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벨상
    2025-05-10
    검색기록 지우기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62
  • 강기정 시장 “군·민간공항 통합이전, 정부·국회 나서야”

    강기정 시장 “군·민간공항 통합이전, 정부·국회 나서야”

    강기정 광주시장이 ‘광주 민간·군공항 통합이전’ 문제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함흥차사, 양심불량’ 등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서도 전남도와 무안군에 공식 사과했다. 강 시장은 24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광주FC 선전, 기아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1·2차전 승리, 캐스퍼 전기차 해외 수출 선적 등 광주에 좋은 일이 가득하다”면서도 “하지만 마음속에는 풀리지 않는 응어리가 있다. 민간·군공항 통합이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협력해서 특별법을 제정해 기부 대 양여 방식을 넘어선 정부지원의 근거를 만들었고 전남도와 합심해서 무안으로의 통합이전에 합의했으며, 3만명의 무안군민과도 직접 소통하는 등 성과를 냈다”면서도 “여전히 이전 후보지, 예비 후보지 결정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자인 광주·전남·무안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하고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중앙정부, 민주당이 또다른 당사자로서 ‘줄탁동시(啐啄同時)’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범정부협의체’ 운영을 재개해 무안국제공항 건설, 광주~무안 고속도로 개통, KTX 무안공항 경유 등 역대 정부들의 성과를 이어 ‘서남권 발전의 비전’을 완성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세 지자체의 단체장이 모두 속한 정당인 만큼 특위를 구성해 당사자가 풀기 힘든 매듭을 풀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과 관련해 최근 전남도·무안군과의 갈등을 초래한 발언들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강 시장은 “함흥차사, 양심불량 등의 발언으로 전남도의 노력이 폄훼되고 무안군민의 마음에 상처가 생긴 것은 매우 미안한 일”이라고 공식 사과했다. 아울러 “(지난 22일 열린 광주시 국정감사장에서) 사과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을 수도 있어 다시 사과한다”며 “무안군민, 전남도의 노력에 대해서 (폄훼를 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 “전쟁·폭력적 파괴 커지는 세상 절망… 역사에서 못 배우는 인간 안타까워”

    “전쟁·폭력적 파괴 커지는 세상 절망… 역사에서 못 배우는 인간 안타까워”

    “한강 노벨상 축하, 기쁨 나누고 싶어”토지문화재단 “고통과 악 마주하며생명과 희망 가능성 집요하게 추적” “현재 세계의 상황은 매우 절망적입니다. 전쟁과 폭력의 파괴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역사를 통해 배우지 못하는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박경리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소설가 실비 제르맹(70)은 23일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동에서 우크라이나까지 세계적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지성인으로서 우려를 표한 것이다. 제르맹은 환상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문체로 프랑스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작가다. 1989년 장편 ‘분노의 날들’로 프랑스 최고 권위 문학상 중 하나인 페미나상을 받았다. 20권이 넘는 소설과 함께 예술과 시, 종교에 대한 에세이까지 포함하면 총 40권에 달하는 저작을 냈다. 국내에도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마그누스’, ‘호박색 밤’, ‘숨겨진 삶’ 등 다양한 작품이 소개됐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문예비평가인 에마뉘엘 레비나스(1906~1995)의 제자로 그의 지도 아래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악(惡)과 용서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용서는 우리 문화와 관련이 있는 문제입니다. 용서의 개념을 각 문화에서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공통적인 것은 결국 용서란 복수의 악순환을 끊고 악을 막아 내는 장치라는 점입니다.” 박경리문학상을 주관하는 토지문화재단은 “인류가 대면하고 있는 고통과 악의 실재를 마주하고 동시에 생명과 희망의 가능성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작가”라며 “인간성의 위상과 자신의 얼굴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고 제르맹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제르맹은 “박경리문학상을 받게 돼서 놀랍고 무척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번 수상을 통해 이 상이 프랑스에도 알려지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얼마 전 한국인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도 축하하며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리문학상은 대하소설 ‘토지’ 등을 남긴 작가 박경리(1926~2008)의 문학 정신을 기려 2011년 제정됐다. 전 세계 소설가를 대상으로 문학 본연의 가치를 지키며 세계 문학사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에게 수여하며 상금은 1억원이다.
  • “한강 ‘채식주의자’ 애들 못보게 해야…경악 금치 못해” 학부모 주장

    “한강 ‘채식주의자’ 애들 못보게 해야…경악 금치 못해” 학부모 주장

    학부모 단체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와 관련해 “청소년 유해 매체물은 전국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은 22일 성명을 통해 “한강 저서를 읽어보지 않은 국민 대부분은 실제 작품의 내용은 알지 못하면서도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소식만으로 대단히 기쁜 마음이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학연은 “한강 책을 읽은 사람 중에는 ‘어른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대단히 많은 상황”이라며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매체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책에서 형부와 처제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내용 등을 문제삼으며 “이런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의 책을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전국의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하려는 시도에 학부모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학연은 “누가 보아도 청소년 유해 매체물인 내용의 책을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미성년인 초·중·고등학생에게 권장하는 것이 말이 되는지 묻고 싶다”며 도서에도 미성년 보호를 위해 연령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학연은 교육부와 산하 시·도 교육청,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를 향해 ▲채식주의자를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 ▲채식주의자가 공공도서관 아동·청소년 서가에 비치되지 않도록 바로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전학연이 이날 시작한 채식주의자 비치 반대 서명에는 이날 오후 7시 기준 개인 1만 474명, 단체 195개가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식주의자는 2016년 영국 맨부커상 국제 부문(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으며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세계의 작가’ 반열에 처음 올려놓은 문제작이다. 어린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여자가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나무가 되기를 꿈꾸고, 또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다. 한강의 작품은 강도 높은 성적 묘사나 가공할 폭력이 잔혹하게 자행되는 장면 등이 상세하게 묘사돼 일부 독자는 “읽기가 힘들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2016년 5월 KBS ‘TV, 책을 보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강과 대담을 한 가수 김창완도 방송에서 채식주의자의 폭력 장면 묘사에 대해 “뒤로 가면 너무 끔찍하다. 이걸 어떻게 읽나”라고 말했다. 당시 한강은 이런 지적에 대해 “내가 오히려 가장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게 폭력의 장면”이라면서 “이 사람(주인공)이 왜 그렇게 폭력이 견디기 어려운 것인지를 결국은 폭력적인 장면을 통해서밖에 말할 수 없기에” 그렇게 썼다고 설명했다.
  • 박강수의 두번째 강수… 김대중 사저 문화유산 등록 챌린지 시작

    박강수의 두번째 강수… 김대중 사저 문화유산 등록 챌린지 시작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이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촉구하는 두 번째 ‘강수’를 뒀다. 마포구는 박 구청장이 22일 동교동 사저를 찾아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촉구 챌린지’를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한국인 최초 노벨상 수상자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김대중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는 한국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역사적 가치 보존을 위해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이 시급하다는 것이 마포구의 설명이다. 이에 마포구는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위한 챌린지로 지역 주민은 물론 정치권 인사들에게도 사저 매입을 위한 관심과 공감대를 널리 전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챌린지의 시작을 알린 박 구청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재계와 행정 분야 지도자 100여명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박 구청장은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대한민국의 평화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김 전 대통령을 기리는 것은 정치적 견해와 이념을 떠나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그만큼 동교동 사저는 더욱 우리가 지켜야 할 문화유산이므로 마포구는 최선을 다해 사저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1일 박 구청장은 정부대전청사를 찾아 국가유산청 관계자에게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를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해줄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마포구는 사저 매입을 위한 지원 조직을 구축하고 ‘김대중길’ 명예도로명 부여와 안내판 설치 등 지원 사업을 추진해 동교동 사저를 역사적인 공간으로 보존해나갈 계획이다.
  • 한강 ‘채식주의자’ 유해도서 선정 질타에 임태희 “학교 자율판단 존중”

    한강 ‘채식주의자’ 유해도서 선정 질타에 임태희 “학교 자율판단 존중”

    국내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도서를 유해도서로 선정해 폐기한 경기도 학교에 대한 비판이 쇄도하자 임태희 경기교육감이 “당시 상황에서는 주의를 환기할 필요성이 있었고 학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맞섰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진행한 서울·경기·인천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최근 한강 작가의 대표 작품 ‘채식주의자’가 경기권 학교에서 유해도서로 선정돼 폐기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어난 데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백승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질의를 통해 “한강 작가의 작품 하나하나가 세계적인 문학적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한다”며 “그중 채식주의자가 있는데 유해한 도서로 선정될 작품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임 교육감은 “(채식주의자가)우선 굉장히 깊은 사고 속에서 쓴 작품이고 깊은 사고가 들어 있는 작품이다”며 “다만 표현 하나하나가 굉장히 다른 소설에서는 보기 어려운 표현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유해도서 선정이)납득이 간다”고 답했다. 이어 “특히 2편에 나오는 몽고반점 등 이런 부분은 학생들이 보기에는 좀 민망할 정도의 내용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경기교육청이 강민정 전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경기도 학교도서관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 자료에는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 등이 포함됐다. 또 같은 해 ‘성 관련 도서를 폐기하는 것을 권고한다’는 취지 공문을 일선에 보내고 성교육 도서 처리 결과를 보고하라고 한 사실이 알려져 검열 적절성 논란이 일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교육청이 유해도서 선정 관련 공문을 일선 학교들에 보내고 다시 처리 현황 목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 이는 검열에 해당한다”며 “만약 한강 작가가 이번에 노벨상을 받지 않았으면 이 사건은 묻혀서 넘어갔을 것이다. 명확히 사과하고 다시는 검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도 “프랑스나 이태리 등지에선 (나체상태인) 다비드상 등 조각상을 보며 청소년들에게 보지 말라고 하지 않는다”며 “17개 시도교육청에 모두 질의를 해봤는데, 유독 경기교육청만 공문 3차례, 붙임자료 파일 7개를 붙여 성교육 도서를 관리감독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와관련 임 교육감은 “당연히 도서 검열은 있어서는 안 된다. 다만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따라 권장할 도서와 지도해야 할 도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을 계기로 교육현장에서 교육이 잘 될 수 있도록 도교육청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성교육 도서 처리결과를 요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 국회 대응 차원에서 어떤 책들이 폐기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조사한 것이 오해를 산 것 같다”고 해명했다.
  • [기고] 인공지능과 개인정보 보호

    [기고] 인공지능과 개인정보 보호

    지난 10월 초 올해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을 인공지능(AI) 분야 연구학자들이 수상했다. 인공지능 분야 연구역사가 다른 기초과학에 비해 짧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그만큼 인공지능 관련 과학기술이 향후 세계 각 국가의 역량과 경제성장에 여러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기술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도 인공지능 분야의 국제적인 주도권 선점을 위해 지난 9월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민관 합동의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지원 정책 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최근 노벨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인공지능 기술발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회적 위험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민의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중요한 위험 요소 중 하나가 인공지능 시대의 개인정보 침해 문제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시켜야 한다. 나아가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상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개인정보를 학습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인공지능이 결합한 맞춤형 의료서비스 로봇, 자율주행 차량 등 미래 인공지능 최첨단 기술들은 최종적으로 개개인의 구체적인 정보들이 학습돼야 완성될 수 있다. 개인정보의 활용 가치가 더 높아진 만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리침해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은 정보처리 범위가 광범위하고 개발자나 서비스 제공 사업자도 그 처리 결과에 대해서 예측할 수 없는 독창적인 결과값을 스스로 생성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권리침해 범위나 양상이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은 헌법상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헌법재판소가 여러 결정 사례에서 헌법상 인격권, 사생활 비밀과 자유 등을 근거로 인정하고 있는 기본권이다. 따라서 국가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지원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의미한다. 2023년 개정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개인정보 주체의 권리 확보를 위한 규정이 신설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지난 7월 인공지능 개발과 서비스를 위한 ‘공개된 개인정보’ 처리 기준을 발표하는 등 인공지능의 개인정보 학습과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기준과 절차 등이 단계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 발달 속도에 비해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제22대 국회에서도 인공지능 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여러 법안들이 발의됐다. 주로 산업육성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통제를 총론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인공지능법 제정 과정에 개인정보보호법과의 체계적인 검토를 통해 개인정보 침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법적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에 개인정보는 초기 산업화 시대에 석유에 버금가는 중요한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지나친 규제로 치열한 기술 경쟁이 벌어지는 세계 시장에서 우리의 인공지능 산업이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기술 발전과 위험 관리가 균형을 이룬 법과 제도의 신속한 마련을 기대해 본다. 이문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변호사
  • 박강수의 ‘역사적 강수’… “DJ사저 문화유산 지정” 촉구

    박강수의 ‘역사적 강수’… “DJ사저 문화유산 지정” 촉구

    개인 소유로 상업적 활용 가능해“훼손 우려 커 긴급 예방조치 필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소유권자가 사저를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하게 해 달라는 요청을 우리 구청에 해 왔습니다. 현재로서는 소유권자가 자신의 건물을 훼손한다 해도 구청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이보다 긴급한 상황이 또 있을까요.”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은 21일 국가유산청 정부대전청사를 찾아 동교동 김 전 대통령 사저를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박 구청장은 이날 국가유산청에 동교동 사저의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 요청 공문을 전달하고 관계자와 면담해 동교동 사저의 역사적 가치와 문화유산 등록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 전 근현대 문화유산의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어 긴급 예방 조치가 필요하거나 위원회 심의를 거칠 여유가 없다고 판단될 때 문화유산청장이 직권으로 등록할 수 있다. 마포구 동교동 178-1에 있는 사저는 김 전 대통령 부부가 50여년을 거주했던 공간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역사문화공간이다. 하지만 현재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언제든 상업적 활용 목적으로 리모델링될 가능성이 있다. 원형 보존을 위해선 임시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우선 등록하는 게 시급하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2020년에도 동교동 사저를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에 문화재로 등록하려는 신청이 있었지만, 신축공사 뒤 50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결됐다. 그러다 지난 9월 ‘근현대문화유산법’이 개정되며 문화재로 등록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겼다. 마포구엔 동교동 사저 외에도 최규하대통령가옥(등록문화재 413호), 박정희대통령기념관, 김대중대통령도서관 등 출신 지역과 당적을 아우르는 대통령 기념 시설이 다수 있다. 구는 지난해 11월 이런 역사문화 자원을 보존할 ‘마포구 전직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시행 중이다. 박 구청장은 “김 전 대통령은 정치적 견해나 이념을 떠나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헌신한 대통령”이라며 “그렇기에 동교동 사저는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평화의 상징으로서의 가치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작곡가 유승엽 ‘한강 노벨상 축하곡’ 썼다

    작곡가 유승엽 ‘한강 노벨상 축하곡’ 썼다

    심수봉의 ‘당신은 누구시길래’ 등 여러 히트곡을 만든 유승엽(77) 작곡가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영어곡 ‘베지테리언스 드림’(Vegetarian’s Dream)을 발표했다. 21일 가요계에 따르면 유 작곡가는 최근 3분 15초 길이의 영어곡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벅차오르는 환희의 감정을 담은 이 노래는 그가 쓴 가사에 인공지능(AI) 음악 생성 도구를 활용해 멜로디를 붙였다. 세련된 발음의 여성 가창도 AI 목소리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유 작곡가는 국내 언론과의 통화에서 “몇 년 전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처음 읽은 뒤 그가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했다”며 “이 성과가 영원히 빛나기를 바란다는 뜻을 노래에 담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은 누구시길래’와 윤승희의 ‘제비처럼’, 김연숙의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님이시여’, 진미령의 ‘하얀 민들레’, 이은하의 ‘밤차’ 등을 히트시킨 스타 작곡가다.
  • ‘포스트 한강’ 향한 K문학… “다양성 키우고 세계와 소통 도와야”[한강의 시간]

    ‘포스트 한강’ 향한 K문학… “다양성 키우고 세계와 소통 도와야”[한강의 시간]

    주류 작가 외엔 1쇄 판매도 힘들어실험적·독창적 작가 생존 환경 필요젊은 작가 발굴·지방 상주 작가 지원외국 출판인 초청 등 번역사업 확대학문적 비평 활성화로 내실 다져야 한강 작가가 한국인으로, 그리고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지 열흘이 지났다. 오는 12월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까지 축하는 이어져야겠지만 이제는 열광 대신 ‘포스트 한강’, ‘포스트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위해 차분히 성찰해야 할 때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2000년대 이후 한류 열풍이 최근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다양한 방식의 K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전 세계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K 콘텐츠의 이면에는 한국문학이 있는 만큼, K 콘텐츠의 확장성을 위해서라도 한국문학의 더 높은 도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트 한강’이나 ‘포스트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콕 집어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한국문학계에서는 30~50대 젊은 작가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 정서와 함께 특유의 역사성, 서정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요즘 한국문학은 여성, 역사, 디아스포라 등의 주제에 주목하는 세계 문학계의 흐름에 발맞춰 탁월한 작품성까지 선보이는 작품들이 많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문학계에서는 ‘포스트 한강’을 위해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 외에도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문학세계를 구축하는 다양한 소설가가 글을 써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데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21일 “문학의 핵심은 다양성인데 이른바 ‘주류’로 불리는 작가 외에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경우 1쇄(약 2000부)조차도 팔리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문학세계를 이어 갈 수 있도록 꾸준한 지면과 원고 청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작가회의 사무처장인 안주철 시인은 “한국문학의 저변이 넓어지기 위해서는 한창 커나갈 가능성이 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며 “도서관·문학관 등에서 작가와 독자가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주작가 지원사업’이 더 확대돼 서울, 경기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문학을 누릴 수 있도록 예산을 더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벨문학상 발표 후 한국문학을 외국에 집중적으로 알리는 번역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형진 숙명여대 영어영문학부 교수는 올해 초 학술지 ‘외국문학연구’ 제93호에 발표한 ‘영어권 번역문학상의 특징과 한국문학의 영어 번역’ 논문에서 “세계문학에서 한국문학의 존재감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2007)의 영어 번역 ‘The Vegetarian’(2015)의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전후로 나뉜다”고 선언했다. 그는 “한강과 영어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왼쪽)의 수상은 한국문학 영어 번역의 의의나 세계문학 시장에서 한국문학의 존재감과 위상에 큰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한강의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는 영어뿐 아니라 프랑스어 등으로 번역돼 세계 독자들과 만났다. 또 2020년 제이크 레빈(오른쪽), 서소은, 최혜지가 김이듬의 시집 ‘히스테리아’를 번역해 국내 작가 최초로 전미번역상을 받았고 2022년 안톤 허(가운데)가 정보라의 소설 ‘저주토끼’를 영어로 옮겨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 교수는 이렇듯 세계 문학계에서 중요한 부커상, 전미번역상 등 도서상들과 노벨문학상은 반드시 영어로 번역돼야 수상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고 했다. 이 교수는 특히 국내 독자들이 선호하는 주제나 스타일과 해외 독자들이 한국문학에 관심을 가지는 지점이 다를 수 있다며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한국문학계의 다양성 확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영어권 문학상을 받은 한국문학 작품들의 작가 대부분이 국내 문학계에서 주변부적 위상의 작가군에 속하는 젊은 여성 작가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세계 독자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한국문학의 번역출판 방향성과 전략에 유의미한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외국 출판인을 적극적으로 초청해 한국문학을 알리는 사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은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외국 출판인들과 국내 출판사를 연결하는 것 외에 별다르게 연결고리가 될 만한 행사가 없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초청 사업을 늘려 저작권 판매 확대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문학계 분위기와 대중의 요구에 발맞춰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6일 한국문학번역원 등 관계기관 회의에서 문체부 소속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외국에서 번역을 원하는 국내 도서를 선별하고 재외한국문화원에 이를 보급해 우리 문학을 알리는 등의 지원책을 내놨다. 높아진 한국문학 작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도록 학문적인 비평의 장을 형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문학의 기초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 소설뿐만 아니라 비평 담론도 활성화돼야 한다는 논리다. 오형엽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문학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비평이 필요한데 지금 비평 생태계는 자생력을 잃고 고사하기 직전”이라며 “‘문예지 지원사업’ 등 비평가들의 활동 반경이 넓어져야 한국문학의 내실을 단단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강 노벨상 효과’에 전북교육청 일선 학교 독서 열풍

    ‘한강 노벨상 효과’에 전북교육청 일선 학교 독서 열풍

    ‘노벨상 수상 작가 한강’이 불러온 ‘독서 열풍’이 일선 학교로 확산하고 있다. 한강 작가 저서뿐 아니라 폭넓은 책 읽기 분위기가 조성되자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올해 2학기부터 도입한 ‘아침 10분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책 읽기를 권장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아침 10분 독서 프로그램이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효과에 힘입어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학교장 재량으로 시작한 아침 10분 독서는 도내 100여개 초·중·고교에서 최근 200여개교로 늘었다.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이후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독서 열풍 효과다. 한강 작가 작품은 대출 신청자가 많아 언제 차례가 돌아올지 모를 정도 다. 아침 10분 독서는 1교시 수업 전에 책을 읽는 독서 프로그램이다. 읽고 싶은 책을 가져와 읽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재미있는 책을 읽으니 독서에 점점 관심 생겨 다른 분야 책 대출도 늘고 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아침 10분 독서학교는 학습 분위기가 좋아졌고 독서 바람도 조성돼 책 빌려 가는 학생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은 노벨상 수상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내년에 아침 10분 독서학교를 450개 초·중·고교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침 10분 독서 프로그램 운영학교에는 학생 추천 도서를 100권씩 지원하고 학교 운영비의 3.5%를 독서 교육에 쓰도록 했다. 독서퀴즈,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한 줄 소감 등을 적게 하고 독서 동아리 활동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0개교를 선정해 담당 교사 전문성 향상 지원에 나선다. 251개교는 책 읽는 학교문화 만들기 프로젝트, 학급독서 운영학교와 연계하여 아침 10분 독서를 확대 추진한다. 도 교육청이 아침 독서를 적극 권장하는 이유는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 전북지역 학생들의 독서량이 전국 평균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023년 전북지역 학생 연간 독서량은 25.7권으로 우리나라 전체 학생 연간 독서량 36권보다 훨씬 적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독서와 학업성취도 간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매일 책 읽기를 통해 독서 습관 형성과 정책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6년 국가 수준 중학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국어, 영어, 수학 교과 우수학력은 매일 1시간 이상 2시간 미만 독서를 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 노원 기증 한국어책… 독일에서 읽힌다

    노원 기증 한국어책… 독일에서 읽힌다

    서울 노원구가 독일 슈투트가르트 도서관에 기증한 한국어 도서 200권이 일반에 대출된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등도 포함돼 있다. 노원구는 도서를 기증받은 슈투트가르트 도서관이 이 도서의 대출 서비스 시행과 함께 한국 문학 연계활동을 강화한다는 소식을 알렸다고 20일 밝혔다. 구는 지난 1월 유럽의 선진 도서관 정책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슈투트가르트 도서관을 찾아 한국어책을 기증했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뿐만 아니라 ‘아동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안데르센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이수지 작가의 ‘여름이 온다’, 한국문화를 그림으로 소개한 ‘설빔’ 등도 기증했다. 더불어 노원구 초안산도자기체험장에서 제작한 다기 세트, 한복 전통의상 인형 등 한국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다양한 물품도 포함됐다. 노원구는 다음달 23일 독일·한국 소사이어티와 함께하는 ‘코리안 아워’(Korean Hour)에서도 앞서 기증한 도서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투트가르트 도서관은 세계 아름다운 7대 도서관으로 선정된 곳으로, 도서관 외벽에 한글로 ‘도서관’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등 한국과의 문학적인 접점을 가진 곳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슈투트가르트 도서관의 멋진 공간뿐 아니라 도서관이 지역 통합의 중심 역할을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앞으로도 슈투트가르트 도서관과 함께 독서문화 발전을 위한 교류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한강 시각장애 제자의 ‘감동’ 사연…“금일봉까지 놓고 가셨네요”

    한강 시각장애 제자의 ‘감동’ 사연…“금일봉까지 놓고 가셨네요”

    “장애인인 저를 한강 교수님은 늘 마음 깊이 챙겨주셨어요. 사고로 제가 큰 수술을 받았을 때도 병원에 찾아오셔서 금일봉까지 놓고 가셨습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이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의 제자라는 김모(30대 중반)씨는 지난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신의 실명 등 개인정보를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김씨는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생이다. 한강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이 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김씨는 자신을 “한강 교수님의 제자”라고 소개하며, 한강에 대해 “늘 고마운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1년 서울예대에서 한강의 소설창작론 수업을 들은 뒤부터 사제의 연을 이어오고 있다. 김씨는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중증 시각장애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학이 좋아 문예창작과에 진학한 뒤에도 책을 점자나 컴퓨터의 음성인식기능을 이용해 읽어야 하는 등 학업이 쉽지 않았는데, 당시 한강 교수가 배려를 많이 해줘서 학교생활을 뜻깊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고로 입원하자 병문안…금일봉도 놓고 가셨다”김씨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가장 고마운 순간은 2019년 사고로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직후 한강이 병문안을 왔을 때다. 앞을 보지 못하는 김씨는 당시 거리를 걷다가 난간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 발을 헛디뎌 4m 아래로 추락하며 크게 다쳤고, 두 차례 큰 수술을 진행했다. 김씨는 “아버지가 제가 한강 교수님을 평소 존경하는 걸 알고 연락을 취하셨나 보다”라며 “교수님이 병원까지 찾아오셔서 걱정해주셨고, 나중에는 아버지께 금일봉까지 주고 가신 걸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말 고마운 분”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수술 이후 하반신이 마비되는 지체장애까지 안게 됐다. 한강이 서울예대 교수직을 내려놓고 김씨가 졸업한 뒤에도 둘은 사제의 연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교수님은 장애인 극단이나 연출가분들도 꽤 아시는데, 제게 ‘이런 데 일해보지 않겠느냐’며 일자리를 주선하시기도 했다”며 “지난해 겨울에도 교수님이 초청해 주셔서 장애인들이 만든 공연을 서울 시내에서 함께 보고 식사도 같이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했을 때 “기쁘고 또, ‘받을 분이 받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품도 작품이지만 한강 교수님 그 자체가 노벨상을 받을 만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늘 흔들리지 않고 변함없이 좋은 분이다”라고 했다. 노벨문학상이 발표되고서 사흘 뒤 한강에게 문자메시지로 축하의 뜻을 전한 김씨는 한강에게서 “고마워 ○○(김씨의 이름)!”이라는 답장을 받았다.
  • 노벨상 한강, 상금만 20억·‘100만부 돌파’ 인세까지…출판사도 ‘행복한 비명’

    노벨상 한강, 상금만 20억·‘100만부 돌파’ 인세까지…출판사도 ‘행복한 비명’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출판 문학계에 ‘한강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소설가 한강이 올해 약 50억원에 달하는 수입을 올릴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노벨상 상금은 1100만 스웨덴 크로나(한화 약 14억원)다. 한강은 이외에도 지난 5월 삼성그룹 호암재단의 ‘삼성호암상 예술상’(상금 3억원)을 받았으며 지난 17일 HDC그룹의 ‘포니정 혁신상’(상금 2억원)을 받았다. 이에 올해 받는 상금 수입만 20억원에 육박한다. 특히 노벨상 상금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에 따르면 노벨상 또는 외국 정부·국제기관·국제단체, 기타 외국의 단체나 기금으로부터 받는 상의 수상자가 받는 상금과 부상은 비과세 대상이다. 또한 책 판매에 따른 인세 수입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강의 작품들은 노벨상 수상 5일 만에 100만 부를 돌파했다. 교보문고와 예스24에서는 40만부, 알라딘 판매량도 30만부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인세는 일반적인 작가의 기준으로는 책값의 10% 정도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경우엔 15%를 받기도 한다. 한강 책들의 가격이 1만 50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100만부 기준 인세는 10%로 책정했을 때 15억원이다. 출판계는 앞으로 200만부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최소 수입만 따져봐도 3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머니투데이는 분석했다. 거기에 해외 판권에 따른 인세도 있다. 한강의 작품들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에 의해 28개국 언어로 76건 번역·출판돼 있다. 현재 해외 주요 국가들에서도 한강의 작품들은 품절 사태를 보이고 있어 해외 인세 수입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강의 책을 낸 출판사들은 200만부가 팔릴 경우 한강 책으로만 약 150억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판사는 책값의 절반 정도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동네와 창작과비평이 주로 한강 작품을 출간했다. 출판계는 한강 덕분에 문학 분야 다른 책들의 판매고도 최소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 한강 노래 실력에 “잘하는 건 아냐”…작곡가가 꺼낸 말은

    한강 노래 실력에 “잘하는 건 아냐”…작곡가가 꺼낸 말은

    한강(54)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그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 작가가 과거 방송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KBS교양 유튜브는 17일 ‘작사, 작곡에 노래까지 소설가 한강의 특별한 노래 선물 ‘안녕이라 말했다 해도’ 영상을 올렸다. ‘낭독의 발견’에 한 작가가 출연했던 영상으로 2007년 3월 7일 방영됐다. 해당 방송에서 한 작가는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안녕이라 말했다 해도’를 부른다. 가녀린 목소리로 나지막이 가사를 읊는 그의 노래에 관객들도 빠져드는 모습을 보인다. 방송을 진행한 황수경(53) 아나운서는 “한강씨와 비슷한 연배인데 노래에서 한 같은 게 느껴지지 않느냐. 내공 있고 깊이 있는 노래, 오래 준비된 듯한 음반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황 아나운서는 앨범 작업을 도왔던 한 작가의 절친 작곡가 한정림(53)에게 노래 실력이 어떤지 물었다. 그는 “잘하는 노래는 아니지만”이라고 웃으며 “제가 항상 한강씨한테 말씀드렸던 게 노래라는 건 진심이 전해지면 된다고 생각한다. 한강씨 노래처럼 진심이 전달되는 노래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밑에서 사람 마음을 울려주는 노래를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데 한강씨가 전해준 테이프에는 밑바닥에서부터 툭툭 치는 뭔가가 있어서 저만 듣기 아까운 생각이 들어 같이 작업하자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한 작가는 “정림씨와 가장 큰 갈등은 제가 노래를 최대한 덜 하게 해달라는 저의 간곡한 부탁을 계속 안 된다고, 제가 다 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한 작곡가는 “제가 생각하기에 이 노래는 한강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부르면 이런 느낌이 안 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이 노래의 가사를 쓰고 만든 사람이 그 마음을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다. 제가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고 부연했다. 한 작가는 1993년 계간지 ‘문학과 사회’에서 ‘얼음꽃’ 외 4편을 발표해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고 지난 10일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세계 문학사에 새 역사를 썼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전국에서 한강 발(發) 독서 열풍도 불고 있다. 한 작가의 책은 노벨상 수상 이후 6일만에 100만부가 넘게 팔렸고 다른 작가의 책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예스24는 10~16일까지 한 작가의 작품을 제외하고 소설·시·희곡 분야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작년 동기간에 견줘 49.3%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한 작가가 언급한 책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언급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동화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작년 동기보다 판매가 35배 증가했고, 한 작가가 최근 읽었다고 밝힌 조해진 소설 ‘빛과 멜로디’는 138.9%, 김애란 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93.4% 판매가 증가했다.
  • 한강이 만든 문학 읽기 열풍…노벨상 후 문학책 판매량 ↑

    한강이 만든 문학 읽기 열풍…노벨상 후 문학책 판매량 ↑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이어서 자랑스럽습니다.” 한강 작가의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문학책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서점 예스24는 한강 작가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소설·시·희곡 분야 문학 서적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9.3%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이런 상승률은 한강 작가의 작품을 제외한 것이다. 이런 수치는 독자들은 한강의 책을 주문하면서 다른 문학책들도 구매한 것을 의미하며,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실제로 독서 열풍을 불러온 것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다. 실제로 2024 톨스토이 문학상을 받은 김주혜의 ‘작은 땅의 야수들’은 지난해 같은 대비 판매량이 117배 늘었고,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로 선정된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도 52배 증가했다. 이 밖에 양귀자의 ‘모순’, 정유정의 ‘영원한 제국’도 독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한강이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책들도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과 한강의 전화 인터뷰에서 언급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동화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35배 증가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에게 추천한 메리 올리버 산문집 ‘긴 호흡’과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도 큰 폭으로 판매가 늘었다. 한강이 최근 읽었다고 밝힌 조해진 소설 ‘빛과 멜로디’는 138.9%, 김애란 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93.4% 판매가 증가했다. 2014년 한강 작가가 꼽은 ‘내 인생의 책 5권’도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임철우 단편 소설집 ‘아버지의 땅’, 파스테르나크 자전적 에세이 ‘어느 시인의 죽음’, 보르헤르트의 유작 ‘이별 없는 세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판화가 카테리네 크라머가 쓴 평전 ‘케테 콜비츠’의 총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약 20배 증가했다.
  • ‘한강 효과’ 독서 후진국 문화 바꿀까…전국 도서관, 한강 책 분당 평균 3권 대출

    ‘한강 효과’ 독서 후진국 문화 바꿀까…전국 도서관, 한강 책 분당 평균 3권 대출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을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 작가의 영향력이 강력하다. 온오프라인 대형 서점들의 베스트셀러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전국 도서관 대출 순위까지 갈아치우고 있다. 18일 국립중앙도서관에 따르면 “전국 공공 도서관 1499곳에 소장된 한강 작가의 작품 20종에 대한 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있던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한강 작가의 저서를 대출한 사례는 총 1만1356건”이라고 밝혔다. ●도서관 대출 1~10위도 역시 ‘한강’ 도서관 측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 5~9일 닷새 동안 공공 도서관에서 한 작가의 책은 총 805건 대출됐지만, 10∼14일에는 1만1356건으로 1310.7%나 늘었다. 수상 전과 비교하면 14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분당 평균 3권꼴로 대출된 셈이다. 수상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지난 11일에는 대출 1~10위까지 모두 한강 작가의 책이었다고 도서관은 밝혔다. 서점 베스트셀러 1위는 ‘소년이 온다’(창비)였지만, 도서관 대출 1순위는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널상을 수상해 한강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채식주의자’(창비)로 10~14일에 총 1382건이 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무력 진압과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을 다룬 ‘소년이 온다’의 대출 건수는 1178건으로 2위, 4·3 제주 사건을 다룬 최신작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는 1152건으로 뒤를 따랐다. 나이별로 대출 현황을 보면 40대(2629건), 50대(2195건), 30대(1895건) 순이었으며, 남성보다는 여성의 대출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전남, 경북, 강원, 전북에서 많이 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韓 문학작품 외국 러브콜도 빗발 이뿐만 아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외국 독자들이 한국 문학작품들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실제로 ‘한강 효과’로 지난 16일 시작돼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한국문학 판권에 대한 문의가 예년보다 3~4배 늘어났다. 한강 작가의 최신작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펴내고 차기작까지 출간 예정인 출판사 문학동네에 따르면 예년에는 한국문학에 대해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문의가 많았지만, 올해 도서전에서는 영미권과 유럽 국가 출판사들의 판권 문의가 부쩍 늘어났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60여개 미팅 현장에서 한강 작가의 수상 축하 인사로 미팅을 시작한다”며 현지 분위기를 알렸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독일어판(번역 이기향)은 현재 예약 판매 중으로, 오는 12월 16일 아우프바우 출판사에서 출간되며, 미국 펭귄랜덤하우스 그룹은 이 작품의 영문판을 내년 1월 출간할 예정이다 한 작가의 작품 이외에도 조남주 작가의 신작 청소년 소설 ‘네가 되어 줄게’를 비롯해 은희경, 최은영, 백수린, 김언수, 서미애, 조해진, 이슬아 등 다른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도서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영 문학동네 대표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한국 작가와 작품에 관한 관심을 높이는 데 마중물이 되고 있다”며 “한국 힐링 소설이 대세였던 해외시장에서 순수문학이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 “제2의 한강 꿈꿔요”...노벨상이 몰고 온 독서·글쓰기 열풍, 이어질까[취중생]

    “제2의 한강 꿈꿔요”...노벨상이 몰고 온 독서·글쓰기 열풍, 이어질까[취중생]

    온오프라인서 퍼지는 ‘한강의 기적’SNS에는 글쓰기, 독서 모임 인증 열풍한강 작가 흔적 닿은 곳마다 인파 ‘북적’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국문학과를 졸업한 오준영(36)씨는 다시 펜을 잡기로 했습니다. 한때 소설 쓰기를 포기했던 오씨를 일으킨 건 지난 10일 밤 들려온 한강(54)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입니다. “중고등학교, 대학교 때 배운 문학은 대부분 남성 작가의 것이었다. 여성은 글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생각에 소설 쓰기를 멀리했었다”는 오씨는 “이번 수상은 나를 포함한 모든 글쓰는 여성에게 큰 응원이 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한강 신드롬’은 얼어 붙어가던 인문학계에 한층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한강 작가의 수상 이후 시민들 사이에서 ‘글쓰기 바람’이 불고, 독서 모임이나 역사 공부 모임 등이 늘어나는 등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깁니다. 최바다(25)씨는 “평소 한강 작품을 좋아했기에 이번 소식이 매우 뜻깊다”며 “한국 문학의 새로운 도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글쓰기 인증을 하거나 독서 또는 필사한 책을 찍어 올리는 등 자신의 독서 경험을 나누는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한강의 책은 노벨문학상 수상 엿새 만에 100만부가 넘게 팔렸습니다.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9시 기준 종이책만 103만 2000부, 전자책은 최소 7만부 이상 팔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앞에서 만난 이경진(64)씨는 “아이에게 한강 작가 책이 4권 있긴 하지만 각자 소중한 자산으로 간직하고 싶어서 왔다”며 “도서관에 전자도서(e북) 예약도 했는데 대기가 18명이나 있더라”고 했습니다. 한강 작가의 책을 찍어낸 인쇄소들은 때아닌 추가 근무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이번 열풍으로 시민들이 한강의 책만 읽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갈수록 줄어들던 독서 인구가 늘어날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중 일반 도서를 한권이라도 읽은 사람은 43.0%에 그쳤습니다. 이 조사가 시작된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겁니다. ‘제2의 한강’을 꿈꾸는 이들도 있습니다. 경기 부천의 한 디자인회사에서 근무하는 윤애라(33)씨는 “글쓰기 모임에서 글을 쓰다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었는데 모두 내 일처럼 기뻐했다”며 웃었습니다. 윤씨는 “글을 쓸 때도 두려움을 떨쳐내기로 다짐했다”며 “소설도 써보고 기회가 되면 신춘문예에 출품도 해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직장인 임모(27)씨는 “그동안 외국 문학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이제 한국 문학도 더 찾아 읽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강의 기적’은 지역 사회 곳곳에서도 느껴집니다. 한강이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의 독립서점 ‘책방오늘’이 ‘인증샷 성지’가 되면서 인근 서촌 한옥마을 일대 식당과 카페도 덩달아 인기입니다. 기념관 같은 대형 건축물은 없지만, 한강 작가가 작업한 일대를 걸으며 조용히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만으로 즐거워하는 방문객들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한강 작가의 고향이자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된 광주도 들썩입니다. SNS에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며 광주 여행을 하고 싶은 분을 위한 코스를 추천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광주 사람이지만 안 가본 곳도 있어서 꼭 다녀와야겠다”, “독서의 계절 가을에 광주 여행 가면 이대로 꼭 가봐야겠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한강 작가의 모교인 연세대학교도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학보사 ‘연세춘추’는 한강 관련 ‘호외’를 발간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2020년 연세대를 졸업한 박모(28)씨는 “해외에 살고 있는데 노벨상 발표 이후 주변에서 한강 작가에 관심을 보여 뿌듯하다”고 답했습니다. 정부도 한강 신드롬이 이어지도록 힘쓸 예정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한국문학번역원에서 한국 문학 해외 진출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 개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정근 한국문학번역원 본부장은 “제2, 제3의 한강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은경의 과학산책] 노벨상과 AI 그리고 감성지능

    [이은경의 과학산책] 노벨상과 AI 그리고 감성지능

    노벨상 수상자 발표 시즌이 끝났다. 올해는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가려 노벨과학상에 관한 관심이 다른 해보다 적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면서 노벨과학상으로 눈을 돌려 보자. 2024년 노벨과학상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인공지능(AI)이다. 노벨물리학상은 기계학습 시스템의 기초가 된 뇌의 뉴런 구조를 모방한 신경망 모델 연구에 주어졌다. 노벨화학상은 AI 모델을 개발해 복잡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한 연구에 돌아갔다. 사실 AI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2023년 챗GPT와 함께 뜨거웠다가 미지근해졌다. 그러나 현실에서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관계와 일상에 조용히 그러나 폭넓게 퍼져 나가고 있음을 2024년 노벨과학상이 새삼 일깨워 줬다. 과학기술 발전과 함께 인간의 신체 능력과 감각 능력은 계속 확장됐고 증강 인간 개념까지 등장했다. 증강 인간의 쉬운 예는 영화 ‘어벤저스’의 ‘아이언맨’이다. 과학기술이 인간 능력을 향상시킨 역사는 길다. 안경, 망원경, 현미경은 시각의 확장이고 도르래, 지렛대, 바퀴는 근육의 확장이다. 도구의 인간, ‘호모 파베르’가 인간 본성을 나타낸다면 21세기의 도구인 첨단기술을 활용한 증강 인간의 등장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교육에 AI를 일찍부터 도입하는 것에 관해 의견이 나뉜다. 증강 인간이 인간의 본성에 가깝다면 조기 AI 교육과 활용은 인지 능력과 추론 능력을 확장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위다. 이에 대해 너무 일찍 AI에 노출되는 것이 정상적인 인지 능력, 학습 능력, 문해력 발전을 방해하므로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이 있다. 어느 쪽이 맞는지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이미 AI 시대가 됐으므로 초중등교육 과정에서 적극적인 AI 교육과 활용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다만 AI로 대체되는 능력 대신 어떤 새로운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 좋을지, 또 그런 교육을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현미경이 시각의 확장이 되려면 현미경을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AI와 감성의 관계 문제도 있다. 인간은 이성과 감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AI는 어떨까? AI는 인간 감성의 확장이 될 수 있을까? 어떤 이는 AI가 인간 감성을 흉내낼 뿐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하고, 어떤 이는 AI가 센서 기술과 결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이 우리는 AI를 활용하면서 감성지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성지능은 감정 및 정서가 주는 정보를 처리하고 파악하는 능력이고, 공감 능력은 상대방의 감정과 주장에 대해 자신도 그러하다고 느끼는 능력이다. 우리는 이미 문자, 소리, 이미지로 표현된 감정의 정보를 파악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AI는 실시간 반응하면서 다양한 감정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책과 방송이 그러했듯 우리 인간에게 더 풍부한 감성지능과 공감의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은경 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 “글로 세상과 연결, 책 속에서 만나고 싶다”

    “글로 세상과 연결, 책 속에서 만나고 싶다”

    포니정 시상식서 담담히 소감 밝혀“특별한 일주일, 일상 달라지지 않길”술도 못 마셔… 여행 거의 안 해못 읽은 책 꽂혀있는 책장 좋아올해 글 써 온 지 꼭 30년 되는 해마치 곱절은 되는 듯 길고 생생참을성과 끈기 잃지 않길 희망내년 상반기 ‘신작’ 출간 가능성책 관련 소통 창구 일원화 언급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저는 믿고 바랍니다.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계속 써 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54)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소중한 일상을 지켜 내는 일이었다. 한강 작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HDC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한 한강 작가는 “노벨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땐 사실 현실감이 들지는 않아서 그저 침착하게 대화를 나누려고만 했다”며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서야 현실감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무척 기쁘고 감사한 일이어서 그날 밤 조용히 자축했다”며 “그토록 많은 분이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셨던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한강 작가는 “바라건대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설을 완성하는 시점은 스스로 예측하면 늘 틀리곤 했기에 정확한 시기를 확정 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는 저와 연결되는 통로를 통일해서 모든 혼란과 수고, 제 주변 사람들의 부담을 없애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는 자신이 출간한 책과 관련된 일들은 판권을 가진 해당 출판사에,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 모든 일은 문학동네 담당 편집자 이메일로 창구를 일원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일주일 만에 얼굴을 드러낸 것은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뒤 모든 기자회견을 고사했던 만큼 문학계에서는 한강 작가가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대리인을 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수상은 노벨문학상 발표 훨씬 전인 지난달 19일 이전에 결정된 행사였던 만큼 한강 작가는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주최 측인 포니정재단에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축하하는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한 포니정재단은 시상식이 열리는 이날 오전 “오늘 행사는 안전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비공개로 열리며 취재진의 출입은 제한된다”며 “본 행사는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으로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 관련 소감 발표와 질의응답 등 다른 일정은 준비돼 있지 않다”는 내용의 긴급 안내 메시지를 언론에 배포했다. 재단 측이 노벨상 관련 질의응답 등이 없을 것이라고 공지했음에도 이날 시상식이 열리는 HDC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 인근에는 취재진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재단 측은 행사장 1층 패스트푸드점을 임시 기자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을 뿐 행사장 내 출입은 원천 봉쇄했다. 오후 4시 한강 작가가 도착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강 작가를 만나기 위해 취재진은 행사장 앞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한강 작가는 재단 측과 현장 동선 등을 사전에 조율해 취재진과 마주치지 않고 행사장으로 곧장 입장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취재진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함께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 손에는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 한강 작가의 대표작들이 들려 있었다. 하지만 한강 작가는 인파로 인한 불상사를 우려해 시상식 이전과 마찬가지로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지하 주차장을 통해 나갔으며, 마주친 취재진의 질문에도 별다른 답변 없이 떠났다. 그렇지만 이날 행사에서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후 소회와 포니정 혁신상 수상에 대한 소감을 아낌없이 풀어냈다. 그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고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해 커피를 비롯한 모든 카페인도 끊었으며 좋아했던 여행도 이제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강 작가는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걷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읽어도 다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쏟아져 나오는 좋은 책들을 놓치지 않고 읽으려 시도하지만 읽은 책들만큼이나 아직 못 읽은 책들이 함께 꽂혀 있는 저의 책장을 좋아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랑하는 가족과 다정한 친구들과 웃음과 농담을 나누는 하루하루를 좋아한다”며 “그렇게 담담한 일상 속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으로 굴리는 시간”이라고도 했다. 차기작에 대해 한강 작가는 “약 한 달 뒤에 저는 만 54세가 되는데, 통설에 따라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고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라며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밝혔다. “물론 그렇게 쓰다 보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 6년 동안 다른 쓰고 싶은 책들이 생각나, 어쩌면 살아 있는 한 언제까지나 세 권씩 앞에 밀려 있는 상상 속 책들을 생각하다 제대로 죽지도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지만 말입니다”라고도 말했다. 한강 작가는 “소설을 막상 쓰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길을 잃기도 하고, 모퉁이를 돌아 예상치 못한 곳으로 들어설 때 스스로 놀라게도 되지만, 먼 길을 우회해 마침내 완성을 위해 나아갈 때의 기쁨은 크다”며 소설가로서의 보람을 고백했다.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한강 작가는 “올해는 글을 써 온 지 꼭 30년이 되는 해”라면서 “글을 쓰며 보낸 시간은 마치 30년의 곱절은 되는 듯 길게, 전류가 흐르는 듯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 “동시에 일상의 삶을 침착하게 보살피는 균형을 잡고 싶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 한강, 노벨상 후 첫 공식석상 “내년 상반기 신작으로 만나고 싶지만…”

    한강, 노벨상 후 첫 공식석상 “내년 상반기 신작으로 만나고 싶지만…”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이 17일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거 같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이날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해 “저는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뒤 한 작가가 공식 석상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작가는 “노벨 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받았을 때는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한 작가는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를 확인한 뒤에야 현실감이 들었다”면서 “그날 밤 조용히 자축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 개인적 삶의 고요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계셨다”면서 “저의 일상은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믿고 바란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올해 봄부터 집필해 온 소설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설을 완성하는 시점을 예측하면 늘 틀리기 때문에 정확한 시기를 확정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고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을 기려 2005년 설립된 포니정재단은 인문학 연구 지원 등의 활동을 한다. 재단은 지난달 19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 작가를 선정했다. 이날 행사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재단 측은 공지했다. 취재진의 출입이 제한됐지만, 이날 포니정홀 로비에는 국내 취재진을 비롯해 주요 외신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한 작가는 정문이 아닌 다른 출입문으로 행사장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작가는 노벨상 수상 이후 공식 기자회견을 거절한 채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13일 스웨덴 공영 SVT 방송과 진행한 첫 인터뷰에서 “지금은 주목받고 싶지 않다”며 “이 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상 수락 연설문을 공개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