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총선 전후 수억 비자금 마련” 진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경남기업 재무담당 부사장 출신인 한모씨로부터 “성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2012년 4월 총선을 전후한 시점과 12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 수억원대의 현금성 비자금을 마련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 낸 것으로 알려졌다.한씨는 비자금 중 2억원을 2012년 12월 당시 새누리당 대선 캠프 관계자에게 전달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지난달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한 발언(“2012년 대선 때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게 2억원을 지원했다”)과 이번 한씨의 진술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수사팀은 또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전 경남기업 부사장 윤승모씨를 지난 2일부터 이틀에 걸쳐 조사했다. 윤씨는 검찰에서 “2011년 6월 성 전 회장의 지시로 홍 지사에게 돈을 건넨 것이 사실”이라며 전달 방법 및 경위 등에 대해 상세히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금품 전달 의혹이 제기된 시기를 중심으로 홍 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행적을 복원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핵심 참고인을 양측 3명씩 6명으로 압축해 소환하기로 했다. 이 전 총리 측에서는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재·보궐선거에서 선거 캠프 사무장을 지내며 지역 조직 관련 업무를 맡았던 김모씨 등 3명이 지목됐다.
홍 지사 측에서는 윤씨 회유 논란의 장본인이자 홍 지사의 의원 시절 보좌관인 엄모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2011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 때 홍 지사 캠프에서 회계·조직 관리를 총괄한 인사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5-05-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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