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범행 시점 등 추가 조사…피의자측 “누명 억울”
경북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의자 박모(82·여)씨가 20일 구속됐으나 경찰이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는 범행 동기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상주경찰서는 박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으나 박씨는 여전히 혐의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범행 동기를 밝혀내고자 박씨와 피해자 사이에 다툼이나 갈등이 있었는지 주민을 상대로 두루 탐문 수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입을 열지 않던 마을 주민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얘기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전날인 지난 13일 마을회관에서 박씨와 피해 할머니들이 어울려 화투 놀이를 하다가 다툰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비록 사소한 일이지만 감정 다툼이 큰 화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 6명 가운데 유일하게 의식을 회복한 신모(65)씨는 “전날 싸운 적이 없다”며 이 같은 내용을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은 범행 동기와 관련해 무엇이라고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 이것저것 얘기들이 나와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가 농약을 확보한 시기, 사이다에 농약을 탄 시점 등도 규명해야 한다.
범행에 쓰인 농약은 2012년에 판매가 중지된 고독성 살충제다.
박씨는 쌀 농사를 안 지은 지 20년이 넘었기 때문에 살충제를 구입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마을과 가까운 면소재지에 있는 농약상 6곳 조사에서도 농약 거래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농약을 언제 사이다에 탔는지도 의문이다.
사건 발생 전날인 13일 초복을 맞아 마을 잔치가 낮부터 저녁까지 열렸다.
경찰은 13일 밤부터 사건이 발생한 14일 오후 2시 43분 사이에 농약을 탔으리라 추측할 뿐 범행 시간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해 범행 동기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씨와 박씨 가족은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박씨 가족은 “살충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하는데 누군가가 고의로 누명을 씌우려고 한 것 같다”며 “재조사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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