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다음은 논술’ 대치동 학원가 ‘북새통’

‘수능 다음은 논술’ 대치동 학원가 ‘북새통’

입력 2013-11-08 00:00
수정 2013-11-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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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학원앞 장사진…지방 수험생·학부모도 상경학부모 “논술학원비 부담 크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8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는 수험생들로 북적거렸다.

은마아파트입구 사거리에서 지하철 분당선 한티역 사이에 밀집한 논술학원마다 이번 주말과 다음 주말 사이 집중적으로 치러지는 수시모집 논술 시험에 대비하려는 수험생들로 꽉찬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충북에서 트렁크를 들고 어머니와 상경한 고3 수험생 최모(18)군은 식당에서 요기를 하면서 “가채점을 해보니 수능 점수가 아슬아슬하게 나와서 수시 논술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며 바쁘게 수저를 놀렸다.

대치동에서도 이름난 대형 논술학원 앞은 수강 등록을 하러 오는 학생들과 이들을 태우고 온 학부모 차량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남 마산에서 직접 차를 몰아 고3 아들을 태우고 왔다는 박모(50)씨는 “아이 점수가 썩 여유 있는 편이 아니라서 ‘논술이라도 잘 봐야지’하는 심정으로 올라왔다”며 “오전 9시부터 수업 시작이라고 해 급히 올라오느라 아침도 못 먹었다”며 가까운 분식점으로 향했다.

재수생 아들과 함께 학원가를 돌아보던 조모(47·여)씨는 “수능을 치고 보니 아직 기회가 있는 것 같아서 출근하기 전에 부랴부랴 학원을 알아보려고 나왔다”며 근처 M 논술학원으로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첫 수업 시작 시간인 오전 9시가 가까워오자 택시에서 내려 학원으로 뛰어들어가는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수험생 정모(18)양은 “내일 성균관대, 모레 경희대 수시 논술에 응시할 예정”이라며 “다음 주말에 한양대 시험도 쳐야 해 수능이 끝났다는 게 그리 실감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모(18)군은 “생각보다 수능을 꽤 잘 봐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면서도 “성균관대와 서강대 논술을 칠 생각인데 혹시 모르니 오늘 수업에서부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논술학원 관계자는 “수능 다음날이면 수시 논술에 승부를 거는 학생들이 몰려든다”면서 “오늘은 오후 10시까지 수업이 있을 예정이고, 오후 수업에는 수백 명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논술 전형은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사교육비 부담을 호소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학부모 김모(47·여)씨는 “보통 한 대학 논술을 대비하기 위해 5일간 수강하는데 50만∼70만원 한다”며 “우리 아이의 경우 6개 대학에 모두 논술 전형으로 지원했고, 4개 대학에 대한 논술만 수강했는데도 200만원 이상 들었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논술은 학교 교과과정에서 낸다고 하지만 논술 시험 준비는 학교가 시켜주지 않으니 학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사교육을 없애자며 갖가지 전형을 만들어내는데 이런 전형은 또 다른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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