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알고 보니 모계중심에 육식성

네안데르탈인 알고 보니 모계중심에 육식성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2-10-23 17:22
수정 2022-10-2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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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상 수상으로 관심 높아진 고인류학 연구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硏
소집단 사회구조·어금니 분석
여성 주도 공동체 활발한 교류
피 먹지 않고 살·골수 섭취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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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은 3000년 가까이 함께 살며 유전적·문화적 교류를 가졌다.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동굴 속에서 함께 살고 있는 가상도. 사이언스 제공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은 3000년 가까이 함께 살며 유전적·문화적 교류를 가졌다.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동굴 속에서 함께 살고 있는 가상도.
사이언스 제공
올해 노벨상 시작을 알린 노벨생리의학상은 ‘DNA 고인류학’이라는 연구 분야를 만들어 낸 스반테 페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장에게 돌아갔다. 페보 소장의 연구는 지금은 멸종된 현생인류의 사촌뻘인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들의 비밀을 밝혀냈다. 페보 박사의 수상 덕분에 대중들도 고인류학 연구 성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런 가운데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들이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도 페보 소장이 이끄는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가 주도했다. 여기에 프랑스, 이스라엘, 영국, 러시아,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폴란드, 호주, 캐나다 연구진이 가세해 10개국 18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 DNA 분석으로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네안데르탈인 가족, 소집단 사회 구조를 밝혀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10월 20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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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 부녀의 가상도. 네안데르탈인은 이웃 종족들과 활발한 교류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교류의 중심에는 여성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제공
네안데르탈인 부녀의 가상도. 네안데르탈인은 이웃 종족들과 활발한 교류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교류의 중심에는 여성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제공
연구팀은 약 5만 4000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사라진 또 다른 인류 데니소바인과 함께 공존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러시아 남부 시베리아 알타이산맥에 위치한 차기르스카야 동굴과 오크라드니코프 동굴에 주목했다. 여기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17명의 유골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했다.

17구의 유골 중 연구팀이 성별과 연령을 정확히 특정한 것은 13구다. 남성 7명, 여성 6명으로 8명은 어른, 5명은 아동 청소년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혈통 분석에 많이 쓰이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조사한 결과 이들은 아버지와 10대 딸, 아들, 사촌과 고모, 할머니 등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확인했다. 또 네안데르탈인들은 각 집단 간 고립된 상태에서 살아간 것이 아니라 공동체 간 교류도 활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동체의 교류를 이끈 것은 주로 여성인 것으로 분석됐다. 유전체 분석 결과 부계에서 물려받은 것보다 모계에서 물려받은 것이 훨씬 많이 검출됐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20명 안팎의 소집단에서도 여성의 60% 이상은 다른 공동체에서 옮겨 온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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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사슬 내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위치를 찾기 위해 분석에 사용된 어금니 화석.  프랑스 리옹지질학연구소 제공
먹이사슬 내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위치를 찾기 위해 분석에 사용된 어금니 화석. 
프랑스 리옹지질학연구소 제공
또 하나의 연구에도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연구팀이 참여해 명실상부한 고인류학 선도연구기관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7개국 15개 연구기관은 네안데르탈인이 육식성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23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0월 18일자에 게재됐다.

먹이사슬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판단을 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화석에서 단백질을 추출하고 뼛가루에 있는 질소 동위원소를 분석한다. 그렇지만 온대 지역에서 발견된 화석이 아니거나 5만년 가까운 시기의 시료에서는 질소 동위원소 분석법을 사용할 수 없다. 이에 연구팀은 스페인과 프랑스 지역에서 발굴된 네안데르탈인의 치아 법랑질을 이용해 아연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했다. 동시대를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 뼈에 대해서도 같은 실험을 했다. 보통 아연 동위원소 비율이 낮을수록 육식동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사 결과 네안데르탈인은 동물의 피는 섭취하지 않고 살과 골수를 주로 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네안데르탈인 아이는 두 살이 되기 전에 젖을 뗀 것으로 분석됐다.

2022-10-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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