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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클래식음악 대중화 이끄는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

    [김문이 만난사람] 클래식음악 대중화 이끄는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

    자연이 온통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들에도 산에도 바쁜 도심에도 그렇다. 광화문 사거리 교보문고 빌딩에 내걸린 글판이 눈에 띈다. ‘또로 또로 또로/책속에 귀뚜라미 들었다/나는 눈을 감고/귀뚜라미 소리만 듣는다’ 이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도 귀뚜라미…. 한번쯤 누구나 시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겠다. 옷깃에 선선하게 닿는 바람, 떨어지는 낙엽, 노랗고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 감미로운 노래가 내면의 감성을 자극한다. 그렇다면 10월에는 무슨 노래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저마다 좋아하는 곡이 있겠지만 결혼식 때 축가로 널리 불려지는 사랑의 세레나데가 문득 떠오른다. 그 유명한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다. 가사를 잠시 음미해 본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저 하늘이 기분 좋아/~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사랑은 가득한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모두가 너라는걸/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저녁 무렵 반달이 얄밉게 모습을 드러낼 때 들으면 더욱 낭만적이다. 지난 11일 저녁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는 10월을 맞아 ‘참 좋은 음악회’가 열렸다. 무대 첫 순서로 등장한 사람은 성악가 김동규(49)씨. ‘박연폭포’, ‘홀로 아리랑’을 부른 다음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불렀다. 김씨 특유의 감성적인 목소리에 서정적 노랫말이 깊어가는 가을밤의 선율을 아름답게 선사한다. 노래가 끝나자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큰 박수와 함께 앙코르 소리가 객석에 울려퍼졌다. 그도 그럴 것이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10월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이기도 하지만 계절과 관계없이 각종 행사 때 축가의 단골 레퍼토리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김씨는 재치 있는 입담과 호탕한 웃음소리로 늘 관객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등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열정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이날 무대에 오르기 직전 김씨와 잠시 만났다. 출연자 대기실에서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막 마친 상태였다. 콧수염은 여전했다. 언제부터 콧수염을 길렀을까. 오페라에 출연하면서 무대 역할에 맞게 콧수염을 길렀고 벌써 20년이 됐다고 했다. 매일 크기와 모양이 일정하게 콧수염을 관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지 묻자 “아침에 세수할 때 1~2분 정도면 된다”며 웃었다. 공연 이야기로 이어졌다. 이달에만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라는 제목으로 독창회가 여러 차례 열렸다. 앞으로도 큰 무대가 세 번 더 있다. 17일 세종문화회관, 28일 예술의전당, 30일 부산시민회관 공연이다. 그는 집에서 조용하게 쉴 틈이 거의 없다. 1년에 130회 정도 무대에 서기 때문이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을까. 원래는 노르웨이의 뉴에이지그룹인 시크릿가든이 만든 ‘봄의 소야곡’(Serenade to Spring)이라는 연주곡에 한혜경씨가 가사를 붙였고 김씨가 편곡하고 불렀다. 개인적인 사연도 있다. “1999년 가을에 부인과 헤어졌어요. 20~30년 동안 유럽 무대에서 활발하게 생활하고 싶었지만 그 꿈이 깨졌어요. 한국에서 초청 공연도 자주 오고 또 이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굉장해서 서둘러 귀국하게 됐지요. 일생의 꿈이 이루어지는구나 하고 생각할 즈음에 결혼의 실패로 부인, 아들과 헤어져 혼자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와 쪽방에서 지내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지요. 1년 가까이 노래를 하지 않으면서 ‘인생이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좌절감에 빠져 있을 때 한 지인이 찾아왔습니다.” 그 지인은 다름 아닌 당시 MBC 라디오 ‘골든디스크’ 진행자 김기덕 국장이었다. 김 국장은 김씨에게 “클래식이 아닌 좀 쉬어가는 노래, 편안하게 가는 노래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 형태의 음악을 말하는 것이었다. 김씨는 ‘그렇다면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며칠 동안 고민하던 중 우연히 시크릿가든의 ‘봄의 소야곡’을 듣게 됐다.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한 김씨는 작사가한테 부탁하고 봄 노래를 가을풍으로 바꿔 부르게 된다. 돈을 벌거나 인기를 얻고 싶다는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다만 우울증이 있을 때라 다시 일어서겠다는 일념에서 ‘10월의 어느 멋진 날’로 다시 시작하게 된다. 제목을 ‘10월의 어느 멋진 날’로 정한 까닭은 그가 사계절 중 가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예상치 못할 만큼 빠르게 인기가도를 달려 결혼식은 물론 생일, 돌잔치에 단골로 등장하게 됐다. 특히 조수미와 김동규의 환상적인 듀오를 비롯해 임태경과 박소연, 휘진 등 여러 대중가수들이 잇따라 부르면서 국민 애창곡으로 인기를 굳히게 된다. 아울러 2002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시크릿가든과 함께 호흡을 맞춰 주목을 끌었다. “제자들이 많은데 만날 때마다 고맙다는 인사를 자주 받아요. 처음에는 영문을 몰라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아르바이트로 축가를 부를 때 항상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부른다고 하더군요. 어떤 학생은 계절에 맞게 10월을 3월, 5월, 9월 등으로 달만 바꿔 불러도 다들 좋아한다고 말하더군요. 하긴 노래방에도 나올 정도가 됐으니 말입니다. 매년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 캐럴을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잖아요(웃음).” 그는 10월을 대표하는 대중가요 중에 이용의 ‘잊혀진 계절’도 있다고 하자 “그 노래에는 ‘10월의 마지막 밤을’이라는 가사가 있어 언제든지 숫자만 바꿔 부를 수 있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보다는 음반이 덜 팔리지 않을까요”라며 웃는다.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을은 정서적으로 뭔가를 생동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또 가을이 되면 여름에 많았던 더운 습기를 가져가고 자연만물이 쉴 수 있는 겨울을 앞두고 있어 좋다”고 대답한다. 또 있다. 가을이 되면 노래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잊어버릴까봐 곡을 쓰든 노래를 부르든 곧바로 행동에 옮긴다고 했다. 장르는 무의미하다. 오페라는 오페라대로, 재즈는 재즈대로 음감이 생각나면 일단 그림을 그려 놓는다. 그는 작곡가인 아버지와 성악가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 어릴 적부터 음악을 자주 접했다. 중학생 때부터 오페라를 좋아한 그는 어머니의 제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었고, 집에 있던 오페라 관련 책과 자료들도 자연스럽게 보게 됐다. 고등학교 때 삶의 목표를 이미 오페라 가수로 정했다.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을 졸업하고 1991년 오페라 ‘토스카’를 시작으로 10여년 동안 유럽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오페라 40작품을 외워 부르기도 했고 어떤 오페라든 사흘 정도 시간을 주면 바로 공연할 수 있도록 말 그대로 피나는 연습을 했다. 그렇게 1년에 10작품 정도 출연했다. 1995년 이탈리아 베니스 오페라극장 등에서 남자 주인공 루돌프의 친구인 마르첼로 역으로 ‘라 보엠’ 무대에 여러 차례 오르기도 했다. 그는 오페라를 좀 더 쉽게 감상하려면 성악가들의 음성에 따른 전형적인 캐릭터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테너, 소프라노, 바리톤, 메조소프라노 등 다양한 성부에 따라 연기하는 배역과 성격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왜 바리톤이 됐을까. 그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대가 바리톤으로 타고났기 때문이다. 그는 바리톤은 노래와 연기의 폭이 넓어서 좋고 목소리 때문에 노심초사 걱정하지 않아도 돼 편안하다고 말한다. 개인적인 얘기로 돌아섰다. 앞으로 계속 혼자 살 거냐고 물었다. “집에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운명적으로 누군가 다가오면 (다시 결혼해서)같이 살고 싶다”면서 라디오를 진행할 때마다 청취자들이 결혼 생활에 대해 얘기할 때면 정말 부럽다고 한다. 그는 요즘 KBS 제2라디오(FM) ‘매일 그대와 김동규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다. “17일 세종문화회관 공연 때 작곡한 노래를 새로 선보일 것”이라는 그는 제2의 음악인생에서는 노래도 노래지만 작곡가로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음악적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 시간이 나는 대로 ‘대니보이’가 나온 아일랜드 같은 곳으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바리톤 김동규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성악과를 거쳐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음악원을 졸업했다. 1991년 베르디 콩쿠르 1위에 입상했고 그해 오페라 ‘토스카’로 데뷔했다. 한국인 최초로 라 스칼라좌 오디션에 합격했다. 유럽 무대에서 10여년 동안 오페라에 출연했다. 1995년 이탈리아 베니스 오페라극장 등에서 남자 주인공 루돌프의 친구 마르첼로 역으로 ‘라 보엠’ 무대에 수차례 올라 명성을 얻었다. 주요 수상으로는 1997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음악 부문’, 2008년 제25회 ‘코리아 베스트 드레서 스완어워드 문화인 부문’ 등이 있다. 현재 강남대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KBS 제2라디오 FM ‘매일 그대와 김동규입니다’(오전 9~11시)를 진행하고 있다.
  • 대조영함 첫 해적퇴치

    국군 청해부대가 해적선에 승선해 해적을 제압하고 억류된 예멘 선원 5명을 구조했다. 청해부대가 해적을 퇴치한 건 이번이 9번째이다. 지난달 22일 임무수행을 시작한 2진 대조영함이 해적을 차단한 것은 처음이다. 20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대조영함은 19일 오후 2시52분 예멘 남부 무칼라항 동남방 198㎞ 해상에서 마셜군도 국적 하베스트문호(3만 8567t), 바하마 국적 대니보이호(1만 6960t)와 선단을 이뤄 항해하던 키프로스 국적 상선 알렉산드라호(5만 1000t)로부터 해적에 쫓기고 있다는 무선을 접수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전주 영화제작소 “1000만 관객 부럽잖네”

    지난 19일 문을 연 전북 전주시의 영화제작소가 영화제작사들로부터 밀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29일 전주시에 따르면 영화제작소가 개관한 지 10일 만에 올 하반기 예약이 모두 끝났다. 이날까지 편집을 예약한 영화는 모두 5편으로 올해 작업물량을 모두 채웠다. 김대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순수의 시대’가 다음 달 초에 처음으로 디지털 색 보정 작업에 들어가며, 홍기선 감독의 ‘이태원 살인사건’, 이창열 감독의 ‘대니보이’, 한승룡 감독의 ‘스파이파파’ 중국 장맹 감독의 ‘철피아노’가 뒤를 잇는다. 이들 작품은 모두 상영시간이 90분 이상인 상업영화로, 전주영화제작소가 갖춘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이곳을 찾고 있다. 장맹 감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편집 기술력도 뛰어나고 비용도 적게 든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60억원을 들여 건립한 전주영화제작소는 촬영된 필름에 효과음을 넣고 색상을 수정하는 등 영화 후반기 작업을 마무리하는 공간이다. 24억원을 들여 도입한 색보정 장비는 뛰어난 질감의 화면을 뽑아낼 수 있고, 입체영상편집기 등 현대식 장비를 두루 갖추었다. 김신 영상정보과장은 “전주 영화종합촬영소를 비롯한 도내에서 영화를 찍은 뒤 편리하게 제작소에서 편집을 하려는 추세”라며 “원스톱 영화제작 시스템이 예상보다 일찍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 위암·심장병 투병생활 ‘산장의 여인’ 권혜경씨

    ‘산장의 여인’이라는 추억의 노래가 있다.‘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에/단풍잎만 채곡채곡 떨어져 쌓여 있네/세상에 버림받고 사랑마저 물리친 몸/병들어 쓰라린 가슴을 부여안고/나 홀로 재생의 길 찾으며 외로이 살아가네’ 누가 불렀을까. 권혜경(75)씨. 충북 청원군 남이면 외천리.‘산장의 여인’을 부른 업보 때문인지 노랫말처럼 아무도 찾는 이 없이 홀로 지내고 있었다. 수소문 끝에 권씨의 집을 찾았다. 가요평론가인 박성서씨와 ‘잘 있거라 나는 간다’로 시작되는 ‘대전부르스’의 안정애(70)씨가 동행했다. 병마와 싸운다는 권씨에게 잠시나마 위로를 하겠다는 마음에서였다.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두시간여 지나 청원 톨케이트를 빠져나왔다. 남이 파출소에 들러 권씨의 집을 물었더니 “아, 산장의 여인 그 분요.”하면서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꼬불꼬불 시골길을 걸어 막다른 산골짜기 외딴집에 도착했다. 앞마당에는 5월의 풀이 무성했다.“권 선생님” 하면서 대문을 두들겼다. 두번째 소리를 듣고서야 “누구요?”하면서 문을 열었다. 백발이었다. 이윽고 “나 이렇게 살아, 어여 들어와.”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진을 찍지 말라고 몇번 당부했다. 집안에는 달마대사 그림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권씨는 “밤에는 부처와 예수가 찾아오지.”하면서 득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처럼 툭 뱉었다. 권씨는 지난 1994년 5월에 이곳으로 이사왔다고 했다. 시장기를 느꼈는지 “동네 자장면집에 가자.”고 했다. 대문밖으로 나왔다.10여평의 마당 한 쪽에 움푹 팬 구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권씨는 “저긴 직접 내가 팠지, 나중에 누워야 할 곳이거든.”이라고 했다. 이어 중식당. 마침 비가 쏟아졌다.‘배갈’ 술잔이 오고 갔다. 옆에 앉은 안씨가 권씨에게 “언니는 그때 은행원 출신으로 가요계에 데뷔해 여러가지로 품격을 높였지.”라고 했다. 권씨는 “야, 그러지 마라. 요즘 젊은 사람들 우쭐대면 안돼, 함께 살면서 좋은 분위기 만들어야 해.”라고 했다. 권씨는 또 “나 많이 아팠거든, 하지만 이렇게 멀쩡해 걱정하지 마.”라는 말로 안심을 시켰다. 권씨는 강원도 삼척 출생. 세무서장을 지낸 부친을 따라 어릴 적 경기도 의정부에서 자랐다. 서울대 성악과를 나온 그녀는 조흥은행에 입사했다. 하지만 타고난 끼는 못 속였다.26세때 KBS라디오 전속가수 모집에 ‘대니보이’를 불러 뽑혔다. 이른바 오페라 가수에서 ‘딴따라’로 변신했던 것. 워낙 목소리가 좋아 작곡가 이재호씨가 ‘산장의 여인’을 권씨에게 선물했다. 이 때가 56년 6월. 이 노래를 부른 지 6일 만에 권씨는 일약 스타가 됐다. 이어 ‘호반의 벤치’ ‘동심초’ ‘물새 우는 해변’ 등으로 60년대를 주름잡았다. 노래인생 50년. 흔한 연애 한번도 하지 않았다. 두시간여 얘기를 나눴다. 권씨는 “공기 좋은 곳에 살다 보니 위암과 심장병도 다 나았어.”라고 거듭 말했다.‘산장의 여인’을 듣고 싶다고 했더니 기꺼이 목청을 돋운다.75세의 원로였지만 목소리는 20대였다. 박수소리가 끝나자 “서울 가거든 소식 전하지 말라.”고 했다. 청원 김문기자 km@seoul.co.kr
  • 올 가을 소프라노 ‘열풍’ 예고

    올 가을 우리 음악계에 신영옥과 홍혜경 열풍이 몰아닥칠 것 같다.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나란히 활약하는 두 소프라노는 경쟁적으로 새 음반을 펴내는 데 이어 어느 때보다 왕성한 국내 활동을 예약해 놓았다. 신영옥은 지난 14일 새로운 크로스 오버 음반 ‘마이 송즈(My songs)’를 냈다.홍혜경도 새달 1일 세계적인 레이블인 EMI에서 녹음한 ‘한국 가곡(Korean songs)’ 음반을 발매할 예정이다. 우리 가곡과 가요·외국민요 등 15곡이 담긴 ‘마이 송즈’는 2년 이상의 산고끝에 나온 옥동자.이 음반에서 신영옥은 콘서트홀 무대에서처럼 정색하지 않는다.보름달 뜬 고향집 툇마루에 앉아서 듣는 사람이 있거나없거나 자신이 오페라 가수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부르는 노래라고나 할까. ‘가을밤’을 노래할 때는 “10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털어놓는다.음반에도 노래라기보다는 ‘엄마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이라는 가사를 조근조근 되새기는 대목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이 음반이 얼마나 공들인 것인지는,편곡및 반주자의 면면만 보아도 알 수 있다.브람스의 자장가와 ‘가을밤’,‘반짝반짝 작은별’은 강충모가 피아노를 맡았다. 최근 콘서트 피아니스트로,또 뉴에이지 음악가로 ‘뜨고’ 있는 박종훈은 ‘반짝반짝…’을 편곡했고,‘산길’의 편곡과 연주를 했다. 재즈색소포니스트 이정식은 ‘대니보이’를 재즈풍으로 편곡·연주하고,미국민요 ‘The water is wide’에도 가담했다.김순남의 자장가에는 가야금 앙상블 ‘사계’의 리더 고지연이 한몫을 했고,비올리스트 김상진은 ‘깊은 강’에 피아니스트 한충환과 참여했다.신영옥의 호소력이 새삼 돋보이는 김민기의 ‘가을편지’는 김민석의 편곡과 기타 반주가 품위를 높였다. 한국 가곡을 망라한 홍혜경의 음반은 상당히 무거운 편이다.편곡을 새로 했다지만,감각적이기보다는 드러나지 않던 음악성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한 듯 하다. 대중에 어필하는 음반을 만들기보다는 한국 가곡의 ‘정본’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다.대통령의 방미 음악회에서도,백악관의 가장 큰 겨울행사인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에서도 어김없이 한국 가곡을 고집했던 아름다운 의지가 결실을 맺은 셈이다. 박경규의 ‘나의 백두산아’로 시작해 ‘그리운 금강산’으로 끝을 맺는 것은 통일에 대한 열망을 암시한다.‘보리밭’‘수선화’‘가고파’‘고향의 노래’‘내 마음’‘그대 있음에’ 등 16곡이 담겼다.김덕기 서울대 교수가 지휘하는 파리 앙상블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파리 퐁피두센터에 있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홀에서 녹음됐다. 홍혜경은 한국 가곡에 오페라 아리아를 더하여 새달 전국 순회연주회를 갖는다.18일 서울,21일 대구,24일 울산,27일 부산이다.(02)720-6633. 신영옥도 오는 11월 전국 투어를 갖는다.3일 광주,7일 전주,9일 대전,14일 서울,16일 대구,18일 울산,23일 부산이다.(02)522-9933. 이에 앞서 새달 28일부터 10월4일까지는 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에 출연하고,10월15일에는 테너 호세 카레라스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듀엣 무대도 갖는다. 서동철기자 dcsuh@
  • 유진박 ‘弦의 불꽃’…정동이벤트홀서 러브콘서트

    클래식과 재즈,록을 넘나들며 폭발적인 무대 매너와 현란한 테크닉을과시하는 전자바이올린의 마술사 유진 박이 생동감 넘치는 크로스오버 무대를 마련한다.그의 재즈밴드와 함께 서울 정동이벤트홀에서 2일 오후 4시·7시30분과 3일 오후 7시 등 3차례 가질 러브콘서트 ‘현(弦)의 불꽃’. 그는 이번 공연에서 대금 이생강,가야금 임경주 등 전통악기의 명인들과 협연을 통해 ‘아리랑’ ‘대니보이’ 등을 들려주며 이색적인조화를 연출한다.애드립의 대가들이 펼치는 동·서양 악기의 만남이다.한무리예술단이 선보이는 테크노탈춤,일본에서 활동중인 정명자의 즉흥무용및 오고무와 어우러지는 연주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초월한공연의 주제는 사랑. 유진박(25)은 뉴욕 출생으로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했으며 10세때 웨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6개 콩쿠르에서 우승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지난 10월 18일 여수에서 시작한 최초의 전국투어를 마무리하는 8번째 무대다.1588-7890. 황수정기자 sjh@kadily.com
  • 에이즈걸린 미신부 잠적 “충격”/“8년전 감염… 신도에 죄송”편지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린 한 신부가 종적을 감춘 것을 계기로 성직자의 에이즈 감염이 미국에서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에이즈 감염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성직자는 노래하며 전도하는 미국 메사추세츠주 성요한교회의 윌리엄 커밍스신부. 「대니 보이」 「뉴욕 뉴욕」등을 부르며 신도들에게 복음을 전파해 온 커밍스신부는 지난 4월 말 신도들에게 한 통의 편지만을 남겨두고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다.『8년전 에이즈 감염사실을 알고 몹시 당황했습니다.정신적인 고통은 말할 것도 없었고 성직자생활을 그만두어야 겠다고 마음먹은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현재 회개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여러분에게 깊은 상처를 줘 죄송합니다』 커밍스신부가 종적을 감추자 동료신부들은 물론 교구민들은 『그럴리가 없다』며 의아해하는가 하면 『우리가 어떻게 그런 신부를 믿고 따르겠느냐』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메사추세츠 북부 노스 케임브리지마을에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커밍스신부는 그동안 여덟명의 다른 성직자들과함께 「노래하는 성직자」그룹을 만들어 활동해왔으며 지금도 그가 부른 「대니보이」등은 미국민들의 심금을 사로잡는 등 가수못지 않은 활동으로 「브로드웨이 빌」이란 별칭까지 붙어 기억돼 왔다. 그의 명성탓인지 커밍스신부가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신부도 에이즈에 감염될 수 있지 않느냐』는 동정론과 『성직자로서 있을 수 없다』는 도덕적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보스턴 교구의 존 월시대변인은 『커밍스신부가 어떻게 에이즈에 감염됐는 지 놀랍다』면서 구체적인 논평을 회피했으나 부끄러운 일이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반면 워싱턴에 있는 카톨릭성직자 국가회의의 프랭크 매니스칼코대변인은 『5만2천여명의 미국내 성직자 가운데 5∼6명정도의 신부가 에이즈에 감염됐다고 성도들에게 고백했다』면서 대수롭지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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