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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30)-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수문장은 즉시 신무문 뒤쪽에 있는 오운각(五雲閣)으로 달려가 구수복을 만나 예조판서가 한밤중에 왕명을 받고 입시하려 한다는 사실을 고하였다.구수복으로서는 정말 뜻밖의 소식이었다. 원래 신무문은 북방의 현무(玄武)에서 따온 이름으로,이름이 가리키고 있듯이 음기가 강해서 평소에는 굳게 닫아두었던 폐쇄문이었다.궁궐 내에서 쓰는 생활용품을 공급하는 비상문이었지만 왕이 비밀스럽게 행차할 때 쓰는 통로이기도 했다.가령 왕이 소요하고 싶거나 병사들의 열무(閱武)며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모습을 살피는 관농(觀農)때 간혹 왕이 드나드는 문이기도 했다. 문무백관들이 드나드는 정식 통용문은 경복궁의 서문인 영추문(迎秋門)이었는데,한밤중에 신무문을 통해 입시하려 한다는 수문장의 말은 믿을 수가 없는 보고였던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문을 열어 주어서는 안 된다.” 구수복은 엄중하게 명을 내렸다.명을 받은 수문장은 다시 누각 위로 올라가 소리쳐 말하였다. “문을 열어드릴 수 없습니다.백관께오서는 반드시 영추문으로 드나드는 사실을 모르시나이까.” 수문장의 말에 심정이 나서서 호통을 쳤다. “네 이놈.주상으로부터 어명을 받고 입시하려 한다고 이르지 않았느냐.” “하오나” 수문장이 대답하였다. “지금은 밤이 깊었나이다.곧 이고가 될 시각이나이다.” 수문장의 말은 사실이었다.벌써 밤이 깊어 9시와 11시 사이인 이고(二鼓)에 접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네 이놈” 성미 급한 심정이 소리쳐 말하였다. “나는 형조판서 심정이다.네놈은 화천군(花川君)도 모른단 말이냐.” 물론 심정은 현재 형조판서는 아니었다.조광조 일파의 탄핵으로 파직되었으나 중종반정에 참여하여 세운 공으로 화천군에 봉해진 정국공신이었던 것이다.문을 지키는 일개 수문장이었지만 화천군의 이름은 익히 들어왔던 터이므로 심히 난처하여 다시 구수복을 찾아가 고하였다. “심상치 않은 일이나이다.화천군 심대감도 함께였나이다.” 구수복은 황당하였다.원래 사약방은 액정서(掖庭署)소속의 잡직 관서였다.특히 구수복은 궁중의 높은 곳에서 한밤중의 안전을 책임지는 내시부소속의 하급관리였던 것이다.구수복은 더 이상 거절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나아가 사실을 확인해야 할 것같은 필요성을 느꼈다.구수복은 직접 문 위에 올라가 상황을 살펴보았다. “무슨 일로 야심한 밤에 이처럼 입시하려 하시나이까.” “어명이라고 내 이르지 않았느냐.” 심정이 다시 호통을 쳤다. “이분이 누구신지 모르겠느냐.바로 부원군 홍대감 나으리이시다.” 부원군이라면 왕비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구수복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모골이 송연하였다.부원군이라면 바로 국구(國舅)가 아닌가.구수복은 이미 신무문을 통해 입궐하여 희빈 홍씨를 만나고 돌아가는 부원군 홍경주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다.희빈 홍씨라면 대왕마마의 후궁.개국공신의 딸 중에 일곱 명을 후궁으로 삼는다는 법도에 따라 경빈 박씨와 창빈 안씨 다음으로 20살 때 궁궐에 들어 각별히 총애를 받은 후궁이 아닌가. 그 말을 들은 순간 구수복은 더 이상 거절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다.그는 오운각으로 돌아가 열쇠를 꺼내들고 신무문을 열었다. 이로써 마침내 피비린내나는 궁정쿠데타가 시작된 것이었다.˝
  • 儒林(30)-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儒林(30)-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수문장은 즉시 신무문 뒤쪽에 있는 오운각(五雲閣)으로 달려가 구수복을 만나 예조판서가 한밤중에 왕명을 받고 입시하려 한다는 사실을 고하였다.구수복으로서는 정말 뜻밖의 소식이었다. 원래 신무문은 북방의 현무(玄武)에서 따온 이름으로,이름이 가리키고 있듯이 음기가 강해서 평소에는 굳게 닫아두었던 폐쇄문이었다.궁궐 내에서 쓰는 생활용품을 공급하는 비상문이었지만 왕이 비밀스럽게 행차할 때 쓰는 통로이기도 했다.가령 왕이 소요하고 싶거나 병사들의 열무(閱武)며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모습을 살피는 관농(觀農)때 간혹 왕이 드나드는 문이기도 했다. 문무백관들이 드나드는 정식 통용문은 경복궁의 서문인 영추문(迎秋門)이었는데,한밤중에 신무문을 통해 입시하려 한다는 수문장의 말은 믿을 수가 없는 보고였던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문을 열어 주어서는 안 된다.” 구수복은 엄중하게 명을 내렸다.명을 받은 수문장은 다시 누각 위로 올라가 소리쳐 말하였다. “문을 열어드릴 수 없습니다.백관께오서는 반드시 영추문으로 드나드는 사실을 모르시나이까.” 수문장의 말에 심정이 나서서 호통을 쳤다. “네 이놈.주상으로부터 어명을 받고 입시하려 한다고 이르지 않았느냐.” “하오나” 수문장이 대답하였다. “지금은 밤이 깊었나이다.곧 이고가 될 시각이나이다.” 수문장의 말은 사실이었다.벌써 밤이 깊어 9시와 11시 사이인 이고(二鼓)에 접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네 이놈” 성미 급한 심정이 소리쳐 말하였다. “나는 형조판서 심정이다.네놈은 화천군(花川君)도 모른단 말이냐.” 물론 심정은 현재 형조판서는 아니었다.조광조 일파의 탄핵으로 파직되었으나 중종반정에 참여하여 세운 공으로 화천군에 봉해진 정국공신이었던 것이다.문을 지키는 일개 수문장이었지만 화천군의 이름은 익히 들어왔던 터이므로 심히 난처하여 다시 구수복을 찾아가 고하였다. “심상치 않은 일이나이다.화천군 심대감도 함께였나이다.” 구수복은 황당하였다.원래 사약방은 액정서(掖庭署)소속의 잡직 관서였다.특히 구수복은 궁중의 높은 곳에서 한밤중의 안전을 책임지는 내시부소속의 하급관리였던 것이다.구수복은 더 이상 거절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나아가 사실을 확인해야 할 것같은 필요성을 느꼈다.구수복은 직접 문 위에 올라가 상황을 살펴보았다. “무슨 일로 야심한 밤에 이처럼 입시하려 하시나이까.” “어명이라고 내 이르지 않았느냐.” 심정이 다시 호통을 쳤다. “이분이 누구신지 모르겠느냐.바로 부원군 홍대감 나으리이시다.” 부원군이라면 왕비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구수복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모골이 송연하였다.부원군이라면 바로 국구(國舅)가 아닌가.구수복은 이미 신무문을 통해 입궐하여 희빈 홍씨를 만나고 돌아가는 부원군 홍경주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다.희빈 홍씨라면 대왕마마의 후궁.개국공신의 딸 중에 일곱 명을 후궁으로 삼는다는 법도에 따라 경빈 박씨와 창빈 안씨 다음으로 20살 때 궁궐에 들어 각별히 총애를 받은 후궁이 아닌가. 그 말을 들은 순간 구수복은 더 이상 거절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다.그는 오운각으로 돌아가 열쇠를 꺼내들고 신무문을 열었다. 이로써 마침내 피비린내나는 궁정쿠데타가 시작된 것이었다.
  • 儒林(29)-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儒林(29)-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중종 14년 11월 15일 밤. 저녁 7시와 9시 사이인 일고(一鼓) 무렵.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神武門) 앞에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었다.가을도 깊어 이미 초겨울로 접어든 계절이었으므로 밤이 깊어지자 하늘을 덮은 먹구름으로 달빛조차 보이지 않고 칼바람이 매섭게 부는 어두운 한밤중이었다.마침내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나자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반겨 맞았다. “어서 오십시오,나으리.” 나중에 나타난 사람은 후궁 희빈의 아버지인 홍경주였고,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남곤과 심정이었다. “어찌 되었습니까.” 심정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주상께 밀서는 전해졌습니까.” “물론입니다.” 홍경주는 자신있게 대답하였다.홍경주는 이미 공조판서인 김정(金錠)을 통하여 중종에게 다음과 같은 밀서를 전해 올렸던 것이었다. “국가의 변란을 보고하려 하나 주상을 가까이 모시고 있는 사람이 모두 조광조의 심복이므로 뜻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사태가 매우 위험하오니 신무문을 열어주시면 밤을 타고 나아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홍경주는 실제로 밀서가 대왕에게 전해졌는가를 자신의 딸인 희빈으로부터 최종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주상께오서는 신들을 기다리고 계실 것이나이다.” 이왕 조광조 일파의 제거를 결심했다면 차일피일 시간을 끌 수가 없었다.지난 새벽 정광필의 의중을 떠보기 위해서 변복을 하고 찾아갔던 남곤으로부터 절망적인 답변을 듣자 이들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였다간 자칫 조광조의 무리들에게 정보가 새어나갈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였던 것이다.속전속결.어차피 싸움을 할 때에는 질질 끌지 않고 단번에 빨리 끝내는 게 상책인 것이다. 이들이 대궐 안으로 몰래 들어가기 위해서 신무문을 택한 것은 치밀한 계획 때문이었다. 원래 궁궐문의 모든 열쇠는 승정원에서 보관하게 되어 있다.만약 긴급한 일로 한밤 대궐에 들 일이 있으면 수문장에게 사유를 말하고 승정원에서 열쇠를 내어 문을 열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승정원의 승지들은 대부분 조광조와 뜻을 같이 하는 신진세력이다.특히 이날 밤의 승지였던 윤자임(尹自任),공서린(孔瑞麟) 등은 조광조의 핵심 세력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대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였으므로 편법으로 신무문을 선택한 것이었다. 다른 대문과는 달리 신무문은 승정원이 아닌 사약방에서 따로 열쇠를 관리하고 있었다.사약이란 왕명의 전달과 왕이 사용하는 문구류의 공급,궁궐문의 열쇠와 자물쇠의 보관 관리,궁궐 내 정원의 도로 포장 및 설치와 같은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일종의 행정 관리직이었다. 또한 궐내에서 궁녀와 같은 나인들이 죽으면 남몰래 그 시신이 나가는 문이기도 해서 평소에는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비밀통로와 같은 비상문이었던 것이다. 주상께서 밀서를 전해 받고 이미 궐내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홍경주의 말을 전해들은 심정과 남곤은 크게 용기를 내어 신무문으로 다가가 대문을 두드렸다. 하늘을 가렸던 먹구름이 잠시 걷히고 달빛이 반짝 드러났다.문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은 달빛 아래 서 있는 세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크게 놀라 물었다. “뉘시오.” 남곤이 앞장서서 말하였다. “예조판서 남곤이다.주상으로부터 왕명을 받고 입시하려 하니 그대는 문을 열라.” 수문장은 전에 없던 일이 일어났으므로 우선 당황하였다.기록에 의하면 이날 밤 입직을 맡고 있던 사약은 구수복(具壽福)으로 정6품 잡직의 말단 관리였다고 전하고 있다.
  • 儒林(29)-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중종 14년 11월 15일 밤. 저녁 7시와 9시 사이인 일고(一鼓) 무렵.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神武門) 앞에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었다.가을도 깊어 이미 초겨울로 접어든 계절이었으므로 밤이 깊어지자 하늘을 덮은 먹구름으로 달빛조차 보이지 않고 칼바람이 매섭게 부는 어두운 한밤중이었다.마침내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나자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반겨 맞았다. “어서 오십시오,나으리.” 나중에 나타난 사람은 후궁 희빈의 아버지인 홍경주였고,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남곤과 심정이었다. “어찌 되었습니까.” 심정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주상께 밀서는 전해졌습니까.” “물론입니다.” 홍경주는 자신있게 대답하였다.홍경주는 이미 공조판서인 김정(金錠)을 통하여 중종에게 다음과 같은 밀서를 전해 올렸던 것이었다. “국가의 변란을 보고하려 하나 주상을 가까이 모시고 있는 사람이 모두 조광조의 심복이므로 뜻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사태가 매우 위험하오니 신무문을 열어주시면 밤을 타고 나아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홍경주는 실제로 밀서가 대왕에게 전해졌는가를 자신의 딸인 희빈으로부터 최종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주상께오서는 신들을 기다리고 계실 것이나이다.” 이왕 조광조 일파의 제거를 결심했다면 차일피일 시간을 끌 수가 없었다.지난 새벽 정광필의 의중을 떠보기 위해서 변복을 하고 찾아갔던 남곤으로부터 절망적인 답변을 듣자 이들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였다간 자칫 조광조의 무리들에게 정보가 새어나갈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였던 것이다.속전속결.어차피 싸움을 할 때에는 질질 끌지 않고 단번에 빨리 끝내는 게 상책인 것이다. 이들이 대궐 안으로 몰래 들어가기 위해서 신무문을 택한 것은 치밀한 계획 때문이었다. 원래 궁궐문의 모든 열쇠는 승정원에서 보관하게 되어 있다.만약 긴급한 일로 한밤 대궐에 들 일이 있으면 수문장에게 사유를 말하고 승정원에서 열쇠를 내어 문을 열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승정원의 승지들은 대부분 조광조와 뜻을 같이 하는 신진세력이다.특히 이날 밤의 승지였던 윤자임(尹自任),공서린(孔瑞麟) 등은 조광조의 핵심 세력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대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였으므로 편법으로 신무문을 선택한 것이었다. 다른 대문과는 달리 신무문은 승정원이 아닌 사약방에서 따로 열쇠를 관리하고 있었다.사약이란 왕명의 전달과 왕이 사용하는 문구류의 공급,궁궐문의 열쇠와 자물쇠의 보관 관리,궁궐 내 정원의 도로 포장 및 설치와 같은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일종의 행정 관리직이었다. 또한 궐내에서 궁녀와 같은 나인들이 죽으면 남몰래 그 시신이 나가는 문이기도 해서 평소에는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비밀통로와 같은 비상문이었던 것이다. 주상께서 밀서를 전해 받고 이미 궐내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홍경주의 말을 전해들은 심정과 남곤은 크게 용기를 내어 신무문으로 다가가 대문을 두드렸다. 하늘을 가렸던 먹구름이 잠시 걷히고 달빛이 반짝 드러났다.문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은 달빛 아래 서 있는 세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크게 놀라 물었다. “뉘시오.” 남곤이 앞장서서 말하였다. “예조판서 남곤이다.주상으로부터 왕명을 받고 입시하려 하니 그대는 문을 열라.” 수문장은 전에 없던 일이 일어났으므로 우선 당황하였다.기록에 의하면 이날 밤 입직을 맡고 있던 사약은 구수복(具壽福)으로 정6품 잡직의 말단 관리였다고 전하고 있다.˝
  • 런던도 정전사태/ 40분간 지하철 ‘스톱’… 귀가전쟁 “테러 아닌 고압전력선 이상 탓”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영국에서도 28일 저녁 퇴근 시간대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일대 혼란이 빚어졌다.다행히 40분 만에 전력 공급이 재개됐으나 지하철 운행 중단 등으로 밤늦도록 교통체증이 계속돼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고통을 겪었다. 일부 시민들은 비슷한 사건이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벌어진데 대해 불안감을 나타냈다.그러나 영국 당국은 런던 시내 고압 전력선에 문제가 있었다며,테러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현지 시간으로 이날 저녁 6시20분쯤 런던과 인근 켄트주에서 갑자기 전기가 끊겼다.이로 인해 지하철과 철도 운행이 일제히 중단됐다. 놀란 승객들은 비상문을 열고 대피했으나 일부는 멈춰선 지하철안에 갇혀 공포에 떨었다.런던 지하철 당국은 이날 런던 중심부를 운행하는 지하철의 60%가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네트워크레일은 약 1800대의 기차가 멈췄다고 말했다. 지하철 운행중단으로 많은 인파가 쏟아져 나와 거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시민들은 빗속에서 버스와 택시를 잡느라 소동을 벌였고,교통 신호등 270개도 불이 꺼져 차량이 서로 뒤엉키는 등 교통마비 현상까지 벌어졌다.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은 이번 정전으로 약 50만명의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런던 소방대는 400통의 구조요청 전화를 접수했으며 승강기에 갇혀 있던 100여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전력은 이날 밤 7시쯤 단계적으로 공급이 재개됐으나 완전 복구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런던 지역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EDF 에너지는 “이번 사태가 남부 잉글랜드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내셔널 그리드’사의 고압선 2개에 문제가 발생해 일어났다.”고 밝혔다.내셔널 그리드측은 현재 이번 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리빙스턴 시장은 “이번 사태가 국가 전력망에 대한 투자 미흡이라는 고질적 원인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뉴욕의 정전 원인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앞서 지난 14일에도 미국 뉴욕을 비롯한 북동부와 캐나다 남부 지역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큰 혼란을 빚었다. 박상숙기자 alex@
  • “능산리 목간은 最古 백제시가”

    지난 2000년 충남 부여 능산리 고분군 옆 절터에서 출토된 목간(木簡)에 씌어진 내용이 가장 오래된 백제 시가(詩歌)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영욱 서울시립대 교수(국어학)는 17일 “국립부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목간의 ‘숙세결업동생일처시비상문상배백래(宿世結業同生一處是非相問上拜白來)’라는 글은 백제인이 사언사구(四言四句) 형식에 이두(吏讀)로 기록한 최고의 시가”라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전하는 백제시대 시가는 조선시대 ‘악학궤범’에 한글로 기록된 ‘정읍사(井邑詞)’가 유일하다. 서동철기자 dcsuh@
  • 전동차 앞뒤 비상문 설치

    지하철 화재 등 비상사태 때 승객들이 급히 대피할수 있도록 전동차 맨앞과 맨뒤에 비상문이 설치된다. 내장판과 의자, 바닥재 등도 모두 불연재가 사용된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대·폐차되는 지하철 2호선 차량 44대에 우선 이를 적용하고 오는 2007년 환공예정인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고속터미널)에도 이런 기준의 차량을 도입한다고 21일 밝혔다. 서울시의 '전동차 설계 기본방향'에 따르면 화재 등 비상사태때 승객이 승무원의 도움 없이 직접 열어 대피할 수 있는 비상문을 각 전동차 앞ㆍ뒤에 설치한다. 승객들이 비상시에 객실에서 승무원실로 들어온뒤 벽에 있는 잠금장치를 열고 외부로 탈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객실 사이에 설치된 통로문도 없애 이동이 쉽도록 할 방침이다. 또 차체는 기존과 같은 스테인리스로 하되 내장재는 강화플라스틱(FRP) 대신 불연재인 알루미늄판을 사용하기로 했다. 기존 우레탄폼과 섬유커버로 된 의자와 리노륨 바닥재, 아라미드 섬유와 비닐을 접합해 만든 통로 연결막은 모두 스테인리스 등 불연성 소재를 사용할 방침이다. 서울시 지하철 건설본부 정보희 설비부장은 “”전동차 설계 기준을 바꾸면 1~4호선에 새로 도입하는 대·폐차의 경우 기존보다 8,300만원정도 더 들고 9호선의 경우 추가비용이 더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덕현 기자
  • “대형참사와 전쟁 선포를”네티즌 정책건의 보술

    “후진국형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대형참사’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 대구지하철 방화참사를 계기로 정부 부처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재난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국민과 네티즌들의 ‘정책건의’가 쏟아지고 있다. 20일 대구지하철 참사의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된 건설교통부를 비롯,청와대와 행정자치부 등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번 참사는 정부의 안일한 대책이 빚어낸 ‘인재(人災)’라는 질타의 목소리와 함께 대국민 재난교육과 안전점검,소방청 신설 등의 건의가 하루 수백여통씩 쇄도하고 있다. 지주환씨는 건교부 ‘참여마당’에 올린 글에서 “소화기를 지하철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선반 등에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정대룡씨는 “지하철에서 긴급사항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대피요령 등 안내방송이 나오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청와대 ‘자유게시판’에서 이정호씨는 “불에 탄 열차를 전시·보존해 다시는 이런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냈고,또 다른 네티즌은 “모든 지하철을 불에 타지 않는 내화성(耐火性)재질로 바꾸고,비상문 개폐에 대한 대국민 안전교육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행자부의 ‘대화의 광장’에 네티즌 ‘화동이’는 “중복돼 있는 재난관련 조직의 통폐합이 필요하며 국민의 생명보호를 위해 소방청을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사원 홈페이지에서 한 네티즌은 ‘차량의 부실제작 등에 대한 특감’을 촉구했고,철도청 ‘열린토론’에서 한 네티즌은 ‘승무원 확충’을 제안해기도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美상의소장 인질기도 없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한 미 상공회의소 사무실 점거 농성자들이 상공회의소장을 인질로 삼으려 했다는 경찰의 수사 결과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농성에 참여한 모기업 노조원 김모(32)씨와 조모(38)씨에 대해 지난 20일 신청한 구속영장에서 “각목으로 실내에 있는 상공회의소 직원 12명을 위협하여 한쪽 구석으로 몰아 넣어 감금했다.”고 적었다. 구속영장은 이어 “상공회의소장 테미 오버비(44·여)를 납치해 인질로 잡으려고 했으나 회의소 직원들이 소장을 호위한 채 몸으로 방어하며 비상문을 여는 순간 경찰 일부가 실내로 들어와 (농성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틈을 이용해 납치를 모면했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현장을 목격한 본사 취재기자에 따르면 당시 한총련 소속 대학생 등 농성자들은 사무실 진입 직후 “경찰이 들어오면 위험하니 모두 나가주세요.지갑도 갖고 나가세요.”라고 소리치며 도피토록 했다. 학생들이 사무실 집기 등으로 바리케이트를 치는 과정에서 소장이 바리케이트 때문에 혼자 힘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자 일부 대학생이 뒤에서 등을 밀어주고 바깥에 있던 경찰들이 소장의 손을 잡아 당겨줘 무사히 빠져 나갈 수 있었다. 미 상공회의소 관계자도 22일 “시위대가 직원들을 한곳에 몰아 감금한 적은 결코 없었다.”면서 “당사자인 테미소장도 납치나 감금 시도 등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고 확인했다. 한총련 관계자는 “최근 시위 관련자들의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자 경찰이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민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적었다.”면서 “혐의 사실로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을 적용했을뿐 감금 납치는 적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서울지검 공안2부(부장 黃敎安)는 22일 주한 미 상공회의소를 점거·농성한 전 한총련 대의원이자 K대 학생회 전 간부 정모(23·4년)씨 등 6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로써 이번 사건과 관련, 구속자는 11명으로 늘었다. 한준규기자 hihi@
  • 경기 다중이용시설 안전‘빨간불’

    경기도내 대형백화점과 극장,터미널 등 다중이용시설의 안전관리가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는 지난달 24일부터 10일동안 다중이용시설 268곳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점검을 실시한 결과 전체의 57%인 153곳에서 255건의 불량사항이 적발됐다고 15일 밝혔다. 점검 결과 판매시설의 경우 부천시 중3동 까르푸와 군포시 산본동신세계 E마트는 비상문과 옥상 방화문 등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으며 수원 그랜드유통,성남 한신코아,안산종합유통센터는 건물에서 균열과 누수현상이 나타났다. 또 안양시 관악시장과 평택시 송북시장,이천시 중앙시장은 LPG 용기와 호스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으며 광주군 광주상설시장과 과천시 별양동 뉴코아백화점은 화재경보시설 등이 고장나 있었다. 여객시설의 경우 파주시 문산버스정류장은 대합실 외벽 타일이 떨어질 위험이 있었으며,연천군 전곡직행버스터미널과 의정부 시외버스터미널은 규격 전선을 사용하지 않거나 자동화재탐지 설비 등이 작동하지 않았다. 경기도는 이번 점검에서 안전불량 지적을 받은 판매시설 109곳,여객시설 13곳,공연시설 23곳에 대해 현장에서 시정조치하도록 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서울시, 192개 역마다 종합안내도 설치

    내년말까지 서울시내 192개 지하철 역사마다 종합안내도가 설치된다.또 방향유도 표지판과 노선도 등에 한자가 병기되며 환승역 출입구 번호가 체계적으로 정비되는 등 지하철 안내체계가 크게 개선된다. 서울시는 1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하철 안내체계 개선안을 최종확정,45개 환승역부터 개선작업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개선안의 핵심은 지하철 안내체계를 운영주체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유도개념을 바탕으로 환승,승차,출구 등 이용목적에 따른 안내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각 역의 승강장과 개찰구,출입구 등에 전철 노선도,역 이용 안내도,역 주변지역 안내도를 통합한 종합안내도가 설치돼 시민들은 승강장에서부터대합실,출입구에 이르는 최단 환승경로 등 지하철 이용정보를 한눈에 얻을수 있게 된다. 노선 색상도 1호선은 붉은색,2호선은 녹색,3호선은 주황색,4호선은 파란색,5호선은 보라색,6호선은 황토색,7호선은 갈록색,8호선은 분홍색으로 통일했다.국철구간은 노란색과 군청색을 함께 사용하고 인천지하철은 파란색으로통일된다. 이와 함께 환승역의 출입구 번호를 호선이 빠른 노선을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매기도록 했다.2·4·5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운동장역의 경우 2호선 대합실을 중심으로 모두 10개 출구의 번호를 순차적으로 부여,승객들이 쉽게환승역을 찾아가도록 했다. 또한 환승역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승강장과 대합실 벽면 및 기둥에 호선별 색깔에 따른 환승띠를 설치하고 비상문과 출구표지판을 통합,역사의 미관을 높이도록 했다. 방향유도표지판과 각종 역 이름판,보조안내표지판,노선도 등에 영문과 함께한자를 병기하도록 해 한자권 외국인의 편의를 도울 계획이다. 김재순기자 fidelis@
  • ‘쿨린턴 룸’에 재즈 CD 비치/클린턴 방한 첫날 이모저모

    ◎金鍾泌 총리 공항 영접/일식으로 저녁식사/호텔객실 15개층 사용/숙박료 3억5,000만원 20일 저녁 우리나라에 온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 일행이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첫날 밤을 보냈다.클린턴 대통령은 이날부터 3박4일간,꼬박 60시간의 방한 일정에 들어갔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저녁 8시15분쯤 전용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보스워스 주한 미대사와 崔相德 외교통상부의전장의 기내 영접을 받은 뒤 곧바로 트랩을 내려와 金鍾泌 국무총리와 洪淳瑛 외교통상장관으로부터 환영인사를 받았다. 검정색 코트 차림의 클린턴 대통령은 20여명의 도열병 사이를 통과해 한·미 양국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보도진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한 뒤 공항도착 10분만에 곧바로 대기하고 있던 전용차 편으로 숙소인 하얏트호텔로 출발했다. ●서울공항을 출발한 클린턴 대통령은 경찰 사이카 8대,백차 3대의 호위를 받으며 강남대로∼한남대교를 거쳐 8시50분쯤 하얏트호텔에 도착했다.백악관 관계자 150여명은 미리 준비된 6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대통령차량을 뒤따랐다.클린턴 대통령은 호텔의 중앙홀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50m 떨어진 비상문의 엘리베이터를 통해 객실로 직행했다.호텔 주변의 경비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차분한 편이었다.이 때문에 남산순환도로∼시청방향 1㎞를 제외하고는 퇴근길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지 않았다. ●클린턴 대통령은 저녁식사로 일식을 원해 호텔 지하1층의 일식당 ‘아카사카’에서 종업원들이 음식을 객실로 직접 날랐다.수행원들은 지하식당가에서 자유롭게 식사를 했다.호텔측은 대통령이 재즈를 좋아한다는 점을 감안,플리트 우드 맥 등 재즈가수의 CD 20여개와 조깅을 위해 러닝머신을 객실에 따로 준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호텔측은 또 대통령의 동생 로즈 클린턴이 이날 밤 래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나이트클럽 ‘JJ 마호니스’에 음향기를 긴급 설치했다. ●이들 일행의 하루 방값만도 1억∼1억5,000만원에 달해 세계 최강국 지도자다운 씀씀이를 선보였다. 클린턴 대통령이 백악관 관계자들과 함께 사용할 객실은 18개층 가운데 3개층을 제외한 나머지 15개층으로 전체 객실 605개 가운데 450개를 사용한다. 호텔측은 “11월초부터 경호차원에서 투숙을 시작한 백악관 관계자와 클린턴 대통령을 수행한 인원 등을 모두 합치면 무려 600여명에 달해 숙박료만도 3억5,000여만원이나 된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 불 여객기 납치범 진압 “긴박의 순간”

    ◎기내교전→인질구출 「15분 섬광작전」/출입문 폭파… 검은 복면 요원들 진입/조종실앞 수류탄 공방… 납치범 소탕 전광석화같은 진압작전은 불과 10여초,인질들이 모두 기내를 탈출해 상황이 끝날때까지도 불과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GIGN으로 불리는 프랑스 특수진압부대요원들의 에어프랑스여객기 인질구출작전은 범인들이 파리로 가기 위한 연료를 넣으라고 요구한 최후통첩시한인 26일 하오5시(한국시간 27일 상오1시)가 조금 지나 개시됐다.이 시각 발라뒤르 프랑스총리가 최후통첩을 무시한채 공격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최후통첩시간까지 연료를 넣지 않을 경우 인질들을 모두 사살하겠다고 위협하던 범인들이 마침내 인질 한명을 사살하고 이어 관제탑을 향해 수발의 총격을 가했다. 순간 갑자기 활주로상 비행기주변에는 연막탄이 떨어졌고 곧이어 비행기의 오른쪽 앞과 뒤·중간 출입문쪽에 검은색옷에 복면을 한 50여명의 진압요원들이 재빠르게 몸을 움직여 비행기를 감쌌다.시간은 하오 5시15분. 앞쪽 출입구에는 트랩이 놓여있었는데 요원 6∼7명이 그위를 사뿐이 올라 한사람은 출입문을 열기 위해 앉은 자세로 손을 움직였고 나머지는 총을 비행기안쪽으로 겨눈채 수초동안 긴장된 순간을 보냈다. 이 사이 중간과 뒤쪽의 출입문에도 요원들은 순식간에 비상문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곧이어 짧은 폭발음이 나면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문이 활짝 열림과 동시에 요원들이 총격을 가하며 안으로 들어갔다.앞문으로 올라간 요원들도 잽싸게 문을 활짝 열어젖혔고 2∼3명은 즉각 안으로 총을 쏘며 뛰어들었다. 인질을 잡고 있으니 어떻게 하겠느냐며 마음놓고 있던 범인들은 급작스런 폭음과 총격에 놀라 진압요원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그 순간 조종석에서는 승무원 한사람이 인질상태로 있다가 범인들이 놀란틈을 이용,창문으로 몸을 날려 활주로바닥에 떨어져 탈출했다.그는 다리와 팔에 골절상을 당했음에도 절뚝거리며 자리를 피해 달아났다. 범인가운데 앞문쪽에 서있던 한명이 수류탄을 던졌다.먼저 들어간 요원 한명이 피할 겨를도 없이 폭발과 함께 팔이 잘린채 그자리에 쓰러졌다. 범인들의 완강한 응사에 잠시 멈짓하던 앞쪽의 특수대원들은 조정석의 승무원 인질이 안전하게 탈출한 것을 알고는 조정석부근에 몰려있는 범인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다.그러나 첫번째 수류탄이 불발이 되고 범인들도 순간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요원들은 재차 2·3번째 수류탄을 던졌고,이 수류탄들이 문틈을 통해 조정석안으로 들어가 터지면서 오렌지색 섬광이 번쩍였다.비행기 앞쪽내부가 파괴되면서 이곳에 몰려있던 3명의 범인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동시에 중간문으로 올라간 요원들은 승객들을 향해 『업드려!』라고 외치며 앞쪽의 복도중간에 서있던 범인 한명을 향해 응사하는 사이 또다른 요원은 총격속에서도 승객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문을 열고 비상슬라이드를 폈다. 총격속에 몇분이 지나지 않아 승객들은 열어진 총성속에서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기 시작했고 비행기주위에서 경계중이던 요원들이 이들을 호위했다. ◎인질구출 주역 GIGN 알제리 과격파 회교원리주의 납치범들에게 억류된 에어 프랑스여객기를 기습,인질들을거의 완벽하게 구출해낸 특공대는 프랑스 국방부산하 헌병대의 최정예 특수작전부대. 정식명칭이 GIGN(GROUPED’INTERVENTIONDELAGENDARMERIENATIONALE)으로 알려진 이 특수테러진압부대는 지난 72년 뮌헨올림픽 선수촌학살사건이 있은후 74년 은밀하게 창설됐다.지휘관은 드니 파비에소령.파리근교 사토리에 본부가 있는 GIGN은 작전요원 60명을 포함,87명의 4개 작전단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정예작전요원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인질·테러사건들을 분석하고 이러한 사건의 해결을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다. 프랑스가 마지막 순간에 비장의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이 부대는 지금까지 비행기 납치,프랑스 옛식민지의 게릴라전,흉악범및 교도소폭동등 6백50여차례의 특수상황 진압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오며 5백20여명의 여객기승객을 구출해냈다.과학적인 작전계획과 엄청난 병참지원으로 아직까지 작전에 실패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승무원 사명감·승객 질서의식/전원 무사의 기적 이뤘다

    ◎불타는 KAL기 필사의 탈출 10분/사무장 “침착” 외치며 비상구 열어/폭발공포속 승객들 차례로 대피/군·경 신속한 구조활동도 큰 도움 불과 10여분만에 이루어진 극적인 탈출이었다.기체가 폭발,전소된 여객기사고에서의 「탑승자 전원 무사」­그것은 승객들의 성숙된 질서의식과 승무원들의 철저한 직업의식이 연출해낸 기적이었다. 1백60명의 승객·승무원들은 언제 폭발할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아 생사를 초월한 탈출작전을 침착하게 편 끝에 한사람의 인명피해도 없이 모두 무사히 대피하는데 성공,여객기사고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결과를 낳은 것이다.이들이 폭발직전의 불타는 여객기에서 안전지역으로 탈출하는데는 공항내의 경찰,군부대와 때마침 비상근무중이던 공무원들의 신속한 구조활동도 큰 도움이 됐다. 이날 상오10시7분 김포공항을 떠난 사고여객기가 제주공항 상공에 이른 것은 한시간여 뒤인 상오11시20분쯤. 태풍의 영향인지 비행기는 몹시 흔들렸고 승객들은 다소 불안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봤다.빗줄기는 거셌으나 시계는 양호한 편이었다.곧이어 착륙안내방송이 있었고 김영미양(21)을 비롯한 5명의 여승무원들은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제대로 매었는지 일일이 확인을 했다. 그러나 착지순간 한번 튕겼다가 다시 이륙하는듯 하더니 기체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며 미끄러졌다. 『꽝』­비행기는 중심을 잃은듯 흔들리다 공항담장을 들이받고 고꾸라지듯 멈췄다.동시에 좌석위 선반에서 산소마스크등이 떨어지고 전기마저 끊어져 기체안은 어두워졌다.순간 놀란 승객들의 단말마같은 비명이 터져나왔고 기내는 온통 공포의 도가니로 변했다. 어느새 기체 뒷부분에서 연기가 치솟앗고 왼쪽 날개에도 불이 붙었다.승객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곳곳에서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동요하지 말라』외마디 고함소리가 들렸다.김제중사무장(33)이었다.왼쪽 창문을 통해 기체뒷부분에서 시작된 불길이 눈에 들어왔다.오른쪽 비상문이 열렸으나 지면에서 너무 높고 비상탈출미끄럼대가 거센 바람에 날려 창문을 가렸다.비행기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왼쪽 첫번째 비상구를 열고 승객대피에 들어갔다. 승무원들은 『이럴수록 침착하고 질서정연해야 불상사를 줄일 수 있다』고 승객들에게 강조한뒤 차례차례 비상구로 인도했다. 승객중 아기엄마들은 아기를 팔로감싸안은채 눈물을 흘리며 비상미끄럼대를 내려온뒤 땅에 덥석 주저앉기도 했다.승객들은 의외로 냉정함을 지키며 차분하고 신속하게 승무원들의 지시를 따랐다. 이미 기내안은 연기로 가득찼다.『남아있는 승객은 없읍니까』7년 경력의 여승무원 백은경씨(30)는 두차례 소리친뒤 탈출했다. 김사무장은 기내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한뒤 마지막으로 미끄럼대를 내려오며 「이제 끝났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과정에서 정찬규부기장과 김경식씨등 승객 8명이 얼굴등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을뿐 중상자는 아무도 없었다.밖에는 사고현장에서 1백50m쯤 떨어진 제601전경부대에서 사고를 목격하고 달려온 전경대원 60명이 탈출한 승객들을 돕고 있었다. 대부분의 승객들과 승무원들이 전경대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사고현장을 떠나 전경부대막사로 가는 순간 사고비행기는 『꽝』하는 폭발음과 함께 화염에 휩싸였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벗어난 이들의 탈출시간은 불과 10분남짓.이들에게는 억겁의 세월로 여겨졌던 순간순간이었다. KAL기 사고 부상자 9명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정찬규(36·부기장) ▲김경식(41·전북 전주시 대성동) ▲정규진(48·서울 마포구상암동) ▲주기성(61·서울 용산구 보광동) ▲김경현(10·서울 양천구 목동) ▲김대형(34·인천시 남구 성천동) ▲임윤정(27·여·인천시 남구 용현동) ▲정상구 ▲김정권 ◎사고조사반 급파/교통부 교통부는 10일 상오 제주국제공항에서 일어난 대한항공 2033편 국내선 여객기의 활주로 이탈및 화재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구본영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항공기사고 수습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사고기 보상 어떻게 되나/국내외 13개 보험사서 4백96억까지 보상가능/항공사에 사고책임 있을땐 전액보상은 힘들어 대한항공은 A300 에어버스 여객기에 대한 기체보상금으로 최고 6천2백만달러(한화 4백96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보유중인 A300기종여객기 22대를 모두 같은 한진그룹계열의 동양화재보험을 통해 대한재보험에 가입했다.대한재보험은 다시 영국의 로이드사 등 외국보험사와 신동아화재보험 등 국내 10개 보험사에 재보험을 들었다.1대당 보험금은 최고 6천2백만달러이다. 이 액수가운데 99.26%인 6천1백54만1천달러는 로이드사 등 외국보험사가 지급하게 되고 나머지는 동양화재보험(12만4천달러)을 비롯한 국내보험사가 나눠서 지급한다. 단 사고원인이 악천후 등의 천재지변때문이어야 한다.정비결함이나 조종사의 실수 등 사고의 책임이 항공사에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전액 보상받기는 어렵다. 부상당한 승무원과 탑승객들에게는 기체보상금과 같은 비율로 각 보험사들이 별도의 보상금을 지급한다.다행히 사망자는 없지만 만약에 승무원이나 탑승객이 사망하면 최저 10만SDR(12만8천달러)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시간대별 사고상황◁ ▲10시00분 김포공항 출발예정 ▲10시07분 김포공항 출발 ▲10시25분 정상운항 교신 ▲10시50분 착륙예정,안전벨트착용 안내방송 ▲11시23분 제주공항 활주로 접지,활주 개시 ▲11시23분20초 돌풍 ▲11시24분00초 기체 앞부분 착륙 유도시설에 충돌 ▲11시24분30초 항공기 완전 멈춤 ▲11시25분 외부 화재 ▲11시25분 사고 안내방송 ▲11시25분20초 비상탈출용 슬라이더 팽창 ▲11시26분 승객 탈출 시작 ▲11시30분 승객 전원 탈출 ▲11시35분 승무원 탈출 ▲11시40분 항공기 폭발,중간부분 화재
  • 전동차 또 불통소동/구로역/전선 끊어져 하행 1시간 멈춰

    ◎퇴근길 승객 10만명 불편 3일 하오6시38분쯤 서울 지하철1호선 하행선 용산역과 구로역사이의 정전사고로 의정부에서 인천ㆍ수원쪽으로 가던 하행선 전구간 전동차들의 운행이 1시간여동안 중단돼 퇴근길의 10만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는 구로역 구내 27호 전주의 급전선이 끊어지면서 일어났으나 철도청은 사고지점을 찾지못해 복구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날 사고로 용산역과 구로역사이를 운행하던 전동차 8대가 멈춰섰으며 이 바람에 의정부역과 용산역사이의 전동차들도 운행이 모두 중단돼 승객들이 환불을 요구하며 항의,대부분 환불해 주기도 했다. 사고당시 용산역과 구로역 사이에 멈춰선 전동차 8대가운데 6대는 남영ㆍ용산ㆍ대방등 6개역의 구내에 멈춰 승객들이 쉽게 내릴 수 있었으나 2대는 구로역과 가리봉역 사이에서 갑자기 멈춰 승객들이 30분동안 전동차속에 갇혀 있었으며 일부 승객들은 비상문을 열고 철로로 내리기도 했다. 또 승객들이 많은 종로ㆍ시청ㆍ서울역 등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역사무소에 찾아가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지방철도청은 사고가 나자 복구반 6명을 동원,긴급 보수작업을 벌여 하오9시42분쯤 정상 운행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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