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죄 판단은 재판부…양형에 배심원 평결 반영”

국민적 관심을 끈 안도현(52ㆍ우석대 교수) 시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무죄’, 후보자 비방 혐의는 ‘유죄’가 판결됐다. 다만, 비방죄에 대한 벌금 100만원은 선고가 유예했다.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을 최대한 존중해 양형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죄는 되나 처벌하지 아니한다’에 가장 근접한 형에 해당하는 선고유예 외의 다른 형은 선택할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배심원 7명 전원은 만장일치로 ‘무죄’를 평결했지만, 재판부는 ‘일부 유죄’로 판단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선고를 연기한 바 있다.

따라서 선거 공판의 최대 관심사는 재판부가 배심원의 평결을 수용해 ‘무죄’ 판결을 내릴지 여부였다.

그런데 재판부는 허위사실 공표죄는 ‘무죄’를 인정하면서도, 후보자 비방죄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해 사실상 배심원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국민참여재판 판단의 궁극적 주체는 법원이지만, 배심원의 의견은 존중해 판결에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며 특히 전원일치 의견이라면 그 뜻과 의지를 판결에 반영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법관의 양심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평결이 효력을 가진다”면서 법관이 공소사실에 대한 유무죄의 판단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공소사실 유무죄에 대한 배심원의 법적 평가는 재판부를 기속(羈束 : 얽어매어 묶음)할 수 없고, 양형 부분에 한해 기속력(羈束力)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즉 공소사실에 대한 법적인 유·무죄 판단은 재판부 몫이고, 양형에 있어서는 배심원 평결을 반영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지난 29일 밝힌 대로 일부 혐의에 대해 ‘양심과 상충되는 점이 있는지를 면밀히 판단’해 후보자 비방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이 죄의 최저 양형기준인 벌금 100만원의 선고는 유예함으로써 사실상 처벌을 하지 않았다. 배심원의 평결을 존중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 “배심원의 평결을 존중한다”고 밝혀 배심원 전원일치의 ‘무죄’ 평결이 선고유예에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