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사항 위반 사실 근거로 지급 않을 가능성
좋지 않은 이별 뒤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을 경질했다. 관심은 거액의 위약금 지급 여부에 모인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오늘 임원 회의에서 어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원회의 결과 발표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로써 클린스만은 지난해 2월 말 부임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하지만 2년 6개월여의 계약기간이 남았다. 자진 사퇴가 아니라 대한축구협회의 경질이기 때문에 클린스만 입장에선 일방적 계약 파기로 볼 수 있다. 당연히 위약금 지급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감독 해지 관련 사항은 변호사와 상의할 것”이라며 “혹시 금전적인 부담이 생긴다면 회장으로서 재정적인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우선 클린스만과 축구협회의 계약 사항의 법률적 검토를 통해 위약금 지급 의무가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는 뜻이다. 즉 계약 상 명시된 의무를 클린스만이 위반했다면 위약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건 명백하다. 하지만 축구협회가 ‘성실의무’나 ‘품위유지의무’ 등 다소 추상적인 조항 위반을 근거로 위약금을 하지 않겠다고 할 경우 클린스만도 소송 등 법률적 대응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끝까지 가기보다는 양측 합의로 종결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정 회장은 ‘회장으로서 재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 13일 임원들이 긴급회의 결과 경질을 건의하자 ‘명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명분은 표면적으로는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와 관련한 것이지만 실제론 위약금 지급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계약 사항 위반 사실까지 함축돼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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