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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법천지
    202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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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총련 시위장비 강화·조직화/무법천지 5일 왜 진압안되나

    ◎도시게릴라식 동시다발… 경찰 속수무책 한총련의 과격시위가 서울 도심에서 5일 동안이나 계속되는데도 경찰이 제대로 진압하지 못하는 까닭은 쇠파이프·화염병 등으로 무장한 학생들이 전례없이 극렬하게 저항하는데다 사전 현장답사와 「성동격서」 전술 구사 등 치밀한 계획 아래 시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한총련이 지난해 연세대 사태를 철저히 분석,작전을 보완한 데다 「시위 지휘부」가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특히 1만5천여명의 경찰 병력이 서울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과 지하철 역 등을 철저히 막고는 있었으나 을지로 대학로 등 서울 도심 등지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몰래 빠져 나간뒤 다시 모여 동시다발적으로 시위를 벌이는 1만여명의 시위대들을 막기에는 속수무책인 형편이다. 3일 경찰에 따르면 한총련이 한양대를 출범식 장소로 고집하는 이유는 지하철 2호선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지리적 조건을 감안한 것이다. 한총련은 지난해 시위에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돌아다니다 3·4호선을 통해 30분내 시내로진입할 수 있는 2호선을 주로 활용했다. 올해도 이를 최대한 활용해 1호선과 7호선 및 도심에서 가까운 한양대를 택했다.2일 고려대에서 나온 5천명 가운데 4천여명은 하오 7시쯤 신설동역∼순환선 성수∼뚝섬역으로 이동,경찰의 눈을 속이고 성동교에 도착했다.신당역∼하왕십리 사이에서는 지하철 선로를 걸어서 이동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지난 1일에는 1천여명이 성동교 인근 도로를 점거한 채 사전답사를 하고 한양대 전철역 옥상에 오르면 좌우 양방향으로 경찰의 움직임을 훤히 알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시위의 귀재」라고 불리는 한총련 김준배 투쟁국장(26·광주대 4년중퇴)이 진입작전을 주도했다.가명 「태경」으로 알려진 김씨는 강위원의장 등 지휘부와 4천여명의 학생을 한양대로 들여보내기 위해 남총련 소속 「사수대」 350명을 직접 지휘했다. 경찰의 고위관계자는 『투쟁국장이 진두지휘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이날 선두에 나선 사수대는 별도의 선발을 거쳐 지리산에서 합숙훈련을 마친 정예』라고 말했다. 김씨는 학생 300명을 먼저 내세워 성동교 남단에 배치된 3개 중대 400여명 병력을 자신의 진영안으로 깊숙히 끌어들인뒤 기습공격,10여분만에 성동교를 건너 한양대 후문까지 500여m를 밀어붙이는 숫법을 썼다. 또 유상경의 사망소식을 접한 순간 경찰의 거센 반격으로 많은 학생이 고립될 것을 예측,학생들과 지휘부를 철수시키기도 했다.연세대사태 때 학생들과 지휘부를 고립시킨 경찰의 작전을 역이용했다. 학생들은 또 성동격서 전술을 사용,「성동교 작전」 시행 직전 반대편인 제2마장교와 도선로타리 부근에 각각 300명과 500명의 학생을 보내 경찰의 시선을 돌렸다.
  • 알바니아 국가기능 마비/일부 군경 시위 합류…공공건물 방화 속출

    ◎대통령집무실·정부청사 외곽초소 무장군 배치/장교들,항공기·군함몰고 망명… 미·EU 개입 꺼려 【티라나 외신 종합】 알바니아의 무장소요로 인한 폭력과 불법이 걷잡을수 없이 확산되면서 베리샤 대통령가족들이 국외로 탈출하는가 하면 수도 티라나를 비롯한 각지에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티라나 중앙병원의 의료진들은 13일밤부터 이날 상오까지 무장시민들이 탈취한 총기를 공중에 난사하는 가운데 총성이 끊이지 않았으며 이 과정에서 총상으로 9명 이상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또 티라나에서 북쪽으로 100여㎞ 떨어진 시코더르에서도 지난 밤 사이에 3명이 유탄에 맞아 숨지면서 사망자수가 9명으로 불어났으며 8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시코더르를 장악한 무장시위대는 밤사이에 은행과 경찰관서,법원,라디오방송국 등 정부청사와 공공건물을 모두 불태웠으며 인근 소도시에서도 공공건물에 대한 방화가 잇따랐다. 이처럼 치안체계가 무너지고 국가기능 붕괴상태가 심화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무력충돌을 즉각 중단토록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군인과 경찰이 근무지를 이탈해 무장시위대에 합류하거나 보복을 우려해 피신하면서 대통령 집무실과 정부청사 등이 밀집해 있는 시 중심부를 제외한 수도의 치안체계는 사실상 붕괴됐다. 대통령 집무실 주변의 외곽초소와 지붕에는 무장군인이 배치됐으며 중심부의 간선도로는 정부군 탱크가 지나간 자국이 나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라나를 비롯,알바니아 전역은 조직적 반란의 조짐은 없으나 무장군중들의 난동으로 무법천지화되고 있으며 곳곳에서 총기난사와 약탈행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목격자들이 전언. 또 알바니아내 교도소들의 문이 열리면서 탈주한 죄수중에는 공금횡령혐의로 수감중이던 전사회당 당수 파토스 나노와 학살혐의로 복역중이던 마지막 공산통치지도자 라미즈 알리아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바니아당국의 군사개입요청에 대해 EU측은 사태악화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기는 했으나 군사지원제공가능성은 배제했다.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프랑스가주도하고 있는 서구연합(WEU)은 이번 사태를 놓고 긴급회의를 가졌으나 일절 개입의도를 내비치지 않았다.미국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현황조사단파견을 지지했으나 군사개입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 ○…알바니아 군지휘관들은 앞장서 항공기와 군함들을 국외로 끌고나오고 있어 이탈리아의 아드리아해연안에는 알바니아 군함과 항공기들이 다수 넘어와 망명 등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트리탄 셰후 전 국방장관은 『군은 마비돼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평.
  • 야당의 위험한 논리(사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노동계의 불법파업을 합법적이라고 동조하고 1천만서명운동에 나서기로 함으로써 야당의 노선에 대한 의구심을 던져주고 있다.우리는 그같은 노선이 실정법과 헌정질서를 부인하고 법치주의와 민주체제 자체를 파괴하는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야당이 분명한 선택을 하고 민주의정으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 국민회의 대변인은 노동법의 여당 단독처리는 원천무효이므로 그에 저항하는 파업은 정당방위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사전영장집행을 위한 공권력투입의 철회를 대화의 조건으로 제시했다.준법여부를 사법부 판단이 아닌 주관적 의사에 맡긴다면 무법천지와 무정부상태가 될 것은 뻔한 일이다.법을 만드는 야당이 불법을 선동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입법절차에 대한 시비는 야당의 제소대로 헌재 또는 국회를 통해 해결될 일이며 항의 역시 법테두리내에서 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상식이다.더욱이 노동계일부에서 정권퇴진을 주장하는 마당에 민주체제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그같은 논리는 정부를 불법적인 방법으로 뒤엎어도 된다는 혁명의 선동으로 이어지는 중대한 법해석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지적할 것은 대의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인 야당의 장외투쟁은 의회주의의 포기라는 점이다.야당은 재야연대나 장외투쟁이 대여 강경대응정도로 가볍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민주체제에 선거를 통해 스스로 참여한 이상 체제를 수호할 공동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반독재투쟁위라는 대책기구의 명칭도 그렇지만 노동법에 대한 아무 대안도 내놓지 않고 총재회담 이외의 일체의 대화방식을 거부하면서 정치혼란을 조장하는 장외정치로 나서는 것은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국민에게 혼란을 안겨준다. 이와 같은 의문을 푸는 길은 야당이 민주의정의 주체로서 즉각적인 대화에 나서 모든 현안을 원내에 수렴하고 파업철회를 설득하여 국민을 안심시키는 노력을 보이는 것뿐이다.
  • 조선족 마을 지키기(송화강 5천리:3)

    ◎격변기마다 비적·만군·한족들에 수난/재산·식량 약탈표적… 자위대 결성해 저지/최근 이농 늘자 마을규약 만들어 타민족 유입막아/문혁때도 농사에만 전념… 정치적 희생 없어 송화강유역은 한때 비적이 날뛴 무법천지였다.당시 조선에서 소문난 마적이 그들이다.비적들은 떼로 몰려다녔을 뿐 아니라 한 지역을 통치할 만큼 비대해진 적도 있다.이들의 근거지는 사실상 청조의 치외법권지대이기도 했다. 청조는 1682년 오늘의 요령성 개원시로부터 길림성 이수현,이통현,장춘시,구대현을 경유하여 서란현 송화강변에 이르는 구간에다 버들울타리를 쳤다.장장 3백50㎞ 구간의 버들울타리 밖은 변외라 하여 봉금령에 따른 금구로 설정되었다.그러니까 변외의 금구는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는 통행금지의 땅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바람새지 않는 울타리 없다는 속담처럼 죽음을 무릅쓰고 울타리를 넘어들어갔다.특히 가경 연간(1796∼1820)에 더욱 심했다.그 무렵 산동성에서 부모를 따라 길림성에 와서 살던 한종헌은 울타리를 넘어 오늘의 화전현 협피구(겹피구)에 당도했다.비적들이 횡행하던 때라 그들을 설득시켜 금광판에 들어갔다.그러다 도금수령 마문량의 눈에 들어 그가 죽고나서 후계자가 되었다. 한종헌은 협피구에서 나는 황금을 독차지하여 송화강 양안에 세력을 확장했다.아들 수문을 비롯 손자,증손에 이르는 4대에 걸쳐 송화강유역을 물론 목단강 서안,휘발하유역의 광활한 지역을 독립왕국으로 만들었다.이른바 회방이라는 관리기구를 중심으로 각종 조세는 물론 채금업,임업,삼업까지 관할했다.심지어는 개인화폐 금사도 발행했다.그래서 송화강유역 사람들이 한씨는 알아도 청조는 몰랐을 정도로 엄청난 권세를 누렸다. ○송화강 양안 비적떼 세력권 한씨 일가와 같은 그들이 바로 청조가 쇠퇴하는 과정에 일어난 도적의 무리였다.그렇듯 비적들이 대물림하는 가운데 아직도 득실거리고 있을 때 송화강유역으로 이주해온 조선족들은 바늘방석에 앉기나 한 것처럼 늘 좌불안석의 삶을 꾸렸다.연변대 반용해(69) 교수는 어려서 부모들을 따라 길림성에 온 이주민 2세다.그의 말을 들어보면 비적은 떼강도들이었다. 『비적들은 뻑하면 조선족마을을 약탈했디요.조선족들에게는 후원세력이 없다는 거이 약점이었댔습네다.건드려도 뒷 근심이 없었으니끼 걸핏하면 쳐들어왔다 이겁네다.또 논농사를 주로 하니끼리 쌀을 빼앗을 수 있고,아무리 가난해도 이불 한 채는 가지고 있다는 것을 비적들이 잘 알고 있었디요.어느날인가는 비적들이 온다는 소식을 미리 듣고 동네사람들이 다 우리집에 모이지 않았겠습네까. 체녀들과 아주마니들은 숯검정을 얼굴에 발라댑데다.얼굴이 반반하면 겁탈을 당하니끼리 그랬디요.또 어떤 아주마니들은 검붉은 피가 묻은 월경대를 소랭이에 담아서리 문밖에 내놓기도 하고….비적들이 피를 보면 재수없다고 돌아간다는 말을 믿은 거디요.그런데 웬걸,우리집으로 들어닥치더니 돈이 될만한 물건은 다 챙겼습네다.심지어는 가축까지 끌고 갑데다.우리집은 얼마 있다가 다시 비적 꼴 안 본다고 장춘으로 이사를 했댔디요』 그 비적의 행패는 만주사변 이후 한 때는 수그러들었다가 광복이 나자 또 극성을 부렸다.일제의 패망과 더불어 만주국이 무너지자 이번에는 만군들이 비적으로 돌아섰다.그리고 한족들은 그들 나름대로 조선족을 제2의 일본인으로 간주하고 조선족마을을 습격하기 시작했다.이는 일제가 통치수단으로 자행한 민족이간책에서 비롯되었다.한족들은 비적 못지않게 날뛰었다.도끼와 낫으로 수장하고 조선족을 예사롭게 죽이고 마을에 불을 질렀다. 조선족마을들은 자구책으로 자위대를 조직했다.마을이 똘똘 뭉쳐 스스로를 지켜냈던 것이다.그 단결력은 뒷날 순수한 조선족마을로 살아남는 원동력이 되었다.그래서 광복 이후 송화강유역 조선족마을들은 두만강이나 압록강유역 조선족들보다 정치운동의 풍파를 덜 겪었다.조선족들이 우루루 몰려와 사는 집거구 연변에서는 혁명을 한답시고 동족끼리 때리고 죽인 현실과는 사뭇 대조를 이루었다. 길림성 영길현 송화강유역의 조선족마을 아라저촌은 중국대륙을 바람처럼 휩쓸었던 문화대혁명을 무사히 넘긴 마을이다.그 소용돌이 속에서도 농자천하지대본의 길만을 걸었다.길림시에서 이러저러한 파벌들이 무장을 하고 마을에 와서 당총지 김용구의 매도를 선동했으나,아라저촌의 일은 마을이 알아서 처리한다는 뜻을 끝내 굽히지 않았다.이 마을에서는 문화혁명에서 투쟁을 맞았거나 감옥에 간 사람이 하나도 없는 신화를 창조했던 것이다. ○일제 민족 이간책에 속아 그런데 요즘와서 일부 조선족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들고있다.흑룡강성 학강시 단결향 화춘촌은 2백여가구의 순수한 조선족마을이었다.이 마을은 요 몇년 사이에 사정이 달라졌다.시장경제에 팔려 집과 도급농토를 헐값에 팽개치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한족들이 야금야금 마을을 잠식한 것이다.한족이 벌써 30여가구가 마을에 들어와 떠나버린 조선족들 대신 농사를 짓고있다. 흑룡강신문보도에 따르면 흑룡강성 조선족촌에서 외지로 빠져나간 가구는 상당수로 밝혀졌다.한 마을에서 많게는 40%,적게는 20%가 도시로 진출했다는 것이다.어떤 조선족촌에서는 도시로 나간 빈자리를 한족들이 들어와 메꾸는 것을 막기위해 타민족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규약까지 만들었다.그래서 떠나는 사람들은 마을의 뜻을 차마 저버리지 못해서인지땅과 집을 그냥 두고 외지로 나가기도 했다.마을 전체가 1백가구가 채 안되는 화천현 성화향 요신촌에는 현재 여남은 가구가 비어있다. ○한족 30여 가구 들어서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은 공민이면 민족을 불문하고 거주권이 있다고 규정했다.그러고 보면 조선족마을 자체가 만든 한족 이주금지규약은 사실상 헌법위반이다.순수한 조선족마을을 지키려는 노력은 조선족입장에서 보면 가상하나 한족 이주를 막는데는 도처에 장애요소가 깔려있다.나북현 동명향과 같은 조선족 밀집지역에서는 궁여지책의 묘안을 짜냈다.외지에서 들어오는 한족들은 조선족들의 주택을 사들이거나 토지를 양도받고자 할 때는 조선족들 끼리 거래하는 액수의 곱을 내야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던 것이다. 조선족들의 마을 지키기는 현명한 발상이었는지 모른다.도시로 나갔다가 거덜 난 조선족들에게 퇴로를 열어준 결과가 되었기 때문이다.근년에는 폭락했던 쌀값이 크게 올라 농촌으로 다시 돌아오는 조선족들의 발길이 드문 드문 이어지고있다.이들의 귀환은 도시로 떠나면서 그냥 버려두었던 집과 도급농토를 마을이 지켜주어서 가능했던 것이다.
  • 일상화 된 무법·탈법/공유식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굄돌)

    공권을 사권화한 과거 정권의 행태 때문에 공권력에 도전하는 것이 한때 그럴만한 명분을 갖기도 했다.그런데 지난 며칠 동안 연세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생 시위는 명분도 실리도 분명하지 않은 무법천지의 상황만을 연출하고 있다.화염병을 던지고 쇠 파이프를 휘둘러대는 시위대,헬기까지 동원한 최루가스 살포는 그야말로 작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그러나 이번 학생 시위처럼 제한된 장소에서 자행되는 무법과 탈법 행위 못지않게 위험한 일이 있다.진짜 심각한 것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행되는 일상화된 무법과 탈법 행위이며 이에 대한 공권력의 무관심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우리의 교통 상황을 보자.눈여겨보는 사람이 흔치 않겠지만 신호등이 없는 주택가나 학교 주변의 작은 길에는 예외없이 세모난 모양의 정지신호가 한두개 있게 마련이다.이 신호의 의미는 길을 건너는 사람이 있든 없든 일시정지한 뒤 재출발하라는 것이다. 필자가 사는 동네의 초등학교 초입에도 정지신호가 하나 있지만 그것을 준수하는 차를 본 적이 없으며 하다못해순찰을 도는 경찰차까지도 전혀 안 지키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유흥가주변의 대로는 귀가전쟁을 벌이는 자정쯤이면 어김없이 취객에 의해 무단 점거되고,차량이 한적한 오밤중의 교통신호등은 눈치등으로 둔갑한다. 이러한 일상화된,그러나 명백한 무법과 탈법에 공권력은 넌지시 바라볼 뿐 행사하기를 거부한다.제한된 장소에서의 탈법행위보다 공권력이 수수방관하는 분산된 일상적 탈법행위가 더 많은 희생자를 낳을 것은 분명하다. 법을 철저히 준수하고 엄격히 행사하는 일상생활에서의 훈련 부족이 한국사회의 모든 무질서의 근원이며 어쩌면 이번 시위에서 보여준 학생들의 학생같지 않은 탈법행위의 원인은 아닌지.
  • “대학생인가… 게릴라인가…”/한총련 극렬저항 “전쟁터 방불”

    ◎도심 곳곳 화염병 “아수라장”/전경 10여명에 무차별 폭행 한국 대학 총학생회연합(회장 정명기)이 주도한 「제6차 범청학련 통일대축전」마지막 날인 15일에도 연세대 안팎은 하루종일 최루가스가 자욱하고 화염병·돌이 난무했다. 캠퍼스 곳곳에는 최루탄과 화염병, 불에 탄 바리케이드의 잔해, 돌멩이, 찢어진 방석복과 헬멧·방독면 등이 널려있어 「무법천지」를 실감케 했다. 상오에 문을 열었던 학교 주변 일부 상가들은 하오에도 시위가 계속되자 모두 철시했다. 신촌 로터리 등 주변 도로는 14일에 이어 계속 통제돼 휴일인데도 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다. 한밤중까지 학교안에 남아있던 학생 4천2백여명 가운데 2천여명은 이과대 건물 3·4·5층에서 농성을 벌였다. 3백여명 학생은 옥상에서 플래카드를 내걸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 학생은 『건물 지하 1층에 실험용 원자로가 있고 3층에는 각종 화공약품과 프로판가스관이 있어 경찰이 쉽게 들어오지 못할 것으로 보고 이과대 건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과대에 방사성 동위원소와위험물질이 많아 진입하지 않았다. 학생 1천여명은 하오 5시40분쯤 경찰이 밀려나가자 교내 백양로에 농구대를 옮겨와 바리케이드를 치고 산발적인 시위를 하다 하오 8시쯤 흩어졌다. 하오 9시40분쯤 연대 정문에서 2백여m 떨어진 성산회관 인근에서 일부 학생들이 재집결, 기습 시위를 벌이자 경찰은 조명탄과 최루탄을 쏘며 해산시켰다. 학생들은 밤이 깊어지면서 각 대학별로 모여 대책회의를 열고 반정부구호를 제창했다. 경찰은 상오 10시10분부터 헬기로 연세대 상공을 선회하며 학생들의 자진해산을 권고하는 방송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행사를 강행하려 하자 상오 10시40분쯤 헬기 12대로 최루액을 뿌려 전열을 흐트러뜨린 뒤 전경 52개 중대 6천여명을 투입, 다연발탄과 최루탄을 쏘며 정문과 북문·동문등을 통해 동시에 들어갔다. 일부 경찰관들은 학생들에게 에워싸여 쇠파이프 등에 맞아 길에 쓰러져 무장해제를 당했다.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괴로워하는 경찰관도 간혹 목격됐다. 경찰이나 학생 양쪽 모두 부상자가 잇따랐다. 하오 5시40분쯤 경찰이 연세대에서 철수하는 과정에서 대열 후미의 전경대원 10여명은 학생들에게 붙잡혀 발에 밟히는 등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한 경찰 간부는 굳은 얼굴로 『게릴라전이야. 전쟁과 다름없어』라고 말했다.
  • 명분없는 반민주적 작태 근절해야(사설)

    ◎뭐하자는 폭력시위인가 요즘 시민들은 느닷없는 학생폭력 시위에 의아해 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올바른 명분을 내걸고 캠퍼스 안에서 집회를 열어 자신들의 주장을 널리 알린다든가 법과 학칙의 테두리내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는 것은 누구도 막을수 없는 그들의 당연한 권리다.그러나 명분도 없이 거리로 뛰쳐나오고 더욱이 불법·폭력적 방법으로 시위를 펼치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반지성적인 작태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요즘 빈발하는 학생폭력시위는 국민적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20일까지 일어난 학생시위는 2천7백13건이며 던져진 화염병은 4만3천6백여개라고 한다.이 집계는 하루평균 약 20건의 시위가 발생했고 화염병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배나 늘어났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화염병 투척 20배나 늘다니 도심지의 폭력시위는 시민들의 심성을 거칠게 할뿐 아니라 경제적 손실도 막대하다.게다가 바쁜 시간에 시위로 막힌 도로에서 장시간 갇혀있어야 하는 시민들의 고통은 인내하기힘들 정도로 극심하다. 폭력시위는 한국의 대외적인 이미지에도 손상을 끼친다.학생시위는 지금도 외신보도의 주요대상이 되고 있다.이런 보도들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한국의 민주화 성취와 경제성장등 장점을 보도록 하는 대신 우리 사회의 혼란과 무질서한 측면을 각인시키게 된다. 과거에는 정권의 정통성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시위과정에 다소 폭력적인 요소가 있더라도 시민들이 관대하게 보아 넘겼다.그러나 지금은 시위 명분뿐 아니라 시위방법에 대한 시민들의 눈길도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념투쟁을 표방한 학생운동이 침체국면으로 빠져들자 학생운동권이 강·온 양파로 갈려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듣고있다.최근의 폭력시위는 강경파학생들이 그들의 투쟁열기를 과시하기 위한 막바지 몸부림으로 판단된다.그러나 이 분별없는 작태는 시민들은 물론 대다수 학생들로부터도 지탄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 서울 서강대의 「서강학보」와 홍익대의 「홍익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강대학생의 58.3%가 폭력적인 시위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홍익대학생의 80.3%도 폭력시위를 비판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력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으니 개탄할 일이다. ○주체사상 지지 공개시위도 폭력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극소수 운동권의 못된 의식과 버릇을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그리고 이에 부화뇌동해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일부 철없는 학생들에 대해서도 맹성을 촉구한다.대학생이라면 이성에 따라 옳고 그름을 가릴줄 알아야 하고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냉철하게 따져 봐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특히 우려하고 있는 것은 대학가에 스며든 좌경세력의 준동이다.공안당국은 최근 전국 98개 대학 총학생회를 장악하고 있는 한총련에 친북성향의 NL(민족해방)계가 득세,북한과의 연계를 강화하면서 공개적으로 주체사상을 지지하는 폭력시위를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이것은 대학가의 좌경세력 준동이 더이상 좌시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배후 좌경세력 발본색원을 우리는 경찰당국이 학생폭력시위에 단호하게 대응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경찰은 그동안 「불법시위 원천봉쇄」「폭력시위 구속수사」등의 강경대응 방침을 수없이 되풀이했지만 그에 상응하는 실천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외면당하고 있는 폭력시위에 당국이 더이상 나약한 모습을 보일 이유가 없다.차제에 폭력시위를 조종하는 좌경세력을 끝까지 추적,발본색원해주기 바란다. 한총련도 도시게릴라같은 무법천지의 폭력이 더이상 학생운동이란 이름으로 용인될수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할것이다. 이제 학생운동도 달라질 때가 됐고 캠퍼스도 제모습을 찾을 때가 됐다.우리는 합리적이고 순수한 새로운 학생운동이 대학가에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성장하기를 기대한다.이를 위해서는 학교당국은 물론 학부모들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 국방부 성명 전문/북한측 담화 전문

    북한은 4·4 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대변인 명의로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의 유지 및 관리와 관련된 자신의 임무를 포기하며 이 조치의 일환으로 판문점 공동구역과 비무장지대에 출입하는 북한인원과 차량이 모두 식별표지를 착용치 않도록 할 것임을 발표하였는바 이는 곧 정정협정의 효력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번 북한측 발표는 지난 3월29일 북한인민무력부 차수 김광진이 휴전협정은 한계점에 달하였으며,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언동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이는 정전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새로운 군사도발을 감행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으로서 우리는 이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현 정전협정이 일방적으로 폐기 또는 수정될 수 없으며,남북한간의 합의를 통하여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될 때까지는 엄격히 준수되어야 함을 재차 분명히 한다.북한은 또한 자신의 입장이 국제적으로 전혀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더이상의 무모한 정전협정 파기행위를 중지하고 정전협정관리기구에 복귀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화해협력을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며,만약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하여 어떠한 도발행위라도 감행한다면 우리는 한미연합 방위태세에 의거하여 이에 대해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임을 밝혀둔다. ◎북한측 담화 전문 지난 3월29일 발표된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는 우리인민군대가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전쟁전야에만 볼 수 있는 심상치 않은 군사적 움직임들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대치하여 응당한 자위적 조치들을 취하게 될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완충지대로 전환시킨데 대한 문제를 비롯하여 조선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제안을 내놓고 그 실현을 위해 인내성있는 노력을 다하였다. 그러나 남조선당국자들은 상전인 미국의 비호밑에 우리의 제안을 한사코 반대하고 북침격발기를 당김으로써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더이상 기대를 가질 수 없게 하였다. 남조선의 군사당국은 비무장지대안에 핵무기와 자동무기를 반입하지 못하며 천명이상의 군사인원이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는 정전협정의 요구를 무시하고 탱크와 각종 구경의 포·핵무기들을 대량 반입하고 수많은 무장인원들을 끌어들여 전개하였다. 남조선 괴뢰들의 무분별한 책동은 지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1백m 거리에 있는 비무장지대안의 경계초소에 대규모 군사시설물을 공개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지금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은 완충지대로서의 자기의 고유한 의무를 완전히 상실하였으며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된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는 북침을 위한 무장지대로 하나의 새로운 공격출발진지로 전변되었다. 이러한 정세에서 우리도 정전협정에 규제되고 있는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와 관련한 조항을 일방적으로 더이상 준수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의 자제력과 인내성도 한계가 있다. 조선인민군판문점대표부는 위임에 의하여 비무장지대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상황에 따르는 자위적 조치를 당면하여 다음과 같이 취하기로 하였다는 것을 공포한다. 첫째로 조선인민군측은 정전협정에 의하여 지닌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의 유지 및 관리와 관련한 자기의 임무를 포기한다. 둘째로 조선인민군측은 상기임무를 포기하는데 따르는 조치로서 판문점공동경비구역과 비무장지대에 출입하는 우리측 인원들과 차량들로 하여금 제정된 모든 식별표식을 착용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한 책임은 정전협정을 난폭하게 유린하면서 비무장지대에서의 행동질서를 무법천지로 만든 자들이 지게 될것이다. 1996년 4월4일 개성
  • 경찰 강력범 대응책 강화하라(사설)

    조직폭력배가 날뛰고 있다.술집에서 종업원과 난투극을 벌인 뒤 병원까지 쫓아가 응급실에 입원중인 피해자 2명을 살해한 끔찍한 사건은 도대체 민생치안이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한밤중에 8명이나 되는 폭력배가 흉기를 들고 인명을 구출하는 병원을 습격한다는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 것인가.병원에 들이닥쳐 조사중이던 경찰관을 폭행하고 치료중인 부상자를 「확인살해」했다니 참으로 광란의 무법천지라고 아니할 수 없다. 선량한 시민이 어떻게 마음놓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겠는지 불안감이 앞선다.이번 사건은 「치안의 부재」를 실증했을 뿐 아니라 강력범죄에 대한 경찰대응의 허술함을 여지없이 드러냈다.주점의 난투극에서 범인들의 병원습격까지 두시간이상의 시차가 있었다.그런데도 폭행장소인 주점과 병원에 대해 기민한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인명희생까지 가져온 것이다.86년 서울의 서진 룸살롱사건때도 폭력배들은 병실까지 쫓아가 보복살인을 감행했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시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택시를 기다리다 승용차에 납치되는가 하면,제천에서는 30대여인을 마취주사로 실신케 한 뒤 호수에 수장한 사건이 일어났다.유괴와 납치가 성행하고 주택가에는 떼강도가 극성을 부려 마음놓고 밤길을 다닐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치안부재의 심각한 증상들이다. 우리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인 15대 국회의원 총선을 두달 남짓 앞두고 있어 사회적 안정이 어느때보다 요청되고 있는 시점이다.지난해 6·27지방선거 직전 전국의 살인·강도·폭력등 5대범죄가 하루평균 6백74건이 발생,평소의 47%나 증가했었다.선거철의 혼란을 틈탄 강력범죄의 발호를 입증한 것이다.치안당국은 민생치안확보에 최대역점을 두고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안전환경을 조성해주기 바란다.조직폭력배의 소탕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줄 것을 당부한다.
  • 8인조 폭력배 밀양서 한밤 난동/병원까지 쫓아가 2명 살해

    ◎술집 종업원과 난투극… 주점 전소/조사하던 경관 3명도 기습 몰매/“이권 다툼” 추정… 일당 전국 수배 【밀양=강원식기자】 한밤중에 밀양시내가 무법천지가 돼버렸다. 술을 마시던 폭력배들과 술집종업원간에 싸움이 붙어 술집이 몽땅 타버렸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던 종업원과 그 친구는 응급실에서 폭력배들의 흉기에 찔리거나 맞아 숨졌다.피해자들을 조사하던 경찰관 3명도 폭력배들로부터 몰매를 맞고 중상을 입었다. 지난 86년 8월 서울의 서진룸살롱에서 일어났던 조직폭력배간의 살인사건을 연상시킨다.지방에서 활보하는 폭력배들의 세력확장과 치안부재를 말해주는 사건이다. 22일 상오2시쯤 밀양시 내2동 연세병원에 강영성씨(29·폭력 등 전과 10범)와 박정목씨(21·전과 5범)등 폭력배 8명이 식칼과 각목 등을 들고 나타나 현관유리창 등을 때려부순뒤 응급실에서 치료받던 박임재씨(28)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그의 친구 하상조씨(29·무직)를 각목으로 때려 숨지게 했다. 이에 앞서 이들은 술집에서 벌어진 폭력사건의 경위를 병원에서조사하던 밀양경찰서 북성파출소 박종웅경장(31),한승환순경(28),삼문파출소 정종환경장(35) 등 경찰관 3명을 각목으로 마구때려 중상을 입혔으며 병원앞에 서 있던 순찰차 1대를 불태웠다.경찰들은 권총과 함께 실탄을 별도로 휴대하고 있었으나 이들의 기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폭력배들은 유리창과 기물 등을 부수며 20여분동안 난동을 부리다 달아났다.그 동안 의사와 간호사 등 병원직원과 환자 등이 놀라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강씨 등 폭력배들은 이보다 2시간쯤 앞선 21일 하오 11시50분쯤 병원에서 2㎞쯤 떨어진 밀양시 삼문동 화랑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대접이 소홀하다며 시비를 걸었다.종업원 황승욱씨(27)와 김창섭씨(21)및 시비소식을 듣고 달려온 인근 허심청나이트클럽 종업원 박임재씨(28)들이 말리자 폭력배들은 이들을 각목과 돌멩이로 마구 때리고 달아났다. 난동을 부리는 통에 불이 나 3층건물에 세든 지하 43평짜리 술집 내부를 모두 태우고 3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황씨는 당초 연세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인근 영남병원으로 옮겨 화를 면했다. 경찰은 달아난 범인들을 전국에 수배하는 한편 새로 개업한 술집의 이권을 차지하기 위한 조직폭력배들간의 다툼일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 새해 예산 항목조정 내역을 보면

    ◎예산증가율 14.8%… 작년비 0.3% 낮아/각당 총선의식 지역개발비 배정에 역점/예비비 줄고 농촌지원·SOC비용 확충 2일 국회를 통과한 62조9천6백26억원 규모의 새해 정부예산안은 앞서 정부가 제출한 63조36억원의 예산안에서 4백10억원이 삭감된 액수다.이는 또 올 예산 54조8천2백41억원에 비해 14.8%가 늘어난 것이며 올해 예산증가율 15.1%보다는 0.3%포인트가 낮아진 것이다. 4백10억원의 순삭감액은 3천52억원의 세출증액분에다 3천4백62억원의 세출삭감분이 합산된 수치로 소득세입의 축소로 계정된다.이같은 삭감액 규모는 89년부터 올해까지의 평균삭감액 2천2백80억원에 크게 못미친다.특히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의 예산조정작업에서 국민회의와 민주당이 각각 4천1백98억원,4천8백40억원의 순삭감을 요구한 것과 비교하면 삭감규모는 소폭이라고 할 수 있다.이는 여야 모두 내년 총선을 의식,사회간접자본 시설등 지역개발사업과 복지분야의 예산을 확보하느라 전체적으로 삭감보다는 조정작업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각각 호남권과 충청권의 개발사업예산의 증액을 요구,민자당과 줄다리기끝에 일정부분 성과를 거두었다.국민회의는 지역균형개발을 위한 예산이 부산·경남에 집중돼 있다면서 이를 타지역의 개발사업비로 조정할 것을 요구,새만금사업 1백50억원,대전·광주지하철사업 1백억원,광주도심철도 이설 20억원,무안∼영광고속도로 조사비 30억원,여수공항 20억원등을 따냈다.또한 자민련은 공주∼서천고속도로 조사비 20억원,금강취수지사업 50억원,각급학교 담임수당 4억원등을 얻어냈다.여야가 함께 요구해 증액된 항목은 농어촌지원 1천39억원,고엽제 후유증 환자지원등 사회복지예산 3백28억원,중소기업지원을 위한 신용및 기술보증기금 3백억원,해양오염방제사업 1백52억원등이다. 예산조정과정에서 여야간에 쟁점이 됐던 항목은 방위비와 예비비,관변단체 지원금,선심성 지역개발사업,영농지원자금등이다.12조7천3백60억원규모의 방위비에 대해 국민회의와 민주당은 율곡사업비등에서 4천억원안팎의 삭감을 요구했으나 41억원의 정부산하단체 지원금과 함께 원안통과됐다.8천86억원의 예비비는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할 것을 주장한 야당측의 요구로 증액분의 절반인 5백99억원이 삭감됐다. 예산이 증액된 분야는 사회간접자본 시설(9백90억원),중소기업지원(3백억원),농어촌지원(1천39억원),사회복지(3백28억원),해양오염방제(1백52억원),기타(2백43억원)등이다.사회간접자본 시설중 서울지하철지원예산이 4백50억원,대전·광주지하철과 인천·새만금등 6개 신항만건설에 대한 지원예산이 각각 1백억원씩 늘었다.농어촌지원예산으로는 농업경영자금이 8백억원,새만금방조제보상비 1백50억원,미곡종합처리장 건설지원금이 80억원 증액됐다.중소기업지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 2백억원,기술신용보증기금 1백억원이 추가됐다.사회복지분야에서는 지역의료보험지원금이 2백30억원 늘었고 지방자치단체의 오염방제사업자금융자가 1백억원 확대됐다. 삭감항목은 모두 14개로 도로공사 융·출자 8백억원과 양곡증권이자 6백55억원,예비비 5백99억원,대외협력기금 2백억원,공공임대 지자체 보조 2백억원,정주권 개발 2백억원등이 삭감됐다.또내무부와 교육부의 교부금 1백3억원,수출보험기금 1백억원등이 줄어들었다. ◎국회 예산안 처리 이모저모/야권 필리버스터… 고함·욕설 난무/「전씨 성명」 비난 발언 봇물… 표결엔 여야 동참 새해 예산안이 통과된 2일 국회는 예산안과 법률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야권이 사안마다 반대토론을 벌이는 등 고의적인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벌이는 바람에 의원들의 고함과 욕설이 난무했다. 그러나 표결에는 여야가 모두 참여,예년같은 「날치기 통과」의 행태는 되풀이되지 않았다. ○…예산안에 대한 본회의 찬반토론에서 김대식 의원(국민회의)은 『내년도 신규 사업비의 경우 영남과 호남의 비율이 4.5대 1로 지역간 편중이 심하다』며 『내년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예산』이라고 반대했다.장기욱 의원(민주)도 『세입과 세출을 연계해서 심의해야 하는데도 재무위와 예결위에서 따로 심의되는 등 예산심의절차에 문제가 많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상재 의원(민자)은 『5·18 정국의 격변속에서도 국민의 세부담을 줄이고 균형예산을짜기위해 심도있는 논의를 벌였다』며 『팽창예산이라고 하지만 국가경쟁력 강화와 사회간접자본 확충,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불가피한 예산』이라고 찬성했다. 표결은 하오 7시50분쯤 여야의원 1백87명이 참가한 가운데 찬성 1백50,반대 35,기권 2로 가결됐다.민자당과 자민련이 찬성표를,국민회의와 민주당이 반대표를 던졌다. ○…민자당 서정화 원내총무는 새해 예산안이 여야간 큰 충돌없이 법정시한내에 처리된 데 대해 『모처럼 성숙한 국회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서총무는 『예전같으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간 몸싸움이나 변칙처리 소동 등으로 국회가 심한 몸살을 앓았겠지만 이번에는 진일보한 국회운영을 보여줘 민주주의가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날 하오 예산안 표결에 앞서 여야는 본회의 4분발언과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전두환 전대통령의 대국민 성명을 『오만불손한 행위』라고 일제히 비난했다.다만 정당별 입장은 달랐다. 4분발언에서 번형식 의원(민자)은 『전씨가무법천지의 서부활극에 나오는 총잡이처럼 법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좌파」운운하는 것은 역사와 국민을 또 다시 거스르는 반역행위』라며 전씨의 즉각 구속을 요구했다. 번의원은 또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를 겨냥,『6공 중간평가시 노씨와 김대중 총재 사이에 심도있는 말이 오고간 것으로 안다』고 20억원 이외의 자금수수설을 주장했다. 원혜영 의원(민주)은 『일말의 반성과 참회도 없이 국민을 협박하고 내전도 불사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면서 『전씨가 스스로 반성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힘으로 참회를 시키자』고 전씨의 구속을 요구했다. ○…그러나 장석화 의원(국민회의)은 『전씨가 뻔뻔스러운 말로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도 공격의 화살은 김대통령을 향했다. 그는 『쿠데타 내란세력과 야합해 정권을 잡았다.김대통령의 사조직인 검찰이 전씨를 수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면서 특검제 도입과 김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를 거듭 요구했다.
  • 한신대 교수 27명 5·18관련 성명서

    한신대학교 교수 27명은 4일 성명을 내고 『5·18 관련자들을 불기소하기로 한 검찰의 결정은 역사의 정의를 외면하고 부도덕한 힘의 정치에 타협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이는 헌법의 기본 뿌리를 훼손시키고 사회에 도덕적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비난했다. 교수들은 또 『이번 결정이 적당히 넘어가게 되면 우리사회는 앞으로 어떤 불법행위라도 일단 성공하기만 하면 불문에 부칠 수 밖에 없게 되고 힘이 곧 정의가 되는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며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특별검사제를 도입할 것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경북대 교수협도 【대구=한찬규 기자】 경북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 95명은 4일 검찰의 5·18 관련자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검찰의 결정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을 탈취한 행위를 눈감아 준 것』이라며 『앞으로 돌출할지 모르는 쿠데타에 대해서도 성공만 하면 괜찮다고 하는 사전 면죄부를 발행해 준 결과』라고 비난했다.
  • 러군 체첸 잔혹행위 멈추라(해외사설)

    체첸에서 전투에 참가한 러시아군인들이 마약을 복용하고 화학무기를 사용하는등 잔혹행위를 일삼는 보도가 끊이지 않고있다.전쟁에서 마약주사를 맞는 예가 물론 러시아병사들이 처음은 아닐 것이다.베트남,아프간,라이베리아,옛유고땅에서도 이런 사례는 많았다고 한다.하지만 체첸의 샤마스키시에서 들려오는 러시아군의 잔혹행위는 너무 끔찍하다. 러시아정부는 체첸전투를 굳이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고 무법천지인 공화국에 법과 질서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규정지으려 한다.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법과 질서를 샤마스키에 가져다 주었는가.당국은 체첸에서 전쟁을 치르는 게 아니라는 제스처로 그곳 병력을 모두 내무성 병력(경찰)으로 교체했다.그런데 이들이 더 끔찍한 잔혹행위를 많이 저지르고 있다고 한다.물론 이들은 정규군과 똑같은 중무장을 하고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체첸주둔 러시아군 사령관들이나 크렘린 지도자들이 하나같이 샤마스키시에서 민간인 2백50여명이 살상당한데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이를 옹호한다는 사실이다.당국은샤마스키시에 대한 공격이 있은 뒤 국제적십자사 직원들이 진상조사를 위해 이곳에 들어가려는 것을 4일동안 저지했다.러시아군 사령관들은 그곳 거리에서 마약주사기가 다량으로 발견된 데 대해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아직 샤마스키시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져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있다.다만 매우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것만은 분명한 것같다.도대체 당국은 왜 군인들이 민간인을 살상하고 마약주사를 이용하는 것에 침묵하는가.이를 용인한다는 말인가. 당국은 5월 9일로 예정된 승전기념일에 클린턴 미국 대통령등 서방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그전에 어떻게든 체첸전쟁을 끝내겠다는 각오를 한것인가.설사 그렇다고 단언할수 없다 하더라도 승리의 날 기념식을 앞두고 전쟁 마무리를 위한 대공세가 전개되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이 대공세는 결과적으로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정부의 치부만 더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 미무역사상 최대 제재…「선전포고」위력/「태평양 교역전쟁」왜 터지나

    ◎미, “지재권 보호안해 연 8억달러 손실”/20일 유예기간… 협상재개 실마리 기대 5일 새벽 캔터 무역대표가 중국에 내린 무역보복 조치는 「전쟁선포」급의 무게를 지니고 있어 그의 하루전 최후통첩이 속빈 엄포가 아님을 유감없이 실증했다.시한종료 즉시 일말의 주저도 없이 미 무역사상 최대폭의 제재를 강행한 것이다. 연 수출입 총교역액이 세계전체의 30%가 넘는 1조달러인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자랑하며 초고속으로 빈국에서 탈피중인 중국를 걸고넘어진 조목은 얼마전에서야 법적 가치를 인정받는 지적재산권이다.그래서 경제와 무역규모가 워낙 큰 탓에 미국이 숱한 나라와 무역마찰을 일으키고 있지만 중국과의 이번 분쟁은 해당국 두나라 뿐아니라 변모하는 세계경제의 모습을 시시하는 바 매우 크다.보호주의적 고율관세니 비관세 무역장벽이니 하던 종전의 무역마찰과 다른 양상인데 그만큼 한 웅큼의 경제이득도 놓치지 않겠다는 경제제일주의를 읽을 수 있다.미국이 지적재산권 「해적」 중국에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손실액은물론 한 웅큼이 아니다. 93년 기준으로 중국인들이 응당의 저작권료·특허권료·상품권료를 미국인이나 기업에 물지 않고 물품을 무단복제·판매하는 통에 끼친 손해가 연 8억2천7백만달러에 달한다는 계산이다.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3억2천만달러,레코드및 음악부문 3억5천만달러,서적 1억1천만달러,영화 5천만달러 등인데 미국은 18개월전 대략 이와 비슷한 수치를 제시하면서 중국을 지재권보호 협상테이블에 앉혔다.그러나 지난주 9일간의 북경 최종담판이 결렬되고 미국의 워싱턴협상 재개안을 중국이 끝까지 묵살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이날 미국 무역제재의 요지는 93년도의 손실액이 1년뒤 10억달러이상으로 불어났다고 보고 그만큼의 중국수입품에다 1백% 보복관세를 매겨 전액 보상받고 말겠다는 「눈에는 눈,이에는 이」식 대응인 것이다.중국은 비록 형식적으론 12년전부터 지적재산권보호에 관한 법조문 성문화에 나섰으나 그 실제는 전연 지재권 무법천지에 다름없어 이번에 강하게 응징하지 않으면 지금의 10억달러가 곧 몇배로 불어나고야 말 것이라고 미국은 생각하고 있다. 그간 미국이 브라운 상무장관등 고위인사 방문등을 통해 몇차례나 강경하게 요구한 「지적권보호」 법조항의 국내엄격 실시를 중국이 따르겠다는 말만 늘어놓고 약속을 지키지 못해 결국 무역제재를 당하게 된 데에는 「돈을 쉽게 벌수 있다」는 간단한 이유가 제일 크지만 체제에 내재된 구조적 모순에서 기인된 점도 무시할 수 없다.지방행정단체로 하여금 소요경비의 상당부분을 자력조달케 하고 군대에 영리 자체사업을 허용해 대다수의 해적 무단복제업자들이 관공서·공무원과 극도로 밀착된 관계를 맺고 있어 법시행이 원초적으로 봉쇄된 상태다.거기에 시장경제체제 전환으로 인한 부패풍조 만연과 사법제도의 미비 등이 이같은 유착을 도왔다. 미국이 보복조치를 내린 뒤 1시간도 안돼 중국이 역보복령을 발해 사태가 아주 심각한 것은 사실이나 좀더 냉정히 따져보면 타협의 여지를 이곳저곳에서 찾을 수 있다.미국의 실제 조치까지 20여일의 유예기간이 남아 있는데 이는 4개월전 미·일 포괄무역협상결렬과 상호보복엄포가 곧 협상재개로 통한 전례를 상기시킨다.또 지난해 5월 인권문제와 연계해 미국의 대 중국 최혜국대우갱신를 둘러싼 알력이 결국 유야무야로 끝난 점도 그렇다.특히 양국 교역이 5백억달러에 달하는 가운데 중국은 최대 무역거래국인 미국에 3백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보고있는 마당에 현재의 고자세를 유지할 성 싶지 않다.세계무역기구 가입에 관한 중국의 열망과 이의 성사에 있어 미국의 영향력을 살필 때 미중 무역전쟁은 빠르게 잦아들 수있는 것이다. ◎93년 4백억달러 거래/중은 미의 3위교역국/미·중교역규모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거래액은 지난 93년 약4백억달러로 중국은 규모면에서 미국의 제3위 교역상대가 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중 대중수출은 88억달러,수입은 3백15억달러로 쌍무무역분야에서는 대일무역에 이어 2번째로 큰역조를 보이고 있어 미국의 불만을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 성숙한 시민정신/김광영 수필가(굄돌)

    어두운 밤하늘아래 한강변의 야경을 배경으로 지하철이 달린다.내앞에 매력적인 아가씨가 발을 꼬고 앉아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나는 만약에 이순간 땅이 갈라지고 지하철이 강바닥으로 떨어지는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생각했다.일본 간사이지방 대지진에서 고베시민들은 처참한 극한상황에서도 민주시민의 질서의식과 개인의 이익보다는 사회의 공익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어 인상이 깊었다.왜 고베 시민들은 생활필수품을 사재기 하지않고 또 상인들은 가격을 올려 받는 일이 없을까 궁금했다.미국의 뉴욕에서는 정전사고가 났을때 강도 약탈등으로 무법천지가 된데 비해 고베시민들은 질서를 지키고 공익을 중하게 생각하는 모습이었다.일본인들은 자본주의적인 민주제도를 받아들인 점에서는 미국과 유사하나 동양의 전통적인 유교사상을 발전시킨 점에서 미국인들과 구별된다. 천재지변을 당한 동·서양의 시민의식이 천양지차이다.동양은 유교와 불교사상이 지배하는 사회이다.공자의 인 사상은 먼저 자신의 본능적인 욕망과 경제적인 이익이라는 욕심을 억제한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정신이다.불교도 윤회사상을 믿고 있어 현세와 내세에 대한 믿음과 자세가 뚜렷하다.미국의 인류학자 베네딕트는 『국화와 칼』이라는 저서에서 일본인의 특성을 자가 수양에 의한 극기로 보고있다.고베시민들이 보여준 극기에 의한 질서의식과 사회의 공익을 우선시키는 정신은 조상들이 소중하게 여겨왔던 멸사봉공의 정신일 것이다.우리도 유교의 선비정신을 이어받아 현대민주시민으로 성숙해야 한다.
  • 장교길들이기·총기난사(94년 충격의 365일:5)

    ◎“군기 확립” 재점검 계기로/하극상·탈영… “국민의 군이 어쩌다”/부대운영·교육 혁신적 전환 있어야 「화려하지도 평탄하지도 않은 푸른제복의 길을 나는 소명이라 여기고 기꺼이 택했다.푸른제복을 명예롭게 하기 위하여 촛불의 정신을 익히고…」 지난 10월31일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석우리 육군 ○○기계화사단 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지휘하던 중 부하 사병의 어이없는 총기난사로 비명에 간 김수영(30·육사44기)대위가 육사 졸업앨범에 깨알같은 글씨로 적어놓은 글귀다. 김대위의 부인 최성의(29)씨는 앨범을 펴놓고 남편의 글을 몇번이고 되뇌다 갓 말을 하기 시작한 외아들 방환군(2)이 『아빠,아빠』라고 부르자 아이를 얼싸안고 소리없이 흐느꼈다. 『그동안 사는게 지옥이었어요.이제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나요』 그동안 부대 근처 군인아파트에서 살아온 최씨는 남편이 숨진뒤 집을 비워야 했다.의지할 곳이 없어 이삿짐은 임시로 큰 시숙이 살고 있는 전남 광주에 맡겨놓고 시댁이 있는 장흥과 광주를 오가며 괴로운 나날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다. 최씨는 『청춘을 군을 위해 보내겠다며 가정도 돌보지 못하고 남달리 군에 열성이었던 남편이 추서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가슴 아파 매일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울먹였다. 최근에는 큰 시숙이 동생의 평소 업적을 모아 호소문을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각계에 띄우는 등 동생의 명예회복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영내에서 「장교 길들이기」 사건이 일어난 나흘뒤 지난 10월 27일 발생한 사격장 총기난사사건. 이 두 사건을 보고 국민들은 『군기를 목숨보다 소중히 해야하는 군이 왜 이토록 무법천지가 됐으며 기강이 해이해진 군대가 어떻게 국토방위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며 충격과 경악에 휩싸였다. 군기와 관련된 일련의 군부대사고는 구태의연한 부대관리와 교육에 군이 안이하게 대처한데서 비롯됐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때문에 군이 기강을 확립하고 「전대미문의 하극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부대 운영 및 지휘,장교교육,사병교육 방식이 혁신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수분야 최우수상,장병정신교육 유공상,강재구상 등 남편 김대위가 받은 상이 나란히 걸려있는 방안에서 외아들을 꼭 껴안고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있는 최씨의 모습이 결코 우리 군의 자화상으로 남아서는 안될 것이다.
  • 공권력도전 뿌리뽑아야(사설)

    그들은 정녕 대학생들인가,아니면 무정부주의를 표방하는 무뢰배들인가.묻지 않을 수 없다.대학생들이라는게 어떻게 그럴수 있는가. 그들은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르며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서에 난입해 닥치는대로 부수고 화염병을 던져 불을 질렀다.그것도 한군데가 아니다.2백여명이 나뉘어서 9개소를 동시에 습격했다.종전처럼 파출소만 습격한 것이 아니다.이번엔 경찰본서도 포함됐다. 지난 13일 새벽 김일성 사망에따른 향후 투쟁방식을 논의하던 이른바 「서총련」간부들이 연행된데 항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국법질서를 어긴 범법자들을 연행한 공권력에 불을 질러 대항한 것이다. 운동권학생들이 집단적으로 불법·폭력행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그들은 집회를 할때마다 인공기를 내거는가하면 달리는 열차를 세워타고 시위현장에 가기도 했다.그뿐만이 아니다.공공건물을 부수거나 방화를 일삼고 저지하는 경찰관을 납치,감금하기도 했다.한마디로 무법천지에서나 있을 법한 그런 행동들이었다. 거듭 강조하지만 학생운동은 어디까지나학생답게 이성과 지성을 바탕으로 법질서를 지키면서 벌이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그렇지않고 툭하면 공공기관을 기습하고 방화까지 한다면 반국가·반민주행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국가의 공권력이 그런 작태도 관대하게 대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어림없는 일이다. 더욱이 경찰관서는 법질서유지를 위해 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국가기관이다.그런 기관을 폭력파괴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공권력과 국법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행위로 볼수밖에 없다.지금은 폭력시위가 통하던 명분의 시대도아니다.평화적인 시위마저 허용안되던 시절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다르다.얼마든지 자유롭게 주장을 하고 표현도 할수있는 민주화된 시대다.그리고 국민이 민주적인 방법으로 선출한 대통령정부요 그 정부의 경찰이다. 우리는 차제에 정부와 경찰당국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지않을수 없다.언제까지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전체대학생의 수에 비하면 그야말로 한줌도 안되는 극좌과격 대학생및 불순분자들이다.언제나 남총련인지 북총련인지 하는 친북학생집단의 소행이다.우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들 아닌가.무능해 못잡는 것인가 아니면 일부러 안잡는 것인가.그렇지않고야 어떻게 이렇게 번번이 당하고만 있을수 있단 말인가.어느쪽이라도 심각한 문제며 책임추궁을 면할수 없을 것이다. 이번만은 정말 뿌리를 뽑는 경찰의 능력과 권위를 보이라.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주기 바란다.국민을 위한 국민의 재산이요 기구인 경찰관서는 물론 공공건물이나 시설등에대한 도전의 결과가 어떤것인지 이번에는 후련한 본때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 가락시장의 난맥상(심층분석/농수산물유통)

    ◎낙찰가 조작… 수수료 탈세 “비리투성이”/「출하촉진」 농안기금 대출… 운영비 전용/중매­매참인 추천땐 수천만원 “뒷돈”/도매법인/경매사­중매인 결탁,불법낙찰도 일쑤 도매시장의 생명은 공정한 거래에 있다.그날의 표준농산물가격을 결정하는 특수한 기능을 갖고 있는 가락도매시장은 이점이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공정성을 해치는 요소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우선 경매사부조리를 꼽을 수 있다.경매사는 공정거래를 실행하는 최일선의 일꾼이다.「도매시장의 꽃」으로 모든 경매농수산물의 가격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경매를 실시할 때의 우선순위결정은 물론 호가때의 출발가격등을 마음대로 정한다.도매시장이 법정이라면 법관과 같은 위치에 있다. ○경매사횡포 극심 이처럼 막중한 공적임무를 맡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분은 지정도매법인의 말단직원으로 돼 있다.더구나 하오7시부터 하루 12∼15시간씩 근무하는 열악한 근무조건은 이들을 유혹에 쉽게 넘어가게 한다.바로 여기서 일부경매사의 횡포가 시작된다. 가장 일반적인 부조리는특정중매인과의 결탁.품질이 좋은 물건이나 품귀현상을 빚어 중매인들끼리 경쟁이 치열한 품목을 특정중매인에게 밀어주고 금품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낙찰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도 경락받지 못한 중매인이 나중에 항의하면 『가격표시손가락을 못봤다』 『손가락을 늦게 냈다』며 오히려 핀잔만 준다. 특정경매사와 특정중매인이 유착된 것을 아는 사람은 대충 알지만 불이익을 의식해 그냥 넘어가고 만다.출하초기에는 좋은 가격을 유도했다가 성수기에는 형편없는 가격으로 깎는 「후려치기」수법도 성행한다.주로 법인간에 물량확보경쟁을 벌일 때 사용되고 있다. 경매사가 소속된 법인의 간부가 제3자의 이름을 빌려 출하한 경우엔 「마음먹은 가격」만큼 중매인들의 호가가 나오지 않으면 「더 불러」소리가 노골적으로 나오기도 한다.심한 경우 출하원표를 조작해 낙찰가를 수정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매사들의 비리가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은 이를 따져봤자 불이익만 돌아오기 때문이다.한 품목의 경매를 한시간안에 끝내기 위해 평균 2∼3초에 한건씩 경매를 빨리 진행해야 하는 실정이다.중매인들의 「합법을 가장한 범죄」는 「야구심판의 오판」정도로 넘어가는 분위기가 만연돼 있다.이에 끝까지 반발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잘못보이면 끝장 서울가락동도매시장 D청과 소속의 중매인 강모씨(63)의 경우가 대표적이다.강씨는 지난해 월평균 2천5백만원의 경매실적하한선을 채우지 못해 중매인자격을 박탈당해 행정소송을 내놓고 있다.월2천5백만원의 경매실적으로는 수수료수입이 50만원에 불과하지만 이마저 채우지 못했다.경매사들로부터 철저히 따돌림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래 경매사들에 대한 중매인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으나 서울시의 조치는 극히 미온적이다.『행정소송이 들어오면 복잡해진다』며 관리공사에 「재검토」지시를 내리고 대부분 유야무야된다는 것.현재 가락시장에는 1백89명의 경매사가 있다.5개 청과법인에 1백43명,3개 수산법인에 46명등이다.90년부터 도매시장관련 법규로 치르는 자격시험을 통해 배출되고 있으나 「과일및 채소감별사」란 별명이 말하듯 오랫동안 시장바닥에서 익힌 경험에 크게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록상장」 관례화 더욱 폐해가 심한 것은 도매법인이다.불법위탁거래과정에서 얻는 수수료수입만도 엄청나다.이른바 「기록상장」을 통한 것이다.규격화·포장화가 덜된 탓도 있지만 경매를 통하지 않고 도매법인과 중매인이 짜고 상장경매를 한 것처럼 꾸미는 것이다.도매법인은 가락시장관리공사에 내는 시장사용료(0.5%)는 제대로 내지 않는 반면 출하농민으로부터는 시장사용료보다 2∼3배나 많은 1∼1.5%의 수수료를 강제로 징수해 나눠먹고 있다.53개 경매품목중 수박·멜론과 고구마·감자·양파등과 파슬리등 양채류가 대부분 이같은 서류조작으로 거래된다.기록상장때 주로 쓰는 수법은 실제거래가보다 시세를 크게 낮춰 거래금액의 6%인 상장수수료부담을 덜어주는 것.법인이 산지수집의 대가로 중매인들을 봐주는 셈이다.반입물량을 절반이하로 속이기도 한다.이때엔 반입되지 않은 물량에 대해서도 6%의 수수료를 받고는 시장사용료는 떼어먹는다. 가락시장 전체의 지난해 거래규모가 2백42만6천t에 1조6천9백40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이는 실제거래량 전체의 70%에도 못미친다는 지적이고 보면 엄청난 규모의 탈세가 저질러지고 있는 것이다. 도매법인들은 또 출하촉진을 위해 농안기금에서 대출받은 돈의 상당부분을 내부운영자금으로 쓰고 있다는 것.지난해 출하촉진자금이 1백73억원이었고 이중 1백33억원이 청과부에 배당됐으나 도매법인이 개설했다고 신고한 산지출장소를 보면 농협 1천4백54곳을 제외하면 중앙청과 5곳,동화·한국청과 3곳,서울청과 1곳뿐인 점으로 미뤄봐도 출하촉진에는 관심이 없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중매인들의 부실채권을 방지하기 위해 부동산담보채권외에 최소 6천만원의 거래보증금을 예치하도록 해놓고는 이를 운영자금으로 이용하는 것은 물론 이자조차 중매인들에게 돌려주지 않고 있다는 것.농협공판장만 예외다. ○임대계약 횡포도 도매법인은 가락동공사와 건물일괄임대계약을 한 뒤 온갖 횡포를 저지르며 더 큰 재미를 보고 있다.85년부터 지난해까지 중매인 7백25명을 실적미달·법규위반등으로 정리하고 5백37명을 새로 허가했다.가락시장주변에서는 『중매인의 추천권을 가진 법인이 최소 3천만원을 받고 중매인으로 추천해주며 중매인으로 빠져나간 매매참가인(매참인)자리를 메울 때도 엄청난 돈을 챙기며 이들은 모두 법인의 비자금으로 들어간다』는 말이 파다해 국회등의 로비에 쓰였을 것으로 추측된다.농·수·축협을 제외한 6개 도매법인의 총자본금이 1백95억여원이고 주주가 1백9명에 불과한 이들 도매법인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사무실을 내줄 수 없도록 돼 있는 불법매매참가인에게 도매법인구역안의 점포를 불법임대한 것만도 중앙청과 19명,서울청과 7명에 농협공판장도 3곳으로 알려지고 있다.비허가상인들에게는 앞으로 개장될 구리도매시장이나 서남권(양천구)도매시장 개장때 중매인이나 매참인허가우선권을 따낼 수 있다며 장래(?)를 기약하며 돈을 받고 유혹,불법영업을 묵인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들의 숫자만 무려 5개 청과에 1백13명이나 된다.불법매매참가인과 비허가상인을 합한 1백42명은 전체 채소중매인 6백32명의 무려 22%에 이르는 것으로 가락시장은 무법천지인 셈이다.
  • 대탈출(외언내언)

    소피아로렌인가가 출연한 옛날 영화가 있다.좀도둑질을 하다가 신부앞에 나와 고해를 하게된 여주인공이 이런 말을 한다.『신부님 가난한 사람들은 천당에도 못갑니다.배가 고프니까 도둑질을 하지요.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북한에서는 「대탈출」이 임박한 것처럼 보이는 일이 연일 일어나고 있다.북의 동포들이 여기저기서 탈출을 감행하고 있고 북한당국은 탈주자를 현장사살하라고 명령했다는 보도다.우리정부는 「원칙적」으로 그들의 귀순을 허용키로 했다. 「탈출」을 통해 짐작하건대,인간이 품위를 지키며 살 수있는 최소한의 경제생활이나 자유가 보장되지 못한 데서 오는 품성의 황폐화와 도덕률의 붕괴현상 같은 것이 북의 사회에서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것같다. 중조국경선을 넘어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북한동포들을 취재한 KBS기자는『…북한 사회가 이미 붕괴되기 시작했음을 느끼게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또 러시아의 벌목장을 탈출한 북한 인부의 수기에는 무차별로 횡행하는 북한사회의 뇌물이야기와 무법천지의벌목장 실태가 적나라하게 기술되어 있다.일본 언론이 전하는 바로는 벌목장에서는 동료를 위한 수혈조차 기력을 빼앗긴다는 이유로 거부하여 급할 때에는 러시아 주민의 선의를 구걸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언젠가 통일되어 함께 살아야 할 우리의 반쪽 동포들의 실상이 바로 이렇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그것은 그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이고 안받아들이는 정도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결정적인 시기가 의외로 가까이 다가와 있을지도 모른다.고통받는 동포의 구출을 우선해야 하고,그리고는 「찾아온 삶」과 「받아들이는 삶」의 이질성이 어떻게 극복되어야 할 것인지,경제적 삶의 기반조성문제며 법적 지위나 사회적 입장등 근원적인 문제들에 대한 연구와 대비도 있어야 할 것이다.
  • 농민의 안타까운 폭력시위(사설)

    쌀개방을 반대하는 농민대회가 폭력시위로 변질,서울의 도심을 한때나마 무법천지로 만든 것은 개탄할 일이다. 1일 서울의 대학로에서 열린 「우루과이라운드 재협상쟁취,국회비준거부및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농민들과 대학생들이 가두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충돌하는 바람에 1백70여명이 부상하고 자동차 6대가 전소됐으며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 했다.일부농민과 학생들은 전경 1백명을 무장해제시키고 투구·방패등 진압장비를 불태우는 안타까운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일부의 행패요 흥분된 행동의 결과지만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쌀개방을 반대하는 농민들의 심경을 충분히 이해한다.자신들의 삶의 뿌리가 송두리째 뽑힐지도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농민들이 벌이고 있는 쌀개방반대투쟁은 수긍이 가는 일이며 이를 지켜보고 있는 우리의 심경도 매우 착잡하다. 1일의 농민대회가 평화롭게 끝났다면 국민들도 그뜻에 공감하고 심정적인 성원을 보냈을 것으로 생각한다.그러나 대회가 폭력을 불렀고 그로 인해 사회질서가 파괴됐기 때문에 비난받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12월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이 타결된 다음 전국의 농민단체들이 서울의 도심에서 대규모시위를 벌였지만 단 한건의 마찰도 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냈었다. 어떤 계층의 국민이든 또 어떤 명분을 내걸든 자신들의 의사를 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 집회를 갖고 시위를 벌이는 것은 기본적인 권리에 속한다.그리고 정부는 그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그러나 그 권리를 향유하기 위해서는 합법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아무리 온당한 명분일지라도 다중의 힘을 빌려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농민대회는 우루과이라운드재협상과 국회비준거부를 구호로 내세웠다.우루과이라운드는 이미 타결된 국가간 협상이기 때문에 재협상은 불가능하며 국회비준거부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요구다.그런데도 그 구호를 내건 것은 농민들의 절박한 사정을 호소하기 위한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농민대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농민들은 폭력시위를 원치 않았을 것이다.쌀을 비롯한 농산물개방에 따른 어려움을 널리 알리고 그 대책을 함께 논의해보자는 데 참뜻이 있었다고 믿는다.농산물개방으로 겪게 될 어려움은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다.전국민이 함께 고통을 나누어야 할 거국적인 문제다. 우리는 이번 폭력시위를 지켜보면서 우리의 시위문화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나 하는 안타까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이제 시위문화도 성숙되어야 한다.그것은 문민정부를 갖고 있는 우리 모두 의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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