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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감염’ 3주 만에 “통제하고 있다” 북한을 BBC가 믿지 못하는 이유

    ‘첫 감염’ 3주 만에 “통제하고 있다” 북한을 BBC가 믿지 못하는 이유

    북한의 코로나19 방역 포스터다. “동무는 비상방역규정을 지키고 있는가?” 북한이 첫 코로나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힌 지 3주가 됐다. 벌써 감염병을 통제했다고 주장하지만 상세한 내용은 여전히 미스터리라고 영국 BBC가 2일 리얼리티 체크 기사를 내보냈다. 방송은 여기저기 흩어진 정보를 모으고 북한에 현재 살고 있는 사람과 연락이 되는 이들과 대화하거나 공적으로 접근 가능한 취재원들을 접촉해 기사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북한 내부의 목소리들 김황선(가명)은 서울 집 부엌에 홀로 앉아 중국인 브로커 전화를 받고 있었다. 10년 전 그는 혼자 북한을 탈출했다. 북한에는 두 자녀, 손주, 85세 노모가 살고 있다. 그는 이제 가족들을 서울로 데려올 수 있다는 꿈은 접었다. 이런 비밀스러운 통화는 가족과 통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는 도청 우려 때문에 많은 질문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대화는 짧게, 통화 시간은 5분을 넘기면 안된다. 그가 통화한 시점은 북한 당국이 처음 코로나 감염 사례를 발표한 지 이틀 뒤였다. 정부의 공식 발표는 전례가 없는 일로 그만큼 전국 모든 지방에 빨리 감염병이 번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김씨는 “가족들은 내게 아주 많은 사람들이 열 나고 아파한다고 말했다.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이란 것을 직감했다. 모든 사람이 필요한 약을 구하려고 돌아다닌다고 했다. 모두가 열을 떨어뜨리는 뭔가를 찾았다. 하지만 누구도 어느 것 하나 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차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가느냐 묻지도 못했다. 그는 가족이 죽음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엿들으면 정부를 비판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지금까지 공식 집계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15%정도가 열이 나 아픈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진단장비 부족으로 이런 집계가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알지 못한다. 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약품 부족을 인정하면서 군대에게 비축분을 풀어놓으라고 명령했다. 김씨는 의사들이 처방전을 써줘도 환자 스스로 사든지, 누군가 다른 이의 것을 사든지, 시장에 나가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솔잎을 끓여 마시라고 한다고 가족들이 그에게 전했다. 관영매체들은 증상을 완화하려면 소금물로 입안을 헹구라고 버젓이 말한다. 국영 텔레비전은 비축된 약품들을 보여주곤 하는데 인민들은 약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이다. 2001년 이후 북한 마을들에서 유니세프 일을 했던 나기 샤픽 박사는 “약이 없을 때 일어나는 일들이다. 전통 약품에 눈을 돌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북한을 떠난 2019년에도 벌써 약이 모자랐다. “약간만, 아주아주 조금만 있었다.” 거의 모든 약품은 중국에서 수입됐는데 지난 2년 동안 국경 폐쇄로 그마저 끊겼다. 탈북민들의 남한 정착을 돕는 링크(Liberty in North Korea)의 박석길 대표는 고향의 가족과 얘기를 해본 이들은 한결같이 약품이 바닥났다는 말을 듣는다고 했다. “얼마 안 남은 것들도 모두 팔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국 봉쇄 정부는 첫 감염자를 발표한 날 전국적인 봉쇄 조치를 명령했다. 이 조치는 인민들이 음식을 구하지 못하게 만들어 굶어죽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적어도 몇몇은 집을 떠나 출근하거나 농장을 다니는 일이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감염 확산이 많았던 평양 시민들은 집에만 있으라는 명령이 하달됐다. 데일리 NK의 이상용 대표는 북한 내 소식통들을 두루 갖고 있는데 중국과의 국경 지대인 혜산 시민들은 지난달 열흘 동안 집을 떠날 수 없었다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봉쇄가 해제됐을 때 10여명이 집에 실신한 채로 발견됐는데 식량 부족 때문에 쇠약해진 탓이었다. 지금까지 공식 사망자는 7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치명률은 0.002%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38 노스에서 북한 데이터를 추적하는 마틴 윌리엄스는 “건강돌봄 체계가 빈약하고 한 사람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는데 이런 수치가 나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염 사례가 늘어나는데도 사망자 숫자가 정점을 찍은 것도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코로나19를 보며 2~3주 정도는 감염 사례가 늘면 사망자 수도 따라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해서 이 숫자들은 정확하지 않다. 우리는 왜 그런지 알지 못한다.” 그는 나아가 전국적 집계 과정에 잘못 보고됐거나 각 지방의 보건 책임자들이 처벌받을까 두려워 사망자 숫자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국제사회의 도움 지난 몇주 신규 감염자 숫자는 떨어졌다. 노동신문 사설은 당국이 “바이러스 확산을 억누르고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니세프는 현지 직원들이 봉쇄에서 풀려나 지금은 평양 사무실에 돌아왔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비상방역 국장인 마이크 라이언은 1일 브리핑을 통해 상황이 “나아지기는 커녕 나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데이터 접근권을 주지 않아 “세계에 적절한 분석을 제공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백신이나 다른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여러 차례 제안했다고 털어놓았다. 대신 북한은 중국이 이 난관을 돌파하는 데 도와주길 바라며 조용히 중국에만 의지하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 관세당국의 집계를 보면 지난 3월 중국으로부터 북한의 수입 물량은 4월에 곱절이 됐다. 2년의 국경 봉쇄 후 올해 들어 북한의 수입 물량은 꾸준히 늘어났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의약품 수입이 급증했다. 지난 4월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산소호흡기 1000개를 수입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북한은 900만개의 마스크를 사들였다. 백신 수입도 꾸준히 했다. 남한 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17일 원조 물품을 실어 오기 위해 세 대의화물기를 중국에 보냈다. 같은 달 24일 위성촬영 사진을 보면 평양 순안공항에 고려항공 화물기들이 포착됐다. 며칠 전 중국 셴양 공항에서 목격된 석 대의 화물기와 같은 기체들인 것으로 여겨졌다.이와 별개로 한 소식통은 지난달 13일 평양 남쪽 남포 항에 많은 양의 의약품을 실은 배가 입항했다고 우리에게 전했다. 이틀 뒤에 촬영된 위성 사진을 입수했는데 정말로 항구 일대에 많은 숫자의 배들이 포착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 배가 내비게이션 추적 장치를 꺼놓아 어디에서 무엇을 싣고 왔는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김황선씨는 첫 통화 이후 가족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감염자 확인 이후 가족과 접촉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했다. 전화 신호는 빈번하게 지직거렸고, 겨우 통화할라치면 곧바로 끊겼다. 친구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했다. 첫 통화를 한 뒤 노모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전날(1일?) 밤 근처 야산에 올라가 어머니의 안전을 위해 기도했다고 했다. 그 일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세상의 나머지(가난한 나라들?)처럼 그는 캄캄한 심연에 있어 도울 수도 없다고 방송은 끝맺었다.
  • 러시아행 비행기 타고 평양 떠난 외교관들

    러시아행 비행기 타고 평양 떠난 외교관들

    코로나 19 사태에서 북한에 체류하던 외국인들 일부가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행 비행기를 타고 평양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1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고려항공 비행기가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비행했다”며 “승객 중에는 러시아 대사관 직원 13명과 출장을 마친 가족 등 80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항에서 방호복 차림의 직원들이 짐을 옮기는 모습과 블라디보스토크행 비행편 안내 앞에 줄 서있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 4장을 덧붙였다. 콜린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도 같은 날 트위터에 “오늘 아침 임시 폐쇄된 북한의 프랑스 사무소와 독일 대사관 동료들과 작별을 고하게 되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주북 영국 대사관은 업무를 계속한다고 덧붙였다.이번 항공편은 북한이 외국인 수송을 위해 띄운 특별항공기로 알려졌다. 특별항공편은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 착륙해 얼마 지나지 않은 낮 12시 40분쯤 곧바로 평양으로 돌아갔다. 고려항공의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은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유일한 항공편으로, 과거에는 주 2회 운항했었다. 그러나 지난 1월 31일 북한이 외국인의 출입국을 차단하면서 운항이 중단됐다. 북한에는 영국, 독일, 러시아, 스웨덴, 폴란드, 루마니아 등 20여개국의 대사관이 주재한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격리돼 엄밀한 의학적 관찰을 받고 있던 380여명의 외국인 중에서 221명이 격리 해제됐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北에서 격리 해제된 외국인 60~100명 6일 귀국길 오른다”

    “北에서 격리 해제된 외국인 60~100명 6일 귀국길 오른다”

    북한에 머무르던 외국인 60명 가량이 6일 북한을 떠나 귀국길에 오르게 된다고 영국 BBC가 3일 전했다. 평양에서는 수백명의 외국인들이 30일 동안 외교관 단지 등에 격리돼 생활해왔는데 격리 기간이 지난 1일로 끝났다고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가 전했다. 이들 외교관과 국제기구 직원 등은 단지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됐지만 아무 곳에나 돌아다닐 수는 없으며 평양 시내 식당, 가게, 체육관, 호텔 등에도 출입이 제한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국영매체들은 북한 당국이 380명의 외국인들을 자가 격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들 가운데 외교관은 몇 명이나 되는지, 얼마나 다른 외국인들이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지 등도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고려항공이 평양과 러시아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운항할 특별 항공편을 6일 오전 8시 30분 띄울 예정이라고 극동 지역 통신사 ‘블라드뉴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격리 해제된 외국인들은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자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한 유럽국가 공관 소식통은 “북한 외무성 의전국이 북한을 떠나려는 외국인들을 실어나를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 고려항공 특별편이 마련될 것이라고 알려왔다”면서 “항공권 가격은 일반 항공편 가격과 같은 275 유로(약 36만원)”라고 전했다. 이 항공편을 이용하려는 모든 외국인은 항공권 구매에 앞서 평양 외교관 구역에 있는 ‘우호’ 병원에서 건강증명서를 발부받아야 한다고 북한 외무성이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약 100명이 이번 항공편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 주재 독일·프랑스·스위스·인도네시아 외교공관들이 방역 기간 업무를 잠정 중단할 계획이며, 불가리아·폴란드·루마니아 외교공관 직원들은 부인과 자녀들을 특별 항공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로 보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대다수 평양 주재 국제기구 사무소 직원들도 코로나19로 몇개월 동안 업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최소 인원만 남기고 평양을 떠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초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으로 외부 세계와의 연결 통로였던 중국, 러시아와의 항공·철도 교통을 전면 중단했다. 외국인의 북한 출·입국도 완전히 차단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감염 공포’에 총 들고, 터널 막고…中전역서 내쫓기는 ‘우한인’

    ‘감염 공포’에 총 들고, 터널 막고…中전역서 내쫓기는 ‘우한인’

    마카오, 우한인 강제추방…거부시 강제격리마카오 입경시 ‘폐렴 없음’ 진단서 없으면 거부호텔서 후베이 출신 투숙 거부…항의 빗발광둥성서는 후베이성 번호판 차량 통행 막아경찰이 집에서 끌어내고 병원 진료조차 거부홍콩·필리핀·말레이·대만·북한 中관광객 거부일각 “동포애 어디갔느냐. 인간 본성 무섭다”中당국, 사망자 81명·확진자 2806명 발표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발병 근원지인 우한시와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 사람들이 중국 전역과 인접국가에서 강제추방 당하는 일들이 잦아지고 있다. 확진자가 30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가 80명을 넘어서면서 중국을 덮친 감염 공포는 같은 나라 사람이면서도 ‘우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총으로 막거나 우한에서 넘어오는 터널을 붕괴하는 등 극단적인 원천 봉쇄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가 지난 23일 ‘우한 봉쇄령’을 내렸지만,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기간 우한을 떠난 사람은 5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져 중국 안팎에서 우한 폐렴의 급속한 확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27일 외신과 홍콩 명보,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마카오 정부는 우한시는 물론 후베이성에서 온 중국 본토인 모두에게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마카오를 떠날 것을 명령했다. 이는 우한 폐렴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도 해당하며, 마카오를 떠나지 않는 후베이성 사람들은 정부가 지정한 격리 시설에 머물러야 한다. 현재 마카오에 머무르는 우한 출신은 1390명,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출신은 2132명이다.마카오 정부는 격리 시설 수용을 거부하는 후베이인은 강제로 수용시킬 예정이다. 격리 시설은 경찰이 지키면서 출입을 통제하고, 수용된 사람 가운데 우한 폐렴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 시설로 이송하기로 했다. 후베이성에서 오거나 최근 14일 이내 후베이성을 방문한 적이 있는 중국 본토인은 마카오 입경 때 우한 폐렴에 걸리지 않았다는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진단서가 없으면 입경이 거부된다. 현재 마카오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모두 5명이다. 우한에서 온 한 58세 여성의 경우 지난 23일 마카오 도착 때 어지러움 등을 호소해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전날 검사 때에야 비로소 우한 폐렴 양성 판정을 받아 마카오인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마카오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홍콩 정부도 이날부터 후베이성 거주자나 최근 14일간 후베이에 머물렀던 적이 있는 사람들의 입경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기로 했다. 마카오와 홍콩에서는 이날까지 각각 6명과 8명의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후베이인에 대한 거부는 마카오는 물론 중국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 유포되는 동영상을 보면 산시성의 한 호텔에서는 직원이 후베이인의 투숙을 거부하자 이 후베이인이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후베이인은 “중국 인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 후베이성이 폐쇄됐는데, 어떻게 나를 내쫓을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광둥성 주하이에서는 ‘악(鄂·후베이성의 별칭)’ 자가 있는 번호판을 단 차량의 통행이 거부되는 모습이 찍혔다. 이 운전자가 내려서 온갖 사정을 하지만, 이 후베이성 출신 운전자는 끝내 통행이 거부된다.후베이성과 인접한 한 마을에서는 중장비를 동원해 흙으로 후베이성과 통하는 터널을 아예 막아버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일부 마을에서는 마을 입구에 검문소를 설치, 소총 모양의 물건을 든 마을 사람들이 검문검색을 통해 후베이인의 마을 진입을 막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베이징에서 일하는 한 우한 출신은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지만, 우한 사람은 우한에 돌아가서 치료를 받으라는 말만 듣고 진료를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후베이성과 접한 안후이성에서는 한 후베이인이 강제로 차에 태워져 후베이성으로 돌려보내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후베이인은 “나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소리치지만, 경찰 등은 강제로 이 사람을 차에 태우고야 만다.산둥성에서는 친구 집을 방문한 한 후베이인이 현지 경찰과 방역 요원에 의해 억지로 끌려 나오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러한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국 누리꾼은 “역병이 창궐하니 중국인의 무정한 면이 드러나는구나”라고 한탄했다. 다른 누리꾼은 “전염병이 무섭지만, 인간의 본성은 더 무섭다”고 일갈했다. 한 혁명 원로의 딸은 “후베이인들이 상갓집의 개처럼 쫓겨나고 있으니 동포애는 과연 어디로 갔는가”라고 비판했다. 우한과 후베이성에서 온 관광객을 거부하거나 송환하는 일은 중국과 인접한 국가나 지역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필리핀 당국은 우한이 봉쇄되기 전 직항 노선으로 필리핀 중부 칼리보 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 634명을 오는 27일까지 돌려보내기로 했다.주로 유명 관광지인 보라카이 섬에 머문 중국인 관광객들의 패키지 여행 일정이 끝나면 다른 지역 방문이나 일정 연장을 허가하지 않고 곧바로 본국으로 돌아가도록 한 것이다. 카르멜루 아르실라 필리핀 민간항공위원회 위원장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강제로 송환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에 따라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현재 대만에 머무르고 있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6000여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28일까지 이들을 모두 내보내기로 했다. 대만은 추가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입경도 차단하고있어서 28일 이후에는 대만에 중국 본토 출신 관광객이 한 명도 남지 않게 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에서 오는 중국인의 입국을 일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말레이시아에서는 현재까지 중국인 4명이 우한 폐렴 확진을 받았다. 북한은 지난 22일부터 중국 여행객의 입국을 막았고, 북한 고려항공은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과 자국민의 베이징발 평양행 탑승을 금지했다.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던 ‘에어차이나’는 당분간 운항이 취소됐고, 북한 내 외국인의 중국 여행도 잠정 금지됐다. 몽골도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우려로 중국과 접경지대를 폐쇄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우한 폐렴’ 감염자가 이미 10만명 이상이라는 영국 보건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공중위생 전문가인 닐 퍼거슨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내가 아는 한 감염자는 현재 10만명에 이를 것”이라면서 실제 감염자 수는 중국 보건당국 등을 통해 알려진 2000여명을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를 이끄는 가브리엘 렁 교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이미 2만 5000명에 육박했으며, 4만 4000여명이 잠복기에 있다고 추정했다. 렁 교수는 “공중 보건 조치가 없으면 감염자 수는 6일마다 2배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인구가 3000만명을 넘고 우한에 인접한 중국 충칭시에서 대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충칭에서 대유행의 절정이 지난 2주 후에는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급속히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4, 5월에 절정을 지난 후 6, 7월에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낮 12시까지 전국 30개 성에서 2806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81명이라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미궁 속에 빠진 김정남 암살 사건… 사건 가담자 전원 풀려나

    미궁 속에 빠진 김정남 암살 사건… 사건 가담자 전원 풀려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베트남 여성 도안티 흐엉(31)이 3일 석방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흐엉의 변호사인 히샴 테 포 텍은 이날 오전 7시20분쯤 흐엉이 수감 중이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외곽 까장 교도소에서 풀려났다고 밝혔다. 현지 법원 관계자도 이날 흐엉의 석방 사실을 확인했다. 그녀는 이날 저녁 베트남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흐엉은 지난 2017년 2월 북한 공작원의 지시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7)와 함께 김정남의 얼굴에 신경작용제 VX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말레이 당국에 붙잡혔다. 흐엉과 아이샤는 이후 ‘살인’ 혐의로 말레이시아에서 재판을 받아왔으나, 아이샤는 지난달 11일 현지 검찰이 돌연 공소 취소를 결정하면서 먼저 풀려났다. 말레이 검찰은 흐엉에 대해서도 이달 1일 당초 적용했던 ‘살인’ 대신 ‘상해’로 혐의를 변경했고, 결국 이날 풀려나게 됐다. 흐엉과 이야사는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교수형에 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재판 내내 자신들은 ‘몰래카메라’ 형식의 TV프로그램을 촬영하는 줄 알고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흐엉의 이날 석방으로 범행 직후 도망친 북한 공작원 등을 포함해 김정남 암살 사건 가담자들은 모두 자유의 몸이 됐다. 이에 따라 김정남 암살 사건은 발생 2년여 만에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사건에 연루됐던 인물 전원이 자유의 몸이 된 만큼 암살을 지시한 배후의 실체는 말할 것도 없고 여태 풀리지 않았던 많은 의문에 대한 해답도 사실상 찾을 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암살 사건의 개요는 대략 이렇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오전 9시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들어서자 인도네시아인 아이샤와 베트남인 흐엉 두 여성이 그를 앞뒤로 막아섰다. 아이샤가 김정남에게 말을 건네며 그를 향해 팔을 뻗었고, 흐엉은 그 틈을 타 뒤에서 손을 뻗어 김정남의 얼굴에 맹독성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바른 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아났다. 갑작스레 ‘봉변’을 당한 김정남은 근처 안내 데스크 직원에게 문의한 뒤 공항 경찰을 만나 “두 여성이 얼굴에 뭔가를 발랐다”고 밝히고 함께 공항 내 진료소로 이동했으나 걸음걸이가 흐트러지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발작을 일으켰다. 의료진은 한 시간쯤 뒤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김정남을 시내 대형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끝내 그는 숨을 거뒀다. 말레이시아 화학청 산하 화학무기 분석센터의 라자 수브라마니암 소장은 김정남의 안구와 혈장에서 순수한 VX가 확인됐다면서 얼굴 피부에서 검출된 VX의 농도가 체중 1㎏당 0.2㎎ 수준으로 치사량의 1.4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조기에 알려지게 된 것은 말레이시아 경찰의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김정남의 여권에 기재된 국적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을 한국으로 착각해 현지 주재 한국대사관에 김정남의 사망을 알린 것이다. 김정남은 당시 이름이 ’김철‘로 기재된 북한 외교여권을 갖고 있었다. 한국대사관 측은 김철이 김정남의 가명 중 하나란 사실을 알렸고, 말레이시아 경찰은 즉각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해 달라는 북한대사관의 요청도 거부했다. 이런 우연이 아니었으면 김정남의 죽음은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던 북한 국적 외교관이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간주해 그대로 묻혔을 공산이 크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최소 8명의 북한인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밝혔으나, 이중 체포된 인물은 약학과 화학 전문가로 알려진 리정철(48) 뿐이다. 아이샤와 흐엉에게 VX를 주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게 한 것으로 조사된 리재남(59)과 리지현(35), 홍송학(36), 오종길(57) 등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출국한 뒤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러시아 등을 경유해 평양으로 돌아갔다. 주범 격 인물을 놓친 경찰은 리정철이 사건의 진상을 밝힐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도주한 북한인들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등 정황 외에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말레이 당국은 현지 건강식품업체에 위장 취업한 고정간첩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리정철을 국외로 추방하는 데 그쳤다. 현지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6)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9), 아이샤를 섭외하고 예행연습을 시킨 북한인 리지우(일명 제임스·32) 등 다른 연루자들도 치외법권인 대사관 내에 숨는 바람에 조사를 하지 못했다. 북한이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 외교관과 민간인을 전원 억류하는 ’인질외교‘를 벌이는 바람에 굴복해 말레이시아는 김정남의 시신을 넘겨주고 이들의 출국을 허용했다. 반면 북한인 용의자들이 버려두고 간 아이샤와 흐엉은 범행 2∼3일 만에 잇따라 체포돼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제 사건 연루자들조차 전원 자유의 몸이 된 만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김정남 암살사건을 지시한 배후의 실체는 미스터리로 남을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 ‘미래 얘기하긴 그렇네요’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 ‘미래 얘기하긴 그렇네요’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사람들에겐 지난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비상한 관심사였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으로 두 정상이 손을 맞잡기 몇 시간 전 BBC의 모스크바 특파원은 도심에서 멀지는 않으나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은 아닌 동네에 있는 할인 매장 아래층에 있는 북한 음식점 ‘고려’를 찾아 2017년 9월 유엔 제재 결의를 통해 금년말까지만 체류하도록 돼 있는 북한 노동자 실태를 살펴 눈길을 끈다. 북한 노동자들이나 이들을 고용한 기업들이나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들이 더 체류할 수 있는 외교적 진전이 있을까 주목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2년 전만 해도 러시아에 머무르던 북한 노동자는 4만명이 넘었으나 지금은 800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2017년 9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이전에 러시아 정부와 계약을 맺은 이들만 금년 말까지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이들 가운데 85%는 건설 인부들이다. 나머지는 의류 공장이나 농장, 벌목장, 케이터링, 한의사 등으로 일한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궁핍한 북한에서 러시아 일자리는 꿈의 티켓이라며 “뇌물을 주지 않고는 러시아 일자리를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노예 생활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열악한 침식과 주거 환경도 참아내고 있다. 2015년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나호트카의 북한 농업경제학자 세 사람이 대표적이다. 이민국 단속반원들이 제설 작업에 투입된 이들을 적발했는데 이들은 원래 농작물을 모니터링하는 일을 해야 했지만 러시아-북한 합작 회사에 고용돼 눈을 치우다 걸리는 바람에 결국 추방됐다. 러시아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월 415달러(약 48만원)로 러시아인들보다 40% 적게 받는다. 란코프 교수는 “절반 이상은 (북한) 나라에 바쳐야 한다”면서 “그래도 남는 것들은 북한에서 벌 수 있는 것보다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북한인들을 고용하려는 기업은 러시아 노동부에 쿼터를 신청하고 일인당 2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푸틴과 김정은이 손을 맞잡은 극동 지역에서 일한다. 인구 감소로 일손이 달려서다. 유엔 제재 영향으로 지난해 쿼터는 900명으로 현저히 줄었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 전역에서 북한인들이 일하는데 면허의 40%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기업들에 발급됐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같은 도시의 BTC 그룹은 러시아 군복을 납품하는데 2017년 270명의 북한인을 고용하겠다고 면허를 받았는데 대변인은 실제로 일자리가 주어졌는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노동자들을 고용하겠다고 면허를 신청했다. 북카프카스의 카라차이 체르카시아에 있는 농업회사는 지난해 슈퍼마켓에 공급할 채소 재배 일을 할 북한인 150명을 채용하겠다고 면허를 발급받았다. 우랄 지역의 스베르들로브스크에는 2017년 탁구채 공장에서 일할 6명의 북한인 견습 노동자가 있었다. 하지만 가장 많은 북한 근로자를 고용한 것은 북한인이 소유한 기업이다. 기업정보 통계 사이트인 스파크(Spark)에 따르면 지난해 초만 해도 등록된 북한 기업이 300곳 가량이었다. 그 중 절반 이상은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 있으며 최근 새 교도소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에니세이처럼 건설업체들이다. 고려항공은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 노선을 취항하겠다고 등록했고 북조선 외환거래은행 지점도 이미 문을 열었는데 둘다 BBC의 전화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야브스트로이 건설회사는 2017년 기업 규모로는 가장 많은 400명을 고용할 수 있는 면허를 갖고 있었다. 모스크바의 동양의료클리닉은 10명의 한의사를 고용하다가 지난해 4명으로 쿼터가 줄었다. 이 클리닉 책임자는 북한 의사들이 떠나면 장애 어린이환자들이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걱정했다. 유엔 제재는 합작사업도 금지하지만 예외는 있다. 라손콘트란스(Rasonkontrans)란 기업은 극동지역의 철로와 항만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명분으로 예외를 인정받았다. 러시아 관리들도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어한다. 지난해 4월 모스크바에서 북한 카운터파트와 마주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제재를 완화함으로써 두 나라 경제 유대를 튼튼히 하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이달에도 러시아 의회 대표단이 북한을 찾아 우의를 다졌다. 앞의 북한 음식점 고려 르포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다만 직원들이 더 많은 손님들을 한 자리에 앉히기 위해 테이블들을 갖다붙이고 있었다고 전한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직원들은 자신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말하길 꺼려했으며 맛보기 힘든 북한 음식을 지금 맛보지 않으면 앞으로 기회가 없을지 모른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정은 위원장 철통 호위…주목받는 ‘V자·11자 경호’

    김정은 위원장 철통 호위…주목받는 ‘V자·11자 경호’

    ‘방탄 경호’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호원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위원장이 26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동당역에 도착한 직후 경호원들이 김 위원장 차량 옆에서 ‘11자 대형’으로 쉴 새 없이 달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의 경호원들은 과거 남북·북미 정상회담 때 ‘V자 대형’으로 그를 둘러싸고 철통 방어하는 특유의 광경으로 이미 전세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김 위원장을 근접 경호하는 요원들로 추정되는 검정색 양복 차림의 남성들은 지난 24일 고려항공 수송기를 타고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의 숙소로 유력한 멜리아 호텔로 이동했다. 이날 베트남에 들어온 남성들은 줄잡아 100명 가량이라고 베트남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이들은 북한에서 수년간 고된 훈련을 거쳐 최강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북한 노동당 호위사령부(963)나 조직지도부(974) 소속이다. 북한군 출신 한 탈북자는 “북한군 내 어떤 특수부대도 김정은 경호부대에 한참 못 미친다”고 밝힌 바 있다. 주로 북한 고위층 집안 출신이 많으며 ‘인물’뿐만 아니라 ‘사상’까지 철저히 검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경호원들은 주로 ‘V자 경호’를 한다. 우리는 경호를 티내지 않는 ‘분산형 구조’를 택하지만, ‘V자 경호’는 위급할 때 바로 방어 라인을 만들고 몸을 날리는데 효과적이다. 이날 경호원들이 베트남에서 보여준 11자 대형도 마찬가지다. 최고지도자의 신변안전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북측에 있어 경호는 정상 의전의 ‘최우선 순위’ 문제다. 이들은 베트남에 도착한 김 위원장의 벤츠 리무진 차량을 에워싼 뒤 일제히 속도를 높여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늘 12명이 함께 이동한다. 경호원들은 24일 도착 후 멜리아 호텔 1층에 자리한 식당에서 무리지어 식사를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은 스위트룸이 자리한 멜리아 호텔 21층에 여장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경호원들은 호텔 직원의 안내를 받아 로비에서 ’그랜드볼룸‘이 있는 1층으로 올라가며 내부를 점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 위원장이 이 숙소에 묵을 것에 대비해 동선을 미리 체크한 것이다. 일부 경호원들에게 취재진이 김 위원장의 하노이 도착 일정 등을 묻자 “잘 모르겠다”고 하거나 “어디 기자냐”고 되물으며 답변을 피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정은 경호원 100여명 멜리아 호텔 ‘접수’

    김정은 경호원 100여명 멜리아 호텔 ‘접수’

    김창선, 美 통역관 이연향 접촉 눈길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베일에 가려졌던 양국 정상 숙소의 윤곽이 드러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는 멜리아 호텔이 유력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JW메리어트 호텔에 머물 것이 확실시된다.김 위원장의 경호요원 100여명과 경호 차량 등이 24일 오전 9시 20분쯤 고려항공 특별기로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오전 11시쯤 멜리아 호텔로 이동해 이 호텔이 김 위원장의 숙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경호원들은 도착 후 멜리아 호텔 1층에 자리한 식당에서 무리지어 식사했다. 이들은 스위트룸이 자리한 호텔 21층에 여장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경호원들은 호텔 직원의 안내를 받아 로비에서 ‘그랜드볼룸’이 있는 1층으로 올라가며 내부를 점검했다. 김 위원장이 이 숙소에 묵을 것에 대비해 동선을 미리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거론된 JW메리어트 호텔은 지난 23일 미 대통령 전용차량 ‘캐딜락 원’이 이 호텔에 등장하면서 숙소로 공식 낙점된 분위기다. 정상회담장과 관련해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등 의전팀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을 방문했다. 오전에는 호텔에 2시간여 머물며 김 위원장의 동선 및 의전을 최종 점검했고 오후에는 미국 측 정상 통역관인 이연향씨를 만나 15분간 대화를 나눴다. 메트로폴 호텔은 ‘ㅁ’자 구조로 만들어져 있으며 중앙에는 소규모 야외 수영장과 정원이 있다. 이날 호텔 직원 10여명이 정원 주변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는 등 보수 작업에 한창이었다. 이 호텔에서 큰 행사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호텔 관계자는 “모른다”며 자리를 피했다. 변수는 베트남 정부 영빈관이다. 이날 오전까지 인부 10여명이 건물 외벽을 칠하고 주변 나뭇가지를 다듬으며 입구에 레드카펫을 까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노이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김정남 암살 남성 4명 전원 북한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하는 데 관여한 남성 용의자들이 전원 북한인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6일 전했다. 지난달 2일부터 시작된 김정남 암살 사건 공판에서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이 남성 피의자들의 국적을 명확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진행된 김정남 암살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현지 경찰 당국자 완 아지룰 니잠 체 완 아지즈는 도주한 남성 피의자 4명의 이름 등 신원을 공개했다. 그는 ‘하나모리’란 가명을 쓰며 김정남 암살을 현장에서 지휘한 동양인 남성의 정체가 북한 국적자 리재남(57)이라고 밝혔다. 또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여)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29·여)의 손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직접 발라주고 김정남을 공격하게 한 ‘장’과 ‘와이’(Y)의 진짜 이름은 홍송학(34)과 리지현(33)으로 확인됐다. 장과 와이 등이 김정남을 공격하는 사이 공항 내 호텔에서 체크아웃 절차를 밟은 ‘제임스’란 인물은 북한인 오종길(54)로 밝혀졌다. 이들 4명은 지난 1월 31일부터 차례로 말레이시아에 입국해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김정남을 암살한 뒤 약 세 시간 만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여객기에 올랐고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를 거쳐 평양으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항공편은 치외법권인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은신해 있다가 3월 말 출국이 허용된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이 준비했다. 북한은 사망자가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란 이름의 평범한 북한 시민이라고 주장하면서 리재남 등 4명이 이번 사건에 연관됐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김정남 암살 여성 피고인들 “우린 희생양” 무죄 주장

    김정남 암살 여성 피고인들 “우린 희생양” 무죄 주장

    김정남 암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의 두 번째 공판이 내달 30일로 연기됐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세팡 법원의 하리스 샴 모하메드 야신 판사는 정부 각 부처에 요청한 관련 서류가 도착할 때까지 재판을 연기해 달라는 검찰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은 지난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로 분류되는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TV쇼 촬영을 위한 몰래카메라라는 북한인 용의자들의 거짓말에 속았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들이 살해 의도를 갖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입장이다. 말레이시아법은 의도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자는 반드시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달 30일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넘기면서 시티 아이샤를 포섭한 인물로 알려진 북한 국적자 리지우(일명 제임스·30)의 출국을 허용했다. 시티 아이샤의 변호인은 리지우가 시티 아이샤에게 오일과 후춧가루를 주고 수일에 걸쳐 자신이 지목하는 인물의 얼굴에 이마부터 아래쪽으로 바르라고 가르쳤으며, 이 장면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고 전했다. 이후 시티 아이샤는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의 백화점, 호텔, 공항 등지에서 여러 차례 예행연습을 했고, 북한인 용의자들은 그에게 한 차례 100∼200달러씩을 지급했다. 도안 티 흐엉 측 역시 이날 법원에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리지우와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등 북한인 용의자 3명을 출국시킨 조치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남 시신·암살 관련자 평양 도착

    김정남 시신·암살 관련자 평양 도착

    대사관 은신했던 현광성·김욱일 출국… 말레이 불법체류 北근로자 50명 추방 김정남 시신이 31일 오후 평양에 도착했다. 시신은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돼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은신해 온 현광성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등과 함께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 이날 새벽 도착한 뒤 오후 중국국제항공(CA) 편으로 평양으로 떠났다.앞서 양국은 김정남 시신 인도를 둘러싸고 막판 9시간의 마라톤협상을 벌였다고 말레이시아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이 이날 보도했다. 북한은 사망자의 신원이 김정남이 아닌 북한 시민 ‘김철’이라며 김정남의 존재를 끝까지 부인했다. 그러면서 협상 내내 “김철의 부인 리영희가 시신 인도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김철’의 부인인 ‘리영희’가 남편의 부검을 허락한 바 없으며 북한대사관을 통해 시신을 돌려받길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 당국자는 “김정남과 관련된 인물 중 ‘리영희’란 사람은 파악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두 나라는 북한에 억류된 말레이시아인 9명을 전원 귀국시키는 대신 김정남의 시신을 북측에 인도하고 그의 암살에 연루된 북한인 용의자 3명의 출국을 허용한다는 데 합의했다. 억류된 자국민의 송환이 급선무였던 말레이시아는 형식적인 서류만 받아내는 수준에서 ‘타협’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말레이시아는 자국 내 불법체류 북한 근로자 추방에 나섰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사라왁주에서 비자가 만료된 상태로 체류하다 적발된 북한 근로자 50명을 우선 추방 조치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 근로자 추방은 지난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됐으며 31일 중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정남 시신 北으로…시신·北용의자들 베이징 도착, 내일 평양행

    김정남 시신 北으로…시신·北용의자들 베이징 도착, 내일 평양행

    김정남의 시신이 결국 북한으로 송환된다.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은신했던 김정남 암살 사건 관련 현광성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은 31일 새벽 북한으로 가는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김정남 시신도 함께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고려항공을 통해 평양으로 옮겨진다. 이들은 30일 오후 쿠알라룸푸르에서 베이징발 말레이시아 항공 MH360편에 탑승해 31일 오전 2시쯤(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3터미널에 도착한 뒤 곧바로 검은색 승합차를 이용해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향했다. 고려항공의 일정을 볼 때 김정남 시신과 이들은 이르면 다음 달 1일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가 김정남의 시신과 북한인 용의자들을 북한에 돌려보내기로 한 것은 지난 30일 발표한 양국 공동 성명에 따른 것이다. 공동 성명에 의거해 김정남 시신과 말레이사아 북한대사관에 은신해온 김정남 암살 관련 용의자들의 북한행이 이뤄지고 북한에 억류 중인 말레이시아인 9명도 풀려나게 됐다. 일각에선 김정남의 시신이 화장된 상태로 인도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말레이시아 정부는 방부 처리와 냉동보관을 통해 온전한 상태로 시신을 넘겨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북한과 말레이시아가 ‘인질 외교’의 해법으로 결국 타협책을 선택하면서 이번 사건이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이 말레이시아 국민의 출국 금지를 해제한 대가로 말레이시아는 북한에 김정남 시신을 인계하고 북한 국적 용의자들의 출국을 허용해 수사가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말레이 “김정남 시신 北가족에 송환”

    北·말레이 “김정남 시신 北가족에 송환”

    무비자 검토·억류자 출국 허가 ‘김정남 가족’은 김정은 의미한 듯 北 벼랑끝 전술에 말레이 ‘두 손’ 北소행 심증만… 영구 미제 될 듯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화학무기 VX로 살해된 김정남의 시신이 결국 북한에 넘겨지게 됐다. 자국 내 말레이시아 국민을 인질로 붙잡았던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말레이시아가 두 손을 든 모양새가 되면서 사건의 배후를 둘러싼 진상 규명도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북한과 말레이시아는 30일 이 같은 합의 내용을 담은 6개 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은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성명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 사망자(김정남)의 가족으로부터 시신과 관련한 모든 문건들을 제출하였으므로 말레이시아는 시신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있는 사망자의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데 동의하였다”고 밝혔다.성명은 “최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말레이시아 대표단은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에서 발생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공민의 사망으로 산생된 문제의 해결을 위한 회담을 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에 있는 김정남의 가족은 김정남의 이복동생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AP와 AFP 통신 등 외신들도 이날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보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또 서로 억류했던 양측 국민들의 출국을 허가했으며 이달 초 파기했던 무비자 협정의 재개도 검토하기로 했다. 외신에 따르면 김정남의 시신을 실은 말레이시아 항공편은 이날 오후 7시 23분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을 이륙해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했다. 해당 항공편에는 김정남 암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북한대사관의 현광성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도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인 핵심 용의자들이 사실상 모두 북한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나집 총리는 “경찰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북한에 억류돼 있던 말레이시아인 9명은 이날 오후 7시 45분쯤 평양을 떠났으며 31일 오전 5시쯤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난달 13일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사망하자 말레이시아 당국은 북한과의 무비자 협정을 파기했다.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단교 조치 전망까지 나왔지만 북한이 자국 내 말레이시아인들의 출국을 금지하자 말레이시아는 북한과 협상을 벌여 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관광으로 北외화벌이 지원

    28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출발해 평양에 도착한 중국인들이 북측의 환대를 받았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사드 문제로 한국 관광은 제한하고 나선 중국이 북한에는 관광으로 외화를 벌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이다. 이날 단둥~평양 전세기 노선이 처음으로 개통돼 50여명의 승객이 고려항공을 통해 평양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단둥과 평양을 오가는 전세기가 취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고려항공은 평양에서 베이징(北京)과 선양(瀋陽) 정기편을 운영 중이며 이번 단둥까지 포함하면 중국 기착지가 3곳으로 늘게 된다. 단둥~평양 노선은 고려항공 편으로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 운항된다. 승객의 대부분은 중국인 관광객과 사업가들이었으며 평양 공항 직원들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선은 정기편이 아닌 전세편으로 1주일에 두 차례 당분간 운영된다. 관광 관계자는 “단둥을 경유지로 삼아 평양과 다른 중국 도시들을 연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은 유엔 대북 제재에 포함되지 않은 분야여서 북한으로선 자원 수출·무기 판매·인력 송출 등이 막힌 중국에서 손실을 메우는 ‘산소 호흡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조치를 비롯한 북·중 간 경협 확대는 제재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말레이·北 갈등… 시신 인도 보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시신 인도 등을 둘러싼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다. 김정남의 살해 사건을 둘러싼 외교 갈등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TV는 28일 “김정남의 시신이 27일 공항에서 (북한으로) 출발할 전망이었지만 (그의 시신 인도 등을 둘러싼)합의 발표 방법에 대해 북한이 반발하면서 시신 이송이 보류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고 마무리되는 대로 유해는 북한에 인도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9명의 귀환을 조건으로 김정남의 시신을 넘기고 쿠알라룸푸르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인 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인 김욱일 등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를 출국시키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국민을 인질로 삼은 북한에 대해 말레이시아 측이 김정남의 시신과 이번 사건 용의자의 출국을 허용하면서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모양새다. 아사히신문도 “말레이시아 정부가 시신을 북한에 인도하기로 하고 이송을 준비했으나 27일 밤 중단했다”면서 “합의 발표 방법 등을 둘러싸고 절충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출국 준비는 일단 백지화된 듯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수브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시신이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에 있다”고 확인하면서 “완전한 해법이 나올 때까지 시신을 보관할 것이며 시신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협의할 김정남의 친족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김정남 시신’ 北으로 간다

    “北억류 자국민 9명 전원 귀환… 북한 용의자 3명 출국도 보장” 화장 후 北에 유골로 인도될 듯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인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는 북한 내 억류된 자국민 9명을 전원 귀환하는 조건으로 김정남 시신을 북한으로 넘기는 데 합의했다고 현지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현지 중문 매체인 중국보(中國報)는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은신해 있는 김정남 암살 용의자 3명의 출국도 보장됐다고 전했다. 치외법권인 북한대사관에는 현재 현광성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리지우 등 김정남 암살에 연루된 북한인 3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동안 현지 경찰의 조사 요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지난 26일 슬랑오르 지방경찰청 소속 수사팀의 방문조사를 허용하면서 북한과 말레이시아 간 비공개 협상에서 입장 조율이 이뤄졌다는 해석을 불렀다. 또 이날 김정남의 시신이 쿠알라룸푸르의 병원시설에서 근교 장례시설로 옮겨졌다고 말레이시아 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산케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중국보는 김정남의 시신이 영안실에서 반출돼 화장을 마치면 북한 측에 인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김정남의 시신이 ‘종교의식’을 치르기 위해 옮겨졌다고 밝혔다. 현지 외교가에서는 말레이시아 경찰의 북한대사관 방문조사에 이어 김정남 시신 화장 후 북한에 인도하는 수순으로 보고있다. 이는 북한이 말레이시아의 체면을 세워 주는 외교적 합의를 시도한 결과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김정남 피살 직후부터 그의 시신을 인도하라고 요구했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를 거부해 왔다. 당시 북한의 집요한 시신 인도 요구에 대해 김정남 암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점을 감추기 위한 ‘증거인멸’ 의도가 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수사 완결을 위해 시신 인도를 거부해 왔던 말레이시아 당국은 결국 사건 발생 42일 만에 ‘독살’ 사실을 뒤엎을 수 없는 화장으로 사안을 마무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말레이 부총리 “北 협상 관련한 공식 성명 곧 발표”

    말레이 부총리 “北 협상 관련한 공식 성명 곧 발표”

    말레이시아 고위당국자는 26일 말레이 정부가 김정남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지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내일 말레이시아 외무부가 북한과의 협상과 관련한 공식 성명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성명의 구체적인 내용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수브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별개의 장소에서 “외무부와 총리실 등이 북한 정부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내가 듣기로는 일부 (사안에서) 결정이 났으며, 이내 발표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남의 시신이 북측에 인도되는지를 묻는 말에는 “결정이 곧 내려질 것이란 말만 들었다”며 “나는 모르는 사항”이라고 답했다. 수브라마니암 장관은 보건부는 협상에서 내려진 결론을 따를 뿐이라면서도 김정남이 화학무기로 분류되는 VX 신경작용제에 노출돼 사망했다는 사실은 뒤집을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조사 결과와 관련해 일관적이고 확고한 입장을 취해왔다”면서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국적 여성과 관련한 사건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정남의 유가족에게는 이미 시신 인도를 요구할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이들이 끝까지 나서지 않을 경우 말레이시아 정부가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중문 매체 중국보(中國報)는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해 온 셀랑고르 지방경찰청 수사팀 관계자 등 경찰관 4명이 이날 오전 쿠알라룸푸르의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을 약 2시간 30분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치외법권인 북한대사관 내에 은신해 온 현광성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리지우 등 김정남 암살 용의자 3명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남 시신, 자녀 DNA로 확인”…말레이시아 부총리 밝혀(종합)

    “김정남 시신, 자녀 DNA로 확인”…말레이시아 부총리 밝혀(종합)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의 시신을 자녀의 DNA를 통해 공식적으로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기자들을 만나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이 “김정남의 자녀가 제공한 샘플을 바탕으로 김정남 시신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샘플은 법의학적 검사와 DNA 분석 절차를 거쳤다. 나는 해당 시신이 김정남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내정에 간섭할 의도는 없지만, 국제사회와 관련된 사안의 경우 국제기구의 결정과 결의를 준수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따져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자히드 부총리는 말레이어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으며, 김정남의 자녀를 지칭할 때는 어린아이, 2세 등을 의미하는 ‘아낙냐’(anaknya)란 표현을 썼다. 그는 김정남의 자녀 중 누가 DNA 샘플을 제공했는지와, 그의 말레이시아 방문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김정남은 베이징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첫째 부인 신정희와의 사이에 아들 금솔을, 둘째 부인 이혜경과의 사이에 아들 한솔과 딸 솔희 남매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마카오에서 머물던 이혜경과 한솔·솔희 남매는 최근 제3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외교가에선 자히드 부총리가 북한 내 억류자 귀환 관련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김정남 자녀의 DNA 샘플 제공 사실을 자진해 공개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 문제를 두고 지난주부터 북측과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 북한은 말레이시아 측에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하고, 김정남 암살에 연루된 현광성(44)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의 출국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말레이국민 出禁… 北, ‘외교 인질극’

    북한이 자국 내 말레이시아 국민의 출국을 임시 금지한다고 7일 밝혔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자국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을 포함한 모든 북한인들의 출국을 금지했다.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비롯된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형국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의례국은 7일 해당 기관의 요청에 따라 조선(북한) 경내에 있는 말레이시아 공민들의 출국을 임시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을 주조(주북한) 말레이시아 대사관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기한은)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난 사건이 공정하게 해결되어 말레이시아에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교관들과 공민들의 안전 담보가 완전하게 이루어질 때까지”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번 ‘억류 조치’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의 시신 인도 요구를 거부하고,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를 추방한 데 따른 반발 성격이 짙다. 말레이시아 외교부가 파악한 북한에 체류 중인 말레이시아인은 11명으로, 이들을 사실상 ‘인질’로 삼겠다는 의미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 내 말레이시아인들의 안전을 확신할 때까지 말레이시아 내 모든 북한인의 출국을 막으라고 경찰에 지시를 내렸다”면서 “우리 국민을 인질로 잡은 (북한의) 혐오스러운 조치는 국제법과 외교 관행들을 총체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AP 등이 보도했다. 자히드 하미디 부총리는 자국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과 관계자의 출국을 전격 금지한다고 밝혔으나 나집 총리는 이 대상을 모든 북한인으로 확대한 셈이다. 말레이시아에는 공식적인 북한 대사관 직원 30여명 이외에도 1000여명 이상의 북한 근로자가 체류하고 있다. 자히드 부총리는 “오는 10일 내각회의를 소집해 북한과의 모든 관계를 끊을지를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 대사관 폐쇄뿐 아니라 단교도 정식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레이메일 온라인이 전했다. 앞서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협상을 벌였던 리동일 전 유엔 북한대표부 차석 대사는 이날 오전 말레이시아의 출국 금지 조치에 앞서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으로 돌아갔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쿠알라룸푸르의 북한 대사관에 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현광성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이 은신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대사관을 폐쇄하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말레이 경찰 “대사관 은신한 김정남 암살 용의자,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말레이 경찰 “대사관 은신한 김정남 암살 용의자,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암살한 용의자로 지목된, 현광성(44)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이 치외법권이 적용되는 대사관 안에 숨어있다고 말레이시아 경찰이 7일 밝혔다. 킬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페낭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용의자들이 대사관 구내에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부 바카르 청장은 북한 당국이 현광성과 김욱일에 대한 수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설사 5년이 걸리더라도 우리는 바깥에서 기다릴 것이다. 그들이 바깥에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3일 김욱일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현광성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대사관에 협조 공문을 보냈지만 북한은 협조하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달 22일 두 사람을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현광성은 외교관 신분이어서 체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욱일 역시 대사관 내에 은신하고 있는 한 검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경찰이 현광성과 김욱일을 체포한다고 해도 김정남 암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병을 확보핸다고 해도 암살 사건에 어디까지 개입했는지를 밝혀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욱일은 지난달 13일 김정남을 살해한 뒤 출국한 북한 국적의 용의자 4명을 현광성과 함께 공항에서 배웅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 전부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물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김욱일도 앞서 추방된 리정철(47)과 마찬가지로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김정남 암살의 배후가 규명될 가능성은 더욱 작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부 바카르 청장은 지난달 23일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5명의 북한 국적자를 쫓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사건 직후 출국한 4명이 이미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확신한다. 이들에 대한 신병 인도를 북한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리지우(30)로 추정되는 나머지 1명과 또 다른 북한 국적자 2명은 아직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다”면서 “2명은 각각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이며 이들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북한대사관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던 적이 있다. 말레이 경찰은 또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5) 등 두 여성이 조사 과정에서 말한 ‘장난인 줄 알고 범행에 참여했다’는 주장도 거짓”이라고 판단했다. 아부 바카르 청장은 “이들 두 사람이 (범행 후) 손을 들고 이동한 뒤 화장실에서 손을 씻었다”며 “이미 독성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여성은 그(김정남)의 얼굴을 맨손으로 쓸었고 그 이전에 4명의 용의자는 이 여성에게 액체를 줬다”고 부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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