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승절 30개국 정상, 10개 국제기구 수장 참석
중국 정부가 오는 9월3일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열리는 중국의 전승절(戰勝節·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과 전승절 행사의 핵심인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점을 사실상 확인해줌에 따라 열병식을 참관하는 정상급 인사 등 주요 참석자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밍(張明) 외교부 부부장은 25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 등 30개국의 정상급 지도자와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 등 19명의 정부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10명의 국제기구 수장 명단을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방중하는 정상급 지도자의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장밍 부부장은 이날 ‘기념행사에는 참석하지만 열병식에는 참석하기를 원치 않는 외국 지도자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중국을 찾는 외국 지도자들은 모두 9·3 기념대회를 포함한 중요 활동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궈웨이민(國爲民) 국무원 신문판공실 부주임은 “기념대회는 열병식과 같이 열린다”며 보충 설명을 했다. 지난 20일 중국 방문 일정을 공식 발표한 박 대통령이 열병식을 참관한다는 점을 사실상 확인해준 것이다.
이번에 참석하는 주요 정상급 지도자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맘눈 후세인 파키스탄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키르기스탄 대통령, 촘말리 사야손 라오스 국가주석, 노로돔 시아모니 캄보디아 국왕,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 타우르 마탄 루악 동티모르 대통령,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 아마도 부두 아르헨티나 부통령, 쁘라윗 왕수완 태국 부총리 등이다. 국제기구 수장으로는 반 총장 외에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리융(李勇) 유엔 공업개발기구 사무총장, 피터 마우러 국제적십자회 총재 등이 참석한다. 전직 정상급 지도자로는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전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 전 총리, 조지프 에스트라다 필리핀 전 대통령 등이 참석한다.
반면 북한은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참석한다. 중국 정부는 이날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외국 정상과 국제기구 지도자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북한에서는 최룡해 비서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정은뿐 아니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9월 방중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북한은 열병식에 군대는 물론 참관단도 파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루이(曲叡)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작전부 부부장은 이날 “이번 열병식에는 11개국이 군대를 파견하고 31개국이 참관단을 파견한다”고 밝히고 관련 명단을 공개했지만 북한은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와 몽골, 파키스탄, 이집트, 쿠바 등 11개국이 열병식에 75명 안팎의 군인을 파견한다.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등 6개국은 7명 안팎의 대표단을 보내 열병식에 참가한다. 한국을 비롯한 프랑스, 이란, 폴란드, 베트남 등 14개국은 군대는 보내지 않지만 군 참관단을 보내기로 했다.
한편 청와대는 열병식 참관 여부와 관련해 “중국측과 세부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중국의 전승절 기념행사 세부 일정을 포함한 박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중국 측과 협의 중이며, 앞으로 적절한 시점에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도 “전승절 기념행사 세부일정을 포함한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아직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그런 것이 결정이 되면 알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