 마셔 봅니다. 자두, 블루베리 등 검붉은 과일향과 약간의 흙내음, 스모키향이 올라왔습니다. 적당한 타닌감이 느껴져 잘 구운 소고기 한 점이 떠오르더군요. 맛있는 와인입니다. 이어서 매그넘 사이즈에서 따른 와인잔을 코에 갖다 댄 기자는 폭발적인 과실향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아니, 같은 와인인데 이렇게 아로마가 달라?” 함께 시음한 업계 관계자도 “매그넘이 더 맛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비교 시음을 하니 확연한 맛의 차이가 느껴진다”며 놀라더군요. 와인을 입에 한 모금, 두 모금 담고 삼켜 봅니다. 타닌은 일반 사이즈에 담긴 와인보다 훨씬 부드러웠고, 마우스필도 전반적으로 더 몽글몽글해졌습니다. 쉽게 말해 일반 사이즈의 와인은 털이 박힌 복숭아를 껍질째 먹는 느낌이고, 매그넘 사이즈의 와인은 껍질을 벗긴 달콤한 복숭아 알맹이를 쏙 빼먹는 느낌이었달까요.●일반 와인보다 조금 더 비싸고 쉽게 구할 수 없는 게 흠 안타깝게도 매그넘 사이즈의 가격은 일반 와인에 비해 조금 더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거의 모든 와이너리에서 매그넘 사이즈를 출시하긴 하지만, VIP 고객을 위한 이벤트성(비매품) 출시이거나 마니아들을 위한 소량 출시가 대부분입니다. 김설아 신세계앨앤비 부장은 “매그넘 사이즈는 병 자체도 비싸고 워낙 생산량이 적어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매그넘 사이즈가 매장에 풀리면 ‘완판’이 잘된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우리는 술을 더 많이 마실 수 있어서 ‘됫병’을 좋아하는 것이 아닙니다. ‘됫병’이 더 맛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입니다. 변함없이 2021년에도 ‘술은 역시 됫병’입니다.
  • ‘줍깅’ 10분 만에 술병·담배꽁초 한가득… 보람까지 주웠다

    ‘줍깅’ 10분 만에 술병·담배꽁초 한가득… 보람까지 주웠다

    MZ세대 중심 스웨덴 ‘플로깅’ 운동 인기한국에선 ‘쓰담 달리기’ ‘줍깅’으로 불려 3시간 동안 6.1㎞ 이동하며 345㎉ 소모쓰레기 주울 때 다리 굽혀 운동효과 커“등산객들도 즉석 동참·응원해줘서 뿌듯”“조깅을 마치면 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 사진을 찍거든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배경에 쓰레기가 있는 거예요. 사진 찍기 위해 쓰레기를 치우다 보니 이럴 거면 ‘플로깅’(Plogging)을 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 한강공원에서 플로깅을 마친 고민주(29·여)씨는 거창한 이유를 대지 않았다. 플로깅을 하는 이유로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침 일찍 나와 조깅도 하고, 좋은 경치도 보고 보람까지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이 두 번째 플로깅이라고 설명한 고씨는 “지난주엔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았다”며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한다면서 말 걸어줄 땐 기분도 좋다”고 말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웨덴어로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플로카우프(Plocka upp)와 영어로 달리기를 의미하는 조깅(Jogging)이 더해져 만들어진 이 단어는 우리 말로 ‘줍깅’, ‘쓰담(쓰레기 담는) 달리기’ 등으로 불린다. 반응이 뜨겁다. 20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플로깅을 검색하면 3만 4000여개의 게시물이 조회될 정도다. 서울신문은 지난 19일 오전 8~12시까지 반포 한강공원과 광진구 아차산에서 플로깅 모임에 참여해봤다. 생각보다 운동 효과가 좋았고,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 놀랐다.우선 잠수교 강북방면에서 반포 한강공원으로 10분간 조깅을 했다. 땀이 날 무렵 20분 정도 플로깅을 진행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땀이 날 무렵 쓰레기 줍기를 시작했는데, 반포 한강공원에는 전날 ‘불금’의 흔적이 가득했다. 반쯤 남은 술병과 맥주 캔, 먹다 남은 타코야끼와 곰돌이 젤리까지 10분 만에 봉투가 가득 찼다. 특히 의자 틈새로 쑤셔 넣은 쓰레기와 계단 구석에 놓여 있는 쓰레기는 유심히 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웠다. 이렇게 거둬들인 쓰레기를 처리하고자 쓰레기통을 찾았지만, 이미 쓰레기통은 가득 차 주변에도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이날 함께한 강달해(29·여)씨는 “담배꽁초가 특히 많이 나와 특정 외제 브랜드 담배꽁초를 색깔별로 모을 수 있었다”며 “플로깅 하는 모습을 보고 쓰레기 투기를 하면 안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아차산에는 쓰레기가 많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오래된 쓰레기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땅속에 묻힌 비닐봉지를 꺼내 보니 소주병 등이 담겨 있었고, 반쯤 부러진 장우산도 발견됐다. 산을 오르며 쓰레기를 줍다 보니 운동 효과는 확실했다. 기자가 이날 플로깅한 3시간 동안 이동한 거리는 6.1㎞로 총 345㎉를 소모했다고 스마트폰에 기록됐다. 아차산에서 만난 박현재(34)씨는 “플로깅을 할 때 비가 온 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다들 신나서 한 기억이 있다”며 “환경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일단 참여하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열정적으로 참여하게 돼 10번째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근(32)씨는 “플로깅의 매력은 좋은 거 더하기 좋은 거”라면서 “등산하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봉투를 받아 즉석에서 참여하는 모습을 볼 때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원·수습 김가현 기자 lsw1469@seoul.co.kr
  • 흉기 휘둘렀는데 집행유예… 위협받은 사람은 징역형, 왜?

    흉기 휘둘렀는데 집행유예… 위협받은 사람은 징역형, 왜?

    동료 직원의 해고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치고 흉기까지 휘두른 4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반면,위협을 느껴 정당방위로 폭행을 했다고 주장하는 50대 남성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박정길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 A(45)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상해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 B(56)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3일 A씨는 서울 송파구 집에서 B씨와 술을 마시다가 심하게 다퉜다. A씨는 소주병으로 B씨의 머리를 내리치고 흉기를 휘두르며 “나가면 죽여 버린다”고 했다. 이에 B씨는 흉기를 빼앗는 과정에서 A씨의 뒤통수를 몇 대 때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씨는 안와 파열 골절, 폐쇄성 비골 골절 등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A씨의 진술과 A씨가 입은 부상 부위와 정도, B씨의 폭행 경위나 전후 상황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한 점을 고려할 때 B씨의 폭행은 정당방위가 아닌 쌍방 폭행 과정에 A씨에게 상해를 가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무릎 안 꿇어?” 14살 딸에 살해 협박한 친부 벌금형

    “무릎 안 꿇어?” 14살 딸에 살해 협박한 친부 벌금형

    법원, 50대 친부에게 벌금 700만원 선고 14살 딸이 무릎을 꿇지 않는다는 이유로 흉기를 들이대며 살해 협박을 한 50대 친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김진원 판사는 특수협박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5)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4월 8일 오후 11시쯤 인천시 부평구 주거지에서 친딸인 B(14)양에게 흉기를 들고 “죽여버린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양의 방 문에 화장품 용기를 던지고 소주병을 김치냉장고에 집어 던져 깨뜨리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하기도 했다. 당시 A씨는 B양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했으나, B양이 거부하자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판사는 “범행을 자백하고 60일이 넘는 구금 기간을 통해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 아동과 부인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50대 유부녀 만난 30대…이별통보에 “××했다” 난동

    50대 유부녀 만난 30대…이별통보에 “××했다” 난동

    50대 유부녀와 잘못된 만남을 가진 30대 남성이 이별통보에 격분해 상해를 입히고, 성관계 사실을 외치며 난동을 피웠다. 부모와 남편, 자녀와 이웃이 보는 앞에서 협박을 당한 여성은 이 남성을 고소했고, 법원은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 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강순영 판사는 상해·특수협박·주거침입·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 A씨(31)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예훼손범죄로 인한 피해의 정도가 중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 죄질이 좋지 않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2019년 6월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일하던 중 손님으로 온 B(50)씨와 7월부터 교제하다 B씨가 이별을 요구하자 이 같은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지난해 11월28일 “나는 사실 이혼하지 않았고 아이가 셋 있는 유부녀다. 너의 집착이 심해 헤어지고 싶다”고 이별을 통보했고, A씨는 12월9일 자신의 집에서 B씨가 말대꾸를 했다는 이유로 “개돼지 같은 게 무슨 말을 해”라고 말하며 소주병을 깨뜨리고 흉기로 방 벽을 찍는 등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올해 1월 1일에는 신체 접촉을 거부하는 B씨를 밀고 손목을 꺾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고, 다음날인 2일 오전 B씨 집 근처로 찾아가 성관계를 했다고 외쳤다. B씨 부모와 남편, 자녀들이 있는 가운데 “이 ×이 ××(성관계) ×나 잘해요”라고 소리치고, B씨 주거지 공동현관에 침입해 초인종을 누르며 난동을 피웠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용히 해달라” 항의한 이웃 소주병으로 때린 60대

    “조용히 해달라” 항의한 이웃 소주병으로 때린 60대

    조용히 해 달라며 항의한 이웃을 찾아가 소주병으로 때린 60대 남성이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금천경찰서는 전날 특수상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60대 A씨를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10시 30분쯤 서울 금천구 자신의 집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던 중 이웃 B씨가 “조용히 좀 해 달라”고 항의하자 B씨를 찾아가 소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행범으로 A씨를 체포했고, 이후 영장이 발부돼 A씨는 구속됐다. A씨는 체포 과정에서 경찰을 때려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추가됐다. 피해자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B씨는 전치 2주 수준의 상해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소주·우유랑 너무 똑 닮았는데… ‘먹지 말라’ 써 붙이면 괜찮나요

    소주·우유랑 너무 똑 닮았는데… ‘먹지 말라’ 써 붙이면 괜찮나요

    실제 소주·우유 디자인 협업 생활용품어린이·지적장애인들은 착각할 우려식약처, 식품 오인 가능성 포장 제한업체 “용도 명확·경고 문구도 차별화”“미니어처 크기라 실제 소주로 알고 마시기라도 한다면…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하이트진로가 지난 3월 홈플러스와 협업해 출시한 ‘두꺼비 디퓨저’를 두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진로 소주병 모양을 본떠 만든 방향제를 실제 소주로 오인해서 마실 만큼 비슷하다는 것이다. ‘서울우유 바디워시’도 우유팩과 거의 똑같은 디자인으로 출시됐는데, 보통 사람들이 혼동하지는 않더라도 술 취한 사람이나 어린이, 지적장애인 등은 술이나 우유 등으로 착각하고 마셔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젤리 용기’ 형태로 된 손 소독제 제품을 마시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됐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신고된 사례 가운데 외용 소독제를 삼켜 소화계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피해 사례는 총 11건이었다. 특히 외용 소독제에 만화 캐릭터 등을 사용해 아동이 보기에는 젤리로 착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손 소독제와 같이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는 외용 소독제에 대해 식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용기나 포장 사용을 제한하도록 하는 안을 발표했다. 오는 8월부터 의약외품 외용 소독제를 제조·수입하는 업체는 뚜껑이 달린 소용량(200㎖ 이하) 파우치 용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2개월의 계도 기간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해당 용기를 사용한 제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하면 약사법에 따라 처벌한다는 방침이다.아직까지는 소주 디퓨저와 보디워시 상품을 마셔 사고로 이어졌다고 확인된 사례는 없다. 해당 업체도 실제 식품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충분한 안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디퓨저를 개봉해 살펴보면 뚜껑 아래 방향용 막대를 고정하는 속 뚜껑이 있어 내용물이 쉽게 흘러내릴 수 없도록 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상품에 방향제 용도를 명확히 표기했으며 ‘차량용품 및 비식품 생활코너’에 상품을 비치해 판매하고 있다”며 “절대 마시지 말라는 경고 문구 역시 상품 바탕색과 구분되는 노란색으로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탓에 식품 디자인에 생활화학제품 등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시나 광고를 금지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딱풀 디자인을 본뜬 사탕 ‘딱붙캔디’와 바둑알 모양 초콜릿 ‘바둑 초콜릿’ 등이 출시되면서 장애인이나 노인, 아동이 실제 생활화학제품 등을 식품으로 착각해 섭취하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 3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식품 표시·광고법 개정안’을 발의한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제도를 명확히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업체 스스로도 자율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은행지점장이 대출 원하는 내 여자친구를 술자리로 불렀다”

    “은행지점장이 대출 원하는 내 여자친구를 술자리로 불렀다”

    대출상담 원한 여성 고객 ‘부적절’ 호출‘회장님’ 일행 술자리 불러 “술 마셔라”항의하니 지점장 부인까지 전화로 읍소 한 시중은행 지점장이 대출을 원하는 여성 고객에게 대출 상담을 해주겠다며 술자리에 불러 술을 마시도록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은행 축은 해당 지점장을 대기발령하고 내부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는 지난 1일 ‘여자친구를 접대부로 이용하려고 한 은행 지점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관심을 모았다. 피해자의 남자친구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사업을 하는 여자친구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중 대출을 받으려 했고, 신용보증재단 담당자에게 H은행 지점장인 B씨를 연결받았다”며 사건의 발단을 설명했다. 이어 “다음날 오후 4시쯤 B씨는 ‘○○횟집으로 오라’며 계속 전화를 걸어왔고, 어디쯤 왔냐고 지속적으로 물었다”면서 “도착해 횟집 앞에서 만난 지점장은 뜬금없이 두 손을 붙잡고 인사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각각 방으로 된 횟집에 들어가보니 소주병을 비롯해 10병 넘게 마신 술병이 널브러져 있는 등 지점장은 일행인 ‘모 회장’과 이미 거하게 술판을 벌인 상황이었다고 했다. 글쓴이는 “여자친구가 술을 못 마신다고 하자 지점장은 ‘술을 못 마셔?’라고 반말을 했다”면서 “같이 있던 ‘회장님’에게 ‘요즘 80~90년생들은 아직 어려서 처음 자리는 긴장해서 다들 저런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점장 B씨는 “술을 못 마셔? 대리(운전) 불러줄 테니 술 마셔”라고 계속 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여자친구가 겁에 질려 그 자리를 빠져 나왔고, 다음날 곧바로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고 한다. 이에 지점장 B씨는 “도움을 주려고 상담하기 위해 불렀다”는 해명과 함께 사과했지만 그 다음날 또 황당한 일이 여자친구에게 벌어졌다. 지점장 B씨는 다음날 “사무실 근처에 도착해 있다”는 등 수 차례 전화와 문자를 해왔고, 심지어 지점장 부인이 전화를 걸어 “남편이 그럴 사람이 아니다. 실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영업을 하러 다니는데, 영업 자리를 만든 것이다. 남편이 극단적 선택을 할까 두렵다”고 말했다고 글쓴이는 전했다. 심지어 해당 지점의 직원들까지 찾아와 “은행 내부감찰이 진행 중이니 언론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읍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H은행 측은 해당 지점장을 대기발령하고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괴한 침입에 아버지 쓰러져” 횡설수설했던 40대, 존속살해 혐의 인정

    “괴한 침입에 아버지 쓰러져” 횡설수설했던 40대, 존속살해 혐의 인정

    함께 술을 마시던 70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오권철)는 29일 오전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47)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월 25~26일 아버지(79)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1월 26일 오전 4시 47분쯤 신고를 받고 서울 노원구의 한 주택가에 출동해 집 인근에서 전신에 피를 묻힌 채 서 있는 아들 김씨를 발견해 체포했다. 당시 김씨는 “사람이 죽었다! 신고 좀 해달라!”라고 소리를 질러 이웃 주민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 아버지 집 안에 있는 화장실에서 김씨 아버지가 피를 흘리며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와 술을 마시던 중 모르는 두 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왔고 그중 한 명이 아버지를 납치했다”, “나머지 1명과 격투 중 아버지가 화장실에서 죽어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는 등 횡설수설하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집 안에는 곳곳에 깨진 핏자국과 깨진 소주병이 발견됐다. 경기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김씨는 사건 당일 아버지 집을 찾아와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 중”이라고 말했다. 김씨 또한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예,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김씨는 지난 17일과 26일에도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30대 여성, 70대 경비원에 “X자식아” 욕설과 폭행

    30대 여성, 70대 경비원에 “X자식아” 욕설과 폭행

    경기 부천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A(36·여)씨는 지난해 5월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서다가 차단기가 열리지 않자 화가 났다. 매달 주차비를 제때 내는데도 주차장 차단기가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 날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오피스텔 1층 경비실에 찾아간 A씨는 다짜고짜 휴대전화 모서리로 경비원 B(74·남)씨의 이마를 내리찍었다. 화가 풀리지 않은 그는 옆에 있던 소화기로 B씨의 어깨와 엉덩이 등을 5차례 때리고 발로 허벅지를 여러 차례 걷어차기도 했다. A씨는 한 달 뒤 주차요금을 내러 경비실에 찾아갔다가 B씨와 또 마주쳤다. 사과를 받지 못해 앙금을 풀지 못한 B씨가 “나를 때려서 피해준 사람이구먼.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냐”고 따지자, A씨는 “경비원 X 자식아. 또 맞아 볼래”라며 B씨의 허벅지를 발로 찼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로부터 휴대전화로 위협을 당해 범행했다”며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한 달 뒤 폭행 혐의로 또 기소됐다. 그는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자백하는 태도를 보이다가 지난달 결심 공판 때 최후진술을 하면서는 다시 B씨 탓을 하며 자신의 행위는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선고 공판 전 A씨가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반성문에는 ‘평소에도 (경비원이) 일을 대충대충 한다. 또 욱하는 경비(원) 좀 보세요’ 등 B씨를 비난하는 내용도 있었다. A씨는 과거에도 스테이플러를 다른 사람 얼굴에 던지거나 소주병으로 머리를 가격해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을 당한 B씨는 치료비마저 제대로 받지 못할까 봐 A씨로부터 250만원을 받고 합의서를 써줬지만 제대로 된 사과는 끝내 받지 못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5단독 배예선 판사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어 법정에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법원은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A씨의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다. 형법상 폭행죄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배 판사는 “피고인은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피해자에게 화풀이하며 이른바 ‘갑질’ 행태를 보였음도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거나 뉘우치지 않았다.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과 모멸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양형 요소인 ‘처벌불원’은 피고인이 범행을 뉘우치는 것을 전제로 한 경우에 의미가 있다. 처벌불원 의사가 법원에 제출됐다는 이유만으로 실형 선고를 피할 수는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공병 반환금 2000만원 빼돌린 알바생…점주 “충격으로 병원 치료”

    공병 반환금 2000만원 빼돌린 알바생…점주 “충격으로 병원 치료”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공병 보증금을 환불해준 척 거짓 등록해 2000만원 가까이 빼돌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검찰에 넘겨졌다. 8일 사건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최지석 부장검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A(30)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서울 은평경찰서는 작년 9월 A씨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서울 은평구의 한 편의점에서 3년 가까이 일한 A씨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2019년 8월까지 공병 반환금 1995만여원을 허위로 등록해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손님이 편의점에 공병을 가져오면 소주병 100원·맥주병 130원을 환불해주는데 A씨는 실제 공병을 받지 않고도 받은 것처럼 허위 등록해 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횡령한 돈을 개인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A씨의 범행은 피해 점주 B씨가 정산 현황표를 확인하던 중 공병 환불금액 항목에서 금액 차이가 크게 발생한 점을 수상히 여겨 본사에 확인한 결과 공병 환불을 한 적이 없는데도 환불금이 지급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들통났다. 공병 환불은 점주의 상호계산 계정에서 환불금이 우선 지급되고 공병이 물류센터에 도착하면 이를 확인한 본사가 다시 점주의 계정에 돈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점주 B씨는 공병 환불기록과 편의점 CCTV 영상을 비교한 결과 A씨의 범행을 확인했다. A씨는 또 문화상품권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로또 정산을 임의로 수정해 차액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횡령된 금액은 결국 편의점 점주가 부담하게 됐다. 점주 B씨는 “2000만원이면 영세 편의점주의 연봉이나 마찬가지”라며 “충격을 받은 탓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A씨가 엄벌에 처해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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